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遺言)

 

내 죽거들랑 비석 세우지마라

 

한폭 베쪼각도

 

한장 만가(輓歌)도 통 걸지마라

 

술값에 여편네를 팔아먹고

 

불당(彿堂)의 뒤에서 친구처를 강간하고

 

마지막엔 조상 해골을 파버린 사나이

 

어느 산골짜기에 허옇게 드러내 놓은채

 

개처럼 죽어 자빠진 내썩은 시체위엔

 

한줌 흙도 아예 얹지 마라

 

이제 한마리 까마귀도 오지 않고

 

비바람 불며 번갯불 휘갈기는밤

 

내홀로 여기 나 자빠져

 

차라리 편안 하리니 !

 

오! 악의 무리여  모두오라 ..

 

박기원(朴琦遠)

유언(遺言)

다다이즘에 가까운 작품이다

이런 시는 그아름다움이

퇘폐적인데 있다

그로테스크 하고 역설적으로

악을 증오 하고 있다

 

박기원(朴琦遠)1908~1978

1938년에 처녀시집

<호심(湖心)의 침묵>을

내었으나 압수되었다

시집으로 최재영과의

공동 시집인

<한화집(寒火集)>

(1953)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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