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사랑 : 가톨릭메신저 ; '마리아'지 기사
 

 

하늘로 올라가는 줄

 

    인구 천삼백만의 대도시 동경의 외곽지인 목교에는 약 오십 만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들 중 가톨릭교회의 신자는 단지 몇 백 명뿐인데 그들은 그곳을 관할하는 성 엘리사벳 성당에 소속되어 있으며 이 외곽지 목교는 동경에서도 가난한 사람들만이 모여 사는 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어디를 가나 작은 목조 가옥들과 공장들 뿐이었다. 수십 동의 옛날 군인 막사에는 천 명에 달하는 노인, 고아,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이곳에 있는 그 도시에서 제법 큰 양로원은 의료 혜택은 잘 되어 있지만 건물이 허름해 지붕은 물이 새고 창문은 종이로 발라져 있었다. 그곳에 수용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년에서 수십년간 병상에 있는 나이 많은 환자들로 그들 중에는 가톨릭 신자들도 몇 명 있었다.
   나는 한 달에 두 번씩 그곳을 방문하여 그 다음날 그들이 영성체를 할 수 있도록 준비시켰으며 이튿날 아침 다섯 시에서 여섯 시 사이에는 성사를 집전했다. 왜냐하면 여섯 시부터 간호사들이 환자들을 닦아주고 그날의 일과를 시작했기 때문에 내 일은 그전에 끝내야 했다.
   어느 날 새벽 두 시경 전화벨이 울렸다. 8동의 야간 당번 간호사가 나다러 당장 빨리 와달라고 요청했다. 누군가가 죽어가고 있는데, 그가 나에게 얘기하고 싶어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급히 성수를 챙겨 오토바이를 타고 그 양로원으로 갔다. 문을 지키던 경비원은 나를 알아보고 곧바로 들여보내 주었다.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가 손전등을 들고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죽어가는 이가 어디에 누워있는지 알고 있다고 간호가에게 말했다. 내가 종종 방문했던 그 노인일 것이라는 당연한 생각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 간호사의 대답은 "그 노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신부님을 찾고 있어요" 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8동에는 신자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간호사는 어느 할머니의 침상으로 나를 인도했는데, 그러고 보니 그 할머니는 내가 막사에 올 때마다 매번 의미있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었다.
   손전등의 빛을 통해 나는 그 할머니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는 아직 비록 느리긴 하지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었다. 그렇다. 그가 나를 찾았던 것이다. 내가 바로 가톨릭 신부이기 때문이다. 더욱 놀란 것은 그 할머니는 지난 80여 년의 세월 동안을 자신이 죽기 전에 신부님과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름과 나이가 쓰인 표지판을 보았다. 그는 98세였다! 가톨릭 신부에 대한 것을 그가 도대체 어디서 알게 되었는지 내가 묻자 한참 쉬더니 서서히 그는 자신에 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오랜 세월 동안..."
   그 할머니는 소녀시절 가톨릭 재단의 학교에 다녔단다. 그 학교에서 그는 3년에 걸쳐 수녀님으로부터 강의를 들었으며 17세 때 그는 크리스챤이 되었다. "나는 세례를 받았고 그리고 하느님의 빵을 모셨어요." 이렇게 그는 표현했다. 그리고 나서 가족의 결정과 선택에 따라 결혼을 했다. 그것은 당시의 일반적인 관례였으니까. 그의 남편은 불교 승려였으며 먼 산중에 절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 절로 갔으며 그 절을 청소해야만 했고, 많은 무덤을 돌보았으며, 장례식 때는 향을 피워야 했다. 그의 남편은 그가 교회에 가는 것을 허락했을 터이지만 아무데도 교회는 없었다. 그후 그는 여덟 명의 아이를 낳았다. 그래서 그 당시에 교회에 간다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렇게 그는 70년이나 거기서 살았다. 그러는 사이 남편은 죽었고 아이들고 모두 세상을 떠났으며 여덟 명 중 다섯은 전사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는 다른 스님이 와서 그는 그 사찰을 떠나야 했다. 그리고 그 이후는 이곳 양로원에 머물게 되었다.
   ...나는 그가 그 오랜 세월을 지내는 동안 그리스도교의 하느님도 생각했었는지 물었다. 그때 그는 놀라운 듯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부자리 아래에 있던 오른손을 힘겹게 꺼냈다. 그의 손에는 묵주가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서 그는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나는 그 오랜 세월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매일 몇 번이고, 청소할 때나 그 수많은 장례식을 치를 때나, 언제나 묵주를 두 손에 쥐고 있거나 호주머니에 넣고 있었어요. 그리고 나는 마리아께 매일매일 기도했어요. 내가 임종할 때에는 하느님의 빵을 나에게 가져다 줄 신부님을 내가 다시 한 번 찾게 되도록 해주십사고요."
   그리고 나서 그는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가 기도하는 동안 나는 병자성사를 시작했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성사를 끝내자마자 그는 기도하는 그 상태로, 그의 표현대로 하늘로 올라가는 줄을 가지고서 마리아 곁으로 갔다. 마리아께서는 그를 자신의 아드님께 소개해주실 것이다. 묵주의 줄오 연결된 작은 자녀들을 결코 버리지 않는 어머니께서 그의 손을 잡고서 말이다.(골드만 제레온 신부)-마리아1997년 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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