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성훈] 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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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신아...너 배 엄청 불렀구나 ?
  언제가... 해산일이야 ?..''

정아는 오래간만에 자신의 가장 소중한 친구 혜신이를 만나서 수다를
떨고 있다..

``응...한..두달..정도 남았어..~~''

``몸은 괜찮은거야 ?...
  이상있는곳은 없고....?...''

``으응...아직까지...별 다른 이상은 없었어..
  아무래도 이번은 잘 될것 같아...''

혜신이를 쳐다보는 정아의 눈빛이 애잔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그건 그렇고...혜신아...너..꼭 딸 낳아야 되는것 알지 ?..
  그래야...우리 지원이랑 결혼시키지..
  우리 여고시절때부터의 약속!..꼭 지켜야해 ?...''

``후후...그럼...알고있지....그런데..~~''

``엄마?..엄마?...''

정아의 옆에 앉아있는 하나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아들..
지원이가 심심한지 자꾸 칭얼거린다..

``응..그래..우리 지원이 이쁘기도 하지...아유..이뻐라..
  좀 있다가...엄마가...로보트 장난감 사줄테니깐....
  조금만 더 참아줘라....아유...예쁜 우리 도련님~..''

``정말...우리..지원인...참 ! 잘 생겼어...보면 볼수록...''

``그럼 ~!... 누구 아들인데..''

``내가 기필코 딸을 낳아야 지원이를 사위로 맞이할수 있을텐데..
  정아야...그런데...나....만약...아들 낳으면 어떡하니 ?..''

``너...태몽....탐스런 붉은사과를 따는것 였다면서 ?..
  분명 딸일거야...과일 꿈은 영낙없는 딸이래...''

``그래~?..맞아...진짜...얘..가지고는 계속 과일만 먹고 싶었어..
  그리고 노는것도 너무 얌전해...
  아마 분명 딸일거야?....그치...정아야...''

``그럼...그럼...''

``우리 딸네미~...벌써부터 기대된다...얼마나 이쁠까 ?...''

``그럼...우리 며느리 될 아이인데..당연히 이쁘겠지 ..아주 이쁠거야..''

``아앗~!!!...정아야...나...나... ''

``왜 그러니...혜신아...''

``아무래도..밑이...밑이....이상해.....''

``뭐...어머...양수가 터졌나보다.....어떻게 해...벌써 터지면 안되는데...''

정아의 가슴속으로 걷잡을수 없을 정도의 불길함이 엄습 해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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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씨...걱정 마세요...
  혜신이..잘 해 낼거예요...''

``정..정아씨...그래도....''

``혜신이는 뭐든지 똑소리나게 하는 애 잖아요...
  애도 잘 낳을거예요....''

``그...그런데...너무나도 불안해요...
  왜 이렇게 자꾸만 불안해 지는 건지...''

``정말 진영씨 답지 않게 왜 이러세요..
  언제나 대범하던 진영씨가...''

그러나..말은 이렇게 하는 정아 자신도 불안한 마음이 드는것을 감출수 없다

``정말...왜 이렇게 불안한거지 ?...왜~..왜~.......
  혜신아...힘내라.....힘 내야 해...혜신아.....''

두 사람의 불안한 마음이 차가운 병실 안으로 오고 가고 있을때..
수술실의 문이 열리고 있었다..

``정혜신씨 보호자분...!''

``아...네.....''

의사쪽으로 다가가는 진영이를 보고..
정아도 진영이를 뒤따라서 의사에게 다가간다..

``아들입니다...''

``산~...산모는....산모는 어떤가요 ?...''

진영은 지금 아들이고 딸이고 이게 문제가 아니였다..
오직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 혜신이가 걱정될 뿐이였다..
의사는 진영의 말에 어두운 표정만 계속 짓고 있었다..

``출혈이 너무나도 심했습니다..''

``네 ?...그...그렇다면 어떻게 되는거죠 ?...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이미...전 부터 이런 일 각오 하시라고 말씀 드렸지요 ?...흠.. ''

``선...선생님...선생님!!!...''

의사는 진영의 말을 뒤로 하고 수술실안으로 잠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온후 진영을 부른다..

``마지막 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의식이 깨어났으니...들어가셔서......''

진영과 정아는 정신없이 수술실로 뛰어간다..

``혜신아...혜신아...''

정아와 진영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혜신의 얼굴을 쳐다 볼수밖에는 없었다..

``정아야...미안해...
  네..며느리를 꼭 낳고 싶었는데...
  그런데...어떡하지 ?.....아들이래..~~...''

``이 바보야...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낳은 아이...참 이쁠거야 ?..''

``그래~..그래~..아주 이쁠거야...''

``우리 약속했었잖아...한 사람은 아들 낳고 한 사람은 딸을 낳아서..
  꼭 사돈 맺자고.. ''

``응...그랬지...''

``내가...그 약속을 못지킬것 같아~ ''

혜신의 음성이 자꾸만 꺼져 가고 있었다..

``혜신아...우리 약속 지킬수 있어~...애는 또 가지면 되는거잖아...''

혜신은 정아의 이 말에 힘 없이 미소 짓는다..

``정아야~.....''

``응....''

``우리 아기....우리 가엾은 아이 좀 잘 부탁해...''

``무슨 소리야...넌...살수 있어...
  꼭 살아야 해....힘 내란 말이야 이 바보야... ''

혜신이는 사라질것만 같은 의식을 단단히 부여잡으면서
진영을 쳐다 보았다..

``진영씨..미...미안해요....당신 곁에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었는데.....''

``혜~..혜신아...''

진영은 혜신의 얼굴을 연신 쓰다듬고 있었다..

``진영씨...우리아이 많이 사랑해줘요...우리 가엾은 아이 많이 사랑해줘야해요
  정말이예요...진영씨...우리 아이 많이 사랑해 줘야 해요..''

의식이 선이 끊어질것만 같은 순간에도 혜신이에게는
두려움이 몰려 오고 있었다..

혜신이는 이 아이와 자신의 목숨과 맞바꾼 것이다...
그녀도 이런 결과를 어렴풋이 예측하고 있었으니...
하지만 결코 포기 할수 없었다..
정말로 이 아이를 낳고 싶었던 것이다...
그 만큼 이 아이는 혜신이가 죽어가면서도 살리고 싶던 그런 소중한 아이다..

그런데....이 아이가 너무나도 힘든 삶을 살아갈것만 같은 그런 불안한
느낌이 혜신이에게 전해져 온다...
그래서는 절대로 안되는데...

``진영씨....정아야....... 부탁해~~
 아이...내가 낳은.. 내 아이...정말 많이 사랑해줘야해~~ ''

이 말을 한 후 혜신이의 의식의 선은 끊어져버렸다...
이젠 아무말도 할수 없는 혜신이다..

``혜...혜신아...혜신아....흑흑.....''

진영과 정아의 오열소리가 수술실은 물론 온병원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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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신이는 고아원 출신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밝고 따뜻한 아이였다..
언제나 장학금을 받으면서 학교를 다녔고 학교에서도 혜신이를 미워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모든사람에게 착하고 다정한 아이였다..
결국은 대학교도 4 년 정액 장학금을 받으면서 들어간 혜신...
정아도 혜신과 같은 대학을 갔다....이유는 혜신이와 떨어지기 싫다는
그 이유 하나 때문에...

미팅이라면 죽어도 싫다고 하는 혜신이를 끌고가서 억지로 보게 한 미팅..
거기서 강진영과 은성하를 만나게 된다..
혜신이에게 첫 눈에 반한 강진영...그는 정아가 은근히 짝사랑하던 사람이였다
하지만 남자라면 쳐다보지도 않던 혜신이가 이 사람에게 만큼은 호의를
갖는듯 했다.....그래서 정아는 마음속의 짝사랑을 접기로 작정한다....
그것이 혜신이가 행복하게 되는 길이므로...

사람좋고 죽자고 자신을 쫏아다니는 은성하와 정아는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둘의 결혼이 반드시 순탄했던 것은 아니였다..
은성하는 자신의 집안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었다..
둘의 결혼식에서 은성하 집쪽의 하객은 한명도 없었던 것이다...
결혼식장에는 그의 친구들로만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간혹~...이 식장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람들 몇명이..
[정아의 눈에는 쌀벌하게만 보이는...]
얼굴을 내밀면서 성하와 정아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갈뿐이였다...
그들을 보는 성하의 눈빛은 친구들을 볼때의 눈빛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이때 혜신이도 진영과 결혼할 결심을 굳힌듯 했다...
둘의 결혼식은 참으로 소박하고 수수했다..
고아인 혜신이를 진영의 부모님은 사람이 중요한거지..집안이 중요한것이 아니다
라면서 쾌히 결혼을 승낙해 주었다....
둘은 정말로 행복하게 결혼생활을 해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한가지의 슬픔이 있었는데..아이!..바로 이 문제때문이였다
혜신이의 몸이 너무 약해서 몇번의 자연유산이 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지만
혜신이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의사는 산모를 위해서라면 되도록이면 아이를 갖지 않는 것이 좋다고
충고를 해 주었다...

진영이는 혜신이에게 둘이서만 행복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자고 설득한다..
진영이에게 있어서는 아이보다는 혜신이가 훨씬 더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진영은 아이는 없어도 혜신이 없이는 살아 갈수가 없을것만 같았다
하지만 혜신이는 자신의 뜻을 절대로 굽히지 않고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다

고아로 자라난 아이..혜신~~..
그녀는 정말 자신의 핏줄을 갖고만 싶었다...
이 세상에 자신과 피로 이어지는 생명이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
그와 함께 자신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남자...진영~...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의 분신을 가지고 싶다는 마음은
아마도 여자의 가장 커다란 본능적인 감정일 것이다....

은성하와 정아의 결혼생활은 순조로왔다.
하지만 기쁨이라는 것은 역시 오래가지 않는 것인가 보다...
지원이가 채 백일도 되기전 은성하는 그만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지고 만다..
거기다 혜신이마저 성훈이를 낳다가 그만 운명을 달리하고 만 것이다..

정아와 혜신~
그둘은 약속했었다..
아들을 낳든 딸을 낳든 꼭 사돈을 맺자고..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둘다 사내아이를 낳고말았다..
둘 중에 하나는 딸을 낳았어야만 했는데...
이젠 딸을 낳을 기회조차도 없는데 말이다..

졸지에 아내를 잃은 진영이가 남자의 몸으로 갓난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혜신이가 떠난 후 진영은 아이고 뭐고 간에 자신의 마음을 추스릴길이
없어서 술로 하루하루를 보내고만 있었다..
거기다 자신의 아들....강성훈~~
이 아이만 보고 있으면 진영은 사랑의 감정 보다는 분노스러운 감정만이
불뜩 불뜩 솟아나는 것이였다...

``이...이 녀석이 혜신이를 죽인거야..
  이..이..애만 없었다면...혜신이는 죽지 않았을텐데...
  넌...넌...악마의 자식이야...지 애미를 죽이고 나온 아주 나쁜 녀석이라고..''

술에 만취된 진영에게 이성을 요구하는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그의 초점 잃은 두 눈동자로 보여지는 성훈이의 얼굴은 자신의 사랑스러운
아들 이라기 보다는 자신이 너무나도 사랑한 여자를 죽인 소름끼치도록
사악한 녀석이라는 생각밖에는 할수가 없었던 것이다

진영은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이인 성훈의 얼굴을 보면서..
살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자신의 커다란 손으로 갓난아이의 코와 입을 틀어 막았다..
아이의 동공이 커지기 시작한다...

눈!!!....
그래...이...눈....~
갓난아이의 눈은 죽은 혜신이의 눈을 쏙 빼다박고 있었다..
순간 정신을 차린 진영은 아이의 얼굴에서 자신의 손을 떼고
몸의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내...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할려고 한거지 ?...
 내...내가..지...지금...도대체...무슨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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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훈아~~''

``아...이모...''

정아는 지금 복도를 사이에 두고 진영과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현관문을 열면 바로 진영의 집이다..
이런 생활이 벌써 16 년간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정아는 자신이 싸가지온 밑반찬을 진영의 냉장고에 차곡차곡
집어 넣기 시작했다...

``우리 성훈이 이젠 고등학생이 되는데..
  이모가 뭘 선물해야 되나 ?..
  뭐?..특별히 갖고 싶은것 없니 ?''

``후후...괜찮아...언제나 사주면서...뭘...또....''

``그래도..고등학생이 된다는 것은 특별한거잖아..
  한번 잘 생각해봐....갖고 싶은것이 떠 오를지도 모르니깐..''

``그런데..아빠는...?...''

``응...일이 길어지나봐...어제...안들어오셨어....''

``그래~.....아니?!?~...성훈아...너 잠깐 이리와 봐...''

성훈이의 목에 솟아오른 굵은 붉은 줄의 자국이 몇가닥씩 나 있었다..

``아빠가 또 이런거니 ?...''

``아...아니야...아빠...요사이...안 그러시잖아...
  이..이것...친구랑...장난 치다가...''

틀림없다...강진영의 또 모진병이 되살아나기 시작한거다...
이건 진영씨의 손자국이다...
한..몇달간 잠잠하다 싶었는데...또 시작인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럴수가 있는거지 ? 애..목을 이 지경이 되도록 조를수 있다니..
 혜신이가 떠난지....벌써...몇년이 지났는데....아직도......'

정아는 강진영을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자기 자식인데....

정아는 성훈이의 목의 상처를 보자...
10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생한 그 끔찍했던 기억이 되살아나
몸서리가 쳐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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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는 진영의 아파트 열쇠를 가지고 있어서 수시로 드나들수 있었다..
그 날은 예상치 못했던 직장의 휴가를 받아서...
성훈이 옷과 밑반찬들을 싸가지고 강진영의 아파트 현관문을 여는데..
비릿한 내음이 정아를 맞이하고 있었다..

정아는 불안한 마음으로 방쪽으로 간다..
안방의 문은 열려 있었다...그 문을 통해서 보이는 방안의 광경 !
끔찍했다 !!! 소름이 끼쳤다 !!!
그 방안에는 아직 6 살 밖에 안된 조그마한 성훈이가 알몸으로
온몸 온얼굴이 피투성이가 된채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면서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진영의 손에는 혁대가 쥐어져 있었고 그의 눈은 살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이 조그마한 아이에게 무지막지한 말을 하고 있었다..

``네가...네...엄마를 죽였어....!!!
  네가...죽였다고...너만 없었으면...혜신이는 죽지 않았단 말이야..!!
  이...사악한 녀석....너 같은것은 죽어야 해 !!...''

성훈이는 그 어떤 반항의 몸짓도 없었다..
그저 그 커다란 눈망울에서 눈물만 뚝뚝 흘리고만 있을뿐..
진영이는 혁대를 던지더니 이 조그마한 성훈이에게 다가와서
그 커다란 손으로 따귀를 때리기 시작한다...
이미...한 차례 맞았는지 성훈이의 얼굴에선 계속 피가 흐르고 있었는데..
진영의 손이 닿는 다른곳에 또다시 빨간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정아는 가지고간 옷과 음식을 담은 통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쿵~!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진영은 그 소리에 정아를 쳐다 보았다..
그의 눈이 풀려 있는 것으로 보아....또 술을 마신듯 했다..

``진...진영씨....당...당신은...인간도 아니야....
  인...인간도 아니라고....''

정아의 목소리는 격심한 분노로 덜덜 떨리고 있었다..

``어...어떻게...이럴수가....''

``상관하지마....내 아이야...!!!....
  살려도 내가 살리고...죽여도 내가 죽여!!!...
  네가 상관할 필요는 전혀 없는거야.....''

정아는 아찔했다...
사실 은성하와 결혼은 했지만 역시 첫사랑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다..
정아는 진영을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려지는것까지는 어쩔수가 없었던 것이다..
자신의 남편 !.. 은성하와 둘도 없던 친구 !.....
또 정아의 가장 소중한 친구 혜신의 남편 !..이였던..이사람..
강진영 !!!.....

그저 마음속으로만 좋아한다면....드러내지 않고 조금만 사랑한다면...
그건 죄악이 아닐것이라고 생각하던 정아였다...
그런데..지금 정아의 앞에 서 있는 남자가 정말 강진영이란 말인가 ?..
정아가 결혼을 해도 결코 잊을수 없었던 남자...바로 그 강진영이란 말인가 ?.

정아는 더 이상의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벽의 모서리에서 피를 흘리며 바들바들 떨고 있는 성훈이를
우선 자신의 코트를 벗어서 감싸 안고서 자신의 아파트로 가려고 한다...
진영은 그런 정아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술이 든 잔을 입으로 가져가고 있었다..
그는....성훈이를 안고 가려는 정아를 막지는 않았던 것이다...

정아의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입 조차 떨어지지 않는다...
정아는 자신의 아파트 열쇠를 꺼내서 열쇠구멍에 집어넣었다.
그러나 덜덜 떨리는 손은 열쇠구멍을 잘 찾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엄마~~..''

``으응~...지원이 학교 갔다 오니 ?....오늘도 재미있었어 ?...''

``응..!...어...성훈아....엄마...성훈이..왜 그래 ?...
  왜 이렇게 피나 ?.....''

``응...성훈이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다친것 같아...''

``성훈아....우앙~....어떻게!!!...형이..그랬잖아~..
  형..오면...같이 놀자고....
  혼자 노니깐...이렇게 다치잖아...엉엉.....''

지원이는 그 어린 마음에도 너무나도 속상한지 엉엉 울어댔다..
그 모습을 보니깐 정아도 마구 울고싶어지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지금은 울고만 있을때가 아니다..

``지원아~...지금...엄마가...너무 놀래서 문을 열수가 없거든..
  자...우리..지원이가 문 좀 열어줄래...''

지원이는 정아의 손에 쥐어져 있던 열쇠를 받아들고 현관문을 열었다..
정아는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성훈이를 쇼파에 내려놓고
욕실로 들어갔다
우선 찬물을 틀어서 자신의 얼굴에 퍼부었다..
이제야..조금 정신을 차릴수 있을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손의 떨림은 가라앉지 않는다..
욕탕 가득히 뜨거운 물을 받고 거실로 나갔다..

지원이는 아직도 울고 있었지만..
정작 성훈이는 울음을 뚝~! 그치고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지원이는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피가 흐르는 성훈이의 얼굴을
연신 만져대고 있었다..

``성훈아...이젠...절대로...혼자서..놀이터에 가지마!!!..
  형이..학교 끝나자마자..곧장 집으로 올테니깐...
  심심해도...그냥...집에....있어...알았지?..알았지?..성훈아~...엉엉...''

지원이의 얼굴은 온통 눈물범벅이였다..
정아는 그런 지원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코트에 싸져있는 성훈이의
몸을 안아들었다...
그리고는 욕탕으로 들어가서 알맞은 온도로 따뜻한 물에 성훈이의
몸을 담구기 시작한다..
그제서야..성훈이가....``아앗~!'' 하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상처에 물이 닿으니 몹시도 따가운가 보다..
욕탕의 물이 벌겋게 채색되기 시작한다...
정아는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다...
욕탕의 물을 떠서 성훈이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닦아주는 정아의 눈에서
눈물이 방울 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혜신아...어떡하니 ?...
 우리..성훈이...가여워서....어떡하니...?...
 우리 불쌍한 성훈이~.. 이젠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이니~?....응?...혜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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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훈아~''

``형 ??!!!~.......
  생각보다 일찍 왔네...오늘 저녁때 쯤 되야 올줄 알았는데....''

``너...기다리고 있는것 뻔히 알고 있는데...어떻게 늦장을 부릴수 있겠냐 !
  진짜 ! 몇일동안 널 못보니깐 미치겠더라...
  너...지금쯤...어떻게 하고 있을까 ?.. 계속 걱정 되어서
  하여간...시합 끝나자 마자...감독님이고 뭐고 다 팽켜치고 왔다''

``미안해~...형...내가 가서 응원을 해줬어야 했는데...
  그래도 이겼지 ?....내가 계속 기도는 했는데...''

``그럼 당연하지...이 은지원이 누군데..질리가 있겠냐 ?
  100 미터 자유형은 아무도 넘보지 못한다..

``그럼 200 미터는 ?''

``200 미터 ? 200 미터라.....흠흠~...
  그런데 역시 네가 응원을 안해주니 중간부터 힘이 좀 딸리긴 딸리더라
  네가 응원을 해 주었으면 200 미터도 문제없었을텐데...하하하하하''

``그래 ?..그랬구나~..아무리 멀어도 내가 갔어야 했는데..''

``아니..아니야 ! 농담이다 농담 !
  내 체력이 딸려서 그런거야...아무래도 체력관리에 좀더 신경써야겠어 !''

``앗참 ! 형 배고프겠다 ?....기다려....빨리 밥 차려 줄테니깐...''

``엄마 ! 왔다 갔어 ?''

``응...좀 전에...이것 저것 다 챙겨주고 갔어.....''

``이젠 너도 고등학생이 되는구나...푸하하~....기분좋다
  빨리 빨리 커라...성훈아 !
  이..형이...온 세상을 다 데리고 다녀 줄테니깐''

``밥 많이 줄까 ?....''

``응 ! 꽉꽉 눌러!!!''

``자~...어서...먹어~....''

``우앗 !~ 정말...맛있다...이것..완전...꿀맛이다..꿀맛 !
  그런데...성훈아...집에..있을때는 그 답답한 폴라티 좀 벗고 있어라
  아웃~~보기만 해도 답답해 보인다
  난...지금...더워서 땀이 날 지경인데....넌...안 답답하냐 ?''

``응..난 괜찮아~....형?~...더운것.. 같으면.. 온도 좀 내릴까 ?....''

``됐어!...너...추워서...꽉 꽉 ! 껴 입고 있는 것 같은데...내가 좀 참지..뭐.
  오홋~...맞아..내가 벗으면 되는구나....하하하
  이런 미련 곰탱이 같은 은지원 같으니
  가끔씩...난 내가 무지 존경스러워져....엄청난 이 머리 때문에.!!.하하하.''

옷을 훌훌 벗어버린 지원은 이제서야 답답함이 사라지는듯 하다

``아저씨는 ?''

``어제 안들어왔어...계속..찍나봐....''

``그래 ?''

``난...네 아버지 ! 정은 별로 안가지만
  솔직히 사진 만큼은 인정해 줄수 밖에 없더라
  같은 앵글로 보는데도 참 이상하지...어떻게 그렇게 차이가 날수 있을까 ?''

``형~.......''

``응''

``사랑해~~.....''

``컥!컥!...강성훈...밥 먹을때는 그런 말 하지말랬잖아
  이것봐...밥풀 다 튀었잖아.....이런..이런....네 얼굴에도 다 튀었네 !!
  성훈아...잠깐 그대로 있어~~~...다 떼 먹어야 하니깐....''

``하하하하하하~~....''

``왜 웃냐 ?''

``형은...정말...아주 많이~...사랑스러워.....후후후~~ ''

``성훈아...나도...널...무지무지..사랑한단다..그러니깐....음...
  이~쪽~~벽에서...저~쪽~...벽까지....정말 허벌나게 사랑한다고''

``후후...됐어~...이젠....그만하고....빨리...밥 먹어....''

[딩동~딩동~]

``이..시간에...누구지...?...''

``글쎄~.....비디오폰 봐봐라''

``흠...여잔데...아니?~...''

성훈이는 비디오폰에 보이는 화면을 보고 문을 따준다

``선생님...집에 다 왔어요....정신 차리세요....
  어...네가..강선생님 아들이니 ?....''

성훈이는 대답 대신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진영은 곤드레 만드레가 되어서 이름 모를 여자 ! 아마도 사진 모델이겠지만
그 여자에게 기대어서 겨우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얘....선생님 구두 좀 벗겨 드려라...
  앗참...넌 이름이 뭐니 ?...''

``강성훈이예요...''

성훈이는 진영의 구두를 벗기려고 무릎을 굽혔다

``유순진~!!''

``네~.....선생님..저 여기 있어요....정신 좀 차려 보세요...
  여기... 지금 선생님 집이란 말이예요...

``집?..딸꾹~...집이라고....?...그럼...내 아들도 있겠군!....푸하하...''

진영의 혀는 꼬여서 말하는것도 무척 힘들어 보였다

``어디 보자...허허...진짜...있군....!!!
  이...면상을...보라고..완전히...죽은 지 애미야...
  이...놈이...지 애미 죽이고 태어난 놈이라고...!!!
  지만 살고....지 엄마는 죽인 녀석이라고...꺼억...딸꾹~''

``어머...선생님...너무 취하셨어요....
  성훈이?..성훈이라고 했지 ?...침실이...어디니...?...
  그건 그렇고.. 너도 좀 같이.... 선생님 옮겨야 겠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너무 힘들었거든..이젠 힘에 좀 부친다..
  그나저나 강선생님..평상시에는 모든 사람들을 압도시키는 그 고매한 인격이
  어떻게 술만 들어가면 이렇게 되는건지 !!!
  정말...불가사의한 일이야.....미스테리한 일이라고...''

``성훈아~...넌....우리집에 가 있어
  내가 아저씨..침대에 뉘어 드리고 갈 테니깐''

진영을 부축하려는 성훈이를 밀치고 지원이가 진영을 부축한다

``이...사악한 놈....차라리...죽으란 말이야 !!!
  왜...끝까지...살아서...내 눈에 자꾸 보이는 거야...
  죽으란 말이야 !! 너 같은 놈은 빨리 죽어야 한단 말이야 !
  죽어~!!!......어서....죽어~!!!..''

``아저씨...그만 하세요 !!!
  성훈아...뭐 하니 ?...빨리 가...!...얼른''

성훈이는 지원이의 말에 두 손을 바지주머니에 넣고
신을 반쯤 끌면서 옆집으로 향한다
이 집은 정아 아주머니와 지원이 형 집이다
복도 하나 사이를 두고 마주보고 있는 이 두집....!!!
남들이 보기에는 똑같게만 보여질 이 두집이
성훈이게는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이다

`죽으라고 ?....나 보고 죽으라고 ?...!!!.....푸후훗~.....'

양미간을 찌푸린 성훈이의 눈동자가 이상하리만치 빛을 띄고 있었다...



``이모 ! 가게는 어떻게 하고 또 들어왔어 ?''

지원이의 집에 들어온 성훈이는 생각지도 않은 이모의 모습에
의아해 한다

``응~ 아까 깜빡잊고 도장을 안가져갔잖니 !!~
  이래저래 도장찍을 일이 많은데...
  성훈아~ 밥 먹었니 ?...들어 온 김에 이모가 밥 차려줄까 ?''

``아니야 먹었어~..  나 그럼 들어갈께''

``성훈아~ 이리 좀 와봐라''

정아는 자신에게 다가온 성훈을 꼬옥 껴안아 준다

``이모가 얼마나 우리성훈이를 사랑하는지 알고있지 ? ''

``응''

``이모는 우리성훈이를 아주 많이 사랑한단다...아주 아주 많이~''

``나도 이모 사랑해~''

``그래~ 그래~ 우리 이쁜 강아지~
  그런데..성훈아~.. 아빠 너무 미워하지 마라~
  이모가 많이 생각해 보았는데 우리 성훈이까지 아빠를 미워한다면
  아빠가 너무 불쌍하잖니~..아빠도 술만 드시지 않으면 괜찮은 아빠잖아...
  그렇지 ? 성훈아~...''

``그래~~''

``우리 성훈이는 정말 천사야~  너무나도 착한 천사야~''

[쾅~!]

지원이가 현관문을 부서질듯이 닫고 들어온다

``어이구!~ 젠장~ 난 절대로 술은 안마셔야지...정말 깬다 깨 !!!
  어~엄마 ! 왠일이야 ? 이 시간에 ?''

``아니~ 너도 이 시간에 어떻게 된거냐 ?
  올려면 아직도 멀었구나 하고 있었는데.. ''

``응 ~ 나만 좀 빨리 왔지~
  그런데 이것 뭐야 ?  완전 두 사람이 눈물겨운 모자사이같아 ?!!..
  나는 마치 의붓자식 같아...''

``허이구.....싱거운 녀석 같으니...
  그런데 너 엘레베이터안에서부터 옷을 홀딱 벗고 온거냐 ?''

``헉~! 그 무슨 소리 !
  엄마 아들이 성 도착증 환자인줄 알아?~ 엘레베이터에안서 옷을 벗게?
  계속 성훈이 집에서 분위기 좋게 밥 먹고 있다가 아저씨 들어와서
  열나게 이쪽으로 튄거야 !''

``아저씨 ?..성훈아 ?..아빠 또 술 마셨니 ?''

``응 !...많이 마신것 같아.. 그런데....이모?.. 나 이제 방에 들어갈께''

``그래~ 어서 들어가라 ''

지원이의 방은 언제나 편안함을 안겨준다
성훈이는 지원이의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아버렸다
하지만 문을 통해서 정아와 지원이의 말소리가 들려온다

``엄마 ! 정말 예술가들은 다 그런거야 ?
  아저씨만 보면 인간이 무서워 져 !
  어떻게 그렇게 두가지 얼굴로 살아갈수가 있지 ?
  무서븐 일이야 ! 진짜 엄청 무서버 !''

``지원아~ 아저씨 어떻게 하고 계시니 ?''

``엄마 갈 필요 없어.. 또 어떤 골 빈 여자가 함께 따라오더라고...
  근데 그 여자 이름이 유순진이야 ! 유순진 ! 순진 ! 푸하하하~
  또 이러다가 어느 날 그 여자가 티비에 나와서 방글방글 웃으면서
  저 너무너무 순진해요~ 이러겠지 ?...진짜 웃긴다! 웃겨 !~ 아흐~!''

``흠''

정아의 얼굴이 한없이 어두워져만 간다

``엄마 ! 그런데 아저씨 이렇게 밖에 살수 없는거야 ?
  이기지도 못하는 술이라면 아얘 마시지도 말아야지..이건 뭐야 ?
  정말 술 취한 아저씨는 개 만도 못해 보여 !!! 인간이 싫어진다고 ''

``지원아 ! 너 그게 무슨 말이냐 ?
  아저씨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지 !''

``엄마 ! 또~ 파르르르 하네...뭐 그래도 내가 틀린말 했어 ?
  난 진실을 말하는 거라고....진실을....아흐~!
  그럼~ 울엄마는 또 열심히 가게 가서 일하시고
  소자는 이만 방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 저 녀석이 !!!''

지원이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눈을 감고 있는 성훈이에게 달려 들었다

``헤이~ 내 강아지 ?!! 자냐 ? ''

``후후~ 형~ 간지럼 태우지마....아휴...간지럽단 말이야...''

``내 강아지.. 지금 기분이 상당히 다운되어있을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 엉아가 또 위문 공연을 해 줘야 될것 같은데...어때.?''

``글쎄 ?''

``레파토리 좍좍 말해 ! 밤이 새도록 불러 줄테니깐....''

지원이는 벽에 세워 놓은 기타를 가져와 튕~! 튕~! 튕기기 시작한다

``그것 있지 !''

``뭐 ?''

``왜 태어났니?~ 하는 그런 노래...''

``뭐어?  그런 노래도 있어 ?''

``없어 ?... 예전에 들어 본것 같은데 !!''

``성훈아~''

``응''

지원이는 기타를 침대밑에 두고 누워있던 성훈이를 일으켜 세웠다

``넌 잘 태어난거야 !
  난 너만 보면 기분이.. 그냥~..좋아진단 말이야~
  넌 천사야~ 정말 천사라고~''

``형~!''

``그래 !~''

``사랑해~''

``커헉~! 그래~ 그래~ 나도 널 사랑한다고..
  사랑해도 무지막지하게 사랑한단말이다..자 그런김에 이 형의 넓은 품에
  팍 ! 안겨봐라~...자~ 성훈강아지!~ 준비 하고... 발사 !''

``하하하하하하''

``또 웃네 ?...너! 너! 아무래도 웃음병 걸린것 같다?....큰~...큰일이다
  불치병이면 어떡하냐 ?
  그런데 이 티좀 벗어라 도대체 왜 이렇게 답답하게 입고 있는거야''

``형~..벗기지마...춥단 말이야...''

``형아가 따뜻하게 해 줄테니깐 걱정 말고 벗어 !''

지원이는 성훈이가 필사적으로 막는데도 억지로 폴라티를 벗겼다
그러자 성훈이의 목줄기 사이로 붉은줄 몇가닥이 지원이의 눈으로 들어온다

``아니~ 이게 뭐야 !!!  또 아저씨가 그런거야 ?!? ''

이 말을 들은 성훈이가 히스테릭하게 이불을 끌어와서 머리끝까지 덮고 누워버린다

``성훈아~''

``벗기지 말라고 했잖아 !!! ''

이불속에서 울먹이고 있는 성훈이를 지원이는 이불채로 꽈악 안아주었다

``성훈아~~ 조금만 기다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내가 널 반드시 책임질테니깐
  그때까지만 힘들어도 꾹 참아...알았지 ?
  조금만 더 기다리면 돼!~ 조금만~''

지금 성훈이는 지원이의 팔베개를 하고 잠을 자고 있다
하지만 지원이는 열이 받아서 잠도 못 이룰 지경이다

`이것 쳐 들어가서 화악~! 뒤집어 엎고 개 값을 물어 !!!'

`강진영 ! 지가 아버지면 아버지지~..왜 애를 허구헌날 잡는거야 !!
 자신은 속까지 다 썩어 문드러졌으면서..''

`성훈이 엄마가 죽은게 뭐가 성훈이 탓이란 거야
 따지고 보면 다 자신이 그렇게 만들어 놓은거지
 그렇게 아내를 사랑한다면 아얘 하지를 말았으면 될것 아냐? 허~ 참~!
 할것 다하고 나서 이제 와서 뭘 어쩌란 거야 ?
 성훈이 잡으면 뭐 죽은 이모가 살아 나오기냐 하냔 말이야 ?
 이해할수 없는 인간이야 ? 젠장~
 이것 ! 정말 열 받네 ~.....미치겄네~!!!'

지원이는 끓어오르는 분노감에 숨쉬기조차 괴로왔다
자고 있는 성훈이의 얼굴을 쳐다보던 지원은
서서히 눈길을 성훈이의 목으로 타내려오기 시작했다

`녀석~ 얼마나 괴로왔을까 ?'

성훈이의 목에 뚜렷하게 나 있는 붉은 줄~
그 붉은 줄을 따라 자신의 손가락에 침을 발라가면서 계속 문질러 주는
지원이의 눈에 경련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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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성훈이는 학교 뒷동산 한적한 풀밭에서 뒹굴고 있었다
참 포근한 날이다

``키득키득~!!...어디 있나 찾아 보았더니 여기 있네 ?...푸하하
  강성훈 ! 진짜 너 !우리 학교로 오긴 온거구나~
  그런데 네가 교복 입은 모습 보니깐....기분이 상당히 야릇해 지는데..

성훈이는 빛을 등지고 나타난 한 학생을 보고 눈살을 찌푸린다

``조성훈 ! 학교에서 나 아는 척 하지 말랬지 ?!! ''

``어쭈~...그래 여기 학교다...그럼 내가 선배라는것도 잘 알겠네 ?
  그렇다면~~너 ! 이렇게 말 !! 팍팍 놓으면 안되지~
  그럼~ 내가 무지 섭해지잖아.....안 그러냐 ? 강성훈 !''

``꺼져 !!!~''

``호~..분위기 꽤 잡는구나..
  그래도... 꺼져~?..이게뭐냐 ?...모기소리 만하게....하하하~
  이왕 할거면 깔지말고 더 크게 해봐~.. 저 교실까지 다 들리게 !

``조성훈 ! 다시한번 말하는데...학교에선 나 아는척 하지마라~
  나랑 계속 연결이 되고 싶다면.....알아서 처신 하란 말이야~''

성훈이는 귀찮다는 듯이 조성훈을 쳐다보고 옆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자 성훈이의 눈 속에 지원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조성훈 ! 빨리 꺼져 ~!...빨리 꺼지라고 !!!''

이 말을 하고 성훈이는 벌떡 일어나서 지원이가 올라오고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형~''

``아구~..우리 강아지..여기 있었네...한참을 찾았잖아''

`우리 강아지 ???...푸훗~...놀구들 있네!!!'

조성훈은 저 만치서 들리는 지원이의 말소리에 소름이 돋는 자신의 팔을
털면서 반대편쪽으로 발길을 옮기려는데 언제 달려왔는지
자신의 어깨를 지원이가 잡아채고 있었다..

``뒷 모습만 봐도 넌 줄 알았지 !
  조성훈 ! 너 어떻게 된거야 ?
  왜 코빼기도 안보여 ? 너 정말 이 따위로 할거야 ?''

``은선배 ! 내가 이미 말했었잖아요....이젠 수영 따윈 버렸다고''

이 말이 조성훈의 입에서 다 나오기도 전에 지원이의 손이
조성훈의 얼굴을 날리고 있었다
저 쪽으로 나가떨어진 조성훈이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면서 일어난다

``뭐 ? 수영따위 버렸다고 ?
  너 지금 말 다한거야...너 좋다고 사정사정해서 들어올때는 언제고
  이젠 싫증이 나서 버린다고 ?
  너!.. 네... 모든인생을 이 따위로 사는 거야 ?
  네 마음대로 사는거냐고 ?''

``은선배에게는 할 말이 없어요 !!!
  하지만 지겹단 말이예요....수영의 수자도 듣기 싫은걸 어떡해요 !!!''

``변명은 필요없고
  저녁 연습때 부터 나와 !!! 감독님께는 내가 잘 말씀드릴테니깐''

`또 지 멋대로 다 결정하고 있네 !
 내 인생 내 마음대로 산다는데 주제넘게시리..
 하여간 똥폼 잡는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군 ! 은지원 !!!'

조성훈의 얼굴은 더 이상 구겨질대가 없어 보일정도로 인상을 쓰고 있었다

``조성훈 ! 왜 대답이 없어 !!!''

``알았어요 ! 알았어 !~ 심각하게 한번 더 생각해 보죠
  하지만 오늘 저녁은 진짜로 힘들겠어요...집에 상을 당해서
  부리나케 집으로 가야 하기땜시....''

``진짜냐 ? 너 ?''

``그럼요!...우리 집안이 요사이 좀 심각하신 분들이 많아서
  저도 정신이 없을 지경이예요''

``흠?!?...그래..??...앗참 ! 성훈아 인사해라~
  이쪽은 2 학년 조 성...~ 아 그러고보니 둘다 성훈이구나..하하하~
  그런데 생긴건 무지하게 다르군...기럭지도 다르고...하하하하하
  조성훈이라고 하는 녀석이다.....인사해라 !''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강성훈 입니다...''

`허걱~!..이 녀석 좀 봐라~.... 진짜 얼굴색 하나 안 변하네'

조성훈은 강성훈의 예절바른 인사에 섬찢한 느낌까지 받게된다

``야~! 인사를 받았으면 너도 답해야지 !!''

``아아~ 그래...난 조성훈이야...만나서 반갑다''

악수를 요구하듯 조성훈이 한 손을 내밀자 성훈이는 입가에 미소까지
띄면서 두 손으로 화답한다....거기에 가벼운 목례까지 곁들여서...

성훈이의 손에 잡힌 조성훈의 손이 식은땀으로 축축해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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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왜?~''

``점심시간때~.. 그 선배~.. 조성훈이라는 ?''

``응''

``형 에게 중요한 사람이야 ?''

``중요 ? 중요라 ?...글쎄다~
  그 녀석 겉 보기에는 껄렁껄렁 하고 질이 안 좋아보이지만
  어쨌던 우리 수영부에는 꼭 필요한 녀석이다
  특히~ 배영에서는 나도 그 녀석을 못 따라 갈 정도니....''

``형을 능가한다고 ?...그 선배가 ?''

성훈이의 표정이 산란해지고 있다

``응~! 그 녀석 희한한 녀석이야 !
  다른영은 거의 물에서 노는 수준인데 배영 만큼은 무서우리만치 잘해!!''

``그래 ?.....그러면 안되는데....''

``뭐가 안돼 ?...성훈아 ?...하하하~
  세상은 이기고만 살아야 하는게 아냐 !
  한 사람이 모든 능력을 부여 다 받았다면 그것 인간적으로 너무한것 같지않냐 ?
  내가 잘 하는 것이 있으면 못 하는 부분도 당연히 있어야지~
  그래서 혼자서는 못 사는거잖아~....혼자서는 불완전한 면이 많으니..
  아~이것!! 오늘.. 또.. 은지원~ 한유식! 하는구나......
  어떠냐 ?..성훈아~..이 형이 무쟈 존경스럽게 보이지 않냐 ?...아흐~!''

지원이의 귀여운 행동에 성훈이는 까르르 웃는다
그 웃음이 멈추자..

``그래 ?..그렇다면.. 그선배가 지금 형에게 꼭 ~! 필요한 존재란 말이지 ?''

``그래~...그 녀석 하는 짓 보면 물 속에다 쳐 밖고 꺼내 주고 싶지도 않지만
  이번 친선 시합에서도 그 녀석이 빠져서 배영을 놓쳤어...
  으악~! 또 생각하니깐 열 받는다
  배영 부분에선 한 사람도 승리한 사람이 없다니 ''
  이럴수가 !!! 신이여 정녕 저를 버리시나이까 ?...신이시여 !!!''

``형?..연습시간 늦겠다...가자..''

``앗..그렇구나.. 그런데...성훈이..넌 어떡할래 ?''

``당연히 형 ! 기다려야지...형 연습하는것 구경할께..''

``암~그래야지..가자~...우리 이쁜 강아지...아유 이뻐라..~
  자 그런김에 이 형에게 쪽~! 한번 할까 ?''

``후후~..형도 참~...여긴 학교야~~....''

``뭐~ 어때 ? 내 사랑하는 동생이 형에게 애정의 표현을 좀 한다는데
  그게 풍기문란죄에 들어간단 말이냐 ?''

``하하하하~....흠.......그럼.. 눈 감아봐~''

성훈이의 말에 지원은 눈을 감는다
그런 지원이의 오른쪽 뺨에 성훈이가 입술을 맞춘다

``아흐~...이것....또....기분 엄청 좋아진다
  아구 이쁜것 ~!...쪽~! 도 엄청시리 잘해요...이뻐 죽겠어 !!
  우리 강아지...정말 이뻐 죽겠다고...하하하하하~''

지원이가 성훈이의 손을 꽉 잡고 달음질 치듯 학교 수영장으로 뛰어간다
그 손에 이끌려 함께 뛰어가는 성훈이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형 에게 필요하단 말이지...?...조성훈이 형에게 꼭 !! 필요하단 말이지..?..'



``야 ~! 조성훈 왜 이렇게 인상을 구기고 있냐 ?''

``엇~! 이 놈의 자식~! 한 몇일간 안 보이더니
  오늘은 어떻게 된거냐 ?''

``부모님이 연짱으로 내리 집에 계시더라고...
  어제서야 겨우 떠나셨다''

재덕이가 조성훈이 피던 담배를 뺏어서 입에 가져간다

``이 새끼 모야 ? 그 버릇 아직 못 고쳤냐 ?
  돈도 많은 녀석이 사 피워 !!!''

``야 ! 야 ! 나 담배 같은것 안 산다는것 잘 알면서 ?
  너 갑자기 왜 이러는거냐 ?~~''

``재덕아 오늘만큼은 너의 두 얼굴이 무지하게 역겹게 느껴진다
  부모님 있을때는 천하에 없는 모범생 !!!~
  부모님이 외국으로 날르면 천하에 없는 날라리~
  하하하하하~''

조성훈이 재덕이의 입에 물려있는 담배를 다시 뺏어서 입에 문다

``조성훈~! 세상은 약게 살아야 하는거야~
  그래야 용돈도 팍팍 받을수 있는거고
  조금만 머리를 쓰면 즐겁게 살수 있는것을 왜 힘들게 사냐 ?''

``그래 맞다~
  너 같은 놈이 똑똑한 놈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강성훈 ! 그 자식은 너무나도 섬찢해 !!!
  넌 좀 귀엽기라도 한데...''

``무슨 소리야 ? 강성훈이 뭐 ?!! 앗 참 그러고보니...
  그 녀석 !! 우리 학교로 왔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냐 ?''

조성훈이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담배를 꺼내더니 재덕이에게 건네준다

``그래 !!~ 나도 그 말 듣고 오늘 하루 왠 종일 그 녀석 찾으러
  학교를 이 잡듯이 뒤졌지 ''

``그래 ? 그래서 찾았냐 ?''

``당연히 찾았지 ! 내가 한번 마음 먹으면 끝장을 보잖냐 ''

``그럼 그 녀석 교복 입은 모습도 보았겠네 ?
  어떠냐 ? 학교에서도 그 미모 그대로냐 ?''

``푸후흣 !! 한 마디로 죽이더라 !!! 미친듯이 입고 다니는것만 보다가
  단정한 모습을 보니깐~...진짜 ..이상하리만치 기분이 묘해 지더라고''

``그래 ?!! 그 정도야 ???''

``그런데 그 녀석이 나 보고 뭐라고 했는지 아냐 ?''

``뭐라고 했는데 ?''

``그 녀석이 날 보더니 " 선배님 처음 뵙겠습니다...저는 강성훈 입니다 "~
  푸훗~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내 눈 똑바로 쳐다보면서 이러는데
  녀석!!!~ 진짜... 섬찢하데 ''

조성훈이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잘근잘근 씹어댄다

``강성훈 그러고도 남을 놈이지 그러니깐 고지용이 그 녀석이라면
  사족을 못쓰잖아~''

``그런데 이상한게 너 은지원 알지 ?''

``그럼 울학교 학생중 은지원 모르는 인간도 있냐 ?''

``강성훈이 은지원이랑 아는사이인것 같더라고 그것도 아주 절친한~
  그런데 은지원이 강성훈 보고 뭐라고 하는지 아냐 ? ~
  내 강아지~ 이러더라고....내참 !....닭살 돋아서리....푸풋풋

이 말을 들은 재덕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떨어뜨려 버린다

``뭐어 ! 은지원이 ?!!. 그런 낯 간지러운 말을 했다고 ?
  거참~ 세상 오래살고 볼 일이네 ''

``야 ~! 너희들 둘 ! 뭔 재미있는 이야기를 그렇게 하는거냐 ?''

``어엇...수원이..오래간만이구나.... ''

``야앗...재덕이 너 !...진짜 오래간 만이다..그래 !! 부모님 오셨었냐 ?''

``두 말하면 잔소리지 ''

``그런데 조성훈 넌 얼굴이 왜 이모양이냐 ?''

``응 ! 은지원한테 한방 맞았다 ''

``뭐 ? 은지원이 왜 ? ''

``수영부 토낀다고 그러지 뭐 ~!!''

``그 놈의 수영부 아직도 발 못끊은거야 ??''

``나야~ 발 탁 끊었지 그런데 워낙 내 재능이 뛰어나니 놔 주지를 않잖냐~!!''

``그래~ !! 그것 참 신경쓰이겠다''

``어~ 저기... 짱 !! 왔네 ''

수원이가 지용이에게 미친듯이 달려간다

``저 자식은 고지용 강아지냐 ? 봐주지도 않는데 일편단심이네~''

지용이에게 뛰어가는 수원이를 보며 재덕이가 인상을 찌푸린다

``내비둬라~ 수원이 착한 녀석이다 지 좋아서 저러는것을 누가 말릴수 있겠냐~
  그런데  강성훈 그 녀석이 요새 얼굴 안 내미니 고지용 저 자식 ! 닥치는 대로
  화풀이 한다고 하던데.....''

``뭐 ?  화풀이 ?''

재덕이가 조성훈에게 바짝 다가간다

``그래~..고지용 ! 저 녀석 !!! 강성훈만 옆에 있으면 괜찮은 쨩~!! 인데
  녀석만 없으면 완전 개차반이 되잖냐...
  어제도 아마 한다까리 거나하게 했다지..상대방 몇놈! 완전 골로 갔다던데~
  어쨌던 빨리 강성훈이 얼굴을 보여야 이 바닥도 평화가 찾아 올텐데
  요 몇일간은 너무 피를 봐서 속이 안 좋을 정도니~!!''

``야 야 조성훈... 고지용.. 온다''

지용이가 건들건들 다가온다

``재덕~! 오래간 만이다~...그리고 조성훈 !~ 넌.... 어제 봤었나 ?
  가물가물하군...~...그런데..너희들 둘다...강동 다닌다고 했지 ?
  소문에...강성훈이 그 쪽 학교로 갔다고 하던데... 본적 있어 ?!''

지용이가 조성훈의 얼굴에다 자신의 얼굴을 들이민다
지용이를 볼때마다 참으로 이상한 기분이 든다
생긴것은 완전 기지배쪽인데 싸울때 보면 경외심 마저 들게만드는 고지용 !!
조성훈은 지금...
자신의 코 앞에 다가와 있는 지용이를 보면서 숨이 다 막힐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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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형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거야
난 오로지 형이 있기때문에 세상을 살아가는거니깐~

물소리가 체육관을 가른다
반복적인 동작이 계속 되고 있다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의 반복적인 동작들만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볼때마다 새롭다
살아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 숨 쉬고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
이 곳에 들어오니 온 몸으로 느낄수가 있다

이 곳이 수영장이라서 느끼는것이 아니다
이 곳에 엄마의 뱃속같은 물이 있어서는 더더욱 아니다..
내가 이 곳에 머무르고 싶은 이유는 단 한가지 !
형이 있기 때문이다

``자 오늘도 모두 수고했다 !!
  내일 또 훈련 할 생각들이면 어디새지 말고 곧장 집으로 가서 쉬어라
  알겠나 !!!''

``네!!!!!!!''

수영부 아이들이 부산하게 샤워실로 뛰어간다
그때 코치가 지원이를 부른다

``지원아 ! 나 좀 보자~''

``네 ! 무슨 일이십니까 ?''

``조성훈 그 녀석은 어떻게 된거냐 ?  학교는 빠지지 않고 오는것 같던데!''

``네 !! 걱정 마십시오!! ~ 제가 어떻게 해서든지 다시 끌고 오겠습니다''

``그래~! ...줘 패서라도 그놈의 자식 끌고 와라 !!!
  도대체 수영부를 뭘로 보고 그놈의 자식이 그렇게 날뛰는 건지..
  예전 같았으면 매찜질을 했을텐데''

``코치님 ! 너무 흥분하지 마십시오 ! 코치님 나이에 흥분은 독약입니다~ 하하하''

``허허~ 이 놈이 지금 뭐라고 지껄이는거냐 ??!!!
  그런데 저쪽에 있는 아 ~! 교복봐서는 남자 같은데 ~
  계속 너만 쳐다 보고 있던데 아는 애냐 ?''

``아하~ 네 ! 제 동생입니다''

``네 동생 ? 너 한테 동생이 있었던가 ? 너 외동아들 아니였나 ?''

``맞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외동아들이죠 !!!
  하지만 저 녀석은 제 동생이 맞습니다 . 하하하하~
  코치님 ! 그럼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지원이가 성훈이에게 뛰어간다

`싱거운 녀석 같으니 ~ 그런데 공식적으로 외동아들 ? 이라~
 허허~ 무슨 소린지 도대체 모르겠네 ?''

성훈이가 뛰어오는 지원이를 보고 웃는다

``기다리는데 지루했지 ?
  샤워실 같이 가자~ 그런데 너 옷 젖겠다 . 그냥 여기 있을래 ?
  형 ~! 쏜살같이 뛰어가서 물만 뒤집어 쓰고 올테니깐~''

``아니야~ 같이가 !
  옷이야 젖으면... 그 뿐인데''

``그래 그래... 아고 귀여운 내 강아지~ ... 같이 가자 !!''

지원이가 성훈이의 얼굴을 잡고 이마에 뽀뽀를 해 준다
그러자 성훈이의 눈동자가 까닭을 알수없는 아쉬움으로 점철되어진다

``어이 주장~ 걘 누구야 ? ''

``응~! 내 동생 강성훈이다 이번에 입학했다
  너희들 이 아이 날 보듯이 해야한다 ~
  절대로 괴롭혀서는 안된단말이다 . 하하하하~ ?!!

지원이는 몸에 비누를 묻히면서 연신 벙글벙글 거린다

``그런데 주장? 생긴게 좀 그렇다 ''

``뭐가 ? 우리 성훈이가 어디가 어때서 ?!!''

``아니~ 좀 여자같이 생겨서 이렇게 홀딱 벗고 있는 모습 보이기가
  왠지 좀 껄쩍지근한데 ''

``뭐 ?? 하하하하하~ 성훈아 이 놈의 자식이 너 보고 여자같이 생겼단다
  너 무지하게 열 받지 않냐 ?''

성훈이는 지원이의 말에 싱긋이 미소로만 답한다

``앗 ! 지원이형 비누줘 !! 등은 내가 문질러 줄께~''

``아니야~ 이리 가까이 오지마 ! 옷 젖는다 말이야
  아직 쌀쌀한데 옷 젖으면 감기 걸린다''

``아니야~ 내가 해 주고 싶어서 그래~ 비누 줘 ?!!''

성훈이가 지원이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간다

``그래 ? 그럼 잠깐만 ''

지원이가 샤워 꼭지를 잠궈버리자
성훈이는 비누를 손에 비빈다음 지원이의 등을 문지른다
조금씩 조금씩 곡선을 그리면서 지원이의 등에 비누거품을 일으킨다

`형의 목~ 형의 어깨~ 형의 등줄기에서 내 손이 춤을추고있다'

성훈이는 눈을감고 지원이의 피부감촉을 느낀다
지원이의 피부조직 세포들이 꿈틀거리는것이 성훈이의 손가락으로 전달된다

``성훈아~모가 이렇게 시원하냐 ?
  긴장된 근육들이 다 풀리는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하하~ 잠이 다 솔솔 올 지경이다''

성훈이는 더욱더 부드럽게 지원이의 등을 마사지 해준다
지원이는 절대로 모를 것이다~
성훈이가 이런 날을 대비해서 안마 시술소를 기웃기웃거리면서
마사지 기술을 배웠다는 것을~

``주장~! 우리부터 간다
  내일 또 보자고 ~''

``그래 ! 그런데... 너희들 어디새지 말고 곧장 집에가서 쳐박혀 자야한다 !!
  혹시라도..  내일 연습에 지장주는 인간이 한 놈이라도 있다면
  그 즉시 ....전체기합일테니..!!~
  모두다 잘 알아들었겠지 ?!!''

``거 무슨소리를 ! 우리 걱정은 하지말고 주장걱정이나 하슈~!! 하하하하하~~~!!''

``짜식들이 !!''

지원이가 샤워물줄기를 밖으로 나가는 아이들에게 뿌려대자
그 와중에 성훈이의 옷이 젖어 버리고 만다...

``아니~! 이걸 어쩐다냐 ? 내 강아지 옷이 흠뻑 다 젖어버렸네~
  아무래도 너 오늘 내 체육복 입고 가야겠다
  성훈아 빨리 옷 벗어라 !!''

형이 교복 상의를 벗기고 와이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풀어준다
지용이가 옷을 벗길때는 이런 기분이 전혀 들지 않는데...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숫처녀 같은 기분에 빠져든다
내 심장의 박동수는 빨라지고 호흡은 자꾸만 가빠진다

``형~ 사랑해~''

형이 바지를 벗기던 손을 멈추고 내 얼굴을 쳐다 본다

``하하하~ 미치겠네~
  성훈아~ 너 그런 말은 때와 장소를 좀 가려가면서 말 하라고 했지!
  형이 이렇게 네 옷을 벗기고 있을때 그런 말 하면
  형도 자제하기 힘들어져 !!... 푸하하하하~''

``그럼~ 자제하지마 ! 형~''

나는 형을 유혹하고 있다
형의 눈빛이 흔들린다

``이..이 녀석이!!~~너 내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나 알고 그런 말 하는거냐 ?
  네가 지금 내게 한 대답은 진짜 상당히 위험한 말인거야 !!!
  우리강아지 처럼 순진한 녀석이 쓸 말이 못된단 말이다...~
  허허...이것~ 참~!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한테 말한 내가 잘못이지~''

형이 다시 나의 옷을 벗겨준다
나도 더 이상의 말은 하지 하지 않을것이다
지금의 나는... 형의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동생이므로...

하지만 내 피부에 닿는 형의 손길이 나를 자꾸만 자극시켜간다
안되겠다 !!! 조만간에 지용이를 만나러 가야만 할것 같다

``성훈아 이왕 벗은김에 샤워해라!! 그럼~ 집에가서 할 필요없잖아~''

``응~ 하지만 지금 팔 힘이 하나도 없어~ 형이 좀 씻겨줄래~''

나는 형의 손길을 더 깊숙히 느끼고 싶어진다

``그래~ 형이 씻겨줄게~
  그런데 이렇게 씻겨주는 것 참 오래간만인것 같다
  너 어렸을때는 내가 다 씻겨 주었는데...''

형의 손이 지나쳐 가는 곳마다 내 몸이 점점 깨끗해지고 있다
속 까지 깨끗해졌으면 좋겠는데..

``우~! 씨펄~ 네 몸에 난 이 놈의 상처들만 보면 미치고 환장할것 같아~
  도대체 네 아버진 !! 언제까지 이 짓을 계속 할려고 하는건지~''

형이 거미줄처럼 이어진 나의 상처를 다정하게 어루만져 준다
이럴때는 내게 상처를 준 아버지에게 고마움이 느껴질 정도다
그 인간같지 않은 내 아버지에게 말이다

``성훈아~ 조금만 참아라 !!!
  형이 너를 꼭 구해줄테니깐~''

형이 비누칠로 미끄덕 거리는 내 몸을 안아준다
형과 내 몸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하루하루가 오늘만 같았으면... 살아가는것이 즐거울것만 같다~

``사랑해~ 형~''

형이 내 눈동자를 쳐다봐 준다

``그래~ 그래~ 나도 너를 미치도록 사랑한다~
  귀여운 내 강아지..성훈아~''

나를 안아주는 형의 팔 힘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나는 지금 행복하다~




``조성훈 ! 이리 나왓 !!''

지원이가 조성훈이 있는 2 학년 교실로 찾아왔다

`우~! 저 인간이 이젠 본격적으로 나서네..~ 젠장~!!''

조성훈은 책상 밑을 발로 몇번 차더니 어슬렁 일어난다

``아니~! 바쁘신 선배님께서 이런 누추한 곳까지 어떻게 오셨습니까 ?
  부르시면 제가 제까닥 날라서 갈텐데..''

``까대지 말고 빨리 나왓~!''

조성훈이 지원이의 뒤를 따라 나간다
뒤에서 아이들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뭔 일이야 ? 은선배가 직접 다 오고 !!''

``수영부 때문이겠지..''

``그래 ?! 허헛 ! 그럼~ 조성훈의 얼굴이 한편의 작품이 되어서 돌아오겠네
  저 자식 ! 죽어도 수영은 하기 싫다고 하던데..
  은선배 ! 한번 화나면.. 먹이감을 반 죽여 놓잖아 !!
  아무래도 조성훈 ! 저 녀석의 명복을 빌어 줘야 할것 같은데??!!..''

``그래도... 조성훈도 만만치 않을걸~ 쟤네 엄마 완전 월남치마잖아
  학교에 쳐 바른 돈도 엄청나다던데...
  저 녀석도 아마 그것믿고 당당하게 뛰쳐 나간것 아닐까 ?''

``미친자식~! 그렇게 하기 싫은것을 왜 들어갔나 ?
  처음에는 제발 부원으로 받아달라고 싹싹 빌기까지 했다는데..''

``그래도 실력은 있다고 하잖아...~''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군!!!
  저렇게 은선배가 직접오는 것을 보면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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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이와 조성훈은 뒷동산으로 올라왔다

``가 챙겨가지고 왔겠지 ??!! 오늘 부터는 연습해야지 !!''
``선배님 !!''
``야 ~! 임마 !! 주장이라고 불럿 !!!''
``그럴수 없습니다..진지하게게 생각 해 보았는데 수영부로는 돌아갈 마음이
  추후도 없습니다...그러므로 선배님도 이제부터는 학교선배님으로만
  대접 해 드리겠습니다...그 이상은 제게 바라지 마십시오 !! 은선배님 !!

``이 놈의 자식이  !!!
  네가 진짜 수영부를 개떡같이 아는거냐 ?!!!''

지원이의 주먹이 연타로 조성훈의 얼굴을 친다

`제기랄~! 이건 맞을때 마다.. 사람 놀라게 하네 !! 완전 쇠뭉치 잖아 !!
 턱이 다 돌아간것 같네....에이~쉬펄!!'

조성훈은 씩씩거리며 아구를 맞추어 간다

``분이 풀리실때까지 때리셔도 좋습니다 !!!
  맞겠습니다 !!! 하지만 절대로 다시 수영부에 들어갈 생각은 없습니다''

지원이는 앞에서 능글거리면서 이야기하는 조성훈을 도저히 용서할수가 없었다
지원이의 주먹이 계속 조성훈을 향해 날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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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훈이 거울속의 자신의 모습을 쳐다보고있다
그는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보면 볼수록
지원이에 대한 분노로 참을수가 없어진다

``사모님 오셨어요~''

``성훈이는 ?''

``네 2 층에...그런데 도련님 얼굴이 !!''

``성훈이 얼굴이 왜 ?!!''

조성훈 엄마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성훈아~ 아니 너 !!! 세상에~ 누가 이렇게 만들은거야 ?!!''

``만지지마 ! 지금 기분 개떡 같단 말이야 ~''

조성훈이 자신의 얼굴을 만지는 엄마의 손을 뿌리친다

``그러니깐 놀아도 작작 놀으라고 했지 !!
  너 이렇게 만든 놈은 어떻게 됐어 ??!! 그 놈은 멀쩡한거야 ??!
  치료비는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깐 .. 그 놈 가만히 두지 마라 !!
  세상에 이 잘생긴 얼굴을 ~''

``학교에서 맞은거야 ! 밖에서 맞은것 아니라고..''

``뭐 ? 학교에서 ?!! 학교에서 너를 이렇게 만드는 녀석도 있단 말이냐 !!''

조성훈 엄마의 눈이 격심한 분노로 타 오르고 있다

``은지원이라고 혼자서 개폼 다 잡는 녀석이 있는데..
  그 자식이 이렇게 만들어 났어 !!''

``은지원 ?!! 뭐하는 녀석인데 ?''

``수영부 주장인지 뭔지 하는 녀석이야 !!...에이 쉬펄~''

``그 놈은 멀쩡한거야 ? 너 이렇게 만들어 놓고도 그 놈은 멀쩡하냐고 ?''

``멀쩡해 !! 아주 멀쩡하단 말이야..''

``이 못난 놈 ! 넌 주먹이 없어 ~??!! 왜 등신같이 맞고만 있어!''

``그 자식 ! 우리학교 주먹이란 말이야 ~!!
  이 정도로 끝난것도 다행이야 !! 하지만 나 지금 무지 열받았어 ''

조성훈 엄마의 입술에 경련이 일더니 1 층으로 내려가 수화기를 집어든다

``아~ 교장 선생님이시죠 ?
  조성훈 엄마입니다...아 네~...호호호호호~~...
  그런데....저.... 드릴 말씀이 있어서....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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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아~..그냥 일주일간 푹 쉰다고 마음 편히 생각해라 !!
  말이 정학이지.....다른 쪽에는 전혀 해가 가지 않을거다
  교장 선생님도 어쩔수 없어서 내린 결정이시니..''

``괜찮습니다 ! 선생님 !
  일주일간 푹 쉰다고 생각하죠 뭐 ?...하하하하하~
  일주일 뒤에 다시 뵙겠습니다...그럼...건강하시고 두루 평안하십시오!!''

``후후~ 녀석 !!!''

지원이가 터덜터덜 1 학년 교실쪽으로 가고 있다
성훈이의 반이 눈에 보인다

``야~! 꼬마 !! 강성훈 좀 불러와라~''

``강성훈 ? 강성훈이 누구지 ?~''

``너 이반 아니야 ?''

``맞아요 ~ 그런데 강성훈 ?! 아핫 ?!? 그 말 한마디 안하는 얼굴 하얀 애 !~
  잠깐 기다리세요 .. 불러 올께요~''

교실 안쪽으로 성훈이의 얼굴이 보인다
성훈이가 지원이를 쳐다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나온다

``어떻게 된거야 ? 형이 우리 교실까지 다 오고 ~''

``나~ 일주일동안 휴가 받았다''

``휴가 ?!? 무슨 휴가 ?!?''

``푸후후!!~ 왜 이리 눈을 땡그랗게 뜨는거야 !!!''

지원이가 성훈이의 코를 잡고 흔든다

``나~ 한 몇일 머리 식히고 올거다.. 그때까지 내 강아지 잘 있을수 있지 ?''

``형 ??~''

``자세한건 갔다와서 말해줄께!!~
  지금은 바닷물에 화악 뛰어들고 싶은 마음 뿐이다 ''

``형 !~''

``밥 같은것 제때 챙겨먹고 만약 아버지가 또 술마시고 행패부리면
  우리집 가서 엄마랑 함께 지내 ...
  맞고만 있지 말고 !!  아유 젠장~ 빨리 내가 대학에 가야
  너를 그 집에서 빠져나오게 할수 있을텐데..
  하여간 형 올때까지 몸 조심하고 차 조심하고 알았지 ??!!!''

``형도 조심해~....그리고 나 너무 혼자 두지마 !!''

성훈이의 눈동자가 사슴처럼 흔들린다..

``그럼~! 너 보고 싶어서라도 오래는 못있지 ~ 하하하하''

지원이가 활짝 웃으면서 뛰어간다
성훈이는 또 혼자가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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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훈이가 3 학년 교실쪽으로 찾아갔다

``어어~! 누구지 ?''

``저기 지원형 동생~ 강성훈인데요 ''

``아 ! 맞다 맞아~ 그때 샤워실에서 봤지 ~''

``지원이형 무슨 일 있어요 ?''

``으흥...그 일 때문에 왔나 보구나?..그런데...후~~.. 그게 좀 ....''

``무슨 일인데요 ?!!...지원이형 다짜고짜로 바다 간다면서 가버렸는데...''

``으응~..사실 !!...별것은 아니야...지원이가 조성훈을 손 좀 봐준것 뿐이거든 !
  그런데 그 놈 엄마가 난리를 쳤나보더라.. 그 놈 ! 엄마가 이 학교 물주거든..
  그래서 지원이 정학 먹어버렸다~''

``그래요 ?!!''

성훈이의 눈동자에서 독기가 품어져 나온다

``그런데...저....조성훈이라는 분이 수영부에 그렇게 필요한 존재인가요 ?''

``글쎄~... 지원이가 워낙 수영부를 아껴서 그렇지~
  거기다 승부에 대한 집착도 엄청나잖냐 !! 그 녀석이~
  그리고.. 우리같은 운동부들은 대학 가려면 이걸로만 가야 하는데
  그럴러면 전국대회 같은데서도 상을 팍팍 따야지만 해 !!
  대학에 강한 인상을 심어줘야 하니깐....
  솔직히 지원이 개인을 탐내는 대학은 많은데 지원이는 자신만 살려고는
  하지않아 !!..요새도....친구들과 다 함께 가려고 대학교측이랑
  줄다리기 하고 있는 중이지....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각종대회에서의 성적이 관건이 되는데..
  그럴려면 조성훈이 꼭 필요하기는 하단다...배영쪽은 그녀석 뿐이니~!!~''

``그래요 ?!? 그렇다면 조성훈이라는 분이 형에게 꼭 필요한 존재란 말이군요 !
  거기다 형이 정학을 당한것도 조성훈이라는 분 때문이고요~!~~''

성훈이의 눈동자에 서서히 살기가 드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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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

``누구얏 !! 전화를 했으면 말을 해 !!!''

``너 ! 누구야 ?: 숨만 쉬지 말고 말을 하라니깐 !!''

[조성훈 !]

``누구냐 ?''

[강성훈~]

``뭐 ? 강성훈~ ! 아니 이런~ 귀하신 몸이 어떻게 직접 전화를~''

[지금 나왓!~]

전화는 이내 끊어졌다
수화기를 든 조성훈은 마치 귀신에 홀린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하지만 그는...곧 ...무엇엔가 이끌리듯 외출복으로 갈아입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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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밤바람은 무척이나 춥다
이런때에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니......~
날씨까지 나를 도와주고 있는것 같다

``야~ 강성훈 ~ 들어가지 않고 왠 청승이야 ?''

비 맞은 보람이 있다!~ ...동업자가 걸려 든 것이다~

``지용이 기다려~!!''

나의 입에서 간교한 뱀의 혀처럼 거짓말이 술술 나온다..

``짱을 왜 ??? 밖에서 기다리냐 ? 비도 추적추적 오는데...''

바로 너 때문이다...너에게 나를 보여 주기 위해서 !!

``입 아프게 말 시키지말고 꺼젓!!! ~''

나는 엉덩이까지 치렁치렁하게 늘어뜨려진 긴 웨이브 머리를 쓸어 넘긴다 ..
하지만 비에 젖어 뭉쳐진 머리카락들이 나의 손가락을 무뎌지게 하고말았다
가발은 역시 불편한것 같다...

``자식!~~쨩이 좀 귀여워 해준다고 눈에 배는게 없나 ?
  미친 자식!!~''

녀석이 미쳤는지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기 시작한다
난 그 녀석의 눈동자를 여지없이 쏘아붙였다
그러자 녀석이 황망하게 눈을 내리깔더니 허둥지둥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배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녀석이 !!
감히 ! 내게....기어오르려고 하다니.....!!!
하지만 지금은... 그런...너라도....내게....꼭... 필요한 존재다

내 계산은 자로잰듯 맞아떨어졌다
녀석은 안으로 들어가서도 계속 나를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젠 먹이만 걸려들면 된다

이 생각에 미치자 마자 저 멀리로 먹이가 오는것이 보인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조성훈이 내게로 걸어오고 있는 것이다

``강성훈!!~ ''

이제부터 시작이다

``너 뭐냐 ? 미친년 처럼 비 맞으면서...야~ 들어가자 !!''

조성훈이 나의 팔을 이끈다
하지만 난 머리를 뒤흔들며 그의 팔을 뿌리쳤다..
안에서 나를 주시하고 있는 동업자 녀석의 눈에는 이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너~ 왜그래 ?''
  사람 불러 놓고는 쇼 하려고 그러냐 !?''

``나 지금 추워~!! 좀 안아줘~''

``뭐 ?!! 하하하~... 여기서 너 안았다가 무슨 꼴을 당하려고
  재수없게 고지용 눈에 띄였다가는 그 즉시 황천길일텐데...''

``겁장이 !! ''

내 눈은 그에 대한 심한 경멸의 눈초리로 바뀌어 있었다
그러자 .. 조성훈이 반응을 해 오고 있다
불쌍한 녀석 !! 그래도 남자라고 .. 하하하하하~

조성훈의 향수냄새가 코를 찌른다
난 그의 귀에 속삭인다

``지금 저 안은 썩은 냄새만 가득할 뿐이야~ 들어가면 골치만 아파져 !!..
  우리...조용한 곳으로 가자~... 진지하게 이야기 할게 있으니..''

``어디로 ?''

``저 앞 여관 ~!''

나는 고개를 치켜들고 턱으로 방향을 일러주었다
저기라면 안에서 나를 주시하고 있는 그 녀석도 똑똑히 볼수 있는 곳이다

``좋아~ 가자 !!''

``가만~! 나 좀 안고가줘 ~ 하이힐을 간만에 신었더니 발이 몹시도 아파 !!''

조성훈이 망설인다
역시 죽음과 삶의 갈림길에 서 있게 된다면 어렴풋이라도 느낄수 있게 되나보다
미래에 대한 불길함을.....
하지만 결국 조성훈이 선택한 것은 나를 안아 드는것이였다..

난 조성훈에게 안기자 마자 발광을 했다
두 다리를 흔들고 두 팔을 흔들고 마치 누군가에게 납치가 되어 가는것처럼..
저 안에서 나를 보고 있는 그 녀석도... 또한.....분명 !..이 같이 느꼈으리라.....

``강성훈 ! 너 왜 이래 !? 이러면 안기가 힘들어 지잖아 ~''

``미안하다 .. 조성훈 !!''

이건 내 한 쪽에서 내 뱉는 진심의 말이다

``후후~.. 정말 ..넌 ..이상한 녀석이다 .. 종 잡을수가 없어 ..!!''

난 여전히 머리를 흔들고 팔을 흔들고 다리를 흔들었다
조성훈은 그런나를 떨어지지 않게 꼬옥 안아주며 여관으로 한발작씩 내디디고 있다
여관으로 들어간 후 조성훈에게 닥칠 일들에 대해 나는 머릿속으로 가만히 그려본다
후후~! 약간 불쌍한 느낌마저 든다 ... 하지만 조성훈 네가 자초한 일이다

나의 형을.. 마음 아프게 하다니 !!
그것만으로도 넌 용서받을수가 없단 말이다 !!!
하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조성훈 네가 선택만 잘 한다면 너는 무사히 이 여관을 나갈수 있으리라~....
그러나 끝까지 네가 고집을 꺽지 않는다면.....

글쎄?~~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너 감기 걸리겠다
  젖은 옷 입고 있으면 감기 걸리는 것 직빵이라는데...''

``그래 ?!!..그럼 네가 좀 벗겨줘 .. 나 지금 손 가락에 힘이 하나도 없어~!''

조성훈이 나를 쳐다본다
눈동자가 생각보다 순해 보인다

``넌 참 이상해~ 난 사실 남자끼리 쪽쪽빨고 하는 것 체질상 정말
  맞지 않는데 .. 글쎄~ 널 처음 봤을때 철석같이 여자라고 믿어서
  그러는지는 몰라도 넌 좀 ..... ''

조성훈이 나의 옷을 벗기는 손이 몹시도 떨리고 있다
하지만 내 몸은 감흥이 생기지 않는다
역시 형 이외 내 몸을 벗기는 손들은 나에게 그 어떤 감동도 희열도 주지 않는다

``그런데 넌 말이지....이렇게 미친년 처럼 하고 다니는 것보단
  학교에서 교복 단정히 입고 있는 모습이 사람을 더 이상하게 만들더라~
  네가 학교에서는 어떤 모습일까 ?
  그 궁금증으로 전날 밤 잠까지 설쳤는데 학교에서 너 보고나서는 그 날밤 !
  더... 잠을 설쳐버렸거든... 하하하하하하~''

조성훈이 순진한 미소를 입가에 띄우면서 주절거린다

이젠... 그에게 기회를 줄 시간이 다가온것 같다

``조성훈 ~!''

``응 !!..왜 ?!..''

``너 !!...수영부 다시는 안들어갈거야 ? ''

``뭐 ?!! 아니 왠 갑자기 수영부 이야기를..!! 그래~ 은지원 때문이구나~
  너 오늘 날 불러낸것도 이것 때문인거지 ? 에이 쉬펄~''

조성훈의 입술이 씰룩거리면서 욕을 내뱉고 있다
형을 은지원이라고 함부로 내뱉는 조성훈의 입이 증오스럽다
이 녀석의 입술을 다 뜯어내버리고 싶어질정도다

``난 안해 !! 수영 ! 그 자체도 신물이 났지만
  은지원 ! 그 놈의 자식이 보기 싫어서도 난 안해 !!''

내가 예비해둔 기회가 조성훈에게서 점점 멀어져 간다

``죽어도 하기 싫어 ??!!!''

``푸훗~! 그래 죽어도 하기 싫다 !!!..
  그런데 너 은지원이랑은 어떤 관계냐 ? 그렇고 그런 사이인거냐 ??
  지용이한테 한번 넌지시 운을 띄우면 볼만하겠는데..
  은지원과 고지용의 주먹대결이라...
  그래도 강성훈 ! 너 참 대단하다
  어떻게 이리도 깜쪽같이 사람들을 속이면서 살수 있는거냐 ?
  너무나도 가증스러워서 무서울 정도야...너란 녀석은~ 하하하~''

이로써 조성훈에 대해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불쌍한 감정들도 싹~ 사라져버렸다
이 녀석은 이젠 나의 증오의 대상일 뿐이다
나의 형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고 괴로움을 주고 ...
거기다 정학까지 당하게 한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인간일 뿐인거다 !!!

조성훈 ! 이젠 네게는 기회가 없다 !!!
곧 있으면 나의 동업자의 말을 들은 지용이가 이 곳으로 올 것이다
마음속에 칼 날을 갈면서 ..
아니...어쩌면 손에도 칼을 들고 있을지도 모르겠구나...우후훗~

쯔쯧~.. 어쨌던 너를 보는것도 오늘로써 마지막이 될것같다~..
그렇다면.. 그냥 이대로 보내기는 진짜 너무 불쌍하네~..

난 서서히 조성훈의 입술을 희롱한다
녀석의 정신이 혼란스러워 질 것이다

``왜~ 왜 이래...난 이런 취미는 없어 !!
  또 모르지 학교에서의 너라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하~ 하지만 .. 지금의 .. 넌 ! 지용이 꺼야
  내가 건드릴순 없단 말이야 !!''

조성훈이 점점 겁에 질려가고 있다
그에 비례해 나의 흥분도도 점점 증가되어 가고 있다
무료한 가운데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즐거움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내 손이 조성훈의 옷을 갈기갈기 찢어낸다
녀석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간다
녀석의 피부는 생각보다 내 입맛을 자극시켰다 좀 아까운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가 않다..

난 나의 손바닥으로 내 얼굴을 사정없이 갈겼다
가발은 쥐어 뜯어버리고 머리를 벽에다 부딪혔다
이마에서 피가 나기 시작한다
흐르는 피가 얼굴선을 타고 입속으로 약간 스며든다
자극적인 맛이다

난 얼이빠진 조성훈의 두손을 내 목에 감기게 하고 울부짖었다
내 입에서는 지금 입에담지 못할 욕들이 나오고 있다

문 밖으로 발자국소리가 들려온다
역시 지용이는 칼이다 !!!


                         [쾅~!!]


여관 문짝이 너덜거린다
명복을 빈다 ~ 조성훈 !!!

``이 개 새끼 !! 네가 감히 내 것을 건드려 !!!
  혼자서 건들건들 다닐때 부터 알아봤다 !! 이 개새끼야 !!''

지용이는 파괴적이다
앞뒤 생각없이 본능적으로 움직인다
첫 인상만으로도 나를 사로 잡을 정도로 괜찮은 녀석이란 말이다
오늘도 지용이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난 사람을 참 잘 골라낸다~........우히~...후후후~''

조성훈의 피가 내 눈에 튄다
눈을 치켜 뜨고 보니 조성훈의 얼굴이 온통 피범벅이다
지용이의 주먹은 정말 만만치 않은가 보다

지용이의 무릅이 조성훈의 배를 가격하고~
지용이의 팔이 조성훈의 어깨를 내려 찍는다
조성훈은 철저하게 파괴되어 가고 있다..

.....나로 인해서.......

하지만 누누히 말하지만 이것은 조성훈이 자초한 일이다
나의 형을 분노케 한것 부터가 조성훈의 실수란 말이다
조성훈은 지금 죄값을 치루는 것 뿐이다

역시~ 폭력이라는 것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치 않다
  맞는다는것은 심히 괴로운 일이지만서도......



