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어) 제 22판을 내면서

 
   지난 해 4월에 간행된 이 책 21판도 이미 바닥이 난 터인데, (보내달라는) 요청은 도처에서 계속 오고 있다.
이 사실은 (우리를) 생각에 잠기게 한다. 지난 판들을 낼 때도 이미 지적한 점이거니와, 그토록 이 책은 많은 영혼들이 절감하는 요구와 오늘날의 교회 생활에 참으로 필요한 것에 대한 해답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덤 외에도 이 책에는 전체를 통해 개진(開陳)되는 하나의 공통된 지침이 있다. 최근 메시지들을 읽어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표징들이 서술되어 있고, 성령의 빛으로 그 표징들을 그르침 없이 해석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는 것이다.

   - 우선 이 메시지들은 심각한 신앙 위기에 대한 명확한 해설을 담고 있다. 이는 성모님께서 이미 파티마에서 예고하신 점이지만, 오늘날 더욱 널리, 더욱 위중(危重)하게 퍼져 있(는 증상이)다. 가톨릭 교회의 모든 분야에 오류가 계속 확산되고 있으니, 성 바오로가 데살로니카인들에게 보낸 둘째 편지 2장 3절에 언급한 대로 우리가 대대적인 배교 시대에 살고 있음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메시지들은 우려와 불안에 찬 끊임없는 호소로 참 신앙의 길을 걷도록 당부한다. 특히 (신앙에) 충실하신 동정 마리아(의 모범을) 따르는 한편, 봉헌을 통해 마리아의 '티 없으신 성심'께 우리 자신을 특별히 맡김으로써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 그 다음은 '교회'의 내부 분열상이 푹넓게 다루어지고 있다. '교황'과 대립하여 그의 '교도권'을 거부하는 데서 기인하는 분열이다. 몬시뇰 르페브르의 교회분파주의가 불러일으킨 통탄스러운 분열은, 그럼에도 표면적으로는 아직 주장되고 있지 않은, 더욱 심각한 분열의 전조에 불과하다. 따라서 메시지는 한결같은 (어주로), 용감하고 겸손하고 힘차게 교황과 일치하라고 촉구한다.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양떼를 칠 사명, 사랑 안에 머물고 전체 교회의 기초가 되며 '일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를 따라 교회를 신앙과 진리의 확신 안에 보존할 사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 더욱이, 이 메시지들은 오늘날 전 세계에 만연한 이론적 실제적 무신론(의 악한 영향)을 강조한다. 이것이 (이른바) 새로운 무신론적 유물론적 문명을 건설함으로써, (인류로 하여금) 일반적으로 죄를 정당화하여 도덕적 악으로 여기지 않게 오도(誤導)할 뿐더러, 사회 홍보 매체들을 이용하여 죄를 (바람직한) 어떤 가치 내지 선으로 극구 찬양하게까지 한다. 그리하여, 죄 상태에 있으면서도 더 이상은 고해성사를 받지 않고, 하느님 은총 안에 살면서 성화의 길을 가야 하는 개인적인 본분을 망각함으로써, 공동체적 사회적 측면에서도 그리스도 신자로서의 서약을 묵살하는 것이 전반적인 풍조가 되었다. 따라서 메시지가 부단히 호소하는 것이 회개이며, 죄와의 투쟁을 위한 극기의 노력이다. 또한 기도와 속죄의 길을 걸으라는 것, 그리고 믿음과 바람과 사랑의 향주덕, 모든 윤리덕, 특히 겸손과 순결과 순명의 덕행을 닦되, 성덕에 있어서 만민의 모범이요 원형이신 마리아를 따라 날마다 실천하라는 것이다.
   - 끝으로 이 안에는 끊임없이, 또 분명하게,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묵시록적 특성이 언급되고 있다. 실제로 (그렇게 보이는 것이) 이 메시지들의 관점인데, 바로 이 때문에 당혹과 경악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토록 경악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그러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조가 별로 흔하지 않다는 것인가?

   필자는 교황 바오로 6세가 선종하기 일년 전인 1977년에 토로한, 다음의 의미심장한 말을 모든 이가 음미해보기 바란다. 이는 장 기통(*프랑스의 현대 가톨릭 철학자)이 쓴 책 <바오로 6세의 미공개 어록(語錄)> 152-153쪽에 나와 있는 구절이다 :
   [세상과 교회에 현재 하나의 큰 걱정거리가 있다. 문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신앙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본인은 예수께서 루가 복음에서 하신 우울한 말씀을 새삼 혼잣마로 되뇌곤 한다 : " '사람의 아들'이 돌아올 때에 과연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루가 18,8) 몇몇 주요한 (진리)에 관한 신앙 감퇴를 (역력히 보이는) 책들이 출간되고 있는데도 주교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고, 그러니 이런 책들을 수상쩍게 여기지도 않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이)다. 본인이 보기에는 이야말로 수상(하지 짝이 없는 현상이다).
   (그래서) 이따금, '마직막 때' 에 관한 복음을 읽으면서 바로 이 시대에 그 종말적 징조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과연 종말이 가까워진 걸까? 이를 아는 자는 아무도 없다. (*루가 24,36마르 13,32 참조) 우리는 언제나 준비하고 있어야 하지만, 그 모든 일이 아직은 오래도록 계속될지도 모른다. (좌우간) 가톨릭세계를 바라볼 때 본인에게 충격을 주는 것은, 가톨릭교회 내부에 가톨릭적이 아닌 사상이 종종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 보이는데다, 이 비(非)가톨릭적 생각이 장차 더없이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교회'의 생각을 그런 것이 대변할 수는 없는 법이다. 작은 양떼가 남아 있어야 한다. 아무리 작은 양떼라 하더라도 (반드시 존속해야 한다).](바오로 6세)
   그런즉, '교회의 어머니' 인 마리아께서 오늘날 매우 강력하게 중재활동을 하시며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에 충실히 남아 있을 '작은 양떼'를 몸소 기르고 계신다고 해서, 이상히 여길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이 책을 손에 넣게 된 이는 누구든지, 성모님께서 안전한 피난처인 당신 '티없으신 성심'안에서 날마다 기르시며 지켜 주시는 이 충실한 '작은 양떼'에 속하게 되기를, 속할 수 있는 도음을 얻게 되기를, 진심으로 비는 바이다.

1993년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스테파노 곱비 신부의) 영적지도자 .

 

* 이 책에 수록된 메시지들을 정확하고 균형잡히게 해석하려면 다음의 머리말 전체를 숙독함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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