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판정보다 나를 분노케 한 것은 오노의 영악스러움이었다.

김동성을 추월하고자 하는 몇 번의 시도가 무산되자, 오노는 심판의 주의을 끌고자 '헐리웃 액션'을 취하였고, 그리하여 마침내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그의 속임수는 가히 아카데미상을 받을 만한 것이었다.

연합뉴스

저런 고얀 놈...!

이거 정말 눈 돌아가네, 쓰바...

" 오노에게는 장총을 써야 한다 ... 그는 기막힌 배우다 "

4위로 경기를 마친 이탈리아의 파비오 카르타

보면 볼수록 우러나는 가증스러움에 치가 떨리는 장면이다. 김동성을 추월하는 데 실패가 확실해지는 순간 오노는 일생일대의 1인 4역을 연기해 낸다. 1. 억울한 피해자 역: 당혹을 가장한 표정으로 "어라, 이게 대체 무슨 말같지 않은 짓이야"라는 듯 앙큼을 떤다. 2. 엄청난 희생자 역: 마치 날아오는 주먹이라도 피하고 있는 중인 양, 상체는 일으켜 세우고 엉덩이는 뒤로 쭉 뺐다. 3. 정의의 고발자 역: 혹여 심판이 못볼까싶어 높이 치켜들다 못해 뒤로 넘어갈 듯한 양팔. 4. 영웅행세 : 미국 관중들을 향해서는 활짝 편 양 손바닥으로 "난 괜찮다, 알아서 잘 대처할테니 다들 진정하라"고 깜찍하게 위선까지 떨고 있다. 마치 폭력적인 상대를 점잖게 피하는 듯한, 난 무고하다는 듯한, 해도 너무한다는 듯한, 이것 좀 보라는 듯한, 그 거짓되고 과장된 오노의 동작이야말로, 농구였으면 테크니컬 파울을, 축구였으면 빨간딱지 퇴장을 당했을 더러운 반칙이었다. 으으... 쓰다 보니 또 열이 오르기 시작한다...

오노는 경기 중 그가 양팔을 들어 만든 신호는 쇼맨쉽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동작이었다고 주장한다. "내가 인사이드로 들어가려고 할 때, 그 한국인이 나에게 덮치려는 것을 보았다. 나는 몸을 일으키고, 속도를 죽여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부딪침을 당했을 것이다." 오노와 김동성 사이의 드넓은 간격을 보라. 그리고 오노의 팔이 얼마나 높이 치솟았나 보라. 이게 도대체 만세까지 불러가며 부딪침을 피할 상황인가 말이다...

내려칠 듯 팔을 치켜든 오노. 혹시 실력으로 안되니까 완력을 쓰려다가 심판의 눈길을 의식해 헐리웃 액션으로 전환한 것은 아녔을까...
	다음은 올림픽 주관방송인 미국 NBC의 코멘테이터 테드로빈슨이 쓴 논평의 일부이다. 결론적으로는 쇼트트랙 경기의 본질 탓을 하고 있으나, 오노의 액션과 심판의 판정에 심각하게 의문을 제기한 글이다. 오노가 마지막 코너에서 인사이드의 틈새로 빠져나가려 파고들 때, 김동성은 왼쪽으로 아주 약간 움직였다. 오노의 팔이 공중으로 올라갔다; 마치 파울 플레이를 지적하는 두개의 불빛처럼 움직이면서. 오노는 마치 농구경기에서 수비수의 파울을 유도하는 것같은 술책을 부린 것인가? 다시보는 경기장면은 이성적인 사람들에게 그렇다는 인상을 남긴다. 김동성은 오노에게 반칙을 하였는가? 오노는 분명 그렇게 느꼈다. 하지만 선두주자에게 일정정도의 영역권이 있지 않은가?
ISU의 규정집 292조를 보자: 추월은 언제 어떤 시기에도 허용된다. 그러나 선두주자가 부적절한 행위를 하지 않는 한 저지나 충돌의 책임은 추월하는 자에게 있다.
심판들은 김동성이 부적절하게 움직였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김동성을 비롯한 많은 이들은 그 결정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보는 경기장면은 김동성에게 반대할 강력한 근거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것이 선두주자의 "부적절한 행위"이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오노. 1000미터 결승에서 리자준과 팔싸움하느라 벌어진 인사이드로 파고드는 안현수에게 선두자리를 빼앗기기 일보직전, 안현수의 딴지를 걸어 쓰러뜨리지만, 실격은 커녕 은메달을 받았다.

칼발동성 vs 후라오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