``얏..!!...누가 이 개새끼 ! 집 아는 놈 있어 ??!!''

드디어 피 비린내 나는 폭력의 장이 막을 내리려고 한다
조성훈 ! 운 좋게 숨은 붙어 있는것 같지만 얼핏봐서도
이제 그의 정상적인 삶은 불가능해 보인다

``짱 !! 내가 알고 있는데...''

``그래 ?!!...그럼 너가 이 개새끼 그 집에 갖다 버리고 와 !!
  골치 아프지 않게 뒷처리 잘 하고....!!!''

조성훈이 들쳐업혀 나가고 있다
내일부터는 두번다시 저 녀석의 모습을 그 어디에서도 볼수 없을것이다
또 모르지 ? 정신병원에나 가면 볼수 있을래나 ?!!

지용이가 눈짓으로 아이들을 방에서 쫏아내 버린다
이젠 이 방에는 지용이와 나.... 둘뿐이다

``왜 밖에 나와 있었어 ??!! 그러니깐 이런 개꼴을 당하잖아~''

``너를 기다렸어 !!..너를 일분일초라도 빨리 보고 싶어서...''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어떻게 마음에도 없는 말이 이렇게 술술 나올수가 있는건지~....

``그래도 조성훈 ! 그 놈이 내 뒷통수를 이렇게 칠줄은 몰랐어 !!
  머리가 돌지 않고서는 어떻게 너를 건드릴 생각을 할수 있었을까 ?!!
  이 바닥에서 널 건드릴려면 이 고지용한테 죽을 각오 하고 달려들어야
  한다는 것 ...모르는 놈들이 없는데 말이야 !!..
  혹시 네가 유혹한것 아니야 ?!!''

내 몸에서 너덜거리는 천 조가리들이 지용이의 손에 하나씩 벗겨져 나간다

``그랬으면 좋겠어 ??!~''

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지용이의 입술이 내 입술을 막아버린다
내가 내뱉은 말이 지용이를 몹시도 흥분시켰나보다~
난 오늘 무척 시달릴것이다~
지용이는 오늘 자신이 하고 싶은 모든것을 다 시험해 볼것이다...

지금 내 머릿속에는 전에 지용이랑 함께 보았던
일본 비디오의 영상들이 떠 오르고 있다
지용이는 그것을 보면서 나에게 은근히 요구해 왔다
하지만 난 단호히 거부했다...
티비 화면 속에서 뒤엉켜서 뒹구는 것들은 인간들이 아니였다~
그것들은 인간을 가장한 짐승 ! 들이였다..
아니다~그것들에겐..짐승이라는 호칭도 과분할 정도다~

지용이가 체위를 바꿀때마다 격심한 육체적 고통이 생겨난다
내 손으로 때리고 내 스스로 벽에 부딪히면서 생겨나게 한 상처들~
하지만 그 상처들에 지용이의 힘이 가해질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랄정도로
아픔이 전해져 온다~...

``아윽~! 아퍼~....살살 좀 해 !!~''

``오늘은.. 내가 하라는대로 그대로 따라해 ~!
  네가 그런 말 하면 더 감당 못할데까지 갈것 같으니깐~''

지용이의 숨 소리가 자꾸만 거칠어져 간다
그에따라 나의 고통도 점점 커져만 가고있다
지겨운 몸 싸움이다~

그래~ 오늘만 철저하게 봉사를 해 준다고 생각하자~
지용이~녀석 ! 날 위해서 땀 좀 흘렸는데...

난 눈을 감고 어느 바닷가에 있을 형을 떠 올린다
아직은 바닷물 온도가 차가울 것이다 ...
하지만 형은 개의치 않고 한 마리 돌고래 처럼 그 넓은 바다를
씩씩하게 헤엄치고 있을 것이다

난 지금 형이 있는 바닷가로 뛰어가고 있다
물 속에서 한바탕 몸을 풀고 형은 서서히 육지로 발을 내디딘다
햇빛에 형의 머리카락이 반짝거리고 형의 갈색 피부는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수영으로 단련된 탄탄한 몸으로 형이 나에게 조금씩 걸어오고 있다

난 지금 내 위에서 움직이는 지용이를 형으로 상상한다
기분이 조금씩 좋아져가고 있다

아악~!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다
도저히 참을수가 없다
난 지용이를 있는 힘껏 밀어버렸다

``뭐 하는거야 ?!! 더럽게....''

``더러워 ?!  후후후~  더럽다고 ?!!''

지용이가 어이없다는 듯이 코웃음을 쳐댄다

``날 동물로 취급하지마 !! 난 사람이란 말이야!!~''

난 머리를 쥐어뜯으며 지용이에게 대들었다
정말 이런 취급 당하는 것은 아버지에게 만으로도 족하다
생각만 해도 죽이고 싶어 못견딜 지경인 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는
그 인간만으로도 족한 것이다 !!!

내 앞에서 코 웃음을 치던 지용이가 인상을 달리했다
내 곁으로 다가와 나를 부드럽게 안아주며 토닥거려 준다
이럴때의 지용이는 꼭 지원형 같다
한 없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이다

``강성훈 ! 너 나를 사랑하기는 하고 있는 거냐 ?''

지용이의 혀 간지름이 내 귀를 미혹하려 한다

``사랑이라~ 너를 사랑하냐고 ?
  나 강성훈이 너 고지용을 사랑하냐고 ?''

난 지용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전혀 이 바닥과는 어울리지 않는 귀공자 같은 얼굴이다
때로는 나 보다 더 이쁘게 보이는것도 같은 희한한 얼굴이란 말이다
그래~ 난 이 녀석에게 첫 눈에 반했었다

아버지에게 짐승같은 취급을 당하고 나는 미친년 처럼 밤거리를 헤매다녔다
하지만 밤 거리에도 역시 인간들 보다는 짐승들이 더 많이 존재하고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라면 장점일수도 있고
단점이라면 단점이라고도 할수 있는 나의 외모 !!
이 외모때문에 어김없이 처음나선 밤거리에서도
난 짐승들의 타켓이 될수 밖에 없었다

그저 무작정 밤거리를 배회하고 싶었을 뿐이였는데
미치도록 증오스러운 나의 얼굴 때문에
나는 내 마음대로 걸을 자유조차도 얻을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나를 찍은 짐승같은 몇놈들은 나를 짖밟으려고 했고
그 상황에 처하면서 난 지용이와 첫 대면을 하게된다

지용이는 순식간에 그 짐승들을 파괴 시켜 버렸다..
그것은 내게 있어서 경이로울정도의 충격이였다
내게 이렇듯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온 지용이의 파괴적인 힘 !
난 그 힘에서 도저히 벗어날수가 없을것만 같았다
아니 벗어나기가 싫었는지도 모른다...

그 날 이후부터 난 자연스럽게 지용이의 보호아래에 있게되었다..
지용이는 이런 나를 철저하게 지켜주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게 되자....
난 불현듯 밤거리의 보호자 !! 지용이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어졌다..
내 성격에 남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려하다니.. ?!!..
참으로 아이러니컬하고..생각할수록 기가 찰 노릇이긴 했지만...
글쎄 ?!!~....그렇다면....이런것을 댓가라고 해야하나 ?
더 그럴듯한 맞는 말은 없는걸까 ?
어쨌던 난 그의 소유물이 되어주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그 소유의 한계는 내가 원해서 이 밤거리를 나왔을때 뿐이다...
그 이전이나 그 이후마저 지용이의 소유물이 되고 싶은 생각은 추후도 내겐없다

그러나.. 지용이가..밤거리의...
최고의 보호자인것만큼은 의심할 필요가 없는문제다
이 녀석의 그늘에 있는한은 그 누구도 나를 만만하게 건드리지 못하기때문이다
그 덕분에 난 오늘도 자유롭게 이 거리를 배회할수가 있었다

