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이는 성모님께서 오늘날의) 교회에 주시는 도움이다.

   마리아 사제운동의 기원, 확장 및 영성을 소개하고자 노력한 이 '머리말'의 제1부가 끝에 이르른 지금, 의당 하나의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즉 오늘날의 교회애서 이 운동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그러잖아도) 현재 활동중인 각급 단체들이 수없이 많은데, 그 가운데서 이것이 지니는 교회 생활 내에서의 역할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매우 단순하게 해야 할 것 같다. 마리아 사제운동은 '천상 엄마'께서 오늘날의 교회에 주시는 도움이라고 말이다. 그 목적은 교회로 하여금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현존을 깨닫게 하고, 엄청난 고난 속에서도 위로를 받게 하며, 스스로의 허다한 자녀들이 바치는 사랑과 기도에 에워싸여 있음을 항상 느끼게 해주려는 데 있다.
   성모님은 마리아 사제운동을 통해, 교회가 현재 겪고 있는 정화의 괴로운 위기를 극복할, 강력한 도움을 주시고자 하신다.
   이 위기로 말미암아 과거에 번창하던 수도회들 - 장엄 서원 수도회건 단순 서원 수도회건 한가지로 - 이 현재 유독 곤경에 처해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따라서 성모님은 당신 '사업' (인 이 운동)으로 당면한 고난기를 모든 자녀들이 어머니와 함께 극복할 수 있게끔 도와 주시려 원해 오셨고, 그래서 먼저 사제들을, 다음은 수도자와 평신도들을 부르시어 당신의 티없으신 성심께 봉헌하며 '교황과 교회'에 충실하라고 당부하시는 것이다. 이 운동이 (교회)법적인 어떤 (조직체로)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그러한 (성모님)의 도움을 모든 이가 보다 수월히 받을 수 있게 하려는 데 있다.
   바로 여기에 이 운동이 취약점이 있다. 법적인 외형이 없으므로 그 성장을 용이하게 하는 공식 인가를 요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점이 또한 이 운동의 강점이 되기도 한다. 단체적 제약이 전혀 없으므로 사제와 수도자들이 쉽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를 한 그루의 큰 나무에 비유한다면, 마리아 사제운동은 이미 뻗어 있는 수많은 가지 가운데 돋아난 또 하나의 가지라기보다 처라리 나무에 내밀한 힘을 불어 넣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마리아의 티없으신 성심에서 솟아나와 교회의 모든 가지로 퍼져가는 이 힘은 그 각 가지로 하여금 스스로의 역할과 고유한 면모에 따라 성장하면서 더 큰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모든 가지에 전해 주게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마리아 사제운동의 가장 감동적인 특성은 어디에 있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바로 이 운동의 본질적 가난에 있다고 확언해야 할 것 같다.
   어찌나 가난한지 공식 (면모의 측면으로 보면) 존재조차 없는 것이다. (이렇듯) 존재마저 없는 이상, 어떤 모양으로든지 (제단체) 명단에 끼일 수 없음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끼리 이런 우스갯소리를 할 때가 더러 있다 : 이미 십만 명이 넘는 사제와 수천만의 신자가 마리아 사제운동에 속해 있지만, 이것이 존재하고 있다는 증거는 (세상) 어디서도 못찾을 겁니다!
어찌나 가난한지 이 운동은 고유의 (생활) 수단을 소유할 수도 없고, 유산이나 (다른) 무슨 재산을 받아들여서도 안된다. 오로지 '하느님의 섭리'에 의새 보내지는 헌금만으로 살아가면서 이 책의 출판과 보급에 소요되는 엄청난 경비를 충당해야 한다. 이 점에 있어서도 각 나라 본부는 자치적으로 이 운동의 생활을 꾸려간다. 역시 '섭리'의 안배에 따라서이다.
   이 운동은 (또한) 인간적 지원(支援)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도 가난하다. 마주치는 불가피한 어려움 속에서 기쁨과 위로가 될 수 있는 것마저 없으니 말이다. (이를테면,) 웃어른들의 특별 추천이라든가 교회 당국의 찬사와 격려, 혹은 다른 여러 방식으로 공로를 인정받는 것 같은 지원이다.
   성모님께서 우리에게 주고자 하시는 안전한 지주(支柱)는 (오직) 당신의 티없으신 성심이다. 그리고 우리가 지닌 유일한 추천서는 성모님께 봉헌함으로써 성덕에 이르는 도움을 받는 사제들 각자의 삶 안에 기록되는 추천서 뿐이다.
   마리아 사제운동의 이 철저한 가난을 우리 모두 사랑하고 감사히 여기며 실천해야 한다. 바로 마리아의 가난이 당신의 이 '사업' 속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평범한 가정 주부의 옷 아래 숨어 있는 천상 '여왕'의 가난이다. 우리의 '원죄없으신 엄마', 온통 은총이 가득하신 성모님께서 바로 이 가난(의 정신)에 따라, 당신 배필 요셉과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당신 아들이신 예수님을 여느 주부처럼 소박한 (생활로) 온전히 섬기며 사신 것이다.
   그러한 마리아의 가난이 그분의 이 사업에도 언제나 반영되지 않으면 안된다. (다시 말하면) 마리아 사제운동 역시 오로지 교회를 섬기되, 사랑이 온전한 섬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만 존속하고 활동하고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운동은 (독자적) 존재(로서의 외형을) 지니지 않아야 하고, 다만 교회 생활 안에서 교회를 섬기는 것만으로 살 수 있을 뿐이다.
   그리하여, 교회는 정녕 이 피 비린내 나는 교회 정화기의 막중한 '십자가'를 지는 데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성모님의) 티없으신 성심이 지극히 사랑하시는 수많은 아들들을 통해 주시는 빛으로 지탱되어, 더없이 찬란한 교회 (본유의) 광채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된다.
   "내게 응답한 너희를 통해 나의 '빛'이 더욱더 교회 안에 퍼져나가고 있다. 그래서 교회가 세상 만민의 복음화와 구원을 위한 활기와 신뢰, 힘과 새로운 열정을 되찾고 있다." (1980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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