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사랑 : 가톨릭 메신저 ; 다락방 메시지422
 

422. 아들과 어머니

90. 4.13. 루비오(비첸자).
성금요일

 

1. 오늘 너희는 내 성자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고통의 어머니'인 내 곁에서 지내어라.

2. 그분의 '성심'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그 처참한 모든 고통에 참여하여라. 그분은 진리를 증언하며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자칭했다는 이유로 종교 재판소의 재판에서 업신여김과 천대를 받으시며 마침내 유죄판결을 받으셨다. 일반 재판소의 재판에서는 그분을 걸어 고발한 모든 기소내용에 대해 무죄를 인정 받으신 후에도 채찍질 당하시고 가시관을 쓰시는 끔찍한 형벌 끝에 마침내 십자가형에 처해지셨다.

3. 한 마디의 원망도 탄식도 하지 않고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순한 어린양(*이사 53,7 참조)처럼, 그분은 '천상 아버지'께서 지게 하시는 '십자가'의 무게에 짓눌리시며 '갈바리아'를 오르셨으니, 이것이 내가 오늘 만나는 내 성자의 모습이다. 두들겨 맞고 피투성이가 된 그분의 망가진 얼굴은 더 이상 사람의 얼굴 같지가 않고(*이사 52,14), 채찍질로 말미암아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 몸은 그 전체가 살아 있는 하나의 상처 덩이가 되었을 뿐이다. 그분은 이제 몸을 가눌 힘도 없어 휘청거리시고 신열로 기진하시며 원기를 잃으신다. (이윽고) '십자가'의 무게에 눌려 넘어지신다. (사람도 아닌) 구더기(*시편 22,6)처럼 으스러지신 채 땅바닥에 쓰러져 계시니, 더는 몸을 일으키실 힘이 없다.

4. 바로 그 순간, '천상 아버지'께서 그분에게 이 '어머니'의 위로를 주셨으니, 그때부터 우리 (모자)는 그분의 '구속 수난'의 신비를 함께 살게 된다.

5. 아들과 어머니. 우리는 함께 이 끔찍한 길의 막바지를 걷고 있다. 그분은 당신을 짓누르는 수난의 무한한 무게를 지고 가시고, 나는 내 티없는 마음을 꿰뚫어 상처를 입히며 피를 흘리게 하는 고통의 칼을 안고 간다.

6. 아들과 어머니. 우리는 하나이고 똑같은 고통의 '십자가'를 지고 '갈바리아'를 올라간다. 그분의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핏방울들이 이 어머니의 눈에서 쏟아지는 한정없는 눈물과 하나가 된다. 그분의 머리에 들씌워진 가시관은 내 심장을 찌르는 예리한 칼이 되고, 상처로 뒤덮인 그분의 몸은 갈기갈기 찢어진 내 영혼을 (반사하는) 거울이다.

7. 아들과 어머니. 우리는 함께 '골고타' 꼭대기에 이른다. 함께 형구에 달려 함께 못박힌다. 함께 단말마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다. 그분을 욕하며 모독하는 자들의 외침소리를 함께 듣고, 못박은 자들을 함께 용서하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사랑한다. 성부께서 저버리심을 함께 느끼고, 함께 그분을 신뢰하며 그분께 우리 자신을 맡겨 드린다. 마침내 우리는 함께 죽는다. 예수께서는 몸으로, 어머니인 나는 마음으로 죽는다. 내가 아직 살아 있는 것이 기적이지만, 그것은 '엄마'로서 내 '아들'의 임종을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8. 이제 너희는 그분의 이 마지막 선물의 심오한 뜻을 깨달았으리라: -- "이분이 네 어머니이시다."(*요한 19,26)
(그리하여,) 나는 그분에게도 너희에게도 '어머니'인 것이다.

9. 아들과 어머니. 자녀들과 어머니.
여기, '십자가' 아래에, 나는 아직도 기적적으로 살아 있다. 너희 모두가 다시 태어나, 그분 안에서 그분을 위해 살아가도록 내가 '엄마'로서 도와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구원하신 모든 사람이 오늘부터 다 내 자녀들이다. 나는 세상 끝날까지 모든 시대 사람들의 어머니인 것이다. 예수께서 영광에 싸여 다시 오실 그 마지막 날, 그때에야 내 영적 '모성'도 드디어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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