난 손을 지용이의 머리로 가져가 그의 입술을 내 입술로 당겨져 오게 했다
혀에 휘감기는 지용이의 감촉이 참으로 달콤하다
지용이도 이젠 나를 부드럽게 감싸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만큼은 지원이형을 상상하면서 하지 않아도 괴롭지가 않을것 같다
왠지~ 지원이형에게 조금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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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렷 ! 경례 !!''

```감사합니다 !!!!!!'''

``그래~!..청소 당번들은 다하고 내게 검사받고 가고 강성훈 ! 넌 날 따라서
  교무실로 좀 와라...''

``야~야~..우리반에 저런 녀석도 있었네 ?!!!
  강성훈 ? 얼굴 하고 이름이 안 어울리는데..''

``담임이 왜 따로 부를까 ?..입학 초기부터 사고쳤나 ?''

``아니야~ 쟤는 그런 애 아니야~..
  중학교때부터 공부밖에 모르는 아이인데...
  친구도 하나도 없어 !!''

``친구가 하나도 없어 !!''

``응~ 중학교때 1 년동안 쟤랑 같은 반이였었는데..
  끝날때까지 말 한마디도 못해봤어 !
  쟤 공부 엄청 잘해 !! 선생님들마다 쟤한테 껌뻑 죽었었지..
  반평균이 거의 쟤의 점수로 유지될 정도였으니깐..
  완전 범생 !  그 자체인 애야~..''

``너~ 저 녀석한테 관심이 많구나...말하는것 보니깐..''

``응 ! 꼭 한번 친구가 되보고 싶었는데..
  애가 전혀 틈을 안줘~! 뭐라 그럴까 ? 말을 걸을수 있는 틈을 전혀 안준단 말이야

  쟤 ~! 말야~ 혼자서 책상앞에 묵묵히 앉아있는 것 보면
  우리랑은 차원이 다른 세계에 살고있는것 같아~
  우리가 전혀 침범할수 없는 그런 세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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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 저 왔는데요~...''

``으응~..그래~! 그런데 성훈아 너 얼굴이 왜 그러니 ?
  선생님 ! 아침에 네 얼굴 보고 깜짝 놀랐단다..''

``아~! 네 ! 저희집에 고양이를 몇 마리 기르는데
  얘네들이 종종 저에게 달려들어요~
  같이 놀다가 보면 이렇게 얼굴이 변해있어요..''

``그래~?! 그럼 조심했어야지..
  앗참~! 그리고 ..성훈이 너 중학교때 성적을 보니 놀라울 정도던데
  어때 ~ 고등학교 와서도 문제 없을것 같아?~''

``언제나 최선을 다 할 뿐이예요~
  결과를 이끌어내는 과정에 제 스스로 만족스럽다면
  결과는 저에게 그다지 중요하지가 않거든요~
  그저 열심히만 할 뿐이예요 !!''

``그래 ?!!..후후...내가 학생들을 가르친 것이 햇수로 꽤 되는데
  성훈이 너 만큼 마음에 드는 아이는 아직 없었구나~
  어떻게 이렇게 조그만 아이가 속이 이토록 꽉 ! 차 있을수가 있는건지~
  그런데 이런 말 꺼내면 네 마음이 좀 아프겠지만서도 ..
  선생님도 조금은 알고 있어야 하니깐 물어보겠는데..
  네 기록부 보니..엄마가 안계시던데 언제쯤 돌아가셨니 ?''

``아....저...어...어머니는..제가 굉장히 어렸을때 돌아가셨어요~''

``그래 ?...그럼 아버지랑 둘이서만 사는거니 ?''

``네~!.. 하지만 돌아가신 어머니랑 절친한 친구분이신..
  제게는 이모와도 같은 분이 계시는데
  그 분께서 어머니 역활을 다 해주시고 계세요..''

``그래!!~..그것 참 다행이긴 하지만...역시 친어머니만은 못하시겠지 ?!!.
  그래도... 네가 이렇게 바르게 자라주니 하늘에 계신
  성훈이 네 어머님께서도 무척 행복하시겠다~''

``네~..돌아가신 어머님께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고 싶어요
  그래야 하늘나라에서도 어머니가 행복하실테니...''

``성훈아~..언제나 어려운 일이 생기면
  주저하지 말고 선생님 한테 꼭 이야기해라~
  선생님이 힘이 되 줄수 있는 한 꼭 너를 도와줄테니...
  선생님을 누나같이 생각해도 좋단다~
  언제나 고민이나 괴로운 일 같은 것이 생긴다면
  꼭 선생님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네 ~! 고맙습니다 ...선생님 !!''

담임이 연민이 가득 찬 눈동자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잘하면 눈물방울도 떨어질 기세다..
이 사람도 이젠 1 년동안 완전한 나의 아군이 될 것이다
담임의 눈에 들어서 나쁠것은 하나도 없다
1 년동안 편안한 학교생활을 하려면 어쨌던
담임을 내 편으로 만들어 놓아야.. 많은 부분에서 이득이 생기는 것이다
그럴려면 공부를 잘 하는것이 필수다~
간간히 동정심도 유발 시키면서...

``김 선생 ! 이 학생은 누구 ? 이런~학기초 부터 김 선생 속 썩이는 앤가 ?''

``한 선생님 ! 그 무슨 말씀을 .. 얘 얼굴을 보세요~
  속 썩이는 애들이랑 질이 틀린 아이인데..
  우리반의 보물이예요~...호호호~''

``그래요 ?..보물정도라 ~..후후~ 그래 네 이름은 뭐냐 ?
  우리 김선생에게 보물이라는 소리까지 듣다니..''

``네 ! 강.성.훈 입니다 ''

``강성훈 ?...흠~ 강성훈 ? ..성훈이라~..
  허허..그것참..같은 이름인데도 애가 이렇게 다를수가 있나?! ~''

``아니...왜 그러세요 ? 한 선생님 ?''

``그 2 학년에 조성훈이라는 망나니 같은 녀석이 하나 있었잖아~
  그 녀석이 사고를 쳤나봐 ~!! 학교도 다니지 못 할 정도 라던데..

``그래요 ?''

``교장 선생님 지금 그 일로 혈압 오르시는것 같아 !!~
  이번 달 육성회 부터 차질이 생길것 같다고 ''

``어떻게 되었는데 학교도 못 다닐 정도래요 ?''

``뻔하지 !! 밤 거리 싸 돌아 다니면서 주먹질 하다가 당한거겠지~
  그 녀석 때문에 우리반의 지원이가 정학을 당했잖아~
  녀석 ~! 남을 헤꼬지 해 놓고 자신만 잘 되기는 힘들지..암~
  어쨌돈 이 놈의 학교도 빨리 체질개선이 되어야 할텐데..
  언제까지 돈에 의해서 좌지우지가 될런지~..참으로 난감해....''

``그게 뭐 하루이틀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대학까지 뿌리깊은 병폐를 우리가 어떻게 왈가왈부 할수 있겠어요~''

``김 선생... 난 그래도 처음 교단에 설때 어찌나 긴장하면서
  첫 수업을 했는지 몰라~...사도의 정신을 생각하면서..하하하~..''

``한 선생님은 훌륭한 교육자 분이세요..
  정말 몇 안되는 참된 교육자시라고요..
  앗~! 성훈아 이젠 그만 가봐라~
  이젠 시험도 봐야 하니깐 열심히 또 공부하고...''

``네 ~!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교무실 문을 열고 나는 밖으로 나온다
아마도 안에 있는 두 선생이 나에대한 이야기를 나눌것이다~
나는 듣지 않아도 알수 있다
저 둘의 이야기가 내게는 상당히 플러스가 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어쨌던 오늘은 집에가서 책을 좀 봐야겠다~
편안한 1 년을 위해서 말이다~

``후후~! 저 녀석은 인사하는것도 됐네..''

``그래요~..제 평생 최고의 제자가 될것 같은 아이예요~
  보는것만으로도 이렇게 사랑스러우니....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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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없는 집은 내게 무덤과도 같다~
언제쯤 돌아올까 ?

형의 무너진 자존심은 내가 다 처리해 놓았는데...

이런젠장~ 교과서 책이 형의 얼굴로 도배되어져 간다
이러면 능률이 안 오르는데.... 큰일이다

역시 공부는 형의 팔베개를 하고 하는것이 가장 능률적이다
형이 돌아올때까지는 아무리 책을 봐도 소용이 없을것 같다

보고싶다~
형이 너무나도 보고싶다~

``와욱~! ''

``꺅 !!''

``우핫핫핫~! 내 강아지 잘 있었어 !! ''

``형~! 어떻게 된거야 ?!! 생각보다 빨리 왔네~''

형은 언제나 내 마음을 헤아려 준다
내가 얼마나 형이 보고 싶어 했는지 형은 알고 있을 것이다

``도저히 안되겠더라.. 바닷가에서 열심히 수영하고 있는데..
  어떤 여자애들이 복실복실한 강아지를 안고
  자꾸 내 주위를 왔다갔다 하지 뭐야 !!
  그런데..그 강아지가 꼭 너로 보이는 거야 ~...우하하하하~...
  그래서 짐 싸가지고 날라서 왔지 !!''

``어떤 여자애들 ?..아마도 그 여자애들이 형에게 꼬리를 치고 싶었나 보지~?''

``꼬리 ?...우왓~! 우리 성훈이 많이 컸네 ~!
  그런 단어도 마구 쓸줄 알고 ...뜻이나 알고 쓰는거야 ?..''

``형~! 나를 바보로 보지마 !! 나도 알건 다 알아~''

``그래 ?!... 알건 다 안다고 ?..에궁 귀여운 것 ! 푸하하하하~
  자~ 이리와 형이 뽀뽀해 줄테니깐..''

``하하하하하~~..''

``이건 뭐야 ? 얼굴이 왜 또 이래 ???''

나는 입을 꼭 다문다 ..아버지는 촬영으로 몇일 집을 비울 것이다..
나는 입을 꼭 다물고만 있으면 된다..

``또야 ?!! 지겹다 지겨워 !! 도대체 그 놈의 인간은 !!
  앗 ! 미안하다 성훈아~ 엄마가 들으셨으면 또 귀싸대기 날라왔겠다..
  하여간 그놈의 인간분은 !!! 정말 언제쯤 사람이 되실려고 그러시냐 !!''

``형~! 나를 구해주겠다고 했지 ?''

``그럼 ~! 내가 너를 꼭 책임 질거야 !!!''

``그래~!...난 그 하나의 희망으로 세상을 사는거야~
  형의 그 한 마디로 인해서 세상을 살아가는 거라고 ''

형이 내 얼굴에 난 상처들을 어루만져 준다
참으로 따뜻한 손이다..

``우선 대학교 들어가면 자취할건데 지방대쪽으로 내려갈까 생각중이야~
  그렇게 되면 자연적으로 너를 데려갈수 있을거야~
  너희 아버지가 뭐라고 하실지는 모르지만 엄마에게 계속 말씀 드리고 있으니깐
  엄마도 나 없이 너 혼자 여기 두기는 마음이 불안하실테니...''

``형~!! 그럼 대학 생활 끝나면 ..?''

``그럼.. 학교에 남아서 아이들 가르치던지 아니면 직장인 생활을 해야겠지~''

``그때도 나를 책임져 줄거야 ?!!''

``그럼 ~! 네가 네 둥지를 틀고 제대로 생활할수 있을때까지 형이 끝까지
  책임을 져 줄거야...
  네가 만약 여자로 태어났으면 내 토끼같은 자식의 엄마가 되어 있었을테니깐..
  우히히히히히~....생각하니깐 우습다.....하하하하하하~...''

``형~! 결혼 할거야 ?!!''

``그럼 해야지 !!..남들 하는 것은 다 해 볼꺼야 !!
  그런데 성훈아~ 너 왜 그렇게 얼굴이 일그러지냐 ?
  내 강아지가 꼭 불독 ! 같은 얼굴이 되 버리네..
  아핫~! 걱정마 !! 형이 결혼해도 착한 여자 오로지 착한 여자랑만 할테니깐
  얼굴같은건 전혀 안 볼거야 ~!!...아니다 그래도 봐서 혐오감은 안 줄정도는
  되어야 겠지 ?!! 하여간 내 강아지에게 최고의 형수감이 될수 있는 사람과
  결혼할테니 전혀 걱정 할 필요 없어 !!
  형이 결혼을 한다 해도 너는 꼭 끝까지 책임을 질테니깐...''

``나.... 형~ 사랑해 ~...''

``그래~ 그래~ 형도 너 사랑해~..''

``나.. 정말로...형을.. 사랑해~...''

``그래~ 이 형도 강아지만 보면 네 생각 날 정도로 널 정말로 사랑해~..''

`형...나 좀 안아줘~..''

형이 나를 가만히 안고서 노래를 흥얼거린다
어렸을때부터 내가 아버지에게 맞고 멍하니 있을때면
형은 나를 가만히 안고 노래를 불러 주었다
그리고 끝에는 나를 꼭 구해주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난 형을 사랑한다
누구에게도 형을 빼앗길수는 없다
아무리 형이 사랑하는 여자라고 하더라도~...

지금은 얼굴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 다..
하지만 그녀가 누구이든간에..형 가까이에는 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녀가 이 세상을 오래 살고 싶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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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학교에 와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 뒷동산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부산하게 떠들면서 끼리끼리 점심을 먹을때
이 뒷동산에 가만히 눈을 감고 누워서 살랑거리는 봄바람과 코 끝을 자극하는
풀 내음에 내 모든것을 맡겨버린다..

가끔씩은 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고도 싶지만
따가운 햇살은 어김없이 나의 검은 눈동자를 침범하며
힘겹게 지키려는 내 의식을 몽롱하게 만들어만간다..

내가 이상하리 만치 좋아하는 이 풀들은 저 강렬한 태양빛이 없으면
숨 조차 쉴수가 없는데...

나에게는 저 따가운 햇살들이 내 몸을 파고드는 비수처럼만 느껴지니..
눈을 뜨고 싶지만 뜰수가 없다....

카메라 플래쉬 같기만 한 저 따가운 태양의 화살들....

역시... 내게는 밝은 빛 보다는 눈을 감으면 찾아오는
캄캄한 어둠의 세계가 더 편안한 건지도 모르겠다.....

[찰칵~! 찰칵~!]

`이런~ 젠장~!....누구얏~!...'

눈을 감으면 이상하리만치 감각적인 부분이 발달되고 만다..
지금 나에게 들리는 저 소리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듣고 싶지않은
카메라 셔트 소리이다~...

말도 안된다..여기는 아버지가 있는 집도 아닌데..
누가 나의 이런 편안함을 방해 하고 있는 것인가 ?...

그 지옥같은 집이 아닌 안식처로만 생각하는 이 곳에서 까지..
저 소리를 들어야만 한다는 것인가 ?...

용서할수 없다...용서할수 없어 !!!..

지금 나의 손에 잡힌 풀들이 모조리 뽑혀지고 있다..
나의 손에는 끈쩍끈쩍한 풀진액들이 엉겨붙으며..
기분을 점점 더럽게 만들어 가고 있다....

카메라 셔트 소리는 계속 들려온다
들을때마다 나의 피부를 뚫고 심장을 조이는 저 소리~!...
나에게 죽음의 유혹마저 불러오게 하는 저 소리~!..
이젠 더 이상은 내 감정을 제어 할수가 없다..!!!

나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감은 눈을 떴다~...
여지없이 내 검은 눈동자로 카메라 앵글이 들어온다..
도저히 참을수가 없는 일이다 !!!

나는 한 마리 짐승처럼 카메라 쪽으로 달겨 들었다..
카메라는 쉽게 내 손안으로 들어왔다
마음 같아서는 카메라를 박살내고 싶었지만...이 곳은 학교이다 !!!...
나는 자제해야 한다...아니...자제해야만 하는 것이다~!!!...

카메라에서 필름을 분리시켜 주루룩 잡아 뽑아 버렸다..
햇살이 필름을 관통하고 있다.....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은 하늘에서 내리쬐는 저 태양의 화살들이 더욱더 뜨거워져
이 놈의 필름을 흔적도 없이 녹여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결코......

``미안합니다....정말 미안합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와서...아니..자연과 동화되어 있는 모습이 감동스럽기까지 해서
  저도 모르게 셔트를 누르고 말았습니다...''

나의 기습에 풀밭에 넘어져 있던 녀석이 바지에 묻은 풀들을 털어내며
계속 머리를 숙여댄다...

기분 잡쳤다..더 이상 이 곳에 머무르고 싶지가 않다..

나는 바지주머니에 손을 넣고 뒷동산을 내려가려 한다..
이제 또 교실에 들어서면 또 다른 침묵의 세계로 들어서야만 하는데..
마음 같아서는 나의 하루중의 기쁨을 망쳐버린 저 녀석을 갈겨주고 싶지만..
이 곳은 학교이다....!!!...나는 말 없이 교실로 들어가야만 한다..

``저..저기...저는 2 학년 이재진 입니다..사진부에 있습니다..''

찰거머리 같은 녀석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타입의 녀석이란 말이다..

이 녀석은 내려가는 나의 팔을 붙잡고 다시 머리를 숙여댄다..
미친자식 !!..여기가 학교가 아니였다면 너의 손모가지는 이미 부러져 있을텐데..

녀석이 내게 손댄 부분은 마치 벌레가 지나쳐 가버린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나의 기분을 더럽게 만든다...
이 녀석은..나의 이런 기분을 전혀 모를것이다..

나는 녀석이 만진 팔을....팔이 떨어져라 흔들어 댔다..
녀석의 먼지 하나라도 내 몸의 일부분에 남아있다는 것은 결코 용납이 되지 않는다

``허락없이 사진을 찍고 말았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믿지 않을실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경우에 없는 짓을 한 것은 처음입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언제나 상대방에게 허락을 받은뒤 사진을 찍었었는데..
  거듭 거듭 사과 드립니다.....정말 죄송합니다..''

녀석이..계속 머리를 조아린다...
하지만 난 녀석의 이런 행동이 더욱더 역겹게만 느껴진다...

``어엇...내 강아지 역시 여기 있었구나 ?!!!...''

갑자기 세상이 환해진다...
어둠보다 빛의 세상이 나를 더 편하게 해 주는 유일한 존재가 내게 나타난것이다
형이 내 앞에 서 있다니...

``형 !어떻게 된거야 ?!!...학교에는 아직 못 오는 거잖아~??!!!...''

``담임 선생님이 전화 하셨더라고..
  정학처분 철회 되었으니..오늘 부터 나오라고...''

지금까지의 나의 더럽던 기분이 정화되어 간다~..
이젠 이 뒷동산 보다 나를 더 편안하게 해 주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이틀이나 더 형이 없는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왔었는데...

조성훈을 제물로 삼은 것은 역시 잘한 일이였다~...

나는 형의 가슴에 안겨서 얼굴을 부벼댔다..
형의 냄새가 내 코끝을 자극한다...풀 내음같은 것은 비교도 되지 않는다..

``아궁~..아궁~...이쁜것~!!...이렇게도 이 형이 보고 싶었냐 ?..
  아침에 봐 놓고는...누가 보면 한 10 년만에 만난 이산가족인지 알겠다..''

난 지금 울고 있다~...
왜 눈물 같은것이...눈동자를 타고 흘러 내리는 건지 참 불가사의한 일이다...

아버지에게 죽도록 맞아도...
아버지에게 짐승갈은 취급을 당해도...
결코 내 눈에서는 이런 눈물이 흘러내리지 않았는데...

``야~! 성훈아..너 정말 왜 이러니 ?...왜 우는거야 ?...''

형이 놀란것 같다...
하지만...자꾸만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 내린다..

``은지원 선배님...안녕하세요...''

``어엇...너...재진이구나....네가 왜 여기 있는거냐 ?..!!!''

``네..저...지금까지..주욱~! 여기 있었어요..''

``어어...그랬었니 ?...미안하다.....하하하하~...
  내 눈에는 이 녀석 밖에 안 보였었는데...하하하하...진짜..미안하다..재진아.''

형이 연신 내 눈물을 형의 손으로 닦아주고 있다..
부드러운 손가락이다...

``재진아..너... 이녀석이 왜 이렇게 우는지 알고 있니 ?...
  너희 둘 무슨 일 있었던 거야 ??..!!!''

형의 목소리는 상당히 호의적이였다..
재진이라는 이 녀석은 형이 좋아하는 사람인가 보다

``네..제가...그만..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어요 !!''

``실수 ?!!..재진이 네가 실수를 ?!!...허허...도대체 무슨 실수를 ..''

``그만...무의식중에..카메라 셔트를 누르고 말았어요..
  양해도 구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그만....''

형이 나의 등을 토닥토닥 거려준다..

``재진이가 진짜 큰 실수를 했구나...
  이 녀석이 그 카메라라는 것을 극도로 혐오한단다...
  사진 찍히는 것을 죽는것만큼 싫어하는 녀석이야 !!!..
  나도 한번 이 녀석이랑 함께 사진 찍으려고 했었는데...
  거의 목숨 내 놓고 거부할 정도였었거든...
  아마..그때..내가 처음 이 녀석한테 맞았을 거야..그치..성훈아 ?!!...후후후''

형의 토닥거림이 더욱더 부드러워져 간다..

``그런데 찍었냐 ?...성공한거야 ?...''

``아니예요...필름 못쓰게 되었습니다...''

``그래...~~..푸하하하..진짜..아쉽네...네가 성공했었다면..
  내가 그 사진을..엄청난 돈을 지불해서라도 샀을텐데....하하하하하''

난 순간 얼굴을 치켜올려 형을 노려봤다..
울어서 빨개진 눈동자로 형을 한 없이 노려보기 시작한 것이다...

``아구아구...내 강아지 ~! 너 지금 너무 무섭다...
  내 심장이 다 오그라 들 정도란 말이다...
  미안 ~!...미안~!....형...이젠 그만 말할께 !!....''

``그럼 은지원 선배님..!!...그리고...이 쪽은..?!!''

``으응...강성훈이라고 하는 내 동생이다....
  너희 둘의 첫 만남이 참 안좋은 쪽으로 만난것 같은데..
  성훈아..그만 용서해줘라...재진이가 모르고 한 짓이니깐...
  이 녀석이 바로 그 녀석이야~!...성훈이 네가 내 사진중에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그 사진 있지~...수영장에서 막 올라오는 모습~!..
  그 사진 찍은 애가 바로 이 녀석이란 말이야..!!!...
  사진부에서 가장 실력있는 녀석이지...
  이 녀석이 네 아버지 무척 존경해!!! 네 아버지 같이 되는것이 꿈인 녀석이지..''


난...아버지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형의 품에서 빠져 나왔다..
뭐 ?!! 내 아버지를 존경하는 녀석이라고...!!
내 아버지 같이 되는것이 꿈인 녀석이라고...!!!
난 이재진이라는 녀석을 다시한번 똑똑히 쳐다보았다..
만약 이 녀석을 밤 거리에서 마주치게 된다면...
이 녀석은 내 손안에 죽을지도 모른다..
이 녀석이 오래 살고 싶다면 범생으로 살아야만 할 것이다..
밤 거리를 배회하는 순간...내 눈에 뜨이는 순간...녀석은 차디찬 시체가 될테니..

난 교실로 향해서 달음질 치기 시작했다..
형이 내 아버지의 이름을 녀석에게 주절거리는 것을 결코 듣고 싶지가 않다
이야기 진행상황으로 봐선 형은 분명히 내 아버지 이름을 저 녀석에게
말할 것이고..그럼 저 녀석은 다시한번 내 얼굴을 자신의 뇌리속에다
분명하게 입력시키게 될 것이다...

끔찍한 일이다.....!!!...
너무나도 끔찍한 일이다....!!!..

``성훈아...성훈아.....아니 저 녀석이 정말 왜 저러지 ?!!...''

``선배님..무슨 말씀이세요 ?..그..그럼.... 저 사람이...?..''

``1 학년이야...네 후배다...''

``그러니깐...저...후배라는 아이의 아버님이 강진영씨라는 겁니까 ?!!..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그렇게 입이 찢어져라 좋아하지마라..!!!...이재진...
  지금 네게 있어서는 강진영이라는 사람이 너의 짜 맞추어진 사고속에서
  영웅으로 살아 있겠지만....실체를 알고나면 허무해 질수도 있는 것이니..''

``허무해..지다뇨 ?..말도 안됩니다....강진영님의 실체라..??!!!
  전 그 분이 살인자라고 해도 영원히 존경할 것입니다...
  그..그분의 작품은 모든것을 커버하고도 남을수 있는
  예술품입니다....대단한 분이시란 말입니다....
  제가..학교에서도 이렇게 카메라를 들고 미지의 피사체를 찾아다니는 것은
  그 분의 예술세계에 한 걸음이라도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인데..
  허무라니....말도 안되요.....진짜 말도 안됩니다....''

재진이의 카메라를 든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렇게 존경해 마지 않는 강진영씨를 직접 볼수도 있을것 같다..
자신의 미래까지도 바꾸어버린 강진영의 사진의 세계...

그런데 보다 더 가깝게 그 세계에 다가갈수 있게 하는 사람을 오늘 만나게 되었다
바로 강진영씨의 아들...강성훈~!...

이것은..하늘이 자신에게 준 기회라고 생각하는 재진이였다...

하지만....그것은....매우 위험한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


``재진아 ? 재진아 ?
  야 ! 이재진 ! 너 정신을 어디다 빼 놓고 있는거냐 ? ''

``어엇 ~! 아~ 재덕아 !! 훗 ! 미안 ~!
  좀 생각 할 것이 있어서...''

사진부실에서 창문을 반쯤 열어놓고 봄 바람에 흔들리는
아직은 겨울의 잔재를 다 벗지않은 시커먼 나무를 바라보던 재진이..
그의 머릿속에선 온통 하나의 얼굴로만 도배되어져 한없이 고통스럽기만 하는데..

``생각 ?!!....그런데..네가 그렇게 눈을 내리깔고 말하니
  같은 말인데도 굉장히 철학적으로 다가온다...푸훗~~''

``으응 ?!? 그런데 재덕아 ! 너 표정이 그다지 좋지 않아 보이는데...
  무슨 일 있었니 ?''

``후~~~~~~~~~~~~~~~~''

``왜 ? 무슨일인데 ?!!''

재덕이가 의자를 하나 끌어와 재진이 옆으로 다가앉는다

``너도 조성훈 이야기 들었지 ?''

``으음 ... 맞아 ! 나도 그 이야기 듣고 좀 놀랬다
  아니 어떻게 되었길래 학교도 못 올 정도야 ?!!''

``그 녀석 ! 완전히 갔다 !!''

``가다니 ?!! 무슨 말이야 ?!!''

``지금 ! 그 녀석 제 정신 아니란 말이다...
  육제적으로도 완전히 끝장났지만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생긴것 같아 ''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데 ?
  애들 말 들으니 깡패들한테 당한것 같다고 하던데...''

``깡패라 ?~~~~~ 글쎄 그렇다고도 볼수 있겠지...
  하지만 그 놈의 뱀 같은 자식이 꾸며낸 일이 분명할거야 !!''

재덕이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뱀 같은 놈 ?!!''

``야 ! 재진아~ 넌 아름다운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니 ?
  그러니깐 우리 눈 으로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들 ?!!''

``뭐어 ?!! 어 ! 어 ! ..
  재덕아 ?!?..난.. 그 질문의 뜻이 무엇인지 도통 모르겠는데..
  어떤 의미로 내게 그런 질문을 하는거야 ???....''

``넌 ! 사진을 찍는 녀석이잖아 !!
  그렇다면 어떤 사물을 보는 시각이 보통사람들과는 다를것 같은데..
  예전에 한번 들으니 사진은 속일수 없다면서 ?!!
  사진에 찍히고 있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이런것도 알수 있다고도 하던데 ?...''

``뭐라고 ?!! 푸하핫 !!
  야~! 재덕아 ! 나 ! 솔직히 그런말 네게 오늘 처음 듣는다
  카메라가 무슨 요술을 부리는 것도 아닌데 ....
  아니 ! 그런 말을 누구에게 들은거야 ?!!''

``얼핏 ~! 책에서 읽은것 같은데..''

재덕이가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글쎄 ~! 그 정도 까지는 모르겠는데...
  혹시 ! 또 모르지 ...강진영씨같은 대가 분이시라면
  그런 사진을 찍을수도 있으실지 ?!!...
  하지만...재덕아 ! 이런것은 진짜 있더라..
  내가 진짜 사랑을 가지고 있는 피사체 !!
  그러니깐 지금 찍고 있는 피사체가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는 존재라면
  그 필름을 현상해서 보면 다른 사진과는 무엇인가가 틀린것 같아 !!
  뭐라 그럴까 ?!! 독특하면서도 미묘한 그런 느낌이 사진에 더 첨가되어 있어!!''

재진이의 눈동자가 불타오른다
그와 동시에 재덕이와 이야기를 하면서 뇌릿속에서 잠시 잊고있었던
뒷동산에서 눈을 감고서 아지랭이처럼 아련하게 풀밭에 누워있던
강성훈이라는 1 한년 후배의 환영이 다시 떠올라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찍고 싶다 !!
 직고 싶다 !!
 그 아이를 내 마음껏 찍고 싶다 !!
 나의 파인드를 통해서 그토록 아름다운 그 아이의 모습을 보고싶고 !!
 나의 카메라 깊숙히 그 아이의 모든것을 집어 놓고 싶단 말이다 !!
 어떻게 할수 없을까 ?!! 어떻게 할수 없을까 ?!!'

``재진아 !
  인간은 모두 양면성이 있는 거겠지 ?!!''

재덕이가 재진이의 어깨를 툭 치며 말을 한다

``으응 ?! 뭐라고 ? 미안한데 다시한번 말해줄래 ?!!
  내가 다른 생각을 좀 하는라고 !!''

재진이가 미안한듯이 재덕이를 쳐다본다

``어이구 !! 녀석 ! 오늘은 도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
  계속 정신을 못차리냐 ?!! 안되겠다 !! 김 새버렸어 !!
  오늘은 너랑 진지한 대화 좀 할려고 했는데....
  네가 이런 상태니..진지한 대화고 뭐고 죽도 밥도 안되겠다..''

재덕이가 투덜투덜거리며 의자에서 일어난다

``야야 ! 재덕아 미안하다 ''

``됐다 !!...그건 그렇고..자 ! 이거나 받아 !!''

재덕이가 빠닥거리는 종이같은 것을 재진이에게 건네준다

``뭔데 ?...야앗 !! 이것 뭐야 !!! 이건~ 강진영씨 ! 사진전 초대권 !!!
  아웃 !!! 세상에~!!!.....''

``일반인들은 볼수 없는 사진전이다
  거의 강진영 ! 그 사람에게 미친 매니아들 !!!
  소수를 위해서 여느 사진전이라고 하던데..
  그러니깐 여지껏 볼수 없었던 사진들도 꽤 있을거라고 하더라...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사진들...!!!
  뭐 ~ 너같은 사람에게는 사진이 아니라 작품이겠지만..푸훗훗 ~!
  그런데...강진영 !! 그 사람도 좀 이상한 사람이라며 ?!!''

``뭐 ? 무슨 소리야 !!!
  강진영씨가 이상한 사람이라니 !!!''

재진이가 인상을 일그러뜨리며 재덕이를 쳐다본다

``음..내가 아는 누나가 그쪽 계통에 있어서
  강진영 그 사람과 접촉도 하고 그런다는데
  그 사람 !! 평상시에는 더 할수 없이 멋있는 예술가인데...
  술만 마시면 거의 반 미치광이래...
  아마..자기 아들보고 죽어 !!! 라고 소리도 고래고래 지른다고 했지 ?!!''
  하핫 !!..네가 듣기에는 좀 귀에 거슬리겠지만...
  그 아저씨 !! 진짜 웃기지 않냐 ?!!...
  자신이 좋아서 떡 !! 낳아 놓고는 왜 그렇게 죽으라고 악을 쓰냐 !!
  그럴려면 낳지나 말든지...
  그런데 강진영씨 아들이 그렇게 예쁘다네...
  남자애라는데 완전 기지배래...자신이 사진작가라면 한번 찍고 싶을 정도로..''

재진이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난다

``재덕아 ?!!!
  강진영씨가 진짜 자신의 아들보고 죽으라고 했단 말이야 ?!!''

``어엇 ! 너 왜 눈을 부라리고 그러냐 ?!!
  전혀 너 답지 않다 ...무서워 보여 !!...푸하하 ~!!
  그런데 사실이야 ! 그 누나 ! 머리는 텅 비었어도 두말하는 사람은 아니니..
  정말 자기가 보기에도 가엾더라고 하더라 ~~
  애가 기가 팍 죽어서는 ..지 아빠 ! 얼굴도 제대로 못 쳐다보고..
  보아하니 그 날 한번뿐이 아니라 계속 그런취급 당하는것 같다고 하던데..''

``재덕아 ! 너 혹시 우리학교 1 학년 중에 강성훈이라고 알고있니 ?!!''

이 말을 들은 재덕이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져만 간다

``엇~!..!! 네가 어떻게 걔를 아는거니 ?''

순간 재진이가 재덕이에게 다가와 그의 두 팔을 부여잡고 흔든다

``재덕아 ! 너 아는거야 ?!! 너 ! 진짜 그 아이 알고 있는거야 ?!!''

그러자 당황한 재덕이가 자꾸만 뒤걸음을 치는데..

``아~!! 아니~ !!! 난 몰라 !! 난 그 녀석 ! 몰라 !!
  그렇게 뱀 같은 녀석은 모른다고 !!...''

``무슨 소리야 ?!! 뱀 같다니 ?!!''

``재..재진아 !! 난 ! 난 ! 그 녀석 ! 모른다
  하...하지만 이 말만은 꼭 ! 네게 해 주고 싶다
  그 녀석 ! 가까이 하지 말아라...!!!
  너 같은 녀석과는 질 적으로 다른 놈이란 말이다 !!
  너 다친다 !! 너 다치고 말아 !!
  그 녀석 ! 가까이 했다가는 너 진짜 오래 못산단 말이야 !!
  내 말 ! 헛되이 듣지 말아라!!
  재진아 !! 너 ! 진짜 내 말 ! 우스개 소리로 들어버리면 안된다 !!
  진짜 안된다말이다 .. 너 정신차려야 해 !!!...
  너 오래 살고 싶으면 오늘 이 순간부터 그 놈 ! 잊어버려라 !!
  그것만이 네가 살수 있는 길이야 !!!''

재덕이는 무슨 괴물을 보듯 재진이를 쳐다보다가
그의 손을 뿌리치고 부리나케 사진부실을 나가버린다

재진이는 지금 자신의 두 손에 쥐여진 강진영 사진전의 초대권을 보며
도망치듯 밖으로 나가버린 재덕이의 그 겁에 질린 모습을 떠 올린다

도대체 강성훈이라는 아이는 어떤 아이인가 ?!!
더욱더 알고만 싶어진다 !!
이젠 호기심만이 아니다

그것과는 다른 더 커다란 의미감이 강성훈이라는 아이에게 부여되어져만 간다

``다친다고 ?!!
  살고 싶으면 잊어버리라니 ?!!!
  진짜 ! 강성훈이라는 아이를 가까이 하면 그렇게 된단 말인가 ?!!!''

재진이는 서서히 성훈이를 처음 보았을때의 그 날의 영상을 떠 올리기 시작한다

미친듯이 셔트를 눌러대던 자신에게 달겨들때의
그 소름끼치도록 섬찢하며 미묘한 기를 내뿜던 커다란 눈동자 !!

그 눈동자를 다시 생각하니 머리칼이 쭈빗 서지는것도 같다

``어쩌면 죽을수도 있겠군...!!''

재진이의 입술이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은지원 선배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던 성훈이의 모습은
마치 길 잃은 강아지 처럼 한 없이 나약하기만 한 모습이였다

``진짜 그 아이의 모든것을 알고 싶다 !!
  도대체 그 아이는 어떤 아이란 말인가 ?!!''

재진이의 입술이 또 무의식적으로 움직인다..

마지막으로 풀밭에 누워있던 성훈이의 모습 !!
풍경이 찍기위해 발길을 돌리려다 우연히 자신의 카메라 속에 포착된
미지의 피사체 !!!!!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셔트를 누르게 하고 말았던 강성훈이라는 아이 !~
아마도 그때 그 모습만큼은 자신이 세상 모든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하더라도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것만 같았다..

인간이 그토록 아름다울수도 있단 말인가 !!! ~~~~~~~~

``그래 ! 죽어도 좋다 !!!''

재진이의 입술이 또다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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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에는 지금 어둠만이 존재하고 있다
빛이라고는 단 한 줄기도 찾아볼수도 없을 정도로 칠흙같은 어둠만이...

창문을 이루고 있는 유리는 검붉은 차양으로 겹겹이 둘러져 있고
나는 그 속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한채 붉은천 위에서 뒹굴고 있다

그래도 자연이라는 것은 대단한 존재인것 같다
그 두꺼운 차양을 통해 은은한 햇살이 이 방안공기를 오묘하게 만들어 주고 있으니

하지만....

어둠만이 존재하려면은 확실한것이 좋다
이렇듯 조금씩 조금씩 희망의 햇살을 빛추어 주는것은
내게는 더더욱 깊은 늪으로 빠져들게 하고마는것이므로.....

도대체 !! 나란 존재는......
어디까지 떨어져야만 구원이라는것을 체험할수 있게 되는것인가 ?
도대체 어디까지가 나의 최후의 선이냔 말이다 ?

``혜신아 !....고개를 들어 !!
  그래 ~! 그렇게....''

``혜신아~ 너에게 이런 말을 한적이 있었던가.. ?
  너는 말이지...하하~.....너는... 언제 봐도 아름다와......''

``혜신이...널 처음 만났을때가 바로 ! 요즘같은 시기였었지.....!!!...
  캠퍼스에는 노란 개나리와 핑크빛 진달래가 서로의 색채를 뽐내며
  경쟁하듯 피어나고 난 그속에서 대 자연을 나의 사랑하는 연인으로 삼아
  미친듯이 카메라 셔트만 눌러댔었지 !!!......''

``그래 !!...그땐 ! 정말 인간이란 존재가 너무나도 무의미 했었어 !!...
  내게는 오직 필름속에 담아 그것을 현상할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들만
  존재하고 있다면 그 뿐이라고 생각했었는데.........그랬는데....''

``하지만 그 날은 ! 유난히 성하녀석이 나를 가만두지 않더군...
  성하 ! 그 녀석이 은근히 정아씨를 짝사랑 하고 있었나봐...
  그런데..그 녀석 ! 생긴것 같지 않게 수줍은도 많이 탔었잖아 ?..
  정아씨에게 어떤 방법으로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나를 제물로 삼은것 같은데...''

``하지만.....혜신아 !....
  난 지금 그 성하녀석한테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한 마음뿐이란다
  그 녀석이 없었다면 난 평생 너를 만나지도 못했을것 아니냐...''

``너도 ...그 날 정아씨에게 억지로 끌려 나온거라 했었지 ?!!
  하하하하하 ~~.....역시 우리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였던 거야..!!
  반드시 만나야만 하는 그런 사이였다는 말이지.....''

``너를 보기전까지는 내게있어 인간이라는 존재는
  하나같이 추악하고 탐욕스럽기 그지없는
  그런 구질구질한 돼지같은 존재였을 뿐이었는데....
  차라리...난 한 마리 새가 되고 싶은 심정이였지
  진짜 내가 한 마리 새 였더라면 생명이 다 하는 동안 얼마나 멋지게
  살아갈수 있었을까 ?!!...저 드넓은 하늘을 온통 나의 날개짓으로 물들이며
  끊임없이 자유를 만끽하며 살아갈수 있었을텐데.......
  하하하 !!! 진짜 그때 내 머릿속은 온통 이런 생각 뿐이였었지...''

``그런데 ..성하의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들어가 본 카페라는 곳 !!
  그 곳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그런 곳이 되버리고 말았단다..''

``혜신아 !!!....
  그 곳에는.......네가 있었어 !!!''

``혜신아~~~~
  그 곳에는 네가 있었단 말이야.......너무나도 아름다운 네가......''

``.................................................................''

``..................................................................''

``혜신아 !!!
  그런데.....넌...지금 어디 있는 거니 ?!!!....
  넌.....지금 어디 있는 거지 ?..!!!''

``지금 내 파인더 속으로 보이는 이 모습은 도대체 누구인거야 ?!!!''

``분명 너의 모습인데....네가 아니야 !!!...''

``혜신아 !!!.....네가...아니야 !!!...''

지겹다 !!!....
또 발작이 시작되려나 보다...

``너는 !! 누구야 ???!!!!''

내게 또 고통스런 시간이 시작되려고 한다...

``네가 누군데 혜신이랑 똑같은 눈을 하고 나를 쳐다보고 있는 거냐 ?!!

``이 사악한 녀석 !!!....
  네가 지금 나를 속이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잘들어라 !!!....이 괴물같은 녀석아 !!!....
  네 모습이 아무리 귀신같이 혜신이랑 닮았다고 해도
  넌 질적으로 혜신이랑은 달라 !!!
  달라도 근본적으로 다르단 말이야 !!!...그런데.....그런데....
  어디 감히 내 눈을 속이려 드는거야 !!!''

이 인간을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하나 ?!!!
아버지 ?!!!!.....푸후후 ~!!!!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고싶다...

어쨌던 그가 또 나의 몸에 상처를 내기 시작한다..
언제쯤 이 지긋지긋한 상황에서 벗어날수가 있는걸까 ?!!!

언제쯤 .......

과연....언제쯤 .......

``꺄악 ~!!!''

오늘은 상태가 더 심각한것 같다..
난 어느정도까진 맞아도 절대로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이런 인간에게 맞고 소리지른다는 것이 너무나도 소름끼치게 저주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오늘은...
맞는 곳 ! 마다 마다 너무나도 아프게 다가온다...
마치 뼈와 살들이 다 쪼개지고 찢어지는것만 같다....

차라리....
그가 나를 죽여 준다면....
이런 고통을 주지 않고 깨끗이 죽여준다면.....

그렇다면.....
그를 조금은 이해해줄수도 있을것 같은데.. !!!!

``혜신이는 어디가고 네가 여기 있는거지 ?!!!
  왜 ?!! 나의 혜신이는 없고 네가 여기 있어야 하냔 말이야 !!!!
  왜 ?!!!.....왜 ?!!!!...''

후~~~~~~~~~~~~~~~~~~~~

내 앞에서 한 인간이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울부짖고 있다

왜 인간이 저러고 살아야만 하는것일까 ?
진정 ! 그에게는 이런 삶의 방식 ! 밖에는 없는 것인가 ?!!!

젠장~! 얼마나 머리를 벽에다 쥐어박았는지 온 머리가 다 빙빙도는것 같다
코와 입에서도 비릿한 끈적끈적한 액체가 계속 흘러나온다
진짜 지겨운 세상이다.....

푸후~! 지원이형이 내일 또 나의 이런 모습을 보면 무척 마음 아파하겠지 ?!!

지원이형~~~~

지원이형 ~~~~~~~~~~~~~

후후후~..내가 이렇게 속으로 미친듯이 불러보아도
형은... 그림자 조차도 보이지않는구나..

어차피 인간은 마지막에는 혼자라는것이....사실인걸까 ?!!!

아니야 !!...그렇지는 않아 !!!

형은~~~

나의 지원이형은....분명 다를거야...

세상 사람들이 다 나를 외면한다 해도...
세상 사람들이 다 나를 손가락질을 한다 해도....
지원이형만큼은 나를 혼자 두지는 않을거야 !!!

형만은 결코 나를 혼자 내버려두지는 않을거란 말이야 !!!

그래 ~!! 내게도 희망은 있어 !!!
조그만 참으면 돼 !!!

형이 졸업할때까지만 ...

그래 !!! 그때 까지만....

형은 지금쯤 편안하게 자고 있겠지 ?!~
꿈 속에서라도 내 꿈을 꾸고 있을까 ?!!!
형의 꿈 속에서는 나의 모습이 행복함으로 가득 차 있으면 좋겠는데 !!!

``성훈아 ! 씻고 와라...
  오늘 밤안으로 다 끝내야 하니.....''

진짜 보면 볼수록 무서운 인간인것 같다..
도대체 저 심장속에는 몇가지의 인성이 들어 있는 것일까 ?!!!!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저 인간이 나에게 명령만 하면 내 육체는 의지와는 무관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가 원하는 대로.....

내 머릿속은 온통 분노와 증오만으로 가득할 뿐인데...
내 몸은 그의 말에 오로지 순종밖에는 모르는것이다...

아아~~~ 정말 난... 이런 내 몸을 불살라 버리고만 싶다....
어떻게 해야만 저 인간의 손에서 벗어날수 있는걸까 ?!!!

진정 1 년 후면 형이 나를 이 곳에서 벗어나게 해줄수가 있단 말인가?!!

내가 저 인간의 손아귀에서 무사히 빠져 나갈수가 있느냔 말이다 ?!!

샤워기에서 물줄기가 흘러 나온다..
욕실바닥으로 물줄기와 함께 시뻘건 줄이 뱀처럼 또아리를 틀면서
흘러내려간다....

욕실에 비치된 거울속의 내 모습 !!!

그래도 다행히 얼굴에는 많은 상처가 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어느정도 커버할수도 있을것 같은데

거울속에 커다란 눈이 생기를 잃고 나 자신을 가만히 바라다 본다

내 눈이 그토록 죽은 여인을 닮은 것인가 ?
왜 그녀는 나를 낳아버린 것일까 ?
나를 낳아주면 내가 그녀에게 고마움에 바들바들 떨것이라 믿었던 건가?

후후후후후후....난 진실로 ! 진실로 ! 그녀가 밉다....

그녀의 눈동자를 빼다박았다는 나의 이 두 눈 !!!
이 두 눈동자 조차 내 손으로 빼 버리고 싶을 정도로
난 그녀가 미워서 죽을것만 같은 것이다...

왜 ?!! 나를 낳았느냔 말이다 !!!!

왜 ?!! 나의 의사는 전혀 묻지도 않고 그녀 자신의 의지대로 나를 낳았느냔 말이다

내가....

이 내가.......

그녀의 욕심때문에 이토록 고통당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나 있었을까 ?!!!
조금이라도 느낄수 있었냐는 말이다?!!!

그녀는 진정 무책임한 인간의 표본이다..

나를 사랑해서 낳았다고 ?!!!

푸후훗~~!!!!...진짜 웃기는 개 소리다 !!!

그녀는 나를 사랑한 것이 아니였을 것이다...

단지 그녀자신만을 위한 욕심에 가득찬 행위였을 뿐 !!...

난 결코 그녀를 사랑할수가 없다...

솔직히 !! 저 어둠의 방에서 나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한 인간보다...
이 지긋지긋한 지옥속에 나만을 홀로 남겨놓고 자신만 먼저 훌쩍 떠나버린
그 여인이 더욱더 증오스럽다 !!!!

한없이..............


한없이..................증오 스럽다......


나를 닮은......내 어머니라는 여인이 .........................



[찰칵 ! 찰칵 !]

붉은 어둠으로만 가득 찬 방안에 저 소리만이 울려퍼지고 있다
꿈에서라도 듣기 싫은 소리가 바로 저 소리다

저 소리가 한번씩 ! 한번씩 ! 내 귓가를 때릴때마다
나의 영혼이 점점 더 더러워져만 가는것 같다

``이쪽을 똑바로 쳐다봐 !!!
  그래 ! 그렇게 눈을 크게 뜨란 말이야 !!!!...좋아 ~!! 좋아 ~!!''

후레쉬가 한번씩 터질때마다 방안의 분위기가 조금씩 더 기괴스러워져 간다

``손가락을 머리위로 올렷 !!
  그렇지 !!!...이젠 눈을 아래로 내려 깔아라 !!!
  그렇게 말고 ?!!! 너 !!! 이짓 한두번 해보는거냐 ?!!!
  왜 갑자기 아마츄어 티를 내고 난리인거야 ?!!!''

이상하다~~
오늘은 딴때보다 무언가가 좀 틀린것 같다
그의 눈빛이 예사롭지가 않은것이다..

``이 자식이 나를 혈압오르게 하려고 작정을 했나 ?!!!
  너 왜 그러는거냐 ?!!
  내가 누누히 말했었지 ? 인간의 미는 눈빛에 있는거라고 !!!
  무슨 일이 있어도 눈 에다가는 의미를 부여해야만 한다고 말이야 !!
  그런데 지금의 네 눈은 썩은 동태 눈 보다 더 봐줄수가 없을정도니..
  젠장 ~!!!...이 놈의 것 !!! 오늘내로 끝내야만 하는데....
  다시 세수하고 와 !!!!!''

제기랄 ~!!!!! 온몸이 다 쑤신다
하지만 내 몸은 이미 욕실로 향하고 있었다....

세면대의 물을 틀어 나의 얼굴을 적셔간다
그러자 차가운 물이 내 얼굴의 신경조직을 건드리며 근육을 긴장시켜갔다

무심코 난 세면대위의 거울을 쳐다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얼굴이 거울속에서 나를 보고 있다

그의 얼굴은 야릇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그의 얼굴표정을 보니 내가 이제부터 치루어야 할 일은 사진 모델이 아닌것 같다..

중학교입학한후 얼마되지 않은 어느날 !!

그는 술에 잔뜩 취해서 집으로 들어왔었다..
들어오자마자 그는 여지없이 나를 고문했고 난 탈진해버렸다..
하지만 그 날은 그것으로 끝난게 아니였다..

쓰러져 있던 나를 묵묵히 쳐다보던 그가 갑자기 카메라를 들고 오더니
미친듯이 찍어대기 시작한것이다

그리고 그날 밤 !! 그 필름들을 보두 현상해보더니...

몇일이 지난 후 !!!
그는 몇종류의 기다란 가발과 여자옷 거기다 화장품까지
두손에 가득안고서 들어왔다

그는 구두도 벗지 않은채 부리나케 방안으로 들어오더니....
손에 안겨진 그것들을 방안에다 주르르 펼쳐 놓고
나에게 이것저것 입혀보고 씌어보고 별짓을 다 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는 나의 얼굴에 정성스럽게 화장을 하기 시작했는데..
아마도 그때가 내가 태어난 후로 그가 가장 나를 부드럽게 만져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손가락은 마디마디마다 부드러웠었다

그렇게 나를 변화시킨뒤 가만히 내 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는
갖가지 생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다양성을 띄고 있었다..

그런데 그 다양한 눈동자 중 짐승의 눈동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자신이 인간이기를 포기했던 것이다

그가 짐승이 되는 순간 !!!
나도 그로 인해서 인간의 무리에서 이탈되기 시작해버렸다

그는 분명 제 정신이 아니다
그가 있을 곳은 이 곳이 아니라 용인쪽으로 가야만 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미쳤다고는 하지 않는다
평상시의 그의 모습은 정상인보다 더더욱 정상적이기 때문이다...

어쨌던 그의 이런 짐승같은 행동은 지금까지 계속 지속되어져 가고 있다....

하.하..하...하....하......하......~~~~~~~~~!!...흐흑흑흑흑 ~~~~!!!.

괴로워 죽을것만 같다 !!!
차라리 미쳐버리면 좋을것 같은데....

도대체 누가 ?!! 도대체 어느 누가 ?!!
나의 이런 심정을 십분의 일 ! 아니...만분의 일이라도..
헤아려 줄수 있을까 ?!!...


.............난 정말 인간답게 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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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으로 달려가는 밤의 끝자락에 나는 현관문을 나선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허허한 복도에서 나즈막하게 울려퍼진다

맞은편 쪽으로 보이는 현관문 !!
내가 나선 곳과는 차원이 다른 곳으로 이르게 해 주는 천국의 문 이다

나는 그 문으로 다가가 내 몸을 밀착 시켰다
그러자 나의 심장소리와 함께 형의 숨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이 문의 고리를 잡고 돌리고 싶다
내 손에는 이 문을 열수있는 자그마한 열쇠도 쥐여져 있는데...

하지만 오늘 밤 !!! 나는 이 문을 열수가 없다......!!!.....

나의 썩어빠진 육체 !!!
행여라도 형이 느끼게 된다면 나에게는 더 이상의 희망이 남지 않게된다..

내가 형을 잃게 되는것은....

내게서 형이 사라지는것은....

그것은.......

그것은.........

내게 있어서......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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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아..!!..뭐야 !! 저년 ! 분위기 죽이는데...''

``머리 꼴 좀 봐라 !! 완전 미친년 !! 산발이다...쟤 좀 맛이 간 애 아니냐 ?!!''

``푸후훗...즐기는데.. 미치고 자시고가 어디있냐 ?!!..이쁘기만 하면 됐지 !!''

``그래 !!! 심심하던 참에 잘 됐다..오늘은 저년이나 갖고 놀자...''

세명이 나를 향해 서서히 다가온다
그들이 내게서 빼앗아 가려는 것은 뻔한 것이다..

그런데...그들의 목적을 알고 그들이 다가오는 발걸음이 빨라만 지는데도
내 마음에 전혀 동요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너희들의 운세는 오늘 굉장히 좋은 편이구나...
하지만 내게... 너희들의 얼굴을 남기지는 말아라..

이런 관대한 마음이야 오늘밤 뿐일테니...

.....................................................................

``어엇..헉 !!...뭐야 ?!! 이 년 !!...남자새끼잖아...!!''

``뭐 ?!!!!...''

``뭐라고 ?!!!''

``야 !!..후레쉬 좀 줘봐 !!..이 년 !! 면상 좀 자세히 보게...
  아니 년도 아니지 !!...아아...X 발~! X 나 재수없네 !!!
  년인지 놈인지 오늘 완전히 뽀작 내버려야겠어....!!''

미친새끼 !!!
두번다시 느끼기 싫은 불빛을 또 내 눈에 쏘아대다니..
나의 관대한 마음도 이것으로 끝이 될것 같구나...

``얼굴은 니미랄 정도로 이쁘게 생겼네...
  자식 ~!! 뭐 이런 놈이 다 있지 ?!!''

불빛을 등지고 있어 놈의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놈의 음성만은 내 귀로 똑똑히 입력되어져 가고 있다

``어디 나도 좀 줘봐 !! ''

다른 놈이 후레쉬를 넘겨받고 나의 얼굴을 자세히 뜯어본다
푸후후후~~!!!...역시 내 얼굴은 관상용인것인가 ?!!

헌데 두번째 놈이 내 얼굴을 찬찬히 보더니 후레쉬를 떨어뜨려 버린다..
녀석 ~!! 무척 놀라는 기세다..

그의 목구멍 속으로 타액이 넘어가는 소리가 천둥소리만큼 요란하게 들려온다

``야...야 !! 빨....빨...리 튀.어.야... 해 !!!''

``뭐 ?!! 정...ㅎ...읍...''

``이 ! 개새끼야...지금 !! 이름 ! 부르지마 !!!...죽고 싶지 않다면 ..''

``무슨 소리 하는거야 ?!! 너 미쳤냐 ?!!''

``이..이년 !..아니 이 자식 !!...저쪽 짱 ! 깔이야 !!''

``뭐 ?....뭐라고 ?...그...그럼.. 고.지.용 ?!!!''

``전에 한번 봤었어..!!..워낙 얼굴이 특이해서 기억에 남았는데..분명할거야..''

``고지용이라면...우리짱도 안되잖아...''

``야...이럴 시간 없다...빨리 튀자 !!....''

``저 새끼..우리 얼굴 기억 하면..어쩌지 ?!!..앗싸리..죽여버리게 낫지 않을까 ?''

``이 새끼가 진짜 !! 미쳤나 ?..너 지금 그것 제 정신으로 하는 말이야 ?!!
  고지용파쪽 애들 !! 조무래기 하나라도 건드리면 전쟁 터지는데....
  고지용 그 새끼 !!! 완전 괴물이란 말이야 !!! 그런데 그 놈 깔을 ?!!
  야 !! 야 !!!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
  거기다 우리 짱도 고지용과 관련되는 것은 극도로 기피하고 있잖아 !!
  지금으로선 우리가 살수 있는 길은...
  제발~! 저 자식이 우리쪽을 깡그리 잊어버려주기만을 바라는것 뿐 !!...
  하여간....빨리..여기를 떠야 한다 !!''

세명의 짐승들이 헉헉대면서 나에게서 멀어져만가고 있다..
나는 서서히 일어나서 옷에 묻은 여러 이물질들을 손으로 툭툭 털어냈다

그러자 내 손이 조금씩 더러워져만 간다
안되겠다 !!! 빨리 씻어서 이 손만이라도 깨끗이 해야만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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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이의 방은 내게 전혀 부담감을 주지 않는다
형의 방은 나에게 안식과 편안함을 주는 동시에 나의 심장을 조이는듯한
일종의 긴장감도 함께 동반하는데..

지용이의 방은....안식과 편안함은 없어도....
나의 심장을 조이지는 않는 것이다..

지용이가 옷을 벗고 누워있다..
푸훗 ~!!! 그런데 그 옆에 다른 놈도 하나 있는것 같다..

그 놈이 누구인지 나는 감이 잡힌다..
나는 그 놈에게 다가가서 발로 옆구리를 툭툭 건드렸다

``으..음....지..용아~~...''

아직 !!! 비몽사몽인것 같군..
난 다시 그 놈의 옆구리를 좀전보다 더 세게 자극시켰다..

``뭐..뭐야 ?!!...나...줄려 죽겠어...지용이는 아직 자고 있고....''

``장.수.원..!!..빨리..정신차리고 이 방에서 나가 !!!''

수원이가 내 목소리를 듣더니 벌떡 일어나버린다
그리고는 방안에 어지럽게 널려있던 자신의 옷들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내 얼굴을 한번 스윽 ~! 쳐다보고는 조심스럽게 방문을 닫고 나가버린다

.......녀석은 정말로 착한 녀석이다.......

난 지용이의 가까이에 다가가서 털석 주저앉아 버렸다
드디어 내 몸을 지탱해주던 모든 긴장감들이 일순간 다 사라져 버린것이다

나의 모든 세포들은 조금씩 그 속도를 늦추어 가고
내 모든 근육들은 이완되기 시작한다..

잠이 쏟아질것만 같다

난 지용이의 가슴에 내 머리를 파묻었다
그러자 그의 고동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오며
더욱더 나를 잠속으로 빠져들게 하고만다

``언제왔어 ?!!''

지용이의 손이 가만히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깼니 ?!!...오늘 밤은 그냥 조용히 자고 싶었는데...''

난 가만히 읍조렸다
하지만 이 읍조림은 말의 뜻과는 전혀다른 그를 유혹하는 미끼인 것이다..

``너의 향기가 내 코끝을 자극하는데..어떻게 눈이 안 떠지겠냐 ~~~~''

``푸후후후후후훗~!!!...
  그런 녀석이 나 없다고 수원이를 데리고 자는거냐 ?!!''

``야...야....너 그런 말 ! 하면 나 정말로 괴로워 진다..
  수원이 ! 그 녀석 ! 진짜 착한 녀석이야 !!...나 밖에는 없는 놈이잖아..
  하지만.. 네가 싫다면 ...다시는 수원이 안건드린다....말만해라 !!!''

``됐어 !!...상관없어 ~!!''

``뭐어 ?!! 상관 없다고 ?!!''

지용이가 나의 머리를 부여잡고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상한군..참으로 이상해....
  왜 ?! 너의 그 말이 나의 심기를 이토록 불편하게 만드는 거지 ?!!''

지용이가 나의 입술에 입을 맞춘다
아무래도 화제를 바꿔야만 할것 같다..
저 문제로 계속 물고 늘어지면 골치가 꽤 아파질것 같으니...

``지금 네게서는 수원이가 느껴져~~....나를 안고 싶으며 씻고와 !!

지용이가 내 입술에서 자신의 입술을 떼더니 가만히 나를 쳐다본다
그렇게 한참을 쳐다보더니 일어나 문을 열고 방을 나선다
아마도 그는 욕실로 갈 것이다

그가 올때까지 나는 가만히 누워만 있으면 된다

그러면.... 오늘 ! 내가 그 지옥같은 곳에서 당한 것을
지용이가 모두 씻어내 줄 것이니...

그런데 무심코 쳐다본 천장에 하나의 얼굴이 벽지무늬와 함께 나타난다

형의 모습이다....


나를 가만히 쳐다보는 형의 모습은 무척이나 슬퍼보여
내 마음을 한없이 아프게 만들어간다...


현실 속의 형은 분명히 자고 있을텐데도 말이다....!!.....
형은........분.명.히........자고 있을텐데.....


.......미.......안.......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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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후훗...고지용 !! 너도 한낱 사람이구나..
  벌써 뻗어버리다니..
  역시 하룻밤에 두 사람을 안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지 ?!!''

``비웃지 마라 ! 강성훈 !!...''

``왜 ? 내가 틀린 말 했니 ?!!...푸훗훗훗...
  그런데...지용아 ~~ 나 참 이상하다.....웃지않으려고 하는데...
  그다지 웃고 싶은 기분도 아닌데...자꾸 웃음이 나와 !!...하하하하~~
  너를 비웃고 싶은 마음은 추후도 없는데...왜 이러지 ?...
  나 정말 미쳐가나.....하하하하하하하~~~''

``그만 웃어라...!!''

``후후 이상하네 ?!!..고지용 ! 왜 공포 분위기 잡고 그러는거지 ?!!
  어엇 !! 누르지마 !!!...숨 막힌단 말이야 !!''

``강성훈.. 넌 !! 내게서 벗어날수 있다고 생각하는거냐 ?!!''

``킥킥 ...그럼 내가 평생토록 네게 예속 되어있을거라고 생각했어 ?!!''

``당연하지 !!!''

``풋 ! 고지용 !! 오늘은 네가 나를 웃기려고 작정을 했구나...''

``..................''

``아이씨 !! 머리채 잡지마 !! 아프단 말이야 ..

``..................''

``왜 독사눈을 해 가지고 사람을 노려봐 !!''

``성훈아 !! 내게서 도망칠 생각같은건 꿈에서라도 하지마라 !!!
  이건 미리 경고 해 두는거다...''

``정말 이상하네...너..왜 자꾸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어가는거냐 ?!? ..
  이것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하는데....나 이 방에서 나가고 싶어져...!!''

``말해봐라 !! 강성훈 !!
  네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

``넌 말이지...나에게 안겨 있을때 조차도 나를 보지 않고 있어!!
  내가 눈치채지 못할거라 생각한것 같은데.....
  솔직히 무척 자존심 !!! 상하는 일이다..
  하지만 넌 그만한 가치가 있는 녀석이라 지금까지 애써 참아왔지..
  그러나 오늘 밤은 그 정도가 도에 지나쳤어....
  내가 중도에 그만두고 싶어 할 정도로 말이지....
  분명 년은 아닐테고....
  어떤 놈 이야 ?!!...''

``왜 ?!!
  알면 어떡할건데 ?!!''

내 머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지용이에게 들리게 해서는 안된다....

``어떻게 할거냐고 ?...키득 키득 키득.........''

``웃지만 말고 이야기를 해봐 !!! 어떻게 할건지...''

``글쎄 아무래도 네 면상 앞에서 녀석의 겉껍질과 속을 분리해 줘야겠지..
  그냥 보내주는것은 너무 싱거워 !!!
  너에게도 평생 잊지못할 추억은 남겨줘야 하지 않겠어 ?!!''

``잔인하군 !!!''

내 입가가 저절로 치켜져 올라간다
내가 원하는 대답이 지용이의 입에서 줄줄이 나오고 있다니..

``너에 관계된 일이라면 난 인간의 탈을 벗어버릴거야
  원초적인 고등동물로서의 형태로 인격보다는 본능에 의해 움직일것이니...''

``그래 ?!!''

``오늘도 넌 나에게 처음 안긴것이 아니야 !!!...
  여기오기전에 이미 넌 누군가의 즐거움의 대상이였어 !!
  넌 자각하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난 느껴진다...''

``픗픗프.... 고지용 !! 넌 생각보다 무척 예리한 녀석이야 !!..
  가끔씩 나를 무척 놀래킬 정도로 .....''

``그 녀석이 너를 어떻게 했어 ?!! 널 황홀하게 만드냐 ?! 그 녀석이 !!''

``황홀이라....글쎄 !!..하지만 너보다는 강한 사람인것은 분명해..!!''

``................''

``그는....나의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쥐고 흔들정도니...''

``................''

``지용아 !!...넌 정말로 네 말에 책임을 질수 있는거냐 ?!!''

``............................''

내 가슴이 두근거린다..
잘만하면 내손에 피한방울 묻히지 않고 인간같지 않은 그를 보낼수 있을것같다
그렇게만 된다면...나와 형의 미래는...오로지 행복뿐인데..가슴이 떨려온다..

``나를 안는사람이 누구인지 말한다면 그의 가죽을 벗겨 줄거냐고 ?!!''

``...........................''

``왜 대답이 없어 ?! 뭐야 ? 그 표정 !! 금세 꼬리를 내린거냐 ?!!..피식 ~!
  겨우 그 정도이면서 온갖 무게를 다 잡다니...웃기지도 않는군..''

``픗픗..난 지금 너를 안는 사람을 질투하는 것이 아니야 !!''

지용이의 얼굴이 묘한 빛으로 얼룩져 간다
마치 나의 속 마음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지금까지 난 그를 과소평가 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큭큭...네가 나를 우습게 보나본데...
  강성훈 !! 날 만만히 보지마라...네게 농락당할 고지용은 절대 아니니..''

나의 미래가 또다시 실타래처럼 엉켜가려고 한다

``뭐냐 ?!! 고지용 !! 지금 사람을 갖고 노는거냐 ?!!''

``강성훈 ! 네 놈이 사랑하는 놈이 누군지는 아직 모르지만...
  네가 살아가면서 그 놈의 얼굴이라도 보면서 살고싶다면 지금 당장 잊어라 !!!
  난 네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내 것에 대한 집착력이 강한 사람이니..''

지용이가 머리맡에 있는 담배를 하나 꺼내든다

``그리고 이미 말했지만...두번다시 나에게 안기면서...
  내 얼굴위로 다른녀석의 얼굴을 절대로 겹쳐보지 마라 !!
  참는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니 !!!
  만약 나의 이성을 제어하지 못하게 된다면..
  너의 이 사랑스런 눈동자도 확 !! 빼버릴지 몰라..''

지용이의 담배연기가 천장을 휘감으며 형의 얼굴을 흐릿하게 만들어간다..

``마치 늪속에 빠져들게 할것같은 너의 이 깊은 눈동자에서
  내가 아닌 다른놈이 느껴진다는것은 나에게 참을수 없는 모멸감이야 !!!...
  그것도 내 밑에 있을때 조차 그런다는 것은.....프흣 !!..

지용이의 두 손가락이 마치 내 눈을 빼버릴같은 동작을 취하며 얼굴위에서
빙빙 돈다...
그러면서 그의 두 손가락에 끼어져 있는 담뱃재가 얼굴위로 떨어지는데..

뜨겁다...

``네 얼굴에 내 이름을 새겨 넣을까 ?''

지용이의 얼굴이 진지하다...장난스런 말이 아닌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하면 좋을까....''

``그만해 !! 네 입에서 그이상의 한 마디만 더 나온다면
  두번다시는 널 만나지 않을테니... !!''

무섭다 !!!
지용이가 무서워 진다....

``난 어렸을때부터 남들보다 감이 빨랐었다...
  내가 생각해도 심하다 할 정도로 동물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었지..
  그 감이 내가 살아가는데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때론 나의 이 뛰어난 감 때문에 신경쓸 일이 많아져서 귀찮기도 하단말이야''

나를 쳐다보며 비웃는듯한 지용이의 얼굴이 섬찢하다..
그의 웃는 모습이 이렇게 잔인할수 있다니...
아이들이 지용이 앞에만 서면 벌벌 떠는 이유를
이제서야 확실히 깨닳을수 있을것 같다

...그렇다면....

 지용이를 만나게 된것은 내게 있어서 행운이 아닐런지도 모른다...

``네가.... 도망치면 난 널 반드시 찾아낼거다...!!''

``.............''

``넌 지금 시침 뚝 떼고 있지만..네가 머리를 쓰는만큼 내 머리도 돌아가고 있어''

``..................''

 ``강성훈 !!! 넌 내꺼다 !!!''

``..................''

``다시한번 말하지만...내게서 벗어날 생각은 .......
  하지않는 것이 좋아 !!!!!''

``.....................................''

``너를 위해서도....


  또한...네가 사랑하는 그 자식을 위해서도 말이다......


  ....키득 ....키득.......킥킥킥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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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위로 맥박수의 속도까지 알아맞추어 낼수 있는 손이 덮혀진다

후후후.....

형의 손이다...

나라는 인간은......

형의 향기~

형의 숨소리~

형의 심장고동소리의 변화까지 알아차릴수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형의 유희에 동참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이유가 뭐냐고는 묻지 않았으면...좋겠다...

너무나 뻔한 이유니....

하지만.....궁금하다면 !!!~~~~............


그 이유는 간단하다....

머리 굴릴 필요가 하나도 없는것이다....

이유는 단 한가지...

내가 사랑하는 형이....

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후후후후....



``누구야 ?!!''

``아아~~....누구지 ?!!''

내 입속에서 말이 나온다

그러자 형의 웃음 참는 소리가 내 귀에 예민하게 전해져 온다...

난 그런 형의 손을 천천히 더듬어 가고있다..

형의 관절과 심줄 !!!

모두가 내가 미치도록 사랑하는 것 뿐이다..

``힌트라도 줘야 하잖아...
  기침 소리라도 내봐 !!...''

형의 웃음 참는 소리가 이젠 손에서도 느껴진다

형의 시퍼런 심줄이 가늘게 떨려온다...

내가 이런 형의 손 떨림에 얼마나 이성을 잃었었나 !!!...

또...이런 형의 손에 내가 잠식되기를 얼마만큼 바래고 있었던가 !!!...

하지만....

............형은..............

나의 이런 마음을 전혀 몰라준다.......

지금....나의 한쪽 가슴이 또 무너져 내려가고 있다....

만약 ! 이런 나의 욕망을....

어느날 ...

형이 알아채 버리고 만다면 ...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

사실....

나는........

불안하다........

그 불안함이 어느 선에서는 내게 두려움으로 까지 다가온다......

그러다 그 선을 또 한번 넘어서게 되면.....

이젠 ....내게 있어 공포 !!! 만이 존재할 뿐이다.....



난......

정말.......

형...없이는......

살아갈수가 없는데...........



하지만...지금 나의 이성은 내가 제어하지 못할 지경에 다다르고 말았다

난...형의 손을 살며시 내 입으로 가까이 가져갔다...

내 입술로 형의 손을 훑어 내리고....

나의 혀로 형의 손을 자극한다.........


``어헉~!!...성훈아....너 지금 뭐하는 거니 ?!!!''

형의 놀란 모습이 내 눈동자로 들어온다..

``얘가...얘가....내 손 지금 엄청 더럽단 말이야.....
  빨리...침 뱉어 !!!...''

난 형의 말과 동시에 침을 삼켜 버렸다...
형의 더러움은 내게 있어서는 이미 더러움이 아닌것이다...

``야 !! 강성훈 !!! 너...너......아구...이것 참.....!!!...
  너...만약...나 아니였으면 어쩔뻔 했어 ?!!!...
  너 그래도...이짓 ?!!...오잉 ?....말이 좀 이상하네...
  하여간...이렇게 할려고 한거냐 ?!!''

형의 표정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내 심장의 고동소리도 그 변화와 함께 점점 빨라져 간다

제발.....형의 그 변화가 내가 간절히 원하는 그것이라면.....
난 더 바랄것이 없을텐데....

``형 !!!.....내가 만약...다른사람에게 그렇게 행동한다면 .....싫어 ?!!!..''

``앗...당연히 싫지...!!..''

``왜 ?!!''

난...초조하게 형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으응 ?!!...으응 !!...그게...왜냐고 ?!!....응...그게....
  하여간 ...그냥 싫어...!!!....모르겠어 !!...그냥 막연히 싫어 !!!..''

내 얼굴에 미소가 번져간다...
형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난.....폴밭에서 일어나 형의 가까이로 다가갔다...

오늘같은 분위기라면.....

형과 키스를 해 볼수도 있을것 같다.....

만약 하게 된다면...

이건 나의 첫 키스다...

이건 진정 내가 원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강압적으로 또는 의무적으로 했던 그런 동물적인 행위와는
전혀 다른것이란 말이다...



나의......

입술은........

깨끗하다...........



``형 !! 사랑해 !!!..''


형에게 나즈막하게 속삭인다...
형과 만나는 매순간순간마다 난 이 말을 형의 귓가에 주문처럼 속삭인다...

형은 나에게서 절대로 벗어날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기위해서....
또한 나의 절대적인 사랑을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

어렸을때부터 나를 지켜주었던 형 !!!!!

형은 나만의 사람이여야만 한다.....



형은...


나의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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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엇...이게 누구야 ?...수원이 아냐 ??
  아니...네가 왠일이냐 ?...학교를 다 오고 ?....푸하하하...웃긴다..''

수원이가 재덕이를 보더니 그저 배시시 웃는다..

``그런데 뭘 그렇게 유심히 보고 있는 거냐 ?
  후...쳇..!!...강성훈...은지원 아냐 ?!!...저것들...!!!
  뭐하는거냐 ?..!!...분위기 만만치 않은데.....''

``재덕아....''

``응....왜 ?!!''

``성훈이 말이야...저기 지원선배랑 어떤 관계니 ?...''

``몰라 !!....전에 성훈이에게서 들었는데...은지원이 성훈이 저 자식 보고
  내 강아지..내 강아지...한다는데.....푸훗훗...!!
  그럼 무슨 관계인거냐 ?...주인과 애견 관계인건가 ?!!....파하하하하하''

``그래 ?!!...''

``그런데 수원아 나 네게 물어 볼 말이 있다...''

수원이는 재덕이가 무엇을 물어올지 짐작이 간다...
분명 조성훈에 대한 이야기 일 것이다...

수원이는 그런일에는 관여되고 싶지 않다..
우선 지용이에게서 끝난 일이라면
더 이상 자신이 왈가왈부 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훈이..그렇게..된것 !!!...다...저 강성훈 녀석 때문이지 ?!!...''

``.............''

``그냥 ...맞는지 아닌지만 말해줘 !!...확실한것을 알고 싶으니...''

``..............''

``에이쒸~!!...속터져 !!!...네게 묻는 내가 병신이지....
  그래 !!..네가 무슨 상관이 있겠냐 ?!!
  어쨌던 오래간만에 온 학교 !! 열심히 공부하고 가라.....
  이 모범생은 또 선생님 말씀에 복종하러 가야 하니....낄낄낄낄...''

재덕이가 수원이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조신하게 걸으면서 교실로 향한다

``그래 !!..재덕아 !!....나중에 또 보자....''

재덕이도 두 얼굴을 가지고 살아가는 녀석이다....
수원이가 내심 혐오하는 인간유형 !!!...

하지만....그렇다고 그에게 혐오하는 내색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
그런것으로 신경전 벌이는 것은 자신에게도 일말의 도움이 안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원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용이가 보고싶다..
한시라도 그의 곁을 떠나있고 싶지가 않은데......

가까이 근접해 있지 않아도 좋다...
그저 자신의 시야에만 지용이가 머물러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한없이 만족스럽다

하지만 지금 수원이는...

자신이 가장 혐오하는 인간 !!!...

강성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어야 한다...

수원이의 성훈이의 대한 감정은 어떻게 딱 하나로 꼬집어 낼수가 없을정도로
다양성을 띄고 있다...

우선 ...죽이고 싶도록 미운 존재 !!!

또 그에 버금하는..... 미치도록 부러운 존재 !!!

성훈이 앞에만 서면 수원이는 시선을 밑으로 내릴수 밖에 없다..
자신이 봐도 성훈이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것이다..

왜 같은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이렇게 달라야만 하는 것인가 ?!!!

수원이는 신이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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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엇...내 강아지 표정이 묘하네....
  아무리 봐도 뽀뽀해달라는 표정인데...맞지 ?...맞지 ?...
  에궁...에궁...넘넘...구여워 죽겠어 !!!...이놈의 녀석을 우짜면 좋냐 !!!''

지원이가 벙글거리며 호탕하게 웃어댄다...

``형 !! 키스해 봤어 ?!!''

``뭐...뭐라고 ?....성..성훈아...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냐 ?!!''

``해본거야 ?!!!.....''

``허허...우리 성훈이가 뭘 잘못 먹었나 !!!
  이 형을 아직 모른단 말이냐 !!...
  이 형은 말이다...결혼하기 전까지는 순결을 지킬 것이다..껄껄껄껄...
  난 말이지...내 사랑스런 아내에게 내 모든것을 주고 싶어 !!!...
  뭐 ~~...친구녀석들은 이런 나를 보고 등신이라고 하는데...
  어쨌던 나의 가치관은 그렇다......''

``형의 사랑스런 아내 !!!....''

``그럼...그럼....나 하나 믿고 오는 여자일텐데....
  난 첫 단추부터 그녀에게 충실하고 싶단다..
  우리나라 여건상 여성들에게만 순결 !! 우짜구 저짜구 하잖냐 !!!
  그 얼마나 비합적인 이론이냐 !!!...
  진짜...남성우월주위의 극치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지...''

``그럼 형은 아내의 순결을 무척 따지겠네....''

``으음...그건 상관없어 !!!...''

``푸훗....!!...형...뭐야 ?....그 말은 형의 가치관에 위배되는 말이잖아..''

``성훈아...난....내....자신에게 충실하고 싶다는 거다..
  그러니깐..음..내가 내 자신에게 떳떳하고 싶다는 거지...
  그런데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까지 강요할수는 없는거잖아 ?!!!
  그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살아갈텐데..
  그런 사람에게 무턱대고 내 가치관은 이러니 나를 따르시오 !!
  만약 그런다면...이 은지원이 얼마나 밥맛없는 인간인거냐 !!
  성훈아 !!!...나 그렇게 고리티분한 인간은 절대 아니다..
  이 형을 뭘로 보고...푸하하하하하..''

나의 형이 웃고 있다 ~~

이 세상의 어떤 사물이 형의 웃음보다 나를 더 감동시킬수 있을까 ?!!

생각할 필요조차 없다 !!!

그런일은 절대로 일어날수가 없으니...



형은.... 오늘도 어제와 다름없이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리고....그런 형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 뼛속깊이 용해되어져 가고있다


오늘 난.....

또다시 형에게.......

뼈에 사무치는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오늘도..... 형은.... 나에게.....예전과 같은 뽀뽀만 해 줄 것이니......



그래도.....

난.....

지금 이순간 !!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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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푸른 바닷물빛의 눈동자를 은밀하게 감춘.....
마치 숨쉬는 것 조차 잊어버렸다는듯이...어떠한 미동도 일으키지 않으며
그렇게...지용이가 잠들어 있다...

그리고......

그런 지용이가 잠들어 있는 침대옆에 무릎을 꿇은 수원이가
기도하는듯한 모습으로 묵묵히 지용이를 바라보고만 있는데.....

`지용아.....이대로 시간이 멈추어 질수만 진다면....
 만약 ...그렇게만 될수 있다면................''

수원이의 고개가 점점 바닥을 향해 떨구어진다
그리고...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닥으로 조금씩 떨어지는 물방울들....

그런데....
언제 깨어난걸까 ?!!!

그토록 깊은 수면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던 지용이의 손이
수원이의 머리위에 살며시 얹어져 있다

``또 우는거냐 ?!!''

``짱 !!...언제 깨어난거야 !!''

수원이가 놀라며 얼른 눈가를 훔친다

``수원아......''

``으응 ?!!''

``내게 ........흠......이 고지용에게 말이지....''

``으응 ?!!''

``어떠한 기대감도 절대 갖지마라 !!!''

``으응 ?...그....그게......무슨 소리야 ?!!....''

``넌 ! 진짜 괜찮은 녀석이거든... !!
  나를 언제나 더없이 편안하게 해주고 있으니......
  하지만.......말이지.....
  넌 결코 내 취향이 아니란 말이야... !!!''

``짱 !!!!! 이젠 제발 그만 말해줘 !!...
  짱의 말뜻을 충분히 이해할수 있을것 같아.... !!''

수원이가 꿇고 있던 무릎을 일으켜 세우며 일어나려 한다
그러나 두 다리는 이미 감각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힘 없는 두다리에 쥐가 나며 지용이가 누워있는 침대로 쓰러져버리는 수원이...
그러자 지용이가 수원이를 무의식적으로 품에 안아버린다..

``흑흑........''

생각지도 못했던 지용이의 품에 안겨버리자
수원이의 서러움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지나 보다...
그의 울음소리가 짐승의 울부짖음 보다 더욱더 처절히 지용이의 귀를 자극시켜간다
그러나 지용이의 눈동자는 자신의 귀에서 느껴지는것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으며
점점 더 빛을 발해가고 있었다

``수원아 !!!....''

``흐흑.....흑흑흑...''

``그만 징징거리고 입 열어봐 !!! ''

``.................''

``성훈이가 만나는 녀석은 누구야........?!!''

무거운 지용이의 목소리가 수원이의 심장을 눌러버린다

``................''

``어떤 자식일까 ?!!.....
  프흣 ~!! 가시돋힌 공주님의 영혼을 갖고 놀 정도라면 만만한 녀석은 아닐텐데..''

``.................''

``장수원 !!! 내가 가장 짜증스러워 하는것이 뭔지 알지 ?!!
  입 열어 !!!.....''

지용이가 미소 지으며 수원이의 얼굴을 만지작 거린다
하지만 그의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없.었.어 !!''

``없어 ?!!''

``성훈인......언제나 혼자였어 !!! ...
  학교에서 그 아이가 하는일이라곤....
  자신의 책상앞에 앉아서 책 보는것 !!! 오직 그것 하나 뿐 !!!''

``그래 ?!!..''

``그런데 성훈이 진짜 많이 달랐어..!!!
  여기서 보아오던 성훈이의 모습을 그 어느곳에서도 찾아볼수가 없을정도로..''

``쓰으으~~...학교가....학교쪽이 아니란 말이지 !!....
  푸훗....쿡쿡...키득...키득...''

지용이의 웃음소리가 히스테릭해져간다..

``참 !!! 아름다운 아이야 ~~~
  보고만 있는데도 전혀 지루함을 느낄수가 없었거든....''

어떠한 말을 해도 수원이의 톤에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무미건조한 억양 !!

``장수원 !!! 설마 ! 네가....
  지금 내게 거짓말 같은것을 나불대고 있는것은 아니겠지 ?!!''

``짱 !!!....그런말 하지마 !!!
  내 마음은 짱이 더 잘 알고 있잖아 ...?!!!
  난 누군가가 내 목에 칼을 들이댄다고 해도.. 결코 ! 짱을 배신하지 않아 !!!''

``.................''

``짱을 힘들게 하는 말을 할 일이 내게 생겨난다면.....
  정말로 그런일이 벌어진다면...난 평생 말을 못하게 될거야 !!!
  난 그 자리에서 내 혀를 잘라내 버릴테니깐......''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수원아...네가 또 나를 감동시키는구나 !!
  그래 !! 어디 네가 버틸수 있을때까지 내 옆에 한번 버텨봐라 !!!
  네가 어느정도까지 버틸수 있을지 !!!...그것도 상당히 궁금한 일이니..''

지용이가 침대에서 빠져나와 옷을 재빠르게 입기 시작한다

``지금 내 마음같아서는 너를 으스러지게 안아주고 싶은데....푸후훗훗...''

[탕 !]

지용이의 웃음소리가 그가 나가버리 닫힌 문소리 뒤에서도
메아리처럼 울려퍼지고 있다

``짱 !!!''

지용이가 몸을 뉘였던 침대에 몸을 바싹 밀착 시키며 수원이가 가만히 엎드려있다
마치 그의 몸 위에 자신이 엎드려 있다는 착가에 빠지며..

``강성훈 !!! 결코 !!! 너를 위한 말은 아니였어 !!!...''

``너를 옹호해주려고 거짓말 한 것이 아니란 말이야 !!!''

``그런데..........
  너는 모르는 거라해도...어쨌던 넌 내게 빚을 지고만거야 !!!!...''

``이 장수원이 네게 있어 하나 정도는 너를 내 발 아래로 볼수있는 것을
  가지고 말았다는 거지 !!!''

``네가 만약 이런 사실을 알게 된다면 넌 날 유치하다고 생각할까 ?!!!....''

``하지만...오늘 난 ....쿡쿡쿡쿡.......처음이다 !!!...
  진짜 처음으로 네게 우월감 같은것이 느껴지거든.....''

``...............................................................
  ...............................................................''

``.......나.....도.....이 장수원이도.......너에 못지 않은 인간인데....
  왜 !!! 반드시 너여야만 하는걸까 ?!!!....''

``왜 !!! 모든 사람들이 마치 너를 중심으로 살아가는듯한
  이런 더러운 기분을 느껴야만 하는거지 ?!!!'

``그래도......후후후......너의 웃는 모습은 참으로 예쁘더라...
  네가....그런 표정도 지을수 있다니...''

``사실 !! 여기서의 너의 모습은............''

``성훈아....우리 짱 !!! 가슴 아프게 하지 마라...
  짱은 너를 정말 사랑해 !!!....''

``괴롭지만....너무나도 괴롭지만...그건 사실이란 말이야 !!!...''

``그런데..왜 짱 앞에서는 은선배에게 보여주는 너의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거지 ?!!!''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은선배인거냐 ?!!
  짱이 아니고 은선배냔 말이야 !!!.............''

``그러니깐... 우리짱은 네가 심심하면 찾아와서 너의 빈껍데기만 툭 던져놓고
  가버리고....네 속은 오로지 은선배 뿐인거냐 !!!''

``너 정말 .....그러면 안되는건데... !!!
  짱을 비참하게 만들거나 기만하는것은 내가 보아줄수가 없단말이야 !!''


``강.성.훈 !!!.....''

``넌 기필코 짱 옆에 있어야만 해 !!!''

``짱이....원하는..... 그 날까지는............''

``계.속.해.서................................''


``그리고......강성훈 !!! 어떤일이 있어도 짱 !! 에게 고통을 주지마라 !!!''

``난 말이지.........
  짱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인간은 절대로 용서할수가 없거든 !!..절대로..!!!''


``난 너를 혐오하기는 해도....

  결코 !!! 너에게 아픔을 주고 싶지는 않아........

  성......훈......아.......

  이건 .......

  진심이다.......

----------------------------------------------------------------------

``야..지원아 저기 문 밖에 네 예쁜 동생 와 있다 ''

``엇...그래 ?!!...알았어 !!!''

형이 책상위를 날아서 내 앞으로 돌진해 오고 있다
저런 모습의 형을 보면은 형 또한 나 만큼
나를 보고 싶어했을거라는 생각을 해도 괜찮을것 같은데...

형이 내 손을 잡아끌고 복도를 뛰어간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복도와 계단을 숨도 쉬지 않은채 내달으며
형이 나를 이끌고 뛰고있다

지금 형이 무척 흥분해 있는것 같다
형의 그런 감정이 형의 손을 타고 내 손으로 전해지며 나의 심장에게 알려준다

그러자...내 심장도..형의 심장 못지않게 촌각을 다투며 흥분되어져 가려한다

아아 ~~~....그런데....
어느새 나무와 풀 꽃들의 향기가 나의 후각을 자극시키고 있다

숨이 목까지 차 오르며 숨쉬기 조차 괴로울 정도로 달음질쳐 온 뒷동산 !!!
형 또한 헉헉 거리며 숨을 고르고 있다..

하지만 형은 내 손을 놓아주지 않는다
거기다..형과 내 손에서 흘러나온 땀들이 서로 뒤엉켜져
우리의 손을 더욱더 견고하게 밀착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내 강아지 !!!....하하하하하''

형이 내 얼굴에 마구 뽀뽀를 해댄다...

이마

뺨

코

입술

닥치는대로 형의 입술이 내 얼굴을 뒤덮어가고 있다

``이 형 !! 오늘 기분이 정말로 좋다....
  우...하...하...하...하...하....하........''

이상하다....좀전까지 그렇게 흥분되던 내 가슴이...
왠지 불안해지려고 한다..

``성훈아 !!!....드디어....드디어....
  이 형의 가슴 한 부분을 콱 막고 있었던 문제가 풀려버리고 말았다는것 아니냐''

왜 이런 기분이 드는걸까 ?!!
형이 저렇게 행복하게 웃고 있는데도
어째서 난 형의 저런 행복감이 전혀 느껴지지가 않는 거지 ?

``성훈아~ 우리학교의 공주님 !!..
  앗참 ! 넌 아직 얼굴도 모르겠구나...
  하여간 작년 가을축제때 우리학교 여왕으로 뽑힌 여자애가 하나 있는데..
  진짜 죽여주게 이쁜애지....우하하하하하....''

형 ?!!! 지금 내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거야 ?!!

``그런데...말이야 !! 그애가 얼굴 못지않게 마음씨도 무쟈 이쁜애거든..
  진짜 요새 세상에 그런애 흔치않지 ''

형 !!!

``솔직히 쑥스러워서 성훈이 너에게 조차도 말을 못꺼냈었는데...푸하하하하
  이 형이 !!....천하의 둘도 없는 멋진 사나이 !!! 이 은지원이
  그 아이를 남몰래 이 바다와도 같은 넓은 가슴에다 품고 있었다는것 아니냐 !!!
  캬캬캬캬캬캬....성훈아 웃기지 ?!!...
  설마 형이 누군가를 짝사랑하리라고는 너도 미쳐 생각 못했었지 !!!
  푸카카카카....아...이것참 !! 상당히 쑥스럽네...아아..미치겠오 ~~''

형 !!! 제발 ~~~~~~~~~

``오늘 드디어 형이 해내고 말았다...
  그애가 ....그 이쁘디 이쁜 지혜가 드뎌 이 사나이 은지원의 매력을
  간파하고는 먼저 러브레터를 팍팍 보내왔다는 이 말씀이다...
  아~~~ 이것 땀나네 !!!...마치 60 년대 사랑이야기 같아 ~~~..하하하하..
  자...이것봐라...핑크색 편지봉투 !!!...바로 이런것이 러브레터라는거다..
  뭐 ~~~.. 학교 다니면서 이 은지원의 주체하기 힘들정도의 멋진 외모땜시...
  이런편지 숱하게 받아왔었지만... 그래도 ...이것만큼은 특별한거다....
  진짜 받고 싶은 애 한테 받은거란 말이다....우하하하하...
  음...아직 뜯어보지 않았는데....
  내 강아지 !!...너도 궁금하지 ?!!!...
  우리 성훈이도 이젠 남녀공학 들어왔으니깐 ....
  이런편지 꽤 많이 받게 될텐데..
  그럼 너도 받자마자 이 형에게 보고 해야 한다 !!!
  우선 형이 사전검열 하고 네게 어울리는 아인지 아닌지 판단내려줄테니깐
  너 !! 뒤로 호박씨 까거나 하면 절대로 안된다 !!! 가갈가갈가갈갈갈...
  넌 너무나 순진하기 때문에 형이 반드시 사전검열을 해야만 해 !!!
  우리학교 여자애들 중 이상한쪽 애들도 많이 있으니...
  강성훈 !!! 형 말 알아듣지 ?!!!
  자 !! 그럼 두두두두두 ...봉투를 한번 뜯어볼까 ?!!
  성훈아 ~!! 우리 같이 읽자 !!!...푸후후후후 !!
  왠지 너랑 같이 읽고 싶어서 미치도록 보고 싶은것 !!
  허벅지를 샤프로 푹푹 찔러가며 오전시간부터 지금까지 꾹 참았었거든...''

형 !!!!! 이젠 제발 그만해 !!!

``햐아...이것봐라....무슨 향기냐 ?!!....
  오홋 ~!!! 편지지에 향수까지 뿌렸나보다...푸후후....
  걔도....나를 엄청시리 좋아하나보다...이렇게까지 신경쓴것 보니..깔깔깔깔''

형이....그 누구도 아닌 형이....
나.....를..............이...렇....게....
아....프.....게......만.....들...줄...은...몰...랐..었..어...

``우아 !!! 역시 글씨도 얼굴만큼 이쁘네...푸히히히히
  동글 동글 한것이...아구....깜찍하게도 썼다....
  우선 !!! 첫줄이......
  [나의 까만밤을 하얀밤으로 지새우게 만드는 지원에게....]
  캬하~!!! 죽인다 !!!...
  지혜 !! 얼굴이 예뻐서 머리는 텅 비었을거라고 내심 걱정했었는데
  그래도 이 정도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 할수 있다면
  2 세걱정은 안해도 될것같다....
  사람들이 그러잖아..애들 머리는 엄마머리 닮는다고...
  솔직히 그게 좀 많이 걱정 되더라..
  성훈이 너도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봐라..
  이 형의 자식이 공부못해서 허구헌날 학교에서 줘 터지고 있는것 !!!
  너도 생각만해도 끔찍하지 ?.
  내 마음이 네 마음이고 네 마음이 내 마음이니....
  아마 너도 이 형이 울매나 불안해 했는지 조금이라도 느껴질거다..
  그런데 진짜 다행스런 일이다...
  지혜가 돌이 아닌것은 확실한거니............우항항항항''

!!! 아버지에게 맞을때보다 더 아파 !!!

!!!!! 형 !!!!!

!!!!! 형 !!!!!

``음...그럼 또 읽어볼까 !!!
  [언제나 수영장에서 네가 수영하는 모습을 몰래 보곤 했었어...]
  이런 이런 이렇게 앙증맞을수가....뭘 몰래 보고 있었냐 !!!
  보고 싶으면 화끈하게 보지 !! 푸힝~!
  [사실은... 입학식때 신입생 대표로 네가 글 읽을때부터 널 좋아했었는데]
  우앗 !! 그럼 3 년동안이나 나를 .....허허...그것참 !! 진작 말을 하지 !!!
  그랬으면 나도 그렇게 애태우지 않잖아....
  성훈아 !! 이 형 !! 진짜 머리 화악 돌아버리겠다..
  지난 2 년간이 너무나 아까워 죽겠어 !!
  진작 알았었다면 이 칙칙한 학교생활이 완전 핑크빛 아니였겠냐는 말이다
  세상에 !!! 세상에 !!!....우왓 정말 미쳐버리겠다....''


........형...이....아....니.....야.....................


.....나.....의....형.....이.....아....니....야...........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은.....나의 형이.......아니란말이야..........



``어엇...성훈아 !!!....성훈아 !!!
  정신차렷 !!! 성훈아 !!!!.....성훈아 !!!''


``!!! 성훈아 !!!''


``!!! 성훈아 !!!''


하얀 천장이 보인다
그런데...............
눈처럼 하얀 천장은 아니다

명목상의 하얀천장 !!!
그렇다면.....이곳은 양호실이 분명하다

그런데....왜 !!! 내가 이 곳에 누워있는거지 ?

``성..성훈아 !! 정신이 드니 ?!!
  성훈아 !!!''

내 손을 꼬옥쥐고 있는 형의 두 손이 바들바들 떨고 있다

이제서야 서서히 기억이 나기 시작한다
내가 왜 이곳에 누워있는지....

그리고......

내 마음이 왜 이토록 심하게 아파오는지를.....

``도대체 왜 그런거야 ?!!
  성훈아 너 어디 아픈것 아니냐 ?!! 형에게 확실하게 말해봐 !!!
  양호선생님이 병원에 갈 필요는 없을것 같다고 해서 그냥 이렇게 있었는데..
  성훈아...어디 큰 병원에 가서 종합검진 같은것 한번 받아보아야 되는것 아니니
  요사이 어디가 많이 아픈 곳 없었어 ?!!!....응 ?!!! 성훈아 !!!''

형의 손의 떨림이 점점 더 강해져간다
아무래도 내가 무척이나 걱정이 되나보다....
형 ~~~.......형 ~~~......

``성훈아 !! 어디 아프면 아프다고 사실대로 말해야 한다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야 !!!
  난..난..이 형은 말이야..너 만약 아프거나 그러면 진짜 속터져서 오래 못산다
  차라리 내 팔 한쪽이 날아가든지 위장을 반을 뚝 잘나내더라도 내것 잘나내야지
  네가 아픈꼴은 진짜 못본다.....형에게는 그게 가장 큰 고통이란 말이야 !!!
  성훈아 !!! 너 밥 제때 안 챙겨먹고 그런거야 ?!!!
  그래서 영양실조 같은것으로 갑자기 하늘이 노래져 보이고 그런거니 ?!!
  성훈아 !!...성훈아 !! 말좀해봐.....흑..흑흑 !!!''

형이 울고있다
나의 거대한 믿음의 산인 형이 내 앞에서 마치 6 살짜리 꼬마어린아이처럼
엉엉 소리를 내면서 울고 있는 것이다...

드디어 나의 형이 본 모습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나보다

나만을 생각해주며 ...
나만을 아껴주며...
나만을 위해주며...

그리고....

나만을 사랑해주는 형의 본연의 모습으로....

그렇지 ?!!

형 !!!

내 생각이 맞는거지 ?!!

형 !!!.....형 !!!

난 내손을 꼬옥 쥐고 있는 형의 손중에서 한쪽 손을 살며시
내 심장쪽으로 다가오게 했다..

역시 !!! 형의 손떨림만큼 나의 심장도 심하게 고동치고 있다...

``형 !!!...나 여기가 몹시도 아파 !!!''

``으응 ?!! 뭐라고 ?!! 가만..가만 여기면 심장쪽인데..
  성훈아 너 심장이 아픈거야 !!!!!
  그러니깐 막 뛰고 그러면 숨이 헉헉 차고 심장이 마구 조이는것 같고..
  그렇다는거야 ?!!...세상에 이게 무슨소리야 ?!!
  성훈이 네가 심장병에 걸렸다는 말이야 !!!''

``후후후후후후''

형은 정말 미치도록 사랑스럽다.....
형이 이러는데....내가 어찌 이런 형을 사랑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
내 마음이 또 활화산처럼 타 올라가 간다...

나의 사랑스러운 형 !!!

내가 사랑하는 형 !!!

그 누구에게도 빼앗길수 없다 !!!

아니 !!! 절대로 빼앗기지 않는다 !!!

``성훈아 !! 왜 웃는거냐 ?!! 형은 지금 너무나도 걱정스러워 죽겠는데.. !!!
  안되겠다...지금 당장 병원가자 !!!
  심장병 전문병원이 어디지 ?!! 세브란스 ? 서울대병원 ? 원자력 병원 ?
  어디서 듣긴 들었는데...아이씨 !!! 갑자기 왜 생각이 안나는거지 ?!!
  이 똘머리 은지원 !!!...기억해 내 !! 기억해 내란 말이다 !!!''

형이 자신의 머리를 사정없이 때리고 있다
안돼 !!! 그래서는 안돼 !!! 형이 아픈것은 나도 무척이나 싫단말이야 !!!

난 스프링이 튕겨올라가듯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형의 손을 잡아챘다
그러자 나의 순간적인 힘에 형이 흠칫 놀라면서
형이 침대 위 내 몸 위로 엎어진다

갑자기 닥쳐버린 상황에...
놀래서 더욱더 동그랗게 되버린 눈 !!!
조각같은 콧날 !!!
그리고 언제나 나를 목마름으로 미치게 만드는 형의 입술이....

내 눈앞 가까이서 나를 유혹하고 있다 !!!

아아 ~~~...이젠 나 어찌해야만 좋은걸까 !!!

도대체 언제까지 참아야만 하는 것인가 ?!!

...형을......
보기만 해도 이렇듯 사정없이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고야마는
이토록 사랑스런 나의 형을..
내가 얼마나 미치도록 사랑하고 있는지를....
거리낌 없이 말할수 있는 날이 도대체 언제쯤이냐는 말이다...

그런데....

이럴수가......

이럴수가...........


형의 입술이 내 얼굴에서 춤을 추고 있다..
이건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형이 내게 쭈욱 해 왔던 그런 개념이 전혀 아니다

형의 입술은 몹시도 떨리고 있었다
내 얼굴선을 따라서 지나가는 형의 입술은 뜨거웠고 또한 자극적이였다..

내가 그토록 원하고..

내가 그토록 갈망했던....

그런 느낌으로 형이 지금 내게 키스를 해 오고 있는 것이란 말이다...

아마도 인간의 성적욕망은 본능인것이 확실한것 같다..
분명 형은 지금까지 이런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것을 난 누구보다더 잘 알고있다
