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이야기

소처럼 우직하고 떨어질 수 없는 우리 숲의 상징 - 소나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연은 그 출발이 물과 숲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은 그 흐름에 따라서 실개천 개울 하천 강 등의 개념으로 크기를 담고 있지요. 그러나, 물이 발원하는 숲은 크기로 또는 흐름으로 볼 수 있지는 못합니다. 다만, 우선적으로 어떠한 종류의 식물상이 많으냐, 또는 식물상의 어떠한 특징을 차지하고 있느냐에 따라 나눕니다. 그렇다고 본다면 우리 나라의 숲은 소나무를 떼어내어서는 상상하기도 힘들만큼 소나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한 구조로 발달해 왔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입니다.
예로부터, 소나무라는 이름에 관한 여러 가지 설명들이 있지만, 잎이 바늘처럼 생겼다 해서 솔을 붙인 솔나무가 변해서 소나무로 되었다는 예와 나무껍질이 소의 등과 같은 색을 띄기 때문에 소나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는 등의 설명들이 전해져 옵니다만, 정확한 기원의 예는 불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나무가 우리 실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막대하여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소나무를 떠나서는 삶 그 자체를 상상하기조차 힘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 뱃속에서 나와 태줄을 끊고 세상에 태어났음을 알릴 때, 바로 왼쪽으로 꼰 금줄을 처서 이웃과 방문객에게 새 생명에 대한 존귀함과 경거망동을 삼가라는 표식을 달아 주는데, 바로 이때 소나무 잎을 끼워서 표시합니다. 아들이면 고추를 딸이면 숱을 같이 끼워서 걸어 둡니다. 그리고, 아들이 태어났으면 앞산과 뒷산에 소나무를 심어서 나라를 위한 동량이 될 것을 기원했으며, 딸이 태어나면 오동나무를 뒤뜰에 심어 훗날 시집 갈 때 쓸 장롱을 만들기 위한 가구용 목재 원목을 준비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먹을 것이 없을 때는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었고, 꽃이 피어 꽃가루가 날리면 이를 모아 다식을 만드는 송화가루로 썼고, 밤에 어둠을 밝히는 등불의 하나로 소나무 뿌리를 잘라 말려 태우는 광솔이 오늘의 등을 대신해 왔으며, 광솔의 그을음을 모은 것이 바로 유명한 먹의 원료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면 소나무로 관을 만들어 자연으로 되돌려 보냈습니다.
또한 조선시대의 영조 대왕은 가로수로 소나무를 심었는데, 소나무를 땔감으로 잘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에 동전을 걸어서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이 땔감을 사서 쓸 수 있게 했다고도 전해집니다. 이 모든 것이 대자연의 구성원들을 삶의 일부로 생각하고 아끼며 사랑하며 살았다는 직접적인 증거입니다.

하얀 꽃으로 밤의 제왕 귀신을 놀리는 나무 - 귀룽나무

귀룽나무는 산기슭의 눈이 녹자마자 다른 나무들은 아직 봄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맨 처음 가지에 새싹을 틔워 내는 나무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대문 앞에 귀룽나무를 심었다.
일찍 봄의 기운을 가득 집안으로 들이는 지혜를 우리 조상들은 가지고 계셨던 것이다. 봄이면 처녀가 툇마루에 엎디어 턱을 괴고는 나른한 봄볕에 실눈을 하고 꾸벅꾸벅 존다고  하지만 아마 귀룽나무가 대문 앞에 심어져 있는 집에서는 그런 풍경을 볼 수가 없을 것 같다. 귀룽나무는 겨울의 움츠렸던 몸을 털고 봄의 나른함을 화들짝 깨우는 나무늬까. 봄의 생기로 귀신을 놀라게 했던 나무. 귀신도 눈이 휘둥그래 놀라 귀룽나무라 이름 붙였을 것이다.

