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다른 아침이-서장1-

 

 

"오늘은 무척 이르시네요."

윤은 큰소리로 장씨를 불렀다.

아침이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주위 일대는 깊은 어둠속에 잠겨 시야가 잘 안 보이는 중에

도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이곳이 바닷가임을 알리고 있었다.

언제나 그러하듯 어촌의 아침은 빨리 찾아온다. 특히 지금같이 청어떼가 몰려와 나가는 배마다 하나

가득 만선을 이룰수 있는 시기에는 어부라면 누구나 욕심을 부려 평소보다 더욱 이른 아침에 출항을

서두르기 마련이다.

장씨는 키가 8척에 온 얼굴에 수염을 무작위로 길러 언듯 보기에 마치 삼국지의 장비와같은 인상을

하고있었다.실제로도 힘이 이 마을 제일로 손 꼽히는 장사라 쌀 두 가마니를 어깨에 짊어진채 마을

뒤산을 거뜬이 오르락 내리락 할정도 였다.그러나 마음씨는 그 누구보다도 착하다는 것을 잘 아는

윤은 그 나이또래 얘들이 도망치기 바쁜건만 가끔 농을 걸정도로 친근한사이였다.

"오늘도 장씨아저씨가 가장먼저네요."

자신을 알아보고 얼굴 가득 미소를 띄우는 장씨를 보며 윤은 다시 입을 열었다.

하라는 공부보다 바닷가에서 어부들과 어울려 그들의 바닷 이야기를 듣기를 더 좋아하는 윤은 이 고

을사또댁 둘째 도련님이다.양반임에도 불구하고 어부나 농민은 물론 천한 백정에게까지 항상 존댓말

을 사용하며 그들과 마치 친한 친구처럼 비단옷이 진흙투성이되기까지 스스럼없이 없이 어울리는 그

를 장씨는 사실 무척 좋아하고 있었고 그와의 만남이 즐거웠다.

그러나 입밖으로는 그와 정 반대의 말들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아이고 도련님 이런 이른 아침부터 여길 나오시다니..또 사또어르신이 아시는 날에는 불호령이 떨어

지십니다요.어여 돌아가세요."

사실 윤은 벌써 몇번째 이런식으로 현청을 도망나와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잡혀 아버지로 수차례 모

지게 종아리를 맞은적이 있었다.그때 사또댁 도련님 수색조에 참가한적이 있는 장씨는 걱정이 되지

않을수 없었다.

게다가 이방어른신께 엄중히 또 윤을 보면 즉각 다시 현청으로 모셔와야한다고 주의를 들은터였기에

더욱 난색을 지을수 밖에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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