형의 이런 키스는 그 자신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 보는것일 것이고 ...
그리고 형의 최초의 성적 욕망에 대한 분출일 것이다...

그런데....형의 키스는 ....
내가 상상하던 그 이상이였다 !!!!!....

형의 이 놀라운 본능적인 감각은 마치 나를 지옥의 나락 끝까지 몰고가는듯한
살인적인 쾌락감으로 나의 몸을 극한상황까지 뜨겁게 달구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

``아아악 !!!...세상에 !!!
  내가 미쳤어 !!! 내가 !!! 내가 !!! 지금 뭐 한거야 !!!
  하나님 맙소사 !!! 헉 ! 헉 ! 헉 ! ''

형이 경기를 하듯 몸을 떨면서 한쪽 벽면에 자신의 몸을 버팅기며
나를 두려운 눈으로 쳐다본다

``성 ...성훈아 !!! 이런 세상에 !!!
  내가..내가....너...너....놀랬지 ?!! 어...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
  성훈아 !! 형이 한순간 미쳤나 보다 !!!
  아..아니 ....지...지금...악마가 내 몸속으로 갑자기 들...들어왔었나봐 !!!
  성...성...훈아 !! 심장 괜찮니 ?!!''

형은 지금 몹시도 혼란한 상태인것 같다..
벽에 붙은 형은 자신의 몸을 심하게 떨면서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하지만 ....

나는 아쉽기만 하다......

너무나도 아쉬워 눈물이 다 나오고 있었다 .....

``성..성훈아...형이 미친 놈이다 !!!
  울지마 !!! 울지마라 성훈아 !! 응 ?!!
  내가...내가.. 진짜 한순간 미쳤던게 확실해 !!!
  어떻게 ...네게 .. 네게 ... 내가 그럴수가 ...
  성훈아... 형 !! 세수하고 올께....''

형이 허둥지둥 밖으로 나가버린다
그런데...난 지금 !! 내 자신을 용서할수가 없어 미쳐버릴 정도다
저런 형의 모습을 멍청히 쳐다보고만 있어야 하는
내 자신이 미치도록 증오스러워 죽여버리고만 싶은 것이다..

형 !!! 그런것이 아니란 말이야 !!!
내가 우는것은 그래서 우는것이 절대로 아니란 말이야 !!!

``아아아아악.....엉엉엉엉엉...
  뭐가 이렇게 자꾸만 꼬여 가는거야 !!!...왜 ?!!! 왜 ?!!!
  난 ! 난 ! 이제부터 도대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거지 ?!!!
  형 !!! 형 !!! 나를 ...나를 .....이...나를....아아아악 !!!....
  흑흐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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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 부처님 ! 공자님 ! 저 좀 용서해 주세요 !!!
  이 은지원 !!! 그렇게 나쁜 놈 아닙니다 !!!
  오늘은 정말 사악한 마귀가 제 영혼을 갖고 논 것이 확실합니다..
  저 ...저....써억 괜찮은 놈이란 말입니다....''

지원이가 수도꼭지를 뽑아버릴듯이 쥐고 최대한 돌리더니
그 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차가운 물에 머리전체를 들이민다...

물은 강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물줄기는 지원이의 머리뿐만 아니라 목을 타넘고 등줄기도 타넘기까지 한다..

하지만 성훈이의 얼굴이 뇌리에서 도저히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늘 침대위에 누워있던 성훈이는 지금까지 한결같이 느껴오던
사랑스런 동생의 모습이 아니였다..

성훈이의 얼굴을 바라보는 지원이의 가슴은 자신도 모르게 두근거렸고
또한 이상한 감정까지 솟아오르게 하는것이였다..

허구헌날 보아오던 성훈이의 속살이...
오늘은 마치 처음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지원이를 흥분시키고...

언제나 뽀뽀해주던 성훈이의 입술이
오늘은 마치 솜사탕 같은 느낌으로 지원이를 유혹해 왔던 것이였다..

그건 진짜 본능적인 행동이였다 !!!
그 순간만큼은 정말로 아무생각도 나지가 않는 것이였다...

오로지 눈 앞에는 자신이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한 아이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자신이 돌보아주던 동생의 모습이 아니였다..

너무나 보아서... 너무나 부대껴서... 너무나 만져서....
익숙해 질대로 익숙해 져버린 사랑스런 동생이 절대로 아니였다는 말이다

이상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그 아이의 모습은 마치 오늘 처음보는 듯한
그러한 느낌으로 지원에게 다가왔던 것이다..

지원이는 살며시 자신의 입술을 혀로 입맛을 다셔보았다..
아까의 그 느낌이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남아있는듯 하다..

성훈이의 입술은 솜사탕 보다 더 !!! 달콤했었다...

``오오오오..!!!...안돼 !! 안돼 !!!....
  제발 !! 이 사악한 인간 !! 은지원을 죽여 주십시오 !!!...
  제가 이 이상 더 타락한 생각을 가지지 못하도록
  진정 ! 신이 계시다면 제발 인정사정 보시지마시고
  저 좀 !!! 콱 ! 죽여달라는 말입니다 !!!!.''

지원이는 더 더욱 세게 수도꼭지를 비틀어 버린다..
하지만 더 이상 비틀어 지지 않는 수도꼭지 !!

지원이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 들고 세차게 좌우로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머리카락에서 떨어지던 물방울들이 회전을 하며 사방으로 날려간다

``꺄아아악 !!!''

지원이는 갑자기 들리는 자신의 귀를 찢는듯한 높은 고음의 여자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뜨여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그의 맞은편에서 자신이 날린 물방울에 옷에 물이 묻은 지혜가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지..지원아 !!...흑흑;;''

지원이는 갑자기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지혜의 모습에 얼이 빠지는것 같다
거기다 그녀는 그 커다란 두 눈에 눈물을 하나가득 담고 있었다

그런데..그녀의 손에 들려져 있는 핑크색 편지봉투 !!

`앗 !!!'

지원이는 소스라치게 놀랄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오전에 지혜가 자신에게 준 그 러브레터였던 것이다

뒷동산에서 성훈이가 쓰러져버려 정신없이 성훈이를 안고
양호실로 달려버린 지원이 !!!

그래서.. 지원이는 자신의 손에서 그 편지가 풀밭으로 떨어져버리고 있다는것을
미쳐 자각할수가 없었었다

``지원아 ! 이 편지가 마음에 안들면 불에 태워 버리던지..흐흑...
  아..아니면...그냥 찢어 버리지....흑흑흑...''

지원이는 지금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대책이 서질 않는다..
아마도 지혜의 마음의 상처는 상당할 것이다

누군가가 뒷동산에 올라가서 그 편지를 보았을것이고
그 누군가는 호기심으로 그 편지를 읽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내용을 알게된 그 누군가는 피식피식 웃으대며
그 편지의 내용을 떠들고 다녔을 것이고 그것이 흘러흘러 지혜의 귀에
들어가고 그 실체인 편지가 이젠 지혜의 손에 들려져 있다..

아마도..지혜가 이렇게 마음이 여린 아이가 아니였다면..
지금 지원이의 뺨은 붉은 상처로 얼룩져 있을것이다..
이건 진짜 남자답지 못한 행동이였기 때문이다..

지혜의 아픔이 지원이의 가슴속으로 전해진다..
이 이걸 어찌 해 주어야 한단 말인가 ?!!

지원이는 무의식적으로 지혜에게 다가가 그녀를 품에 꼬옥 안아주었다
그러자 자신의 품 속으로 쏘옥 들어온 작은 어깨가 아까보다 더 심하게 떨리고 있다
그리고...그녀의 흐느낌의 소리도 점점 더 커져만 가는데...

그런데 그때 !!! 양호실 창문 쪽에서는 ...
마음을 좀 진정시킨 성훈이가 창문에 몸을 바싹 붙이고
운동장에 있는 수돗가에서 머리를 들이밖고 있는 지원이를
가슴떨리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가 이 돌발적인 사태에 직면하고는
이성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성훈이는 지금 이 순간 !!!
어떠한 생각도 할 수가 없없다 !!!
다만 지금 자신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저 두 사람의 모습을
어떻게 해서든지 파괴시켜버려야 한다는 분노의 감정만이 가득할 뿐 !!!

``형 !!!!!!!!!!!!''

지원이가 성훈이의 처절한 목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를 돌아다 본다
그런데 그 순간 성훈이의 한발은 이미 한쪽 창문 난간에 올려지고 있었다

``성훈아 !! 너 지금 뭐 하려고 하는거야 !!!
  거긴 5 층이야 !!! 5 층 !!!....성훈아 !!!..''

지원이는 자신의 말과 동시에 양호실 창문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한다
미친듯이 뛰는것 밖에는 없다..

``이런 제길 !!!...성훈아 !!!!...''

아직 양호실의 창문까지는 거리가 남아있는데
이미 성훈이의 몸은 공중을 날고 있었다

지원이의 심장이 멈추어버릴것만 같다...
마치 딱딱한 돌처럼 굳어져 가는 듯한 착각과 함께....

``오홋 ~!!!....이 학교는 상당한데..
  하늘에서 천사가 떨어지는 학교라니......!!!''

성훈이의 몸이 어느 사람의 가슴으로 안겨져 버린다...

성훈이는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몸의 충격이 느껴지지 않는것 보니 땅으로 떨어진것 같진 않은데..

이상하다 ...
익숙한 체취가 성훈이의 후각을 자극한다..

성훈이가 필사적으로 눈을 뜨고 흐릿하게 보이는 사람의 얼굴을 보려고 하는데
정신이 자꾸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나가려고만 하고있다..

그러자.....서서히... 성훈이의 눈이 감겨져 간다 ...

``헉 !! 헉 !!! 헉 !!! 헉 !!!!''

지원이는 지금 마치 꿈을 꾸는듯한 기분이다
진짜 !!! 이 모든 일들이 모두 !! 꿈인것만 같은데..
그러나 절대로 꿈은 아니였다...현실인 것이다...

어쨌던...
다행히 성훈이는 지금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괜찮은것 같긴한데

하지만....
하지만.......

자신이 성훈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이런 상황에서도
지원이 자신을 도저히 용서할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히게 하고야 만다..

지원이는 그 누군가의 품에 안겨져 있는 성훈이를 거칠게 빼앗으며
성훈이를 안아들었다..

그리고 이젠 격앙된 기분은 조금 누그러 뜨리며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사람을
쳐다본다....

``고...고맙다...누구냐 ?!!..우리 학교 학생이냐 !!!
  그런데..교복도 안 입고 내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것 같은데..
  타학교 학생인거냐 ?!...헉...헉..''

숨이 턱까지 차오른 지원이가 숨을 몰아쉬며 이야기를 한다..

``킥킥킥킥...어이 형씨 !!..우린 아무리 봐도 초면인것 같은데...
  이것 보자마자 반말 찍찍 내까려도 되는 겁니까 ?!!!
  앗 ! 이것 듣는 반말 !!! 심히 기분이 안좋은데요 !!!.키득키득...''

지원이 자신보다 키도 크고 훤칠한 녀석이다
얼굴도 반반한것이 학생인지 뭔지 도저히 분간이 안가는 녀석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처음부터 지원이가 적대감이 드는 녀석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토록 첫인상 부터 기분나쁘게 다가오는 녀석은
정말 한 녀석도 없었었는데...

더구나 성훈이 생명까지 구해준.... 어찌보면.....
지원이 자신에게 평생의 은인이라 생각해도 무방할 그런 녀석인데도..
왠지 이 녀석이 몹시도 싫다는 감정이
지원이 내부 깊숙한 곳에서부터 품어져 나온다

``미..미안합니다...제가 초면에 실례가 많았습니다..
  이것 !! 어떻게 해야 이 은혜를 다 갚을수 있을지...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어떻게든 사례를 해 드리고 싶은데..저...성함이....''

``나 !!!...나...나의 성함 ?!!!..푸하하하하..
  난 고지용이다 !!!...그리고 은혜랄 것도 없고 사례할 필요도 전혀없다 !!!
  난 내가 할 의무를 다 한것 뿐이니 !!!...낄낄낄낄..
  왠지 오늘 이 곳에 오고 싶더니..
  역쉬 !!! 나의 예감은 귀신도 울고 갈 정도란 말이야 !!! 하하하하하하하하 !!!
  아마도 네 녀석인가 보지 ?!!..흠 !! 그래 !!! 너 정도는 될거라 짐작했다 !!!
  내가 봐도 써억 ~!! 괜찮아 !!!..... 아주 멋있는 놈 !!! 같아 !!!..''

지용이가 지원이의 눈에 자신의 눈을 들이대며 낄낄 거린다

``그래도 ...첫 대면 치고는 좀 실망스러운 편인데....푸힛~!!
  한낱 기집애 때문에 나의 천사를 하늘나라로 보낼뻔 하다니 !!!...킥킥킥킥..
  어쨌던 오늘은 이만하고 !!!...내 천사 잘 돌봐라 !!! 으응 ?!!!
  나 없을때 이런 일 벌어지면.. 이 인간 ! 고지용 !!!
  완전 !!! 빡 !!! 돌아버리니깐 !!!..알겠냐 ?!!!!
  그럼 이젠 종종 보게 될것 같은데..푸히히히 ~~~!!!!
  그래 !! 그때 네 얘기도 한번 들어보지 !! 오늘은 내가 좀 바빠서리..''

지용이가 지원이 품에 안겨져 있는 성훈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더니
지원이에게 씨익 ~!! 웃어주고 담을 타넘어 사라져 버린다..

``뭐...뭐야 ?!!! 저...저 자식 !!
  저..저 자식 !!! 도대체 뭐냔 말이야 !!!!...''

지원이는 지용이가 사라져 버린 곳을 멍하니 쳐다보며 입만 벌리고 있었다

``내 강아지 이마에....내 강아지 이마에.....저...저놈의 개자식을...!!!!''

지원이는 지금 이 순간 !!!
자신이 여태까지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에 휩쌓이고 만다..

그것은 질투 !! 라는 감정이였다..

그렇다 !!! 지금 지원이는....
자신의 생애 최초로 !! 질투의 감정이란 무엇인지 확실하게 체험하고야 만것이다

그것도 !!!

자신의 뇌를 철저하게 혼돈시키는 충격스러움을 함께....동반하면서...말이다..


--------------------------------------------------------------------

 [!!!!! 탕 !!!!!]


``!! 짱 !! 어떻게 된거야 ?!! 신발도 벗지않.....꺄아악 !!!''

수원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지용이의 구둣발이 수원이의 턱을
날려 버린다

``장수원 !!! 고개 들어 !!!''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짓고 있는 지용이의 모습이 수원이의 시야에 들어온다

지용이가 저런 표정으로 사람을 쳐다보는것은...
이 자리에서 살인이 일어날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해 주는 것인데.....

벽쪽으로 바싹 붙어 사색이 되어 있는 수원이는 구둣발에 맞은 아픔조차
느끼지 못할정도로 떨고 있었다..

하지만 지용이의 말은 절대 거역할수 없는 수원이다..
맞아 죽는 한이 있어도.....

수원이는 엉금엉금 기어서 지용이에게 다가가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지용이의 구둣발이 이젠 수원이의 가슴쪽으로 날아온다

``컥!! 컥!!!''

앞으로 고꾸라지며 지용이의 발아래에 쓰러진
수원이의 입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나온다

수원이는 필사적으로 숨을 몰아쉬며 헉헉 거리는데..
하지만 그의 눈동자만큼은 여전히 지용이의 얼굴을 쫏고 있다..

그 눈동자는 그 어떤 원망의 빛도 증오스런 빛도 띄지 않고 있었다
그저 예전과 다름없는 사슴같은 눈동자로 지용이의 처분만을 바랄뿐....

``장수원 !!! 너 ...너....상당히 깜찍한 녀석이야 !!!.. 푸후후...''

지용이가 수원이의 머리를 잡고 들어올리더니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쳐다 보며 입맛을 다셔간다..

``뭐 !!! 나를 배신할 일이 생긴다면 혀를 잘라버리겠다고 ?!!
  나 말이지 !! 너의 그말에 무척이나 감동스러웠었다..
  하마트면 이 고지용의 두 눈에서 눈물까지 흘러내릴뻔 했다고..
  그런데...이런 ! 이런 !!! 아하하하하하하하 ~~~!!!!!''

지용이의 혀가 수원이의 턱선을 배회한다..
수원이는 살며시 눈을 감아 버린다 !!!

턱과 가슴의 통증이 엄청나게 수원이를 괴롭히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더 없이 짜릿한 수원이다..

고통뒤의 희열감이라 할까 ?!!
수원이는.... 지금 !!! 자신이 한번도 체험해보지 못한
야릇한 흥분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 !!! 개쌔끼 !!!''

수원이의 짜릿함이 이 한마디에 싸악 사라져 버린다

처음이였다
지용이 !!! 솔직히 다른 아이들에게는 말도 거칠게 하고 있는 말 없는 말
다 해버리지만...그래도..자신과 성훈이에게만은 절대로 저런 말을
한 적이 없었었는데....

수원이의 가슴이 슬픔으로 온통 무너져내릴것만 같다...

``마음 같아서는 네 혀를 당장 잘라내 먹어버리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말을 못하게 되겠지 !!!....
  오홋 ~!!! 그럼 안되지 !!!....그렇게 되면 내가 너무 답답해 질거야.!!
  안그래도 답답한 녀석인데 말 까지 못하게 되어서야...히죽 히죽''

지용이가 거칠게 수원이의 입을 탐해버린다..
마치 혀를 뽑아내 버릴것처럼.....

``장수원 !!! 이젠 한번 읊어봐 !!!!''

지용이가 힘이 다 빠져버려 서 있기 조차 힘든 수원이를
침대에 뉘이고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그러자 그의 입에서 서서히 담배연기가 피어오르는데....

``빨리 !!! 읊어 !!!''

``.......................''


``너 !! 지금 내 인내력 테스트 하는거냐 ?!!!
  더 이상 내 성질 건드리면 너라도 끝장내버렷 !!!''

``은지원이야 !!!''

``계속해 !!!''

``지금 고 3 이고 수영부 주장하고 있어 !!
  2 학년때는 우리학교 전교회장이였고.......!!.....''

``그다음 !!!''

``누구도 둘의 관계를 확실히 아는 사람은 없는것 같아..
  소문에 의하면 형 동생 사이라는데..
  친척인지 아닌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

``............................''

``............................''

``장수원 !!! 왜 날 속인거냐 ?!!!''

지용이의 표정과 목소리가 온화해져간다
그러자 그때까지 꾹 참은 수원이의 눈에서 빗줄기같은 눈물이 흘러내리는데..

``흑흑흑흑;;;''

``...아팠지 ?!!!..........................''

``으흑....흑흑흑....짱..........짱..........흑흑흑..''

``...자라 !!!.....''

지용이가 담배를 비벼 끄더니 의자에서 일어나 문쪽으로 향한다

``...짱 !!!......짱 !!!...''

``오늘 밤에 분명히 공주님이 오실거다....
  그 이쁜얼굴에 오만가지 인상을 다 쓰면서 말이지...푸후후후후후...
  ......기대되는....... 밤이다...!!!...''

                [탕.....]

지용이가 나가버린 텅 빈 방 !!!

수원이는 비참한 자신의 모습이 도저히 용서가 안될것 같다..
만약 자신이 자신이 아니라면 갈기갈기 난도질이라도 해버리고 싶은 마음뿐이다

하지만 지용이에게는 그 어떤 분노의 감정도 일어나지 않는다..
자신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는 지용이에게는 화 조차도 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수원이가 갑자기 눈에 두 손을 대고 천장을 향해 소리지른다..

``강성훈 !!! 이 개자식 !! 죽여 버리고 싶어 !!! 진짜 죽여 버리고 싶어 !!!
  네가 뭔데 !!!! 네가 뭔데 !!!.....네가 ....뭔데....흑흑....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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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이 아니다
공기부터가 다른 방 !!

그래 ! 여긴 형의 방이다 !!!

고개를 돌려 옆을 보니 형이 책상앞에 앉아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형의 뒷모습을 찬찬히 쳐다보는것도 참 오래간만인것 같은데..

``형.......''

``형.......''

내가 두번이나 부른 후에야 간신히 몸을 틀어 나를 바라보는 형 !!!
그런데 .....형의 눈동자가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강성훈 !!! 너 진짜 왜 그러는거냐 ?!!!
  오늘 !! 완전 날 잡은거야 ?!!!!
  이 은지원 !!! 을....
  심장 파열로 숨 끊어지게 만들려고 작정한거냔 말이야 !!!''

``형........''

``5 층이였어 !! 5 층이였단 말이야....만약 머리부터 떨어졌다면...
  넌....넌.........에잇 !!!!..''

형이 두 주먹을 불끈 쥐더니 책상을 내리친다

``형 ......''

``네가 만약 죽었다면...내 눈앞에서 네가 만약 죽었었다면..
  아니야 !!! 이런말은 내뱉는 것 조차도 용납이 안돼 !!!
  생각만으로도 너무나 끔찍한 일이야 !!!''

형의 고통이 나의 온몸 구석구석으로 전해진다
형이 지금 얼마나 괴로워 하고 있는지를 내 몸이 더 절절히 느끼고 있는것이다

나는 자석에 이끌리듯 형에게로 다가갔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책상에 엎드려 있는 형의 뒷모습 !!!

아아 ~~...보기만 해도 이 끝없는 편안함 !!
그러자 나의 뇌가 인식도 하기전에........
내 뺨이 편안함을 갈구하며 형의 등으로 살며시 빨려 들어가버린다...
아니라다를까 형의 고동소리를 내 심장이 느끼는 순간
말할수 없는 편안함이 밀물처럼 내 가슴속으로 밀려들고있다
그런데 과연 형 외에 다른이에게서도 이런 편안함을 느낄수가 있을까 ?!!

형의 곁을 떠난 나의 편안함 ?!!!..

진정 이런일이 가능할수 있다 말인가?!!!

설마 ~~~~~

설마 ~~~~~~~~~~~~~

``형 !!! 사랑해 ~~~~~~~''

순간 형의 등이 움찔한다
매번 반복되는 나의 이런 사랑타령에 형이 전과는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니..

``난...형을 사랑해.....''

``난.....형을.....사랑해.........''

``난..........형.........을......사...랑....해.......''

``성훈아 그만해 !!!''

형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나의 손목을 부여잡는다
그런데 아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형의 손아귀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있었다

``성훈아 !!! 난 너를 끝까지 책임질거다 !!!
  무슨 일이 있어도 널 이 형이 평생동안 돌보아 줄거란 말이다 !!!''

``하지만...하지만...
  그건 형의 입장으로써 널 책임지는거야 !!!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란 말이다 !!!
  맞아 !!! 그거야 !!! 넌 내 동생이다
  넌 내 동생이야 !!! 우린 피는 섞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친형제 버금가는 사이인것은 사실이잖아....
  그리고....난 널 한번도 남이라 생각한적이 없었어 !!!
  이 생각은 내가 무덤속에 가더라도 영원히 변함 없을거다..
  넌 내게 있어 내 피와 살과 뼈와 같은 존재란 말이야 !!!...''

``...................''

``형도 널 사랑해 !!
  정말 네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가끔씩 내 자신을 제어하지 못할정도란 말이야
  하지만 그건 형으로서 동생을 사랑하는 그 감정일꺼야 !!
  분명히 그럴거다 ....난 그렇게 믿어 !!!
  난 널 동생으로서 미치도록 사랑하는것 뿐이야 !!!
  그래....분명히 그럴꺼야...아니 그래야만 해 !!!! 그래야만 한다...
  기필코 그래야만 하는거야 !!!''

``형..................''

``아마...성훈이 너도 날 형으로서 사랑하고 있는 걸꺼다 !!!
  어때 ?!! 내 말이 맞는것 같지 ?!! 그렇지 !!..  성훈아 !!!
  내가 형이기 때문에 너도 내가 좋아서 미칠지경이지 ?!!..그런거지 ?!!''

``형 !!!.....나...말이야...오늘...두번 !! 죽고 싶었어 !!!''

``성....성.....훈아...''

``한번은 형이 어떤 여자에게 러브레터 받았다고 내 손을 잡아끌고
  뒷동산에 올라갔을때......''

``성훈아 !!!''

``또 한번은 형이 어떤여자아이를 형의 품에 안고 있었을때....''

``.................''

``난.....형을 사랑해......''

``....................''

``아니.....말을...바꿔서 다시 말할께....''

``...................''

``난....은지원이라는 한 인간을 사랑해 .....''

``.....................''

``난 단 한번도 형을 내 피붙이라고 생각한적 없어 !!!
  형은 나와 같은 일대일의 인간일 뿐이야 !!!
  이건 10 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나의 생각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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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     [탁 !]     [찰칵 !]     [탁 !]

어둠속으로 희미한 불꽃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 불빛 사이로 보이는 반쪽얼굴...
그리고........엷은 미소..........

``은지원이라 ~.....생각보다 입이 무거운 녀석인가 보군...
  아니야 !!...아니야 !!...그 면상을 보니 바보쪽에 더 가까운것 같던데...
  푸후......푸하하하하하.......에잇......씨......제기랄 !!!!''

불꽃을 일으키던 자그마한 라이터가 지용이의 손에서 벽쪽으로 날아간다..
그 후 지용이의 귓가를 때리는 둔탁한 소리와 쇳소리의 절묘한 어울림 !!!

``세상은 ........먼저 가진 자만이 웃으면서 살수 있는 곳이야 !!!
  하.하.하.하.하........''

``나를 봐 !!!....언제나 웃고 살잖아...
  멋있는 녀석이다 !!!
  고지용 !!! 넌 참으로 멋있는 녀석이야 !!!''

``그런데........
  오늘 밤 !!! 나의 공주님이 오지를 않네.......
  내 이 시린가슴에 더욱더 스산한 찬 바람만 불고 있을뿐......''

``나의 공주님~~~~~~~~~~''
``나의 천사 ~~~~~~~~~~~~~~~~~~''
``나....의.........사.............랑..................''
``내가....세상을 살아가며 최초로 사랑한 인간 !!''
``그리고....내가 세상을 살아가며....사랑할....유.일.한...인간 !!!......''

``넌.....내게.....그런 존재다...........''
``그런데.................''
``그런데.....................''
``오늘 밤은......너무.....외롭구나.........''

``외로와.............
  ...........쓸쓸해 ...............
  .........................추워.................
  성...훈....아........................춥다................
  .....심...장...이...............얼어붙을 정도로........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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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아 ?!!''

``으응...엄마....오늘 늦었네..''

``아니 !! 잠 안자고 뭐 하는거냐 ?...
  고독이라도 씹고 있는거냐 ?..우리 아들네미''

``.................''

``후후..녀석 ! 정말 고민이 있나 보구나..반응이 시원찮은것 보니...''

``엄마 ! 술 먹었어 ?!!''

``으응 ?...아아...미안~ 미안~ 오늘 엄마가 딱 한잔 마셨다 !!''

``에잇 ! 아닌데..한 잔이 아니고 한 병 아니야 ?!!''

``아핫..맞아..그런것 같기도 하다..''

``자..엄마 나에게 기대....물 수건 갖다 줄테니깐...그걸로 닦고...
  오늘은 그냥 푹 주무셔 !!!''

``녀석 !! 믿음직스럽기도 하지...하하하...
  내 아들이라서가 아니라..넌 정말 멋진 놈이야 !!!
  널 내 뱃속으로 낳았다니....이 엄마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인생 성공한거다..''

``아아....이것 또 야밤에 은지원 !! 미쳐버리네..
  엄마가 그런 말 일일이 안해줘도 너무 들어서 귀가 다 파열될 정도야 !!!
  제발....엄마까지 거들지 마슈 !!!''

``지원아 ~~''

``어엇...왜 그래 엄마 ?!!..왠 야밤에 한 분위기 잡고 그러셔 ?!!''

``엄만...네 아빠 사랑했다....''

``푸후~!!....나참 !!...진짜 오늘은 한 10 병 마셨나 보다...!!
  왠 청승이야....''

``엄만...네 아빠 사랑했어...그래서 결혼하고...
  너 같이 멋진 녀석 !! 낳은거야 ...''

``알아..알아..다 알고 있으니깐...얼른 주무셔 !!...''

``흑흑....''

``엄...엄마...''

``미안...미안하다..지원아...오늘은....엄마가....엄마가....''

[꺄아아악.....!!!....형 !!...형 !!.....]

``으응 ?!! 지원아... 이게 무슨 소리냐 ?!!''

지원이는 정아의 말을 체 듣기도 전에 자신의 방으로 급하게 달려간다..
자신의 침대에서 자신의 베개를 베고 자신의 이불을 덥고 자고 있는 성훈이..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잠꼬대를 하고 있다...

``꺄아아아악...!!!..엉엉...형 !!!...형 !!!...형 !!!....''

``성훈아 !! 눈 떠 !! 눈 떠 !! 성훈아 !!!..형 ! 여기 있어 ...!!''

지원이가 성훈이의 어깨를 잡고 흔든다..
그러자 눈물범벅이 된 성훈이가 가느다랗게 실 눈을 뜨고
지원이를 한참 쳐다보더니 다시 눈을 감는다...
그런 성훈이를 자신의 가슴속에 꼬옥 품어안고 도닥거려 주는 지원이..

``우리 강아지...잠꼬대 했나 보구나....가여운 것...''

정아가 어느새 지원이 옆으로 와서 성훈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엄마..!!!...''

``으응 ?!!..''

``엄..엄마...''

``왜 ?!!''

``엄만...내가 평범하게 살기를 바라지 ?!!''

``후후...그게 무슨 소리냐 ?!!..뜬금없이...''

``그러니깐..엄마는 이쁜 며느리도 보고 사랑스런 손자도 보고싶고..그렇지?''

``얜...징그럽게...벌써부터 그게 무슨 소리야 !!
  난 아직 할머니 되고 싶은 마음 추후도 없다....
  지원아.....생각만 해도 이 엄마 끔찍한것 같아...술이 확 깰 정도야...''

지원이는 자신의 품에 안겨서 쌔근거리며 자는 성훈이의 머리를 연신 쓰다듬는다

``엄마...내가..만약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간다면....
  그럼....엄마는 슬플까 ?!!.....''

``지원아...''

``아니야 !!!....됐어 !!...엄마... 얼른가서 자 !!''

정아는 자신의 시야로 들어오는 두 아이의 모습을 보며
미래에 닥쳐 올 뭔가 이상한 일을 예감한듯한 야릇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아니야....아니야...ㅤ내가 오늘은 술이 좀 과했어...
 도대체 엄마라는 위인이 자식앞에서....이런.......그런데....흠....'

``지원아...''

``으응 !!''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고 그저 대답만 묵묵히 내 뱉는 등 돌린 아들...
정아는 왠지......착찹하다....

`아아...이런것도 술기운이야....후후......술이라는 것 !!!
 마실때는 더없이 좋은데.......'

``엄마 !! 이젠...가서 잔다...''

``으응 !!!''

``잘자라....지원아..''

``응...엄마도.....''

`녀석 !! 끝까지 고개한번 안 돌리는군 !!!
 자식새끼 다 소용없는거야 !!!...그래...다 소용없어 !!!..후~~~'

[탕 !!!]

``성훈이...내...동생....내 사랑스런 동생.......
  태어나기 전 부터....짝지워진......필연적인 내 동생....''

``우쒸...이모 밉다......
  이왕 ...죽을 각오로 낳은것 !!!....여자로 낳아주면 얼마나 좋아...''

``젠장....제기랄.....아앗....열받아 !!!''

지원이가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성훈이를 가만히 베개에 눕힌다
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옷을 놓지 않고 있는 성훈이~~
지원이도 살며서 그 옆에 누워서 성훈이를 바라본다...

``너만 날 사랑하는 것이 아니야 !!!
  난 이미 네가 겪은 고통보다 더 많은 고통을 10 년전부터 겪어왔었어...
  너랑 결혼할것이라고 철썩같이 믿었었던 그때 !!!..
  그런데...너랑 나랑은 절대로 죽어도 결혼 못한다는 것을 알고..
  그 어린 마음에도 내가 얼마나 슬프했었는지 넌 모를꺼다...''

``네가....나에게 의미없이 던지는 듯한 사랑해~~ 이 한마디에도..
  내가 얼마나 필사적으로 내 자신을 컨트롤 해야만 했는지.....
  넌 진짜 상상도 못할거란 말이다....
  넌...너의 잣대로만 내 마음을 짐작했겠지....
  성훈아...내...마음은...이미 다 타버려서 숯이 되어버렸을 정도야 !!!...
  이런 내 마음 혹시나 네가 알게 될까봐...
  내가...얼마나.....그 많은 나날들을...죽을 각오로 살아왔는지를..
  넌 짐작이라도 할수 있겠니.......''

``이젠....벗어났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젠......정말......벗어났다고....생각....했었는데.....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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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다란 계단...
끝이 안 보이는 미로같은 계단이...끝없이 끝없이 재진이를 맞이하고 있다
긴장감과 초조 !!! 호기심 !!! 기대 !!!...
재진이의 마음은 이미 극한 상태를 넘어가 버리고 있었다..

``표는 가지고 오셨습니까 ?!!''

``아..네...저..여기 있습니다 ''

표를 받는 사람의 분위기 부터 심상치가 않다
담배를 피우며 야릇하게 재진이를 쳐다보는
도저히 성을 구별할수 없을것 같은 사람...

거기다 전시회 시간 마저도 타 전시회와는 비교조차 할수없었다..
자정에 시작하는 전시회라.....
어둠이 짙게 깔린 칠흙같이 캄캄에 밤에 문이 열리는 곳 !!!
재진이의 감정은 최고조에 달해간다..

재진이는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마치 천국의 문을 여는듯한 마음으로..
자신의 앞에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문의 고리를 잡아 돌렸다..

흐느적거리는 음악~!!!
희뿌연 담배연기....
매캐한 냄새...

재진이는 현기증이 일어나는듯한 어지러움에 휘청거린다..
그러나..자신을 맞이하고 있는.........예술의 세계....
재진이의 저 밑바닥 부터 한켠씩 쌓아온 숨이 막혀오기 시작한다....
실로 이런 전시회는 재진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엄청난 것이였다..
언제나 의식의 틀 속에 밖혀있던 전시회라는 일반적 상식의 개념을
깡그리 무시한듯한 분위기 !!!!

사진은... 천장에...벽에...또한....바닥에 까지도 깔려져 있었다
규격화된 조화 ! 인위적인 배열구도등은 존재자체도 없었다는듯이..
사진들은 모두 제멋대로 각기 개성대로 널려져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사진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눈은 하나같이 진지한 모습들 뿐이였다..
그들은 사진 속에서 철학을 논하고 인생을 논하려는듯.... 집요하게....
때론 광기서린 눈으로 자신이 선택한 사진앞에서 줄기차게 보고만 있었다..
재진이는 강진영의 사진속 세계를 탐험하며 오싹할듯한 전율에..
마른침만 계속 삼키는데...

그런데....으응 ?...!!......

어두침침한 분위기 속에서도 더욱더 음침해보이는 구석진 곳에...
재진이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 사진이 옆으로 비스듬히 걸려져 있다..

긴 웨이브 머리 !!
어디서 본듯한 얼굴 ~!!!

그리고......
죽은 사람보다 더 생기없어 보이는 눈동자 !!
사진속의 눈동자가 유혹하듯 재진이를 불러들인다...

``아름답구나.........
  현실속에 살아있는 사람인건가 ?!!!...........''

재진이는 손가락으로 사진속의 윤곽을 따라 만져간다..
벌거벗은 육체를 긴 머리칼로 감추고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눈동자 !!!

``여자일텐데.......여자가 아닌것도 같아......
  묘한 분위기야 ......''

재진이가 이젠 손가락을 얼굴쪽으로 가져가 음미하듯 짚어간다..
그런데....

``엇....이게...이게...뭐야 ?!!...
  이 얼굴선....이....이목구비.....이..이것....이..사람....어엇...''

재진이가 놀라며 한발짝 뒤로 물러서서 다시 사진을 바라본다..
어디선가 본듯하다 생각했었는데...
그렇다...사진속의 사람은....강성훈이라는 아이가 분명하다...
자신이 찍으려다 실패한 은선배의 의문의 동생 !!!..
그리고..자신이 존경하는 강진영 선생님의 하나뿐인 아들 !!!..

그런데...어째서 ?!!....왜 ?!!!....
그가...이런 모습으로...사진속에 있는 것일까 ?!!!

재진이의 머릿속이 거미줄 처럼 혼란스러워진다...

``천만원 드리겠습니다...''

``안됩니다....저 사진은 절대로 팔지 않습니다...''

``아니..그러면 전시회에 왜 내 놓으신겁니까 ?!!''

``제 예술 표현에 꼭 필요한 작품이기 때문이지요....''

``흠....좋습니다...이천만원 드리겠습니다....파십시오 !!!''

``안됩니다.....억 단위로 나가는 일이있다해도...
  절대로 팔지 않습니다 ''

``흠..............''

재진이는 언성이 좀 높이 오가는 곳을 쳐다보았더니..
그 곳에는 강진영씨가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재진이의 가슴이 화산의 마그마처럼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강진영씨와 언성을 높이며 대화를 하던 한 사내가..
분노의 표정을 가득담고 뚜벅뚜벅 재진이가 보고있는 사진쪽으로 걸어오고있다..

``젠장...팔것도 아니면서 진열은 왜 해 놓은거야 !!!...
  이것....사람 미치게 할려고 수작 부리는것 아냐 ?!!''

그 사내는 사진가까이에 다가서더니..
자신의 얼굴을 사진에 부벼대며 혼잣말로 연신 중얼대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사진속의 입술에다 마치 의식을 치루는듯 신중하게..
자신의 입술을 갖다대고는...또다시 중얼거리는데.....

``저기 죄송합니다..!!
  손님 !! 이만 퇴장 해 주셨으면 하는데요 !!!..''

``무슨 소리야 ?!!! 난 손님이라고 ...내 마음껏 볼 권리가 있는데..
  너희들 !!!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

``죄송합니다 !!!...강선생님께서 손님같은 분은 이 전시회에
  필요없으시다고 하네요...저희도 어쩔수가 없습니다..''

``뭐야 ?!!...여긴 민주국가 대한민국이야 !!!
  내 마음대로 볼 자유가 있는 곳이라고....
  도대체 어디서 개소리를 해대는 거야 ?!!''

사진을 감상하던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시선을 집중 하고 한 사람을 쳐다본다..
그들의 눈동자에다 한결같이 불쾌감을 가득 담고서는........

``강선생님 뿐만 아니라 여기에 계신 많은 다수의 분들이..
  손님의 퇴장을 원하시고 계십니다..
  제발 저희가 물리적인 힘을 가하지 않도록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뭐 ?!!!...뭐...이 따위 곳이 다 있어 !!!
  내....가만히 안둔다....원 재수가 없을려니....''

사내가 연신 입으로 궁시렁 궁시렁 거리면서 휙하니 나가버린다..

``정신나간 놈 !!!...저런것들이 정치를 하고 있으니..
  나라꼴이 잘 될리가 없지.....푸후후후....''

언제 다가왔는지 강진영이 재진의 옆에서 소름끼치는 미소로..
사내의 뒷 모습을 뚫어지게 쏘아보고 있다..

``선생님 !! 오늘 너무 심하신 것이 아닙니까 ?!!
  훗날 ...무슨 나쁜 일이라도 생긴다면..''

``후후...걱정마라...!! 저 놈은 피래미 새끼야..
  쿡쿡쿡......웃기지 않냐 ?...왜 저런놈들이 더 설쳐대는 걸까 ....
  아무것도 아닌 놈들이....
  그래도....쓰레기 같은 놈이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는...푸후후...
  감히...내 작품을 가지고 뭔짓에 쓸려고.....
  최하류급 변태새끼 같으니.....''

재진이는 지금 옆에서 주절거리는 강진영의 말에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옆에 있는 강진영은...
자신이 그토록 열망하며 언제나 본받고 싶은 사람의 표본인
그 강진영이 아닌것만 같았다..
어떻게 고매한 강선생님의 입속에서 저런말이 나올수가 있는것일까 ?...

``선생님...!!...그런데 이 사진 속의 주인공은 누구입니까 ?!!
  저도 무척이나 궁금해요.....''

``그래 ?!!''

``네...''

``이미 작업은 한지는 꽤 오래되었지...
  오늘 처음 세상에 내 보냈지만.......후후후후후....''

``그런데....사진속의 주인공이라......
  이 녀석이 누구냐고 ..............푸후후후후......''

``이 녀석은 말이지...............''

``살아 있어서는 안되는 놈이야......''

``조그마한 소악마라 해야 하나.....낄낄낄낄....하하하하...''

``선...선생님.....''

``이 녀석은 악마야 !!!

강진영은 얼굴 가득히 미소를 가득 띄며 흥분된 어조로 내 뱉는다

 ``난 말이지...
   나의 최후를 이 녀석의 손에서 맞이하고 싶어...
   나의 숨통을 이 녀석이 끊어주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지...''

``선...선생님 !!!''

``참 아름다운 녀석이지.......
  사랑할수 밖에 없는 녀석인데......
  그런데.....그런데.....................
  눈 앞에만 보이면...찢어 죽이고 싶도록 증오스런 놈이야 !!!
  바로 이 사진속의 녀석이 말이야.......후.후.후.....''

강진영의 담배연기가 사진을 온통 뒤덮어간다...

``안되겠다...술 가져와라 !!...''

``선생님...안되십니다...좀 참으세요...
  오늘은 끝까지 맨 정신으로 계셔야 합니다''

``잔말 말고 빨리 가져와 !!!''

``사실은 더 없이 여리고 천사같은 아이인데....''

재진이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린다..
갑자기 자신의 옆에서 들리는 말소리에 솔깃해하며 재진을 응시하는 강진영 !!
누군가의 말에 이런 반응이 생기는 것은 강진영에게 있어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이상하게도....이 아이의 말은 상당히 마음에 걸린다..

``사진속의 주인공을 알고 있나 ?....자네....''

``아...아...네...?.....네....!!.....''

재진이는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강진영을 보면서...
심장이 조여움을 느낀다...

``이 아이가 누구지 ?!!...''

``네...얼굴의 선이랑 이목구비의 대비를 본다면...
  분위기는 많이 다르지만....강진영선생님의 아들...강성훈 같습니다...''

``허허....그래 ?!!.......자네....사진을 찍는 사람인가 ?!!!''

``네 !! 아직은 감히 사진을 찍는다고는 말할수 없는 단계지만...
  강선생님같이 훌륭한 사진작가가 되는것이 저의 유일한 꿈입니다...''

``뭐 ?!!...나 같은 훌륭한 사진작가 ?!!...하.하.하.하.하.하..
  그래..그건 그렇고 성훈이를 어떻게 알고 있나...자네는 ?!!''

``네...저의 학교 후배입니다...''

``흠.......''

강진영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럼 이 사진을 본 느낌이 어떻지 ?!!''

``네 ?!!''

``자네의 느낌을 한번 말해보게...이 사진에 대한 자네의 솔직한 심정을 ..''

``제가...어떻게 감히....''

``후후....그런 말 다 생략하고 본론만 말해보게....''

``저...저..그렇다면....주제넘지만.....
  솔...솔직히....이 사진은 너무 한 단면만을 부각시킨것 같습니다..
  피사체가 가지고 있는 다른 부분이 전혀 안나와있어요 ...
  강선생님께서 이 사진을 찍을실때....너무...한 가지 측면만을 보시고..
  그것을 끌어내시려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호오.....그래 ?!!.....''

``사진속의 이 사람은.....
  무한한 표정을 가지고 있죠 !!!....특히 저 눈동자 !!!...
  그런데 이 사진속에는 눈동자에 생명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

강진영은 내심 놀라고 만다...
자신이 그토록 찍고 현상을 반복하면서도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느낌 !!
불충분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그건 바로 눈에서의 문제였다...
지금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이 아이는 한 순간에 그 모든것을 꿰뚫어 본 것이다..

``그렇다면..자네는..이 아이의 눈에 생기를 불어넣을수 있단 말인가 ?''

``네 ?!!!...''

``자네도 말이지..... 사진을 인생목표로 삼고 있다면....
  이 아이를 한번 찍어 싶다는 욕망이 저 깊은 가슴 속으로부터 품어져 나오겠지?!''

``.....................''

``어때 이 아이를 찍고 싶은가 ?!!!''

재진이는 지금 자신에게 다가온 이 엄청난 행운에 정신까지 몽롱해질정도다..
어떻게 이런일이 한 순간에 다 일어날수가 있는건지....
재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네...제 손으로 이 사람을 꼭 찍어 보고 싶습니다....!!!!...''

강진영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와 더불어서.......
재진이의 손에 흥건하게 배여있던 땀들도 이젠 바닥으로까지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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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따사로운 아침이다

형의 뒷 모습을 보면서 걸어갈수 있다니...

너무나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버린 어제 ~~

그 어제가....거짓말 같이 흘러 가버리고
또다시.... 오늘이라는 것이... 내게로 다가왔다...

이런 생각을 하고있으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써 먹을대로 써 먹은
그 케케묵은 어구가 갑자기 나의 뇌를 지배해 버리는구나..

[그래.....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 오르는거야]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대단한 명언이다...
오늘따라 저 말이 절절하게 내 마음을 동요시키고 있다니....

나는... 어제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지나가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죽음의 선까지 넘나들었던 어제....

내 가슴속 깊은곳에 꽁꽁 동여매놓고 언제나 가슴앓이만 했던 말들을
모두 퍼부어 내 버린 어제......

솔직히.....오늘을 다시 맞이할수 없을것만 같았는데....
하지만.....나는 지금...... 어제의 내일의 태양을 보고있다....

태양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눈을 감았다 뜨면 어김없이 저 하늘 높이 떠 올라
그 뜨거운 빛을 사정없이 발해주는 것이다

형과 함께 있을때는 저 밝은 태양이 미치도록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어두컴컴하고 도저히 빠져나갈수 없을것 같은 미로 같은 곳에서
힘겹게 탈출해 신세계로 들어선듯한 그 무한한 자유감 !!!....그리고.......

``성훈아 !! 왜.... 뒤에서 강아지 마냥 졸졸 따라오는거냐 ..
  이리와 !!! 형 옆으로 오라고....''

``형......''

``그래 !!! 형 여기 있으니깐 빨리 옆으로 와서 붙어 !!!''

보기만 해도 나의 마음을 이렇듯 편안하게 안심시켜주는 저 넓은 형의 가슴 !!
형이 그 가슴으로 나를 부른다....

나는 마치 수줍은 새색시 마냥 얼굴에 홍조를 띠며 형의 곁으로 다가가려 한다
이렇게 조심스럽게 한 발자씩 내딛는 나를 얼굴에 하나가득 미소를 담은 형이
새신랑 같은 모습으로 믿음직스럽게 나를 맞이해준다...

행복하다......
너무나도 행복하다......


아아.......

오늘은........

내게 있어..........

더할수 없는 행복한 하루의 시작인것이다........


``우웃 !! 요 강아지 같은 녀석 !! 걸음도 엄청나게 느려요...
  진짜 성질 급한 사람이라면 너 기다리다가 졸도하겠다...하하하하하...''

``아악 !! 형 !!! 이러지 마 !!! 나 무서워 !!!''

형이 나를 단숨에 어깨에 둘러매어 버렸다...
어렸을때는 많이 당했던 일이지만...고등학교 들어와서는 처음 있는 일인데..

``쉿 !! 내강아지 조용 조용....너의 한앙쌀은 이 형이 사양하겠다...
  네 걸음 속도 맞춰서 걸어가면 지각을 따 놓은 당상일것 같고...
  형 꼭 잡아라 !!!..지금부터 이 은지원 !! 마하에 대적하는 속도로
  냅다 뛸테니........''

어제와 다름없는 형의 모습 !!!
그제와 다름없는 형의 모습 !!!
형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

다행이다......
형의 나의 대함이 어색해지면 어쩌나...
표현할수 없는 나의 걱정은 실로 대단했었는데....

하지만.....
오늘의 형은 예전의 형과 전혀 다를바가 없다....

`고마워....형~~.....'

나는 들리지 않는 형에 대한 고마움을 나즈막히 마음 속으로 중얼거린다...

그런데......이런 상태라면......
사랑하는 나의 형이 내 마음을 받아들인거라 생각해도 되는 것일까 ?!!
정녕 그리 생각해도 무방한것인가 ?!!....

제발 ...그런거라면.....

부디 ........그런거라면.......

.....난............

................난...............

``지원아....''

나의 이 아름다운 아침을 순식간에 깨버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울림이 허공을 맴도는 순간 나의 몸은 형의 어깨에서 내려져야만 했다

``안...안녕....하.하.하.하..하...''

``걱..걱정이 되어서...아 !!!...이 아이 괜찮구나....다행이다..''

``그래 ?!! 걱정해준거야 !!!...고...고맙다...
  그런데.....어젠 정말 미안했다..너에게 못할짓을 너무 많이 한것같아...''

``아니...나도 대충은 들었어...그 편지도 이 아이가 쓰러져서 양호실 업고 가다
  그런거라며 ?!!........나.......이해해.......''

``앗...잠깐....성훈아 인사해 !!!..이쪽은 3 학년의 김지혜 누나다...
  지혜야....이 아이는 ...음....음....내 뼈와 살같은 녀석이라 할까 ?!!
  동생이야.....강성훈 이라고....지금 1 학년이다...''

``으응 ?..동생 ?!!...지원이 너 동생 있었니 ?!!''

``그럼...숨겨놓은 동생이 이렇게 있었지.....아하하하하...''

난 지금까지 형이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형은 변해 버린건지도 모르겠다....

형의 모습은 너무나도 똑같은 모습이다...
너무나도 똑같은 예전과 다름없는 저 모습 !!!

형은....... 변해 버렸다.......

``잘 부탁해 !!!..저..저기..나는 지혜야...''

이 여자는 지금 내게 무엇을 부탁한다는 것인가 ?!!!
마음같아서는 저 생글거리는 얼굴을 두번다시 웃지 못하게 만들고 싶은데..

가증스러운 년 !!!

저 얼굴에 가득 요기를 띠며 나의 형을 홀리고....
순진한 나의 형을 어지럽게 만들어 가겠지...

``성훈아 !! 뭐하니 ?!!...인사를 받았으면 너도 해야지...''

형의 눈빛이 이상하게 따사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밝은 태양이 아닌 형의 눈동자...
마치 저 차가운 달빛에 물들은듯한 나에 대한 촛점을 잃어버린 눈동자...

아파온다...가슴 한켠이 또 아파온다...

``강성훈이예요.....''

``어제는 정말 깜짝 놀랐어 !!!...오늘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도저히
  어제같은 행동을 할 아이로는 안 보이는데..다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그래도 5 층에서 뛸 생각을 하다니..성훈아 !! 이젠 두번다시 그런짓 하지마 !
  어제...지원이 얼굴 너무나도 애처로워 보였단 말이야....''

재수없는 년 !!
네가 뭔데 내게 그런 말을 하고 있는거지 ?!!...도대체 네가 뭔데....

``그런데..생각해 보니..어젠 정말 한편의 영화였던것 같아...
  그 키 큰 사람은 또 어디서 나타난거니 ?....
  그 사람 아니였으면 성훈이 무사하기 힘들었잖아....지원아....그렇지 ?!!..''

``응...!!!...''



내가 전혀 모르는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다..

둘만이 통하는 대화.......

어...어떻게.....이런일이......있을수가 있는거지 ?!!!

내가... 마치 이방인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형 !!! 이래서는 안돼 !!!...나를 형의 곁에서 이탈시켜버리면 안된단 말이야..




``지원이..네가...아는 사람이였니 ?!!''

``아니....처음 보는 녀석이였어.....''

``그래....이름은 물어봤어 ?!!...그래도 생명의 은인인데....''

``응 !!!....고.지.용 !!! 그 녀석의 이름이야....''

형이 나를 쳐다본다...
그런데...형의 입에서 나에게 익숙한 단어가 흘러 나오고 있다..

형의 입에서 저 이름을 듣게 되는 날이 오다니....
난 지금 너무나도 경악을 금치못해 아무생각도 할수 없는 지경에 다다를것만 같다

``우리 학교 학생은 아니지 ?!!''

``그런것 같아......''

형이 나의 이마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형의 지금 눈동자는 순수함을 간직하지 못한 눈동자다...
언뜻보면 분노의 기운마저 감돌고 있는것 같은데...

``자....지...지원아....이것...!!!..
  이...이번에는...노랑색에다 한번 써 봤어...!!..읽..읽어봐..나 그럼 갈께..''

형이 그녀가 건네준 편지를 코에 대고 향기를 맡는다..
하지만 난 지금 그것에 대한 울분의 감정 보다는 형이 어떻게 고지용을
알고 있는가에 대해 더욱더 불안하기만 하다...

``오늘... 향기는 상큼하네.....어제와는 다른데......
  후후후~~.........아름다운 지혜양~~........볼때마다.....
  내 마음을 한뼘씩 더 끌어당겨버리고 마네...''


실로 따사로운 아침 ?!!! 웃기는 개소리였다....
내 생애 최악의 아침이 시작되는것도 모르고 혼자서 좋아만 하다니....

강성훈 !!!..이 바보같은 자식 !!!


``성훈아 !!...오늘은 이 편지 나 혼자 읽을께...
  넌....보기 싫지 ?!!...하지만 성훈아 너에게 이런편지 오면...
  전에 형이 말했듯이 제까닥 형에게 먼저 사전검사 받아야 한다...
  우우...너무 귀여운 내 강아지...!!!...자 빨리 들어가자...
  그런데...진짜...장미빛 하루네...그 이쁜 지혜에게...또 이렇게 편지를 받고..
  얼굴뿐만 아니라...마음씨도 엄청 고운가 보다...
  왠만해서는 두번다시 나 같은 놈 쳐다도 안 볼텐데....
  잘 해줘야 겠어 !!!....어때 ?!! 성훈아..
  지혜누나..네 형수감으로.. 콱 !! 찍어도 괜찮을것 같지 않....
  성..성훈아..어디가니 ?!!..야 !!! 어디가는 거야 ?!!..저 !!..저녀석이 !!''



``헉 ! 헉 !! 헉 !!! ''

``이 녀석 !!!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린거야 !!!''

``강성훈 !!! 강성훈 !!! 너 이리 못 나와 !!!
  성훈아 !!! 빨리 나와라 !!! 강성훈 !!! 어서 나오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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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 !!!]

``헉......헉..........헉헉헉....''

``호오~~~....공주님께서...이제서야 나타나시다니......''

``그런데.... 그렇게 깔끔하게 차려입은 모습을 보니 무척 색다른데...
  더 죽여주는것 같아....''

``그런데...얼굴이 왜 그래 ?!!
  내 예상을 완전히 뒤 엎어 버리는 얼굴을 하고 오다니...''

``제기랄 !!!...왜 그리 슬퍼 보이는거야 ?!!''

``난 너의 독기 어린 모습을 볼때가 더 마음의 안식이 되는데...''

``야 !!! 강성훈 !!! 너 진짜 왜 그래 !!!''

``너 !!! 지금 내 앞에서 우는거야 ?!!....''

``변했어............변했어...........흑흑...''

``변하다니....푸훗....그래..지금 너의 모습은 상당히 변화스러워 보인다...''

``흐흑........흑흑흑...''

``나의 공주님이...진짜 왜 이러시나 ?!!!
  내 마음이 갈갈이 찢겨지는것만 같아....
  네가 우는 모습 !!! 한번정도는 보고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보고나니 두번다시 보고싶지 않을정도야.....''

``성훈아 !!! 너 같지가 않아 !!!
  그 독기품은 눈동자로 돌아와 !!! 이 모습은 네 모습이 아니야 !!!''

``도대체 뭐야 ?!! 나 지금 확 돌아버릴것 같아...''

``어떤 개새끼야 !!!...너를 지금 이모습으로 만든 그 개자식이...!!!''

``내가 가만히 두지 않겠어 !!!''

``은지원이라는 그 개새끼야 ?!!...그 놈이지 ?!!!''

``너를 이런 모습으로 만들 위인은 이 지구상에 그 놈밖에는 없어 !! 그렇지 ?!!''

``너의 그 더러운 입으로 형을 욕 되게 하지마 !!!''

``뭐 ?!!....호오...그래 !!!...드디어 본래의 눈동자로 회귀해 가시는군 !!!..
  그래야지...!!!...그래야 강성훈이지 !!!....''

``그런데...나의 더러운 입이라....
  그럼 넌 뭐냐 ?!!...나의 이 더러운 입속에서 놀아난 넌 뭐지 ?!!''

``푸힛......하하하하하하.....''

``강성훈 !!! 웃지마라....정 들것 같다....''

``하하하..하...하....하....흐....흑.....흑흑.....흑흑흑...''

``정말 가지 가지 다 하는군 !!!
  오늘은 아침부터 강성훈 독점 스폐셜 쇼 하는 날인거냐 ?!!!''

``어디...내가 안아주기를 원하는거야 ?!!''

``내 품에서 모든 근심걱정을 잊어버리기를 바라는거냐고 ?!!''

``어디보자 ?!!......후후후.......진짜 그런가 본데....''

``내 손길이 닿는 네 살갗마다 불에 데인것처럼 뜨거운 열기가 올라오고 있어..''

``어때 ?!!....내 말이 맞지 ?!!!''

``그렇다면..들어줘야지..나의 공주님의 이런 애타는 마음을 그냥 지나쳐서야..
  어디 사나이 고지용이라 할수 있겠어 !!! 아하하하하하''

``교복을 한겹씩 벗겨 나가니 기분이 진짜 묘하군 !!
  마치....첫날 밤 치루는 듯한 느낌이야...푸힛...!!!..''

``옷을 벗기면 어김없이 드러나는 너의 하얀 몸 ....''

``그 몸이 나를  서서히 흥분시키고...
  또한 너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덫으로 나를 옭아매 버리지..''

``하지만....이것은 내게만 해당사항이 되는것이 아니야....''

``너 !!...강성훈 !!!...인정하기는 싫겠지만.....''

``이미.....너도... 내게...길들여져 버렸어 !!....''

``네가 진실로 편안하게 쉴 곳은 내 품 밖에는 없단 말이다..''

``지금은 속으로 비웃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이건 사실이다....''

``어때 ?!! 점점 기분이 좋아져 가고 있지 ?!!''

``너의 그 괴로운 마음들이 서서히 사라져 가면서.......''

``푸훗....넌..어째서 눈물마저도 이리 맛있는거냐 ?!!
  진짜 미쳐버릴것 같다....''

``성훈아 !!..내게서 도망칠 생각은 정말 꿈도 꾸지마라 !!!''

``성훈아......''

``성훈아..........''

``나를 어젯밤 같은 그런 혹독한 추위에 떨게 하진 말란 말이다....''

``지금은 너무나도 따뜻하다.....너무나도 따뜻해...''

``우리의 몸이 이렇게 하나가 되어 있는 순간 !!!
  이 보다 더 따뜻함 같은것은 내겐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어 !!!!..
  난 너만 있으면 돼 !!!....이 세상에 너만 있으면 된다고.....''

[강성훈 !!!....]

[성훈아 !!!....너 빨리 못 나오니 !!!]

[강성훈 !!!!!]

[강성훈 !!!!!]

``뭐야 ?!! 저 자식 !!! 목소리 조차도 사람 골 흔들리게 할 정도로 크잖아..''



형이 나를 찾고 있다..

형이 두 가지의 갈림길에서 나를 선택해 준 것이다

하지만 그 선택의 이유는...

사랑에 의해서 인가 ?!!!!

아니면....

의무에 의해서 인가 ?!!!!



``고지용 !! 저 소리 안들리게 오늘 네 모든것을 다 내게 해봐 !!!''

``뭐 ?!!''


[강성훈 .......]

[성훈아 .......]


형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져 간다...

점...점.....멀.어.져...... 간....다......


``그럼 ...너의 고통이 꽤 만만치 않을텐데....무척 아프고 힘들거야...''

``괜찮아...!!!....''

``하.하.하.하.하...저 녀석이 내게 럭키를 가져다주리라고는 미쳐 생각못했는데''

``빙고 !!! 좋았어 !!!!....오늘 이 고지용의 모든것을 다 보여주지...''


하루가 지나가고....

또 하루가 지나가고......

또 다른 하루가 또다시 지나가고.......


그 의식하지 못하는 세월의 흐름속에서....

변화가 일기 시작한다...

환경이 변하고......

마음이 변하고........

사람이 변하고...........

내가 변한다..................


그리고...............................

나의 형 마저도 변화되어져 간다.......................

오늘.....난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붙잡고 싶은것이 생겨났다..

바로.......세월의 흐름이다...........


하지만.....형이 애타게 나를 찾고 있는 이 순간 !!!....
난 형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한 몸이되어있다.....

그것도 ....아주.....뜨겁게......


난 오늘 더할수 없는 커다란 상처를 형에게서 받고야 말았다...

육체적으로는 흔적이 남지 않는 상처지만...

이 상처에 대한 아픔은 육체적 상처에는 비교할수 없을정도로 고통스러운것이다



내가 이렇게 받아버린 커다란 상처 !!!!!............

형도......그만큼.......상처받아야 한다................


``지용아 !!!..내 몸 어디가 부러져도 괜찮아....
  오늘은....네 마음대로 해 !!!...오늘의 나는... 완전히 네 것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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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

``..........''

``담배 !!!''

``푸훗...너 그말 지금 내게 하는 소리냐 ?!!''

``그럼 ! 이 방에 너 말고 또 누가 있는데....''

``돌았군 !! ''

``어딜 등을 돌리려고 하는거야 ?!!  나를 봐 !! 나를 쳐다 보라고 !!''

``고지용 !! 밥맛없어 !! 얼굴 들이밀지마 !!''

``후후....푸후후후.....넌 역시 독기를 품어야 해 !!!
  나...또다시 달아오르는데....''

``저리 꺼져 !!''

``후우~!''

``뭐...뭐야 ?!! 왜 귀에다 입김을 불고 난리야 ''

``키득~ 키득~ ''

``웃음소리마저 짜증나는군 !! 젠장 ''

``어때 ?!! 너도 또 하고 싶지 ?!!''

``웃기는 소리 하지마 !! 전혀 아니니깐.....''

``하하하하...그래 !! 오늘 무리 했지....힘들기도 하겠다....
  하지만...강성훈 !! 난 지금 담배를 한대 피우고 싶어 !!!....''

``....................''

``강성훈 !! 내 말 안들려 ?!! 난 지금 담배를 피우고 싶어 !!''

``그래서 뭐야 ?!! 어쩌자는 거야 ?!!''

``내 입에 담배를 물려줘 !!!''

``왜 ?!! 넌 손이 없어 ?!! ''

``네가 물려주는 담배를 피우고 싶다...성훈아...''

``싫어 !!...피우고 싶으면 네가 꺼내서 피우든 뽑아내서 피우든
  네 손으로 해 !! ''

``강성훈 !!''

``너 정말 왜 그래 ?!! 너 지금 혹시 날 수원이로 착각하고 있는것 아니야 ?!!
  네가....네가...어떻게 ...감히....내게....''

``뭐 !!...감히 ?! 강성훈 !! 너 지금 내게 감히라고 했냐 ?!!''

``아이...씨..머리 잡아 당기지 말라고 했잖아...''

``그놈의 말이라면 이렇지 않았겠지 ?!...
  넌 그놈의 말이라면 듣기가 무섭게 강아지마냥 꼬리를 흔들어대며.
  시키는 대로 다 했을거란 말이야 ?! 안그래 ?!! 강성훈 !!''

``프픗....''

``왜 ?!! 왜 비웃는거냐 ?!! 강성훈...''

``형은 너처럼 치졸하지 않아 !!!''

``호오 ~! 그래 ?!!''

``아아 !! 아파 !! 잡아당기지마 !!! 아프단 말이야 !!!''

``강성훈 !! 빨리 담배 꺼내 !!!...''

``싫어 !!!....아앗 !!....지용아... 그만해 !!''

[끼이익 ~]

``누구얏 !!''

``지...지용아 !!...''

``분위기 잡치게 왜 들어와 !!''

``미..미안해...성훈이가 와 있는줄은 미쳐 몰랐어...''

``빨리 나가 !!''

``수원이형 !! 나가지마 !!! 나 지금 갈거니깐...나가지 마 !!!''

``강성훈 !! 어딜 내뺄려고 .....푸후후후....
  안되지...이젠 그렇게는 안되지....
  오는건 네 자유였지만...가는것은 네 마음대로 안된다...
  이제부터는 너의 가는 자유를 박탈시켜버릴거란 말이다.....
  넌 !! 내 곁에 있어야만 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난 !! 널 보내지 않을거야......
  강성훈 너는 내곁에 있어야지만 행복해질수 있어 !!.....''

``고지용 !! 너 정말 오늘 미쳤니 ?!!..왜 이러는 거야 ?!!...
  아악 !! 이러지마 !!! ''

``지...지용아...그러지마 !! 성훈이 아프겠다....''

``장수원 !! 어줍잖은 가면 쓰지마라 !!!
  넌 성훈이가 고통당하는 것이 꽤나 즐거울텐데...''

``지용아 !!''

``쿡쿡쿡 !! 장수원 너 정말 계속 그러고 있을거냐 ?!!...
  그래 !! 있고 싶으면 있어라....내가 성훈이를 대할때는 어찌 대하는지
  궁금도 하겠지 !!!....''

``싫어 !! 싫어 !!! 지용아 ! 이러지마 !! 이건 아니야..이건 아니란 말이야!!''

``네 입으로 말했어 !!!....내 마음대로 하라고 ...
  오늘 넌 완전히 나의 것이라며....거기다 어디 한군데 부러져도 좋다고 했지 ?
  난...너의 말에 충실하고 싶어...!!!....
  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 주고 싶다는 말이다.....하하하하하''

``지용아 !!...싫어 ....싫어.....흑흑...
  형 !!...지원이형 !!...''

[철썩 !!!]

``꺄악 !!''

``어디 더 불러봐...내 앞에서 그놈 ! 이름을 더 불러보란 말이야 ?!!
  너..날 갖고 노는거냐 ?!!.그놈 잊게 해달라고 해 놓고선...뭐야 ?!! 강성훈''

난 지금 벌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용아 !! 그러지마 !! 성훈이 때리지 마 !!''

``장수원 !! 꺼져 !!...빨리 내 눈앞에서 꺼져 버렷 !!''

``싫어 !! 나를 죽인데도 너에게 더 이상 안기긴 싫어 !! 건드리지 마 !!''

``강성훈 !! 갑자기 요조숙녀인체 몸 사리지 마라 !! 우습지도 않아 보여 ''

``지용아 !!!..나...지원이형한테 가야 해 !!! ...날 보내 줘 !!...''

[철썩 !!!]

``다시 한번 말해 봐 !!''

``나...지원이형한테 가야......''

[철썩 !!!]

``다시 한번 말해 봐 !!''

``지원이형 한테.....''

[철썩 !!!]

``다시...''

``지....원...이...형......''

[철썩 !!!]

``지용아 이러지 마 !!!...지용아 !! 제발 이러지 마 !!!''

``장수원 !! 이 손 놔 !!!''

``안돼 !!''

``너 이 손 안 놓으면 오늘 내 손안에서 죽는다...빨리 놔 !!!''

``죽어도 못놔 !!...지용아...너...정말...이러지 마 !!..
  너 성훈이 한대씩 때릴때 마다 네 마음 무너져 내린다는것 내가 다 알아..!!
  이러지 마 !!...차라리...날 때려 !!...내가 맞아줄께....
  지용아 !!..나...너 마음 아파하는 것은 죽어도 못본단 말이야....''

``하하하하...정말...못말리는 녀석이야 !!..장수원.....너.....넌...
  때론...나를 너무나도 놀래켜..!!.....푸하하하하....''

``지...용....아....나.....보....내....줘.....지...원....이...형....''

``에이...씨팔..~!!...얼굴에서 피가 나도록 맞아도...지원이형이야..
  죽어도...그놈 이름 말하면서 죽을거냐 ?!!...강성훈 ''

``지용아....형이....우리 지원이 형이 보고싶어....나 좀 보내줘....''

``장수원..좋은 말 할때..나가라 !!..
  아무래도 오늘 이 자식이랑 끝장내버려야 할것 같다 !!''

``지용아 !!..''

``지금까지는 네 행동 !! 애교로 봐줄수도 있지만...
  더 이상은 안돼 !!!...빨리 나가라 !!!....''

``지..용..''

``그만 개소리 까대고 나가란 말이얏 !!..빨리 나갓 !!!...''

그가 무서운 눈동자를 하고선 수원이를 질질 끌어 문밖으로 내 던져 버린다.

형에게 어줍잖은 복수를 하겠다는 유치한 생각으로 이 곳으로 달려왔던 나....
나는 지금 벌을 받고 있다...

[탕 !!!]

[또깍 !!!]

그가 문을 잠궈버린다
이젠 문밖의 세계와 이 방안은 완전히 차단되어 버렸다...

형이 보고 싶은데.....
형이 너무나도 보고 싶은데..........


하지만.....그가 내게로 다가오고 있다 ............

입가에 싸늘한 미소를....... 띠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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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서 그 녀석의 아구가 날아가고 뺨이 붉어지고 새빨간 피가 흘려졌다..
 내가 맞았을때보다 더 아팠을까 ?...
 아니야...아프기는 뭐가 아팠겠어....우리짱의 손끝이 닿는것만해도
 행복한 일이지....
 하지만 짱이 정신이 나가기는 나간것 같아...
 내가 지용이라고 불러도 전혀 알아채지 못했으니....헤헤....'

`지용아 ~~....''

`한번쯤은 이렇게 불러보고 싶었는데.....상황은 로맨틱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불러봤다는게 어디야............지용아~~....지용아~~..후후후'

`마음 아플거야...그 녀석이 아픈만큼 우리 짱도 아플거야..
 아니 그보다 더 아플거야........가엾은 짱 !!.....불쌍한 짱 !!
 어찌 생각하면 강성훈 그 녀석 맹랑한 녀석이야 !!
 어떻게 짱을 알고나서도 그럴수가 있는거지 ?!!
 은선배...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 ?!!...
 강성훈이 정신 못차릴정도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란 말인가 ?!!'

`어엇 !! 뭐야 ?!!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은선배잖아... 세상에 저 땀 좀 봐....흠뻑 젖었네...'

``어이....거기 !!!..헉헉....''

``거기 !! 하얀모자 !!...그래 너 !! 이리 좀 와봐라...!!''

``왜...그러세요 ?!''

``너 ! 강동 다니지 ?!!..언뜻 본 기억이 나는데...''

``네....에...''

``임마 !! 그런데 왜 학교는 안가고 이 시간에 싸돌아 다니냐 ?!!''

``푸훗...''

``왜 웃지 ?!!''

``그건 은선배님도 똑같으신것 같은데요...선배님도 이 시간에 어떻게...''

``날...아냐...?!!''

``우리 학교 학생이 은선배님 모르면 안되죠...''

``후후...그래..?..그런데..너 이 동네에 사니 ?!!''

``................''

``어엇 너 !! 왜 ?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되냐 ?''

``산다고도 할수 있고 아니라고도 할수 있고...''

``자식...무슨 대답이 그리 색깔이 없어....
  그건 그렇고..너...너...가만..이름은 뭐냐 ?''

``수원...장수원입니다..''

``몇학년 ?''

``2 학년입니다...''

``2 학년..그래...2 학년...그런데..너 혹시 우리 학교 1 학년중에
  강성훈이라고 하는 아이를 한번이라도 본적이 있냐 ?''

``글...글쎄요...''

``조그맣고 얼굴 하얗고 눈 크고 코도 크고 입도 큰 아주 이쁜 녀석인데..
  한번 보면 뇌리에서 절대로 잊혀지지 않을 그런 아이인데...''

``여자예요 ?!!''

``아..아니..남자야..''

``그래요 ?!....''

``기억을 잘 더듬어 봐라...한번이라도 봤으면 결코 잊어버리지는 못할테니..''

``얼굴 하얗고...눈 크고....흐음~....본 것도 같긴 한데....''

``그..그래 !!.봤어 ?!!..그럼..혹시 !! 오늘 이 동네서 그 아이 보지 못했니 ?!!
  분명 !! 여기서 깜쪽같이 사라져 버렸어.....여기서 없어졌단 말이야...
  봤어 ?!!...못봤어 ?!!''

``생각할 시간을 좀 주세요 ....''

``뭐 ?!!...생각 할 시간 ?! 그게 무슨 소리지 ?!!''

``만약 ! 은선배님이 말하는 그 사람이 제가 본 그 사람이라면
  알려줘야 할지 아니면 입 다물고 있어야 할지 무척 망설여지거든요...''

``무...무슨 소리야 ?!!''

``지금...그 사람은 짜릿한 시간을 보낼수 있을거예요 ...''

``...................''

``은선배님 !! 혹시 아세요 ?!...남자끼리도 사랑을 나눈다는 것을....''

``너...뭐야 ?!!..''

``저도 그쪽 부류인간이예요.....후후후...''

``뭐야 ?!!..너..정신병자야 ?!!...미친녀석이야 ?!!''

``저 모퉁이를 돌아서 골목을 따라 주욱 올라가면 이상한 술집이 하나 있을거예요
  그 집에 들어가서....사람들의 시선은 전혀 신경쓰지 마시고 묵묵히 2 층으로
  올라가세요...1 층에 있는 인간들과 시선을 마주치면 안되요 !!!
  그럼...소란 스러워 질테니.....
  2 층으로 올라갔으면 이젠 창문이 있는 복도 쪽으로 걸어가서 오른쪽으로
  맨 마지막 방..그 방에 멈춰 서세요..
  이젠 그 방의 문만 열면 그 사람이 있을텐데
  하지만 그 방의 문은 열리지 않을거예요.......''

``...................''

``은선배님 !! 혹시 판도라의 상자 !! 읽어 보셨어요 ?!!''

``..................''

``그때부터는 은선배님이 하는 행동에 따라서 많은 부분들이 달라질거예요..''

``..................''

``만약 ! 상자가 열리지 않았다면..이 세상의..온갖 추악하고 괴로운 것들은
  빛을 볼수가 없었을텐데................''

``..................''

``하지만...상자를 열지 않았다면.....희망도 없었겠죠....푸훗''

``..................''

``선택은 은선배님이 하시는 거예요....그럼 전 이만 가 볼께요...
  그런데...은선배님 !! 참 대단하시네요...
  제가 말이 없는 녀석인데....한달동안 해도 겨우 할까말까한 말들을
  오늘 은선배님에게 다 해버린것 같아요....
  정말 대단하신 분이예요....은선배님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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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계단이다...
이젠 빛이 들어오는 곳을 향해 복도를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
후우~~~~~~ 그런데 왜 이리 가슴이 뛰는거지 ?...

마지막 문 !!
드디어 마지막 문이구나 !!!
가만....오른쪽이라고 했지 ?!!
자...그럼.... 은지원 !! 이젠 몸을 틀어라....

바로 이 방이니...!!..

[성훈아...넌 내꺼다....넌 내꺼라고....하하하하..]

하앗....이게 무슨 소리지 ?!!

[넌 ! 말이지...널 만들기 위해서 신이라는 그 분도 머리카락이 다 빠지셨을거야
 킥킥.....어떻게 발가락 마저 이렇게 내 마음을 사로잡아 버리는 거지 ?!!]

[어때 ?!! 이젠 그놈 따위는 생각조차도 나지 않지 ?!!...
 내강아지 ?!! 푸하하하하.....병신같은 놈 !!!...
 그놈은 언제나 너를 한마리 강아지 취급을 했다며...?!!
 그놈은 아직 모르겠지 ?!!...네가 얼마나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지...
 네가 어떻게 사람의 이성과 육체를 마비시켜 가는지.....]

[어떻게 너 같은 녀석과 10 몇년을 몸을 부대끼면서 살면서도
 그럴수가 있었을까 ?!!...그 녀석 !! 진짜 병신 아니야 ?!!..낄낄낄...]

내...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듣고 있는걸까 ?!!
이 문안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도대체 무슨 소리인건가 ?!!!
이....이것이...현실이란 말인가 ?...
꿈 이라고 해도 지독히 악몽스러울 이 일이....
정녕 현실이란 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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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이가 나를 지배하고 있다
벗어나지를 못하겠다....언제나 지배를 받으며 살아와야 했던 나의 삶 !!!
나는...나는.....
나를 이토록 숨도 쉬지 못하게 지배하는 사람에게서는 벗어날수가 없는 것이다..
지용이의 손 바닥이 내 뺨을 때릴때 나의 얼굴 신경들은 아픔을 호소해 왔다
더 이상 맞아서 아프게 해 주지 말라며..얼굴의 온 신경들이 곤두서버린것이다

꼬리를 내려라 !!! 강성훈 !!!
반항하지 마라 !!! 강성훈 !!!
지금 네 앞에 있는 사람에게 복종해라 !!! 강성훈 !!!
그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란 말이다 !!!
그래야 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날수가 있다 !!!
그래야만 네 얼굴과 네 몸에 더 이상의 상처가 나지 않는단 말이다 !!!
그래 !! 이 이상 내 몸에 상처가 나는 것은 싫어.....
맞는것도 싫고 아픈것도 싫다 말이야.......

그런데...이상하네....어디선가..형의 향기가 나네....
형 !!....나의 형 !!........
보고 싶어......

가만...형을 보려면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야..
지금은 지용이의 기분을 최대한 맞추어줘야만 한단 말이야 !!
그래 !! 강성훈 !!! 머리를 굴려라 !!!
네가 여기서 빠져나갈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란 말이야...
감정적으로만 해서는 오늘 결코 이 방에서 벗어날수가 없어 !!!
맞아 !!!....지용이를 녹여야 해 !!!
지용이를 휘어잡아야 한다고....

``지용아 !!''

``후후..드디어 입을 떼시는군 !!..아름다운 공주님 !!''

``널 사랑해 !!!''

``...............''

``널...사랑해...지용아...''

``다...다시 한번 말해줄래....''

``너를...사.랑.해.......''

``꿀꺽 ~!..음.....푸핫핫...강성훈...너..너..그 말 !!
  나를 만난 이후로 처음으로 정식으로 해 준 말이란것 혹시 아니 ?!!''

``지용아...너를...사랑해.....사랑해......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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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아...너를....사랑해.....사랑해......사랑해...........]

내 강아지가 내게 언제나 주문처럼 들려주던 말...
이 문안에서 새어나오고 있다...
이 문안에서 새어나고 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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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보고 싶어 !!
형이 너무나도 보고싶어 !!!
그런데 어디서 이렇게 형의 향기가 나는걸까 ?!!....미치겠다....미치겠어...

``성훈아...내가 너를 또 안아도 되겠니 ?!!''

``그럼...네 마음대로 해 !!...나...네 것이야...네 마음대로 해도 괜찮아...''

지용이의 표정이 많이도 누그러졌다...따뜻함이 느껴질 정도로...

``세상에 이 뺨좀 봐 !!...아팠지 ?!!...미안하다 성훈아....
  내가 죽일놈이다 !!....성훈아....이리와.. 내가 핥아줄께.....
  어때..?...기분 괜찮아 ?!!...''

``으응...아주 좋아....아주 행복해...너의 입술을 언제나 날 기분좋게 만들어..''

형 !! 조금만 있으면 갈수 있을거야....
젠장...지혜 !!....그년에게 그렇게까지 신경쓸 필요는 전혀 없었던건데 !!!
어디 그년이랑 내가 게임이 되기나 해 !!...푸훗~! 정말 웃기는 일이지...
하여간...강성훈 !! 너 오늘은 무척 성급했어 !!!..
그래서 이렇게 피까지 보며 고생을 하고 있잖아.....제기랄.....

형......
형............
내 사랑은 언제나 형 뿐이야...
보고 싶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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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쁜 두 눈은 누구꺼지 ?!!..]

[고.지.용]

[그럼..이...귀여운 코는 ?!!..]

[물론 지용이꺼지....킥킥...]

[푸하하하하...그럼..이토록 사람미치게 하는 빠알간 입술은 ?...]

[당연히...내가 사랑하는...고지용이라는 멋있는 사람의 입술이지...!!..]

[이...이...가증스러운 녀석 !!..아아...이것..오늘 또 한미침 하는구나..
 팍 ! 돌아버리겠어...너..정말..날.. 완전히 녹여 버리고 마는데..깔깔깔깔..]


[그래 ?!!...기분좋으니 ?!...지용아...나도 행복해...
 네가 이렇게 웃으니 나도 저절로 웃음이 나올정도야...꺄르르르르르....]

문고리를 잡아 비틀어 본다..
역시 열리지 않는구나...
그렇다면 발을 들어 이 문을 부셔버렷 !!!
가능도 한 일이다...
내 발에 의해 이 문은 분명 박살이 날 것이니...
하지만....
이 문을 열어서 무엇을 보고 싶은 것인가 ?!!
이 문이 열리면 도대체 어떤 광경이 내 눈에 펼져질것이란 말인가 ?!!
내 강아지가....
순수하기만 한 내 동생이....
그 먼 세월부터 지금까지 내 품에서 울먹이며 가슴을 떨던 그 여린 동생이..
도대체...어떤 모습으로....
나를.....맞이 할 것인가 ?!!!......

[어때 그 은지원 이란 놈 !! 이젠 네 머리에서 다 사라진거냐 ?!!
 역시 네게는 고지용 !! 밖에는 없다는 것 절실히 느끼지 ?!!
 안 그러냐 ?!! 성훈아 .....]

[후후..네말이 맞아...형은 나에게 이런 쾌락적인 부분은 절대로 행하지를 않거든
 정말..이런 짜릿한 흥분감은 너에게서만 느낄수가 있어...널 사랑해 지용아...]

산산조각이 나 버리고 있다...
깨질까봐 더럽힐까봐 그렇게 전전긍긍했던 나의 세월들이...
세상에 둘도 없는 병신같은 날 들이 되버리고 말았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터벅 ! ....터벅 !......터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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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주세요...''

``무슨 술 ?!!''

``이 집에서 가장 독한 술 !!''

``흐음...처음 보는 녀석인데...너 좀전에 2 층 올라갔다 왔지 ?''

``술 주세요....''

``지용이랑 안면 있는 녀석이냐 ?!!''

``술 달라고 !!...그만 지껄이고 술 내놓으란 말이야 !!..''

``뭐..뭐야...이놈의 자식 ...어디서 행패를 부리는거야 !!''

``아..아저씨...저..아는 사람이예요....그냥 술 주세요....''

``수원이 ...너 아는 애냐 ?!!..''

``네...지금 기분이 말이 아니라서 그럴거에요...그냥 술 주세요...''

``흠...생긴건 봐서는 전혀 이 바닥쪽은 아닌것 같은데...쯔쯧....''

``꿀꺽 ~!!...한잔 더 !!...아니 병 째로 줘 !!.....''

``은선배님...판도라의 상자는 여셨어요 ?!!...''

``난..지금  술 마시고 싶다...방해하지 마라...
  술 더 달라니깐....빨리 줘 !!''

``개자식 !!...어디서 자꾸 반말이야 !!!...''

``아저씨...그냥 참으세요...술이나 얼른 더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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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녀석인데.....대단해....
  벌써 4 병짼데....끄떡도 안하잖아......대단한 놈이야....
  눈빛이 살아있어...이것....지용이 한테도 만만치 않겠는데....''

``역시 ! 아저씨는 보는 눈이 탁월하세요....
  만만치 않은 사람이죠...아마도...우리짱이라 거의 같은 수준일거예요...''

``그런데...누구야 ?!!..''

``은지원 !!! 강성훈의...형같은 존재예요.....''

``성훈이 !!...우리 공주님 ?!!.....커헉....성훈이가 걸린 문제야 ?!!...
  무시무시하군...벌써부터 냉기가 도는데...''

``그렇죠 ?!!...지켜보는것만 해도 대단할거예요...''

``그런데..지용이...성훈이를 아얘 뻗게 만들려고 그러나....
  코빼기도 안보이네.......벌써 몇시간째야..?!!
  어..저기..공주님 !! 내려오시네....
  그런데....쯔쯧..얼굴이 말이 아니군..말이야 아니야 !!
  뭐야 ?!!..지용이 이젠...공주님에게 폭력까지 쓰는거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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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지긋지긋한 시간의 종지부를 찍었군...
고지용 !!...두번다시 내가 너를 찾아오면 인간이 아니다..
죽일놈 !!...더러운 새끼 !!!...
젠장...온 몸이 다 아프잖아...걷기조차 힘드네.....

후훗..그런데..또 형의 향기가..나네....아까보다 더 나네....
웃기는 일이군.....

어엇.......어엇.......어엇.............
..........................................
...............................................

``성훈아....''

``..................''

``다 끝났니 ?!!........''

``..........................''

``그럼 ! 집에 가야지 ...........''

``...................................''

``왜 ?!! 걷기 힘드니 ?!!..형이 업어줄까 ?..''

``..............................................''

``그래...!!...자 업혀...형이..술을 좀 많이 마셨지만..아직 정신을 멀쩡해..
  내 강아지 ..얼른 업혀라....빨리 이 곳에서 나가자....''

``싫어 ?!!...그럼..안고갈까 ?!!...
  그래...어쨌던 이 곳에서 빨리 나가고 싶다...성훈아 싫어도 좀 참아라...''

형이 비틀거리며 어깨위로 나를 둘러맨다
아침과 똑같은 모습으로 나는 형의 어깨에 걸쳐져 버린다...
하지만...상황은 전혀 다르다...
아침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후우.......이건 진심인데........
누군가가...나를..지금...죽여주었으면 좋겠다...
내가....더 이상의 아무 생각도 할수 없게.....

누군가가....
누군가가.......
나를...
지금 당장.....
죽여 주었으면 좋겠다.........

죽고 싶구나.......죽고 싶어......죽고 싶어........



계속 식은 땀을 흘리며 나의 형이 잠자고 있다..
가끔씩은 허공에다 알수 없는 소리들을 내뱉으며.....
가끔씩은 눈을뜨고 나의 눈을 한참을 바라보며.....
가끔씩은 그 깊은 눈동자에 눈물을 머금으며.....

나는 수건을 바꾸어가며 형이 흘리는 땀방울들을 닦아 내려간다..

형의 이마부터 형의 발끝까지......
형의 뜨겁게 달구어진 열기를 식혀주기 위해 난 수건을 바꾸어가며
형의 몸을 닦아나간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니 ?!
  오늘 둘다 무단결석했다며 !!...선생님이 무척이나 걱정하시더라..
  특히 성훈이 너의 선생님의 걱정은 대단하셨다....
  무슨 일 생긴 것 아니냐며....심하게 걱정하시던데..
  이모도..오늘 하루 온 종일 제 정신 아니였어...
  어떻게 된거니 ?..성훈아...''

``이모 !!''

``그래....''

``나..나쁜 녀석이야..''

``무..무슨 소리냐 ?!''

``난...이모가 생각하는 그런 강아지 같은 녀석이 아니란 말이야...''

``성훈아...무슨 일이 있긴 있나 보구나...''

정아가 성훈이를 꼬옥안아준다..

``아니 얼굴은 또 왜 이러는 거냐 ?!!..아빠..요사이 집에도 안들어오셨잖아..
  설마...지원이가 때린것은 아니겠지 ?!!''

``이모 !! 난 아버지 말대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였어..
  난...악마야...''

``우리 강아지..무슨 그런 끔찍한 소리를....
  넌 천사야...날개만 없을뿐이지...넌 정말 천사다...
  이모는 네가 어느날 날개가 돋아나 날아갈까봐..그게 가장 큰 걱정이야..
  그런 말 두번다시는 하지마라 !!..''

``이모......이모....난...나쁜 애란 말이야....''

``훈아..아니야 !! 결코 아니야 !! 넌 한번도 이모를 실망시킨적이 없dl
  너무나도 고마울 정도로 훌륭하게 잘 자라와 주었어
  그런 생각은 하지마라...널 비하하는 그런 생각은 절대로 하지말란 말이다..
  자 !...우리 강아지...이젠 자야지...형은 이모가 돌볼테니깐...
  집에가서 잘래..?...그런데..이 녀석은 도대체 술을 마신거야 !!
  아니면 술이 지놈을 마신거야 !!...
  아니 어떻게 이렇게 되도록 마실수가 있지...미련한 녀석 같으니...''

``이모...형 잘못이 아니야...다 내 잘못이야...''

``훈아....''

``이모...나...여기서 자고 싶거든..그러니깐..이모가 가서 자..!!...''

``훈아..너 내일 학교 가야지 !!...''

``응...내가 다 알아서 할수 있어.....''

``..........''

``그런데...이모...''

``응...''

``내가...내가...이모가 생각하는 그런 천사가 아니라고 해도
  이모 나 계속 사랑해 줄거야 ?....이모 나 미워 안할거야 ? ''

``훈아...이모가 어떻게 너를 미워할수가 있겠니 !!..
  이렇게 보기만 해도 가슴 아픈 너를....''

``이모...고마와..........''

``성훈아....''

나즈막히 성훈이를 불러보지만 자신의 말에 대답없이 묵묵히
지원이의 몸을 닦아주는 성훈이를 보며 정아는 방문을 조용히열고 나간다...

도대체 둘에게 어떤일이 벌어졌던 것인가 ?!!
도대체 둘에게 어떤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
정아는 거실로 나가 양주병을 꺼내 자신의 침실로 가져가고 있었다

형의 몸에서 땀 방울이 이슬처럼 떨어진다
인간이 이정도까지 땀을 흘릴수가 있다니...

``물 !!..''

``물 !!!...''

형이 물을 찾는다...
난 물을 컵에 따라서 형의 입가로 가져갔다...

``형 ! 물 여기 있어...''

난 형의 뒷머리를 조심스럽게 들어올려 컵에 있는 물을 형의 입속으로
흘려넣어주었다...

그러자 형의 입줄기를 따라 미쳐 입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물줄기들이 흘러내린다

자극적이다...몹시도 자극적이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나의 본능적 꿈틀거림이 내 몸을 자극시켜가다니
나의 입술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형의 턱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로 다가간다.
그리고 턱을 지나쳐 형의 입술로 서서히 다가가고 있다...

형의 입술....
느낌이 좋다.....눈물이 나올 정도로 느낌이 좋다.....

``허억 !! ''

갑자기 형의 팔이 허공으로 날리더니 나를 침대 바깥으로 밀춰낸다...
나는 형의 곁에서 저만치 떨어져 나갈수밖에 없었다..

``더러워 !!...더러워 !!....네가 아니야 !!..네가 아니라고 !!''

의식없는 형의 소리지름 !!...
조금전 까지는 부정확한 단어 전달에 알수없었던 말들이
지금은 또렷이 내 귀에 들려오고 있다...

``더러워 !!!...추해 !!...허억 !!!....안돼 !! 안돼 !!..네가 아냐..!!
  네가 아냐 !!!....흑흑..''

형의 눈이 울고 있다...
나의 눈에서는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나의 마음은 온통 통곡뿐이다....

시간을 되돌리수만 있다면...

시간을 되돌리수만 있다면....

난 나의 인생을 다시 한번 살아보고 싶은데.....

하지만....이런것은 다 헛된 망상일 뿐이겠지...

난 네모진 방안 구석에서 조용히 형의 모습을 쳐다본다..
이젠 형의 가까이에 갈수가 없을것만 같다..
나의 이 더러운 손으로 형을 만질수가 없을것만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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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허억 !!!...''

희뿌연하게 보이는 방안의 모습...
아아...내 방이구나....

어떻게 여기까지 온 것일까 !!

나를 지금까지 괴롭히던 악몽 !!
눈이 떠졌는데도 마치 영화처럼 뚜렷이 영상화 되어 지금도 눈에 아른거린다..

벌거벗은 두 육체가 마치 짐승처럼 얼키고 설켜져 있었다..
그들의 눈빛은 찐득거렸고 그들이 휘감고 있는 육체는 기분나쁜 끈적임들이였다

그둘은 나를 앞에 놓고 조롱하듯 쳐다보며 서로를 탐닉해 나갔다...

내 두 발은 마치 묶여져 있는 것처럼 그 자리를 벗어날수가 없었다..
내 두 눈은 아무리 사정을 해도 감기지가 않았다

마치 현실과도 같게 느껴지는 지독한 악몽...

잊혀지지가 않는다..
지워지지가 않는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그 영상들이 더욱더 뚜렷해 질 뿐이다..

보지를 못했는데...아니 보지를 않았는데...
왜 꿈속에서 그 모습들이 나를 고문하는 것인가 ?!!

왜 ?!!!....왜 ?!!!.....왜 ?!!!!.....

나는 시선을 돌려 내 방 구석진 곳을 쳐다본다..
사슴같은 눈동자가 나에게 자비를 구하듯 슬프게 쳐다보고 있다..
내 강아지의 그 순수하기만 하던 눈이...
그 커다란 눈망울 가득 온통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난 내 강아지에게 손을 뻗으려 애를 쓴다..
하지만 내 손이 그것을 거부하고 있다..

현실의 저 슬픈 눈보다...
악몽속의 나를 조롱하던 그 차가운 눈을 내 손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슬픈 눈으로 보지마라...
훈아...그런 슬픈 눈으로 보지마라...

지금은..내 자신을 도저히 컨트롤 할수가 없단 말이다..