지혜를 준다는 - 잣나무

많지 않은 우리 나라 특산 식물중의 하나가 바로 잣나무입니다. 잣나무는 소나무 집안의 나무랍니다. 소나무와 다른 점이라면 소나무는 두 장인 잎이 잣나무는 다섯장으로 되어 있으며 간격이 짧아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소나무와 달리 잣나무는 줄기에서 가지가 나오는 부분이 비교적 일정한 간격을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잎에는 기공이 아주 잘 발달해 있어서 거의 흰색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예로부터, 이이를 가진 임신부가 잣나무 아래를 거닐면 총명한 자식을 얻을 수 있다고 전해집니다. 설총이 잣나무 숲을 거닌 어머니로부터 태어났다고도 하지요. 그리고 우리 나라 남부지방, 지금의 경주 등지에서 생산되던 잣의 열매는 중국 황실에도 해송자라고 별칭을 붙일 만큼 맛과 향이 뛰어났다고 전해집니다.

동네 어른들의 사랑방을 만들어 주는, 장수목 - 느티나무

아마 산에서 소나무를 만나는 만큼 사람이 사는 동네 근처에서는 바로 이 느티나무를 벗삼아 살아왔을 것입니다. 그만큼 느티나무는 사람들의 주변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나무였습니다. 잎이 정갈하기 때문에 정원수나 가로수 또는 동네길목에 심어 그늘을 제공하는 쉼터요 이정표 역할을 하도록 하였으며, 오래된 나무는 신목으로 여겨 동네의 안녕과 사람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대상으로 삼기도 하였습니다. 실제로 느티나무는 공기정화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견고한 생육특성, 뿌리가 깊어 태풍에도 절대 쓰러지지 않는 생태적 특성, 열매를 많이 만들지 않아 스스로를 허약하게 하지 않는 지혜, 터와 토질을 가리지 않는 건강함 등으로 전국방방곡곡에서 우리 민족과 함께 살아온 나무입니다. 그래선지는 모르지만 밀레니엄 목으로 소나무를 물리치고 느티나무가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참으로 지능이 탁월하지요! - 벚나무

한여름이 다가오는 시기가 되면 길가에 새똥처럼 까만 열매를 무수히 떨어뜨리는, 비교적 사람과 친한 식물의 하나지요. 필자는 젖꽂지나무라고 부릅니다. 개미를 유인하기 위한 밀선이 발달한 기관이 엽병에 있기 때문이지요. 원래 우리 나라에서는 벚나무가 지조 없이 꽃을 일직 떨어뜨린다 해서 싫어했는데, 그 자생지가 우리 나라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할말이 없게 되었지요. 그래서 뭐든지 신중하게 판단하고 이야기  해야만 한다는 것이 설득력을 가지게 되나 봅니다. 벚나무 근처에는 거의 반드시 개미집이 잇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벚나무에 뱀이 잘 올라가지 않습니다. 비교적 목재로서의 가치가 없었다는데... 왜? 참나무지? 눈을 감고 산의 모습을 상상할 때 아마 소나무 다음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것이 바로 참나무류일 것입니다. 물론 묘하게도 참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는 없지만, 이 참나무 식구들은 전부 성들이 다른 사람처럼 이름이 붙었습니다. 갈참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갈졸참나무, 심지어는 전혀 이름조차 참나무와는 전혀 다른 떡갈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등등의 참나무 가족이 있습니다. 이들은 삼림이 진화 또는 천이를 겪어가는 과정 중에 사람으로 말하면 환갑이 가까운 나이에 산을 차지하는 황혼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햇볕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음수림을 구성하는 식물의 하나로  알려져 있지요. 숲이 건강한지를 알아보려면 먼저 이 참나무 종류가 얼마나 잘 자라고 있는지를 보면 될 정도인데,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참나무류 들이 열매를 늦게 맺기 때문에 열매를 맺기까지 외부의 교란행위로 인한 손상이 없었음을 나타내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참나무류는 우리에게 유용한 열매인 도토리를 만들어 줍니다. 얼마나 어려웠던 시기를 잘 이겨나가도록 했으면 상수리는 임금이 먹는 수라상에 오를 정도로 쓸모가 있었을까요? 그러나, 참나무류도 쓰라린 면이 있습니다. 배를 만들면 가라앉고 망치손잡이로 쓰면 쉬 부러지고, 가구를 만들자니 너무 무겁고...그런 용도로는 목수들이 찾지를 않는 다나요!

