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학 의  구 실 >

         일본문학 속에서 문학과 조형미술의 구실은 중요하다.
       각시대의 일본사람은 추상적인 사변철학보다도 주로 구체적인 문학작품을 통해
       그사상을 표현해 왔다.
       보기를 들면 [万葉集]은 같은 시대 불교의 어떤 이론적인 저술보다도 나라시대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아주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다고 말 할수 있다.
       攝關시대의 궁정문화는 고도로 세련된 和歌나 이야기를 탄생시켰지만,
       독창적인 철학세계를 만들어 내지는 않았다.
       가마쿠라불교는 아무래도 도쿠가와시대 유학의 일부분과 더불어 일본사의 예외이다.
       그러나 法然(호연)이나 道元(도겐)의 종교철학은 그뒤에 체계를 가지고 완성된것이 아니라
       仁濟(진사이)나 조徠(소라이)의 古學은 그뒤의 사상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으면서도
       더욱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사유를 만들어 낸것은 아니었다.
       일본문화의 뚜렷한 경향은 추상적이거나 체계적이거나 이론적인 말의 질서를 세우기 보다는
       구체적이며 비체계적이고 감정적인 인생의 특수한 장면에 밀착하여 말을 사용하는데 있는것 같다.
       한편 일본의 감각적 세계는 추상적인 음악보다도 주로 조형미술,특히 구체적인 공예적 작품으로
       나타났다. 보기를 들면 섭관시대의 예술가는 불상조각과 에마키모노에 놀랄만한 독창성을 발휘
       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묘와 아악에 일본인의 독창성이 얼마나 보태져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분명히 무로마치시대는 能, 도쿠가와 시대에는 인형극의 음악을 만들었지만, 한번 만들어진
       음악적 양식이 그뒤에는 조금밖에 발전 되지 못했다.
       무로마치시대에는 수묵화를 받아들여 가노파를, 발전시키면서 한편으로 남종화에 이르고, 다른 한편
       으로는 야마토그림의 계통을 융합시켜서 림파의 현란한 개화에 이르러, 드디어는 우키요에목판을
       탄생시킨것이며, 음악의 역사는 이런 그림의 역사와는 비교가 없을것이다.
       여기서도 일본문화가 음악이라는 인공적인 소재의 짜임으로 구조적인 질서를 만들어 내기보다는,
       언제나 눈에 보이는 꽃이나 소나무나 인물을 그리고, 공예적인 일용품을 미적으로 세련시키는 점에
       뛰어나 있었던것이다.
       문화의 중심에는 문학과 미술이 있었다.
       아마도 일본문화 전체가 현실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지상을 떠나서 멀리 형이상학
       적인 창공으로 비상하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일것이다.
       이와같은 성질은 지중해의 고전시대나 유럽 중세문화의 특질과는 두드러지게 다르다.
       서양에는 드디어 근대의 관념론까지 발전한 추상적이며 포괄적인 철학이 있었으며, 또한 얼마후
       근대의 기약적 세계까지 이어지게 될 다중적음악이 있었다.
       중세문화의 중심은 문학도 공예적 미술도 아닌 종교철학이었으며, 그구체적인 표현으로 대가람이
       있었다. 그림과 조각은 그성당을 장식하고 미스테리는 그앞의 광장에서 공연되었으며, 음악은 그안쪽
       에서 울려 퍼졌다. 같은 시대의 일본에서는 불교가 성했을 때조차도 미술이 불교뿐만 아니라 세속적인
       문학과 관련되어 있엇으며, 음악도 종교적인 의식보다는 극이나 세속적인 노랫말로 엮어져 있었다.
       일본문학은 적어도 어느정도까지 서양 철학의 구실(사상의 주된 표현수단)을 맡았고, 서양의 처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술에 큰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서양중세 신학이 예술을 그종으로 삼았던 것처럼 음악가지도 스스로의 종으로 삼았던것이다.
       일본에서는 문학사가 어느정도까지 일본의 사상과 감수성의 역사를 대표한다.
       물론 중국에서는 문학과 미술(특히 회화)이 책을 통해서 자주 밀접하고 불가분의 관계에 있엇다.
       음악 또한 문학에서 독립하여 서양처럼 기악적 발전을 이룩한것은 아니었다.
       이런점에서는 일본과 중국문화사이에 한쪽에서 다른쪽으로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따로 생각하더라도
       적어도 표면상의 유사점이 두드러진다.
       중국운 뛰어난 문학의 나라였다. 그러나 두문화가 결정적으로 다른점은 송나라의 주자학에서 전형적
       인것처럼 중국적 전통에서는 포괄적인 체계를 향한 의지를 철저했다는 점이다.
       주자학적 종합이 일본에서는 도저히 성립될리 없었다. 이런점은 도쿠가와시대 초기에 막부의 공식
       교학으로 채용되었던 송학이채 한세기도 지나기전에 일본화되었다는 점에서도 알수 있다.
       일본화한 내용은 당연히 포괄적 체계가 분해한데 있고, 형이상학적 세계관이 실천윤리와 정치학으로
       환원되었다는 점에 있었다.
       중국사람은 보편적인 원리에서 출발하여 구체적인 경우에 이르며, 먼저 전체로서 부분을 감싸려고
       한다.
       일본사람은 구체적인 경우에 집착해서 그특수성을 중시하고 부분에서 시작하여 전체에 이르려고
       한다.
       문학이 일본문화에서 중요시되는 사정은, 중국문화에서 중요시되는 이유와 같지는 않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일본에서는 철학의 구실까지를 문학이 대행하고 있었으며, 중국에서는 문학조차도
       철학으로 되어갔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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