네게 손을 내밀 용기가 도저히 생겨나지가 않는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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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눈을 떴다...
무섭고도 두려운 아니 공포스럽기까지한 시간이 내게 온 것이다...

한동한 천장만 응시하던 형이 나를 가만히 쳐다 보고 있다
눈도 깜박이지 않고 뚫어져라 나를 쳐다 보고있는 것이다

형이 손을 내밀어 주지 않는다..
형이 나를 보고도 나를 불러 주지 않는다..

그저 보기만 해도 가슴아픈 그런 눈으로 쳐다만 볼 뿐...
나를 불러 주지 않는다...

이제서야 내 눈에서 뜨거운 것이 흘러내린다..
이렇게 괴로운 마음도 있을수가 있다니...

이런일도 있을수가 있구나..
살다보니 이런 괴로운 마음도 느낄수가 있는구나...

이건 어떻게 표현하기가 힘들다....
내 자신이 용서가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형 !!

형 !!!..

지금 내게 손짓을 해 주면 안돼 ?!!..

나를 형에게 이끌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내 강아지 ...이렇게 한번만 불러주면 안돼 ?!!...형....형....

내게 제발 손을 내밀어 줘.....

응....

내가 이기적이라는 것 알아...

내가 용서받을수 없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하지만....

이 곳은 너무 쓸쓸해...이 구석진 곳에 있는것은 너무나도 춥단 말이야..

형 제발 나를 좀 불러줘..

내게..형의 손을 내밀어 달란 말이야.....

제발....

형...........

형................

그런 눈빛으로만 보지 말고....

제발 나를 불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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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손을 뻗으란 말이야..
저 구석진 곳에서 훈이가 바들바들 떨고 있잖아..

은지원 뭐하는거냐 ?!!
도대체 너 지금 뭐하는 거야 ?!!

동생으로서 평생을 책임진다고 다짐했었지...
동생으로서 끝까지 돌보아주겠다고 맹세했었지...

그것이 다 거짓이였던거냐 ?!!
넌 지금 무엇에 대한 실망을 하고 있는거냐 ?!!
훈이를...성훈이를 도대체 무엇으로 생각해왔던 거냐 ?!!

그래 동생이야 !!

세상에 둘도 없는 사랑스런 동생일뿐이야 !!..

훈이가 무엇을 하던 그건 훈이의 자유야 !!
네가 그것으로 인해 훈이를 용서하고 안하고 할 필요가 하나도 없는4거란 말이다

하지만..지금 이 기분을...도대체 어떻게 해석할수 있을까....
이 분노와 증오스럽기까지 한 이 기분을 어떻게 설명할 거냐고....

괴롭다.....
미치겠어......

그녀석이...내강아지를 만지고 더듬어가는 모습이 자꾸만 생각이나..
그녀석이 내 강아지를 핥고 탐해가는 모습이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는단 말이다

어느것이 현실이고...어느것이 꿈인거냐 ?!!

그러나 둘 중 그 어느것이 현실이 되든 내게는 더할수 없는 아픔이구나..
이렇게 괴로울 줄이야...
이렇게 훈이얼굴 보는것이 괴로울 줄이야...

내 강아지가 울고 있다..
숨을 죽여...소리를 죽여...나를 가만히 쳐다보며 울고 있다..

저런 모습을 그냥 방관만 하고 있을거냐..
은지원 정말 이대로 계속 있을거냐고...

빨리 손을 뻗어라..
훈이를 불러야 한다 ....훈이를...네 곁으로 오게 하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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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 손 끝이 나에게 향하고 있다..
내게 손짓한다..

형에게 다가오라고..
형의 기다란 손가락이 내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바라던 일인데...
만약 형이 불러주지 않으면 어떡하나....고통스럽기만 했는데...

막상 형의 손짓이 내게 향하니..
다가갈수가 없다..

형에게 갈수가 없다니...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도 마치 거대한 파도가 가로막고 있는것처럼 멀게만 느껴지다니

어떡하면 좋아...
나는 이젠 어떡하면 좋아....

``성훈아...이리와....형 가까이로 와 !!...''

형이 이젠 나를 불러주기까지 한다...

``훈아...내 강아지..빨리 이리와...형 추워....거기 있지말고 이리로 와 ''

``흑흑....''

``그만 울고....얼른 오라니깐....자...형이 안아줄께...얼른 와 !!''

바닷물이 점점 갈라지고 있다..
길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난 어쩌면 형에게 다가갈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형...기운이 없어...형이 갈수가 없으니깐..네가 와야 해 !!..
  어서와라 우리훈이...형이 너 한번 안아보고 싶어...''

``형....흑흑...''

``그래...아무 생각할 필요 없어 !!...아무것도 변한것이 없어...
  난...네 형이야...!! 언제나 네가 기대고 싶을때 기댈수 있는 형이라고..
  빨리와라...훈아...''

난 엉금엉금 기어서 형에게 다가간다..
조금씩 형에게 가까와질수록 나의 심장고동소리는 커져만 가고있다
그래 지금은 아무생각도 하고 싶지가 않다..
다만 저 넓은 형의 가슴에 안기고만 싶을뿐...
아무생각도 하고 싶지가 않다...

형이 나의 몸을 꼬옥 안아준다..
마치 태어날때부터 형의 몸과 나의 몸이 한몸이였던것처럼....
그 어떤것도 우리의 몸을 비집고 들어갈수 없도록 꼬옥 안아주고 있다

``성훈아 아무생각도 하지마라...
  너는 아무것도 변한게 없어....형도 변한게 없다...
  넌 나의 귀여운 강아지고 나는 죽을때까지 너를 돌보아 줄거다..
  걱정하지 마라 !!..눈물도 흘리지 마 !!!....형을 믿어 !!!....
  넌 나의 사랑스러운 동생이다...내 동생 !!...
  어렸을때부터 모진 고통만 당한 가엾은 내 동생 !!!...
  형이 꼭 너를 지켜줄거야 !!!....너에게는 형이 있다....
  그러니...아무것도 걱정 할 필요없어.....
  그렇게 구석진 곳에서 홀로 울 필요가 전혀 없단 말이다....
  형 곁에 이렇게 있으면 돼 !!!...
  모든것은 형이 다 해결해줄게....
  우리훈이 !! 형이 끝까지 책임져줄께....
  그러니...제발 울지마라......
  네 눈물이 내 가슴에 떨어지는것은..
  날카로운 비수로 찔리는것보다 더 아파 !!....
  너무나도 아프다 !!!...형의 가슴이 너무나도 저려와 !!
  그러니..... 훈아...울지마라.......
  형이 있잖아.....
  네게는...언제나....
  형이 이렇게 두 팔을 벌리고 있잖아.......
  그냥 너는 아무생각없이 형에게 달려오기만 하면돼...
  그러면 된다.....그러면 다 되는거야......
  내 사랑하는 강아지...
  내 사랑하는 동생....
  내 동생...훈이....
  울지마라......
  울지마......
  울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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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이상하군 ..예전엔 아무리 배우려고 해도 속에서 받지를 않더니..
  같은 담배인데도 맛있네......후우~~~~~~~..''

``담배의 맛을 느껴버리다니..은지원 !! 너도 인생의 쓴맛을 알게 된거냐 ?!!
  푸후후후........''

희뿌연 담배연기가 뜨거운 오후햇살에 녹아져 내리는구나..
그래도 분위기 꽤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도 이런 기분에 담배를 피우는건가...

``지원아..''

``어...''

``어멋 ! 지원이 너..너...담배 피우니 ?..''

``아하하..이런...이럴수가...쿡쿡쿡..''

``지원아 !! 담배는 백해무익한거야...
  나 이것만큼은 네가 정말 안 하기를 바랬는데...그랬는데..''

``그랬는데 ?...그랬는데...뭐 ?..''

``그랬는데..응...좀 멋있다..네가 그렇게 공허한 눈동자로
  허공에다 담배연기를 품어내는게 마치 영화배우같아....''

``그래 ?!!...하.하.하.....앗 ! 잠깐 지혜야 ..가만 있어봐..''

``왜 ?!!''

``잠깐만 !! 움직이지마 !!''

``............''

``됐다...이 녀석이.. 네 어깨에 달라붙어 있었어..''

``캬아...지원아.....''

내 손에 쥐어져 있는 벌레를 보더니 지혜가 겁먹은 표정으로
내 품으로 안겨져 온다..

흠..... 이 아이에게서도 향기가 나는구나...

상큼함~.....
때묻지 않은 순수함 ?~...
좋구나......

여자아이들은 머리를 감을때 샴푸향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걸까..?...
나의 코끌을 자극하는 은은한 이 향~~...
정말 좋은걸.........

내 손가락에 휘감겨지는 기다란 머리카락..
그 머리카락 몇올을 둘째손가락으로 돌돌말아 올라가본다..

그러자 내 품에 작은 새처럼 안긴 지혜의 가슴울림이
내가 그녀를 스쳐지나갈때마다 더욱더 큰 울림으로 내 가슴에 전해져온다...

떨고있구나...
서늘하지도 않은 5 월의 이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조그마한 새 한마리가 내 품에서 떨고 있구나...

``지원아....''

``응......''

``난...네가 좋아.....''

``후웃.....''

``그렇게 웃지마........
  아냐... 웃어도 돼....나도 내 자신이 좀 웃긴것 같으니...후후.....
  정말...가끔씩은.....난 자존심도 없나...
  여자가 남자에게 먼저 다가가는... 이런짓을 내가 왜 하고있나..
  속도 상하고 때로는 내 자신에게 화도 나지만..........''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둘째손가락을 살며시 빼니.....
기다란 머리카락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예쁘구나......무척 예뻐....

난 또다시 그녀의 머리카락 몇올을 내 손가락에 휘감는다..

``그런데....안돼....
  너에게 가는 눈길을 멈추려고 전날밤부터 필사적으로 다짐하고....
  너에게 가는 발길을 잡으려고 갖은애를 다 쓰지만....
  안돼............
  네 옆에... 이렇게... 있고싶어.....
  네가 현실의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이렇게...그저 이렇게...''

``쉿 !!!...''

그녀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가만히 만져나간다..

``지원아...''

더 이상의 말을 듣는 것은 불필요한 것이다..

``너를 보고 있으면 낯설지가 않아....
  너의...어여쁜 입술.....장미빛 뺨.....그리고...이 커다란 눈망울....''

내 손끝이 지혜의 입술을 지나고 뺨을 지나 눈주위로 다가가자...
그녀의 떨림이 내 손끝으로 심하게 전해져온다..
사랑스럽다....

지금 난...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이외의 여자의 입술에 내 입술을 가져가고있다
그런데.....이것 왠지..가슴이 떨리는데...

``지...워...''

그녀가 내 이름을 미쳐 다 부르기도 전에 내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막아버린다..
이젠 어떻게 할까.....

여기서 그냥 살며시 떼 버리고 미소를 보내 줄까....

아니면....
그녀에게서 좀 더 기나긴 시간을 보낼것인가.......

쓸데없는 고민이였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 몸이 그녀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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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재진아..저..저 두사람 !! 은선배랑 지혜누나 아니냐 ?!!''

``어디...?''

``저..나무 그늘 외진 곳 !!..''

``하앗..재덕이 너 눈도 좋다..어떻게 저 두사람을 알아보는거냐 ?!''

``몰랐냐 ?!!..난 조그마한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는것을...
  그런데...은선배 대단한데...학교 뒷동산에서 ....하하하하...
  멋있어 !!...같은 남자지만...반할정도야...''

``그렇지..은선배는 멋진 남자야...아주 괜찮은 남자지....''

``하지만..저런 선배가 그런 가증스런 녀석과 연결이 되어있다니...
  기분 상당히 나빠 !!''

``무슨 소리냐 ?!!''

``아..아니야 !!..그런데 강진영씨 사진전은 갔다왔어 ?..
  어때 ?!..네가 기대한 그대로였냐 ?!!''

``재..재덕아..그 이야기는 꺼내지 마라...생각만으로도 심장이 멈출것 같아..''

``푸핫 !!..그렇게 대단했냐 !!..''

``재덕아 사실은 말이지......그 사진전으로 인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 !! 꿈속에서까지 시달리면서 그렇게 하고 싶던일을
  하게 될지도 몰라.......재덕아 !! 정말 너무 고맙다.....
  너 아니였으면 그 사진전은 가지도 못했을것 아냐...''

``그래 ?!! 그 정도로 도움이 되었다니..푸훗
  그건 그렇고...너..안들어갈거냐 ?!!
  점심시간도 거의 끝나가는데..''

``너 먼저 들어가라...저기 저렇게 좋은 그림을 두고 어찌 그냥 갈수 있겠냐 ?!
  훗날 은선배님에게 좋은 추억이 될지도 모르니 사진 좀 찍고 들어갈께...''

``어엇 ! 너 허락도 안 받고 찍겠다고 ?!!''

``은선배님은 괜찮아...내 사진 좋아하거든..
  아마...이 사진 현상해서 주면 굉장히 좋아할거야..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일것 아냐....''

``하하하..그래..그럼 작품활동 많이 하고 들어와라..나 먼저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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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두 사람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 파인더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아무런 막이 없이 그저 보통의 눈으로 사물을 볼때는 그저그렇게만 느껴지는
밍밍한 사물들이.....

카메라라는 이 사랑스런 괴물을 통해서 바라보면 아름답고 신비해진다...

`지혜누나... 여왕으로 뽑혔을때 한번 찍어봤었지...
 그때도 참 이쁘다 생각했는데....지금은 그보다 만배는 더 이뻐보이네..후후후
 은선배님도 화끈하군 !!!....좋아하는 여자에게 저렇게 할수 있다니...
 그것도 학교에서 말이지...하하하하하....'

`가만...이 쪽에서 찍으면 안되겠는데.....햇빛과 맞물릴것 같아...'

나는 아름다운 그림이 망가지지 않게 발소리를 죽이며 방향을 틀어간다..
혹여 나의 존재를 노출시켜 저 그림의 끝을 보지 않기 위해서...
이젠 반대쪽으로 왔다..그림은 아직 그대로다
나는..자리를 잡고 그림을 찍어 나가기 시작한다...

[찰칵 ~!] [차르르르..] [찰칵 ~!]

그런데....
아름다운 그림 저 뒷편쪽으로 내 시신경을 잡아끄는 무엇인가가 보여지고있다

`뭐지 ?!....가만..움직이는것 같은데...'

지금 내 마음속은 눈앞에 있는 그림보다 보일듯 보이지 않는 저 미지의 무엇인가에
더 마음이 끌려가고 있다....

그래서...나는...
카메라 앵글의 뚜껑을 닫고 그쪽으로 발길을 돌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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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구나...
그래 이 사람이구나.....

사진을 찍는 나만의 세계속으로 빠져든 그 순간에도
나의 신경을 이렇게 잡아끌수 있는사람..

그래....이 사람이구나....

그런데 어떡하나....

이 사람이....자신의....
그 조그마한 두 손을 얼굴에 가져가서 그 조그마한 얼굴을 온통 가리고
울고있는것 같다..
행여 소리라도 날까.....입을 틀어막으며 울고 있는것 같다..
마음같아서는 다가가 손수건이라도 건네주고 싶은데..

하지만...이 사람은 나를 미워한다...
그때의 나를 쏘아보던 이 사람의 눈동자를 나는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어떻게 해야하나....
이 사람을 그냥 이렇게 내버려둔채 발길을 돌려야 하는것인가 ?!!
그것이 이 사람을 더 생각해 주는 것일까 ?!!

``흐흑....''

조그마한 손으로 틀여막혀진 입술에서 이젠 소리까지 새어나오고 있다..
어깨까지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안되겠다..도저히 이런 모습을 두고 발길을 돌릴수가 없다...
또다시 그런 무서운 눈을 보게된다 하더라도...

``이봐요.....''

``이봐요...후배님...''

난 조심스럽게 그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손을 잡아 들었다

순순히 딸려오는 손....
그런데....이렇게도 힘 없던 손이였던가...
의아스럽기까지하다...

하지만 그 보다 나를 더 놀래킨것은 손이 딸려오면서 나타나는
그가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였다...

처음 만났을때의 그 소름끼치던 눈 !!
그 눈동자의 살기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가 않은데....

그런데....후우..이걸 어찌 표현해야 하나...
이렇게 가엾은 눈동자를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하나..
이 사람이 정말 그때 본 사람과 동일인물이란 말인가...

풀 죽은 눈동자..
기 라고는 그 어느한구석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풀 죽은 눈동자...
어째서 이 사람은 만날때마다 나를 이렇게 놀랠킬수가 있는거지..

``흐흑...''

``왜 울어요....''

``흐흑흑....''

``왜 울어요.....말해봐요...들어줄게요....''

``갈데가 없어요...''

``네..?...''

``나...이제...갈데가 없어요...''

``...............''

``형이 행복해 해요...''

``...............''

``나 없이도... 형이 웃고 있어요...''

``...............''

``나...이제...갈데가 없어요.....''

``...............''

``형이...흐흑흑...''

``...............''

``웃고 있어요....''

``................''

``난 이렇게...울고 있는데...''

``...............''

``형은...웃고 있어요....''

``..............''

``내가... 옆에 없는데도.........흐흑...''

``..............''

``나만 혼자 이렇게 두고.....''

``.............''

``형만이 행복해 해요.....''

``................''

``나는 이제 어떻게 해요.....''

``...............''

``흐흑흑....''

``그때 모습이 차라리 더 보기좋았던것 같아요...
  사람을 사람같이 안보던 그때 그 눈이 더 가슴이 안 아파요..''

``형이 끝까지 나를 돌보아주겠다고 했어요....''

``지금 이런 모습은 더 나를 무섭게 해요...''

``하..하지만....이렇게 지켜주는것은 내겐 고문이예요...흐흑...''

``..................''

``난 평생을 형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살아가야 하나요...
  난...난...형 옆에서 그저 형이 웃는 모습만 보면서 그렇게 살아가야 하나요..''

``..................''

``이것이 나를 책임져주는거예요....이것이 나를 사랑해주는 형의 방식이예요..''

``그만 울어요....눈 아프잖아요...''

``내가 형 옆에 있으려면 계속 저런 모습을 봐야만 하나요...''

``..............''

``계속 저런 모습을....흐흑흑...''

``가서 싫다고 하세요..형 에게 소리 질러요...이러지 말라고..소리질러요..
  형의 이런 모습 싫다고 말하면 되잖아요...''

``흑흑흑.....''

``...............''

``난...난..못해요...''

``................''

``난...그럴 자격이 없어요.....''

``................''

``형이 다 알아버렸어요......''

``................''

``형에게 그럴말 할 자격이 내게는 없어요...''

``...............''

``이젠...지용이에게도 갈수가 없는데....''

``...............''

``집은 지옥이고......''

``...............''

``나....어디로 가야 하죠.......


  ..............이제....나 어디로 가야 웃을수가 있는거죠.....


                      어디로 가야하나요............................

  이젠.................


  이젠.......내게....갈 곳도 남아 있지 않은데...........................

---------------------------------------------------------------------


[지용아...사랑해..사랑해....너를 사랑해...]

``가증스러운 자식 !!''

[널 사랑해....지용이 너를 사랑해...]

``몇일이 지났는데도 코빼기도 안보여 ?!...제기랄...''

[너를...사랑해....사랑해...사랑해..]

``푸훗...고지용 !! 그 자식의 말을 믿는거냐 !!
  너 같이 예리한 녀석이 그 가증스런 녀석의 말을 믿는거냐고..''

[사랑해.....사랑해.....지용아...]

``믿고 싶은거냐 !!..야 !! 고지용 !! 믿고 싶으거냐고 !!!
  못난 놈 !!...주접을 떠는구나...고지용 !!! 하하하하하...''

[사랑해.......사....랑...해.......사.......랑......해......]

``그만해 !!! 그만하란 말이야 !! 이런 쒸펄 !!!...''

거울이 산산조각이 되어 사방으로 분리되어지고 있다...
녀석이 언제나 쳐다보며 머리를 매만지던 이상한 무늬의 벽거울..

그런데...분리된 거울의 파편 한조각이 내 얼굴에 상처를 내버리고 만다...

``쩝쩝 !!....역시...피맛은 사람 기분을 나쁘게 하는군 !!..너무 비릿해..
  하지만..훈장은 하나 더 늘어나는구나.....킥킥킥....''

``위선이고 거짓이고 간에...처음 듣는 말이였어....''

``죽이고 싶구나 !!!''

``하지만........처음 듣는 말이였어.....
  평생가도 못들을줄 알았는데....하하하하하....''

``위선으로 똘똘뭉친 나의 공주님 !!!''

``왜 안오는거야 ....''

``.......................''

``왜 오지 않는건가......푸훗...정말....난 정거장인건가......''

``그 녀석에게 있어 난 정거장 정도란 말인가...
  푸하하하...이...고지용이....이 고지용이 이런 대접을 받다니..''

[사...랑.....해.......사....랑...]

``이런 제길....또 시작이군...그만 지껄이란 말이야...
  실체는 없는데...어디서 자꾸 나를 희롱하고 있어 !!...''

의자하나가 내 발에 의해 박살이 나 버린다...

``젠장....성질나서 못 참겠군....못참겠어....''

``강성훈 !! 네 녀석만이 내게 좌절감을 맛보게 한다...''

``강성훈 네 녀석만이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고....''

내 발에 의해 또 무언가가 박살나고 있다..
그게 무엇인지는 알고싶지도 않다.....

귀찮으니...

``제기랄....제기랄....내가 가야만 하는거냐....
  내가 가야만 네 놈 면상을 볼수 있는거냐고.......''

[끼이익]

``꺄악 !!''

손에 잡힌 알수없는 물건을 문쪽으로 던져버렸다..
그런데...타이밍도 좋다...

운 없는 녀석같은니..

``짱....''

``넌 뭐야 !!..왜 맨날 등신같이 굴어서 피를 봐 !!''

``짱.....''

``자...닦아....''

``고...고마와....''

``병신....고맙다는 말이 나오냐...지금 이 상황에서...''

``그래도 짱이 나를 생각해 주는거잖아...나 정말 고마와..''

``핫...참...구제불능이군 !!....푸훗....하하하하하..''

녀석이 이마에서 흐르는 피를 수건으로 막으며 나에게 웃고있다
징그러울 정도로 내게 헌신적인 녀석이다..

하지만...말이다...
이 녀석에게서는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가 않는다

뭔가 내 심장을 조이는듯한 그런 기분..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짜릿한 전율 ...
내 몸을 뜨겁게 만들어가게 하는 자극스러움...
이런 감정들을 이 녀석에게서는 결코 느낄수가 없는것이다..

한 마디로 재미가 없다..
이 녀석과는 함께 있어도......마치 나 홀로 있는듯 하니...

``너 요사이 얼굴 안보이던데..학교 다니는거냐 ?!''

``으응....그래도...가끔씩 얼굴을 내비쳐줘야 할것 같아서...''

``봤냐 ?!!''

``으응..?!!''

``봤냐고...!!!''

``엇..?!..으응....성훈이...''

녀석의 목소리가 일순간에 풀이 죽어버린다...
나도 알고보면 정말 인간같지 않은 놈이다...
이렇게 잔인할수가 있다니...키득키득..

``그...그런데...그게....''

``그런데..?...뭐야 ?!!..''

``저...그게...''

``답답하게 말 끌지 말고 빨리 말해 !!''

``아..알았어 !!..성훈이가..요 몇일간 학교 안나오는것 같아..''

``무슨 소리야 ?!!''

``들리는 소문으로는 아파서 집에서 쉰다는 말도 있는데...
  그런데 이상한건...은선배도 요 몇일간 학교 안나와....''

``뭐라고 ?!!..에이....씨....''

[탕 !..탕 !...탕 !..]

``짱 !!...그 그러지마..제발 주먹으로 벽 치지 말라고 했잖아..
  그럼 아프잖아...짱 손이 아프잖아...''

``뭐야 !!..너..!!..주접떨지 말고 계속 말해 !!..''

``으응....하지만...또 다른 소문으로는 성훈이가 집을 나가서
  은선배가 찾으러 다닌다는 말도 떠돌고 있어 !!..''

``뭐 ?!!...성훈이가 집을 나가 ?!!...''

``응...그 둘이랑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던데..
  은선배 어머니가 요몇일간 제 정신이 아니래...만나는 사람들마다..
  성훈이 못봤냐고 물어보면서 다닌다는데...''

``뭐야 ?!!..헌데 왜 그놈 엄마가 내공주님을 챙기는거지 ?!!''

``글쎄...나도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그 집이 좀 복잡한가봐..
  얼키고 설켜서 성훈이를 은선배 어머님이 보살펴주고 있데......
  성훈이가 아주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흠.....''

``짱 !!...''

``그럼 어디로 간거지 ?!!...나에게 오지 않고 어디로 간거야 !!...
  젠장...사람 미치게 하는데는 도가 튼 녀석이야...''

``.........''

``설마 다른 쪽 !! 개새끼에게 걸려든것은 아니겠지...
  어떤 놈이든 성훈이에게 손만대라 !! 죽여버린다...죽여버리고 말거라고..''

``짱...''

``당장 애들 풀어야겠다..!!...
  찾아내야 해 !!...꼭 찾아내야 한다고.....
  강성훈 !! 이번에 찾아내면 다시는 안 돌려 보낼거다...
  살아도 죽어도 내 곁에 있게 할거야.....
  이젠 어디로든 결코 보내지 않아..내 곁에 묶어두어야만 해...
  강성훈 !! 난 정거장이 아니다...너의 종착역이야..!!..
  헤매지 말고 빨리 와라....네 쉴곳은 여기밖에는 없어 !!
  이 고지용 품 이외에는 없단 말이다...
  한시라도 빨리 깨닳아라...한시라도 빨리 !!....''


  성훈아......

  난 너를 사랑한다....

  널.....행복하게 해 줄수 있어.......


  성훈이....나의 공주님 !!.....

  헤매지 말고 빨리와라....

  내 곁으로......어서 와.....

  웃게 해줄께.........

  웃다 웃다 지칠정도로 내가 너를 행복하게 해줄께.....

---------------------------------------------------------------------

``재진이 너 요새 이상해...''

``무..무슨 소리야 ?!''

``너 같지가 않아...무슨일에도 동요라고는 전혀 없던 녀석이..
  수업시간에도 안절부절 못하고 마지막 종치자마자 쏜살같이 사라져버리고..
  그 낙천적인 성격 다 어디로 가버린거야 ?!!..

``..........''

``무슨 일 생긴거냐 ?!''

``일은 무슨 일 !!...아무일도 없어..
  재덕아..미안한데..나 그만 가봐야 겠다...내일 보자...
  미안하다..재덕아....미안해....''

집에 들어가야 하는 일정한 시간에 쫏기지 않는 나의 삶 !!..
그로인해 어느샌가 난 낙천적인 사람으로 인식이 되어져갔다..

나 혼자만의 집 !!
그 누구의 간섭도 없는 오직 자유만이 존재하는 꿈의 공간..

그러나....

자유가 있는대신.....아무도 나를 기다려 주지를 않는다...
나는 나올때 열쇠로 문을 잠그고 나와 들어갈때 열쇠로 문을 연다...
나의 집은 내가 초인종을 누르면 문이 열리지 않는것이다..

자유..........
남들은 꿈에서도 그리워 한다는 넘치는듯한 자유 !...
그런 자유가 내 집에는 있지만...
난 집에 들어가기가 싫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난..지금 숨이 턱까지 차도록 급하게 집으로 달려가고 있다..

달려가서 초인종을 누르고 싶다....

벨이 울리면.......문이 열릴테니........

내 손으로 열쇠를 돌리지 않아도.....문이 열릴테니...

----------------------------------------------------------------------

[삐리리리리...삐비비비비...]

난 그사람이 내 모습을 똑똑히 볼수 있게 중앙에 선다.
나 이외에는 절대로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했기에..
가슴이 두근거려온다

[하나..두울....세엣.....]

``어엇...''

제발.......

[삐리리리리...삐비비비비...]

턱까지 차오른 숨 !!...비 오듯이 쏟아지는 땀방울...
하지만...그보다....그보다......

제발 문이 열려 주기를...
이 문이 열려 주기를....

[하나..두울....세엣......]

열리지 않고 있다...
언제나 벨이 울린후 셋까지 세면 열리던 문이 굳게 닫혀져 열릴 생각을 하지않고 있다

가버린 것인가~~~

또 나 홀로 되 버린 것인가 ~~~

[삐리리리리...삐비비비비...]

[하........나........두.......울........세.......엣.......]

열리지가 않는구나....
열리지가 않아...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주저앉아버린다...
후우...별로 차갑지도 않구나...

가버렸나보다....
그래...오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안했었잖아....

무얼 그리 실망하니...
재진아...넌 언제나 혼자였잖아..
다시 너의 삶으로 돌아간것 뿐인데...

하지만.........
누군가가 나를 기다려 준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자유 보다도 더 좋은 기분이였던것 같아...

열쇠로 문을열고 들어가 불을 켜서 어둠을 몰아내던 삶에서..
환하게 켜진 빛의 세상에 나를 맞이해주는 사람이 있던 짧은 몇일 !!!

아주 좋았어.....행복하다는것이 이런거구나...그런 생각이 들었단 말이야..

이런...이런....엄마가 돌아가신 후론 눈물이 다 말라버린줄 알았는데...
후후후.....어쨌던....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쓸쓸해.....
아무리 아니라고 부정하고 애를 쓰지만...
쓸쓸한것은...... 사실이야....

후우.....~~~~~~~~~~~~~~~~~

[삐리리리...삐비비비]

열리지 않는 문 !

[삐리리리...삐비비비]

오늘밤 부터 또 혼자구나...

[삐리리리...삐비비비]

[차알칵 ~!!]

문이 열리고 있다..
어둠이 아닌 환하게 빛이 쏟아지는 실내를 뒤로 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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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깜빡 잠이 들었나봐요....오래 기다렸어요...?..
  어엇... 왜 이래요..?...무슨 일 있었어요...?..''

``고마워요...고마워요....''

``네..?..''

``문을 열어줘서 고마워요....나를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첫인상은 개떡같았던 사람이다..
아니 죽이고 싶도록 밥맛없던 사람이였다..

그런데....
난 지금 이 사람의 집에 머물고 있다...

사람은 첫인상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것을 이 사람때문에 조금은 알게 되었다
첫인상과는 전혀 다른 두번째 만남.....그리고 현재까지....

하지만....
아무리 이 사람이라고 해도 무턱대고 나를 안는것은 싫다...
그 이유가 어떤 타당성이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제 누구에게라도 내 몸이 만져지는 것이...
너무나도...싫은 것이다...

``저..저기 들어가야죠...여기 이렇게 계속 있기는 그렇잖아요...''

``아아..미안해요....너무나 기쁜 마음에.....미안해요....''

그가 화들짝 놀래며 내 몸에서 떨어져 나간다..

``아직 잠이 덜 깨었는데...저..다시 들어가서 잘께요...''

``네...그러세요....''

그의 환한 웃음을 본적이 없다..
역시 오늘도 한쪽 입가만 살짝 올린 미소뿐이다..
헌데..어째서 이 사람은 내게 꼬박꼬박 존대를 하는 것일까 ?
궁금은 하지만.....묻기 시작하면 말을 많이 해야 하겠지..?...
대화가 이루어진다는 것 !! 그것은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시초가 되는것이다..

난 싫다.....
더 이상의 사람과 관계를 이루어 간다는 것 !!!
그건 내게 상당히 짜증스럽고 무의미한 일일 뿐이다...
난 조용히 이 집에서 내 방으로 정해진 방으로 들어와 몸을 눕혔다..

자유 !!!

이 집에서 난 처음 자유라는 것을 얻었다...
이 집에 있는 몇일동안 난 내가 일어나고 싶을때 일어나고
먹고 싶을때 먹고 자고 싶을때 잤다...

누구의 간섭이나 눈치도 볼 필요 없었고...
정신적인 머리굴림이나 육체적인 고통에 대해서도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자유....
그래...내게도 자유라는 것이 있을수 있는거구나....
후후..그래..바로 이런것이 자유다......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맛보는..

하지만 호기심이 조금 생기기는 하다..
몇일동안 보아왔지만..이 사람에게는 가족이라는 존재자체가 없는것 같았다..

그런데...학생 혼자 살기에는 말도 안되는 부담스러운 평수의 아파트..
완벽한 실내 인테리어.......부족함이 없는 가재도구...

이해가 가지 않는다....
궁금하다....

그러나..호기심은 여기서 마무리 지어야만 한다...
대화는 곧 인간관계의 시초가 되는 것이니...

난 눈을 감는다...
형이 보인다......나만 생각해주는 형 !...나만 보아주는 형 !...

지금쯤 나의 형은 무엇을 하고있나 ?!!
나 없이도 여전히 형은 웃고 있는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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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다.....
미칠것 같아....
성훈이...내 강아지...너 어디에 있는 거냐...

이 형을 어디까지 내 몰아야 네 속이 시원하겠니..
이 형이 어디까지 고통스러워야 네가 내 고통을 알아주겠니.....

왜 이렇게 나를 괴롭히는거냐..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끊임없이 주냔 말이다...

성훈이 녀석이 가봄직한 곳은 단 한곳도 빼 놓지 않고 가 봤었다..

하지만...... 없다..
그 어디에서도 성훈이의 그림자조차 볼수가 없다..

성훈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거라면...
그런거라면....

내 미래를 장담을 못하겠다...
내가 어찌 될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 녀석 없이...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갈수가 있을런지..

그 녀석 없이...
나 혼자만 웃으며 행복하게 살수 있을런지...

내 강아지 없이....
나 혼자만..그렇게...살아갈수 있을까 ?!!.....
나...정말...그렇게 살아갈수 있는걸까 ?!!...

이제 마지막 남은 한 곳이 있다..

이렇게 내 강아지를 애타게 찾으면서도 제발 거기에만은 없기를 바라는 그 곳 !!
그 곳으로 난 내 무거운 발길을 옮기고 있다...

이렇게 성훈이를 애타게 찾으면서도..
제발...거기에만은 없기를 바라는 이 모순된 마음 !!...
도대체 이 마음은 어디에서부터 오는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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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랄 !! 흔적 조차도 찾을수가 없다니..
이렇게 이 잡듯이 뒤졌는데.....

미치겠구나....미치겠어....
이것 아버지의 힘까지 빌려야 하는건가 !!!

이 바닥으로 들어오긴 들어온건가
아니면 전혀 의외의 곳에 있는건가..

고지용 ...그 좋던 감은 다 어디로 간거냐..
왜 이리 멍청해진거냐....고지용 !!...

``에이...쒸펄 !!!.....우라질....!!...''

[똑 ! 똑 !]

``누구얏 !!...''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
으음 ?!!....그 녀석이다.......그 녀석이야 !!!!.....

이 자식이 여기까지 찾아오다니..
얼굴이 말이 아닌데...그럼...이쪽도 공주님을 못찾았나보군...
푸후후......그렇다면.....

``우리 두번째 만남이죠 ?!!..은지원 입니다...''

``그래 !!...은지원....맞아...맞아..전에 학교에서 한번보았었지....
  내 공주님 형인지..무시기지...아마도.....''

``.................''

``왜 내 말투가 거슬리냐 ?!!...눈에 힘주니 꽤 분위기 나는데...
  살이 떨릴 정도야...피식 ~!!..그럼 너도 편하게 해 !!..
  눈알에 힘주지 말고...''

``혹시 ! 제 동생이 여기 왔나 해서 와 봤습니다...성훈이 여기 있나요..?!!..''

``킥킥....푸후후후....좀더 빨리 오지....
  그럼..좋은 구경 했을텐데....은지원...너..너 말이야...혹시...
  네 사랑스런 강아지...그래..네 동생 성훈이..벌거벗겨서 안아본적 있어 ?!!
  호오...얼굴이..시뻘개지네...경험이 있나...?!!''

``...................''

``성훈이 죽이지 않냐 ?!!...사람을 완전히 미쳐버리게 만들지 !!!
  너도 경험이 있다면 내 말이 쉽게 이해 될텐데....
  오늘도 그 녀석이 나를 미치게 만들더군....
  그 녀석때문에 체중이 상당히 줄은것 같아....체력이 딸려 !!..푸훗...''

``...................''

``밥맛없어 !!...눈 꼬리 올리지마 !!..
  어디와서 눈알에 힘주는거야 !!!.....내 공주님이 힘이 드시는지...
  사우나에 가셨는데..언제 올지는 모르겠다...
  와도 이젠 아무데도 안보낼거야...공주님도 집에 가기 싫다고 하시고..
  학교도 때려 치시겠데....물론 나도 대 찬성이고.....
  특히 ! 네 얼굴이 보기 싫다고 하던데...
  무슨 죄를 지셨나 ....공주님이 화가 단단히 나셨던데....
  그 덕분에 한 몇일 꿈같은 나날들을 보내기는 했지만...
  너무 힘들었어......공주님은 화가나시면 더욱더 격렬해 지시거든...
  내가 감당못할 정도야.......사람의 진을 다 빼버린단 말이야....하하하하하''

``이...개새끼 !!!..''

[퍽 !!]

``핫...주먹 꽤 쓸만한데....이것 ! 난생처음 느껴보는 긴장감이야..푸훗....
  하지만...내 주먹도 그냥 쓸데없이 있는 것이 아니니 갚아줘야겠지...
  안그래 ...은지원....''

[퍼벅 !!]

``이 더러운 새끼 !! 너 같은 놈이 성훈이를 건드렷 !!!
  내 순진한 동생을.....너 같은 놈이 !!..''

[팍 !! 팍 !!]

``순진 ?!...놀고있네....네가 성훈이와 내가 달콤한 시간을 보내는것을
  한번이라도 직접 봤다면 그런말 못할거다.....
  안 건드린 네 놈이 병신인거야...알겠냐..!!!...''

``퍼억 !!..파바박 !!!''

``죽여버리겠어 !!....네가 죽어야 성훈이가 예전의 성훈이를 돌아갈수 있어
  네가 죽어야 해 !!....''

``커헉 !! 개새끼 목을 졸라 !! ...컥컥컥 !!!...에잇...!!!''

``아웃 !!..헉헉헉..!!''

``아프냐 ?!!...아얘 남자구실을 못하게 해 줄까 ?!! 그래 밟아주겠어 !!...''

``에잇....퍽..!!...이 새끼야 내가 그리 쉽사리 당할것 같냐 !!''

``헉 !!...욱...욱......''

``내 동생 어딨어 ?!!...성훈이 어딨어 !!!''

[끼이익 !!!]

``헉....짱 ! 짱 !...이게 어떻게 된거야 ?!!...
  세상에 이 피좀 봐 !!...짱 !!...짱 !!!...''

``장수원 !! 수선 떨지마 !!..골 아프다...
  그런데 성훈이 사우나에서 왜 안오는거냐 ?!!''

``짱 !...무..무...슨...''

``장수원 !! 성훈이 왜 안오는냐고..저기 은지원이란 분이
  동생 찾겠다고 오셨는데...우리 공주님이 왜 안오시냐고...''

``어엇...엇...아..아.....흠.....
  나랑 함께 여기까지 왔는데...문밖에서 형 말소리가 들린다며 그냥 가버렸어 !!
  난 무슨소린가 했는데...이제야 알겠네...
  은선배가 와 있었구나.....''

``그래 !!...푸후.푸하하하하..은지원 ! 공주님이 네 얼굴조차도 보기싫은신가보다
  이것 어쩌나.......푸후후...이 개자식 !!...내 입에서 피가 나오게 하다니..
  가만히 안둬 !!....이 개새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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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같은 주먹이 내 얼굴을 쉴새없이 두들기고 있다..
그러다 쇠뭉치 같은 발이 내 복부를 인정사정없이 차버린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의 주먹되돌림은 무의미할뿐이다..
차라리 이렇게 일방적으로 맞는것이 마음이 더 편하다..
이렇게 맞다가 눈을 감게되면..........
더 이상 눈이 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목소리를 듣고 되돌아갔다고 ?!!...
내가 여기 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성훈아...이유가 뭐니 ?!!
형이 너에게 무엇을 그렇게 잘못한 거니..?!!

형이 그렇게 보기가 싫은거니 ?!!
형이...이제는 필요 없어진거야 ?!!

무엇때문이니...
도대체 무엇때문에...

내 강아지가 왜 이렇게 변해버린거니..
예전의 나만 바라보던 그 동생은 도대체 어디로 가 버린거냐...

괴롭구나....삶이 이렇게 괴로울수도 있는거구나...

겨우 이렇게 될려고 우리의 인연을 맺어왔던건가..
겨우 이런 결과를 맞이 하려고 그런 과정을 거쳐왔던건가..

허무하구나....
인생이란 참으로 허무한거구나...

차라리 오늘 눈을 감아버렸으면 좋겠다..
이리도 허무한 세상 !!..더 살아봤자....뭐 하겠냐 !!...

``짱 !! 짱 !! 제발 그만해...!!! 이러다 사람 죽이겠어....짱 !!..''

``야..일어나 !!...일어나서 아까처럼 쳐봐 !!..뭐하는거야 ?!!
  죽고싶은거냐 ?!!...죽고싶은거냐고...!!...에잇 쒸펄 !!!...
  이 등신같은 자식 !!.....이 등신 !!...''

``짱 !!..짱 !!!..''

``젠장 ! 재미없다 !!...야 ! 장수워 !!''

``흐흑....응..짱..!!''

``재수없게..왜 또 징징 짜대는거야...우라질 !!!..
  너 ! 이 새끼 집 알지 ?!!...''

``으응 !!...알아볼수 있어 !!..''

``갖다버렷 !!...''

``으응 !!..''

``제기랄 !!!...제기랄...강성훈....이 자식이 정말 인간 여럿 병신 만드는군
  에잇 !! 쒸펄 !!!.....아아악...!!.....''

``짱 !!..짱 !!!..''

``나갓 !!..다 꺼져버렷 !!......어서 내 눈앞에서 다 사라지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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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훈이가 없어졌어요...걱정도 안되요..''

``............''

``진영씨..당신 한 아이의 아버지예요...
  그런데 지금 당신아들이 없어졌단 말예요...걱정도 안되요 ?!!
  걱정도 안되냔 말이예요....''

``정아씨..저번에 가져온 술 !! 그게 뭐였지 ?!!
  입안에 짝짝 달라붙던데.....생각만 해도 침이넘어 올 정도야...''

``진영씨 !!!...''

``가만...전화기를 어디에 두었더라...아..저기있군....''

[띠디 띠리 띠디디디디]

``미스 유인가 ?!...''

``내가..즐거운 시간 방해한것 아닌가 ...하.하.하.하.하...''

``그래...이 쪽으로 좀 오지...설명할 것도 있고...또....푸후후후..''

``그래..그래..무료하군..와서 나를 좀 즐겁게 해 주기를 바래..그렇지..하하하''

``빨리와 !! 미스 유 !!...그래...후후후...''

[탈칵 ~!!]

``진영씨...''

``정아씨...안갈거야 ?!!..좀 있으면 손님이 올텐데...
  뭐 있어도 상관은 없지만.....''

``우리성훈이가 몇일째 소식이 없어요...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른단 말이예요
  이젠 경찰에 신고해야 겠어요...이대로는..''

``쓸데없는 참견하지마 !!..
  그리고...경찰 같은것 곳과 절대로 연결되지 않게 해 !!
  날 귀찮게 하지 말란 말이야..!!
  그 녀석 발로 나갔으니 그 녀석 발로 들어와 !!
  그렇게 신경 곤두 쓸 필요 전혀 없단 말이야..''

``진..진영씨......왜 사랑해 주지 않아요 ?!!..
  당신의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예요...당신 분신이란 말이예요..
  이해가 안되요..아무리 이해하려고 애를 써도 이해가 안되요..''

``...............''

``혜신이 죽은것은 결코 성훈이 탓이 아니예요..
  그 일로 아직까지 성훈이를 미워한다는 것은 진영씨 정신에 문제가 있는거예요''

``그 녀석은 악마야...''

``진영씨 !!..''

``그 녀석은 주위 사람들을 모두 망쳐버리고 말거야...''

``진영씨 !!..''

``정아씨도 성훈이에게 너무 집착하지마 !!!
  그 아이는 사람을 비정상적으로 만들어 간단 말이야....
  그러면서 점점 무너뜨려가지.....''

``뭐라고요 ?!..웃기는 소리 하시는군요..
  우리성훈이는 지금까지 누구보다도 훌륭하게 자라와주었어요..
  당신같은 아버지 밑에서도 누구보다 더 잘 자라주었단 말이예요..
  당신같은 아버지 밑에서도...흐흑...우리 성훈이는....흐흑흑..''

``그 아이가 나를 유혹해 !!!''

``..............''

``나의 이성을 송두리째 마비시키며 유혹해와 !!!''

``.............''

``내가 이리말해봤자 정아씨는 이해도 할수 없겠지만...푸훗..
  어쨌던..그 녀석 !! 이왕 나간것 시체로 돌아오는것이 더 괜찮을것 같아..
  살아서 돌아오는 것 보다는......''

[찰싹 !]

``인간도 아니야 !!...당신 정말 인간도 아니야 !!..
  내가..내가...사람을 이렇게 잘못 보다니....''

인간이 이렇게 까지 증오스럽게까지 느껴질수도 있다니..
사람을 죽일수 있다는 것 !!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순간적인 이 느낌 !!..
마음 같아서는 강진영 !! 이 사람을 난도질이라도 해 주고 싶은마음이다.

인간 쓰레기 !!!...
천하에 둘도 없는 인간 쓰레기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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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을 여는 손의 떨림이 멈추지가 않는다
갈수록 더욱더 떨리는 이 손 !!!

성훈이를 찾으면 이사라도 가야할것 같다...

그래도 지금까지 내 가슴속에 숨겨놓아왔던 강진영에 대한 마음..
오늘로서 그 종지부를 찍어버리는 것이다..

저런 인간을 사랑해왔다니..
저런 인간을 20 년 넘게 가슴에 몰래 품어왔다니...

성하씨.....지원아빠.....
미안해요...

나 당신께 언제나 미안했어요...
하지만.....하지만.....내게는 첫사랑이였어요...

성하씨...이해해요 ?...
나 이해해줄수 있어요...

우습게 눈물이 왜 흘러내리는거냐..
아직도 미련이 남은거냐...후후후...

성훈이 우리강아지....
이젠 이모가 데리고 살거다...

어서와라....
이모 더이상 마음아프게 만들지 말고 빨리오란 말이다...

지원이 녀석 !!
지방대쪽으로 생각이 있던것 같은데...
그래...그 쪽이 좋겠지..
이 놈의 시커먼 콘크리트와 하늘조차 볼수없는 빌딩들만이 난무하는 서울 !!
이 곳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이 좋을거야...

강진영 !! 저 사람이 숨 쉬고 있는 이 곳에서...
되도록이면 멀리 떨어진....

뭐지 ? 현관앞에 저게 뭐야 ?
헉 !!!....

``지....지원아 !!...''

``지원아 !!!....''

``이게 어떻게 된거야 !!..지원아 !!..지원아....''

------------------------------------------------------------------------------

``지혜라고 했니 ?''

``네...''

``볼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참 예뻐...누구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고..고맙습니다..''

``매번 이렇게 병실을 지켜주어서 고맙구나..
  너도 3 학년이라 공부에 신경써야 할텐데.....''

``여기서...책 읽고 있어요...이상하게 이 곳이 더 집중이 잘되는것 같아요..''

``그러니 ?!!...말 만이라도 고맙구나...걱정을 덜어주어서...''

``저...저...어....아...솔...솔직히 어떻게 불러드려야할지 아직까지도
  모르겠어요....아주머니라고 부르기도 그렇고...어..어머니라고 부르기도..''

``후후후...지혜가..그 일로 고민했구나...진작 말하지...
  어머니라고 불러라..지원이 친구면 다 내 자식이지...
  그리고 이렇게 고마운 친군데...''

``그래도 되요 ?!!...어머니라고 불러도 되요 ?!!''

``그래 괜찮고 말고...나도 지혜같이 어여쁜 딸을 무척 갖고 싶어 했단다..
  그런데..그렇게 활짝 웃으니..더 예쁘네....후후후...
  그럼...나는 가게에 나가봐야겠는데...
  지혜야...수고 좀 해줘라....''

``네..네..걱정하지 마세요...어머니....''

활짝웃는 모습이 마치 한 송이 꽃같이 이쁜 아이다..
지원이에게 저런 친구가 있었다니..
내 자식이지만 응큼스럽기가 그지없구나.....

그래도 처음에 생각했던것보다는 회복이 빨라서 다행이다..
녀석 !! 도대체 누구에게 그렇게 맞은걸까 ?!!

살면서 지원이가 애를 때려 치료비는 물어줘봤어도...이런 일은 처음이였다...
지원이를 저 정도로 만들 놈이라면.....
그 녀석 면상이라도 한번 보고싶은데.....

그런데....역시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이 우선인건가 ?...
아무리 내가 성훈이를 아낀다고 해도 우선은 지원인건가 ?...

지원이가 이런 몰골로 나타난 그때부터 성훈이에 대한 신경이..
온통 지원이에게로만 쏠려버렸다....

우선은 내 자식을 살려놓고 싶은 기분 !!
혜신아......나...네 얼굴 어찌 보냐 ?!!
하지만 너도 이해하지 ?!!
너라도 어쩔수 없었을거야.....

하나밖에 없는 아들놈이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서 들어왔는데..
도저히 정신을 추스릴수가 없었다..
다른 곳에 신경을 쓸수가 없었어....

성훈아...이모가 미안해...
넌 지금 어디서 어떻게 있는지도 모르는데...
이모는 온통 형 걱정뿐이란다....휴~~~

경찰에도 신고하지말라고 하다니...
그래....유괴나...납치쪽은 설마 아닐거야....
성훈이가 견디다 못해 나간것 같은데...
그냥 이렇게 그 녀석이 돌아올때까지 손 놓고 있어야 하는건가 ?

``엄마 !!...''

``응 !!...지원아...깼니 ?''

눈은 뜬지는 몇일전이였다
하지만 눈만뜬채 창문밖만 보다가 다시 눈을 감는 일의 반복이였던 이 몇일간..

지원이의 입에서는 단 한마디의 말도 들을수 없었다..
나도 지원이가 먼저 입을떼기전까지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것이 최선책일것 같아
지금까지.....시선의 교류만 계속해 오고 있었는데...

``성훈이...찾지마 !!....''

``뭐 ?!!...''

``성훈이가 제 발로 들어올때까지는 그냥 나두는게 좋을것 같아...''

``어디있니 ?!!...우리강아지 어디있니 ?''

``....................''

``지원아 !!''

``지원아 !!!''

아들 녀석이 눈을 또다시 감아 버린다...
훗 그래....그래도 다행이구나...네가 성훈이 있는데를 알아냈나 보구나...
다행이다....그나마 다행이다.....

그럼 성훈이 찾다가 저 지경이 된건가 ?!!
우리천사같은 성훈이가 도대체 어디에 있길래....

``저...어머니...!! 늦지 않으세요 ?!!''

``아아...그렇지...그래...지혜야 수고해라...이따보자...''

``네...운전 조심하세요..''

``그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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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있는 나의 왕자님 !!!
비록 온 얼굴에 상처 투성이지만 보기만 해도 이렇게 행복할수가...

아직까지 내게 아무런 말도 해 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의 곁에서 이렇게 얼굴을 볼수 있다는것만으로도
지금 내가 숨쉬고 있다는 이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또다시 잠이 든걸까 ?!!
왕자님은 언제쯤 내게 말을 걸어줄까 ?!!

100 년동안 잠이 들다 왕자님의 키스로 다시 깨어날수 있었던 공주님...
그렇다면..이렇게 잠자는 왕자님도 나의 키스로 잠을 깨울수가 있는걸까 ?!!

하지만...난 공주가 아닌데....
아니야...아니야.....나....여왕으로 뽑혔었잖아..
여왕이 공주보다 한단계위잖아......후후...

한번 해 볼까 !....
이미 왕자님의 첫 키스는 받아보았잖아...

그래..지혜야....
이젠 네가 깨울차례야...망설이지 말고 해봐....

단아한 이마....
오똑한 콧날......
아름다운 입술........

왕자님 !!!....당신은 내게 왕자님이예요....
현실과 꿈을 넘나들게 만드는 당신은 내게 단 한분뿐인 왕자님이예요...

당신의 입술에.........다가가고 싶어요..
설령 당신이 원하지 않는것이라도...
용서해 주세요...

나...당신을 사랑해요......

나 보다 더 당신을 사랑해요........

나의 왕자님 !!!........아름다운 지혜의 왕자님 !!!.....

나는 눈을 감지않고 그의 입술에 묻혀버린다...
입술을 대고 있는 이 순간에도 왕자님의 모습이 내 시야로 들어오는 것이다..

아앗 !!...왕자님이 눈을 떠 버렸다...
내 눈동자와 그의 눈동자가 일직선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의 손이 내 머리카락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그저 입술만 느끼려고 했던 나의 생각과는 달리..
그가 눈을 떠 버린 지금 나는 첫 키스의 느낌을 또다시 느껴야 하는 것이다..
그도 나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도 나와의 사랑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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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성훈이를 안아본적 있냐...]

[순진 ?!!!.....푸하하하...]

``아앗...지원아...아..아파...''

[오늘도 나를 지치게 만들어 버렸어...]

[그 녀석은 화가 나면 더 격렬해 지거든..]

``지원아...이..이러지마....아...아파...''

[네가 병신인거야...]

[안지못한 네가 병신인거야...!!]

``지원아 !!!''

``헉..!!...헉 !!...헉 !!...''

일순간 성훈이로 보였다...
이 아이가 성훈이로 보인것이다..
그런데......이럴수가......이럴수가....

지혜의 입술에서 피가 나오고 있다..
어떻게 이런일이...

``흐흑.......''

``............''

``지원아...너..그러지마....무서워.....그러지마....''

``...........''

``흐흑흑......''

``지...혜...야......''

흐느끼는 지혜의 손을 잡아끌어 그녀의 얼굴을 내 가슴에 묻는다
울고있는 그녀가 마치 예전의 내 강아지를 품에 안았을때처럼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심한짓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나에게 이런 본능이 꿈틀대고 있었다니...

그녀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어내리고 있다..
그러나...여전히 내 품속에서 훌쩍이는 한 마리 작은 새 !!...

내 품에서 강아지가 떠나 버린 후...
이 작은새 한마리가 날아와 버린것이다...

[성훈이를 안아본적이 있냐 ]

[그 녀석은 사람을 미치게 해 버리지]

[미치게 해 버린다고.......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 강아지가 그 놈의 품속에 있다..
어쩌면 이 시간에도....내 강아지가 그 놈의 품속에서 웃고 있을 것이다..

나를 비웃으며...
나를 조롱하며......

어떻게 한 순간에 일이 이렇게 되버릴수가 있는건가 !!
어떻게 순식간에....이렇게 달라져 버릴수가 있는건가 !!

[지용아.....사랑해......사랑해....]

[네게서는 형에게서는 느낄수 없는 즐거움이 있어...]

[너 만이 내게 쾌락을 안겨주거든...형은 결코 내게 그런것을 주지 않아...]

[네가 병신인거야....안지못한 네가 병신인거야....]

[네가...병신이야......네가.....네가.....네가......]

성훈이.....
내 동생.......
내 강아지.........

그리고....내....사랑.......

그래 사랑이였어....
이건 동생의 감정이 아니야....
아니란 말이야......

아니였어....
그렇게 부정하고 아니라고 내 자신을 혹독하게 다잡아 왔지만...

사랑이였어.....
어렸을때부터...지금까지...난....한결같이 성훈이를 사랑해왔던거야....

동생으로서의 사랑이 아니야..
의무감의 사랑이 아니란 말이야....

그 녀석을 보면서 키스하고 싶은것을 내가 얼마나 참았는데...
그 녀석을 보면서 이상한 감정을 느끼던 나를 얼마나 모질게 비난해왔는데..

사랑이였어....

사랑이였다고.....

``지..지원아.....왜ㅤ....왜...그래......왜 울어.....?...나 괜찮아...
  이젠 마음이 진정이 됐어....''

사랑이였어....

``지원아....지원아.....울지마....못보겠어...지..지원아...흐흑...''

너무 늦어버린건가.....
이젠 너무 늦어버린건가......
이젠..............................

사랑하는 만큼 용서가 안돼 !!!.....
녀석의 품속에서 웃고있는 네 모습이 도저히 용서가 안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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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서 맞이한 수 많은 낮과 밤...
이렇게 오랫동안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그렇구나.....이렇게도 살아가는구나....
형이 없으면 하루라도 살수 없을것 같던 내가...
이 날까지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갈수가 있는거구나...

이런건가...........

다 이런건가.............

이 집의 문 중 내가 열어본 문은 아직 2 개뿐이다...

그런데....지금.....
내가 돌려보지 못한 문고리......
내가 들여다 보지 못한 방들이.......
나를 불러들이고 있다..

타인의 사생활을 침범한다는것은 내겐 있을수조차 없는 일이였는데....
무료한건가 ?!!!.....
답답하다....

그 어떤 자극도 없이 단조로움의 끝같기만 하던 몇일간......
이젠 나의 인내심도 극에 달한것 같다...

저 방은 그 사람 방이다....
지금쯤은 자고있겠지 ?!!.....

그럼 이 방은...
으음 ?!!!!....
문을 열자마자 나를 밀어낼것만 같은 지독한 꽃 향기...
도대체 이 꽃들은 다 어디서 난거야 ?!!....

세상에......

활짝핀 꽃들이 사방으로 퍼부어져 있는 이상야릇한 방~~
그 벽면에 커다란 사진이 걸려있다...

아름다운 여인~~~......
얼핏 그 사람과 닮은것도 같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여인....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이 여인의 정체를 알수 있었다...

[사랑하는 엄마.......
 엄마를 사랑해요.......
 엄마가 이 곳에 없어도.....사랑해요.....
 외로워 하지 마세요......제가 끝까지 엄마를 사랑 해 드릴께요.....]

``푸훗~!!...마마보이였나 보군.....
  이렇게 닭살 돋는 말들을 겁없이 쓰다니.....''

``엄마라............
  저 사람의 엄마도 죽은건가.....
  그런데.............참 많이도 사랑했나보구나......
  엄마를..........''

``엄마라........
  어머니............
  제기랄 !!!.....엿이나 먹으라고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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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도 내가 살면서 결코 열고 싶지 않은 방이 하나 있었다...
아니....내 손으로 열수도 없었던 방이지만.....

가장 크고 아늑하게 빛이 스며들던 무척이나 따뜻했던 그 방 .....

아버지는 언제나 그 방문을 굳게 잠가 놓았었다..
그런데...내가 여섯살이였던 아니 일곱살이였나 ?!!
푸훗....가물가물하군........

어쨌던...그 시절 어느 날 난 무심코 그 방문의 도어를 돌려보았다..

그런데 도어가 돌아가는 것이다..
절대로 돌아가면 안되는데...
그리고 그와 동시에 스르르 열리는 문.....

내 눈에 비친 방안 풍경에 난 넋을 잃을정도였다...
사방이 온통 아름다운 여인의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었던 것이다...

아름다웠다.....
어린 내 눈에도 사진속의 여인은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와 보였다...

사진을 보고있는...
내 눈에서 눈물이 흐를정도로......

하지만......

그래...바로 그 날이였던것 같다.....
넋을 잃고 사진을 바라보던 어린 나의 뒷덜미를  커다란 손이 낚아챈 것은..

그 손은...나를 사정없이 그 방에서 질질 끌고 나와...
보통의 방으로 인도해갔다...

그리고....

그 커다란 손이 내 뺨에 마찰되어 오기 시작한 것이다..
힘이 실린 그 손이 내 뺨을 인정사정 없이 갈기고.... 내 목을 조르고....

그래 그 날 부터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이런 육체적 고통이 시작되어 버린것이....

[네가...네가....감히 혜신이를 봐 !!!
 혜신이를 죽여버린 네가 감히....이 사악한 새끼 !!!]

난 그때까지 엄마의 얼굴조차 몰랐었다
집에는 그 방말고는 그 어디에도 날 낳아준 그녀의 사진이 없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네가 죽었어야 해 !!!...네가 죽었어야 했다고...]

그때까지는 내가 증오하고 미워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명도 존재하지 않았었다

[악마같은 놈 !!!...
 그래 !! 네가 죽으면 우리 혜신이가 돌아올수 있을지도 몰라.....
 그래 !!!...맞아 !!.....그거야 !!....넌 죽어야 돼 !!!...넌 죽어야 돼 !!]

무지막지하게 다가오는 커다란 손 !!!
그 손이 지나간 자리에 어김없이 찾아드는 커다란 아픔과 고통....
너무나도 미웠다.....
도저히 알수가 없었다....

이 사람이 왜 이러는지...
내게....왜 이러는지....

아버지라는 이 사람이 내게 왜 이런 커다란 고통을 주고 있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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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아름답죠......엄마예요.......제가 너무나도 사랑했고...
  또 영원히 사랑해 드려야 할 분이죠.....''

``어엇...또 울고 있었네요 ?!!...흐음.....''

``이런말이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그쪽 우는 모습을 보면...
  이상하게....제 마음이 너무나도 아파져요........''

``.......엄.....마.........''

``네엣...?...''

``.......엄마........''

``어엇....이봐요....이봐요....''

자신의 몸에 털끗하나라도 건드리면 인상이 달라지던 사람이 내게 안겨온다...
그리고는.... 목 놓아.....울고 있다.....

``.....어...흑흑......마......흑흑흑;;....혀......형..........''

``형.......흑흑......형..............'''

``형.........''

엄마를 부르던 그의 입이 어느듯 형이라는 단어로 바뀌어 새어나오고 있다...

형이라....그럼....은선배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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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일이다.....

``재진아...''

``으응 ?!!''

``3 학년 은선배 말이야..누군가에게 맞아서 입원했데...''

``뭐엇 ?!!!...그것 사실이야 ?!!..''

``그래 !!...우리형이 은선배 친구찮아...문병갔는데..몰골이 말이 아니더래..
  누굴까 ?!!..은선배를 그 지경으로 까지 줘 패놓을수 있는 인간이...''

은선배가 맞다니.....

은선배가 ?!!!........그런일이 정말로 벌어질수 있는건가.....

``그런데..울형의 말로는 은선배가 1 학년의 그 이쁘장한 애 있지..
  은선배의 동생인지 몬지 하는 걔 찾다가 그렇게 된것 같다고 하더라...''

``그..그게 무슨 말이야 ?!!''

``글쎄...나도 잘 모르겠는데...아마 걔 찾으러 뒷골목 쪽으로 갔었나봐..
  그러다...재수없게 깡패들에게 걸렸는지도....''

``..............''

``그런데...재진아...너..은선배 동생 본적 있냐 ?!!''

``으응 ?!!.....으응....한 두번..정도...''

``나도 걔 지나치면서 얼핏 보곤 했는데....
  걔 말이야...은근히...좀 기분 나쁘지 않냐 ?!!''

``무슨소리야 ?!''

``애가 뭐 공부도 잘 하고 얌전하다고 하는데...
  개 얼굴 보면 뭔가 일 저지를 애 같단 말이야....
  그러니깐...그런사람 있잖아...뭔가 주위사람들을 불행에 빠뜨리게 할것같은..''

``그건..너의 무지한 편견이야 !!..말도 못해보고 그저 몇번 슬쩍 본것만으로
  그렇게 말한다는 것은....네가 생각해도 우습지 않냐 ?!!''

``아냐...아냐.....걔는...뭔가가.....안좋아...안좋아도..너무 안좋아....
  이번일도 봐 !!!...어쨌던 걔 때문에 은선배가 다친거잖아...
  들리는 소문으로는 걔 낳다가 걔 엄마도 죽었다던데....''

``그만해 !!!...''

``하여간 얼굴은 반반해서 눈길은 자꾸 가는데.......쩝쩝...
  진짜 사람여럿 잡아묵을 화상이기는 해 !!!...걔 얼굴보면...힛힛힛..''

``그만하라고 했잖아 !!!''

``어엇...재진아...너 지금 화내는거냐 ?!!..
  야아...!!!.신기하다....네가 화도 낼줄 아는거야 ?!!......
  살다보니 네가 화내는 모습도 볼수 있고..
  진짜 세상은 오래 살아봐야 할것 같다...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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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엉.........혀엉........'''

말해줘야 하나....
만약 말해 준다면........
이 사람......떠나버리겠지........

``보고싶어....흑흑...보고싶어.....안되겠어...
  형 없이도 살수 있을것 같았는데....아닌가봐...그게 아닌가봐..흑흑흑...''

말해주지 말까....
그럼 이 사람 붙들수 있을까.....

``형.....형.....나 좀 찾아줘.......나 좀 찾아와 안아줘......형..제발..''

후우......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께.....아무것도....아무것도....
  그저 형 옆에만 있는것만으로 만족할께........형......
  제발....나 좀 찾아줘.....제발........흑흑흑........''

아무래도....내일부터는......

열쇠로 문을 열어야 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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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다쳤다고 한다...
형이 다쳤다고....

내가 동물처럼 먹고 자고 뒹굴고 있을때 형은 아파하고 있었다...
용서가 안된다....나를 용서할수가 없단 말이다...

``305 호 !! 305 호 !!!''

모두가 잠든 밤이다....너무나도 조용하다...

``305 호 !!! 여기다''

몇일동안 날 머무르게 해 주었던 그 사람의 입에서 형의 소식을 듣자마자
난 정신없이 이곳으로 달려왔다..

고마웠다는 말 한 마디도 없이...
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집을 나온것이다...

그래 !! 어차피 이 세상의 그 어떤 사물도 사람도 내게 있어서는
한낱 무용지물일 뿐이다..

나에겐 형만 있으면 된다...
그러면 되는 것이다...
내 인생에 필요한 단 한가지는 오직 형 뿐이란 말이다...

그런형이 다쳤다니........
그런형이 아파하고 있다니.......

나는 조용히 문을 열고 병실로 들어갔다....
어둡다.....형이 자고 있나보다......

어둠에 좀 익숙해지니 사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형이 내 눈앞에서 자고 있다...

눈 앞에 보이니 내 마음이 더욱더 형을 보고싶어한다....

`가까이 다가가서 봐....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란 말이야 '

나는 형이 깨지 않게 발소리를 최대한 죽여
또한 나의 숨소리마저도 죽여 형에게 다가가고 있다...

형의 숨소리가 느껴진다...

나의 형 .....
내가 이다지도 사랑하는 나의 형........

그 여자랑 키스하고 있을때의 형에대한 그 말할수 없던 격심한 분노감
하지만 이젠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형이 이렇게 살아 숨쉬고 있다는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내가 이렇게 형 옆에 있을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스럽다..

``혀엉......''

나즈막하게 형을 불러본다...
내 입속에서 흘러나오는 형이라는 이 소리의 울림이 이렇게도 소중할 줄이야..

``불좀 켜 볼래...''

``형 !!! 깨..깨어 있었어 ?!!''

``불 좀 켜 봐라..''

형의 목소리가 몹시도 메말라 있다....

다정함이라곤 눈꼽만치도 보이지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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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해진 병실.....
스위치가 있는 곳으로 눈길을 돌리니 성훈이가 나를 보고 있다..

푸훗.....몇일 사이에 뼈만 앙상하게 남다니...
가증스러운 녀석....

눈동자는 또 예의 사슴같은 눈빛이다...
아니 그보다 더 처량맞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멍한 눈동자...

이제는 그런 너의 모습이 전혀 가여운 보이지가 않아....
그러니...내 앞에서 그런 가면을 뒤집어 쓰지 말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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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왜 저리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보나...
형이 왜 저리 무서운 눈동자로 나를 보나......

몇일 만에 본 나를.....
몇일 만에야 보게 된...... 그런 나를.........왜 저리도......

``왜 왔어....''

``혀엉......''

``이젠 그 쪽이 질렸나.....그래서 나에게 온거야.....''

내 목으로 마른침이 넘어간다...
그런데.....형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건가.....

``그래......그래.......널...이해할수도 있을것....같...아니야...
  그렇게 못하겠어 !!!.....널 이해할수가 없어 !!!..도저히 이해가 안돼 !!!
  네가 그토록 나를 기만할수 있다니....네가 지금까지 나를 철저히 속여 왔다니..
  그런 천사같은 얼굴로.....나를...나를...이렇게 까지 병신으로 만들다니...''

뭔가가 틀어져 가고 있다...
뭔가가 잔뜩 꼬여 풀수없는 실타래처럼.....뭐지 ?.....도대체 뭐지 ?....

``이리와 봐 !!!''

형의 부름에 난 당장 형 앞으로 다가간다...
그러자 내 손목을 부여잡는 형 !!!....아프다...너무 아프게 잡아 버린다..

``정말 뼈만 남았군....그 녀석은 밥도 안주는거냐 ?!!
  아니...네가 먹지 않는것일지도 모르는 일이군...
  먹는것 보다는 쾌락이 우선이겠지.....그 녀석이나.....너나.....''

``혀엉....지..지금...형이 무슨 소리 하는지를...나..나는...''

``모르겠다고 !!!...모르겠다고 하고 싶은거냐.....하하하하.....''

``형...''

``어쩌면..넌 그렇게도 변한게 없지.....전과 똑같아.....
  나 솔직히 이젠 네 얼굴 보기가 무서울 정도야....
  내게 그렇게 하고도 어떻게 아무것도 모른다는
  그런 표정으로 날 볼수가 있는건지...네가 무서워..무서워도 너무 무서워..''

``혀엉....''

``이젠 또 네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구나..똑같아..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아..
  소름끼친다....성훈아......''

``형..형이..뭔...뭔가를...잔뜩 오해를 하고 있는것 같아...형 왜 이러는 거야 ?
  나...나에게...왜 이러는 거야 ?....으응....형...''

난 형이 나를 보면 그래도 반겨줄줄 알았다..
형도 나 만큼 날 보고 싶어하리라 생각했는데.....그런데...그런데...
이건 정말 상상치도 못한 일이다...

``오해 ?!!...무슨 오해 !!!...네 입으로 한번 말해봐라...
  내가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건지.....''

``형....나..나...안 보고 싶었어....우...우리 무척 오랜만에 이렇게 만난거야..
  형...나...하나도 안 반가와......혀엉.....''

``성훈아...난 널 도저히 알수가 없을것 같아..
  예전에는 너의 모든것을 내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말이지 ..ㅤ그래 !!..그건 나의 엄청난 무지와 오만이였어 !!!
  난 너를 전혀 모르겠어.... 네가 어떤 녀석인지 정말로 모르겠어...''

``형...난...난...그냥 나 일 뿐이야....형이 생각하는...그런...
  형 정말 왜 그래.....''

``피식 ~!!...넌 끝까지 나를 조롱하는구나.....끝까지 날 비웃고 있어....''

``형 !!! 확실하게 말해봐 !! 왜 그래 ?!!...나 미칠것 같아...
  도대체 왜 그러는거야 ?!!...형 왜 이렇게 변한거야 ?!!''

``정말로 몰라서 묻는거니 ?!!''

``형.......''

장난이 아니다...형이 지금 내게 장난으로 화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왜 나간거니 ?!! 왜 나갔던 거야 ?!!''

``그...그건....''

``말해봐....''

``그....그건.....''

``너무 끌지말고 말해봐라....''

``형이 그 여자랑 키스하고 있었어....그것도 몹시도 행복한 모습으로...
  내가 아닌 다른사람에게 형이 웃고 있었단 말이야....
  내 마음은 지옥인데....형만 따뜻한 천국에서 한 없이 웃으며...그렇게...''

``그래 !!!..그것 때문인거야....그것 때문에....
  그래서 내게 복수하려고 나간거야...그 다음은 그런 네 마음을 풀길이 없어서
  또 그런 짓을 하고.....하하하....재미있구나....
  성훈아...정말로 네가 새로와 보인다...전혀 내가 모르던 너의 모습들....
  이렇게 계속 보게 될 줄이야....꿈에도 생각 못했었어...진심이다..성훈아..''

``그 순간은 아무것도 안보였어...난 죽고 싶었단 말이야...
  형이 그러는데...형마저...내게 그러면....나 정말 갈곳이 없는데...
  형이....나를...나를....''

``내가 그랬었지...너를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너를 끝까지 내 손으로 돌보아 주겠다고...
  형 말이 거짓말 같았어 ?!!..형이 그런 사람으로 보이는거야 ?!!
  넌 나를 못 믿었단 말이야 !!!''

``아니야...그래 맞아..그건 다 핑계였어....
  난 싫었어 ..형이 그 여자랑 그런짓을 하는게 너무나도 괴로웠어..
  그래 그게 이유야...난..형이 다른사람에게 그런짓 하는게 너무 싫어..''

``성훈아....''

``너무 싫었어...흑흑...정말로 싫었어....''

``성훈아....나도.....이 형도...사람이야....''

``형 ?!!...''

``나도 싫어....네가 싫은만큼 나도 싫어 !!!....''

그래 그래서 형 앞에 나설수가 없었어....
내가 형에게 떳떳하지 못하니깐....난 도망칠수 밖에 없었던 거야...

``아앗...형 !!! 왜 이래 형 !!!..''

``나는 네게 쾌락을 주지 못한다고 ?!!...그래서 지겹다고 ?!!....''

``형 !!! 이..이러지마.....형...제발...나...나... 형 사랑하지만....
  이렇게 되는것은 싫어.....!!! 이건 아니야...형을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이런 곳에서....이런것은.....똑같단 말이야...이렇게 되는것은...
  전혀 서로가 사랑해서 맺어지는것 같지가 않단 말이야...''

``네가 바라는 것은 이거잖아....
  언제나 네 몸이 원하고 있잖아...왜 !!! 난 그 자식만큼 못할것 같아서..''

``형...이성을 찾아...지금의 형은 형이 아니야..뭔가에 조종받고 있어....
  어서 그 뭔가를 몰아내고 빨리 자신을 찾아야만 해 !!!....''

``웃기는 소리 하지마 !!!''

``아아악...형...난 싫어 !!..이렇게 짐승취급 당하는건 싫단 말이야..
  형에게 안기는 꿈을 매일 꾸지만...이건 아니야....이건 아니란 말이야..
  형에게 마저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는것은....
  형...제발......형.........형.......''



[벌거벗은 성훈이를 안아본적이 있냐 !!!..
 미친다....미쳐버린다....미쳐버리게 한단 말이다......하하하하하하]

그 놈이 여기를 만졌을 것이다...
그 놈이 이 곳에 입술에 대었을 것이다...
그리고...그 자식에게 안겨서 너는 즐거움을 느꼈겠지....
서로 희희낙락하면서 더욱더 자극적인 쾌락만을 갈구해 나갔겠지....

우욱 !!!....우욱 !!!...

더러워...........더러워...........

질식할것만 같아.........

``헉헉헉.....성훈아....너를 못안겠다....도저히 못안겠어...
  아무래도....형은 너에게 지겨운 인간밖에는 안될것 같구나....''

푸훗...은지원 너도 평범한 인간이구나...
뭐 ?!!..아내의 순결따위는 그녀의 가치관이니 상관없다고...하하하..제기랄..

역시 현실과 이상에는 갭이 있는거였어..!!!....

아니야........
차라리......이렇게까지 사랑하지 않았다면 가능했을지도 몰라...
성훈이를 이렇게까지 사랑하지만 않았어도 지금처럼 괴롭지는 않았을거란말이야

지혜정도 였다면.....
그래....그녀 정도로만 좋아했다면.....이해할수도 있었을지도...
모든것을 포용해 줄수 있었을지도.....

뭐냐 ?!!!
은지원 너 도대체 뭐야 ?!!...자기합리화냐 ?!!...
정말 꼴같지도 않구나....

내가 싫다.....이런 내가 너무나도 역겹다...
나 정말 이정도의 인간이였던건가 ?!!.....겨우 이 정도의.....

``형....나를...용서해줘....형...형...제발...나를...''

성훈이가 나에게 간절히 용서를 구한다...
무엇에 대한 용서인건가......내가 이 아이를 용서해줄것이 도대체 뭐길래..

``미안하다...형이 너에게 못할짓을 할뻔했어...
  용서를 구해야 하는것은 내쪽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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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벽 .....
그런벽도 존재한다는것을 오늘에서야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더할수 없는 고통스러운 눈빛으로 물든 형이..
나를 외면하고 창쪽을 향해 누워 버린다....

이제 더 이상은 나를 품안에 꼬옥 안아주던 형을 기대할수는 없는건가....
그 넓고 따뜻하던 형의 품을 이제는......

난 언제나 꿈을 꾸었었지....
형과 함께 지내게 될 첫번째 밤을.......

그 밤을 손꼽아 기다리며....
혼자서 미소짓고 혼자서 행복해 하고.....

형은 날 소중히 대해 주리라 생각했어....
보석같이 아주 소중하게......

그때만 해도 난 무척이나 당당했어...

내 몸을 유린당할때도 이건 내 의지가 아니다..
내가 원해서 이렇게 되는것이 아니다라면서...
이를 악물고 내 자신을 다독거려 나갔지...

난 형에게 죄스러울것이 없다고...
내 마음은 순결하니....형을 사랑하는 것은 죄 될것이 하나도 없다고...
자위하고 또 자위하고......

지용이....
그래.....여기서부터 난 어긋나기 시작한것인지도 몰라...

동기야 어떻게 되었던....
난 스스로 그를 찾아간 것이니....

하지만....
하지만......형.....
어렸을때는 잘 몰랐었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상황이 얼마나 비정상적이고 용서받지 못할 것인지...

그러나 알게되었지...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벌어지는 일이라 해도
이 일은 그 누구에게도 도저히 이해될수 없는 일이라는것을.....

그리고...형....있잖아......
아버지가 미쳐 날뛰는 밤을 겪고 난 후는...
정말 난 내 자신을 어떻게 해야만 할지 갈피를 못잡을 정도였어...

정말 나 같은것 살아서 뭐하나...
나 같은 인간 더 살아서 무슨 좋은 일이 있을까......

그런데...형...변명이라고 할지는 몰라도...
나 정말 형 사랑해...

형 두고는 ...
형만 이 세상에 두고는 죽을수가 없었어...

아니 죽고 싶지가 않았어...

나 말이지....단 한번만이라도....
찰나와 같은 순간일지라도...
형과 행복하게 살아보고 싶었어....

나 오래 사는것 바라지 않아....
사실 그렇게 오래 살고 싶지도 않고...

그렇지만...형.....
나....내가 생각해도 내 자신이 불쌍해 죽겠어...
나 태어나서 행복했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아....

형.....
나 한번만이라도 행복해 지는것 그렇게 커다란 바램은 아니잖아...
나 태어나서 단 한번만 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것....
그것....그렇게 커다란 욕심은 아니잖아....

그런데....
이젠....난...형에게 아무 할 말이 없어....
형에게 무슨말을 해야 하나.....

지용이에게 그렇게 한것은 아버지에게 당한것을 그나마 정화시키려는..
나만의 방식이였다고...

형은 몰라주니.....형이 안아주지 않으니...
어쩔수 없이 선택해 버린 결과였다고.....

이런말 해야 해....

나...아버지에게 짐승취급 당한다는 이런말까지 해야 하냐고........

이 말 하면...형...나 이해해줄래....

우리강아지...
지금까지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러웠냐고 꼬옥 안아주며 나 위로해 줄거야...

형....

형.........

이것까지 알게 되면...
형 어떤 얼굴을 할까 .....
도대체 나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형 마음은 나를 가엽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형.....
형 그랬지....

나도 사람이라고.....너 싫은 만큼 나도 싫다고.....

아마....이런것 까지 알게되면....
형 정말 나 쓰레기 취급할거야.......

안그래....

글쎄...모르겠어.....
차라리 다 말해버리고...형...나 이렇게 살아왔어....

형의 강아지는 이렇게 살아왔다고 통곡하며 다 퍼부어버리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를 불쌍하게 생각해줄지도...

그래.....동정심은 더해지겠지....
분명 그럴거야....

하지만...
그 순간 형의 천사같은 성훈이는 결코 회생할수 없는 존재가 되버리고 말겠지..

지금도 형은 나를 더럽게 생각하는것 같은데....

지금도........

지금도...........

나를.....그런 눈길로 바라보는데......

이런것까지 다 알게되면.....형의 눈길은........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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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또 우는구나....
지겹다....이젠 지겨워.....

하지만......녀석....입술 깨물고 우나본데....

제기랄.....제기랄.........소리도 못내고 우는구나.....

나의 훈이........

내 강아지.........

내 것이기만을 바랬던건가...

무의식중에서도 오로지 은지원만의 강성훈이기를 바랬던건가....
난 결혼을 해도 성훈이는 잡아두려고 했던걸까....
난 내 아내와 마주보아도 성훈이는 나 만을 봐야 한다고 생각했던걸까...

치졸하다...은지원....

가증스러운 인간은 바로 너야 !!!...

평생 책임지겠다는 미끼로 넌 성훈이를 가두어 두려고 했던거야...

천사같은 성훈이...
이 세상에 유일하게 오로지 은지원만의 사람......

아무도 손댈수 없는.....
오직 나만의 인간으로....성훈이를 가두어 두려고 했던거야...너란 인간은...

혼란스럽구나....

푸훗....뭐...성훈이 장가갈때까지........웃긴다...
너 진심을 말해봐...성훈이에게 여자가 생길거라고는 생각도 안한거지..
겉으로는 내 동생.... 내 강아지..
좋은 여자 만나서 행복하게 살아야지 하면서도...

넌 자만에 빠져있었던거야....

성훈이는 결코 내 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결코 내 곁을 떠나지 않을것이다 .....

오로지 나를 위해서만 존재하고 나를 바라보는 목적으로 살아 갈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저 위의 모든 것들이 이루어 지지 않는것은 아닌데.....

하지만....
천사같은 성훈이는 이제 없다....
나만의 강아지는 이제 그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이미 다른 사람이 손대버렸다...

내 것인데.....

다른 인간이 나의 훈이 몸에 흔적을 남겨버렸다...

제기랄...돌이킬수가 없는 일이야 !!!...

점점 더 화가나 !!!

화가나서 미칠것 같아.....

왜 !!! 왜 !!! 왜 !!!

태어날때 부터 내 것이였는데...
훈이는 태어날때부터 내 것이였는데....

내 것이였단 말이야.....

여자로만 태어났어도 내 아내가 될 아이였는데....

내 것인데....

내 것인데......

나만 만질수 있는 것인데.....

제기랄 !!!!!....

----------------------------------------------------------------------------

``그 자식이 널 어떻게 안아준거냐 ?!!''

갑자기 벌떡 일어난 형 !!!....
나에게 비수와 같은 말을 던져 버린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그 쪽으로는 문외한이다...
  그 자식이 널 어떻게 했어 ?!!.....널 어디까지.....이런 개같은 일이...
  미쳤구나....은지원......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야 !!!.....너 미쳤냐...
  아아악.....쉬펄...!!!.....''

형이 머리를 쥐어뜯더니 다시 누워 버린다....

``형.....''

나 때문에 저토록 괴로워 하는 형 !!!
내게 칼날같은 비수를 꽂아버리는 형이지만...
난 가만히 형의 헝클어진 머리를 매만져 간다...

``만지지마 !!!...''

``혀....혀....엉.....''

``제기랄 !!!....제기랄....내가 정말 왜 이러는거지....내가 왜 이러는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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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식과 벌거벗고 뒹굴었어....
내 강아지가.....제기랄....

별짓을 다 한거야.....

아저씨의 비디오를 훈이와 둘이 본적이 있다...
너무나도 보기싫어하는 훈이를 억지로 품에끌어안아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숨을 죽이며 봤었지....

남자와 여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짐승처럼 헉헉 거리던 희한한 비디오...
쇼킹했었다....
그것을 보고는 한동안 결혼을 꼭 해야만 하나 하는 회의감이 들 정도였으니..

그런데...그런짓을.....그런 짐승같은 짓을....
훈이가 한거야....그 능글맞은 녀석이랑.......하하하하.....

돌겠다...돌아버리겠어.....

[끼이익....탁 !!]

뭔소리지 ?...
훈이가 나가건가...

훈이가.....

또 그 자식한테 가려고....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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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도 신지 않은채 병실문을 열고 복도로 달려 나왔다..

보이지 않는다...

제기랄...

어엇...

문옆 차가운 복도 바닥에 자그마한 아이가 쭈그리고 앉아있다..

작은아이......정말 조그맣구나.......이렇게 작았다니....
그렇게 안아주었는데도 이제서야 알게 되다니.....

``.....형...........나.....아..무..것도 바라지 않을께..........

  .......그....그저.....형....옆에만 있게 해줘.................

  ...더.....이 상은....아무것도....바라지....않을께.............''

지원아...성훈이 안아줘라...
지원아 뭐하니...

``....형....형이....만약....아니....분명...결혼 하겠지.....

  그...그럼.....나.....그 모습 보면서....살수 있어..........

  ......그러니......옆에만....있게 해줘.....................''

마음은 이 녀석 꼬옥 안아줘야 할것 같은데...
몸이 말을 안들어...

그런데..이 녀석 왜 이리 청승을 떠는거야...
........괴로와....숨을 못 쉴정도 괴로와 죽겠어.....아악.....

``..그...그러니깐....제발...나만...혼자....두지는 말아줘......

  ......나...정말....형...없이는......형....없이는.............''

뭐하니 지원아....
너 정말 이 정도의 인간인거야....

젠장...그만 떠들어 !!...나도 미쳐 죽을것 같아..!!!
하지만 몸이 안 움직여....내 발이 내 손이 움직이지 않는단 말이야..

``..그...그리고....가...끔...씩..아주.가끔씩만.....예전처럼.......

  형 품에 안아줘.....으흑......형 .....흑흑....혀엉...형의...

  체온을..조금만이라도 느낄수 있게....아주....가끔씩만....흐흑...흐흑..''

[끼이익 !!! 탁 !!!]

-------------------------------------------------------------------------

형이 아무말 없이 들어가 버렸다...
나올거라고도 생각못했었잖아....

형이....정말 화가 많이 났나 보다...
나 이제 용서 안해줄건가봐...

이젠 형의 머리카락도 못만지게 해...

형이....

나의 형이.....

집 나가기 전까지는 그래도...날 이해해 주는것 같았는데....

몇일 사이에....형이...너무 변해버렸어....

그렇다고....

누구를 탓할수 있겠어......
원인은 모두 내게 있는데........

머리가 무겁구나....

그런데 병원바닥은 왜 이리 차가운거지.......춥다........

[......뚜.......벅.......뚜.......벅......]

무슨 소리지....이 밤중에.....

그런데....눈이 자꾸 감긴다......

[...뚜..벅...뚜..벅...]

아아.....머리 아파......머리가 너무 아파....

....형..................

[뚜벅....뚜벅..]

으음.....공중에 붕 뜬 기분이야.....

이젠 춥지가 않네......으음...........형........형이야.....

형이...나를...안아주는거야....형이........................

고....마.....와........형........고.......마......와.......

``후훗...드디어...내 예감이 맞았군.....
  떨고 있는 공주님이라....후훗...........
  이 어여쁜 얼굴로 왜 이렇게 사람 애간장을 다 태우건는지.....후우~~~
  이젠 두번다시 그러지 마 !!!....
  무척...춥나보군.....조금만 기다려....집에 데려가 줄테니.......
  가서...따뜻하게 해줄께............나의....천사...............
  ...그래도 볼은 따뜻하네....이 보드라운 느낌.....우훗............''

[뚜벅...뚜..벅.....뚜.....벅.....뚜.....벅......뚜.......벅.......]

-------------------------------------------------------------------------

실망이다...은지원....네가 이렇게 옹졸한 녀석이였다니...
젠장...너 뭐야 입다물지 못해 !!!.....
너야.....바로 너라고...!!!....
제길....에잇......쉬펄.....그만해...!!...그만 하라고....
성훈이 바닥에 쭈그리고 있어.....너 혼자 편히 침대에 누워 있을거야..
아이씨....그만하라고.......
빨리나가서 안고데려와....그래야 너도 눈 감을수 있어....
에잇....에잇.......
생각하기 나름이야.....다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훗날....돌이켜 보면 쓴 웃음으로 무마될 아무것도 아닌일일수도 있다는 말이야..
뭐 ?....생각하기 나름이라고???......생각하기 나름.....후우..............

[끼이익.....]

``어엇....성훈아 !!.....성훈아 !!!........''

``성훈아!!!.......어디있니 !!''

``성훈아....!!!...''

[뭐야 ?!!..오밤중에 누가 소리지르는 거야 !!!]

``성훈아...!!!...성훈아...어디있니 !!!''

[아이...뭐야 !!...누구야...도대체....]

``성훈아 ...!!!..........성훈아.....!!!!!!............성훈아...!!!!!!!!!''

--------------------------------------------------------------------

``형..........혀엉........''

``백스물하나.....''

``으음......아....아파.......아아...''

``땀을 많이도 쏟아내네........공주님.....''

``...음.....으음.......흑.......형.......''

``백스물둘.....''

네 입에서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백스물두번째까지의 그 말들이....
나를 끊임없이 아픔에 젖게 하는구나.....

푸훗...이런..이런...나에게 이런 유아틱한면이 있다니....
거기다 이렇게 유치한 질투심까지.........하하하................

