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사랑 : 가톨릭 메신저 ; 다락방 메시지164
 

174. (내) '아들'과 아들들 곁에

79. 4.13.
성금요일

 

1. 오늘 내 자리는 여기, 수난 중이신 내 '아들' 곁이다.

2. 예수께서 게쎄마니에서 내적 고뇌를 겪으시는 동안 나는 곁에 있지 않았다. 그렇게 되는 것이 '성부의 뜻'이었으니, 이는 어머니의 부재(不在)가 (제자들에게서) 버림받으신 그분으로 하여금 그 버림받으심(의 처절함)을 더욱 사무치도록 느끼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3. "아버지께서는 하시고자만 하시면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소서."(*마태 26,39;마르 14,36) 하지만 내 영혼은 그밤이 지새도록, 내내 '아들' 곁에 머물러 있었다.

4. 기도와 고통을 통해 그분의 고뇌 전부를 나누어 가짐으로써 도움과 위로를 드렸고, "아버지, 그러나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당신 '뜻'대로 하소서."(*마태 26,39;마르 14,36;루가 22,42) 라고 하시는 그분의 말씀에 나의 "예"를 합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분의 힘을 북돋아 드리려고 하늘에서 천사가 파견되었을 때, 그 천사는 내게도 들렀다가 그분께로 갔으니, 그분 (수난의) 잔에 이 엄마 마음의 모든 애정을 담아가기 위해서였다.

5. 오늘 내 자리는 여기, 죽어가시는 내 '아들' 곁이다.

6. 갈바리아로 오르는 길에서 우리는 서로 만났다. 예수께서 당신 제자들로부터 배반과 부인과 저버림을 당하신 다음이었다. 열두 제자 중 오직 한 사람만 남아 있었다. 나는 이 제자가 용감하게 우리(=예수님과 나)와 더불어 머물 수 있는 힘을 주기 위해서 그의 손을 잡고 있었다. 사형선고를 받으신 예수님의 몸은 채찍질로 (온통) 찢겨져 있었고, 가시관으로 말미암아 흘러내리는 피가 그분의 눈을 가리고 있었다.

7. 내 '아들'을 만난 여기, 여기서는 내가 '아들' 곁에 있다. 죽어가시는 그분을 도우려는 것이다. 그분의 살을 꿰뚫는 못과 십자가에 달리신 몸의 찢어진 상처, 헐떡이는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지고, (들려오는) 기도와 용서의 말씀에는 (서서히) 약해지는 음성이 느껴진다. (이윽고) 그분은 숨을 거두시고 있는 것 같다.

8. 그러나 나는 십자가 아래 살아 있다. (예리한 칼에) 찔린 듯 아픈 마음과 상처입은 영혼이지만, 엄마로서 죽음에 이르신 성자를 도와 드려야 하기에, 기적적으로 아직 살아 있는 것이다. 이 순간의 감추인 신비는 어느 누구도 결코 이해할 수 없으리라.

9. 오늘 내 자리는 여기, 무덤에 안장되신 내 '아들' 곁이다.

10. 이제 나의 비통이 제방을 넘쳐흐르는 강물처럼 터진다. 눈물이 '아들'의 얼굴을 적시고, 오열(嗚咽)이 요람처럼 그분의 몸을 흔들고, 손으로는 (찢겨져 벌어진) 그 깊은 상처들을 아물린다. 그러는 동안 티없는 내 성심이 그분의 첫무덤이 되었다.

11. 그런 후 어둠이 만상을 덮자 엄마에게는 철야가 시작된다:결코 나를 저버린 적 없는 신앙, 내 온 존재를 환하게 비춰 주는 희망, 그리고 이제는 낮도 밤도 없어진 듯 여겨지는 시간의 흐름처럼 끊임없이 지속되는 기도에 잠긴 채, 내가 깨어 있는 것이다.

12. 어머니의 뜨거운 기도가 '하늘'에 사무쳤으니, 이를 즐겨 들으신 성부께서 내 고통스런 기다림을 단축시켜 주시려고 당신 성자의 부활을 앞당기셨다.

13. 오늘 내 자리는 여기, 부활하신 내 '아들' 곁이다.

14. 예수께서 영광스럽게 변모된 당신 몸의 빛에 휩싸여 내게 오셔서, 그 신성한 팔로 나를 안으시고 몸을 숙여 내 (마음의) 큰 고통에서 생긴 상처들을 입맞춰 주셨을 때, 나는 그분을 위한 나의 사명이 다 이루어졌음을 깨달았다.

15. (그리하여) 그분의 참혹한 수난과 나의 고난에서 태어난 너희, 곧 교회를 위한 엄마로서의 내 사명이 시작된 것이다.

16. 오늘 내 자리는 또다시 여기, 내 모든 아들들 곁이다.

17. 세상 끝날까지 나는 항상 너희 곁에 있다. 내 '외아들'의 죽으심에서 태어난 아들들인 너희 곁에 있다.

18. 특히 이 암흑과 고통의 시기에 너희와 함께 있다. 예수께서 (인류를) 구속하시기 위해 수난하시는 동안 겪으신 모든 것을, 너희도 겪으며 살도록 부름받은 시기인 까닭이다.

19. 나는 언제나 너희 곁에 있다. 성부의 계획이 다 이루어져서 너희도 예수님과 함께 그분 생명의 '나라'의 영광 안에서 즐기게 될 때까지, 너희의 고통과 죽음과 부활을 도와 주려는 것이다.

[HOME] Copyright 2001~2002 Agnes L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