5백년전부터 우리에게 아스피린을 전해 준 - 버드나무

용  버  들        
잘 알고 있는 우리 나라의 가장 유명한 역사적 인물중 한사람인 충무공이 무과에 응시하여 말타기 시험을 치르다가 낙마하여 다친 부위를 나무껍질로 감싸 매고 도전, 주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고 하는데, 이때 사용한 나무가 바로 버드나무입니다. 실제로 버드나무에는 아스피린의 원료에 해당하는 물질이 들어 있어서 통증을 없애주는 작용을합니다.이름에살릭스라는단어가들어있는데,버드나무에서 추출해 내는 진통제 성분의 하나가 살리실산이라는 것인데 바로 버드나무의 이름에서 유래한 거지요. 워낙 물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물가에서 많이 보이며 시골에서는 개울가에 늘어선 버드나무에 그네를 매어두고 여름에도 목욕하러 가는 길에 한 두 번씩 심심풀이로 타곤 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오래되면 속이 약해 썩어버리는 문제-지나치게 물을 좋아하는 성격 때에 문제가 발생하여 어른들은 자식 키우다 속다 들어먹은 어머니 마음 같다 하여 어머님 돌아가시면 버드나무로 상장을 만들어 그 애틋한 자식에 대한 애정을 기릴 정도였습니다.
물을 좋아하는 버드나무는 많은 생물을 거느리고 사는데 위로는 후투티나 소쩍새의 둥지를, 여러 가지 곤충의 먹이가 되는 잎을 아래로는 물 속의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잔뿌리를 만들어 줍니다. 버드나무 뿌리에 숨어사는 민물고기의 하나인 버들치는 바로 깨끗한 물을 서식처로 삼고 있는 상징적인 어류의 하나랍니다.

울퉁불퉁 근육나무 - 서어나무
                                
삼림이 안정된 구조와 생태적 특성을 보이는 현상을 극상이라고 표현하는데 바로 숲을 지배하는 나무를 극상림이라 하고 주로 이 서어나무가 그 역할과 할 일을 담당합니다. 따라서, 삼림의 생태계를 알아보는데는 가장 중요한 나무라 할 수 있지요. 더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서어나무가 전 세계적으로 분포의 중심이 우리 나라라는 것입니다. 이른 봄에 서어나무가 내보내는 새순은 연두색이 아니라 거의 적색에 가깝습니다. 멀리서 보면 무슨 꽃이 피어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서어나무의 수피는 회색에 검은색이 얼룩얼룩하고 멀리서 보면 근육미 넘치는 보디빌더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근육나무라고도 하지요. 영어권에서도 별명이 머슬트리-근육나무-랍니다.

맛있는 시럽의 원조 - 단풍나무

오늘의 우리는 단풍의 갖가지 색깔을 보고 지극한 아름다움을 감성 깊게 읊어냈지만 우리 선조들은 지조 없이 색깔이 마음대로 바뀐다 하여 가까이 하지 않았던 나무이라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관상적 가치를 갖는 경제작물로 이만한 식물이  없을 정도랍니다. 북미에서는 남편이 사냥해 온 사슴을 요리하던 아내가 물이 없자 사탕단풍나무에 구멍을 뜷어 그 구멍에서 흘러나온 수액으로 고기를 익혔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내는 고기가 너무 탄데다 딱딱하여 먹을 수 없음을 알고 당황했습니다. 남편은 그래도 딱딱한 고기를 꺼내고 먹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그 고기가 달콤하고 맛이 좋아 아내를 칭찬해 주었습니다. 핫 케익에 잘 어울리는 메이플 시럽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목재는 고급 가구의 원료가 되며, 장작은 불뚱이 튀지 않고 불꽃의 빛깔이 아름다워 응접실의 화로에 이용된다.