그래도 기다리고 있다....
1000 번의 그 놈에 대한 네 의식속에 단 한번이라도 내가 들어가 있으리라고....

아니 10000 번이라도 기다린다.....
숫자를 셀수없는 지경에까지 도달하더라도 난 끝까지 기다린다...

``아....아파.......아.....혀엉.....흐흑.....추.....워......''

``백스물...셋......공주님....추우신가....많이 추워.....
  그래......그럼...내가 따뜻하게 해 줄꼐.....우리 공주님 춥지않도록....
  아주....따스하게......''

----------------------------------------------------------------------------

답답해.....
헉헉헉....또 나를 내리 누르는구나.....
형이야 ?!!.....형인거야....?!!!!......허억...헉....

눈이 안떠져.....
미칠것 같다.......의식은 있는데...몸이 의식을 거부하고 있다니.......
헉....답답해........

떠야해 !!...

눈을 떠야해 !!!.....

``형 !!!!!''

``백스물넷이군.........'''

이건 꿈이야.....필시 꿈인거야.....
강성훈 넌 지금 지독한 악몽에 잡혀버린거다....다시 눈감아......
눈감고 악몽이 다 사라진 후에 눈 떠 !!!.....

그래......
맞아...이건 꿈이야......꿈 중에서도... 더러운 아주 더러운.......

난 다시 눈을 감아야 해 !!! 그래야만 이 악몽에서 벗어날수 있어...
걱정하지마........이건 꿈이야..........꿈인거야.......꿈.......

``성훈아...눈 떠라....네 눈이 보고싶어...''

질척하고 미지근한 것이 내 얼굴을 배회하고 있다....
꿈 속에서도 이런 느낌을 가질수가 있는건가.......제기랄.....

``나의 공주님....넌...너무나...나를 애타게 해......
  이 고지용의 넋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릴정도로.......
  성훈아............미쳐버리는줄... 알았어...''

정말 싫다.....이 끈적끈적한 느낌.....너무나 싫어.......
꿈이 아닌것 같아.......아무래도 꿈이........아닌가봐.......

``왜 이렇게 뼈만 남은거야....어디 가 있었니....
  누구에게.......어떤 놈에게 가 있었던 거니........''

어떻게 된 걸까....
왜 난 여기에 와 있는거지........

도대체 어떻게...........

``아니다...다 상관없다 !!!....지금 넌 이렇게 내 품에 있는데....
  무사히 돌아와준것만으로도 다 용서해 줄수 있어..
  무사히....돌아 왔으니....
  하지만...강성훈....네가....날..이렇게 피 말리게 하다니..
  이런...나아쁜.......쿡쿡........다시는 그러지 마 !!!......
  성훈아....다시는 그러지 마라........''

``내려가......''

``.................''

``내려가라고.........''

``.......................''

``내 몸에서 내려가 .....죽여버리게 전에..........''

``.........핫......핫......푸훗....하하하하하......''

``내려가서 웃어....그리고...빨리 내 몸에서 떨어져 나가라....
  내 말 알아듣지 고지용.......''

``......강성훈.....지금 그 말 진심이냐......''

``내려가........''

``...................''

``고지용...이제...두번 다시 네 놈에게 안기지 않는다....
  지금까지도 네가 좋아서 안긴것은 아니야...
  그저 필요해 의해서.....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내가 미칠것 같아서...
  너를 이용했을 뿐이야......이제 필요없어...!!!....
  알만큼 다 알려져 버렸고......이렇게 살 필요가 이젠 전혀 없게 되었어..
  네가 필요없다.....지용아......
  지금까지는 고마왔는데......이제 나 잊어줘라.......
  나......잊어줘........응....지용아......'''

``.....푸핫.....핫핫......하하하하하..........무슨 말인거냐...강성훈....
  ..너...너...지금 내게 무슨 말을 하기는 하는것 같은데...
  그것도...너무나 웃긴말 같은데...하하..
  그러니깐..강성훈 !!! 네가......나를 이 고지용이를....
  지금까지..농락했다는 이 말인거냐 ?..
  갖고 놀았다는 그 말인거야 !!!...하하하하하..'''

``응...''

``............''

``미안해....지용아....''

``..............''

``미안해....정말...미안해.....''

``이 개새끼....이...싸가지 없는 자식 !!!...''

[철썩 !!]

역시...지용이 손바닥은 쎄다....
정신이 다 아득해질 정도로.......

``날 사랑한다고 했잖아...네 입으로...고귀하신 네 그 혓바닥을 놀리며...
  날 사랑한다고 했잖아....''

``거짓이였어.......
  지용아...난...ㅤ난....너를 한번도 사랑한적이 없어....''

``하하....하하하....''

``너에게 안겨 있을때는....글쎄 단 한번정도로...네 존재 그 자체로
  받아들인적도 있었지만.....대 부분은.......아니 거의 전부.......
  난....너를 너로 생각하면서 안긴적이 없었어.......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나 너랑 죽어도 그짓 못했을거야.....''

``......................''

``그런데....이젠....이제는....더 이상은 못해.....
  나....이제는 하기 싫어......아니...할수가 없어....''

``..................''

``지금...네가...죽어도 나 안고 싶다면....
  차라리 나 죽인다음 안아.......
  그건...용서해줄께....나...정말로..너...원망하지 않을거야......''

``.................''

``하지만...나 죽일수 없다면....잊어줘.......
  부탁이야......이대로..........나.......보내줘.........''

``핫....죽인다....강성훈....너..정말...죽이는 인간이야...
  네 말 듣고 있으니..눈물이 다 앞을 가릴 정도야....
  무서워.....아주 무서워.....낄낄낄낄...''

``지용아......

  나....진심이야.........''

``죽이고 싶다..살의가 느껴져...이대로...네 이 하얀 목을 졸라버리고 싶어...
  어떻게 하지....이 기분 어떻게 하면 좋지....''

``.............''

``이 개자식 !! 눈 감지마 !!...눈 똑바로 뜨고 내 눈 똑바로 봐 !!!...
  눈 떠 !!!!......눈 뜨라고....!!!..''

[철썩 !!.....철썩 !!!!.....철썩 !!!!!!....]

``눈 뜨고 더 주절거려봐....나를 유혹한 이 입술로 더 주절거려 보란 말이야..
  뭐....단 한번도 사랑한적이 없다고.....단 한번도....하하....하하하..
  오늘...완전히 널 보내주겠어....네 몸을 완전히 미쳐버리게 해주겠다고..
  사랑이 없다면.....소유 뿐이다....
  네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내가 널 가져버리면 그 뿐인거야....
  넌..내꺼야...내가 분명히 그랬지......도망못간다....
  넌 절대로 내게서 도망칠수 없어 !!!...하하.....
  기대해라...강성훈.....네 생전 처음 느껴보는 환락일테니.......''

``날...차라리..죽이라고 했지...
  너..너...이러면...나 죽어도 너 용서못해...!!!...''

``꼴깝떨지마 !!!....그리고...주둥이 닥쳐 !!!...
  한번만 더 지껄이면....아얘 뜯어내 버릴테니....''

``하지마 !!....건드리지 마 !!!.....이 개새끼....!!!...''

``날...농락해 !!!..감히....나를.....갖고 놀아 !!!...''

이것뭐야 !! 도대체 이게 뭐야.....
세상은 왜 이렇게 나를 혹독하게 내몰아가는거지..
태어나는 그 자체부터...내가 선택할수 있는것이 왜 하나도 없는거야.

내 인생인데.....내 삶인데....
어째서 타인들이 침범해와 모든것을 다 헤집고 흩어내버리는걸까...
내 탓인가...내가 이렇게 만들어 버린건가....
그럼...여기서 벗어나려면.....
이런 지긋지긋함에서 벗어날수 있으려면.....

그것 밖에는 없는건가.
내가 마지막으로 선택할수 있는 유일함은 그것 뿐이란 말인가....

푸훗....그나마 다행인건가.......그나마.........

``혀 깨물고 죽으려고 ?!!!....
  웃기지마 강성훈 내가 그 꼴을 볼것 같아....
  내 앞에서 너 못죽어 !!!...내가 그렇게 안 만들어....
  아무래도 네가 날 우습게 보나본데....쿡쿡....''

지용이의 손에서 피가 배어나온다...
나를 바라보면서 키득거리는 저 눈......
아플텐데도....무척 아플텐데도......웃고 있다....

난......

난..............

내 인생을 끝내는것 조차 내 마음대로 할수가 없는건가.....

지용이의 기다란 손가락에서 내 입속으로 흘러내리는 피......
그 피가 이제 혀에도 그 맛을 느끼게 해 버리고 있다..

``우욱.....우욱....''

``무섭구나.....우리공주님...정말...죽으려고 했어....
  잘하면 이 손가락들 다 잘릴뻔 했단 말이야....푸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지용이가 피가 흐르는 손을 눈가에 갖다댄다...
눈가에서 흐르는 피......

하지만..그 피가 묽어져 내려온다....

물기에 희석되어 옅어진 핏물들이...뺨을 타고....턱선을 타고....
그렇게...아래로......아래로.....

저 녀석이 우나보다...
지용이가 울고 있나보다.....

저 녀석의 눈물을 보게 되다니...
나 정말 꿈을 꾸고 있는건가.....

``널 사랑해........''

이상하다...
지용이의 말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행복하게 해 줄께.......목숨걸고 널 행복하게 해줄께.....''

마치 날 보는것 같아.....
상처받은 내 영혼이 날 보고 우는것 같아.....

``내게 기회를 줘............
  영원토록.....................
  널....따뜻하게.........결코 추위에 떨지않게.......그렇게.....
  내 목숨을 걸고 ......널....지켜줄께...............
  널....사랑해...........사랑한다.........너무나도 사랑한다....
  성훈아......널 사랑해.....''

지용이가 내 가슴에 머리를 묻고 어깨를 들썩인다...
하아......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어떻게....이런일이.......
지용이가....어떻게....내게 이런 모습을...........

``지용아........넌 결코 형이 될수 없어.......
  네가....나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이런 내 마음 넌 알수 있을거야...
  난....형을..사랑해.......네가 들어올 틈이 없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지용아.............''

[끼이익..탁..]

지용이가 말없이 밖으로 나가 버린다...
난 정말로 독약같은 인간이다...나에게 있어서도 또 타인들에게도.....

지용이는 결코 나 용서 못하겠지....
그래...내가 생각해도...나 같은인간........

만약 지용이가 손가락을 집어넣지 않았으면...
난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

죽음후의 세계....
진정으로 존재하는건가.....

자살하면 지옥간다던데......푸훗..........
젠장...죽어서도 고통받기는 싫은데....

찢겨진 옷들을 보고 있으니 심란하다....
어떻게 해야하나....
그래....집에 들렀다가 가야겠구나.......
집에 가서...형이 좋아하는 음식도 좀 만들고......

형이 용서해 줄때까지.....
형이 나를 용서해 줄때까지...
빌고....또.....빌고........

형이...그 여자랑......키스를 해도.......보고 또 보고.........

형이 아이를 낳으면....
내 아이만큼 사랑해주고 또 사랑해주고.....

그렇게 살거야....
그저 형 옆에서....조용히.....가만히......있는듯 없는듯.....
그렇게 살아갈거야....

그저 형 옆에서......조용히.......
그저 형 옆에서..........조용히.........

[끼이익....]

``강성훈......''

``응....''

``강성훈......''

``응....''

``좋아....널....잊어줄께.......''

``.............''

``그대신.......''

``............''

``마지막으로 널 안고싶어........''

``............''

``......그리고.........널............잊을께.......'''

난 내 몸에 있는 천 조가리들을 벗어나간다...

그래 지용아......
오늘 만큼은...오늘 밤 만큼은...
내 필요에 의해서가 아닌....
누구의 대용품도 아닌....
그저 너 고지용... 인간자체로 생각할께....

널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널...많이 좋아했어.....

내가 네게 얼마나 감사해하고 있는지 넌 모를거야...
너 없었으면....정말 네가 없었으면....
나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 숨쉬고 있지도 못했을테니......

지용아....
내가 네게 줄수 있는것.....
내가 네가 줄수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선물......
이것밖에 없구나....
정말 이것밖에는 없구나...

고맙다 지용아....
너무나도 고마와.....

그리고......

미안해.............................................................

...................................................................

...................................................................

...................................................................

...................................................................

...................................................................

...................................................................

[끼이익...]

문소리다....
수원이가 들어왔나...
우리보고 있으면 또 고통스럽겠구나.....

으음....아니야...이젠 꼬박꼬박 형이라 불러줘야지...
학교에서 만나면...눈인사라도 할께..

그래 수원이형....
이젠...형도 행복해질수 있을거야.....
생각해보면 형도 참 대단한것 같아...

이상하네...
이게 무슨 냄새지....
마치 소독약 냄새같아....

난 가만히 눈을 뜬다....내 눈 위에서 지용이가 미소짓고 있다...
그런데...왜 이리 섬뜩한 미소인걸까 ?!!!....
좀전까지는.......이렇지 않았는데....

그리고...지용이가 나를 미친듯이 안아간다...숨도 못쉴정도로....

이건...너무 심한데....
수원이 형도 보고 있을텐데.....이건...너무.........이건.......

.............................................................

.............................................................

하나님.......................................................

.............................................................

.............................................................

.............................................................

형의 눈과 마주친다....

내 눈과 마주친 눈이 형의 눈이다...

수원이의 눈이 아니다....

형의 눈이다.....

형의 눈이 나를 보고 있다....

형의 눈이 나를..........나를................나를.................

[끼이익....]

``강성훈.......이젠 널 잊도록 노력해 보겠어...
  글쎄....그것이 가능할지는 나도 잘 모르겠는데.....쿡쿡쿡.....
  네가 그렇게...잊어달라고 하니.......
  노력은 해 봐야겠지.....
  어엇...그런데.....좀전에 문 소리 들리던데...누가 왔었나....
  으음...아무도 없네.....귀신이였나.......푸하....하하하하하...''

``오늘...너.....죽였어.....최고였어......
  역시...마지막이라니깐....혼신의 힘을 다 쏟았나보지.....
  어쨌던....무척.....즐거웠다.......이런 즐거움이 마지막이라니......
  아쉽구나......
  잘가라......성훈아.....
  그리고...난....쪼잔한 놈이 아니니.....
  오고 싶으면...언제든지 와......언제까지나 널 기다리고 있을테니...
  하하하하....하하하.....야아~~~...이것...기분 무척 좋은데....흐음...''

[끼이익...탁 !!!]

내가 말한적이 있었던가...
고지용 !!! 이 인간을 만난것은 내 불행이라고.........

이 인간을 만난것은............

이 인간을 만난것은........................


.............................................................

............형................................................

...하...하......하하하하하하.............형............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


[타박 ! 타박 ! 타박 ! 타박 ! 타박 !]

[탁 ! 탁 ! 탁 ! 탁 ! 탁 ! 탁 ! 탁 !]

[스으윽....]

[털석 !!!]

``휴우.................   ...        .....    쿠쿡 .....푸훗훗 ....
  ...        하하 .....    하하하하하 ........... 푸하하하하ㅤ 하하''

``벌컥 .... 벌컥 .... 벌컥 ....''

``..   키득 키득 키득 ...   하하하...    하하하하하 .... 으음.....''

``벌컥 ... 벌컥 ... 벌컥 ... 벌컥 ...''

``......   .....   장수원 너 뭐야 !!! .....''

``벌컥 .. 벌컥 .. 벌컥 .. 벌컥 .. 벌컥 ''

``너 뭐냐고 !!!.....''

``짱 !! 그것 줘 ..........''

``이 자식이 미쳤나 ... 이것 맥주 아니야 !!!...
  잘못 마시면 완전 골로 간다는 것 너 몰라........''

``................''

``뭐야 !! 그런 똥씹은 얼굴로.....어울리지 않게  분위기깔아대고...푸훗 ...''

``.........           ....         ...  넋이 나간것 같았어 .....''

``        ...   벌컥 .. 벌컥 ...''

``계단에서 내려오는데 ..........    ...살아있는 사람 같지가 않았어 ... ''

``....   벌컥 ......벌컥 ... 벌컥 ....''

``나 ....    그 마음을 알아 ...     ...   지금 은선배 마음을 내가 알아..
  ....... ....                .........      .................''

``주접떨지마 !!!   술맛 떨어져 !!!!! ''

``......      .....         ...난 짱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지 해...
  그것이 누군가에는 평생의 고통이 될 지라도 ......
  .....        짱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짱을 위해서 ....
  짱이     원하는 일이니깐   ......                .....  하지만 ....
  ....................................................................
  ....             ...... 오늘 일은 .......    마음이 아파 ...........
  ...............    짱의 웃는 모습이 너무나도 보기 좋은데 ...........
  글쎄 ...  오늘 만큼은 맨 정신으로 있을수가 없어 ..........  .......''

``벌컥.....벌컥....  벌컥 ....   내가 치졸해 보이냐 .....''

``아 아니 !!! 절대로 ....  ''

``그럼 뭐야 !!.... 지금 네 얼굴 ...내게 실망이 가득한 얼굴 같은데....''

``...  그저 .....       그저 .... 좀 슬퍼 ........아니 ..........
  좀 많이 슬픈것 같아 ....           ......     .....    ...........''

``벌컥 ...  벌컥 ..... 벌컥 .......''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
  내가 아닌 그가 사랑하는 사람을 안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나는 수도없이 봐왔었어 ............
  나와 있을때는 전혀 볼수 없는 그의 행복해 하는 모습 ....
  나와 있을때는 전혀 보여주지 않는 그의 황홀한 표정 .....
  그가 사랑하는 사람과 있을때는 언제나 보여지지....
  .......그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아서 .........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와 보여서 .............
  문틈으로라도 내 사랑하는 사람을 훔쳐보곤 해 ....
  그가 나 아닌.... 그가 사랑하는 사람과 있는 모습을 ......
  ..............................................
  보고 있을때는 행복해 .............
  .... 그가 저렇게도 웃는구나 ...........
  ..........그가 저렇게 행복한 모습으로도 웃는구나 ......
  ......................................................
  .....그래.....그를 계속 저렇게 웃게 해 줘야한다 ................
  ..................보면서 난 다짐하고 말지.. ..................
  .........................................하지만 ...........
  ....        하지만 ......  말이야         .........   .........
  그가 행복해 하는만큼 ...... .....  내 마음이 아픈것은 사실이야...
  .......     아파도 참 많이 아파 ..............................
  ..............................................................''

``벌컥 .... 벌컥 ... 벌컥 .......''

``... 오늘도 난 그 사람을 기쁘게 해 주기 위해서 ......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일을 해 버렸지.............
  .....  그가 ..... 나를 ....불러 ......................
  .... 은지원을 데려와라 ................................
  ........이 한마디에 ... 난 ......쉬지않고 달려가 .....
  ......그를 데려왔어 ...................................
  ...............그리고 ......2 층으로 올려 보냈지 .....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 은선배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
  .....그 방으로 .................................................
  나는 ..... 수도 없이 봐았던 장면이야 ............................
  .......인이 박힐대로 박혀 버렸다고 .............................
  .... 하지만 .... 볼때마다 .......
  내 마음을 감당할수 없을 정도로 아리게 하는 장면들 .........
  ....나를... 더욱더 ... 슬프게 ....... 슬프게 ......만들어버리는..
  .................................................................
  ...... 오늘 난 ..... 나의 그런 슬픈 표정을 확실히 보게 되었어 ...
  2 층에서 내려오는 은선배의 모습 ...   ......      ...............
  ....... 살아있는 사람의 모습이 아니였어 ..........................
  .....................살아있는 사람의 .............................
  ..................................................................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기쁘게 해 주기 위해........
  .......난 .... 오늘 ...... 한 사람을.....아니... 두 사람을........
  ..................................................................
  ............................ 흐흑 ..... 흐흑흑..... 내가 싫어....
  .....오늘따라 내가 더 싫어져 ........이런 내가 .....싫어 .......
  싫어도 너무 싫어 ................... 짜증나 ............흐흑...흑''

``제기랄 !!! 질질 짜지마 !!! 이 씨팔 !!!...술맛 다 떨어져 !!!....''

``......... 그래   !!!   짱이 행복하면 돼 ........
  짱만 행복하면 되는거야......그래.....그럼.... 다 되는 거야 ........''

``에잇 ....!.....씨펄................벌컥 !! 벌컥 !!! 벌컥 !!!''

[타박 !.. 타박 !.... 타박 !.....타박 !......타박 !...... 타박 !]

``....................''

``...........................''

[탁 ! 탁 ! 탁 ! 탁 ! 탁 ! 탁 !]

``......................''

``..........................''

[삐걱....끼익......끼이익.....탁 !!!...]

``.....성훈이.......가네...........''

``...................................''

``...짱은 한번도 못봤었지............''

``....................................''

``성훈이가 학교에서 은선배랑 함께 있을때의 모습을.......''

``....................................''

``.....난.....봤었어...................''

``입닥쳐 !!!''

``짱도 그 모습 한번이라도 봤으면 오늘 같은 일은 못했을거야....
  아무리......성훈이를 가지고 싶다 하더라도.....''

``장수원 입닥쳐라 !!!!!''

``..................저 불행을 한짐 가득히 진것 같은 표정으로만....
  ...저렇게 세상의 불행이란 불행은 다 자신이 짊어진것 같은 표정으로만..
  일관하는 성훈이가.......은선배랑 있을때는 어떤 표정으로 변해져 있는지...
  ...짱은 ......짐작도 못할거야.............''

``이 개자식 !!!!! 입 못 다물어 !!!''

``.....................................................................
  .....................................................................
  ................성훈이 만난지 ..................꽤 됐지..............
  ....그런데.....처음이다..........언제나 죽이고 싶도록 미운존재였는데..
  ......................................................................
  .......성훈이가...........가여워....................그리고............
  ..........미 ........안..............해............................''

``에잇 !! 쉬펄 !!!...그만하랬지......이 자식이...!!!...''

[덜컥 !!  삐이익 ]

[철썩 !!! 철썩 !!!! 철썩 !!!!!....]

``그만 하라고 했잖아 !!!...왜 사람을 긁어 !!!...왜 긁는거야 !!!!! ]

[철썩 !!! 철썩 !!!!! 철썩 !!!!!! 철썩 !!!!!!! ]

그래 짱 ...
나 좀 줘패져 !!! 아얘 죽을만큼 줘패줘 .....
짱의 손에 의해서라면.........짱의 손에 죽는다면......
난.....기뻐......행복하거든....................................
나 솔직히 너무 괴로와 ....짱이 성훈이 안는것 나도 괴롭단 말이야......
그 모습 !!! 안 봤으면 좋겠는데.......그랬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되기는 힘들잖아...........불가능한 일이잖아...........
나 좀 때려줘 ...... 인정사정 보지 말고 때려줘....................
.............아얘 눈을 뜰수 없을 정도로 ..................
..............짱..........짱.............그것만이......
내 이 지옥같은 고통의 종지부를 찍을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야.....
그리고.....이젠......정말로....타인을 아프게 하고 싶지가 않아.........
이렇게 더러운 기분이 될거라고는 미쳐 생각 못했어 .........................
.....정말....생각 못했었어.......................................
............................너무 괴롭다 .......짱...............
나.....너무 괴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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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 ]

[탁탁 ! 탁탁 ! 탁 !!!]

``....................................''

``....................................''

``......안 죽었었군 .....흠...........''

``....................................''

[삐걱 !!......드르륵...... 탁 .........]

``옷은 왜 그 모양인건가 !!!......푸훗.......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지 짐작이 가는군.......''

``..................''

``가만....그 상처들은...내가 낸것 같지는 않은데......
  미친자식....내게 맞는것도 부족해서..싸돌아 다니면서 맞는거냐 !!!''

``................''

``옷 갈아 입으러 들어온거냐.........''

``...................''

``그럼 옷 입기전에 이 아버지에게 즐거움을 줘야지 ......
  그래도.....널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주었는데...안그러냐....성훈아...''

``..................''

``이리와라.....영감이 떠 올랐어 !!!....
  아무래도 쌈박한 작품이 하나 나올것 같았는데........
  처음으로 네 녀석을 기다려 봤지.........죽지 않고 돌아와서 다행이다....
  그래...네 녀석 죽어봤자.....내게는 큰 손실이야........
  해가 가면 갈수록 .....나의 즐거움이 배가 될것 같은데.....
  ....정말이다....오래간만에 보니 더 이뻐진것 같구나.......흐흠.......''

``.....................''

``찍기전에 한번 안아볼까 ...네 놈 몸 보니 어디서 그짓 하고 온것 같은데..
  씻고 와라.......................''

``......................''

``뺨이 빨갛구나........누군지...너 이렇게 만든 놈 !!!....
  손가락을 분질러 놓고 싶어......내 작품에 이런 흠집을 내다니.....흐음''

``....................''

``어서 씻고 와라.......''

``.....................''

``옷 입지 말라고 했잖아 !!!!!......이 놈의 자식이 !!!!!!!....''

``.....................''

``내 말이 말 같지가 않은거냐 !!!...너 지금 뭐하는 거야 !!!.....''

``....................''

``아..아니...저 자식이.....어디가 !!! 이리 못와 !!!!!....
  너 죽고 싶어 !!!!!!!....''

[탁탁 !! 탁탁 !!!!]

``너 이리 못와 !!!....너 죽여 버렷 !!!!!! 어서 와 !!!!!!!....''

[찰칵 !!! 탁 !!!!!!!]

``저....저 놈의 자식이...저 자식이 미쳤나.....저 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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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네 놈을 죽이고 싶어 !!!!!......

.....하지만..... 네 놈을 죽이면 난 절대로 행복해 질수 없어....

네 놈 때문에 내가 이렇게 살아왔는데....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는데.............

억울해 !!!!..........억울해 !!!!!!!.......




그래.........한순간만큼은 행복하게 살다 죽고 싶어...

단 한순간만큼만 행복하게 살다가.......그렇게.....


그럼.... 미련없어 !!!!! ............

이 거지같은 세상 ....... 정말 미련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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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이익 !!! 탁 !!!!!]

[탁 ! 탁 ! 탁 ! 탁 ! 탁 ! 탁 !]

[휘리릭 !!!!!!]

``다행이다 .....  그래도 병실에 돌아와 있었네......
  불안했었는데.....여기 오면서 너무나도 불안했었는데.....
  안 돌아와 있으면 어떡하나.....어디가서 찾아야 하나....불안했었는데...
  ...그런데..........여기에 누워 있네.................''

``.......................''

``괴롭지 ?.......슬프지 ?...............화나지 ?.......................
  나............나........죽이고 싶지 ?...............................''

``.......................''

[찌이익 !!!]

[부스럭 !!!]

``자 이것 받아 ....''

``.....................''

``나 죽여 !!!''

``....................''

``그 칼로 나 죽여 !!!''

``....................''

``못 죽여 !!!......그래.....생각해보니 나 죽이면 형 살인자 되는구나....
  그럼...형의 미래도 불행하게 되겠네......''

``.....................''

``그럼 내 손으로 내 목 그을께......''

``.....................''

``간호사 언제쯤 들어와..그 사람이 목격자가 되야 형이 귀찮아 지지 않을거야..''

``......................''

``앗참...여기 병원이구나...잘못하면 일이 틀어질수도 있겠네....
  잘해야겠다...단숨에 확 그어야지.....
  그래야....나 못살릴것 아니야........그치......''

``......................''

``나 죽으면 천국은 죽어도 못갈거고.......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다......................
  ..........그것도 형의 아이로 태어날수만 있다면 참 좋을텐데.....''

``......................''

``누구랑 결혼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행복하게 살아야 해 !!!.....정말 행복이란 행복은 다 짊어지고 살아야 해..''

``........................''

``내게도 조금쯤의 행복한 삶이 예비되어 있었을텐데.........
  어쩌면...........조금만 더 참으면......조금만 더 참으면....
  내게도....행복이라는 것을.....가슴으로 느낄수가 있게 될지도 모르는데....
  ....아니야......그 행복 !!!......형 다 줄께............................
  형............정말... 행복하게... 살아.................................
  나......숨이 끊어지는 ...ㅤ 그 순간까지 형 행복빌면서 갈꺼야..........
  진심이야...........빌고 .....또 빌고......우리형 !!!................
  우리 착한형............꼭 행복하게 ....해 달라고......................
  그렇게만 해 준다면....나 이렇게 만든 신을 절대로 원망하지 않을거라고...
  정말......감사하게 생각하겠다고......................................''

``..........................''

``사랑해 ...................''

``..........................''

``사랑해 ...................''

``..........................''

``사랑...[끼이익].........''

``성훈아 !!!!!''

``꺄아악 !!!!!''

형의 손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문 소리에 내 목으로 가져간 칼을 형이 잡아채 벽으로 날려 버린 것이다...

``헉헉 !!!.....뭐...뭐하는거예요 ?!!''

형의 손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내 목이 아닌 형의 손에서.........

``세...세상에....세상에.......손 빨리 이리 줘요....지혈 해야 겠어요...''

형의 손에 검붉은 액체가 칠해지고 하얀 붕대가 감겨진다....

``헉헉........도...도대체.....오전에.... 의사선생님 회진 돌때...
  꼭 말씀 드리세요.....세....세상에.......이 새벽에....세...세상에...''

[끼이익....탁!!!]

``..........................''

``..........................''

``형......사는것 아무것도 아니지 ?......''

``..........................''

``순간이지 ?...................''

``............................''

``나 사랑해 ?..........형.....나 사랑해 ?.....''

``.............................''

``....우리....떠나자......그 어떤 생각도 하지말고.....''

``.............................''

``이모에게만큼은 너무나도 미안한데........''

``.............................''

``몇년 지난 뒤....그래 몇년만 지나면 이모 .......글쎄.....''

``.............................''

``나 여기서는 못살아............''

``..............................''

``형 없이도 못살아..............''

``..............................''

``...............................''

``...............................''

형이 환자복을 벗는다....
그리고 선반안에서 옷을 꺼내 입는다......



내게도........이젠.............................

준비되어 있는 행복한 삶이 찾아올것 같다.................


내게도...........


이런 내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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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을 꼬옥 잡고 걸어가는 형....

아무말도 없이....
그 어떤 말도 없이........

그저 내 손을 꼬옥 잡고 걸어가는 형.....

형의 손이 참 따뜻하다....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이 모두 꿈이였다는 듯....
내 손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형의 손.......
정말로 따스하다....
너무나도 따스하다.....

그래서 놓을수 없나보다
내 자신이 파렴치하게 느껴지고 내가 나를 용서할수 없는데도...
끝까지 놓을수 없는 형의 이 손을....그래서 놓을수 없나보다.....

그런데...이 곳은...

``저..저...혀엉....?!!''

``...........''

``혀엉....?!!''

``...........''

형이 갑자기 나의 허리를 붙잡고 나무뒤로 숨는다...
아파트 현관문에서 이모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양손에 무언가를 바리바리 들고 주차장으로 가는 이모...
참 오래간만에 보는 이모의 모습...
무척이나 수척해지셨다...

아무래도 나와 형의 걱정으로 이모의 심정이 말이 아닌가보다...

난.....난 정말...여러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인가 ?!!.....
도대체 나로 인해 상저받는 사람들이 왜 이리도 많은건지....

내가 의도한 것이 아닌데...
절대로 내가 의도적으로 저지르는 것은 아닌데.....

이모가 차를 타고 떠나자 다시 내 손을 잡아 이끌며 걸어가는 형...

아무말이 없다...
아무런 말이...............없다......

-------------------------------------------------------------------------

형이 아파트를 들어오자마자 급하게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형의 조급해진 심정이 내게도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선 커다란 가방을 꺼낸 형이 옷 몇벌을 그 가방에 집어놓고
서랍이란 서랍은 다 뒤지기 시작했다

서랍속에서 몇개의 통장이 보이자 그 중에 하나를 집어들고
또 다른 서랍에서 이상한 상자를 하나 꺼냈다
그 상자를 열자 그 속에 있는 보석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영롱하고......은은한 빛이 방안 하나가득 감돌고 있는 것이다...

``엄마가 내게 말했었어..''

형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 패물들은 훗날 네 아내에게 줄 거라고.......푸후후..
  성훈아.....예쁘지 않냐 ?...
  하지만...이것도 한낱 돌덩일 뿐인데..그래도..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될거야
  엄마에게는 더할수 없는 불효를 저지르게 되는거지만...''

``형.......''

나는 형의 등뒤에서 형을 꼬옥 끌어 안는다..
지금 내가 할수 있는 일은 이것밖에는 없는것이다

``날 낳아주신 분이야.....날 지금까지 길러 주신 분이야..
 아버지가 없는 나를 아버지 있는 아이들보다 더 많은 사랑으로 감싸주신분이야
 효도하고 싶었는데.......행복하게 해 드리고 싶었는데...''

``..........''

``그런데....그런데....널 선택할수 밖에는 없어....미칠것 같다...하하하하..''

``.........''

``가자...너무 오래 있으면 안돼 ...
  엄마..... 병원갔다가 놀래서 이리로 올지도 모르니....''

``형....''

``........''

``형....나...나....안갈래.....아무래도 안되겠어...
  나만 행복하려고 ....안돼....이럴수는 없어...내가 생각이 짧았어...''

[철썩 !!!]

헉 ! 형이 나를 때렸다...
형이...나를....나를.......아버지도 지용이도 아닌 형이 ...

나의 형이 나를 때렸다...

``성훈아...너 나를 갖고 노는거니 ?!!!...너 나를 갖고 노는거야 !!!!...''

``............''

가방을 어깨에 둘러맨 형이 내 손을 거칠게 잡아끈다....그런데...
그대로 현관문으로 돌진하던 형이 갑자기 이모의 방으로 방향을 틀어버린다..

그리고는....
이모의 화장대 큰 거울 앞에 선 형이 립스틱의 뚜겅을 열고
그 거울 하나가득 글씨를 거침없이 써내려 가기 시작한다..

[어머니...
 하하하하...처음이네요...어머니가 그토록 경어를 쓰라고 할때는
 죽어라고 쓰지 않던 놈인데....
 어머니 마음에 대못질 하는 지금 이순간 경어를 쓰고 맙니다..
 용서해 주세요 .....어머니...
 열심히 살겠습니다...어머니 아들로서 절대 부끄럽지 않게 살겠습니다...
 반드시 돌아올께요.....그때 효도 많이 하겠습니다...
 어머니....용서해 주세요....그리고...건강하세요...!!!
 반드시 건강하셔야 합니다...이것만은 꼭 지켜주십시오...!!!!

 그리고 성훈이 제가 데리고 갑니다.....
 그러니....저희들 찾지 말아주십시오...반드시 돌아오겠습니다..

 다시한번 씁니다...제발 건강하세요...
 그리고...엄마....저 죽일놈이지만 이 말만을 꼭 해드리고 싶네요
 엄마..... 사랑해요.........]

``이젠 정말....가자......성훈아...뭐하니...가자....''

형이 내미는 손....
눈물기 어린 눈으로 미소지으며 형이 내미는 손 ...

난 잡을수 밖에 없다
아니 너무나도 잡고 싶다
그래서... 난 ...그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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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죽인다...저것 진짜 재밌는데...''

``정말...미치겠다..어떻게 저런일이 있을수가 있는거지..''

``내강아지...형 너무 웃었더니..배가 출출하다...''

``뭐 ?!!..또 배고파 ?..저녁 먹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이 녀석이...형 배고프다니깐...''

``꺄르르르.....하하....형...하지마...알았어..알았으니깐..그만해...
  꺄르르....형...그만해..나 간지럼 못참는걸 알잖아...꺄꺄....형...''

``생각이 바꼈다....이제 배 안고파....''

``뭐 ?!!...''

``그대신 너 안고싶어..''

``뭐 ?!!...''

``우히히...내 강아지...밥보다 난 네가 더 좋아...우하하하하하...''

``이런...이런...''

너무나도 행복하다...
내게도 이런 행복한 삶이 예비되어 있었던 것이다...

``흠....푸힛...난 아무래도 정상이 아닌가봐..
  너만 보면 이렇게 안고 싶어지니...어떻게 하면 좋다냐....''

``형도......참......''

``아니야..너 안봐도 네 생각 때문에 미칠 지경이야...
  일을 도대체 무슨정신으로 하고 오는지 나도 모를 정도란 말이야...푸힛힛''

나..정말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건가...
이 행복이 진실로 나의 행복이란 말인가 !!!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아...그저 네가 내 품에 이렇게 안겨 있는것 만으로도
  기분이 무척 좋아...네 심장 뛰는것을 내 몸이 알아챌수만 있어도...
  마음이.. 무척이나 평화로와진단 말이야...
  네 체온을 느끼며..  네 숨소리를 느끼며....네 향기를 느끼며......
  그저 이렇게...그저 이렇게만......있어도.......기분이 한없이 좋아져.....
  성훈아........''

``.........''

``성훈아........''

``으응....''

``사랑해....''

``...........''

``자식...그렇게 미소짓지마...더 사랑스러워지잖아..이 미치도록 이쁜놈아..''

``하하...하하하하하...''

``어엇...이젠 한술 더 뜨네...이젠 막 웃기까지 해 ?!!!''

``....하하하하...형......형....''

``그래....''

``나...어떡해....''

``뭐가..?''

``나...정말 어떡하면 좋아...''

``으응..?..왜 성훈아 ?!!..''

``나....''

``그래...말해봐....무슨일이야 ?!!''

``나.....''

``아유...이 놈의 자식 !! 사람 미치게 하는데 뭐 있는 놈이라니깐...
  후딱 말해 !!..그만 좀 뜸 들이고...''

``나..지금...미치도록 행복해..정말 너무나도 행복해서 내일이 두려워질 정도야''

``푸훗훗...코메디 프로 보고 나더니...개그하고 싶어 진거냐 ?!!..
  무슨 소리야 ....그게.....''

``정말이야....형....나....행복한만큼 불안해...
  이 행복이 진짜로 내 것인가.....진짜 이 행복이 강성훈의 것이란 말인가..
  하루에도 몇번씩 내게 물어보고 확인하고 안심하고 ...후후.....''

``내강아지 아무것도 걱정하지마.....내가 있잖아...
  도대체 무엇을 걱정하는거야........바보같이...''

``형....우리 이렇게 산지 벌써 한 2 년 되가지..?!!''

``우와...벌써...?!!.....세월이 그렇게 지났냐 ?!!!
  대단하다...난 엊그제 같은데...벌써..그렇게 됐어 ?!!.....놀랍네...''

``한 일년간은 고생 무척 했지....형...새벽부터 밤까지 일만 죽어라고 하고..''

``푸훗...젠장...그놈의 보석들 도둑맞지만 않았어도 그 고생은 안했을텐데
  에잇 ! 뭐 ~!....벌 받은거지 !!!....엄마 마음에.... 대못질한 죄 !!!''

``그래 맞아.....이모에게는 정말.........''

``어엇...또..또...눈물이 글썽거리네...
  형이 그랬지....이젠 다시는 울지 말라고....이놈의 자식 !!...''

형이 안아준다...
처음 집을 나올때의 따스했던 형의 손만큼 따뜻한 가슴으로
형이 나를 포근히 안아주고 있다...

행복하다......행복하다................한 없이.....행복하다......

``그런데...형 ?!!....''

``응...''

``이상하다....''

``뭐가 ?!!''

``형...맨날 샤워하는데...왜 자꾸 까매지지 ?!!...''

``뭐 ?!!...''

``이것봐...목도 그렇고...또...여기..형 발등...푸힛...너무 까매...
  어떻게 보면...꼭 안씻어서 까만것 같단 말이야...''

``칫....언제는....형의 검은 피부가 좋다고 해 놓고서는
  이제와서 무슨 소리하는거냐 !! 응 ?!! 강성훈....''

``아..아니..나는 좋은데..다른 사람들에게 오해살까봐...
  형...게을러서 씻지도 않는다는.......푸힛...''

``그래 ?!!..그 정도야 ?!!...''

``음..좀....이상하긴 해....가만...형 샤워할래 ?!!
  내가 박박 밀어줄께.....''

``아아..시러..시러...전에도 너...나..박박 밀었었지 ?!!
  나 그날 껍데기 홀라당 다 벗겨지는줄 알았다...
  아니..무슨 놈의 자식이 피도 눈물도 없는것 같아...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밀어대다니...생각해보니 용서가 안되네...
  이 놈의 자식.....''

``캬캬...또또.....형...간지럼 태우지 말라니깐...형...하하..미치겠다..''

``에이쒸....!.....이쒸 !!!.....''

``왜..?...왜...형...?!!..''

``이런 제길....''

``왜 ?!!..''

``오늘 밤...너...겁나게 한번 안아주고 싶은데....
  이것...몸이 피곤하네.....졸려...!!...푸힛힛힛.....''

``형...''

``이것...천하의 은지원도 다 됐나봐...이런..황당한 일이 일어나다니..하하하''

``형....''

``야야...또 그런 사슴 같은 눈 될 필요 없어..!!...
  요사이 일이 좀 고되기는 했으니깐....괜찮아질거야....
  자 내 강아지...이 형의 품안으로 팍 앵겨라.....우리 그냥 꼭 안고자자...''

``......''

``에궁..에궁...우쩜...이렇게도 보실보실한건지...우훗....좋아 죽겄어...
  이 형...화악 미쳐부리겠어.....''

``형.....''

``울이쁜 강아지....잘자라.....좋은 꿈 꾸고.....''

``형도..잘자......나보다 더 좋은 꿈 꾸고....''

``푸훗...자식 !!...''

형이 눈을 감자마자 골아떨어진다..
정말로 피곤했나보다...
얼굴이 많이도 까칠해졌다..

너무나도 힘든 1 년이였다...그나마 통장에 있는 돈으로 집은 얻었지만...
살 길이 막막했었다...

형은 새벽부터 밤까지 줄기차게 일만 해대었다..
나도 하겠다고 했지만 그때마다 " 나 너 절대로 고생 안 시킨다...
너의 손에 못 밖히게 할 생각이였다면 아얘 너 데리고 나오지도 않았어...
두번다시 그런 말 꺼내지도 말아라 !!!...네가 할 일은 단 하나뿐이야...
형 올때까지 집 잘 지키고 있으면 돼..!!...심심하면 책이나 좀 보고...알았지.."
형의 이 말에 난 강아지처럼 집만 지켰다...
형은 죽어라 일만하고..........
그 결과로.....이제는 뭔가 좀 틀이 잡혀 가는것 같은데....
하지만......형의 피곤에 지친 모습이 나를 슬프게 한다....

나만 아니였으면....형은 지금쯤...대학생이 되어있을텐데..
아무 걱정도 없이...이런 고생스런 생활은 절대로 하지 않으면서.....

난 가만히 내 어깨를 꽉 부여잡고 있는 형의 손을 떼어낸다..
깊은 잠 속에서도 잘 떼어지지 않는 형의 손...
후후후...고마워 형..꿈 속에서도 이렇게 나를 생각해주니..너무나도 고마워..
하지만..형.. 난 형의 이 손을 떼어내야만 해....

난 몇번의 시도끝에 형의 품안에서 빠져나올수가 있었다..

형의 다리가 퉁퉁 부어있다...
일이 정말로 힘든가 보다...팔도 붓고 얼굴도 많이 붓는것 같다...

왜 이렇게 불안한건지...
이렇게 행복한 가운데서도 왜 이런 불안함이 가시지 않는건지...

난 조용조용 형의 팔을 주무르고 형의 다리를 주무른다...
내일 눈을 뜨면 형은 또 일 하러 가야만 하는 것이다..

나도 같이 하면 덜 힘들텐데...형도 참 융통성이 없다..
내가 뭐 신주단지라고 .....이렇게 애지중지 해 주는건지....
처음에는 안아주지도 않았으면서...후후후후..

난 잊을수가 없다...
처음 둘이 살게 되던 그 날...어디로 갈 것인가....
뚜렷한 목표도 없이 헤매이기만 했던 방황의 그 날들....
나쁜 놈들에게 보석도 도둑맞고 형의 나에 대한 생각도 불완전했던 그 시절..
나도 괴롭고 형도 무척이나 괴로운 날들이였다...

하지만 철저하게 의무를 다했던 형...나에 대한 책임을 완벽하게 졌던 형..
날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형은 자신의 몸은 완전히 포기해 버렸던 것이다...

그리고...반년이 조금 더 지난 ....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짧은 가을과 이른 겨울 사이의 첫 눈이 내리던 그 날...

형은 나를 꼬옥 안아주었다...

나를 보면서 구역질도 하지 않았고...
나를 보면서 고통스러운 표정도 짓지 않았었다..

그저 순수한 웃음......
그리고...약간의 긴장감이 감도는 쑥쓰러운 미소만으로 일관할뿐...

나를....소중하게 안아 주었다...

내가 언제나 꿈꿔왔었던........
내가 언제나 상상속에서만 생각할수 있었던 ........
아름다운 사랑을 그날 형이 내게 주었던 것이다.....

나도 그 날 나를 형에게 주었다..

비록...육체적으로는 완벽하지 못하다 하더라도....
비록 형 만큼 깨끗하고 순수하지는 못하다 하더라도....

누구에게도....이 세상 살아가면서 그 누구에게도 주지 않았던 나를...
나 역시..그 날 형에게 내 머리끝 부터 발끝까지 아낌없이 다 주어버린 것이다

행복한 밤이였다....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그토록이나 아름다울수도 있다라는것을...
난 그 날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부터...지금까지....난 쭈욱 행복하다...

어떻게 말로 표현 할수 없을정도로 너무나 행복하단 말이다..

``형....제발 건강해....나 지금 바라는 것 !! 그것 밖에는 없어...
  형..오래오래 살아야 해 !!!....나랑....
  형의 이 강아지랑....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야 한단 말이야...
  내 말 알아듣지 ? .....내 말 알아듣는 거지 ?....그치...형.........
  사랑해.................
  사랑해............................
  성훈이가.....형을....너무나도...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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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두둥....뚱...뚜웅....뚜우우우웅.....띵...띠잉..띠잉..띵....띵..]

``사장님 !!! 도련님 오셨습니다......''

"음...그래..."

[드르륵 !!]

``.........''

``넌 나를 보고도 그렇게 서 있기만 할거냐 ?!!''

``....죄송합니다.......''

``그래도...절 하는법은 잊지는 않았구나..''

``왜 부르셨어요...''

[슥슥....슥슥슥....]

``왜 부르셨냐고 제가 여쭈었습니다...언제까지 그렇게 칼만 닦으실 겁니까 ?!!''

[뚜둥...띠이이잉...[슥슥.....스윽..].뚜두딩...딩딩.[스스슥]....뚜웅..]

``용아....좋지 않는냐 ?!!....역시...심연의 소리를 듣고 싶을때는...
  가야금 보다는 거문고가 나은것 같구나....네 생각은 어떠냐..?..''

``네에 ?!!!''

``하하하하하....그래그래...네게 이런 것을 묻는 내가 잘못된거겠지...
  그렇다고 아버지를 그런 눈으로 보아서야 되겠는냐...녀석 !!!''

``죄..죄송합니다..''

``...흠.....언제까지 그렇게 살거냐.....[스슥...스슥슥...]''

``...........''

``이젠 들어와서 회사쪽 일도 배우고 조직쪽 일도 조금씩 알아둬야 할것같은데''

``........[꿀꺽...].........''

``그리고...네 나이 이젠 스물이 넘었지 ?!!''

``네...''

``그럼...흠.....결혼도 생각해야 할 시기이구나..
  모름지기 남자는 가정적으로 안정이 되어야 일을 제대로 할수 있는 법..
  거기다....할아버님의 문제도 있고.....''

``...........''

``그래...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냐 ?!!
  아무래도 널 몇 년간 방황하게 한 것이 그쪽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은데..''

``.....푸훗....아버지는 참 예리하세요....정말로 존경스럽습니다...''

``누구냐 ?!..그다지 흠만 없는 아이라면 네가 원하는 아이랑 결혼시켜주고싶구나''

``...도망쳤어요..!!!...어떤 개자식이랑..''

``뭐 ?!!..하하하하하하하하하...너를 버리고...다른 녀석이랑 도망을 갔다고..''

``네....''

``흠......재미있군.....[슥슥..]....[스슥슥슥...] ...그래서....
  네가 그토록 망가졌던거냐 ?!!.....그 분을 삭히지 못해서...''

``.........''

``못난 놈 !!!....내 자식이란 놈이 이다지도 못난 놈이였다니...''

``아버지...!!...하지만....이 녀석은 저랑 결혼해도 후계자같은것은
  절대로 못 낳아줄 놈입니다...이 녀석에 대해서 다 말하면
  아버지 저 인간같이 안보실겁니다....''

``흐음......녀석이라......녀석이라..........남자인거냐 ....''

``네.....''

``그래?!!.....꽤나 황당한 일이긴 하구나....[스윽......]....[슥슥슥...]''

``..........''

``사랑하는거냐 !!''

``네 !!!''

``진심으로...''

``네 !!!''

``후회는 절대로 없고 ...''

``네 !!!''

``그럼 찾아라.....기필코 찾아서 네 것으로 만들어....''

``아버지 !!!''

``하지만 결혼은 해야한다...
  후계자는 있어야 하고 대외적인 눈들도 있고...''

``....[꿀꺽].........''

``네가 처신만 잘하면 모든것이 네가 원하는대로 될수가 있다..
  그런것을 보면 너는 태어남 부터 참으로 운이 좋은 녀석이다....
  남들은 하나도 갖기 힘든 권력과 부 !! 이 두가지를
  너는 태어날때부터 이미 다 가지고 나왔으니...
  이것을 잘만 이용하면 넌 너의 행복과 모든것을 다 거머쥘수가 있다..
  네가 어렸을때부터 내가 누누히 말했었지...
  머리를 굴려라....굴리지 않는 머리는 쓸모없는 돌덩어리 일 뿐이다..
  네 인생은 네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

``순한 아이가 좋을것 같구나...너의 그런 사생활까지 다 포용해줄수있는...
  그래.....아버지가 한번 찾아보마......''

``..............''

``그런데 상당히 궁금하기는 하구나...너를 버릴수 있는 녀석이 누구인지...
  어떻게 너를 버리고 다른 녀석과 도망을 칠수가 있는 것이냐...
  ......어떻게 감히 너를 버리고......하하하하....[스슥....]..[스슥슥]''

``찾아내면 제가 받은 고통의 열배는 더 고통스럽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흐음.....''

``그 자식으로 인해 모멸감이라는 것을 처음 느꼈고..
  그 자식으로 인해 처음으로 이 고지용 !!! 절망적인 패배감을 느꼈습니다...
  가만히 안둡니다...절대로 가만히 안둡니다...''

``미워하는거냐 ?!!....사랑이라 해 놓고 미워하는거냐 ?!!''

``사랑하는 만큼 밉습니다...사랑하는 만큼 증오스럽습니다...
  고통을 주고 싶어요.....철저하게......
  그 자식이 내 발밑에서 두손을 삭삭 빌면서 벌벌길게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정말로 재미있겠구나....찾아라....꼭 찾아서 네가 원하는 대로 한번 해보거라
  가정이 안정되어 있어야 해 !!!...일을 잘 해내려면 네가 원하는 가정을
  만들어 놓아야 한단 말이다....껄껄껄껄....특히 우리같은 일은 더욱 그렇지''

``아버지 같이 말입니까 ?!!''

``...흐음....그렇지......그래...!!....나같이.....
  용아...인생은 한번 뿐인 것이다...특히 우리같은 사람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것이고.........원하는 대로 살아라...!!!
  오늘 저녁에 죽더라도 여한이 없을만큼 네가 원하는 대로 후회없이 사는거야..
  그래서 너를 억압하지 않는 것이다......네가 무엇을 하던....
  네가 어떤 행동을 저지르던.............하지만......용아.........''

``네 !!!...''

``네 어깨에 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달려있다...
  이것만큼은 잊지 말아라...!!....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 ! 그것만 확실히 알고 있으면 된다...
  그 다음은 네 마음먹은대로 사는거야 !!!
  그래야.....그래야....네가 이겨낼수가 있을것이다....[슥슥..] [스스슥..]''

``.........''

``그래...이제 나가봐라...가기전에 할아버님께 꼭 인사드리고...''

제기랄...
할아버지라....그 노친네 얼굴을 꼭 봐야하는건가....젠장..
그래서 이 놈의 집 구석은 오기가 싫어....!!!

``네 !! 그럼 아버지 몸조심 하십시오...''

``후후...그래....''

[드르륵 !!!]

인간적으로 난 내 아버지를 무척 존경한다..
이런 개같은 집 구석에 그나마 제 정신인 것은 아버지밖에는 없는 것이다..

할아버지...
이런 제길....에잇......쉬펄 !!!!....

``랄라라....라라라.......랄랄.....오빠....오빠....나 잡아봐...호호호..
  오빠.....랄랄라......라라랄........''

나랑 똑같이 생긴 여자가 속옷만 걸치고 넓디 넓은 정원을 빙빙돌며..
노래 같지도 않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랄랄라.....오빠....오빠......어딨어......왜 숨었어.....
  오빠 나 잡아 보라니깐....꺄르르......호호호.....랄랄라....''

에잇 씨팔....할아버지 보는것도 참기 힘든데
저 여자까지 보고 말다니...재수 옴 붙었군...

``마님 ...마님...이러시면 안되요...어서 들어가세요...
  감기 걸리세요...''

``안돼...안돼...오빠가 아직 안왔어...나 기다려야 해 !!....''

``마님...방에 들어가 계시면 곧 오실거예요...어서 들어가세요..어서..
  아앗....도련님 !!!.......''

``........''

``뭐야 ?!!....누구야 ?!!...''

``마님 !! 지용 도련님 !!...''

``지용 도련님 !!...지용 도련님이 누구지...나 몰라...호호호....
  오빠...나 여기 있어...나 여기 있어...오빠....랄랄라라...랄랄..''

``마님...마님......죄.. 죄송합니다...도련님 !!..''

``빨리 가서 붙잡으세요...저 꼴로 더 이상 돌아다니지 않게...''

``네...네...그럼...도련님 쉬다 가세요...저...저는...이만...마님..마님''

저 여인이 나의 어머니다...
날 낳고서는 내게 젖 한번 안 물린 내 어머니란 사람이다...
나는 저 여인에게 단 한번도 안긴 기억이 없다...
.......단 한번도......

내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은 알고나 있는 것인지......푸훗...
모르겠지...저 정신으로 어떻게 알겠어.....

성훈이를 처음 만났을때 난 그의 눈에서 내 눈을 보았었다..

나와 비슷한 상처를 가진듯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와 비슷한 아픔을 가진듯한 그런 슬픈 눈으로...
나를...가만히 쳐다보던..........

찾아내야해 !!!  반드시 찾아내야 해 !!!

``도련님....도련님 오셨군요......''

``회장님 !! 용이 도련님이 오셨습니다.....''

대답이 있을리가 만무하다...난 그냥 들어가서 인사만 하고 나오면 되는것이다

[드르륵 !!!]

이 방은 공기부터 사람을 묘하게 긴장시킨다..
숨을 못쉬게 할 정도로....

은 지 상 !!!
은지상파의 실질적인 우두머리이며 재계에서도 그림자 경영자로 이름이 드높은
나의 외할아버지...

그 뛰어난 두뇌 플레이와 피도 눈물도 없는 결단력 그리고 타고난 카리스마 !!!

이젠 나이가 꽤 들었는데도 아직까지도 눈의 힘은 그대로다...
아니 예전보다 더 빛을 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람은 나를 극도로 싫어한다..
아니 싫어한다는 것의 차원을 넘어 나를 무슨 원수 보듯한다..

왜 그런지 도저히 알수가 없는 일이다..
어렸을때부터 이 사람이 내게 한 행동을 보면 도통 이해할수 없는 기억들 뿐이다

그래도 손잔데....
아무리 외손자라고 해도 하나밖에 없는 손자인데...

``.........''

``할아버님 문안 인사 드립니다 !!!..''

``...........''

``절 받으십시오...''

``............''

``그럼 가 보겠습니다....또 오겠습니다....''

``.............''

[드르륵 !!!]

휴우.....제길...이런 개떡같은 기분이 되다니...
하여간 이 놈의 집 구석은 정말 오기가 싫어..

사람이 그래도 인사를 하면 한번 보기라도 해야 하는것 아니야 !!..
에잇 쉬펄 !!!!...

은 지 상 .....내 외할아버지...
은 성 혜 .....내 어머니....

그리고....

은 지 원 ....그 개놈의 자식 !!!!..

아니....생각해보니 모두 다 은씨 아니야....
이..이런......웃기지도 않은 일이....
젠장 !!! 전생에 은씨랑 철천지 웬수였던건가...푸...후...후.....후후후후...

은지원 !!!....너 가만히 안둔다...
너 정말 이번에 내 손에 걸리면 완전히 골로 보내줄거라고...

너희들 지금 행복에 겨워 미칠 지경이겠지...

가만히 안둬....

절대로 너희들 행복에 겨워 희희낙락 하며 사는 꼴 !!! 난 절대로 못봐 !!!...

철저하게 망가뜨려 주겠어...
철저하게 망가뜨려 주겠다고.....

에잇 쉬펄 !!!
헌데...어째서 찾지 못하는건가..

도대체 어느 구석에 쳐밖혀 살길래...
그 두 쥐새끼를 못 찾아 이리 쩔쩔 매야하다니...
제기랄.....제기랄........제기랄......

``랄라.....랄라라....오빠......오빠.....호호호......랄라라.....''

이런 이런 ..저 정신나간 여자 목소리가 또 들리다니....메스껍다.....우욱..
안되겠다.....지금은 무엇보다 이 집구석에서 빨리 떠야하겠어...젠장....

``오빠....오빠.....사랑해.....성혜는...오빠 사랑해....
  오빠....나 버리지마.....랄라....호호호....오빠......오빠....''

---------------------------------------------------------------------

``자 !......아~~...''

``아...앙...''

``후후후......맛있어 ? 형...''

``음..너넘마이어....우물우물..''

``자...또....아.......''

``아......앙....''

``내가 먹여주니깐 더 맛있지...''

내 말에 천진한 소년처럼 고개를 끄덕이는 형의 모습.....
정말로 사랑스럽다..

``자 다음에 뭐 줄까...''

``고거...''

``이것 ?!!..''

``응....고것 줘...''

``그래....자...아.....''

``아...앙....''

``자 다음은...''

``이젠...요것 줘..''

``으잉 ?!!...''

``우쒸 !! 빨리 줘...나 늦는단 말이야...''

``으음....''

``어엇...빨리 안줘...''

형이 천진한 소년처럼 투정을 부린다...
이 모습 또한 내 심장고동소리를 커지게 하는 사랑스러운 모습중의 하나다..

``그럼....눈 감아...''

``시러....나 눈 똥그랗게 뜨고 있을거야...''

``안돼....그럼 내가 쑥쓰러워지잖아...''

``이런..이런..쑥쓰 ?....네가 내게 쑥쓰 ?...아하하하하...''

``왜 웃어 ?....난 진심인데.......꺄아악...''

``네가 안준다고 내가 못가질것 같아 ?!!.....푸힛힛힛....''

``꺄르르르르....하하하....''

``네 입술이 좋아.....그 어떤 음식보다 더 맛있어....네 입술이...너무 좋아..
  쫄깃쫄깃하고.....쫀득쫀득하고....촉촉하고....달코옴.....''

``아아악..형...그만 말해....내 팔 소름 쫘악 돋는것 보이지..제발 그만말해..''

``우웅...넘 맛있어....화악 물어뜯고 싶어....''

``으음...으음....잠....까..안....으음.....혀...엉......
  헉헉....헉헉헉...형..뭐야 ?!!..숨 못쉬는 줄 알았잖아...학학학...''

``우웅...신경질 난다..계속 하고 싶은데.....''

``안돼...안돼...늦었어....자 이젠 양치하고 씻고 어서 가야죠...
  우리 멋있는 은지원씨....!!!''

``멋있는 은지원씨 ?!!...캬하.....푸하하하하....
  그럼..그럼..나야 원체 한멋임음 하는 인간이지...암 그렇구말고...
  그런데...형 없는 시간동안 내강아지 또 엄청 심심하겠다....''

``후후......''

``성훈아...심심하면 책 많이 읽어라 ...공부도 좀 하고....''

형이 날 그윽한 눈동자로 바라봐준다
거기다 더 이상의 달콤함이란 없을정도의 달짝지근한 미소와 함께...

``내강아지 이리와봐..''

형이 포근하게 나를 안아준다....

``사랑한다...성훈아....사랑해......''

``으응....''

``정말 이렇게 계속 살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런 걱정없이 매일 매일 이렇게 행복하고 기쁘게 말이야...''

``으응.....''

``성훈아 행복하니 ?....''

``.........''

``뭐야 ?!!....왜 말이없어....''

난 대답대신 형의 품 속으로 더 파고들어간다...
그러자 형의 옷에 내 눈물이 얼룩져 가고 있다..

``어엇....또..우는거야..?!!...이런...이런...''

``형.....지금같은 생활이 내게 있으리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어...
  형과 나...이렇게 살수 있으리라고 솔직히 생각도 못했단 말이야...
  행복하냐고 ?.....나 보고 행복하냐고 ?.........
  형........형.............''

``자식......''

``행복이란 단어로는 불가능해....지금 내 마음을 이 행복이란 두단어로만
  표현한다는건 절대로 불가능하단 말이야........
  ....계속......이대로 살고 싶어.........계속 ...이대로....
  형의....품 안에서...계속 이대로........너무 큰 바램은 아니겠지 ?..
  지금 이런 내 마음 그리 큰 욕심은 아니겠지 ?.....그치 형.....형...
  나...지금 꿈 속에서 살고 있는것은 아니지.......?....''

``그럼~....자...훈아...형 봐봐.....''

형의 입술이 내 눈물을 말라가게 한다...
천천히...그리고...부드럽게...

``형의 감촉이 느껴지지...?.......''

``으응...''

``꿈이 아니야....이건 절대로 꿈이 아니야....
  그리고..성훈아.....형이...이 행복을 네게 끝까지 안겨 줄거야..
  그러니 아무것도 걱정하지마....불안해 할것도 전혀없어....
  내강아지...형을 너를 사랑한다......사랑해도 아주 많이 사랑한단다..''

형의 속삭임이 내 귀에서 맴을 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솜사탕처럼 포실포실하게 내 귓가에서 맴을 돌고 있는 것이다..

-------------------------------------------------------------------------

``어이...은군 !!!...괜찮은거야 ?!! 안색이 상당히 안 좋은데....''

``네 ?!!...''

``요사이 은군 얼굴색이 말이 아니야...힘도 예전같지 않은것 같고...''

``네.....''

``병원에 한번 가보지 그래 ...
  병이란게 키우면 키울수록 더 고치기 힘들다고 하잖아..''

``제가 그렇게 안좋아 보여요 ?!!''

``허허...그거야 자네가 더 잘 알텐데....자네 몸이잖아....''

``맞아요...그렇네요.....말 나온김에 오늘 한번 병원에 가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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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왜 이렇게 늦었어..?....형....''

형의 안색이 좋지가 않다...
으음...이건 술냄새 형이 술을 마셨나....

``형 배고프지 ?...잠깐만 기다려...''

부엌으로 나가려던 나의 손목을 형이 가만히 잡는다...

``형....왜 ?....''

이젠 잡은 나의 손을 형 쪽으로 끌며 내 몸을 안아준다...
살며시 내 등을 토닥거려 주며......가만히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형이 조용히 허밍을 한다...

이게 무슨 노래였던가...
예전에 많이 들어보긴 들어본 노래 같은데...

그런데 왜 이리도 구슬프게 들리는건지..
그다지 슬픈 노래도 아닌것 같은데...

``너...많이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데...''

내 머리를 쓰다듬는 형의 손길이 더욱더 따스해진다...

``내 강아지 행복해 지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형의 볼이 내 볼에 다가와 비벼댄다...좋은 느낌이다...무척이나 좋은 느낌이다

``난...그럴 자신이 있었는데......정말로....널 무지막지하게 행복하게 해 줄
  자신이 있었단 말이야.....''

형이 날 세차게 끌어안는다...
마치 날 으스뜨리게 할것같은 그런 세찬 힘으로 형이 날 끌어안는다...

무슨 일이 있는건가 ?!!

형에게 무슨 일이 생긴건가 ?!!!

지금 이순간 형과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벌어지려고 하는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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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증상이 있었을 텐데...대단하시네요....
  참기 힘들었을텐데 말입니다...
  우선 해 드리고 싶은 말은...큰 병원 쪽으로 가셔서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한시라도 빨리 투석을 해야 다른 장기쪽에 무리를 안 줄 것입니다...
  급성신부전이라 시간이 급박해요.....한시라도 빨리 치료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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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내과 김윤하 선생님 김진영 선생님 속히 핵의학실로 와 주십시오..]

[일반외과 유기준 선생님 유기준 선생님 제 3 수술실로 와 주십시오...]

[엉엉...주사맞기 싫어.....엉엉.....엄마...엉엉...]

[어떻게요...우리 엄마 불쌍해서 어떡해요.....평생 고생만 지지리 하신 분인데..
 좀 살만해지니....흑흑..우리엄마 불쌍해서 어떡해요..]

[에잇.. 이놈의 병원은 오기만 오면 최하가 3 시간이야...
 정말 징글징글하군... 도대체 뭐하고들 있는건지....]

병원은 참으로 오기 싫은 곳이다..
냄새부터 사람을 한 없이 기분나쁘게 하고
거기다 정신을 차릴수 없는 이 어수선한 분위기.....

아마도...이 곳에 오는 사람들의 마음이 행복보다는 불행쪽에 더 근접해
있기 때문인것도 같다....

정말로 오기 싫은 곳....병원..
그래도 살기 위해서는 이 곳에 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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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바본가봐...형이 이렇게 아픈데도 병이 있다고는 짐작도 못했으니..''

``나도 몰랐었어........''

``맞아..생각해보니...형 배 고프다고 말만했지..정작 먹지는 않았었어..
  또.... 먹으면...자꾸 토했잖아....''

``...........''

``그리고.....형... 팔 다리 주무를때 진작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무슨 소리야 ?....''

``이것봐..나는 눌러도 곧 튀어나오지...하지만 형은 안그랬어....
  자봐...누른 상태...그대로 지속되잖아.........이씨.......젠장....''

``성훈아...''

``내게 화가나...화가나서 미칠것 같아...''

``.........''

``아니다..아니야...괜찮은거야..그래도 다행인거야..
  암은 아니잖아.......형.. 그다지 큰 병은 아닌거야....
  분명히 고칠수 있어....곧 나을수 있단말이야....그치 형 ?!!!''

``...........''

``형.........''

``...........''

``걱정하지마...''

``...........''

``내가 있잖아...나에게 형이 있듯이 형에게는 내게 있잖아....
  그러니깐 제발 아무것도 걱정하지마......''

``...........''

``사랑해.....''

``...........''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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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의 최선의 방법은 신장이식 입니다...
  하지만 우선은 투석 부터 해야 할텐데...혈액투석과 복막투석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심사숙고 하셔서 어떤 방법으로 하실지
  선택하십시오....''

``어떤 방법이 더 환자에게 적합한가요 ?!!''

``글쎄요...혈액 투석은 일주일에 3 - 4 일 정도 병원으로 오셔서
  투석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기계로 독소가 쌓인 혈액들을 깨끗하게 만드는거지요....
  이 병원 1 층에 투석실이 있으니 한번 가서 보세요..
  1 회 하는데 한 4 시간 정도 걸립니다...''

``네 ?!!..4 시간이나 걸려요 ...그럼 힘들지 않아요 ?''

``처음에는 침대에 누워서도 하고 익숙해지면 앉아서 하시는 분들이 더 많으신데
  글쎄요......좀 지루할 것입니다...속도 좋지 않을거고...''

``그럼 복막 투석은요 ?!!''

``이 방법은 병원에 오실필요 없이 가정에서 직접 하실수 있는데..
  하루에 4 번 복강내에다 직접 넣어주시면 됩니다... 한 1 시간정도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하루에 4 번이요 ?!!...매일 매일 해야 되는 거예요 ?!!..''

``네 ....''

``..........''

``그래서 남자분들은 혈액 투석을 많이 하시는데 이것을 하려면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동맥쪽이 혈류속도도 빠르고 압력도 강해 정맥쪽이 감당할수가 없어
  확장수술을 받아야 하는거죠...이 수술을 받고 약 한달 후부터 혈액투석을
  할수 있습니다...그런데 만약 이 방법을 선택하실거면 팔 운동을 많이
  하도록 하십시오...그래야...혈관확장에 도움을 줍니다...
  사실 번거로운것을 따지지 않는다면 복막투석쪽이 ......
  글쎄요..복막투석도 복막염 같은 위험 요소가 없지 않지만은...
  혈액 투석은 엄격한 식이요법 ..또한 노폐물이 쌓이기를 기다렸다가 하는
  치료라 심장이나 폐에 부담을 줍니다..또 혈액검사도 자주해야 하고...
  어쨌던...이식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은 한시적인 치료일뿐 근본적인 치료를 해 주는것은
  아닙니다.... ''

``저..저기...생명의 위험이나 그런것은 없는거죠...''

``가장 무서운 것은 합병증입니다...이 병으로 인해 다른 병으로 갈수도 있으니
  하지만...그렇게 따진다면 모두다 위험요소를 안고 사는거죠....
  어쨌던...일가친척이 계시다면 신장기증자 부터 찾아내세요...
  그러면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그렇지 않고 계속 투석으로만 일관하면 악화될수 밖에는 없어요...''

``제 신장을 주면 안되나요 ?!!''

``혈액형이 어떻게 되시는데요...''

``B 형인데...''

``환자분은 A 형이군요....그럼 힘들겠는데요...
  우선 혈액형이 맞고 조직형이 비슷해야 합니다..
  그래야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고 성공률이 높아져요....
  그럴려면 부모 형제가 가장 이상적이라 할수 있죠...
  일반인들에게서도 비슷한 조직형을 찾을수는 있지만...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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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아프지 ?!!''

``아니 참을만 해....''

``세상에 목에다 이런것을 하다니....보기만 해도 끔찍해...''

``푸훗...어쩔수 없대잖아....그런데 신기하다...
  내 피가 저 기계를 통해서 순환되고 있다니....그러니깐 내 몸속에 있는
  모든 피들이 세상밖으로 한번 나왔다가 다시 들어간다는것 아니냐....우욱''

``형 !!...형....왜 ?!!''

``아니야...좀 어지러워서....그런데...성훈아 병실에 가 있어...지겹잖아...''

``지겹기는...간호사들이 뭐라고 하기전까지는 형 옆에 꼭 붙어있을거야...
  이렇게 형 손 꼭 붙잡고....''

``자식.....''

내가 대신 아플수는 없는걸까....
형이 누워 있는 이 자리에 차라리 내가 누워 있으면 안되는 걸까....
나 때문이야...다 나 때문에 형이 이렇게 병이 난거야..
내가 너무 속을 썩여서....내가 너무 형에게 고통을 줘서.....
나 이제 어떻게 하지....우리 형 안쓰러워서 나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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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던 현실이다...

그런데....현실의 순간이 되면 사람의 목을 죄어오는것이 있다...

돈........

그렇다..바로..이 돈 이라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목을 졸라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살기 위해서는 돈 이 필요하다....

그것도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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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의 얼굴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도대체......이런 꼴로 이모의 얼굴을 어떻게...

``누구세요...?''

분명 이모의 아파트 벨을 눌렀는데 생소한 목소리가 대답을 한다..

[찰칵 !]

``누구시죠 ?!!..''

``저...저...여기 사시던 분...''

``아하...혹시 전에 사시던 분 아드님 !!....잠깐만 기다려봐요...
  전해줄 것이 있어요....''

이모에게 무슨일이 있어난건가...

``자...이 편지....혹시 자신을 찾는 사람이 오면은 전해주라고 했었는데..
  다행이네요....전해 줄수가 있어서....''

``저..저기 ..그럼 저 옆집의 사람은...''

``아아..그 미친 사진작가 !!...맞아요..이 아파트 파신 분도 그 사람때문에....
  완전히 졸딱 망한것 같아요...마약 하다가..빚 왕창지고 지금은 뭐 정신병원에
  있다던가......어멋 !!!...괜찮아요 ?!!....''

``아..아...네...괜찮아요...''

``들어와서 물이라도....''

``아...아니...괜찮습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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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내가 꿈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을때...
다른 한쪽에서도 세월은 흘러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월이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었던 것이다...

[지원아...글쎄 네가 언제쯤 이 편지를 보게 될지는 모르겠는데....
 처음에는 네 녀석 원망 많이 했다...아얘 두번다시 안볼려고 했어....
 하지만....네 인생이다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네가 선택한 인생 ! 남들이 보기에는 도저히 이해할수도 없고 용서받지 못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네가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자식이 선택한 그 인생 !!!...그래 이 엄마만이라도 이해해 줘야겠지...
 우리 성훈이....그 놈의 애물단지........
 그래...네가 많이 사랑해줘라...우리 강아지 ..그 가여운것.....
 그리고..이왕 저지른 일 !! 남보다 더 잘 살아야 한다...
 엄마 마음에 이렇게 못질하고 나간거니 이 악물고 더 잘 살아야 한다고...
 엄마는 건강하다...네 놈과의 약속은 꼭 지킬꺼다....
 그러니...네 놈도 건강해라......그럼 언제가는 만나게 되겠지....
 지금은 엄마도 혼란스럽구나....
 네가 그렇게 나간것이 차라리 잘된 일 같으니.....
 여러가지 일들이 많이도 일어났단다....
 일일이 다 쓸수 없을정도의........많은 일들이.......순식간에....
 언제가는 만날수 있을거다....그 동안 엄마 열심히 살거다...
 그러니 너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
 지원이....내 아들.....사랑한다........건강해라.....]

``이모.....흑흑흑.....이모......''

정말 형에게나 이모에게 있어서 나와 나의 아버지는 암적 존재인가 보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는거지.......
어떻게 이럴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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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엇.....어엇......세상에.....''

``.................''

``세...세상에.....언제부터 기다린거예요 ?.....''

``................''

``하하.....이것 참....너무 놀라니 웃음밖에 안나오네요...
  혹시라도 그 쪽 보게되면 할 말이 참 많을것 같았는데...
  앗...우선은 어서 일어나요....
  세상에...여기에 계속 쭈그리고 앉아있었던 거예요 ?!!...''

어느 날 바람처럼 사라졌던 한 소년이 지금 내 손을 잡고 일으서고 있다
그것도 내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말이다..

이상하리만큼 보고 싶었던.....
이상하리만큼 내 의식을 지배했던 소년이....
또다시 내 앞에 나타나다니..
이젠 두번다시는 못볼줄 알았는데....

[철컥 !]

``어서 들어오세요....배 고프지 않아요 ?!!..우선 음식부터...''

주방으로 가려던 나를 그가 붙잡는다...
그것도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저...저기....아...아직도 나 찍고 싶어요....?....''

``네에 ?!!...''

``저...저기.....그러니깐...아..아직도...나를...사진으로 찍고......''

``.............''

``찍...찍고...싶지 않으세요 ?...''

``아뇨 !!!...찍고 싶어요...''

불안함으로 가득 차 있던 그 사람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떠 오르기 시작한다..

``그...그럼.....저....''

``말해 보세요...''

``저....저기...''

``괜찮아요......아무것도 개의치 말고 말해요....''

``그럼...제게 모델료를 줄수 있어요 ?!!...''

``네?!.......네 !!.....당연히 드려야죠.......당연한 거예요...''

``사실...제 아버지가 사진작가였지만..모델료를 얼마를 지불하는지는 잘 몰라요
  그런데...지금...제게는 꽤 큰 돈이 필요해요......''

``그 쪽 같은 모델이라면 상당한 액수를 지불해야 해요....
  당연한거니...주저치 말고 확실하게 말해도 괜찮아요....''

``..............''

``하나님께서 제가 무척 커다란 행운을 주시네요...
  제 일생일대의 작품이 나올것 같아요....
  하지만...우리...이 말은 나중에 더 구체적으로 하고
  우선....진짜 배고프지 않아요 ?....저는 배 고픈데....''

``.............''

``우리 밥 먹어요...괜찮죠 ?!!..''

그 사람이 고개를 끄덕인다...
참으로 순해 보인다....사람의 느낌이 이렇게 달라질수도 있나보다

``저 좀 피곤한데...들어가서 조금 누워 있어도 되지요 ?''

``네 물론 ....앗 잠깐...''

예전에 그가 몇일간 내 집에 머무르던 그 방...
하지만 지금은 그 방의 문을 열어서는 안된다...
그 방에는 그가 싫어할지도 모르는 사진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어엇...먼저 보고 말았네요....미..미안해요...''

``아니예요....괜찮아요.......
  그런데...형이...참...보기 좋네요....사진속의 형이...참 보기가 좋아요..
  형이...왜 그쪽 사진을 좋아하는지 이해가 가요...''

``사실 생각 해 보면 이 사진으로 인해...그쪽이랑 인연이 닿게 된거죠....''

``후후...그런가요 ?!....맞아요...그때는 참...괴로웠었는데....''

``그런데 말이죠...세상은 정말로 요지경인가봐요...''

``왜요 ?!!..;;

``저 사진속의 지혜누나가..제 형수가 될 지도 몰라요....''

``네엣 ?!!..그래요 ?!!....그런데....형이 있었어요 ?!!...''

``아..네....배 다른 형이 있어요...아주 멋있는 사람이죠...''

``그래요....''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죽어라고 숨기고 싶은 내 이야기가 이 사람앞에서는
절로 나오다니....

``지원이 형은 잘 있어요 ?!!''

``네 ?!!....아...네...잘..잘...있어요...''

``처음에는 굉장히 놀랬어요...짐작은 가긴 했지만...설마 했는데....''

``.................''

``힘든 일이 있으면 곧 좋은 일이 생길거예요....이건 인생의 진리예요....''

나의 말에 그가 미소를 짓는다...천사와도 같은 미소를....

``아무래도 안되겠어요....저...가 봐야겠어요...''

``네에 ?!!....저녁이라도 먹고...''

``아니예요...형이...심심 할거예요...여기서 너무 지체했어요....
  저..저기 아까 제가 했던말......''

``걱정마세요.....''

``고...고마워요...''

``아니...오히려 제가 더 고마워요...저를 찾아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그럼...다음에 다시 올께요....''

``조심해서 가세요...지원선배님에게도 제 안부 전해 드리고요...''

``네....네....그럼..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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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식 !!! 살다보니 이런일도 있구나...네가 내게 이런 부탁을 다 하고..''

``고맙습니다...형님 !!!...''

``고맙기는...넌...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놈일줄 알았는데...
  이제서야 좀 사람냄새가 난다...
  그런데....뭐야 ?!!..네가 일 저지를 놈도 아니고 왜 갑자기 이런 돈이
  필요하게 된거냐 ?!!''

``..............''

``대답하기 싫다는 거냐 ?!!...에잇 관둬라....내가 알아서 뭐하겠냐 !!!
  그럼 온 김에 사진이나 보고 갈까......''

[끼이익..]

``여전하구나...여전히 꽃밭이야....네 어머닌 죽어서도 행복하겠다..
  아들놈에게 이렇게 끊임없는 사랑을 받으니.....''

``.........''

``네 어머닌 술집여자였지만...그래도...정말 괜찮은 사람이였어....
  한때는 네 엄마가 내 엄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 였으니...
  아니 지금도 그래..........참 따뜻했던 사람이였는데.......''

``..........''

``너...아버지 원망 안하냐 ?!!...고씨 핏줄인데...네 엄마 성따라서
  살아야 되는 네 삶이 원망스럽지 않냐고...?...''

``아니예요....아버지 절대로 원망안해요....''

``그래...넌..예전에도 그랬어....어렸을때...내가 그렇게 괴롭히고..
  네 엄마..내가 독점해도...넌... 화 한번 안 내던 녀석이였으니....
  네 엄마 오래 사셨으면 좋았을텐데....
  쉬펄...오래 살아봤자...좋은 꼴이야 봤겠냐만은......''

``형님 !!...결혼은...?''

``결혼 ?!!...푸후훗...그래...내가 결혼을 한댄다..''

``형님 !!...형수 되실분 괜찮으신 분이예요..착하시고..또 아름다우시고..''

``네가 그걸 어찌 아냐 ?!!..''

``아..저..저희학교 선배님이셨어요 ...''

``그래....''

``한번 봤는데..얼굴은 봐 줄만 하더라...그런데...왠 눈이 맛간 동태눈이냐
  밥맛 없더라..그리고 난 여자같은것은 싫어..정나미가 뚝뚝 떨어지거든..''

``형...형님..''

``어쩔수 없이 결혼은 하지만...제기랄...그 자식을 빨리 찾아야 할텐데...''

``네..네엣..?!!''

``하여간..결혼식에...꼭 와라..!!.. 너도 올 자격 충분히 있어 !!..''

``제...제가 어떻게....''

``야....너...꿇릴것 하나도 없다...!!
  첩의 자식이면 어때...난 정신나간 여자의 자식이야..나보단 네가 훨 나아..''

``안되요...아버지 얼굴도 있는데...''

``자식 !! 비싸게 굴기는....그래...알아서 해라...
  난 네 녀석이 꼭 왔으면 좋겠는데...워낙 넌 신중한 놈이니...
  네가 선택한것이 옳겠지....에잇...결혼 생각하니 괜히 짜증나네..젠장..''

[퍼억..!!!]

``엇...형님..!!..''

``어헛...맷집이 꽤 쎄졌는데...이젠 안 쓰러지네.....
  이것 내 주먹이 무뎌진건가.....하하하하하하....''

``형님도...참....하하하하.....''

``그럼...나 간다...뭐 필요한것 있으면 즉시 연락하고..
  넌..내게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다...누가 뭐라고 해도 넌 내 동생이야..알지..''

``네엣..!''
  고..고맙습니다...형님...!!''

``짜식 !!..잘 나가다가 또 맥빠지게 하네...꼬박꼬박 격식 차리기는...
  징그러운 녀석.....!!....하하하...가만...내가 이 방은 한번도
  들어가 본적이 없는데...이 방은 뭐가 있는거냐 ?!!''

``아앗..잠깐만요...형님....잠깐만...''

``호오......저게 뭐냐 ?!!!.....흠......
  가만..내 눈이 지금 제대로 된거라면 저 밑에 깔린 여자 ....
  네 형수 될 여자 아니냐 ?!!...''

``형...형님...''

``오홋.....이것 상당히 재미있는데...
  난 얼굴만 보고 무슨 곰탱이 같은 여잔지 알았는데...
  호박씨 엄청 까댄 여자구나....재밌어.....아주 재밌어...
  그런데 저 위에 있는 놈 !!...저 놈 !!...흠....하하하하하하...
  정말...질긴 인연이군...질긴 인연이야...하하하하하...
