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의 길목에서 선인의 자취로 부터 범부의 삶를 뒤돌아 보는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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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

 

  스물하나...

 

  당신은 고개를 두 개 넘어 얼굴도 본적없는

  김씨 댁의 큰아들에게

  시집을 왔습니다.

 

  스물여섯...

 

  시집 온지 오년만에 자식을 낳았습니다.

  당신은 그제서야 시댁 어른들한테

  며느리 대접을 받았습니다.

 

  서른 둘...

 

  자식이 밤늦게 급체를 앓았습니다.

  당신은 자식을 업고 읍내 병원까지

  밤길 이십 리를 달렸습니다.

 

  마흔...

 

  그 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당신은 자식이 학교에서 돌아올

  무렵이면 자식의 외투를 입고

  동구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자식에게 당신의 체온으로 덥혀진

  외투를 입혀주었습니다.

 

  쉰 둘...

 

  자식이 결혼할 여자라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당신은 분 칠한 얼굴이 싫었지만

  자식이 좋다니까 당신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예순...

 

  환갑이라고 자식이 모처럼 돈을 보냈습니다.

  당신은 그 돈으로 자식의 보약을 지었습니다.

 

  예순 다섯...

 

  자식 내외가 바쁘다고 명절에

  고향에 못내려 온다고 했습니다.

  당신은 동네 사람들에게

  아들이 바빠서 아침 일찍 올라갔다며

  당신 평생 처음으로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오직하나 자식 잘되기만을 바라며

  살아온 한평생...

  하지만...

  이제는 깊게 주름진 얼굴로 남으신 당신...

 

  우리는 당신을 어머니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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