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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읽고...

김 준 하   

서문

   1995년 내가 대학교 2학년, 스물 한 살이었을 때 나는 중학교 동창친구로부터 무라카미 하루키의 처녀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빌려 읽었다. 다 읽고 나서는 '삶을 생각하게끔 만드는 小說'이라고 노트에 짧게 적어놓았다. 그 후로 <노르웨이의 숲>을 시작으로 하여, 하루키의 다른 소설들을 계속 읽어 나아갔다.

   5년이 지나 대학 4학년, 26세가 된 나는 이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 대해 영어로 졸업논문을 썼다. 그의 2000년도 발표작인 연작 단편소설 모음집,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를 다 읽고 나서, "예전이 더 좋았어"라는 생각이 문득 든 까닭도 있었고, 대학생활을 마무리 할 시점에 이르러 나 자신의 스물 한 살 시절을 돌이켜보고 싶었는 지도 모른다.

   그의 초기 장편소설들을 연대순으로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9년
  2. <1973년의 핀볼>, 1980년
  3. <양을 둘러싼 모험>, 1982년
  4.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985년
    - <일각수의 꿈>이란 제목으로도 나왔음
  5. <노르웨이의 숲>, 1987년
    - <상실의 시대>란 제목으로도 나왔음
  6. <댄스 댄스 댄스>, 1988년

   그런데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노르웨이의 숲>만 제외하고는, 모두 그의 처녀작에서 등장한 주인공 '나'와 그의 친구 '쥐'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1 그리고 심지어는 그의 가장 유명한 소설인 <노르웨이의 숲>또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와 관련된 부분들이 몇몇 보인다. 즉,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그의 첫 소설이자 그의 초기 장편소설들의 근원인 것이다.

   하루키와 그의 많은 팬들은 비평을 싫어한다. "비평에 몰두한 나머지 책을 읽는 즐거움을 잊어버리고, 자기자신도 그런 소설을 못 쓸거면서 남의 비난만 한다"는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이야기이다.

   나의 논문에 대한 한 가지 변명을 하자면, 내 경우엔 5년 전 노트에 적어놓은 그 '처음 책을 읽었던 때의 느낌'이 너무나 추상적이고 단 하나의 짧은 문장으로 쓰여있어서 여기에 나의 경험들을 논리적으로 글로 옮겨보려 시도하는 것이다. 그 졸업논문을 준비해야했기에 두 번 세 번 다시 읽었고, 인용을 위해 소설의 영문판을 한 영국인에게서 구해 읽었다.

   다시 읽으면서 나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만끽함과 동시에, 허무감과 그리움이 밀려드는 기분이 들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 가진 어떠한 힘(매력)때문이고, 그것에 대해 지금부터 말하려하는 것이다.



   주-1 김난주, "의식의 드라마 - 나를 찾아가는 여정"(옮긴이의 말), <일각수의 꿈>(원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한양출판, 19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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