  재진아....이 형님은 이제 간다......잘 지내거라....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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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욱...이게 모야 ?! 이걸 먹으란 말이야
  세상에 설탕배조림에다 통조림 온통 다 단 음식 뿐이잖아
  어떻게 이런 반찬에다 밥을 먹을수 있지...''

``으응..단백질 음식은 분해를 할수가 없어서 안된데..
  그래서 필요한 열량을 이렇게 단 음식에서 흡수해야한데..''

``뭐 ? 그럼 계속 이렇게 먹어야 한다고 ''

``응 ...형이 혈액투석쪽이 좋다고 했잖아..그럼 음식조절을 잘 해야한데''

``아웃..그건 그렇다 쳐 ..그런데 이것 소금 넣긴 넣은걸까 ? 왜 이리 밍밍해 ''

``에잇 !! 오늘따라 형..심통 무지부리네..자 ..어서 입벌려 !!
  내가 먹여줄께....''

``흐음..''

``하하하하하..''

``왜 웃어 ?!''

``하하하하하하하..''

``왜 웃냐니깐 ?!!''

``너..너무 귀여워....우리 형 너무 사랑스러워서 훈이 미칠것 같아...하하하하''

``뭐 형보고 귀엽다고..?!! 이 놈의 똥강아지를...너...너..''

``하하하하하하...''

내가 이 세상을 보고자 처음 눈을 뜬 날 ...
그 날 난 형을 보았다

나의 이 허황된 기억을 망상이라 해도 좋다..
어쨌던 난 형을 보았었다..

다른 사람들이 십중팔구 자신의 어머니나 아버지를 보았을 그 시기에
난 이 사랑스러운 형을 본 것이다..

그 날 이후부터 지금까지 난 나의 형과 쭈욱 함께다..
그렇다 이것만으로도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것을 감사해야 하는 것이다..

날 언제나 지켜주고 돌보아 주었던 형 !!
너무나 많은 것을 받아왔는데...

그런데...
난 형에게 아무것도 줄것이 없구나....아무것도........

난 도대체 형에게 있어 어떠한 존재인걸까 ?.....그저....필요 악인것인가....

---------------------------------------------------------------------------

``불 !!''

``.........''

``불 !!!.....''

``.........''

``야 !!! 불 붙여..!!!''

``으응...응...아 미안 ...깜빡 졸았나봐....미안 짱....''

``제기랄.....에잇..쓰불..''

``미안미안..짱 !!!''

``넌 이런 순간에도 잠이 오냐 ?! ''

``아아 ..좀 피곤하기는 해 ..짱이 너무 ....후후후..''

``웃지마...정들어...''

``그런데 우리 짱 내일이면 면사포 쓰는구나 ...왠지 싱숭생숭하기는 하다''

``면사포 ?!! 놀고있네...내가 미쳤다고 면사포 쓰냐 ?!! 애가 이리 썰렁해서야''

``아앗...맞아...하하하하...너무 짱한테 시달렸더니 나 제 정신이 아닌가봐..''

``.............''

``어엇...왜 그래 ?! 왜 또 분위기 까는거야 ....짱....''

``후우......그 자식에게 씌어주고 싶었는데......''

``짱 ?!!''

``참 예쁠거야 .. 하지만 할아버진 뒤로 넘어가시겠지 ..하하하하하
  아니야..어차피 내게서 나오는 손자는 바라지도 않는 사람이니
  남자랑 결혼한다한들 신경도 안쓸지도 몰라........''

``성훈이 잊을수 없어 ?.....''

``.............''

``나로선 부족한거야....''

``푸훗........''

``그래...그렇겠지.....이해해....''

``야야...청승떨지마...!! 뭐냐 너 .....''

``그래..이걸로 만족해...ㅤ평생 이렇게 거두어 주기만 하면 돼..
  난 이걸로 족해.....짱...제발 나 버리지만 말아줘....부탁이야..''

``어웃..자식 !! 정말 밥맛없게 하네...왠....왠....이것 참...''

``성훈이..이해가 안돼 ... 어떻게 이런 짱을 포기하고....후훗...정말 이해안돼''

``그런데 그 자식 말이야 !!!...''

``누구..?''

``있잖아 ..그 놈 !! 내공주님 데리고 토낀놈 !!!''

``으응..은선배 ''

``제길 꼬박꼬박 은선배라니...그냥 은놈이라고 해 !!!......''

``하하하.....''

``야..너 왜 웃어...''

``알았어...알았어...은놈...!!..킥킥....짱도 알고보면 참 귀여운 사람이야..''

``이..이놈의 자식이...''

``그래..그 은놈이 왜 ?!!''

``네가 보기에도 그 놈이 멋있냐 ?!!...설마 나 보다야 멋있기야 하겠냐만은..으흠
  그래도...그 뭐.....''

``으응...그래...좀 그런게 있어....맞아 나도 참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은선배랑..아니 은놈이랑 짱 !!..생긴것도 판이하게 다르고 분위기도 상당히
  다른것 같은데....어딘지 모르게 비슷한..글쎄...이걸 냄새가 같다고 해야하나''

``무슨 황당한 소리야 ?!!...내가 그 놈이랑 비슷하단 말이야..?!!''

``아니..아니...전혀 안비슷한데....그래도 뭔가가 좀 그래.....
  그래서 은선배에게 적의감이 안드는것 같아.짱이 이다지도 싫어하는데도 말이야
  나 정말 짱이 싫어하는 인간은 내가 더 싫거든.......''

``흐음.....에잇...''

``왜 ?!! 왜 ?!!''

``화가나서 미칠것 같아...그 놈이 내거랑 히히덕 거리고 있을것을 생각하니..
  이 씨발...난 내일이면 족같지도 않은 결혼이란것도 해야 할 판인데..
  그 놈은..그 새끼는.....젠장...!!...찾아야 해 !!! 기필코 찾아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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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하야 !!...이 놈의 자슥 !!....후우....'''

[회장님 !! 사장님이 오셨습니다....]

``그래...''

[드르륵]

``아버님 !!''

``그래...아직도 찾지를 못한거냐 ?!!...''

``네...''

``이런 !!! 하루빨리 찾아내야 해 !!...하루빨리...''

``알겠습니다 !!....그런데 아버님 ! 내일이 지용이 결혼식입니다...''

``............''

``아버님..''

``그 녀석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악의 근원이야...
  우리 집안을 말아먹을 녀석이란 말이야...후우..결혼이라.....''

``아버님..... 그래도 아버님의 핏줄이십니다...''

``핏줄 ?!!...핏줄이라...흠...그것도 핏줄이라 해야하는건가..
  그 놈때문에 성하가 죽은 것이야....그 놈때문에...
  그 놈때문에..지 어미가..미쳐버리고....그런데...핏줄이라고....''

``그래도 지용이 나무랄데 없는 아이입니다....''

``그 녀석은 아이를 낳아서는 안돼 !! 악의 씨앗만이 더 생성될 뿐이지..
  차라리...태어나던 그 날 !! 죽였어야 했는데....''

``아...아버님...''

``성하의 진짜 자식놈을 찾아야 해 !!! 그러면 모든것은 다 해결되는 거야..
  그렇게만 되면 우리집안의 치부를 제거할수도 있게되고...''

``아버님 !!!''

``내 ...너에게는 언제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이젠 그만 나가 보아라..........''

``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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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내가 너의 아버지가 될 것이다...
  넌 사내놈이야 ...그러니 이런 일 !! 굳건히 이겨내리라 믿는다..
  그래야 하늘나라 가신 네 아버지 어머니도 마음 놓을수 있을것이고..
  멋진 사내로 자라거라....나도 네게 멎진 아버지가 되 줄테니..''

내 17 살 되던 그 해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뜨셨다...
그래서 나는 그 분들의 절친한 친구분이셨던 은지상 !! 바로 지금 나의 장인이신
이 분의 집으로 오게 되었다..

``난 성하야...만나서 반갑다..''

햇볕에 그을린 피부 오똑한 콧날 초롱초롱한 두 눈 다무진 입술
그와의 첫 만남은 싱그러운 봄 햇살마냥 상큼한 느낌이였다...

도련님 !! 그렇다...타고날때부터 도련님일수밖에 없을것 같았던 그의 첫인상이였다
그리고 그 뒤에 꼬옥 붙어서 나를 보며 수줍게 웃던 성혜...

사랑.....
첫 눈에 사랑할수 있다...없다....

난 이날 분명히 알수 있었다...
첫눈에 사랑할수 있다라는 것을.......나는...성혜를 처음 보는 그 순간부터...
사랑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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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겠다....현우야....''

``왜..?!!..''

``성혜....이 아이 정말 사랑스러운 누이동생인데....
  하아...이걸 어찌해야 할지....그래..어렸을때부터 내가 따라다니면서
  뒤치닥 거리 해준 영향도 있겠지만....''

``그래.......그런데 ?....''

``나의 대한 집착이 너무 커..!!...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닌것 같아..''

``.........''

``너 이런 말 하면 믿지 않을지 모르지만...
  나 지금까지 여자친구 한명도 못사겼어...좀 사귈만 하면 성혜가 어떤 일이라도
  벌려버려서 반드시 망쳐놓는단 말이야.........''

``성하야....''

``솔직히...나 두렵다....성혜가 무서워.....''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이 날 난 또 확실히 알게 되었다..
나는 성혜의 한번 눈길만으로도 하루가 온통 장미빛일수가 있는데..
그런 나에게는 공허함만 있을 뿐이고...그렇지 않은 성하에게는 그것이 지옥이라니''

``그리고...난 사실 이런 삶이 맞지않아...무슨 조직의 보스고 기업의 회장이고
  이런 삶이...난 정말 싫어.....
  평범하게 살고 싶어...사랑하는 아내랑 자식이랑 오손도손 ..그냥 그렇게..
  사람냄새 풍기면서 살고 싶어....''

``글쎄....여기 있다고...꼭 평범하게 못살란 법은 없잖아...''

``안돼 !!..이 곳에서는 결코 평범하게 살수 없어...
  그리고...아버지의 나에대한 기대도 솔직히 너무 부담스럽고.....''

``........''

``나..이 집에서 벗어나고 싶어....
  정말...보통 사람처럼 한번 살고 싶어.....''

``흠....성하야....''

``왜 ?!!..''

``혹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거냐 ?!!..''

``우웃...자식...후후...넌 정말 예리하구나...하하하....''

``그래..이젠 너도 나이를 꽤 먹었으니..생길만 하지...''

``내 인생을 걸고 싶은 여자야...행복하게 해 주고 싶어...아주 행복하게...''

``오빠 !!!!....''

``성...성혜야....''

``오빠 !!!....오빠 !!!...''

``성혜야...왜 이래 ?!!..왜 이러는 거야 ?!!''

``오빠!!! 나 죽어버릴거야 !!...나 죽어버릴거라고...''

``현우야...성혜좀 어떻게 해봐...!!''

``오빠..!!...오빤 성혜꺼야....죽어도 성혜랑 함께 있는다고 했잖아....!!!''

``그만좀 해 !!....나도 미치겠어 !!!....해도 정도껏 하란 말이야 !!!''

``오빠..........''

``오빠..............''

``흐흑....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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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혜야...네가 이런다고 성하랑 어떻게 할수는 없는거야..
  그건 네가 더 잘 알고 있잖아..''

``............''

``성혜야.....''

``...........''

``저...성혜야......나...나...너..좋아한다....''

``...........''

``성....성..혜...''

``오빠는 내꺼야...절대로 누구에게도 줄수없어 !!.죽여버릴거야..죽여버리겠어''

``성혜야...''

--------------------------------------------------------------------------

``오빠...그래 내가 다 포기할께....''

``성혜야...''

``대신...성혜 소원 하나만 들어줘...나랑 함께 이 포도주 마시면서..
  밤새도록 돌아가신 엄마 얘기 하면서 또 우리 어렸을때 얘기 하면서
  그렇게 오늘 밤 성혜랑 함께 있어줘.....''

``성혜야 ?......그래....그러자꾸나....우리 성혜...이젠 철들었나 보구나...''

[쪼르륵....]

``으음..이상하네...왜 이리 졸리지...성혜야...넌 괜찮냐 ...
  아움.....이상하네.......이상해..........쿨쿨.......''

오빠...오빠는 내꺼야...
어렸을때부터 죽는 그 순간까지..성혜꺼야...오빠는 내꺼야..
사랑해...오빠....사랑해......사랑해.....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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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아니 어떻게 알고 ?!!''

``도련님의 수족이였던 저희들이 몰라서야 되겠습니까 ...
  하지만 절대로 누구에게도 입은 열지 않겠습니다..행복하게 사십시오..도련님..''

``그..그래..고맙구나...''

``그런데..도련님...성혜 아가씨께서....''

``성혜가 무슨 ?!!...''

``한번쯤은 와 주십시오...''

``무슨 소리인거야 ?!!''

``저희들은...이..이만...부디 행복하십시오...도련님...!!''

``성하씨....''

``야..성하야...사진 찍어야지...''

``으응...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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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훗...내가 아버지가 된단 말이야...이 내가....세상에......''

``그렇게도 좋아요 ?!!''

``그..그럼......''

``어멋 성하씨..울어요 ?!!...호호...세상에..''

``정아...너무 고마와...너무나도 고맙다고..당신을 만나게 되어서 내가 꿈꾸왔던
  모든 생활들이 이루어지게 되었어......행복해...행복해서 미칠것 같아..''

[따르릉....]

``으응...잠깐..내가 받을께...''

``여보세요....''

``뭐야 ?!!!...''

``성하씨 무슨 일 있어요 ?!!..''

``아..아니야....나 ....나 좀 나갔다 올께....''

``성하씨....''

``정아...정아.....사랑해....알고 있지.....?...''

``성하씨...무슨 소리..?!!..''

``금방올테니....몸 조심 잘 하고 있어...''

``성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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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혜가 손목을 그었다고....''

``성하야 ...정신차려 !!...''

``어떻게 된거야 ?!!..어떻게 된거냐고 ?!!...''

``이젠 괜찮아...생명엔 지장이 없어 !!...그런데....후우......''

``무슨 일이야...''

``성...성혜가.....''

``그래...''

``임신 6 개월이란다...''

``뭐 ?!!....''

``아무도 몰랐었어....성혜가 철저하게 숨겼으니....
  지금 아버님 노발대발 !!!....''

``..............''

``아버지가 누군지는 성혜가 죽어도 말 안하고...잘못하면 아버님에게
  맞아죽을것 같아......''

``6 개월....6 개월....''

악몽같은 그 날이 생각난다..
성혜가 모든것을 다 포기한듯한 모습으로 나에게 포도주를 권했던 그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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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떨지 마세요..저 무서운 사람 아니란것 잘 아시잖아요 ''

``아니예요 ...그저 추워서 떠는거예요..''

``그래요 ?!! 그럼 방안 온도 좀 올릴까요 ?!!''

``아니 그럴 필요까지는...저...저 그런데...옷...옷을.......''

``벗기 싫으세요 ?!!''

``..........''

``그럼 벗지 마세요...저는 그 쪽을 찍고 싶은것 뿐이예요..
  사실 인간의 몸에 아무것도 걸쳐지지 않은게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데..
  글쎄요 ...전 아직 그 경지의 사진까지는 못찍을것 같아요...
  너무 부담 느끼지 마시고 자연스러운 포즈만 취해 주세요...
  그러면 되요....''

``하..하지만 저에게 많은 돈을 주셨는데...''

``후우....돈...돈이라 ...그래요 전 그쪽에게 돈을 지불했어요 ..
  하지만 다른사람들에게는 제 말이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그 돈 제게는 있으나 마나 한 것이였어요...
  어떤 사람들에게는 돈이 인생의 최종목표가 될지 몰라도
  저는.....아니거든요....
  전 그쪽을 찍을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해요..
  이것은 돈으로는 환산할수 없는 제게는 어마어마한 일이예요..
  어쩜 제 평생의 꿈이 실현될수도 있는 것이니...
  그러니..제발 부담같은것 같지 마세요...
  솔직히 우리 그런관계로 맺어졌다고 생각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인간대 인간으로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았다는 그런 기분으로...
  난 내게 있는 것으로 그쪽에게 도움을 준 것이고 그 쪽은 또 그쪽이
  가지고 있는 것을 제게 주는 것이고....
  우리 그냥 이렇게 서로 편하게 생각해요........''

``후후.....''

``어엇 !!''

``왜요 ?!!''

``진짜 이쁘네요 ..웃는 모습이 정말 예뻐요....
  그쪽이 웃으면 어떤 얼굴이 될까 혼자서 상상하곤 했는데...
  이건 기대이상이예요...''

``후후후....''

``가만 ..가만..계속 웃어요 !!....저기 계속 ...''

[찰칵 !!!]

``어엇..왜 갑자기 표정이...''

``아아..미안해요....속이 좀 안 좋아져서.....''

카메라가 나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본다
마치 나를 빨아먹을듯이 노려보는 저 커다란 앵글...
어떡하지 ....제대로 표정을 지어주어야 할텐데....
저 고마운 사람에게 보답을 하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주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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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도련님 !...편안한 밤 되십시오....''

[드르륵]

``우우...이것 두번은 못할짓이군...이렇게 힘들어서야 ...원...''

``..............''

``이봐...너도 힘들텐데 그렇게 박제같이 꼿꼿이 앉아 있지말고 누워자...''

``..............''

``옷은 네가 벗어..!!...설마 옷도 스스로 못벗는 바보는 아니겠지..''

``.............''

``거참...너도 상당한것 같구나..표정하나 안 변하고 그러고 있는것 보니..
  그래...너도 나와 결혼하는것 죽지 못해서 하는거라는것 다 안다..
  사실...난 말이지 너 안고 싶어 마음 추후도 없어 !!!
  그러니 눈에 띠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너하고 싶은대로 살아..
  어차피 너와 나 죽을때까지 부부로는 있어야 할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네 인생도 비참의 극치구나....
  네가 똑똑하다면 나름대로 즐기면서 네 남은 인생 살아갈수 있을거다
  난 네게 바라는것 전혀 없으니...
  그럼...자라......''

[부스럭 ..뒤척..뒤척..]

그나마 다행이구나
사람은 무서워 보이지만 그래도 .....

결혼이라...
어렸을때부터 막연히 동경해온 꿈같은 결혼식 !!!
축하하는 많은 사람들에 둘러쌓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그의 키스를 받으며.....그리고 그 밤 그의 품에 안겨 그사람의 아내가 되는..

지원아...
나 말이지 정말 네 아내가 되고 싶었어...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 원하지도 않았단말이야...
조그마한 교회에서 실반지 하나 주고받는다고 해도
나 오늘 네 아내가 되는 것이라면 너무나도 행복했을텐데...

지원아...
넌 지금 행복하니...
내가 눈물로 지새우는 이 밤...넌 행복한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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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이익]

`불이 꺼졌네...형이 자나보구나...'

``성훈이 왔니 ?!!''

``으응...?!!..형 ! 깨어있었어 ?!!...미..미안해..심심했지..
  그런데 형 불켜도 돼 ?!!..''

``........''

``불킨다......아아 켰다.....짜안..!!...후후.....형....보고 싶었어..
  형도 ...훈이 너무 보고 싶었지 ?!!..''

``........''

``형 ! 왜 그래 ?!...왠 심술보가 이렇게 나온거야...
  얼굴 좀 펴봐.....에잉....''

``어디 갔다 온거야 ?!!''

``으응...형 퇴원하면 살 집도 있어야 하고 여러가지 알아볼게 많았어...''

``.........''

``왜 그래 ?!!...왜 이렇게 음침한 표정 짓는거야 ?!!
  형 제발 웃어줘...그래야 훈이도 행복해진단 말이야..''

``성훈아...''

``응...''

``생각해보니 우리 돈 별로 없잖아...내 병원비 이것도 만만치 않을것 같은데..''

``쉿 !! 형 아무것도 걱정 하지 말랬지...훈이가 다 알아서 해 !!
  형은 건강해 지기만 하면 되는거야 !!!...
  그런데..형...나...형...키스받고 싶다...우웅....훈이에게 키스해줘라..형..''

``뭐 ?!!...''

``간호사..5 시까지는 안오잖아...아직 시간많아...후후후....형....형...''

``어엇..어엇...이 똥강아지 녀석 왜 이리 얼굴이 두꺼워 진것이야 ?!!..어엇..!!
  성훈아...후후후...성훈아...''

``형 입술은 후니꺼야 !!...누구한테도 안줘...하하하...''

``이 녀석 ! 형이 아프다고 감히 위에서 덮쳐 !!...용서할수 없다..
  오늘 밤 형이 널 보내주겠어...''

``꺄꺄꺄....꺄르르르....''

``야야...너무 웃지마...밖에서 다 들을지도 몰라..''

``들으라지...뭐 어때...!!..하하하....''

``역시...우리훈이는 웃는 모습이 제일루 이쁘구나...
  네 웃는 모습 간만에 보는것 같아...''

``혀엉 ?!!''

``계속 웃게 해줘야 하는건데...''

``이잉...무슨 소리 하는거야 ...후니 지금 너무 행복해...진짜로 행복해..
  형만 건강해지면 이 세상 부러울것 하나도 없단 말이야
  형...빨리 키스해줘.....어서....''

``으음....''

``우훗....''

``푸훗훗...야...입술 그렇게 꼭 다물면 어떡해..''

``형이 용써서 열어봐....헤헤..''

``자식 !!..그런다고 이 형이 물러설것 같아...각오해라 !! 강성훈.....''

``우웅...형..아프다....우웅...훈이 아프다..''

``가만안둬 !! 네가 저지른 일이야 !!''

[삐거득...끼익..끼익...]

``하여간 병원 침대는 ...이것 불안한데...''

``하하하....''

``오...이쁘다...이 이쁜 속살 좀 봐 !!...우쒸 너무 이뻐서 짜증날것 같아..''

``형도 너무 멋있어..그래서 가끔씩 형이 진짜 인간인지 의문스러울 정도인것있지''

``푸힝힝...야 이것...우리 둘다 너무 닭살이다...안그러냐 ?!!''

``닭살이여도 좋고 칠면조 살이라도 좋아...난 진심이야...
  형이 좋아....좋아도 너무 너무 좋아....''

``우웅...이 미치도록 이쁜것...!...이걸 우짜면 좋다냐.....''

``화악 잡아묵어버렷.....!!!..''

``뭐 ?!!....''

``깔깔깔깔깔.....''

``자 눈감아 !!!...''

``왜 ?!!''

``눈에다 한번 뽀뽀 해보게...''

``우웅 ?!!''

``빨리 ''

``알았어...자....눈감았어..''

촉촉한 형의 입술이 내 눈에서부터 내 얼굴을 온통 점령해간다..
이렇게 좋을수가....아아....좋아도 너무 좋은것 같아...

간만에 느껴보는 이 무한한 행복감 !!!
계속되면 좋겠다....정말로 이 행복이 계속 될수만 있다면...

``우아악...갑자기 이러면 어떡해..''

``안되겠어...오늘은 끝까지 가야겠어...''

``어엇...형 여기 병원이야...''

``네가 말했잖아...5 시되려면 아직도 멀었다....우히히...''

``그래도 어떻게 병원에서....''

``네가 먼저 유혹했어...형은 생각지도 않았단 말이야..
  자...우리 이쁜후니 순순히 형이 하는대로 가만히 있어라..''

``후후후..간지러워...형....''

``이잇...왜 이런 바지 입은거야...허구헌날 힙합바지만 입더니..
  이건 뭐 잘 벗겨지지도 않잖아....엉덩이좀 들어봐..''

``우웅...''

``다리도 좀 들고...''

``우웅...''

``헉헉..이것 장난이 아닌데..바지 벗기다가 힘 다 빠질것 같아...''

``푸하하하하..''

``야...웃지마...형 지금 무쟈 심각하다...''

``하하하하하하하하......''

-------------------------------------------------------------------------

``형...형님...''

``자식..놀래기는..''

``.......''

``야 ..왜 이리 어두침침해 !! 불 좀 켜고 살지...''

``아앗...작업중이라서요....''

``작업중 ?!!..사진찍냐 ?!!...''

``네엣...형..형님 ..죄송해요 ..결혼식에도 못가고...''

``됐다...너 안올줄 이미 알고 있었는데..그런데 술 있지 ?!!..''

``넷..형님을 위해서 언제나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후후..녀석 !!..그럼 네 할일 계속 해라 !!..난 술이나 마시고 갈테니..''

``형님 !! 무슨 일이라도..?''

``일은 ..무슨......계속 그 날이 그 날이지 뭐...''

``그런데 찍는것 ! 사람이냐 ?!!...''

``아아..넷..''

``여자야 ?!''

``아니 ... 남자예요 ?!!''

``남자 ?!!...후후...벗겨서 찍냐 ?!!''

``형님 !!....''

``킥킥...저 쪽에 앉아 있는 저 인간이냐 ?!!''

``네...그런데 마음이 좀 여린 사람이예요..형..형님..말 소리 좀 죽여서...''

``사내자식이라며 ?!!...그런데 무슨...말 소리를 죽이고할....어엇..''

의자에 앉아서 나를 보며 공포에 떨고있는 눈동자가 보인다..하하하하
이 거지같은 세상 ..그래도 끈질기게 살아가니
이런 예기치 않은 행운도 생기나보다..
이럴수가 ..... 이럴수가.......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떻게 이런 일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강...성...훈.......

나의 공주님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형님 ! 왜 이러세요 ?!!....형님 !!!..형님 !!!''

내 멱살을 잡고 사정없이 내 뺨을 갈겨되는 지용이의 손바닥...
그는 웃고 있었다....나를 보며 한 없이 웃고 있었다..

``형님 !! 이성을 찾으세요...형님 !!! 제발 ... ''

이젠 내 뺨의 고통은 사라진것 같다
하지만 뒤이어 그의 입술이 나를 고문한다...
그의 키스...아니 키스라고 부를수도 없을정도의 행위에 ..
내 동공은 넓어지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지...지..용......''

내 입술은 집요한 그의 행위에 차단될수 밖에 없었다
단 한마디의 말도 용납할수 없다는 듯 !!!
마치 오늘 나의 입술과 혀를 다 망가뜨릴 심사인지 그의 고문은 지독스럽다

``형...형님...........''

``재진아...오늘은.... 너 다른데 가서 있거라...
  내일이면 이 녀석 데리고 갈거니....내일 들어와....''

``형님........''

``두번 말하기 싫다....나가라....''

``형님.........''

``네가 이 곳에 있으면 이 녀석의 고통이 더 커질수도 있어...
  어서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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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의 손아귀에서 벌벌떨고 있는 이 사람의 눈동자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구해줘야 할것 같은데....반드시 구해줘야 할것 같은데...
하지만 내게 있어서 형님은 감히 넘을수 없는 거대한 산이다..
그리고 난 형님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

형님은 그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한 마리의 길들이지 않은
야수와같은 짐승이 되버리고 마는 것이다...

형님이 원하는대로 따라야만 한다..
어렸을때부터 엄마가 나에게 신신당부하셨던말..

[재진아....형님말을 거역하지 말아라....]

[재진아....넌 형님 말을 잘 들어야 살아갈수가 있어....]

[재진아....형님 말을 절대로 거역해서는 안된다...]

난 힘없이 몸을 틀어 발길을 현관문쪽으로 돌린다..
형님에게 붙잡혀 심하게 떨고 있는 한마리의 가녀린 사슴같은 사람을 등뒤로 두고
난 현관문을 향해 가야만 하는 것이다...

``이...이봐요...부탁이 있어요...''

마지막 숨까지 다 쥐어짜며 내뱉는듯한 사슴의 비명소리 !!!

``우리 형...우리 지원 형 !! 지금 아파요...아아악...''

``이 개새끼 !! 끝까지 지원이냐 !!! 네 입속에서는 그 자식 이름밖에는
  나올수 없단 말이야......아얘 말을 못하도록 해주마....
  네 이 가증스런 입에서 그 놈 이름 한번만 더 나오면 아얘 혀를 뽑아버릴테니''

``아아악 !!!''

형님이 사슴을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
도와주고 싶은데...
저토록 고통당하고 있는 사슴을 도와주고 싶은데...

[재진아.....살아남으려면 형님에게 복종해라....]

[재진아.....형님의 눈에서 벗어나서는 안된다...그것만큼은 절대로 안된다..]

`엄마........'

``한번 더 지껄여봐 !! 그 자식 이름 내 앞에서 한번 더 내뱉아보란 말이야 !!!''

벽에 짓이겨지는 사슴의 머리....
하얀벽에 붉은 핏방울이 스며든다..............후우........

[철컥 !!......끼이익....!!!.........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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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이익..........끼이익............끼이익.............끼이익........]

``우하하..엄마 저기봐...다 큰 형아가 그네탄다...웃긴다...''

``에잇 ! 그게 무슨 소리야 ... 다 큰 형아도 그네타도 되는거야...''

``우웅 .. 그래 ?!!... 그래도 웃기다...우하하하...''

그네.....
어렸을때 난 이 그네라는 것을 정말로 좋아했다..
지금처럼 앉아서 이리 넋놓고 타지 않고 서서 탈때의 그 기분..
좀더 하늘가까이에 다가가기 위해 갖은 힘을 다써서...
어제보다 조금 더 높이 올라갔을때의 그 만족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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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아름다우시고 나를 너무나도 사랑해 주셨던 엄마
가끔씩 아주 가끔씩 와 주시지만 오실때마다 내가 마치 왕자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엄청난 선물을 사가지고 오시며 나를 보며
언제나 온화한 미소를 지어주시던 아버지....

행복했다.....나는...정말로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아버지는 선물과 함께 나보다 나이가 조금 더 든
남자아이의 손을 붙잡고 오셨다...
그 남자아이가 지금의 형님이다..

처음 형님과 대면하는 날
엄마는 몹시도 긴장했던것 같다....

"재진아...네게는 형님이 있단다....''

"우웅 ?!!.."

"그런데 재진아 네가 나중에 커서 이 세상 살아가려면 형님에게 잘 보여야 한단다"

"우웅......"

"그래야 네가 편안하게 오래 살수 있어...
 글쎄 어린 네게 이런 말 해야 할런지 모르겠지만 우리 재진이는 똑똑하니깐...
 재진아...결코 형님을 타 넘으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네가 철이 들고 나이가 든다해도 절대로 형님의 자리 같은것을 넘봐서는 안된단
 말이다.........그래야 네 삶이 평화로울수가 있어.....
 엄마가 우리 재진이 계속 돌봐주어야 하는데....우리 재진이 지켜줘야 하는데.."

그때 당시로는 전혀 알아들을수 없었던 엄마의 말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들이 내가 한해 한해 나이를 먹어가도
내 뇌리에서 잊혀지지가 않는것이다..

"지용아 ! 재진이다...네 동생이야 "

하얀피부...빼빼한 몸...나보다 1 살 더 많다는데 키는 훨씬 컸던 나의 형님 !!
첫 만남부터 난 형님의 약간 메마른듯하면서도 빛이 나던 눈동자에 압도당했었다

"아빠 !! 뭐야 ?!!..그 정신나간 여자가 또 애를 낳았었단 말이야.."

"아니다...지용아...이..이건 네가 좀 더 자라야 이해할 문제인데...
 하여간...네 동생이다...재진이야...."

"재진아 얼른 형님께 인사 드려야지....."

엄마가 웃음기를 한아름 머금고 나를 재촉한다..

"저 여잔 누구야 ?!!"

"으응...네 동생 엄마다....."

"엄마 ?!!...저 여자는 정상같은데..."

"으응...그래"

"후후...안녕하세요...도련님 !! 어쩜 이렇게도 잘생길수가 ..
 좀 더 자라시면 멋있는 남자가 되실것 같아요..."

나의 엄마가 형님을 꼬옥 안아주었다
그러자 그때까지 무서운 눈으로만 일관하던 형님이 상당히 당황하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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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엾은 아이다...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진정한 사랑을
 못받은 아이야...친 엄마 마저 몰라주니.....
 글쎄...지금 나의 이런 행동이 옳은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젠 더 볼수가 없어....지용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야...
 지금 자신과 비슷한 또래들이 어떤 생활을 누리는지 전혀 모른단 말이야..
 이렇게 자라나서 도대체 어떤 사람으로 될런지 ..생각해보니 너무나도 섬찢해
 회장님의 배려로 당신과 나 이런식의 관계일지라도 인연을 맺게 되었고..
 재진이라는 아이도 갖게 되었어...
 우리 재진이....참 사랑스러운 아이지...그 녀석 보고 있으면 모든 근심이
 다 사라지는것 같아....
 그런데 말이야..그 아이 보다가 집으로 돌아가 지용이 저 아이 보면
 가슴이 콱 메어오는것 같아.....가엾어서......한없이 불쌍해서........."

"이해해요.....그리고 알것도 같아요.......걱정하지 마세요......"

"우아앙.....엄마...엄마...이 형아가 나 때렸어.....엄마..우앙...."

"재...재진아...뭐니.... 엄마가 형님이라고 부르라고 누누히 말했지..."

"어엉...엄마..."

"아유 .. 예쁘신 우리 도련님 거기 숨지 말고 이리 나오세요..."

"........."

"어서 나오시라니깐요 "

"숨긴 내가 왜 숨어....우씨..."

"손 안아파요...이래 내봐요...호 해 드릴께요...."

"........"

"재진이가 머리가 좀 딱딱해서 도련님 손 아프실지도 몰라요
 어서 이리 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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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후후후......''

그때의 형님의 그 황당한 표정이란.....
하여간 그 날 이후로 아버지와 형님은 계속 같이 왔었다..
처음에는 형님만 오면 엄마를 빼앗기고 또 나를 이유도 없이 괴롭히는
형님에게 엄청난 적의감도 들었지만...왠지 모르게 보면 볼수록....
형님이 좋아지는 것이였다...

형님은 내 엄마의 품에 안기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엄마의 품에 안겨있던 형님의 모습은 정말 그 나이또래의 아이같은 모습이였다

하지만 날이 저물어 다시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발길을 돌리던 형님의 눈은
다시 예의 그 무서운 눈동자로 변해 있었다...
전혀 아이같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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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진아....."

"네...형님 ..."

"재진아....."

"네....형님...."

".....................네가............. 부.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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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 탁 ! 찰칵 ! 탁 ! 찰칵 ! 탁 !]

어둠속에서 계속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 라이터의 불빛
그 불빛속으로 그림자와 실체를 넘나들고 있는 그의 얼굴...

하지만 짓이겨진 나의 일그러진 눈두덩이가 잘 떠지지 않는다..

``살면서 너를 망가뜨리고 싶진 않았어 !! 널 소중히 대해주고 싶었단 말이야 !!''

``허억 !!!''

목구멍에서 뭔가 뜨거운게 넘어오는것 같다..
형....어떡하지.....우리 형...나 기다릴텐데....어떡하면 좋지....

``넌 그 놈이랑 히히덕 거리면서 보냈겠지..
  내가 엄청난 고통에 몸부림치고 날 자학했던 그 시절을 넌 그 새끼랑.....
  왜 도망쳤어 !!!....왜 도망쳤냐고 ?!!!.....
  내가 말했었지....넌 내꺼라고....넌 내 말을 우습게 들었나본데...
  강성훈 !! 내 분명히 경고 했었다...
  나 우습게 보지 말라고 분명히 경고했었어 !!!....''

``우우욱 !!!''

지난 시절까지는 이런 육체적 고통을 모르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두번다시 이렇게 매맞지는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도대체 내 삶은 왜 이런걸까....왜...........

형......형......난...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거지...
내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길래...
그저 타인에 의해 세상에 태어나서 형을 사랑한 죄 밖에는 없는데..
왜 이렇게 고통스러워야 해 !!!

형 ... 나 맞는것은 싫어...
아무리 맞는데 이골이 났다고는 하지만...
맞을때마다 아픈것은 사실이란 말이야...

``후후후후후......
  아프냐 ?!! 강성훈 아픈거냐 ?!!!...
  그래....그러면 이젠 어루만져 줘야 겠구나....''

``지...지...용아....제발.....''

``뭐야....''

``차..차라리...때려줘....나....나...이젠...네게 안기기 싫어...지..지용아..''

``이 개새끼...''

``우우욱......''

``웃기지도 않아...강성훈...이제와서 무슨 조신한 양반집 규수처럼 구는거냐..
  날 더 이상 자극시키지마....이나마도 무척 자제하고 있는거니...''

이 말은 사실인것 같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였다면 지용이에게 이 정도로 맞았다면
지금 살아있지도 못했을테니....

지용이가 찢겨내는 나의 옷들....후후...괜시리 웃음이 난다....
형이 내 옷을 벗기려고 끙끙거리던 모습이 지금 왜 이렇게 뚜렷이 생각나는건지

그가 미친듯이 나를 탐한다
지난 2 년간의 세월의 공백을 오늘 다 메꾸려고 작정한 것인지.....

온 뼈가 다 부서져 나갈것만 같다..

형......이럴때 어떡해야만 하는건지......나 판단이 안서...
형에 대한 나를 지키기 위해 혀를 깨물고 죽어야 하는건지....
아니면 어떻게든 형에게 가기 위해서 살아남아야 하는건지....

형......어떡해.....지금...형...나...무척 기다리고 있을텐데....
나....어떡해....

``이 새끼야...내 밑에 있을때 딴놈 생각하지 말랬지..
  아니야...이젠 넌 나만 생각해야돼 !!!....눈뜨자마자 아니 꿈속에서도
  나만 생각해야 한다고....그렇지 않으면 널 아얘 백치로 만들어 버릴거야..
  두번다시 그놈의 은지원 개새끼 생각못하게 할거라고....
  넌...내꺼야.....내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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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3 시가 넘었네...
  왜 안오는거지.....내 강아지 왜 안오는걸까....''

``푸후후....그 날은 우습지도 않았어.....''

``가만...퇴원 날짜도 얼마 안남았구나....
  나가면 어떻게 해야하나.......내강아지 고생은 안 시켜야 하는데...''

``수영은 할수 있는건가 ?!!
  그럼 안면 몰수 하고 선생님 찾아가서 어떻게 부탁이라도 해 볼까....
  그건 시간이 딱딱한 편이 아니니 가능할것도 같은데...''

``에잇 ! 젠장 .... 은지원 !! 무슨 놈의 병은 생겨가지고.....''

``엄마는 어떻게 살고 계신걸까......건강하시겠지...
  이런 몸으로는 도저히 찾아뵐수도 없고.......후우우~~~~~~''

``그런데 성훈이 녀석 !! 도대체 왜 안오는거야...
  뭘하고 돌아다니는 건지....''

``설마...사고라도 난 것은 아니겠지.....''

``흠.......''

``성훈이...
  내강아지.....
  뭐 하고 있니.....
  빨리와라......형....기다리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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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욱...그..그만해....살려줘....지용아......제발.....우욱....''

``살려달라고 ?!!....하하하하하....살려달라고....그래도 살고는 싶은가 보지..''

``우우욱....지...지용아....형이...기다려...형이...나 기다린단 말이야...
  지용아....우리 형이 나 기다려...!!!...나 가지 않으면 안돼 !!!''

``그 새끼 이름 한번만 더 지껄이면 죽여버린댔지....''

``지..지용...우우욱....아악.....우리형....아...아파....우리 지원형..아..파..
  나....가...야...해......지....용......아.....제발....''

``입 다물어 !! 나 더이상 긁지마 !!!...입 다물란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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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네....후우......''

``진짜...어떻게 된거지......''

``이렇게 늦은적은 없었는데..........''


....이렇게 늦은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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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밤이 지난걸까....

해는 몇번이나 떠 올라 저물었을까....

알수가 없네....

알수가 없어...

자연의 모태인 그 빛을 느낄수 없는 지금..

난 마치 무생물의 형태로 그저 숨만 쉬고 있을뿐...

내게 생명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그런데도 내 입 속에서는 단발의 짧은숨이 계속 반복되고 있으니..

살아있기는 한것 같은데...

과연 인간이 이 지긋지긋한 삶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 인간까지 갈 필요도 없어...

난 왜 죽고싶다 죽고싶다 하면서 이 세상 끈질기게 살아가고 있는걸까..

겉 마음은 그래....

내가 죽고 싶어하는데도 주위에서 날 죽지 못하게 한다고...

그래서 못 죽는다고...

하지만....

두려워......

내가 죽으려고 할때....

누군가... 날 말리는 사람이 없을까봐.....

후후후후후.......그래 아직 미련이 많은가봐....

아무리 발기발기 찢겨지고 더러워질대로 더러워진 걸레조각이 되더라도...

미련이 많은가봐....

죽고 싶지는 않아.....

난 죽음후의 세상을 몰라...

이 세상 그 누구도 내게 죽음후의 세상을 완벽하게 가르쳐 준 사람이 없으니..

미리 답습할수도 없는 것이 죽음이야...

이런 상황속에서도 골치아픈 생각을 끊임없이 하는구나.....후우~~~..

그래.......아직은..... 내가 진정으로 죽고싶지는 않은가봐...........

``아아아....''

내 육체 일부의 뼈다귀쪽에 이상이 생긴것 같아..
뼈 뿐만은 아니겠지....모든 신경.....모든 세포....
내 스스로 움직이기는 거의 불가능할것 같고....

으음.....이건 뭐지 ?...
축축한 ....... 아마도 물기젖은 수건인것 같은데......

차가운 팔이 조심스럽게 내 몸을 들어올리고
물기젖은 것이 정성스럽게 내 몸을 닦아준다...

몇일이 지났는지는 알수는 없지만.....

사막과도 같이 메마른 땅에 기적처럼 스며드는 한줄기 단비마냥...
물기젖은것이 내 몸을 스쳐지나가며 내 죽은 세포들을 소생시키려는듯이...

천천히.........아주............천천히.......

짐승의 울음소리...

어느정도의 소생작업이 끝난 후 차가운 팔이 내 머리를 그의 가슴에 묻고
울부짖고 있다..

마치 엄마잃은 사자의 울부짖음처럼...

후후후......생각하고 보니 웃기네...
난 단 한번도 엄마잃은 사자의 울부짖음은 들어본적도 없는데..

예전 티비에서 엄마잃은 퓨마 ? 치타 ? 아니 표범이였나...
그 소리는 들어본것도 같은데...

사자는.......

그래도...지금 이 녀석의 울부짖음은 분명 엄마잃은 사자의 울부짖음이
맞을것 같아...

너무나도 처절해....
처절해도 진저리나도록 처절한것 같아...

내 가슴이 다 아플 정도로.......

``내가 널 이렇게 사랑하는데 .....  왜....왜.....흑욱욱......''

내 머리카락 속으로 다섯손가락을 다 찔러놓고 내 머리를 더욱더
가슴에 부벼대며 통곡하네....

어찌보면 이렇게 울어야 될 사람은 나 여야 할것같은데...
왜 네가 울고 있는걸까...

고통을 당한것도 나고....
상처를 입은것도 나고......
이렇게 지독스럽게 아픈것도 다 난데....

어째서 네가 우는거니.......

어째서 네가.....

``아무도 날 사랑해 주지 않았어...
  나를 바라보던 눈초리들....하루빨리 나 같은 인간은 없어져 주기를
  바라는 눈 들뿐........
  난....난........누군가가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기를 바랬어...
  난...너무나 추웠단 말이야....
  어렸을때...무심코 할아버지 방에 들어가서 어떤사람의 사진을 보았어..
  지금은 그 사진의 얼굴 기억도 나지 않아....
  하지만 그저 본것 뿐인데....그저 한번 본것 뿐인데...
  할아버지는 그 추운 겨울날 날 발가벗겨서 내 쫓았어....
  집안 사람들 모두에게 나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단 한마디만 내 뱉고는..
  너무나도 추웠어.....시간이 얼만큼 지나자.....눈까지 내리더라...
  눈이 따뜻하다고 ?!!....하하하....어느 개새낀지..그 말 지껄인 놈 !
  내 손이 잡히면 턱을 날려버릴거야...!!!.....
  눈은 차가운 비수였어...아름다운 비수...하지만 그 강도는 굉장했어..
  길쭉하고 날이서야만 비수가 아니야...
  너무나도 추웠어....몸을 부등켜 안고 앉아있어도 발은 점점 더 시뻘개지고.
  발을 구르며 일어서 있어도 내 몸은 점점 더 차가와져만 갔지...
  넓다란 정원 ... 눈으로 하얗게 뒤덮인 그 정원에서 나는 한없이 떨어야만 했어
  정신나간 여자는 그런 나를 보면서 웃더라....
  그 여자는 미친듯이 웃는것 밖에는 못하는 여자였지만....그래도...
  그때만큼은....이 여자가....이 사람이......내 엄마라는 이사람이...
  날 안아주기를 바랬어.........
  그럼.....참 .....따뜻했을것 같은데..........
  내 차가워진 몸이 따뜻해질것만 같았는데...........흑흑...하하하하하하...''

``널 사랑해.....
  널 미치도록 사랑해.......
  이런 사랑을 난 결코 받아본적이 없단 말이야....
  그런 사랑을.. 이런 내 사랑을 네게 끊임없이 주려고 하는데.......
  그런데....넌.....넌....왜.....내게서...달아나려고만 하니......
  왜 !!!!!......왜 !!!!!!!!.....''

무슨말인가 하고 싶은데..입이 움직이지가 않는다...
아마 지금의 내 모습을 누가 본다면 그 흉물스러움에 기절이라도 할것이다..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나의 입....
하지만 무척이나 둔하게 느껴진다..
몇번이나 터지고 아물어 피가 딱딱히 엉겨붙은 나의 가여운 입술...

후후후....이것이 너의 나에 대한 사랑이라고.....
이것이........

``내 것이라는 확신을 줘 ...
  넌 내게서 벗어날수 없단 말이야...
  나만이 널 행복하게 해 줄수가 있어....
  나만이.....나만이..........''

[삐이이익....삐이이익...]

문명의 소리가 들리자 짐승의 울부짖음이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그리곤 가만히 품속에 있던 내 머리를 바닥에 뉘이고는....

[탁 !!]

드디어...자연의 빛은 아니더라도 빛을 볼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너무 오래간만에 보는 빛...
눈을 뜨면 무척이나 고통스러울것 같다..

[철컥...촤르르..탁.....철컥....철컥...]

저건 방 문을 여는 소리다..
겹겹이 자물쇠로 문을 도배해 놓은것이다..

....................................................................

.....................................................................

으음....
이 웅성거림....
낯선 사람의 방문객 !!!

나와 그.....둘만이 아니다...
이젠 다른 사람도 이 방으로 들어올수 있는건가 ?!!

``허억...도..도련님...사람을...어떻게 ...이 지경으로...''

``아시죠 !!...아저씨 밖에는 모르셔야 해요...
  할아버지 귀에도 아버지 귀에도 아니 그 어떤 사람의 귀에도
  절대로 들어가서는 안되요....''

``도련님..!!...이 상태로는....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합니다...여기서는 불가능해요...''

``아저씨는 능력 있으신 분이잖아요..
  죽은저도 살려내신 아저씬데....이 아이 제 목숨과도 같은 아이예요..
  이 녀석 죽으면 저도 이 세상에 없어요....
  치료해 주세요........''

긴장이 풀어진건가...
치료라는 단어를 들어서인가....
경직되어 있던 몸들이 반응해오기 시작한다...

이것 정말...죽고 싶을 정도로...아프네......허억.....

아저씨라고 불리우는 사람.....아마도 의사인것 같다...
좀전에는 빛의 고통으로 인해 눈을 안뜨려고 한거였는데..
이건 뜨려고 해도 뜰수가 없었구나......하하하...

내 팔인데도 내 의지대로 안움직이고....
내 다리인데도 내 의지대로 안움직이고....
내 입술인데도 내 의지대로 안움직이고......
내 눈인데도 내 의지대로 안움직이는구나......

도대체 내 몸을 어떻게 한거지...

저 녀석이 도대체 내 몸을 어떻게 한 것일까......

그 인간같지 않은 놈에게도 이 정도까지는 안 맞아본것 같은데..
이렇게 까지는 고통당하지 않은것 같은데.....

[우드득]...

허억....내 팔을 갑자기 꽈악 잡더니.....우욱...뼈를 맞춰가는건가...
비명소리도 안나오네....후후후....

``아저씨....조심스럽게 해 주세요.....최대한 아프지 않게 해 주셔야 해요''

조심스럽게 ???
최대한 아프지 않게 ?!!!
하하하하.....개새끼......욕이 절로 나오네...하하하하하...

``도련님 ! 아무래도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받아야...
  지금은 세균의 감염성도 큽니다...''

``살려주기만 하면 되요.....
  병신이 되어도 괜찮아요...숨만 붙어 있으면....
  어차피 제가 평생 데리고 살 녀석이니..............''

``도...도련님....''

가만....꽤 지났지....낮과밤이 꽤 지난거지......
우리형 ! 어떻게 되었을까....
퇴원날짜가 지났을텐데....

세상에 대한 미련....

그래.....형 뿐이야....
유치한 신파배우같다고 해도 좋아.....
나 형때문에 이렇게 살아있는거야.......

형......

형은 말이지......

이 고통스러운 세상의 끈을 놓을수 없게 만드는


내 마지막 미련이야.......


내 마지막 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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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은 온통 피투성이였다..
형님은 도대체 그 사람을 어떻게 한걸까...

아침에 조심스럽게 아파트 문을 열자 역시 형님의 말씀대로
아파트는 비워져 있었다...

형님은 그 사람을 데리고 간 것이다..
어디로 데리고 간 것일까 ?!!

[부..부탁이 있어요....]

[우리...지원형 ... 지금 ...아파요.....우리 지원형 지금 아파요....]

그 사람의 비명과도 같던 그 소리가 귀에서 떠나지가 않는다...

가만 전화번호부가....

만일 찾게 된다면...은선배를 만나게 된다면...
난 어떤 말을 해야 하는거지.....

그래도.....찾아야만 해.....

[띠디디디디디디]

``여보세요...네 실례지만.....그 병원의 환자중....은지원이라는 환자분을
  찾고 싶은데요............''

``네........''

``네....병명은 잘 모르겠는데....''

``네.........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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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

``왔는냐 !!!''

``네 !!!.....''

[드르륵 !!!]

``성...성하야.....이....이 놈이......''

``아버님 !!...지원입니다...성하가 아닙니다...''

``정말로 똑같이 생겼구나....성하놈 어렸을때 판박이구나...
  이 녀석...!!...어디 있다가........이 녀석아.....이 녀석아...''

황당하다...
지금 나의 심정은 이 네마디뿐이다..

퇴원을 하루 앞둔 오늘 갑자기 병실로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오더니
내 의사같은것은 깡그리 무시한채 목욕을 시키고 옷을 입히더니
이 곳으로 데리고 왔다...

내 생전 처음보는 으리으리한 대 저택..!!..
아마 이런 집을 보고 성 같은 집이라고 하나보다...

그런데...이젠 무섭게 생긴 할아버지가 다짜고짜 나를 부등켜 안고 울고있다..

황.당.하.다....!!!

난 무섭게 생긴 할아버지 방으로 이끌려 들어갔다..
끝까지 나를 그의 품속에서 떼내려고 하지 않으려는듯 꽈악 부여잡고 계신다..

``아버님 ! 운이 좋았습니다...''

``그 병원에 성하와 저의 대학 동창이 과장으로 있는데..
  이 사람이 지원이를 눈여겨 본것 같습니다..
  아무리 봐도 성하 젊었을때랑 너무나 닮아서 혼자서 고민하다가
  제게 연락을 했는데.....
  그래서..그때..아버님의 피를 채혈해 간 것입니다...
  확실한 상태는 아니라서 유전자 감식까지 확실해 진다음 아버님께 알리려고..''

``그래서...''

``네 ! 확실합니다...성하의 자식입니다...아버님의 손자...지원이가 맞습니다..''

``그렇겠지 !!!.......그러나.....그런것 다 소용없다..
  이 녀석의 얼굴을 봐라...이것만으로도 된거다...
  그런데 병원이라니......이 녀석에게 병이라도 있는거냐 ?!!''

``네...그게...신부전증이라고...''

``신부전 ?!!...그럼 콩팥 이상인거냐 ?!!''

``네..!!...''

``그 병은 신장이식하면 ....''

``맞습니다...신장이식하면 괜찮습니다...''

``가만..가만..내 여태까지 지용이 그 눈에 가시같은 녀석을 살려둔 보람이 있군''

``아...아버님 !!!''

``어쨌던 신장은 하나 줘도 살아남는것 아니냐 ?!!''

``네 !!! 그렇지만은....''

``가만...이 박사를 빨리 부르게...어서....''

도대체 이 두사람들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지 ?!!
지용이 ?!!.......지용이라.........

그런데 성훈이 녀석은.......
너무나도 혼란스럽다..........
지금 내게 닥친 이 모든일들.....!!!......

이것 ! 꿈 아니야.....이게 모두 현실인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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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

``그래 !! 이 박사 ...신장 이식에 자세히 말해보게.....''

``네 ?..아..네..우선 혈핵형이 맞고 거기에 맞는 조직형이 비슷하면 됩니다...''

``그러니깐...그것이 형제라면 성공률이 높은건가 ?!!...''

``그렇죠...일란썽 쌍둥이면 100 % 입니다...부모 형제 일경우는 한 75 %
  그정도 입니다...''

``이보게...''

``네..! 아버님....''

``지원이가 무슨 형인가 ?!!..''

``네 !! 그때 유전자 감식할때 들으니 A 형이라고 했습니다...''

``A 형이라...후후후..나랑 같은 피군....이박사 지용이 혈핵형이 뭐지 ?!''

``O 형입니다...''

``뭣이 ?!! O 형 !!!...그..그럼....''

``아..아닙니다..회장님 제공자의 피가 O 형의 피일 경우에는 모든 혈핵형에
  제공 가능합니다...''

``그...그래...''

``그렇지만 조직이 같을지는...''

``아마 같을걸세....이미 자네도 알고 있지 않은가......''

``아....네......그래도 확실한 검사는 해야 합니다..''

``그거야 당연한 거고.....여하튼 우리 지원이는 꼭 살려내야 하네...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우리 집안의 기둥인 녀석일세....
  내 뒤를 이어야 할 녀석이라고.....''

``그...그렇지만....회장님...!!
  지용이는... 출생부터가 ....흠...만약 신장 하나가 없어지면..
  건강에 이상이 올수도 있습니다....''

``...........''

``지금은 건강하지만.....''

``.....어차피 .... 죽어야 할 녀석이였어......
  그 녀석을 보아야 한다는것은 내게는 엄청난 고통이였지....
  산다면...그 녀석 명이 긴 것이고...죽는다면 그것도 그 녀석의 명이야..
  지원이를 살려야만 하네......반드시 지원이를 살려야 해 !!!!!
  지용이를 죽이는 한이 있어도......''

``아..아버님 !!!''

``회장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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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 없는 일이야....그래도 자신의 손자인데...어떻게...
  그리고...신장이식 .. 꼭 형제일 필요는 없어...
  회장님 같은 부에 권력이라면 일반인들에게서 찾아도 별 무리가...
  이런말 뭐 하지만...회장님은 마치 지용이가 죽기를 바라시는것 같은...''

``...............''

``이보게.........''

``우리 지용이....어렸을때부터 가여운 녀석이였어...
  그...그런데...내가 그것에 더 부채질을 한것같아....
  이젠 지원이가 나타났으니...이 집안에 지용이가 설 자리가....
  그런데....그 ..일을 ...... 내 손으로 직접 하다니.....후우....''

``흐음.....그래도 자네 대단해...자네 자식도 아닌 아이를...''

``자네도 이 집안에 하루만 있으면 나 같이 되었을거야...
  그 어린것이.........나라도 그렇게 해 주지 않으면......
  하..하지만..나도...가식의 인간이야...
  아무리 지용이가 가여워도 마음은 재진이에게 더 애착이 가....''

``그거야...당연한것 아닌가 ?!!..
  만약 그렇지 않으면 자넨 ...인간이 아닌 성인인걸세....''

``그..그러니...지용이가..더 가엾다는 말일세...
  그...녀석은....이 세상에.......그 녀석을......후우........''

``오빠~.....오빠......성혜....여기 있어.......오빠...랄라라라....
  성혜....여기있어....꺄르르르.....오빠~~.....''

``성혜씨는....아직도........
  정말...산다는게...뭔지..........착찹하군.........착찹해.........''

``오빠~....사랑해....성혜는....오빠만...사랑해.......~~...
  사랑해.......오빠....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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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다....

이 거대한 성 같은 집 !!!
사방이 마치 한점의 벽돌도 용납하지 않는듯 뻥 뚫려있는데도
내 마음은 마치 폐쇄된 엘리베이터 안에 갇힌것처럼 답답하기만 하다......

성훈이....
병원으로 돌아왔을까 ?!!..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이 사람들이 이미 성훈이도 데려다 놓은걸까 ?...

아니야.....
아니야..........

그런데.............
이 장미들을 보통의 장미들과는 다른것 같네...........

성훈이 닮은것 같아....

가만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야..
성훈이를 찾아야 해 !!!

은지원 !! 너 지금 뭐하고 있는거냐....
어벙하게 주위에 휘둘려서 정신도 못차리고....

``오...오빠 !!!....''

으응 ?!!!

``오.....오빠 !!!....오빠 !!!!!''

뭐....뭐야 ?!!....이 사람 뭐야 ?!!...
나보다 나이가 더 많아 보이는데.....오빠라니....

``오빠 !!!....오빠 !!!!!.....''

우욱....우욱....
이건...보기와는 다르게 힘이 엄청 쎄잖아....

``이보세요....이러지 마세요.....''

``오빠 !!!....오빠 !!!...''

그런데....이 여자분 낯설지가 않은데....어..어디서 봤더라...

``마...마님 !!!...세상에...어서 그 손 놓으세요....
  마님 !!!!''

``오빠 !!! 오빠 !!!....''

``도련님 !!! 괜찮으세요 ?!!''

도련님 ?!! 나에게 말하는것인가 ?!!

``에잇 ! 시끄러워 ! 집에 오자마자 신경거슬리는 소리들 뿐이군 !!...어랏 !!''

그래 ... 어디선가 본듯한 여자라 생각했는데...
맞아 !!! 저 녀석이야 !!!..
저 녀석의 얼굴이야....
저 녀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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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나간 여자가 개새끼를 안아주고 있다....허어...
나라는 녀석은 이날 이때까지 단 한번도 안아준적이 없는 저 정신나간 여자가

안겨서 머리털이 다 쥐어 뜯기고
안겨서 피부에 아물지 않는 생채기가 나더라도 한번이라도 안겨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바라고 .... 그렇게 원했던 것이였는데....

하지만....
그렇게 애타해도.....나를 안아준적은 단 한번도 없었어....
꿈 속에서 조차도 그녀가 나를 돌아다 봐준적이 없었단 말이야..........

그런데...
어째서지 ?
왜 ?!! 도대체 왜 ?!!
저 정신나간 여자가 개새끼를 저토록 집요하게 껴안고 얼굴을 부벼대고...
갖은 짓을 다 하고 있는 것일까 ?!!!

그리고...저개새끼는 왜 여기에 와 있는거지 ?!!....
왜 ?!!....도대체 왜 ?!!!......

-------------------------------------------------------------------------

``현대판 신데렐라군...''

``무슨 소리야 ?!!..도련님은 남자분이신데...''

``그...그럼...왕자와 거진가 ?!!..''

``야..그것도 좀....''

``하여간....마치 소설같은 이야기다....어떻게 이런일이....
  그런데..지원 도련님이 저렇게 갑자기 나타나면 지용도련님은 어떻게 되는거냐?''

``바보 !!!...지용 도련님이야 ... 외손주고... 지원도련님은...친손주인데..
  그걸 질문이라고 하는거냐 ?!!''

``그..그럼..이 많은 재산들...몽땅 다 지원도련님께로....''

``그거야...당연한것 아니야...거기다 회장님 이상하리만치 지용도련님을
  싫어하시는데.....
  그런데...진짜 놀랍더라...그 무서운 회장님이 지원도련님 볼때는..
  그냥 보통 할아버지 같은 인상이야....너무 신기해 !!!..
  내 눈이 의심스러울정도로......''

``야...그런데 솔직히 나도 지원도련님 보면 괜히 인상이 펴지는 것 같아...
  뭐라 그럴까..지용도련님은 왠지 음침하고 ...흠...잘생기긴 하셨어도..
  보면...기분이 그다지 안 좋은데...지원도련님은 느낌이 참 좋아...
  아주 많은 사랑을 받고 자라난 사람같은...그런.....느낌이랄까 ?!!''

``너도 그렇냐 ?!!...그래 나도 처음 뵐때부터 왠지모르게 친근감이 들더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도 사람의 마음을 무척 편안하게 해 주는것 같거든...
  아마도..지원도련님의 어머님 !! 무척 좋은 분이신것 같아.....
  지용 도련님은....어머님이 저러시니.....후우.....가엾으신 분 !!!....
  그럼...우리 지용 도련님은 어떻게 되는거냐 ?!!....
  설마...회장님....그래도....유지는 해 주시는 거겠지 ....''

``회장님 !! 말씀 못들었어..!!
  이제부터 우리가 깍듯이 모셔야 할 도련님은 지원도련님이라고 ...
  단호하게 하셨던 말 !!!....지용 도련님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잖아..''

``그럼 ... 우리가 우선적으로 챙겨드려야 할 도련님은 지원도련님인거냐 ?!!''

``아유...그럼...그거야..당.....아앗....도련님 !!!''

``..........''

``저..저희들은 ...이만...''

``가만...너희들...이리들 와봐 !!...''

``네 ?!!....네엣 !!..''

``나 없는 사이에 무슨 일 있었던 거냐 ?!!..''

``네...저....''

``지원 도련님 ?!!... 이게 다 무슨 소리인거야 !!!''

``저..저기...돌아가신 회장님 아드님의 아드님이시래요..지원 도련님이...
  저..저희들도 거기까지 밖에는....''

``뭐...?...죽은 할아버지의 아들 ?!!...할아버지에게...아들도 있었나 ?!!..
  그..그런데...이게 다..무슨 개 같은 일인거야 !!...웃기지도 않아 !!!
  진짜 웃기지도 않는단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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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부터 내게 호의를 가져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언제나 한커풀 덧씌우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사람들.....
그런데...오늘 그 느낌이 더해진다....

``뭐야 ?!!! 개새끼 !!! 난 내 옆에 앉으란 말 한적 없어 !!!''

``자...피워 ?!!''

``..............''

``솔직히 나도 지금의 상황 !! 얼떨떨할 뿐이야...
  지금까지도 이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갈정도로....''

``..............''

``후우~~~.....담배 피우면 안되는데....성훈이 녀석 !! 내 담배피는 모습 !!
  보면 ....오만가지 인상 다 쓰면서 날 잡아묵으려고 할텐데....''

성훈이....
그래.....성훈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뭐야 ?!!....사람 기분나쁘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사실...나...네 녀석 죽이고 싶었을때가 있었어 !!!....''

``푸후훗 !!!....''

``그런데.....네 녀석 보다 성훈이를 더 죽이고 싶은거야...
  그래서......널 죽일수가 없었어.....''

``..............''

``내 말 이상하지 ....
  나도 내가 왜 이런 말 하고 있는지...이해가 안가는데.....''

``개새끼 !!!.... 같잖은 개폼잡기는......''

``푸훗 !!!....푸후훗....내가 그렇게 개 같냐 ?!!...
  그래...내 강아지도 귀여운 강아지니..나도 개 일테지.....''

``푸후...푸하하하하하하.......
  야 !!...개새끼 !!!...지금 네강아지 네 품에 있냐 ?!!....''

``...............''

``혹시 !! 너 싫다고 꼬랑지 흔들며 떠난것 아냐 ?!!!''

``...............''

``야..야...눈 희번덕 거리지마 !!!...그렇잖아도 개같은 면상 !!
  더 밥맛없어져 !!!....''

``이새끼 !!!!....너 !! 너 !!....네가 성훈이 데리고 갔냐 ?!!''

``푸후...그렇게 눈 까뒤지버니...꼴같지 않게 그래도 멋있네...!! 파핫핫핫..''

``이새끼 !!! 성훈이 어딨어 ?!!...너 죽여 버린다...죽여 !!..
  내 강아지 도대체 어떻게 한거야 ?!!''

``야...내강아지 ...내강아지 하지마 ! 귀를 잡아뜯고 싶을정도로 듣기싫어 !!''

[퍼억 !!!]

``어쭈..!!.아프다는 놈이 그래도 주먹은 살아있네....푸후..''

``성훈이 있는데 말해 !!!...어서.......!!!!!!''

``난 .. 내 공주님 찾는데 근 2 년이 걸렸어 !!!
  찾고 싶으면 네 스스로 찾아봐 !!!....
  그 녀석 스스로는 도저히 움직이지 못할테니..네가 찾아야 할거야...푸힛힛''

[퍽퍽 !!...퍼버벅 !!!]

``어떻게 한거야....내강아지 도대체 어떻게 한거야 !!''

``으음...이건 진짜 아프네....맞고만 있으면 안될것 같아...이 개새끼!!...''

[퍼억 !!...퍽 ! 퍽 !]

``우욱 !!!''

``하하하하..진짜 병이 있긴 있나보군... 단 세방에 나가 떨어지다니....''

``지용이 !! 너 이녀석 !!!....''

할아버지가 나를 잡아먹을듯이 쳐다보네....웃기는 노친네 같으니...

``이 녀석이..감히...누구를.........
  이 악마같은 자식 !!...집안의 수치 !!!...이 덜되먹은 녀석이 !!!''

[철썩 !! 철썩 !!! 철썩 !!!!]

``죽어랏 !! 이놈아....죽어 !!!...내 눈에서 보이지 말란 말이야 !!!...''

[철썩 !!!! 철썩 !!!!! 철썩 !!!!!!]

뭐야 ?!!..이 노친네.....장난이 아니잖아....

``후우....후우....용서할수 없다....용서 할수 없어...
  네 같이 더러운 놈이 지원이에게 손을 대다니...네 이녀석을 오늘 당장..''

장미 줄기를 지탱해주던 나무막대기 하나가 뽑혀진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몸을 사정없이 휘몰아쳐간다...
부러지는 막대기........그리고...떨어지는 꽃잎들.....

또하나의 나무막대기가 뽑혀진다...
그리고는 좀전보다 더 강하게 나의 몸을 휘몰아 친다...
내 피부를 덮고 있는 헝겊들이 너들너들해지기 시작하는구나..
그리고...............커다란..................고통이................

``그..그만...하세요 !!...할..할아버지...!!''

``지원아...넌 비켜서라...아니 들어가 있어 !!!...''

``야..!!..뭐해 ?!!!...빨리 달아나 !!!...왜 그리 멍청히 있는거야 !!''

``푸후훗...어줍잖은 동정심이냐....이 개자식 !!!...퉤엣 !!!''

``이 놈의 자식이 그래도 정신을 못차리고....''

그래...어디 한번 패봐 !!!
내 끝까지 맞아주지......어디 한번 패보라고........

성훈이.....

내 공주님 .....

너도 이렇게 아팠었냐......

내게....맞았을때....너도 이렇게 아팠던거냐.....

성훈이.........

나의....천사..........

나의.......공주님...............

``할아버지 !!! 그만 하시라니깐요...!!!
  그만 하세요 !!!....그만 !!!!......''

``회...회장님...!!!......''

``흑흑..어떡해...우리지용도련님 !...어떡해 !!!......''

``할아버지 !!!....그만 하세요 !!!!........할아버지 !!!!!''

``꺄르르르...하하하...아빠...더 때렷....더 때렷....꺄르르르.....재밌다..
  아앗...오빠....오빠.....여기 있었네.....오빠...재밌지 ?!!
  저것봐.....맞아서 막 피가 튄다....재밌다...그치 오빠 !!!!....랄라라..
  아빠 !! 더 세게 때렷 !!!....아빠 !!!...너무 재밌어.....꺄르르르르..''

미친 세상 ....
다 미쳐버린 세상......

그래.....이런 개 같은 세상.....

다 필요없어 !!!!!!....


너만 날 사랑해주면 돼 !!!...

나의 공주님 !!!...

너만 날 사랑해 주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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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좀 벌려봐 ....
  힘들어도 입좀 벌려봐......''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해 !!!...''

``성훈아... 입좀 벌려봐...''

``후우....인간적으로 짱이 너무했다....
  널 이렇게까지 만들줄이야......
  그래도 성훈아......짱은 널 사랑해....
  사랑해도......지독스럽게 널 사랑한다고....''

``짱은 말이지....나랑 있을때도 온통 네 얘기 뿐이였어...
  네가 없는 근 1 년간은 짱 !!! 정말 제 정신 아니였단 말이야...
  마치 미친사람 같았어....하지만...너 찾은다음 살 생각하며
  그때서야 겨우.. 자신을 추스러가기 시작했지.....''

``흠.......정말...짱이나...너나......나나....
  이상해......왜 한 방향만을 보고 사는걸까 ?
  눈만 약간돌려 다른방향을 보면 인생이 달라질수도 있는데...
  왜 줄기차게 한 방향만을 보는거지.....''

``난 짱을 위해서 모든것을 다 포기할수 있는데...
  오로지 짱을 위해서만 이 세상 살아갈수 있는데...
  왜 그는 이런 나를 볼 생각 없이 너만 보는걸까 .....
  마치 세상에는 너만 존재하다는듯이....그런 눈으로.......''

``그러면서도....네게 이런 아픔을 주고....
  아픔을 준뒤.....죽도록 괴로워 하면서.......''

``너도...왜 오로지 은선배뿐인거냐.....?!!...
  옆을 보면 짱이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수 있을텐데...
  그 사랑 받아들이기만 하면 넌.......넌......''

``푸훗....이렇게 말하는 나도.....사실...다를것 하나도 없는데...
  바보같은 수원이.....''

``성훈아....입벌려봐 !!!.....''
  너 ... 이러다 죽으면 정말 너만 손해인거야......
  죽으면 아무 것도 소용없어....
  너 죽어버리면 은선배든 뭐든 진짜 다 소용없는거잖아...''

``...수....수....''

``응..그래..말해봐...성훈아.....''

``나....나...혀...어.......엉.....보...고..시....이......퍼....''

``.................''

``혀...어...엉....보...고...''

``그래...알아...네 맘 알아 !!!..그러니깐 이것 먹어...!!
  이것 먹고 기운차리게 되면...내가 꼭 너 은선배에게 데려다 줄께...
  너 이런 모습으로 은선배에게 가면 선배 무척 마음 아플거야...
  그러니깐....기운차린다음...가자....
  내가 어떻게 해서든지 너 은선배에게 데려다 줄테니...''

``................''

``자식 !!..울지마.......너 우는 모습 솔직히 적응 안돼 !!!
  옛날에는 절대로 눈물같은것은 없는 녀석인줄 알았는데......''

``................''

``자...아 해  !!!.....옳지.....그래....그렇게.....
  미음이라고 끓여봤는데....먹을만 하니 ?!!...
  후훗...너 정말 강아지같구나.....고개 그렇게 끄덕 거리니...
  진짜...순한 강아지 같아...은선배가 왜 내강아지 내강아지 하는지
  이제야 이해가 좀 되는것 같다....''

``그나저나...오늘 짱이 집에 갔다온다고 했는데...
  기분 안 좋아져서 오겠다....
  짱은 집에만 갔다오면 무서운 사람이 되어서 돌아오는데 말이야....''

``아앗...미안...닦아줄께....안뜨거워 ?!!...괜찮아 ?!!....''
  가만있어...다시 가져올께...''

.................................

``자......성훈아...한숟가락만 더 먹자...
  싫어 ?....도저히 못 먹겠어 ?
  그래...그럼...이따가...또 먹고......''

``...............''

``...그런데..성훈아..네 머리 한번 쓰다듬어봐도 되니 ?!!...''

``...으응....''

``..휴우~~~.. 진짜...곱구나....넌...머리카락 마저도..정말로 곱구나.....''

``혀...엉...이...나...차....차....즐.....거......야......''

``그래 !! 찾겠지...아마...정신 나가도록 찾고 있을거야...''

``혀...엉...아...퍼....병...병...원....에.....''

``.............성훈아...그만 말해...이젠 좀 자 !!......''

``혀...엉....''

``그래...너 일어나면 내가 어떻게 해서든지 데려다 줄테니..
  아무것도 걱정말고 자 !!....그래...눈 감고....그래.....''

``....형.....''

``울지마...울면...기운빠져....어서 자....이불 더 덮어줄까 ?..''

``혀.....엉......''
``혀..................어................엉.......''
``혀............''

``휴우.....겨우 잠들었구나.....
  많이 아프겠다...짱도...정말....이런것보면...잔인한데가 있어.....''

``이런게...진짜 사랑인건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렇게 아프게 하는것이...
  .....성훈아....너도 참 괴로운 인생이다....괴로운 인생이야....''

``.....하지만.......네가 누워있는 이 자리에...내가 누워 있고 싶다...
  나 말이지.. 죽더라도...그래..맞아죽더라도..
  이런 지독한 사랑 한번.. 짱에게 받아보고 싶어.....푸후훗....
  사실 지금의 네 고통이 얼마나 클지 잘은 모르겠지만....그래도...
  성훈아...나....나...정말...이런사랑 짱에게 한번 받아보고 싶단다 !!!...''

``그러나....짱은...내가...도망을 가던......다른 녀석이랑 잠을 자든..
  아마 무관심 할거야....
  2 년만에 날 보게 되더라도....그래...한번 씨익 ! 웃어는 주겠지....
  하지만...내가 도망쳤다고 해서 미치지도...또 날 찾지도....
  아니 만약 2 년만에 내가 나타난다 해도...그저 한번 씨익 ! 웃어버리겠지..
  너 같은 이런 고통 !!!....내게는 절대로 안 줄거야........
  귀찮아서라도 말이야....푸후훗...아마도..내 말이 맞을거야......''

``성훈아.....그래서....나 슬퍼.....
  내 자신이 한없이 비참해 보이기도 하고.....''

``아프더라도....죽더라도 네가 받는 지금의 고통이 내가 받는거라면 좋겠다..
  ....성훈아.....난.....네가......부...러...워.....
  부러워도.....아주 많이.....부...러....워.......''

---------------------------------------------------------------------

[철컥 !!...철컥 !!...탁 !!..끼이익 !!!]

[털썩 !!!]

``우욱 !!...하하하하하....우우욱 !!!''

``짱왔어...?....헉...뭐야 ?!!...짱..!!..어..어떻게 된거야..''

``야야...소리치지마..!!..골 아파....''

``짱 !!!''

``됐어 !!...별거 아니야...야 ! 그렇게 주접떨지 말고 이리와서
  내 어깨나 좀 부축해봐 !!..젠장....''

``짱 !!!''

``소란 떨것 없다니깐...빨리..부축이나 해 !!!....우우욱 !!''

[낑낑....]

``짱...걸을수는 있는거야..''

``당연하지...쉬펄 !!..그 개새끼가 끈질기게 달라붙지만 않았어도...
  이리 기운 빠지지는 않았을텐데....파하하하하....개새끼....!!!''

``도...도대체...누구에게 이리 맞은거야 ?!!
  짱을 이렇게 때릴수 있다니...믿..믿겨지지가 않아 !!!....''

``아아아.......그만 지껄여...더 생각하기도 싫어...
  하하하하...공주님 자고 있네....어여쁘시기도 하시지...
  공주님 !!..나 벌받았나봐....공주님 너무 팼다고...나 벌 받은거야..하하하''

``아유...자는 모습도 예쁘기도 하셔라...''

``짱....저녁은 ....''

``하하하..예쁜..공주님....으응 ?!...수원아...이젠 됐어 !!..넌 가봐 !!!''

``짱...몸이.....''

``됐다니깐....그만 가...!!...나 공주님이랑 둘만 있고 싶어...''

``그래도..병원에...''

``이 씨팔...가라니깐....왜 이렇게 성가시럽게 구는거야..!!...빨리 가 !!!''

``알...알았어 !!!...''

[끼이익....탁...철컥...철컥...]

``제기랄....기운도 없어죽겠는데...열뻗치게 하고 있어....!!!..''

``하하하...공주님....나 왔어 ?!!....보고 싶어 죽을뻔 했어 !!...하하하하..
  추웠지 ?!!...내가 꼬옥 안아줄께....
  우리 꼬옥 안고 자자...그러면....따뜻할거야...무척 따뜻할거야....''

``혀...엉....으음...혀...엉....''

``뭐얏 ?!! 이런 엿같은...오늘도 예외없이 그 자식인거냐 ?!!!...''

``혀..엉.................''

``꿈 속에서 조차도 나는 네게 환영을 못받는구나...
  정말로 네 머릿속은 온통 그 놈 뿐인거냐 ?!
  내가 있을 자리는 진짜 조금도 없단 말이냐 ?!!''

``.......으음.........''

``성훈아....오늘만이라도...내 이름 불러주면 안되겠냐...
  두번 안바랄께....한 번만이라도...단 한번만이라도 내 이름 불러주면....''

``으음.....혀엉......''

``이런 쉬펄 !!!...이런 개같은 세상.....젠장...흑흑....젠장......우욱흑흑흑''

``한번만...내이름 불러 보라고..흑흑욱....단 한번만이라도....
  내가....세상에 살아 있는 인간이라는 것 !!! 조금이라도 느낄수 있게...
  그래도....살아있어야 하는 이유가 하나라도 있게......
  한번만이라도 내 이름을 불러달란 말이야.....
  오늘만이도...그저 단 하루만의 꿈일지라도...제발....흐흑.....흐흑흑.....''

``사...사....라...아....해....으...음...혀...엉......혀...어...엉...''

``이런 제길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강.성.훈 !!....한번만 불러다오 !!!...
  제발....한번만이라도 내 이름을 불러달란 말이다...
  오늘만이라도.....그저 오늘 하루 뿐이더라도...........''

``혀.....엉.....으음......''

``후후........후후후........강성훈...이 나쁜새끼 !!!
  천하의 가장 잔인하고 못된새끼.......강성훈 이 개새끼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바보같구나.......바보같아.........고지용....넌...바보야..!!
  바.보..............힘만 무식하게 센 바.보.......
  아마도...세상은...내가...필요없나봐........
  날....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아무도......''

``그래도....널..사랑해....
  네가....내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도...널 사랑한다....
  난 너를....아주 많이 사랑해........''

``혀....엉.....형....''

[부스럭...]

``우욱....빌어먹을 노친네 !!..오늘은 힘깨나 썼군....우우욱...''

``성훈아...이젠 더 이상은 못들어 주겠다...
  더 듣고 있으려니.....미쳐버릴것 같아...아무래도 너 죽일것 같아..
  그렇다고 진짜 널 죽일수도 없는 노릇이고....후우~~~
  그래 !!!....내 어여쁜 공주님 !!!..
  새벽이 올때까지...네 입술에 입맞추어야 겠다
  내 입술로 나를 이토록 끊임없이 고통스럽게 만드는 너의
  그 입술을 막아버려야 겠다는 말이다......
  그럼.......더 이상은 그 소리 내 귀로 안들리겠지.....
  아마도....안들릴거야..
  그러니...성훈아....힘들어도 참아줘.........
  오늘은...정말..견디기가 힘들어....
  참을수가 없을것 같아...''

``...혀...으음...으음....음.....''

네...입술은 언제나 따뜻하구나......
정말로 따뜻해......

성훈아..이대로...너와 함께....화석이 되어 버리면...좋겠구나.....
그렇게만 되면....그 누구도 우릴 영원히 갈라 놓을수 없을텐데 말야.....

후후...따뜻하구나...따뜻해.....
정말...한 없이 따뜻하구나.......
사랑하는 나의 공주님 !!!
지용이의 공주님 !!!...
넌.....내꺼야......
결코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아 !!....

사랑한다.....

정말로 사랑한다......나의 성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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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봐...이봐 !!!.....헉헉헉...''

``.................''

``맞..맞구나....너야 !!!...머리가 많이 길어서 긴가민가했는데....
  나..알아보지 !!  나 누군지 기억하지 !!!!''

``.................''

``나...은지원.....!!!.....너...너...장...장...''

``장.수.원 이예요...''

``그래 !! 장수원 !!!....이것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묘한데....
  성훈이....성훈이.....''

``.................''

``너..알고 있지 ?!!...알고 있는 거지 ?!!''

``모.릅.니.다''

``거짓말 하지마 !!...넌 분명히 알고 있어 !!!''

``정말 몰라요....이번에는 헛다리 잡으신것 같아요...''

``제발 부탁이야 !!! 여기서 지용이 녀석을 놓쳤어 !!!
  넌 알고 있는것이 분명해 !!''

``그럼 !! 짱을 그렇게 때린것이 당신이예요 ?!!''

``아니야 !!..내가 한것이.....
  가만.....이것봐....넌 알고 있잖아 !!!...너 알고 있는거지 ?!!!''

``헉 !!''

``말해 !!!...어서 말해 !!!...''

``안돼요....이...이번에는 안돼요 !!!''

``무슨 소리야 ?!!!''

``연..연락처만 가르쳐 주세요...그럼 때 되면 제가 연락 드릴께요...''

``사람 열 받게 하지 말고 어서 말 하라니깐....''

``지금은 죽어도 안돼요...말할수 없단 말이예요...!!''

``이 자식이 !!..빨리 말해 !!!...빨리 !!!...헉 !!!..헉 !!!..''

``엇 !! 은선배님 !!..은선배님 !!!....괜찮으세요 ?!!...은선배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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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이 높아져서 쓰러진 것입니다...그런데 보호자 분은..?''

``보호자라니 ?!!''

``환자분 업고 들어 오신 분 !!!''

``흠...아마도 돌아갔나 봅니다....병원비는 제가 해결하면 되니....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아니..그...그 문제가 아니라....저 아시고 계시나요 ?!!...
  환자분께서...병이...''

``네 !! 알고 있습니다....''

``그럼 !! 빠를수록 좋겠네요......혈압에 까지 영향을 주면....
  그리고..환자분이 상당한 특이체질이시네요.....
  보통 사람들에게는 드문....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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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마님은 정말로 조용하시네요...
  마치 이 집과는 무관한 곳에서 사시는 분 같아요...''

``.............''

``지용 도련님 !! 오늘 오셨다고 하시던데....
  여기 안들리시고 그냥 가신건가 ?!!''

``.............''

``그런데 작은마님 !! 지금 이 집에 큰 일이 벌어졌다는것 아세요 ?!!''

``.............''

``글쎄..돌아가신 이집 아드님의 아드님이 나타나셨데요...''

``.............''

``근데..그 분이 어찌나 잘생겼는지....호호호...
  한번만 보면 절대로 못 잊을 정도라는것 있죠 !!...호호호...''

``.............''

``성함이 어떻게 되시더라...지원 ?...맞아....지원 도련님이시래요...''

``아앗 !!!...''

``작은마님 !! 괜찮으세요...?!!..세상에 바늘에 찔리셨네...
  어머낫...찔리기도 엄청 푹 찔리셨네요....세상에나...
  가만히 계세요....제가...얼른 약가져 올께요...''

[드르륵]

지원 !!!
설마......후후후....이름만 같을 뿐이겠지.....

그래도.....
이름 하나에...이렇게....동요가 되다니..........
가슴이 떨리는구나....

지원......

지원............

지......원...............

[드르륵]

``작은마님 !! 어서 손 내미세요...세상에...이 조그만 손에서...
  이렇게 많은 피가 흐르다니.....무척 아프시겠어요 ?!!...''

``............''

[작은마님 !!! 회장님이 뵙자고 하시는데요...]

``어엇...회장님이...?!!...작은마님 !! 무슨 일이죠 ?!..왜 회장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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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 작은마님 오셨습니다...''

[그래 !...]

[드르륵]

``어서 오너라...그래 그 쪽에 앉거라....''

``절을 참 어여쁘게도 하는구나....
  그런데 내 너를 우리집안에 들인뒤 무척 소홀했구나.....
  사실...네게...무슨 죄가 있다고.....''

``어린 나이에 시집이라는 것을 와서...남편이라는 놈은 밖으로만 나돌고..흠
  그건 그렇고 ..오늘 내 너에게 소개시켜 줄 사람이 있어서 이렇게 불렀구나..
  자...고개 들고 이쪽을 보거라...나의 친손자고 우리 은씨가문의 대를 이을
  지원이다....지원아..여기 이사람은..그 녀석..!!..아니...지용이의...
  아내되는 사람이다...서로 인사하거라....''

``네....."네...."..''

설마....

설마........

설마...........

``아아앗 !!! 지....지.....지........원.....''

``어엇 !!! 지혜....''

``무슨 일이냐 ?!!..지원아 ?!!...서로 아는 사이냐 ?!!''

``네....아..네....!!..고등학교 동창입니다...''

``뭣이라고 ?!!...하하하하..고등학교 동창 ?!!....
  그럼 둘이 서로 같은 학교를 다녔다는 이 말인거냐 ?
  참 재미있는 일이구나...무척 재미있는 일이야..하하하하하..''

나의 왕자님 !!!...
나의 왕자님이 !!!....
내 눈앞에 이렇게 버젓이 앉아 있다니....

이건 정녕 꿈이 아닐진데.....
나의......왕자님이.....이렇게.....나를........보고........있다니....

지원아.......

지원아...........

지원아..................



``내가 네게서 얻고자 하는것이 무엇일까....
  널 이렇게 아프게 하면서 널 이렇게 고통스럽게 하면서......츠읍..''

[딸깍 !!...치이익...]

[냉면을 먹고 집단 식중독을 일으켰던 사람들의 검사결과
 냉면원료에 쥐약성분가루를 혼동해서 함께 넣어 뽑음으로 인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푸하하하하하.......킥킥....
  요새는 뉴스보는것이 왠만한 코메디 프로 보는것 보다 더 재밌어 !!!
  푸푸푸푸풋....''

[남부지방은 엄청난 폭우로 인해 관광버스와 시내버스가 충돌해
 초등학교 학생 5 명이 숨지고..........[딸깍 !!!...지잉~~~]

``많이도 죽는구나..
  하루에도 아마 수십명씩 죽어 나갈거야..아니 수백명일까...
  아아....뭐 신나는 일 없나 !! 왜 이리 심난하냐...''

``불.. 조움....켜줘..''

``어엇...공주님 잠에서 깨셨나 ?!! .....
  그래 !! 공주님 말씀 들어드려야지 ... 암 그래야쥐 !!! ''

[부스럭 !! ``우욱 !! 에잇 ! 젠장.. !'' 따악 !]

``됐어 ?! 환하니깐 좋아 ?''

``................''

``후훗 ... 뭐야 ?! 왜 그런 눈 으로 쳐다 보는거야 ?!!''

꿈 속 바닷가 모래밭에서 난 모래성을 지었어
형은 파도를 가로지르며 헤엄을 치고 ...
나...너무나 행복했어...

넌 믿지 못하겠지...
내가 바닷가 한 귀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사람들 분위기 잡을때
한번씩 다 써먹는 그런 짓을 하리라고는.....

파도는 다행히 내 모래성 가까이 다가오지를 못하더구나..
난 조그맣지만 단단하고 속이 꽉찬 형과나의 성을 쌓아가면서...

한 없이 웃고....

하늘은 파랗고...

바닷물도 파랗고....

그저 좋았는데.....

그런데 누군가의 발이 내 모래성을 무참히 짓밟아 버렸어 !!!
발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아 ...
얼굴은 못봤거든...

그와 더불어 모든게 다 사라지더라...

파란 하늘도...
파란 물도....

그리고......형 마저도.....

``뭘 그렇게 쳐다보냐니까 ?!!...
  이젠 좀 네 눈 같다.....뭐 불만 있어 ?!!''

막연히 그 발의 주인공이 너 일거라는 생각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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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리와 ...지...용.....아....''

``왜 ?!!''

``이...이리와 ...''

``푸훗 ! 무슨 바람이 부셨나 ... 공주님이 직접 나를 다 불러주시고..''

심란함을 가득 안고..
난 나의 공주님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살며시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는 손 ...

그 손이 나의 얼굴을 더듬으며 점점 아래로 내려가며
한 손이 더해진 두 손이 내 얼굴을 어루만져간다...

좋은데....
아주 좋아.....

이런 기분이라면 ....
만약 이 손이 내 목을 조른다 해도 행복할것 같군....쿡쿡.....``우욱 !!!''

``푸후훗 !! 뭐하는거냐 ?! 성훈아...''

이런 이런...
뼈를 덮고 있는 거죽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앙상한 열 손가락을
필사적으로 놀리며 내 목을 조르고 있는 손 ....

왠지 코끝이 찡해지네...

``뭐하냐니깐 ?!!!''

나의 물음에 열손가락을 더욱 꽈악 쥐며 조여들어오려고 한다..
가여운것 ......쯔쯧....

``나 죽이고 싶으면 힘 좀 더 길러 ...
  이 힘으로는 절대 나 못죽여.... 그만 용쓰고 손 놔라....''

``날 사랑한다며....
  날.. 날...사랑한다며...
  그런데 왜 날 괴롭혀 !!! 왜 나를....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는거야...''

매번 느끼는거지만 이 녀석의 눈은 묘해 ...
여러가지 잡생각을 다 생각나게 해 버린단 말이야..
때로는 아무것도 생각 못하게도 하지만....

``비참하다고 ???......
  그래 !! 그럼...가자 !!!...