여자들이 소근거리는 소리를 내는 귀신나무 - 자귀나

합환수라고도 불리는데, 콩과식물이 나타내는 잎은 주기적인 운동을 보고 선조들이 그렇게 부른 모양입니다. 실제로 자귀나무의 자귀가 스스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가지기도 하는 것으로 보아 이름에 잎이 스스로 닫힌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귀나무의 잎은 대추나무와 같이 가장 늦게 나오는 식물의 하나인데, 아마도 더위가 시작될 무렵에나 보일 정도니까 사람으로 본다면 대단히 게으른 경우라 할 수 있지요! 열매가 달리면 바람에 나부끼는 소리가 여자들이 소근거리는 소리를 닮았다 해서 여설목(女舌木)이라고도 합니다. 조경목으로 대단히 좋지만 스트레스와 상처에 대단히 민감하여 가로수로 쓰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악한 기운을 몰고 다닌다 하여 집안에 심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결투를 신청할 때 썼다고 전해집니다. 이 꽃은 말려서 베개에 넣어 베고 자면 부부의 금실이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요즘에는 사랑나무라고도 부르고 있습니다.

재앙을 물리치는 거지나무 식구들의 하나인 - 거제수나무
                                
거지나무 -- 수피가 거칠게 벗겨져 몰골이 말이 아닌 형상을 하고 있는 수종들. 대표적으로 사스레나무, 물박달, 자작나무, 복자기 등이 이에 속한다. (거제수 나무) 거제수나무를 한자로는 황단목(黃檀木) 또는 황화수(黃樺樹)라고 부른다.
원래의 이름이 액을 제거한다는 거재수(去災水)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민간에서는 이 거제수 나무의 물을 받아 마시면 재앙을 모두 물리칠 수 있다고 믿어왔다.
거제수나무의 친척뻘로는 고채목, 박달나무, 개박달나무, 자작나무, 물박달나무, 오리나무, 산오리나무, 물갬나무, 사방오리나무, 까치박달나무, 서어나무, 소사나무, 개암나무 등이 있다. 자작나무와 같이 껍질은 왁스층이 잘 발달된 특징이 있어서 기름기가 많아 불에 잘 타므로 벽날로의 연료목으로 많이 쓰인다. 볼펜으로 그 위에 글씨를 쓰면 아주 잘 써진다. 자작나무과의 큰키나무이다.

처녀의 입을 빌려 약효를 얻는 나무 - 산수유나무  

(산수유나무)  산수유(山茱萸)는 층층나무과에  소교목이다. 산수유나무의 갈색껍질은 얇은 조각으로 벗겨지며 독특하고 운치 있는 무늬를 만들어서 초봄  꽃만 피었을 때도 같은색의 꽃이 피는, 수피가 깨끗한 생강나무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산수유는 석조(石棗), 촉산조(蜀酸棗), 계족(鷄足), 서실(鼠實), 수육(茱肉), 실조아수(實棗兒樹) 등의 이름이 있는데 열매 대추를 닮아서 '조(棗)'자를 많이 등장시키는 것 같다. 한방에서는 잘 익은 열매를 따서 씨를 빼고 말려서 쓴다. 특히 처녀가 입으로 씨를 빼내어 말린 산수유 열매가 약효가 좋다고 한다. 한때는 이 나무 세 그루만 있어도 아들을 대학에 보낼 수 있다하여 '대학나무'란 별명이 붙을 만큼 수익이 좋았다.

오리에 한 그루, 귀신의 눈을 가진 - 오리나무  
                                
우리 나라에서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로 대략 2킬로미터를 오리라 하는데, 이 거리는 아낙내가 새참을 이고 쉬지 않고 갈 수 있는 거리를 말한다고 한다. 요즘에야 걷는 것도 싫어하겠지만.. 그래서 관에서는 오리마다 이 나무를 심어 거리를 나타내었으며, 시골어른들은 이 나무의 옹이가 잘려진 부위가 귀신의 눈과 같이 생겼다 해서 몹시 싫어하였고, 실제로 홍수때나 벼락 맞아 죽어서 넘어진 오리나무는 갑자기 마주칠 경우 놀랄까봐 베어다 불쏘시게로 썼다. 그리고 오리나무는 사방식재용(砂防植栽用)이나 비료목(肥料木), 또는 사료목(飼料木)등으로 사용된다. 오리나무류는 종류가 많아, 산오리나무, 물오리나무, 사방오리나무, 좀사방오리나무, 좀잎산오리나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