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이기고…

 

얼마나 기다려온 봄일까….올해 겨울은 특히 아기육아로 인해 꽁꽁 집에서만 갇혀 지낸 그 어느 해 보다도길고 답답한 겨울이었지 않나 싶다. 더욱이 남편이 지난 겨울의 시작과 함께 직장을 옮기면서 주말에 일을하게 되어 주일에 예배도 못드리게 되었고 비슷한 처지의 또래 부부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마저도 그로인해 없어지고 말았다. 아기 낳은 후부터는 종종 시간 때우기로 나가던 영어 클라스에도 완전히 발길을 끊게 되었고 나의 관심은 온통 아기육아에만 쏠리게 되었다.

아기 낳는 것을 보시려고 친정엄마께서 한달간 방문하셨을 때 신청했던 한국방송 채널(얼 TV)을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도 끊지않고 지금까지 줄곧 시청하고 있는데 그것이 또한 나의 방콕생활을 부추기는데 크게한몫을 했던 것 같다. 한국 뉴스는 물론 최근 한국에서 방영하는 인기 있는 드라마들을 저렴한 가격에 다 볼 수 있어서 한번 시청하기 시작하니까 쉽게 끊을 수 없는 깊은 수렁(^^)에 빠지고 만 것이다. 웃긴 건…실은 나보다도 남편이 더 드라마에 푹 빠져 버렸다는 사실이다.  “다모”를 시작으로 요즘 거의 최종회에 치닫고 있는 “대장금”까지….다른 일 하다가도 드라마 하는 시간이 되면 어느새 소파에 자리잡고 앉아 나보고 빨리 오라고 재촉까지 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곤 한다.

그렇게 긴긴 겨울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내 몸과 마음도 꽁꽁 얼어 붙어 버린 것인지 머리는 둔하고 몸은 무거워져 여기저기 쑤시고 삐거덕 거리는 느낌이다. 아직도 따뜻한 봄이라고는 할 수 없는 날씨지만 이른 봄기운에 벌써 마음은 훨훨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는 것 같다. 더욱이 우리 예쁜 아기 니콜이 있어서 더욱 기다려온 봄이 아닌가... 겨울 내내 어서 빨리 따뜻한 봄이 와서 니콜을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 다녔으면 하고 바랬었다.

요즘은 가슴 설레이는 기다림을 안겨다 주는 일이 또하나 있다. 5월 말경에 한국에서 친정 부모님은 물론 세 분의 이모들과 큰아버지(외삼촌을 우리집은 이북식으로 이렇게 부른다) 한분까지 모두 여섯분이 캐나다 관광을 겸해서 우리 사는 곳에도 와 보실 계획으로 있기 때문이다. 시댁 부모님은 올 가을에 오실 계획을 하고 계신 모양이다. 이렇게 올 한해는 아기 키우랴 또 봄에는 친정 식구들, 가을에는 시댁 식구들 맞으랴 분주하고 재미있게 보내게 될 것같아 기대가 크다.

 

다음 사진들은 따뜻하고 화창한 봄날씨가 최근 이삼일간 계속되어 니콜을 데리고 낮시간에 운동삼아 산책을 다니면서 찍은 것들이다.

니콜도 즐거워하는 것같아거의 매일 하루에 두 시간가까이 유모차에 태워 산책을 다녔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모처럼의 바깥구경에 아기도 신이 난 모양이다.

뒤에 보이는 왼편 아파트 건물이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곳이다. 동네가 깨끗하고 조용해서 참 좋다.

유모차를 끌고 아기와 함께 산책하는 기분이 어떨까 늘 궁금했는데 직접 해보니 재미있다. 아기를 데리고 나가기 위한 준비가 조금 힘들긴 한데 막상 집을 나서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저곳 동네 구경하며 발길 닿는 데로 걷고 또 걷다 보면 기분이 상쾌해 지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기는 늘 조용히 잠들어 있다.

 

니콜이 요즘 살이 통통 올랐다. 얼마전 니콜이 감기의 일종인 stomach flu 라고 하는 것에 걸려 거의 일주일간 고생을 했다. 구토와 설사 때문에 잘 먹지 못해서 살이 쏙 빠졌었는데, 아프고 난 뒤에 다시 하루 이틀 잘 먹으니 금방 살이 붙은 모습이다.

강가의 산들바람에 아기도 기분이 참 좋아 보인다. 온갖 새로운 것들이 가득한 바깥세상이 그저 신기한 듯 쳐다보느라 정신이 없다.

 

백조의 행진에 눈이 휘둥그레진 니콜...

지난 해보다 백조의 수가 훨씬 늘은 것 같고 보통은 한 두 마리씩 따로 떨어져 다니던 백조들이 요즘은 이렇게 떼로 몰려 다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스트랫포드의 자랑...백조....

벌써 많은 사람들이 연극을 보기 위해 스트랫포드를 찾고 있는 모양이다. 강가를 거닐다 보면 저 멀리 보이는 극장 주변은 물론 강가 주차장에까지 많은 차들이 주차 되어 있는 것을 불수 있다. 또는 연극이끝난 후에 쏟아져나오는 사람들의 행렬도 보이곤 한다. 행렬의 일부는 강가로 내려와 산책을 하며 백조들을 신기한 듯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기도 한다.

 

남편이 쉬는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주로 쇼핑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드라이브겸 좀 멀리 키치너까지 다녀오는 일이 종종 있다. 아무래도 스트랫포드보다 큰 쇼핑몰이 있어서 다양하게 이것저것 구경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키치너에 가는 날은 늘 점심을 쇼핑몰에서 간단히 떼운다. 식사후 커피도 한잔 하며 잠시 쉬어 간다. 아기도 몰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구경하며 즐거운 듯 활짝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