  더 이상 공주님 ! 비참하게 할 필요 뭐 있겠어 ...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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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것을 운명이라고 하는걸까..

나의 왕자님...

지난 세월 단 하루도 널 잊은적이 없었어...
결혼식 전 날에는 후배가 몰래 찍었다는 너와 나의 사진을 들여다 보며
울고.... 또.... 울고 .......

졸업식 선물이라며 공손히 건네주던 .... 그 사진 ....
그다지 친분 있는 후배는 아니였지만 ...
너와 나의 모습을 그토록 아름답게 남겨 주다니..

끝이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기다리면......
기다리고 있으면......

널 다시 볼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생겨나기 시작했지.....

하지만..
부모님이 고통스런 얼굴로 내 결혼을 종용하실때...

이젠 끝이구나...
이젠 ....진짜 끝이구나.........

................................................................

................................................................

원하지 않는 신부화장을 하고...
원하지 않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원하지 않는 면사포에 얼굴을 가리고....

그래도....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 내게 주어졌어.....

난 결혼은 했지만...
널... 사랑해도 괜찮아...

난 아직 여자의 몸이 아니야..
아직까지 난 부모님이 주신 그대로의 몸이야..
네 여자가 되어도 내게는 죄 될것이 없어....

지....원....아.....

지........원..........아.......

난 운명을 믿고 싶어...

이 곳에서 널 만날수 있었던 것 !!!
이건 분명 운명이야......

신이 내게 주시는 기회 !!
단 한번의 기회 !!!.......난 목숨을 걸꺼야...

[드르륵 !!]

``아아앗 !!!!!''

``뭐야 ?!! 뭘 그렇게 놀래 ?!!''

``어..어떻게...오셨어요 !!!''

``......푸훗 ! 웃기는 여자군 ! 내 집에 그것도 내 방에 들어오는데
  어떻게 오셨냐니 ?!!''

``............''

``야 ! 그렇게 밥맛없는 얼굴 하지 말고 저리 비켜 !!!...
  가만 ... 이 쪽이 가장 잠이 잘 오는 아늑한 곳인가 ?!!
  그렇다면 공주님을 여기다 뉘여야겠군...''

``이..이 사람은....누...누구예요 ?''

``쉿 !! 네 목소리 너무 째져 !!! 그러다 공주님 깨겠다....''

이름뿐인 남편이라는 사람이 한 밤중에 침입해 들어왔다
남편에게 침입이라니 !!!

하지만 내게 있어서는 침입이 분명하다
한순간 두렵고 너무나도 무서웠다
이 밤에 대면하지 말아야 할 얼굴이 갑자기 불쑥 나타나다니...

행여나 이 사람의 마음이 바뀐것이 아닌가....
정말로 나의 이런 생각이 맞는다면 ....
나의 꿈은 나의 왕자님에 대한 사랑은 산산조각이 나 버리는 것인데...

그러나...
그의 등에는 누군가가 업혀 있었다..

그 만이 아닌...
또 다른 사람과의 한 밤중의 방문 ....
이젠 침입이라 생각하지 않아도 될것 같다...

그러자 나의 목을 조르던 긴장감이 짧은 한숨과 함께 풀려간다.....

그런데...
내 침상을 빼앗아 누워있는 이 사람...
고개가 옆쪽으로 돌려져 있어 확실하게 볼수는 없지만...
어디선가......어디선가.....

``야 ! 나가서 따뜻한 물이랑 수건 같은것 좀 챙겨서 들어와..''

``........''

``야 !!! 그렇게 곰탱이처럼 미적거리지 말고 좀 빨리 빨리 움직여봐..
  너만 보면 성질나서 못살것 같아...왜 이리 굼떠 !!!!!''

그래..난 이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
그저 형식적으로 연결된 남편일 뿐이야..

기분 나쁠것 없어...
아니 난 오히려 이 사람에게 고마워 해야 한단 말이야...

그래도....

``이..씨팔...뭐야 ?!! 빨리 안 가져와 !!!!''

[드르륵...]

[자박..자박...자박....자박.....자박......]

[촤아악......촤아악 ....[주섬 주섬] [낑낑...``휴우......''...낑낑...]

[자박..자박...자박....자박.....자박...자박...]

물을 무리하게 많이 담았나..??!! 생각보다 무겁구나..
이대로 가기에는 .....

조금 쏟아내 버릴까 ?!!
그러다 물 적게 가져왔다고 하면 어쩌지....

그 사람 무섭기는 무섭단 말이야..

가만..머리에 얹어서 가면 좀 수월하려나 ?!!
티비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그래.....

물로 내부가 다 채워진 찰랑거리며 위태위태한 것을 머리에 올리려는 순간
나의 얇은 손목을 고문하던 무게가 순식간에 사라져 간다..

``이 밤중에 뭐 해요 ?!!''

그 위태위태한것은 내 왕자님 손 쪽으로 옮겨져 버린 것이다..

``아앗....''

``어엇..이것...미지근한 물이네요 ?!!...''

언제나 이 사람의 이런 온화한 표정을 보면서 살수는 없는걸까..
어째서 이 사람은 세월이 변해도 이렇듯 한결같은 모습으로 다가 오는 것일까..

학창시절에도 그랬다...
고민과 절망...때로는 우울증 비슷한 것에 물들어가도...
우연히라도 이 사람을 스쳐지나가게 되거나 혹은 창문 밖으로
이 사람의...살아있는 생기가 느껴지면.....난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이 사람의 공기가 내 곁에서 맴돌고 있다는것만 느껴지기 시작하면...
나의 온갖 암울함은 다 사라지고....오로지...밝은 빛의 세계만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저벅...자박..자박...저벅..자박.자박....저벅...자박..자박....]

``돼..됐어요...여기까지만..이제는....''

``아앗..그렇죠...여기서부터는 내실이니..''

``............''

``............''

``.................''

``아 .... 그럼 전 이만.....''

[저벅....저벅...]

지원아...

지원아.....

지원아.......

``지원아......''

아앗....

``으응 ?!!''

이미 물은 엎질러져버렸다
마음속으로만 되내이던 말이 소리가 되어 허공을 맴돌고 있으니..

``지원아 !!!!!....''

왕자님이 가던 걸음을 멈추고 나를 돌아다 봐주고 있다..

``지원아 ............''

예전같으면 나 같은 여자를 화냥녀라 했겠지...
그래서 돌을 던지며 비난을 하고 마침내 때려 죽였겠지...

``왜 이래..?!..지혜야...''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어...
이젠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어...
네게 이렇게 안겨 있기만 해도 행복해 죽을것 같아..

널 놓칠수가 없어...
난 너에게 구속받고 싶어......

네가 만약 악몽같은 고 3 시절 그때처럼...
한순간에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다면......
지금에 와서 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난 정말 버텨내지 못할것 같아...

아마도 그랬나봐..
내가 지금까지 살아올수 있었던 것은..
이런 날이 오리라는 것을 막연하게나마 감지하고 있었던 거야..

지원아....
난......
난..............

너를....사랑해....

지금의 나의 처지 같은것을 다 망각해 버릴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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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향기는 독특하다..
첫 인상부터 상큼함으로 다가왔던 지혜...

난 지혜의 향기가 좋았었다...
그래서 한때는 사랑하고 있다고 까지 믿어버렸었다...

진정 내가 지혜를 사랑했는지 아니면 사랑한다고 믿으려고 한건지..
이건 아직까지 미스테리다..
내 자신도 솔직히 단정지을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밤....
지혜가.....그 독특한 향기로 내게 또다시 다가온다...

난....도대체 어떤 녀석일까...

이런 복잡한 사고속에서도...
성훈이의 모습과...지혜의 향기 속에서 번민하고 있다니...

[짝 ! 짝 ! 짝 ! 짝 !]

``호오~~~....한 편의 멜로 영화군....무척이나 감동스러워...
  달빛이 쏟아지는 정원에서 신분을 초월한 두 남녀의 포옹이라....
  좀만 더 기다리면 더 멋진 모습까지 연출될것 같기는 한데....
  내가 워낙 성격이 급해서리...''

``어이...그래도 명색이 내마누라인 거기 그 분 !!!!
  난.....하도 안와서 물길러 어디 댐이라도 간줄 알았어...
  그런데..물은 내 팽겨 치고...첫사랑과 목하 열애중이라..
  이것참 !!! 방해해서 서로에게 미안하기는 한데...껄껄껄껄...''

``야 !!! 너 그래도 시킨것은 다 해 놓고 뒤로 호박씨를 까던지
  옷을 벗던지 해야 할것 아니야 !!!
  뭐야 ?!!! 왜 사람은 기다리게 해 !!!
  같다나 행동도 곰탱이 같은 것이...빨리 물이나 떠 와 !!!...
  그 다음은...네가 그 새끼랑 뭔짓을 하던 네 자유니 ..
  그 짓은 그 다음에 해 !!!......''

``후후후후....그렇게 사시나무 떨듯이 떨지마...
  내가 좀 무서웠나 ?!!....괜찮아..괜찮아...
  아주 좋아....지금의 네 행동 솔직히 내 마음에 쏙 드는 행동이야..
  여태까지 네 모습 중에서 가장 괜찮은 모습이랄까나..
  그러나 지금은 물이나 떠 와라......''

지혜가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달려간다...
그 커다란 눈망울에 두려움을 하나가득 안고서...

``오해하지 마라 !!!''

``오해 ?!!....무시기 오해 ?!!.....오홋...
  너의 그 멋진 사람 꼬시기 ?!!!....그래도 너 죽인다...
  다시 봤어 !!!... 어떻게 단숨에 내 마누라를 그렇게 잡아먹을수가 있냐 ?!!''

난감하다...
난 이 녀석에게 발목이 잡혀버릴지도 모른다..

``그래도 성훈이는 일편단심 ...오로지 너 뿐이더구나...
  나에게 흠씬 두들겨 맞아도.....형....형.....형......푸히히히힛....''

``야 !!!!''

``왜 ?!!!''

``성훈이 때렸어 ?!!!''

``어쭈...그래도 가슴은 아픈가 보지..''

``이 .. 개새끼...성훈이 어디있어 ?!!!''

``야야...멱살잡지마 !!!.. 숨막혀 !!
  그리고 내가 누누히 말했지...네 능력껏 찾으라고....
  그런데 너 무척 웃기는 녀석이다...
  뒤로는 할 짓 다하고 앞으로는 성훈이 ... 성훈이....이러는거냐 ?!!''

``이 새끼야...네가 뭘 안다고 주절거리는거야 !!!!''

[퍼억 !!!]

``우욱....오늘은 좀 쎈데....이것 내가 약해졌나...
  어쨌던 마누라의 부정행위를 눈으로 목격하는것은 쇼킹한 일이니...아함...''

[저벅....저벅...저벅.....]

``야 !!!...도망치냐 ?!!...할말 더 없어 ?!!....그래 그럼 푹 자라 ...
  그런데..잠이 오려나 ?!!..
  야 !! 은지원 !!..오늘 밤 ...내 마누라 네 방으로 보내줄까 ?!!..
  어떠냐 !!!...군침 돌지 않냐 ?!!!.....하하하하하하하''

[탁...]

지원아...여기서 동요를 일으키면 안된다..
그럼 저 자식에게 진짜 발목을 잡히게 돼 !!!.
더러워도 참아야 해 !!!....지금은 참아야 한다고 !!!..

이런 쉬펄 !!!...오늘은 내 자신이 진짜 용서가 안되는군....젠장....

여자의 향기는 독소라더니......

[저벅....저벅....저벅....저벅....저벅....]

``하하하하하하....잘자라 !!!...은지원...잘자라고....
  그리고 내가 한 말 진심이니...잘 생각해봐 !!!...푸후..후후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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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근한 물에 담구어 축축해진 수건으로 정성스럽게
하얀 몸을 닦아나간다..
이름뿐인 남편의 얼굴은 마치 경건한 의식을 치르는 것처럼 진지하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아름다운 사람...

어디서 봤더라 ~~......
도대체 어디서 본 것일까 ?.....이 사람을....

아름다운 사람을 보는 그의 눈은 나를 바라보는 눈과는
사뭇 다른 눈동자다..

그가 저런 표정을 지을수가 있다니 ....

``세상일은 모르는거야 !!! 당장 내일 일도 모르잖아....''

그가 혼잣말인지 아니면 나에게 하는말인지 알수없는 톤으로 중얼거린다..

``어쨌던 인생은 도박인거야 !!! ''

무슨 뜻으로 저런말을 하는걸까...

``난 결코 지지 않아.... 게임의 법칙을 바꾸는 한이 있어도 ....
  절대로 패배자가 되지는 않는다..''

정말 알수 없는 사람이야....

``뭘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는거야 ?!!...''

``...........''

``후후후...그런데 너도 꽤 만만치 않은 여자같아..
  그래도 명색이 남편인데 남편앞에서 그런짓을 하고도 두 눈 똑바로 뜨고
  이 방에 있는것 보면.....''

``...........''

``흠....눈을 그리 치켜뜨니 상당히 매력적인데....아주 이뻐....
  가만...그렇다면...오늘 밤.... 이대로 첫날 밤을 한번 치러 볼까나...''

이..이 사람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지..

안..안돼.....가까이 오지마...
내 곁으로 다가오지 말라고...

``흐흠....향기 좋은데....''

``이..이러지 마세요...''

``뭐 ?!!!..''

``날...날..만지지 말아요...''

``하하하하하...너 상당히 웃긴다...나도 제 정신이 아닌것 같지만..
  너도 만만치 않은데....''

``제..제발...절 살려주세요...''

``.........진짜 정신나간 여자군....내가 언제 널 죽인다고 했냐 ?!!''

``저..저는...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당신도 그러셨잖아요....서..서로...상대방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로..''

``그래 ?!! 내가 그랬어 ?!!... 흠.....
  그렇다면 지금부터 그것을 잊어버렷 !! 내 마음이 바꼈으니...''

내 목덜미를 쓰다듬는 그의 손이 마치 뱀의 냉기처럼 서늘하다..
이런 끔찍한 기분이 들다니....

``목이 아주 가늘군......조금만 힘을 주면 그냥 부러지겠는데....''

``이..이러지 마세요...''

``가만.. 이 옷 속으로 감추어진 부분을 드러내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나...''

``제..제발...이러지 마세요...''

``난 네 남편이야 !!! 남편이 아내를 안고싶다는데....
  이건 네가 거부할수 없는 문제야 ''

``싫....싫어.....난 당신이 소름끼치도록 싫어요...''

``푸훗....나도 너를 안는것이 써억 좋다고는 안했어 !!!''

``그런데...왜 이러시는 거예요 ?!!''

``가만있어 !! 그래도 결혼은 했으니 머리는 올려줘야 할것 아니야 !!!''

``이것 놔요 !!... 용서 못해요 !!!.... 이러지 마세요...아앗.....
  지원아.....지원아......''

``.............''

``.............''

``지금 네 입에서 나온 이름이 지원이냐 ?!!...
  지원이라.....지원.........지...원......우리 집에 있는 그 놈이지 ?!!
  좀 전에 내 앞에서 네가 그렇게 매달린....그 녀석 !!!''

``흐흑.....''

``야..야..짜지마라...!!''

``....흐흑...흐흑....''

``넌 내게 죽어도 안기기 싫겠지 ?!!...솔직히 나도 너 죽어도 안기 싫어...
  너 안을 바에는 차라리 지나가는 개랑 춤추는게
  더 즐거울것 같아....푸후후후후...''

``..............''

``가....''

``.......??....''

``가라고......그 놈에게 가서 ....그를 유혹해 보란 말이야 ....''

``..............''

``나만 눈 감으면 되는거야...
  나야 워낙 바다와 같은 넓은 아량의 남편이니...네 재주껏 그를 유혹해봐..''

``..............''

``나에게 안기기 싫으면.....그를...네 것으로 만들어 ....''

``..............''

``어서가 ..... 지금이 기회인거야..
  네가 행복해 질수 있는 기회 !!!.....''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떤 정신구조로 되어 있는걸까...

이 사람은 도대체......

``빨리 가 !!!...그렇지 않으면 오늘 밤 내가 너 짓밟아버리고 만다 ''

``당..당신은.....''

``긴말할 필요 없어... 그 녀석 !! 오늘 밤 무척 외로울거야..
  네가 가서 위로해줘....
  그리고.........
  푸훗........푸후후후후후.......''

``.............''

``빨리 나가...!!!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듣는거야 !!...''

내 옷을 찢을듯이 달려드는 그를 뒤로한채 난 무의식적으로 밖으로
도망쳐 나왔다...

문 안으로는 그의 알수없는 웃음소리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무서운 사람......

하지만...
그래...!!!....이미 죽을각오 했었던 일이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정신을 차릴수가 없지만..
이건 정말 신이 주시는 나의 기회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잡아야 해 !!!
어떻게 해서든지...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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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이 참으로 오묘하구나...
이렇게.....아름다운 불빛을 내는 전등도 있다니..

``눈을 떴구나...''

``...............''

``너의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것이 하찮다는 생각이 들어...''

따뜻한 온기의 입술이 나의 눈가에서 맴을 돈다

``여기는 어디야 ?!..''

``넌...결국은 나를 사랑하게 될거야...
  너와 난 운명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이니...''

운명 ?!.......

운명이라.........

``운명은 내가 만든다...
  누구에 의해서 내 인생이 좌지우지 되지는 않아...''

네가....
네 운명을 만들겠다고 ?...

그렇다면..
나는 너의 손에 의해 내 인생이 바껴야 한다는 뜻이니....

``넌 가만히 있으면 돼 !!!
  세월이 지나면 나에게 진심으로 고마와 하게 될거야...
  사실 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나를 원하고 있어...
  미쳐 네가 인식을 못하는것이 아쉬울 뿐이지만...''

그런데......어디선가 형의 향기가 나는것 같다..
으음....도대체 여기는  ?!!...

``오늘 밤 너는 마치 새신랑을 맞는 처녀의 모습같아...
  순결한 나의 신부.......''

가슴이 두근거려...
이상한 기분이야....마치 형이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것 같아..

``지용아...여...여긴...''

``집이야...''

``너의 집 ?!!...''

형이 느껴져....

형이 나를 부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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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식이 이 곳에 있다...

그 자식과 끝장을 보면 성훈이를 찾을수 있다...

벌써...그런 기회는 몇번이나 있었다...

그런데.......나는......

성훈이....또 당했겠지....

그 자식에게... 또....철저하게 당했겠지....

나의 몸을 휘감던 몸이 그 녀석의 몸에 휘감겨지면서...

아아....잊고 싶던 기억이 다시 떠 오른다...

그 자식의 몸 아래서 바둥대던 내 강아지의 그 끔찍한 모습이 다시 떠 올라...

난..........난..........

[부스럭....부스럭......]

[지...지원아.......지.....지원아.....]

안되겠어 !!....
오늘은 끝장을 봐야겠어...

[드르륵 !!!]

나의 몸이 일어서는 순간 예기치 못한 일이 내 방안으로 들어온다..

``지...원....아.....''

``...................''

``지원아.....''

``...................''

``잘....잘...곳이 없어......''

``...................''

``그가 나를 쫏아냈어.....''

``....................''

``너...너에게 안겨있던 모습을 보고 ...그...그가...''

``...................''

``지..지원아...나...나 아직 그의 여자가 아니야...''

``................''

``그와 난 이름뿐인 부부야....결혼부터 지금까지...''

``.................''

``난....난....죄 될것이 없어.....''

``.................''

``지..지금...넌.. 나를 정신나간 여자로 볼지도 몰라...
  아...아니 무척 뻔뻔한 여자로 생각하겠지...''

``..................''

``하지만....난....너를.....너만을....오직.....너만을...사랑해...''

``..................''

``지원아.....난..내 사랑을 이루고 싶어.....
  나에겐 오직 너 뿐이야....''

``..................''

``너...너도...나를...싫어하지는 않지 .....그렇지 지원아.......''

``...................''

``지원아.......''

``..............''

``......지..원아......''

``...........''

``나......나를....안아줘.......''

``............''

``오늘 밤 ........나..........네...여자가 되고 싶어.........''



자신이 원하지 않는대로 운명이 흘러가고 있다는것을 간혹 느낄때가 있다
분명 이것이 내가 가야하지 않아야 할 방향이라는 것을 감지하면서도
순간적인 감정의 폭팔이나 흥분 ........ 또는 분위기....

분위기라...

솔직히 지금 내 앞에서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는 천들을 한겹씩 벗어내는
지혜의 모습을 보면서 난 어찌할바를 모르겠다..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아니 윤리도덕적으로 생각한다해도
난 단호히 지혜의 이런 행동을 질책하고 그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하는데..

하지만...

서서히 드러나는 그녀의 하얀 몸이...
내 눈을 마비시키고 내 가슴을 뛰게 한다..

이래서는 안되는데....
절대로 이래서는 안되는데...

그러나....숨이 막힐 정도로 나를 유혹하는 그녀......

이 순간 누군가가 한 말이 갑자기 내 머리에 선뜻 지나간다...

....여체는 지상최고의 아름다움이라는......
그 어떤 아름다움도 여자의 몸 보다는 아름답지 못할거라는....

진실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일은 내게는 실로 충격적인 일이다..

어렸을때 엄마의 손을 잡고 목욕탕에 가서 보던 아줌마들의
그 뚱뚱하면서도 생기없어 보이던 몸이 절대로 아닌 것이다...

아름다운 몸이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저 몸은...

이성적인 사고....

본능적인 감정......

이성적인 사고....

본능적인 감정.....

``부모님이 주신 그대로의 몸이야...
  지원아..............이 몸을...................네게 주고 싶어....''

남자는 사랑을 하지 않아도
흥분을 억제하지 못해서 여자를 안을수도 있다는 말을 친구녀석들이 종종하곤했다

이미 여자의 맛을 알아버린 놈들은..
행위...단지 그 행위를 위한 수단으로 여자를 안아버리는 놈들도 있었고..

그런 그들은 아직 총각인 나를 보고 바보라는 말도 서슴없이 했었다..

나를 유혹한다.......
나를 유혹하고 있다..........

절대로 맺어져서도 안되고
암담과 고통으로만 점철될 미래뿐인 그녀가 나를 유혹하고 있다

``난.....죽을 각오로 여기에 왔어.....''

실오라기 걸치지 않은 그녀가 점점 내게로 가까이 다가온다..

``부모님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그 누구에게도 용서받지 못할 일을 저지르려고..''

참으로 고약한 일이다..
지혜와 나의 거리가 점점 가까와질수록 머릿속으로 내강아지가 그 놈에게 당하는
영상들이 고문하듯 한컷트 한컷트씩 꽂아진다...

``만..만약...네가 .......오늘 밤 나를 거부한다면.........''

제기랄.....
내가 아닌 그 놈에게 아양떠는 성훈이의 얼굴이 ...
왜 이렇게 뚜렷하게 각인되는 것인가...

``난.......난.........죽을수 밖에 없어...........''

자기 합리화....
글쎄 난 지금 훗날 내가 탈출할수 있는 비상구를 생각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지원아..........
  추워..............................''

분명 여자의 몸은 다른가 보다...
무척이나 부드럽게 보인다..

``날....안아줘.....''

내 손가락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쥐고 있다
이것이 무의식적인 행동인지 내가 원해서 하고 있는 행동인지
아직까지는 나 자신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의 둥근 어깨선을 따라 내 손가락은 마칙 독립적인 생물체인마냥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서서히...
그녀의 가슴으로......

그래.....이것인가 보다...
지금 나를 무섭도록 자극시키면서 유혹하고 있는 본질적인 실체..

처음으로 접해보는 색다른 세계다.....

무척이나 부드럽다..
그리고...................아늑하게 느껴진다.....

사람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의 젓을 물면서 정신적인 안정감과 ...
또한 본능적인 생존의 욕구로 인해 필사적으로 빨아댔을것이다...
엄마의 가슴은 사람들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최초로 접하는 생의 안식처이니..

``난 아직도 잊지 못해.....
  네가 해준 첫 키스를......아마 평생토록 잊지 못할거야.....
  아니 내 몸이 흙으로 덮어진다 해도 그 기억만큼은 절대 묻을수 없을거야..''

하룻밤의 쾌락......

난 지금 인간이 동물이상의 대접을 받을수 있는 절제력과 사고력을 잊어버리고 싶다
어쨌던 인간도 고등동물에 속한다고 하니...

``지원아......지원아......''

내 가슴 한켠에도 이런 감정이 숨겨져 있었다니...

``사랑해...........사랑해................사랑해.........지원아...''

성훈아...그런 슬픈 표정 짓지마라..
너로 인해 난 더할수 없이 고통스럽고 괴로운적이 있었단 말이다..

너를 사랑한다...
지혜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야...

그러니 그렇게 슬픈 표정은 짓지마라...

``지원아.......''

이것은 내 자의가 아니잖아...
내가 원해서 이러는 것은 아니잖아.....

지혜 죽을 각오로 왔다는 말은 사실일거다...
이런 그녀를 내가 매몰차게 돌려보낼수는 없는 거잖아...

``지원아.......''

사실 문득 문득 그 놈에게 안겨있던 네 모습이 떠 오를때면..
내가 어느만큼이나 고통스러웠지 너는 모를거다..

하지만....

이 밤이 지나면.......

그 기억이 떠 오른다 해도 전 만큼 고통스럽지는 않을것 같구나...

``사랑해......사.....랑......해......지원아....''

너를 사랑한다..
지혜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야...

이건 진심이다...

이건 진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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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지 않아 ?!!....''

``......지용아......''

``으응 ?!!''

``이상하다......''

``뭐가 ?!!!''

``모르겠어.....뭔지는 모르겠는데.....참 이상해...
  기분이 좋은것 같기도 하고.....아닌것 같기도 하고.......뭔가가 이상해..''

``성훈아.....''

``으응....''

``그 놈 보고싶지 ?!!''

``그 놈 ?!!....''

``네 형인지 뭔지...그 놈 말이야....''

``응...보고싶어......죽고 싶을정도로.........형이 보고싶어.....''

``푸훗...자식...이젠 간뎅이가 부을대로 부었나 보구나..
  내 앞에서 그렇게 단호하게 말을 하다니...''

``후후후...''

``어엇...웃네 !!!....야....진짜 오래간만에 보는 네 웃는 모습이다...
  이것 무척 감동스럽기까지 한데 ...''

``.......이 곳에선 말이야 형의 향기가 나.....
  난 말이지...어렸을때부터 형이 어디에 있던지 귀신같이 찾아내곤 했거든..
  숨박꼭질을 하든 아님 형이 나를 놀리려고 감쪽같이 숨어버려도....
  난 형이 숨은 곳을 단번에 찾아내 형을 맥빠지게 하곤 했지....하하하..
  왜 그런 기억들이 지금 생각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

``응...그래서 기분이 이상한가봐....여기서 눈을 뜨자마자....
  계속 붕 떠 있는 것 같아...''

``그래 !!!....그렇단 말이지.....흠........''

``지용아.....사실 난 네가 나를 풀어준다 해도 막막해...
  형을 어디에 가서 찾아야 할지 막막하거든...
  하지만...형과 나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나는 믿어..
  내가 못 찾아내면 형이 반드시 날 찾아낼거야....
  언제나 그랬어.....언제나....
  난 태어나면서부터 형과 함께였어.......죽을때까지 우린 분명 함께 일거야..
  그래 !! 그 어느누구도 우리를 갈라놓을순 없어 !!!!
  그러니....지용이 너도 거기서 예외일수는 없는거야...!!!......''

``진짜 보자보자 하니깐 막 나가네...우리 공주님...
  나 점점 짜증나려고 해 !!!...너 또 줘 패버리고 싶어....''

``난 아니야....
  난 ...정말 네 사람이 될수 없단 말이야..
  넌 한시라도 빨리 이것을 깨닳아야 해...
  그래야 네가 행복해 질수 있어....;;;;''

``그래 ?!....흠....그런데....그 놈도 너랑 똑같은 생각이라 자신할수 있냐 ?!
  그 생각이 오직 너만의 착각이나 환상 집착이라는 생각은 안들어 ?!!''

``아니 난 절대적으로 믿어.....우리의 사랑은 하늘이 주신 사랑이야 !!...
  자신 ?!! 확신 ?!!....푸후훗...이런것 다 우스운 말이야...!!''

``오홋.....강성훈 !! 무척이나 자신있나 보지 ?!!!...''

``그건 당연한거야....내게 형뿐이듯....형도 오로지 나 밖에는 없어...
  우리의 사랑은 죽음도 갈라놓지 못하는 사랑위의 사랑이지....''

``하하하하하...아애 소설을 써라....소설을 써 !.....하하하하...
  사랑위의 사랑이라.....푸하하하하....왠 개소리냐......하하하하..''

``그래....비웃어도 좋아.....웃고 싶으면 웃어...''

``야...강성훈...엎혀 !!!...''

``뭐 ?!!''

``글쎄...주사위는 던져 놓았는데...
  결과는 어떨런지 아직까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시간이 꽤 지났으니 슬슬 가 봐야지....
  이것 !! 진짜 궁금한데...어찌 되었을래나.....흠....''

``무슨 주사위 ?!!!''

``그 놈 보고 싶다며 ?!!''

``형 ?!!....형 ...?!!!.......형 !!! 여기 있어 ?!!...''

``자 ... 몸좀 일으켜봐...그래...됐다.....웃샷 !!!
  짜식 !! 진짜 솜털 같잖아...너 이제 밥 안먹으면 네 목구멍으로
  그냥 쑤셔 넣어버릴거야....뭐야 이것 !!! 신경질나게스리....''

``지..지용아...형이 여기 있어 ?!!....형이 여기 있는거야 ?!...어 ..어떻게..''

``세상일이란....정말 알수 없는거다....그래서 재미있나봐....하하하하하...''

``가..가만...지용아....나..나 잠깐 내려줘...''

``왜 ...?...''

``미..미안하지만....거울이랑 빗 좀 줄래.....''

``푸훗...야 강성훈 !!..너 진짜 내 인내력 테스트 하냐...
  이젠 정말 목숨 내 놓은거야 ?!!....''

``지..지용아...내 몰골 말이 아니지 ?!!....아..아니...옷 부터 줘...
  세상에 이 꼴로.........내가 정신이 없나봐....''

``그래 봐줬다....
  하지만..시간이 흐른뒤의 너의 그런 표정 어찌 변할런지.....푸힛힛....
  ....흐음.....거울이랑 빗이라...... 여기 있군.....
  망할놈의 여편네 .... 거울도 꼭 지같이 곰탱이 같은 거구만...쯔쯧...''

``...아앗....이..이런....지용아....미..미안한데...뒷머리는 네가 좀 빗어줘..
  팔이 아파서.......''

``흠....그래 ?!!....그렇다면...빗겨드려야지..
  내 아름다운 공주님의 뒷머리를 조심스럽고....소중하게......
  그런데... 옷은 어떤 옷을 드릴까요 ?''

``아...아무거나.....''

``아무거나..?!...그래도 이쁜거면 더 좋겠지 ?!....낄낄....우스운 세상이야..''

``그런데...지용아...이 이곳에 진짜 형이 있는거니 ..?!!''

``네가 더 이상 비참하게 만들지 말아달라며...
  난 너를 사랑한다...사랑하는 사람의 소원을 들어줘야지...
  하여간 그 자식 이 곳에 있으니.....
  한동안 못만난 눈물겨운 상봉을 오늘 한번 진하게 해 봐라.....''

``어...어떡하지...지용아...내..내 얼굴 네가 보기에도 영...아니지 ?!!''

``글쎄....난 너의 어떤 모습이라도 다 아름다와서리....''

``지용아...고....고마워.....그래도....넌 나를 ....
  지용아...난 ..난 믿어 !! 정말로 좋은 사람이 너를 기다리고 있을거라는..
  나 같은 것은 발끝조차도 따라가지 못할 좋은 사람이
  이 시간에도 애타게 너를 기다리고 있을것이라는 것을 난 믿는단 말이야 !!..
  넌...진짜 나의 좋은 친구야.......지..용이...넌....
  내가 힘들때...가장 큰 위로가 되어준 나의 둘도없는 친구인거야.....''

``야야...그만 지껄이고 빨리 업혀....
  무슨 개소리를 하고 있는 거냐 ?!!!......''

``나...가슴이 너무 두근거려.... 왜 이러지....
  네 앞에서 이러면 안된다는 것 알면서도....지용아 난 정말 사악한 인간인가봐''

``후후...난 말이지...네가 천사든 악마든 상관없어...
  난 네가 너이기 때문에 사랑하는거야....
  네 얼굴이 화상으로 만신창이가 된다해도 내 사랑에는 변함없어...
  난....너를 사랑하는 거야.....그러니 네가 무엇이든 네가 강성훈이라면
  그걸로 된거야.....그것이면 돼 !!!...''

``지용아....그런 말...자꾸 하지마....
  네게...미안해 진단 말이야....''

``성훈아......넌 결국은 나를 사랑하게 될거야....
  넌 그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지만............넌....내 사람이야....''

[드르륵....]

``으음...밤 공기 좋은데.......꽃 향기도 그윽하고....
  아주 분위기 있는 밤이야...
  외로운 사람이라면 분위기에 휩쓸릴 그런 .....하하하하하하.....''

``형은......어디에 있어...?..''

``저 문을 돌아서....조금 더 걸어 또 하나의 문을 지나면.....''

``형이 나 보면 놀라겠지....''

``글쎄....앗참...그 자식 병 있다며 ?!!...푸훗..녀석...!!''

``이식만 하면 돼 !!..그럼 건강하게 살수 있어...
  내 신장 떼어 주고 싶은데...그렇게는 안된데....
  내가 죽더라도 형이 살면 난 그게 더 행복할것 같은데....''

``강성훈 !! 작작해라....진짜 짜증난다....''

``진심이야....신장은 뭐가 맞아야 한데 .. 그래야 거부반응이 없다고...
  난 말이지.....형에게 맞는 신장을 주는 사람이 원하는것이라면 그 사람의
  종이 될수도 있어.... 우리 형 건강하게만 해 준다면......
  난......난........내 인생같은것 !!! 어떻게 되어도 괜찮아.....''

``그렇게도 좋냐 ?!!!...그렇게도 그 놈이 좋아 ?!!..''

``으응......형이 좋아....난.....형이......참 좋아....''

``불쌍한 공주님.....'''

``으응 ?!!...''

``글쎄다...가 봐야 알겠지만....
  후후.......그 놈이 진짜 네 마음 만큼 널 사랑하는지...나도 궁금하구나..''

``무슨 소리야 ?!!...''

``이미 게임은 시작 되었어....!!!....
  결과는 그 놈에게 달렸어........''


하나의 문턱을 넘었다
형과의 거리가 좁아져 가고 있다..

이제..... 또 하나의 문턱만 넘으면...그곳에.......
형이....

``성훈아....''

``으응 ?!~~''

``그 놈은....음.....그 놈은 안 때리지....''

``...........''

``왜 말이 없어 ? ....설마 그 놈도 ....''

``....형이...날 때린적이 있었나 ?....글쎄....잘 모르겠다....
  그런데 왜 갑자기 그런것을 물어보는 거야 ?!!''

``그 놈은....널 정말로 행복하게 해 주는거니 ?...
  그 놈과 함께 있으면 진짜로 행복한거야..?''

``지..용아 !!....''

``우리 공주님....나같은 놈과 있으면 지옥의 나락이고 ..
  그 놈과 함게 있으면 천국인거니 ??....''

``...........''

``나란 놈은 ...언제나 주먹이 먼저 날아가버렷.....
  아무리 자제를 하려고 해도.........
  ....성훈아....아팠지 !!....아파도 많이 아팠지 ?!!....''

``지...지용아..너 정말 왜 이래......
  이상해.....너 같지가 않아...''

``성훈아....''

``으응...?!!''

``만약 그 놈이 너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해버린다면....
  넌 어떡할거야 ?!!...''

``후후후.......''

``왜 웃어 ?!!...남은 진지하게 묻는데...''

``절대로 ...!!!!....절대로 !!!!!...그런일은 없을거야.....절대로 !!!''

``프흣.....그렇게 자신만만해 ?!!...''

``그럼...형은....나 뿐이야.....
  오로지 나 뿐이야...
  살아서도....
  죽어서도.......
  만약 다시 태어난다 해도....
  형에게 나 이외의 사람은 있을수 없어......''

``그래 ?! 하지만...그렇게 믿는 놈이라도 배신이라는 것 할수 있잖아...''

``왜 자꾸 그런 말을 묻는거야...절대로 그런 일 없다니깐...''

``그래도 한번쯤 생각해보란 말이야 !!!!!...
  그 놈이 널 배신하면 어떻게 할건지 !!!!.......''

``...............''

``말해 !!!....어서 말해봐....!!!!''

``.......으음.....만약.....형이.....''

``그래 ....''

``형이....날 배신한다면.....''

``그래.........''

``만약.....그런일이 벌어진다면...
  그렇게 된다면....그래 ...지용이......네가.....나 좀 죽여줘.......''

``뭐 ?!!!....ㅤ뭐라고 ?!!!!.....''

``.....형이 ....날 버리면......형이....날 버린다면....
  나... 정말로 살아갈수 없을거야.....
  그것은 내게 있어 ....
  죽음 !!!..
  그것보다 더 무섭고..... 고통스럽고 ......후 ~~~~~~~~
  널 찾아갈께.......
  내 마지막은 네 품에서 죽어줄께......
  그러니....그때 나 외면하지 말고..........''

``미친놈 !!!!
  나하고 그 놈 보란듯이 행복하게 살면되는거지...
  죽긴 왜 죽어 !!!''

``.............''

``야...강성훈...뭐 하는거냐 ?!!
  왜 이리 목덜미가 축축해져........
  설마 너 우는거냐 ?!! 지금 울고 있는거야 ?!!''

형이....날 배신한다면..

형이 ..... 날 버린다면.....

형이   ..... 날 잊어버린다면.....

나....나.....정말...어떡하지...

나.................................나.....어떻게 해야하는거지...

``젠장 !!! 청승 떨기는....
  이런 ...... 제기랄.......제기랄........''

``.............''

``야 ! 울지마...!!...울지 말라고...
  네 놈 울면 기분 개 같아진단 말이야 !!!!''

``..........''

``이런.....후 ~~~~~~......
  안되겠다..... 너 좀 여기 앉아있어 ....!!!
  밤의 꽃향기가 죽인다...... 그 향기나 맡으면서 좀 앉아있어라...''

``지..지용아....
  형......형은........''

``그 새끼....만나게 해 줄테니깐...걱정말고 앉아있어...''

``지용아.......''

넓고 평평한 바위같은 돌 위에 나를 살그머니 앉혀놓고
내 눈가를 부드럽게 닦아주는 지용이 ....

그의 손가락 하나하나가 정성스럽게 나를 만져주고
나의 눈물을 닦아주고....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도 한없이 따뜻해 보인다..
왜 이런 기분이 드는걸까...

왜.........

왜 ..... 이런 이상한 기분이 드는거지...

``울지말고.....있어...
  그 놈도 너 우는 모습 보면 가슴 아플것 아니야....''

``지..지...''

``됐어....그만 말해 !!!...
  지금...네가 무슨 말 하면 내 생각이 바껴 버릴지도 몰라..
  그저 조용히 앉아있어.....''

지용아......

지..용...아.........

----------------------------------------------------------------------

``푸훗훗....내가 정말 미쳐버렸나...
  뭐냐 ?!! 고지용 !!! 다 된밥에 이게 무슨 짓이야....
  개폼 잡는것도 아니고...푸핫핫..
  젠장......  진짜....내가 왜 이러는 걸까 ?!!.....
  내가...왜.......내가.........왜......''

[사랑해...지원아.....지원아.....]

[지...원......아......]

[지원아...너...너도 나를 사랑하지 ...지원이....너도 나를 사랑하는거지......]

``푸흣..곰탱이 같은 여편네에게도 저런면이 있었군...목소리까지도 완전 색기야
  진짜 은놈이 넘어갈만도 한것같군......킥킥...킥킥킥......''

[사...사...랑...해.......지원아.....지원아....아앗...지원아...]

[드르륵 !!!]

``꺄악.....!!!...''

``헉 !!........''

``아아....이것 상당히 미안스럽네....
  이런 예의에 벗어난 짓을 하다니...
  아무래도 이 고지용 이름에 금이 좀 갈것같은데''

``...너...너..........''

``야...!!! 버벅대려고 노력하지마 !!! 괜찮아...괜찮아...''

``....................''

``그렇게 다 죽어가는 표정 짓지마라 !!..난 정말 괜찮다..아무렇지도 않아..
  사실 난 너희 둘의 즐거운 시간을 방해한것 같아서 내가 더 미안할 지경이다''

``.......너.......''

``은지원 !!! 됐다....!!!
  됐으니깐 옷이나 입고 저쪽 정원에나 한번 가봐라....
  너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더라...''

``..........''

``야...야 ... 얼굴 펴라 !!! 누가 보면 죽을 날 받아놓을줄 알겠다..
  어이 ... 거기 마누라님 !! 그렇게 사시나무 떨듯 있지말고
  저 분 옷이나 좀 챙겨 주시죠 ....그쪽에 있는것 같은데..''

``네...네가 꾸민 일이냐 ?!!''

``뭐 ?!!..''

``오늘 일 !!... 네...네가....''

``무슨 소리야 ?!!.... 거 참 이해못할 놈이네...
  내가 꾸미기를 무엇을 꾸며 ?!!...
  혹여 내가 내 마누라 보고 네 놈에게 가서 즐겁게 해 주라고 했을거라는
  그런 생각 하고 있는거냐 ?!!...푸하하하하.....미친새끼....
  내가 아무리 정신나간 놈이라고 해도 지 마누라에게 다른남자랑
  자라고 했을것 같냐.....
  야 주접떨지 말고 옷이나 입고 정원에나 빨리 가봐라....''

``지...지원아.....옷....여..여기...''

``만지지마 !!!...''

``지...지원아...''

``호오....재밌는데....은지원 !! 내 마누라 안은지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구박이냐.....이..이것 왠지 콧날이 시큰해지는데...
  내 마누라 너무 불쌍한것 같아...''

``이런 제기랄.....!!!....이런 개 같은일이...''

``지..지원아...'''

``고 지 용 !!! 할 말이 없다 !!!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라 !!...''

``허허 !! 정말 이상한 놈이네...괜찮다고 하는데...왠 오버야 !!!...
  어서...정원에나 가봐 ....그럼 된거야...''

``지원아...지원아...''

``어이 ...마누라님 ... 그만 좀 부르세요....그 분 지금 가야할때가 있어요''

``흐흑...당...당신...너무나도..잔인한 사람이예요...
  당신은...인간도 아니예요.....흑흑흑......''

``아앗...어떻게 그리도 잘 아시나..
  맞아요... 나 엄청나게 나쁜놈이예요..하지만..천성이 이런것을 어쩌겠어요
  이런 놈의 여편네가 된것도 다 그 쪽 팔자지....후후후....''

``지..지원아....지원아.....나... 너 사랑해...지원아.....
  나...안 버릴거지....지원아....나...나.....''

``정말...똥가루 집안이긴 집안이다..
  뭐 저런 여편네가 다 있지...아무리 사랑도 좋다지만..
  지 남편이 이렇게 두 눈 시퍼렇게 뜨고 턱 버티고 앉아있는데...쯔쯔쯧.....''

이건 악몽이다 !!! 악몽도 끔찍한 악몽 !!!..
은지원 깨어나라..
깨어나도 빨리 깨어나야 해

``어이 .... 은씨 !! 빨리 가 봐...당신을 눈이 빠져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니깐
  뭐 하는 거야 !!!''

그런데 왜 저 뱀같은 놈의 목소리가 자꾸 들리는걸까...
왜 저 놈의 얼굴이 마치 현실처럼 생생하게 다가오냔 말이야...

``어이..은씨....!!!''

악몽이 아닌건가..
현실인건가...

그렇다면...난...지금까지 무슨짓을 한 거지.....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지혜가 저런 모습으로......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아...

아무것도....

아무것도...............

-------------------------------------------------------------------

``온다...안온다......온다.......안온다.......온다.........안온다..
  ......................아아....꽃잎이 한잎 남았다....
  마지막 남은 한잎.......자.....드디어...........온다....''

형을 기다리는 시간동안 많은 꽃송이들이 내 손에서 뜯기어져 갔다..
아름답고 탐스런 꽃송이들만 골라서 따 버렸는데...

내 주위에 흩어진 꽃잎들을 보고 있으니...

왠지 마음이 편하지 않구나...
로맨틱 할줄 알았는데...

[저벅 ... 저벅 ... 저벅 ... 저벅 ... ]

형의 발소리다..
이건 분명 형이 걸어오고 있는거야...

숨이 점점 막혀져가고 있어.......
어...어떻게 숨을 쉬는 것인지 머릿속이 새 하얘.....

아.........형..........

형........

``......으음........''

형이 날 봤어.....
형이 날 보고는 걸음을 멈추었어..

그런데 형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
어째서 그렇게 어두운 곳에 머무르고 있는거지...

이쪽으로 와....
이쪽으로....

형의 성훈이 곁으로......어서 오란 말이야....

[저벅... 저벅...]

형이 가까이 오고 있어..
그리고....이젠 내 눈에 보이기 시작해...

그렇게 보고 싶던 형의 모습이...불빛에.....그리고 달빛에....
아름다운 나만의 형의 모습이........
뚜...렷....하......게.........

점.....점..........점............점...........

나의 형이 내 앞에 무릎을 꿇고 가만히 나를 응시하고 있네..
나의 형이 내 볼을 두 손으로 감싸쥐며 떨고 있네...
나의 형이 나를 안고 숨을 죽이며 ....

``....혀...엉......''

나의 입에서 말이 흘러나오기 무섭게 형의 입술이 그 말을 덮어버리네..
부드럽게....... 부드럽게........한 없이 부드럽게 ... 나를 감기며....

이 얼마나 갈구했던 일인가...

이 얼마나 받고 싶던 입맞춤인가......

혼란과.... 절망....... 고통 ...
그 모든것이 한순간에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지금 내 마음속엔 오직 평안만이...
그리고 ...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형에 대한 갈증....

아마도...... 난 ... 죽을수 없을거야..

이런 형을 두고 ..... 난........난.....

그래....... 억울해서라도.............. 죽을수 없을거야...

사랑해....사랑해.....
나만의 형.....언제나 나만을 생각해주는 나만의 형.....

그런 형에게...
난.......너무나도......
....이 몸.... 어떻게 할수 없을까......

만약 시간을 되돌릴수만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지....형 만의 성훈이가 될텐데....
지..지금은.....무슨짓을 해도 되돌릴수가 없겠지....

미안해.......형...

형.......

이렇게 한심한 나.......
이 주제에도 형이 너무나 좋아 어쩔수가 없어.....

미안해....

미안해........

미.... 안...... 해..........

형이 자신의 몸에 걸친 긴 옷을 벗어 모래더미위에 펼쳐놓네...
그리고는....나를 살그머니 안아 그 곳에 눕히고 형도 내 옆에 가만히 눕네..

형의 손가락이 마치 나를 인지하려는듯 ...
몸의 선을 따라 돌며 .... 걸쳐진 꺼풀을 천천히 벗겨내며...
드러나는 곳에......... 형의 입김이....
촉촉한 형의.....마음이....

뜨거워....
형의 입김이 그 어떤 날 보다 더 뜨겁게 나에게 다가오고 있어...

여름이라도 해도...
밤 공기가 차가왔는데.....이제는 너무나도 뜨거워...

마치 한 낮의 따가운 햇살속에 그대로 방치된마냥...
내 몸이 활활 타 오르려고 해.....

형의 입술이 지나간 자리마다 마치 불에 데인것처럼 화끈거리고...
형의 손길이 지나간 자리마다 마치 뜨거운 촛농이 떨어진것처럼...
나를 깜짝 깜짝 놀래키며......

으음....그런데....이건 무슨 향기지...

형에게서 풍기는 향기가 ...... 묘하네.....

내가 알고 있는 ....
내가 느끼고 있는.........
형의 향기만이 아닌...........

이런 향을 어디서 맡아봤더라.....

가만... 우리 옆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향기가 뒤섞인 것인가...

그래..... 그렇겠지...

내 생각이 맞을거야.......

저 알수없는 수 많은 꽃들의 향기중 어느 하나가..
우리둘을 시샘해서....

보기만 해도....샘이나....어쩔줄 몰라하는 거야......

그래서.....형의 향기를 덮어버리려고....

후후후....
하지만 네 뜻대로는 안될거야...
네들이 아무리 시기 질투해도.....형의 향기를 빼앗아 갈수는 없어...

내 형이야....
날 언제나 감동시키는 나 만의 형이야....

그러니...조용히 꽃잎을 닫고 있어...
이제 너희들도 잘 시간이잖아...

우리를 눈 감아줘....

행복에 겨워 있는 우리의 모습을 훔쳐보지 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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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한순간의 웃기지도 않은 판단에 대한 댓가인건가...
내가 이렇게 만들은거잖아..

그래 !! 고지용 네가 이렇게 만들은거잖아...

푸후후...정말.... 이게 무슨 짓이람....

놈이 내 공주님을 잠식해가고 그 속에서 미소짓는 공주님의 모습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어야 하다니..

하하하하...이것이 내게 어울리는 행동인건가...

고지용 !! 죽을때가 다 된건가...
이게 ...진짜 무슨 어줍잖은 짓인거냐....

은지원 !! 네 놈도 웃기는 놈이구나..
너도 웃기는 놈이야...

공주님이 불쌍하구나....
그런 네 놈을 무슨 신 처럼 생각하며 떠 받드는 ....나의 공주님이.....

네가 괴로워 할 모습을 차마 못볼것 같았다..
나에게 맞는것은 이것에 비하면 너에게는 아무것도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그랬지...

너를 보면 나를 보는것 같다고...

성훈아....
그 놈이랑 엉켜있는  네 모습...
그 놈속에서 행복해 하는 네 모습....

바로 그 모습을 지금 내가 이리 보고 있는데...

고통스럽구나...
어떻게 표현하기 힘든 고통이 나의 살을 뚫고 뼈를 뚫고...
내장기관 까지 뚫는 듯한....

너에게 이런 고통을 안겨 주기 싫었다...

그래...!!!....

어쩌면....오늘 밤 내가 바보가 되 버린건지도 모르지만......

너에게 이런 고통을 안겨주기는 싫었어.....

널...사랑한다...

사랑해.....

사랑한다.......

나 보다 더 .....

너를......사랑해.......

나의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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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춥지 ?..''

``아니....''

형 속에 있으면 춥지 않아...
언제나 따뜻해...

따뜻한 나의 형 ~~...

``참 이상한 일이야......
  어떻게 이 곳에 형이 있고 내가 있을수가 있는거지...
  그런데...이 모든것들이 우연이 아닌것 같아....
  마치 당연히 그래야 하는것처럼......
  그래서 더 이상 의문이 생기지가 않는가봐..
  형과.....나는..........정말로.........''

``성훈아......''

``으응....''

``너의 괴로운 마음을 알것 같구나...''

``으응...?...''

``난.....나만 괴로운줄 알았다....
  너...너는.........''

``혀엉 ?!!''

``나보다...네가 더 괴로웠겠구나.....
  그런데 그것을 난 전혀 몰랐었어.......''

``혀엉.......''

``나를 보면서 네가 얼마나 힘들어하고 ...또........''

``무..무슨 소린지...난....''

``지금 내 심정이 그래... 네 얼굴을 쳐다보니.. 가슴 한켠이 무겁고..
  괴롭고.....미안하고.......내...내가 용서가 안돼 !!!.....
  정말 내가 용서가 안된다.....
  이렇게 괴로울 줄이야 !!!!.......
  내 강아지가...나를 보면서 지금까지 이런기분으로 살았을테니..
  형이....이 형이........후~~~~~~''

알수 없는 말들만 내 뱉고 있는 형...
난 그저 형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간간히 형의 가슴선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는데...

``사실은 나....가끔씩 너를 보면서 화가 난적도 종종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보며 웃고 떠드는 너를 보며
  가증스럽다고 생각한적도 있었어...''

``..........''

``그런데....나만 괴로운것이 아니였어...
  사실은......네가 더 견디기 힘들었을거야....그것도...모르고..
  성훈아....형은 바보다....그래.....난 정말 바보 같은 녀석이야...''

------------------------------------------------------------------------

``지원이가 갑자기 왜 그렇게 악화가 된거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 과로가 병에 영향을....''

``뭐 ?!!''

``아무래도 하루빨리 수술을...''

``그래 !!.. 그렇다면 오늘 당장에라도...''

``그..런데 회장님 지원이가 상당한 특이체질이라 맞는 신장이 거의
  없습니다...''

``뭣이 ?!!''

``하더라도 거부반응이 일어날 확률이...''

``지용이 있잖은가....지용이 그 녀석것도 안맞는건가 ?!..''

``아...지용이 것은 확실했습니다...
  지용이 것이라면 문제가 없을것 같은데...''

``그럼 됐지....뭐가 문제야...''

``저...지..지용이가 건강하기는 하지만....
  회장님도 알다시피 지용이가....
  글쎄요....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용이 신장한쪽이 없어지면..
  건강에 무리가 올수도 있습니다...''

``...............''

``그래서 지용이 아닌 신장을 찾아보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더 이상 찾을 필요 없어...!!!....지원이를 살려야 하네....!!!
  그것이면 된거야 !!!....''

``회장님 !!!''

``더 이상 이 문제 거론하는것은 내가 용납하지 않겠네....
  오늘 당장 수술 날짜 잡고 두 아이 입원시키도록 하게...''

``회장님....!!!''

악의 씨앗이야..
집안을 망칠 악의 씨...

잘 된 일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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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아버지..그게 무슨 소리예요 ?!!
  저 보고 그 놈에게 신장 하나를 떼주라구요 ?!!
  저 보고요 ?!!.. 그 놈이 뭐 이쁘다고..''

``지금 지원이가 힘든가 보더라...  하루빨리 수술을 해야...''

``아니 그 자식이 죽던말던 저랑 무슨 상관이예요 !!
  어느 날 ...진짜 어느 날 갑자기 쳐 들어와 뭐 사촌동생 ?!!
  정말 웃기지도 않아서리...
  그런 놈이 이젠 제 몸에 칼까지 대라고 하는겁니까...''

``용아....''

``아 ! 됐어요 !! 저 그 놈에게 주려고 몸에 칼 댈 생각 전혀 없습니다
  딴 놈 찾아 보라고 해요...
  할아버지 능력 있으시잖아요 !!''

``네 것이 아니면 안된다고 한다.. 해봤자 헛수고 일 뿐이래...''

``...............''

``용....아 ... 신장은 하나만 있어도 무리없이 살수가 있다고 하더라..''

``...............''

``사실 나도 그 지원이라는 아이때문에 너를 아프게 하는 것은 싫다..
  하지만....용....아......''

-------------------------------------------------------------------

``뭐 ?!! 그게 무슨 소리야 ?!!
  신장을 주면 우리 지용이에게 문제라도 생긴단 말이야 !!''

``아..니...자네 그렇게 흥분하지 말게...
  확실한 것은 아니야...하지만 출생문제도 있고 여러모로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지...''

``그럼 지원이 때문에 지용이가 희생될수도 있다는 말이잖아...''

``그렇지... 하지만 미래는 모르는 것이니...''

``그렇다면 다른 신장을 찾아야지....왜 ?!!!''

``그럴 시간적 여유도 없고 ... 또 그 쪽 집안의 내력인지...
  체질이 모두 특이해....참 힘든 상황이야...''

``안되는 일일세....안되는 일이야 !!
  지원이 땜에 지용이가 희생될수는 없어 !!!...''

``하지만 회장님의 결정은 확고하시네...!!
  그리고...수술 날짜도 잡혀졌고....''

``이럴수가....아버님이 이렇게 까지 하실줄이야..''

``참으로 이해할수 없는 일이야..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20 년 넘게 봐온 자신의 손자인데...
  정 이라는 것도 안 느껴지시나.....''

``이럴실수는 없어 !!!..  아무리 아버님이라고 해도 ...이러실수는..''

``하지만 미래는 모르는 일이야 !!
  두 아이 다 건강해 질수 있는 문제니..
  마지막은 신께 맞길수 밖에...''

------------------------------------------------------------------------

[똑 똑 ]

``네 ...''

[끼이익]

``식사해요 ...''

``아...네...''

인간의 미래는 정말 예측 불허인가 보다..
그렇게 애타게 찾던 이 사람...그렇게 찾으려고 노력했던 은선배..
그 둘이 어느 새벽에 나타난 것이였다...

----------------------------------------------------------------------

``은...은선배님 !!''

``쉿 !!..지금 자고 있어...조용히...
  그런데...재진아..네게 염치없는 부탁 좀 하려고 왔다..''

은선배 품에 꼬옥 안겨서 잠든 사람..
난 선배를 인도해 이 사람이 기거하던 방으로 안내했다..
불을 키고 침대를 약간 정리한뒤 은선배가 소중하게 안고있던 사람을 눕힌다

이젠 불을 끄고 나가려는 찰나...
은선배가 벽에 걸려진 사진을 보고...

``재진아...저 사진 !!...''

``아...아...네...''

``미안하지만 ..저 사진....불태워 버릴수 없을까 ...''

``네에 ?!!''

``아..아니...불태우라고까지 하기는 좀 그렇지...
  지금 좀 치워주기라도 하면 좋겠는데...''

``아앗...그러세요..''

난 사진속에서 웃고 있는 은선배와 지혜선배의 사진을 벽에서 걷어내어
내 침실로 가져갔다..

``재진아...''

``네...''

``술...술... 좀 있어 !!...''

``네에 ?!!...있기는 있는데...하지만...은선배님...!!!...술은...''

``술 좀 줘라...''

``은선배님 !!!''

``괜찮아....오늘밤은 술이라도 마셔야돼 !! 그래야....내가....''

심상치 않은 은선배의 표정탓에 난 술이 그에게 독약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줄수 밖에 없었다...

무표정 !! 아무런 표정도 없이 알콜을 흡수해 가는 은선배는..
그 이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숨막히는 침묵은 계속 되었다..
침대에서 자고 있는 그 사람이 깨어나기 전까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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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네요...은선배님 꼬박꼬박 오셨는데..
  요 몇일 ....바쁘신가.....''

꿈같은 나날이였다..
형이 이 곳에 나를 데려와 확실한 기반을 잡을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을 하면서
웃어 주었다....

그리고는 매일 매일 지속되는 형의 방문...
난 행복했다...

걱정 근심이라는 것도 이젠 나와는 무관한 단어가 되어버린것만 같았다
그런데  요 몇일간 형이 오지 않는다....

오지를 않아...

어떻게 된 것일까...
어떻게...

[탁 ! 탁 ! 탁탁탁 !...!!]

``으음...누구지 ?!!...누가 벨 나두고 문을 .......''

현관문을 때리는 둔탁한 소리..
아이들의 장난은 아닌것 같은데...

``아...씨발....좃나 개 같은 세상이야..!!''

``형...형님....어...어디서 이렇게....술을..''

``어엇...뭐야 ?!!...너 여기 있었어 ?!!...하하하하하...
  개새끼...!! 여기가 호랑이 소굴인지도 모르고 ..데려다 놓았군...
  빙신같은 놈..하하하하''

지용이가 쓰러진다..
나를 보고 한껏 비웃던 커다란 지용이의 몸이...
마치 낙엽처럼 무게를 느낄수 없게... 그렇게 쓰러져 간다..

``성훈아....성훈아...''

``성훈아.....성훈아......훈아....''

``나의 공주님...공.....주...님.....''

머리에 수건을 갈아주면서 쉴새 없이 들은 말..
도대체 몇번이나 나는 이 말을 들은 것일까..
세어 나갈수 없을정도로 그의 입에서 나오는 나의 이름...

마음이 저려 온다..

내가 뭐라고...
내가 뭔데...네가....이렇게 까지....나를....

``사랑해....성훈아...으음....''

``성....훈아.....''

[주르륵 !!!]

차가운 수건이 금세 뜨거워지고
차가운 물이 어느새 미지근한 물로 바뀌고..
그런 중에서도 쉴새없이 방안공간에 퍼지는 나의 이름...

너를 만나서 내가 불행하다고 했던가..
후후후...아니야...아니야..
너 때문에 내가 불행한것이 아니였어...
이제보니 나를 만난것이 너의 불행의 시작인것 같아...

어떡하니....어떡하면 좋니...

지용아.....어떻게 해야......

``으음...물....''

컵의 물을 조심스럽게 그의 입으로 흘려 보낸다..
옆으로 새어나가는 물들을 수건으로 닦으며..

그러자 가느다랗게 떠진 그의 눈속에서 까만동공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 있는 줄 알고 있었어...''

``..........''

``그 놈이 매일 이 곳을 뻔질나게 다니는것도...''

``..........''

``행복하니 .....''

``.....................''

``그래 행복하겠지...하지만.....그 놈 죽을지도 몰라...''

``...........''

``내 신장이 필요하데...다른 사람것은 안된데..오직 내 신장이여야만 한데..''

``............''

``정말 질긴 인연이지....''

``.............''

``난.. 왜 태어난걸까.... 왜 태어나야만 했을까...''

``............''

``아무도 나의 아픔 따위는 신경 써 주지를 않아...
  그 누구도....하하하하....
  날 무식한 인간으로 보나봐...
  아픔 따위는 전혀 느낄수 없는 그런 무식한 놈으로''

``.............''

``하지만...나도 인간이야...
  나도...두려운 것이 있고......고통을 느끼고.......아픔을 느껴....''

``맞아......지용이...넌...착한 인간이야....남을 생각할줄도 아는......''

``푸훗...그런 웃기는 소리는 하지마 !!!''

``..........''

``이 넓은 세상에 내가 죽는다고 해도 울어 줄 사람이 없어...
  글쎄...그나마 수원이가 울어줄래나.........''

``지용아....''

``..............''

``지용아.......''

``...............''

``형을 살려줘......''

``..............''

``너 밖에 안된다면 네가 형 좀  살려줘.....''

``.............''

``그리고....수술이 무사히 끝나게 되면......''

``............''

``그 집에서 나와.....''

``............''

``그리고...이리로 와.....''

``............''

``내가 ...널 기다리고 있을께.....''

``...........''

``내가.... 널 기다리고 있을께.......''

``............''

``그러니...건강한 모습으로.....''

형..... 형........
내 인생의 4 분의 1 ..... 아니 ..3 분의 1  ...
형과 함께 한 삶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형은 모를거야...
내가 세상에 눈을 뜨자 마자 나와 함께 한 형....
영원히 함께일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하지만....
이젠 나머지 인생은 형 없이 살아가야 할것같아.....

이러한 나의 선택 !!!.....
형은..........................이해해 줄수 있을까.......

하지만 ... 난 형을 살리고 싶어.....

그리고.............................지용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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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할 줄은 모릅니다...
원망은 참 많이도 해보았는데...
기도할 줄은 몰라요.....

하지만 이 곳에 이렇게 무릎이라도 꿇고 있지 않으면
안될것 같아서 왔습니다..

신........
그래요....저는 지금 신 이라는 분을 찾아왔습니다...

전지전능의 신...
모든것을 가능케 하신다는 신....

사람의 운명...
생명까지도 쥐고 흔드신다는 당신을 찾아서...
저 같이 더럽고 추악한 인간이....이렇게......온것입니다...

당신께서 가장 혐오하고 저주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놈입니다.
저 라는 녀석은...

하지만...
하지만....
네....변명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그러나....제가 진정으로 원해서 이런 삶에 빠진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당신이 이렇게 만드셨잖아요...
당신이 내게 그런 아버지를 주셨고...
당신이 나를 그토록 처절한 고통에 몸부림치게 하시고......

당신이....
신이라 불러지는 당신께서........나를 이렇게....

변명인가요 ....
지금 저의 이런 말이 쓰레기 같은 변명으로 들리시나요 !!!

하지만....
제게 평범한 가정이 주어졌었다면....
남들과 비슷한 인자하신 아버지.... 남들과 비슷한 따뜻한 어머니..
그런 가족이 주어졌었다면....
만약..그랬다면......

저의 삶....
이렇게 당신 눈 밖에 나는 그런 삶은 아니였을텐데....

그러나....저도 확신은 서질 않네요...
진정 그런 가정이 주어졌다고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수 있었을지는...

그래도 너무했어요...
당신이 내게 마련해주신 삶의 둥지는 내게는 너무나 버겁고 잔인하고
괴로움으로만.........연속되는......

그런...삶........

그래서 당신 원망 많이 했어요...
당신을 부정했어요..
만약 당신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침이라도 뱉고 싶었어요...

하지만....
결국 매달릴 사람은 당신뿐이네요....

아무리 당신이 나를 저주한다고해도 제가 마지막까지 매달릴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당신 뿐이네요...

저를 용서해 주시지 않아도 되요...
저를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한다해도 할 말이 없어요...

그렇지만....

살려 주세요....

이런세상...
사는것이 뭐 그렇게 좋은건지는.....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살려 주세요....

형.....

나의 형.......

살려 주세요.......

그를 행복하게 해 주세요......

형의 불행은 이런 허접한 저에게 다 주시고.......
그에게는 오직 행복과 기쁨만을 주세요.....

당신뜻대로 완벽하게 살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착하게 살아갈께요....

저를 버리고.......
두번다시 당신을 원망하지 않으며.....
그렇게....살아 갈께요....

아아앗.......지금 ....
그래요.....이 시간쯤이면....
날카로운 메스가 형의 배를 가르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제발....
실수 없이 마취가 되어서...형이 온전히 깨어날수 있기를....

제발......
살을 가르는 고통은 저에게 주시고 형에게는 작은 아픔만이 있게 하기를...

제발.........
수술이 성공해서... 형이....나의 형이.....무사히 눈을 뜰수 있기를....

기도 드립니다....
제 생애 처음으로 당신께 기도 드립니다..
제 생애 처음으로 당신께 매달립니다..
제 생애 처음으로 당신께 무릎을 꿇고 이렇게........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제발 형을 살려 주세요.......

나의 형....
나의 한없이 착하고 순수한 나의 형....

제발 데려가지 말아 주세요....

살려 주세요...

그리고 그 남은 생애에 오로지 행복만을....
넘치는 행복만을...

제가 다 받겠습니다...
기쁘게 다 받겠습니다....
형의 남아있는 고통은 모두 다 제게 주세요...

당신을 원망하지 않겠어요...
오히려 감사드릴께요...

형........

나의....형.........

그에게......행복만을.......넘치는 행복만을.....

그리고...남아있는.....형의....고통은...

저의... 몫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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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앙....하...라...부...지...''

``어허허허...요 녀석 보게...할아버지라니...아하하하하...
  아니 요 녀석이 언제 이렇게 말을....
  아가야...어떻게 된거냐...''

``호호호...할아버님...우리훈이가 하루가 다르게 말이 늘고 있어요..
  하루 하루 지날수록 계속 놀래시는 일뿐일거예요....''

``하하하하..그러냐....고 녀석 참.....귀엽기도 하지..
  헌데...아가야..내 처음에 네게 모질게 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구나..''

``아..아니예요...할아버님....
  당연한 일이였어요....누가 보더라도 이해할수 없는 일이니...''

``그렇지....이해할수 없는 일이였지.....흠......''

[어르신.....회장님과 사장님이 오셨습니다...]

``으음...그래...''

[드르륵...]

``아버님...''``할아버님...''

``그래...수고 많았다....''

``아빠....아빠......빠빠......''

``하하하...우리 훈이 잘 놀았어...''

``빠빠.....''

``아휴..훈이의 저 어리광좀 보세요...아빠라면..저렇게 좋아서 어쩔줄모르니..''

``자..훈아...할아버지에게도 인사드려야지..''

``으음...자근 하...라...부지...''

``그래...하하하..''

``아가야...나가서 저녁 준비하라고 일러라..''

``네...할아버님...''

[드르륵...]

``그래...회사는 ...''

``지원이 녀석에게 계속 놀라고 있는 중입니다..
  천성적으로 타고 난것 같아요...''

``하.하.하.하..그럼 그렇지...누구 씨인데....당연한 일이지...
  지원이 네가 원하는대로 조직을 정리하고 사업쪽으로만 방향을 틀었는데..
  그래....어떠냐 ?!!! 우리 지상그룹의 미래에 자신이 있는거냐 ?!!''

``그저 열심히 할 뿐입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업이 제게 맞는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 뿐입니다..''

``그래 !!!...흠....네 아버지도 너만 같았으면.......후우~~~~......''

``빠빠.....빠빠.....''

``으음..그래...''

``보..고..시..ㅤ쪄.....빠빠....''

``으음...무슨 소리냐 ?!!''

``아무래도 제가 보고 싶었나 본데요...보고싶었다고 하는것 같은데...''

``그래 ?!!... 고 녀석...지 아비 붕어빵 녀석이...하는 짓도 ...
  지 아비 정신 못차리게 하는구나....껄껄껄껄....''

``나...라....노...라...빠빠...빠빠...''

``그래...저녁 먹고....그 다음...아빠...훈이랑 놀아줄께...''

``시저....시저...지....그...노...라......''

``안돼......아빠 씻고 밥 먹고...그 다음....''

``히잉....''

``우리 훈이 착하지....착한 아이는 떼 쓰는것 아니다...아유 착한 우리훈이..''

``......히....잉.........''

사람의 미래를 누가 예측할수 있을까...

무당....

점장이.....

철학관 도사......

후후후.........과연 사람의 미래를 누가 예측할수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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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은 성공적이였다..
밤마다 찌끈거리던 두통도 사라지고 숨막힐듯 죄여오듯 끊없는 피곤함도
이제 내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강아지가 사라져 버렸다...

마치 연기처럼....
마치 바람처럼.....
마치 처음부터 이 세상에 그런 사람은 있지도 않았던 것처럼...
그렇게 거짓말 처럼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내 몸속에 있는 반쪽 신장의 주인도.......사라져 버렸다....

이것은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일까...

내 강아지............내 강아지가..............
나를 배신한 것인가....

나 보다...그 녀석을 더 사랑해 버린 것인가...

그래서.....
나의 곁을 이렇게 떠나 버린 것인가...

그렇다면...
난 결코 너를 용서할수 없을것 같은데...
내 강아지...너를 결코 용서할수 없을것 같은데...

``지....지원아....''

지혜....
믿기 힘든 일이였지만....
지혜는 처녀였었다...

정말로 그녀의 말은 진심이였다...
내가 그녀의 첫 남자였다...

지용이...녀석 !!!.....진실로 이해하기 힘든 녀석이다...

``지..원....아.....''

지혜.....가엾은 여자다...
시집와서 남편에게 진정한 아내 대접도 못받은....

.....눈부신 여자인데.......
누가 봐도 부인할수 없는...그런.. 눈부신 여자인데...

``나........''

하지만....넌 내게 있어서 지옥 같은 존재다...
순수했던 고교시절의 너를 보면서 느꼈던 기분을 지금은 전혀 느낄수가 없단말이다

``나.........지...지금....내......뱃...속에........''

너를 보면 화가나..
네게 화가나는 것이 아니라....내 자신에게 화가나...
내가 한낱 동물적인 인간일 뿐이라는 생각에 미쳐 버릴것 같아..

``내.....여...여기에....지...원....아.....''

널 사랑하지 않는데...
그래.....널 싫어하지는 않아..
하지만 너를 생각하면서 가슴이 아파오고 너를 보면서 가슴 두근거리고...
그런 감정이 나에게는 전혀 없는데....
그런데..그런 너를 안으며 나는 추악한 동물적 본성에 그만 자제력을 잃고 말았어

``너..너의 분신이.......''

처음에는 내 합리화를 위해 너를 용서할수가 없었지...
너라는 여자가 세상에서 둘도 없는 뻔뻔스러운 여자라는 생각까지 하면서...

``지...원...이...너의.....너의......아이야.......''

그런데 아니야...
내가 용서받지 못할 놈이야...
쾌락때문에 한 순간의 쾌락때문에 난 너를 안았어..
네 유혹이 동기는 되었을 지언정......과정과 결과는 내가 선택해 버린거야...
그래 !!!....내가 용서받지 못할 놈이다.....내가.......
네가 아니였어......바로 나 인거야...

``네....아이가....여기에....바로 여기에서 숨을 쉬며 자라고 있어....''

무슨 소리지 !!!!
무슨 소리가 들리기는 하는데....

``너...너와....나의....아이야........우리 아이가 내 몸에서 자라고 있어...''

족쇄다...
발목을 잡혀가고 있어...

내가 뿌린 씨앗의 댓가.....

하하하하하하.........진짜 웃기는 세상이다.....진짜 웃기는 세상이야...

어...어떻게.......어...떻게.......이런일이.....하하하하하하...

미치겠다....미쳐버릴것 같아.....

성훈이....너......너......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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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

삶은 꿈이 아니다...현실이다....
그래서 고통스러운가 보다..

``이..씨팔...이마가 깨져도 비명소리 한번 안지르네...
  정 떨어진다...정 떨어져..!!!...강 성 훈 !! 정말 정 떨어진다..''

1 년 그래 ... 한 1 년 정도는 평온하고 행복한것을 조금은 느낄수가 있었다
하지만....

``아아아...미치겠다....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
  아무리 인간답게 살려고 해도 되는 일이 없어...''

지용이에게 사업수단이 없는것은 확실한것 같다..
집을 빠져 나올때 가지고 나온 그 많은 돈들이 믿기 힘들정도로
빠른 시간속에서 모두다 없어져 버렸다....

``네가 허구헌날 그렇게 칙칙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그런거야..
  집구석이 이모양인데...바깥일이 잘 될 턱이 있냔 말이야..''

그렇다고 지용이가 남의 밑에서 일을 한다는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지용이는 그렇게는 결코 살아가지 못할테니....

``야 !! 인상 좀 피란 말이야...그리고 이마가 깨졌으면 닦아...
  무슨 시위 하는거야 !!!...젠장 !!!....''

누구를 원망해서도 안된다..
내가 선택한 삶이다...
내가 선택한 삶이야....

``가증스러운 것 !!!...
  도대체 벌써 몇년이야 !!!....몇년 !!!!...
  그런데도 네 눈은 언제나 다른 곳만 보고 있어...
  이 고지용이 아닌 딴 놈만 쫏고 있단 말이야...
  내가 뭐냐 !!!....도대체 내가 네게 있어서 뭐냔 말이야 !!!''

``밥 다시 차려올까...상이 엉망이 되어 버렸는데...''

``개자식 !!! 마음은 딴데 가 있고 껍데기만 여기서 부비적 거리고 있다는 것
  내가 모를줄 알아....
  어젯밤도...그젯밤도....또 그젯밤도....
  네...놈 입속에서는 그 놈 뿐이야....
  네 .....놈 ....눈동자도 그 놈 뿐이고.....''

지용이가 많이 힘든가 보다...
다른 일을 한번 찾아 봤으면 좋겠는데...

``왜 ... 나를 기다렸어...
  사랑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녀석이 왜 나를 기다렸냐고 !!!
  그래도....내겐 희망이 있었어....
  언젠가는 네가 온전한 나만의 것이 될거라는 희망이 있었단 말이야..!!!
  그런데 이게 뭐야 !!!!....
  벌써 3 년째야.....그 집 나와서 너랑 살 맞대고 산지 벌써 3 년이라고 !!!..
  설마 1 년후에는....그래 2 년 후에는.....참고 또 참았어...
  네가 날 사랑할 날이 반드시 올거라 믿으며 그렇게 참았는데...
  ....푸후훗....하하하하하....형.......형..........형........
  1 년이 지나도 2 년이 지나도....3 년이........그래도....
  잠든 네 입속에서는 그 말 뿐이야......형.......형.....형...!!!!
  이 개새끼 !!!......[철썩 !!!] ...그 많은 밤 중에......
  내 이름을 부른 날이 단 하루도 없어 !!!... 이 개새끼야......
  이 지독한 새끼 !!!.....[철썩 !!! 철썩 !!! 철썩 !!!]......
  날 뭘로 생각하는거야 !!!...그저 불쌍한 놈 !!!
  네가 거두어 주지 않으면 여기저기서 쓰레기 취급 받을 그런 벌레같은 놈 !!
  웃기지 마 !!!!.... 내가 그 놈 보다 못한것이 뭐야 !!!
  내가 왜 이렇게 비참한 마음이 들어야 하는거야 !!
  네가 왜 이렇게 나를 빙신같은 놈으로 만드냔 말이야 !!!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 !!!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
  네 마음에서 그 놈을 몰아낼수가 있다는거냐 !!!...
  징그러워....이젠 징그러울 정도야.......네가 끔찍해 !!!....''

아프다...앉아있기가 힘드네...
으음....

``야 !! 넌 비명도 못 질러 !!
  내가 때리는 것은 가소롭지도 않다는거냐 !!!
  고지용 !! 빙신짓 하고 있네...속으로 이렇게 비웃는 거냐 !!!! ''

내가 선택한 삶이야..
누구를 원망할수도 없어.......내가 선택한 삶이야...

지용아.....미안해....
난 네게 그저 미안할 뿐이야....

``무서운 놈 !! 네가 질긴 놈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끔찍해 !!! 이젠 정말 네가 끔찍해 !!!....''

널 사랑하고 싶은데...
널 정말로 사랑하고 싶은데...

안돼 !!!..
마음대로 안돼 !!!.....

하지만 결코 네 곁을 떠나지는 않을거야...
평생 네 곁에 머무를거야..

네가 살려 주었어...
나의 형을 네가 살려 주었어...

고마울 뿐이야...
그저 네게 한 없이 고마울 뿐이야...

그런 너를 사랑하고 싶은데...

정말로 사랑하고 싶은데....

사랑하고 싶은데...........

후후후...이런 순간에도 형의 얼굴이 떠 오르니....

미안하다...지용아...

네게는 할 말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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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랄...되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
  지상그룹 !! 떠오르는 경영의 새혁명 !! 은지원 !!! 하하하하...
  이런 개 같은 일이...!!! 이런 우습지도 않은 일이....!!!
  미칠 일이야....정말 미칠 노릇이야....하하하하하하...
  야 !! 더 독한것 없어 !!....이게 뭐야 !! 너무 밋밋하잖아..''

``손..손님 !! 그 술이 저희 집에서 가장 도수가 높은...''

``왠 개소리야 !!..이게 무슨 가장 독한....''

``아..아니...짱...!!....짱 !!!! 맞지....?!!''

흐느적 거리는 음악....
희뿌연 공간속에서 가물가물 보이는 얼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세상에....짱 !!!.....나...수원이...장수원....''

장수원....장수원.....수원이라.....으음 ?!!!....장수원.....?!!!....



사람이 이렇게 달라질수도 있나..
내 앞에 서 있는 이 사람이 정녕 수원이란 말인가..

``짱...후후...놀랬나봐....표정이 장난이 아닌데..''

``프흣...이것..같지도 않은 술도 취하나본데...
  아니면..내 눈이...맛이 갔나...''

``으응 ?!!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어...너무 오래간만이라...
  짱의 기분을 다 파악 못하겠다...예전에는 척하면 척이였는데..''

``별것 아니야......그저 네가 너무 이뻐 보여서...
  아무래도 내가 취한것 같지 ?!....''

``뭐어 ?!....하하하하하....짱.....짱... 그 말 진심이야 ?!!''

``야..야..그만 짱짱 그래라.... 듣기 영 거북하다....''

``...........''

``너나 나나 지금 짱 짱 거릴 나이는 아니잖냐....하하하하...''

``.....지 용 아.......''

조금전까지의 태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수원이가 다가온다..
예전의 나만을 추종하면서 살아가던 수원이의 모습...
하지만 뭔가가 확실히 달라졌다..
그때의 수원이와는 같은 모습이면서도 전혀 다른모습이다..
무엇이 달라진 것인가 ?!!
무엇이 내 가슴을 이렇게 동요하게 만드는 것이지 ?!!!.....

``...........어쭈............수원이 많이 컸어....아주 좋아.....
  대단히 매력적이야.....후후...''

``보고 싶었어......보고 싶어도 아주 많이 보고 싶었어.......
  나의 주인님........''

무릎을 꿇고 내 손에 입을 맞추고 그 손을 볼에 가져다 비벼댄다

``야 !! 일어나 !! 뭐하는 짓이야 !!''

``만날수 있으리라 믿었어....
  그래서 노력했지......지용아.....나 그렇게 밥맛없는 놈은 아니지..
  네게 있어...그렇게 하찮은 놈은 아닌거지....''

``저어..사장님....!! ''

``뭐야 ?!!''

``어르신께서...''

``뭐 ?!!...알았어....''

수원이가 사장이라.....허어...
이것도 상당히 놀라운 일이군...

``지용아...언 언제까지 있을거야 ?!!...''

``글쎄.....''

``기다려 줄수 있어 ?!!....나...기다려 줄수 있어...''

성훈이 녀석 !! 밥해 놓고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겠지..
여전히 그 칙칙한 면상으로 말이야..

``지..용...아......''

3 년 만에 본 수원이...
예전의 그 매력없던 수원이가 아니다...
난 몸을 틀어 그에게 살며시 윙크를 해 준다....

``아아앗...지용아........오늘은 아침부터 기분이 이상했었어..
  뭔가 대단한 일이 생길것만 같았는데...
  이런 일이 생기려고 그랬나봐.........
  나의 주인님을 다시 만나는...... 이런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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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됐어....내 나름대로 즐겼으니...그런데 이 방 꽤 괜찮은데...
  분위기가 죽여...휴휴휴......그런데 사방이 거울이라니....푸흣흣....''

``피곤하지...가만...물은 받아났으니깐....
  내가 옷 벗겨 줄테니....뜨거운 물 속에서 피로를 풀어...''

한겹 한겹씩 조심스럽게 내 옷을 벗겨 나가는 수원이....
난 마치 왕이 된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으음...?!! 이 상처는 ?!!..''

``알것없어 !!''

``누..누가 감히 짱에게..이런 상처를....''

``알것 없다니깐...''

그 놈 때문에 갈라진 나의 살점들...두번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야..뭐하냐...!!!''

내 피부의 칼자국을 따라 수원이의 입술이 훑어진다..

``장수원 !! 뭐하냐니깐...''

``이런 상처가 날 정도면 얼마나 아팠을까...우리 짱....얼마나 괴로웠을까..''

``푸후....하하하하....야..너......''

``지..용아...자 이리로...''

마침내 입술을 뗀 수원이가 내 손을 잡아 이끈다..
그리고 어느 문을 여니..

``휴휴~!!!....야아...이것 진짜 죽이는데...''

또 사방이 온통 거울로 둘러쌓인 욕실 !!!
넓다란 탕.....그 탕에서 하얗게 피어 올라오는 연기~~~~....
난 그 탕으로 들어가 눈을 감고 조금은 경직된 세포들을 느슨하게 만들어간다..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자 내 목주변으로 감겨져오는 촉감...
내 얼굴에 마찰되어지는 부드러운 감촉...

``야....장수원....정말 대담해졌어....믿기지 않을 정도야....''

``지용이....넌 이런것을 바랬지 ?!!.....그런거지......''

``후후....''

``넌...내게 있어서 언제나 최고야..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 바로 너야 ''

온 몸이 마치 전기에 감전된듯 짜릿 짜릿해져간다..
아아...이런 느낌... 실로 얼마만의 흥분이란 말인가..
그 나무토막 같은 공주님과의...
공주님 !!!...푸후..공주님은 무슨 얼어죽을 공주님 !!!
통나무 같은 피도 눈물도 없는 새끼...

``짱 !!....짱...!!!......''

``장수원 !!!.. 너 정말 변해도 너무 변했어...
  날..이렇게 자극시키다니...''

``하하하....짱......사랑해......
  나의 영원하신 주인님 !!!...  당신을 너무나도 사랑해.........
  다시 만날수 있으리라 믿었어....
  이런 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난 진심으로 믿었단 말이야....
  지용아...오늘 널 천국의 문으로 인도하겠어...
  기대해줘.....결코 실망시키지 않을거야....''

천국의 문....
천국의 문이라....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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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일이 있어도 잠은 집에서 잤는데..
하지만....지용이는 어젯밤 들어오지 않았다..
그 덕택으로 나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버렸다..
어느새 아침이 되어버린 지금.....그러나 잠이 오지는 않는다..
무슨 사고같은 것이 난 것은 아니겠지..
설마....

그래...그런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거야...

지용이....
나에게 그토록 분노스러워 하던 지용이 모습이 왜 이렇게 잊혀지지 않는지..

그래...내가 몹쓸 녀석이다..
네게 있어서 나는 평생 용서받지 못할 놈인거야....

형....
형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결혼은 했을까 .....

아..아니야....아직은...혼자 살고 있겠지....
가끔씩은 내 생각을 하면서...

아..니야....이런 생각하면 안돼...
미련이야...미련.....빨리 잊어버려야 해 !!!....
돌이킬수도 없는 일인데...

하지만....형.....

형의 그 웃음...
형의 그 손길.....
형의 그 느낌.......

잊혀지지가 않아...
지용이에게 안겨도 형 생각 뿐이야....

나 어떡하지...
...이러면 안되는데.....
.......이렇게 또 원망하면 안되는데.......

난 침대 커버속에 숨겨 놓은 사진 한 장을 꺼낸다..

형이 웃고 있다...
그 앞에서 형에게 목이 감겨 있는 내가 웃고 있다..
사진속의 형과 나는 누구도 갈라놓을수 없을것 같은데...
너무나도 행복해 보이는 두 사람인데...

하지만...
내가....깨뜨렸어.
이 내가 스스로 선택한거란 말이야.......
그래 .....누구도 원망할수 없어............

난 사진속의 형의 얼굴에 가만히 내 입술을 갖다댄다..
평생 이렇게 살아갈수 밖에 없겠지..

그래도...
형이 나와 함께 숨 쉬고 있다는것만으로도 만족해...
형이 지금의 내 모습 처럼 눈을 뜰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야...강성훈 !!!....''

``허억...''

``뭐하냐 ?!!''

나의 목으로 마른침이 넘어간다..

``그것 뭐냐니깐...도대체....뭔데...내가 들어오는것도 모르고...
  그렇게 망중한에 빠져 계신거냐...''

난 본능적으로 사진을 숨긴다..
쓸데 없는 짓인지 뻔히 알면서도..

``이리내봐.....야 !!!...네가 그런다고 내가 못 볼것 같아...
  좋은 말 할때 빨리 내놔.........''

난 고개를 설래설래 젓는다..
이것 또한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병신 !!!....이젠 별 짓을 다 하는군...
  네가 그런다고 행여나 귀엽게 보이는 줄 아나본데..
  이젠 착각에서 깨어날때야......
  강성훈....너 그런짓 해도 이젠 전혀 귀엽지가 않아..
  도리어 역겨울 정도란 말이야......
  얼른 줘봐 !!!.....나 여기서 더 열받으면 감당 못해...
  빨리 내놔.....!!!...이 새끼야 !!!....''

지용이가 인정사정없이 내 손목을 꺽고 사진을 빼앗아 간다..

``얼씨구...내 이럴줄 알았지...
  난 어디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궁금하지도 않았지..
  넌 나 같은것은 들어오든 말든 상관도 안하는 녀석이야 !!
  오히려 더 즐거워 했는지도 모르겠군...
  그 밤새동안 이 사진과 사랑을 나눈거냐 !!!
  너 알고보니 정신병자야...  이 정도면 정상이 아니야...''

``지...지용아...그..그건...''

``웃고 있군....그래 너도 웃을줄 아는 인간인것은 확실해...
  그런데...그 웃음이 이 놈이랑 있을때만 나타나니.....푸후후후..
  야...내 앞에서도 이런 웃음 한번 지어봐...
  이렇게 천사 같은 웃음 내 앞에서도 한번 지어 보란 말이야...''

저절로 얼굴 근육들이 딱딱해져간다..
내가 왜 이러는지 나도 모르겠다..

나도 웃고 싶은데...
네 앞에서 한 없이 웃어주고 싶은데...

``개새끼....또 그 칙칙한 면상이야 !!!...''

사진이 반으로 갈라진다..

``그러지마 ...지용아...''

반으로 갈라진 사진이 반으로....그리고ㅤ...또 반으로........
갈기갈기 찢기어 지는 사진...
그 속에서 흩어져 버리고 마는... 형과....나.....

그 조각조각이 되어버린 사진이 이젠 내 머리위에서 뿌려진다...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형의 흔적이라고는 겨우 이 사진밖에는 없는데...

``널 죽이고 싶어 !!!''

``.............''

``하지만 죽이면 네가 더 행복해 할까봐 못 죽이겠어...
  넌 고통스러워야 해 !!!..내가 받은만큼 넌 철저하게 고통스러워야 해 !!
  그때까지는 널 절대로 안죽여 !!!....''

``.............''

``앗참......재미있는 소식이 하나 있었는데 까먹을뻔 했군.....
  그 놈이 결혼을 했다는군 !!....그런데...그 놈 여편네가 누군줄 알아 !!
  내 마누라였던 그 곰탱이라고 하더군....푸후후...
  헌데...놀라운건...벌써...애 까지 있다는 거야...
  갓난 아기도 아닌 ... 말 그대로 애 말이야....
  그 놈 웃기는 녀석이야 !!...
  언제 내 여편네에게 손을 댄걸까 ?!!...
  아무래도 네 녀석과 죽고 못살때 손댄것 같은데...
  뭐...너도 나랑...이러고 사니...뭐라 할 말은 없겠지만...''

``................''

``이리와 !!!.......''

``..............''

``어쨌던 넌 죽어도 내 품에서 죽어야 해 !!!
  이리와.......''

``...............''

``거기 그렇게 토그리고 앉아있지말고 이리 오라니깐...!!''

``..............''

``이...씨팔...너만 변하면 세상이 다 편할텐데...
  도대체 너 뭐야 !!...왜 또 사람 성질 건드리냔 말이야 !!!
  그 놈 같은걸 왜 못 잊어 !! 그 놈이 얼마나 대단한 놈이라고 못 잊는거야 !!
  너 이렇게 하면 ... 나 더 이상은 못 참아......
  나도 인간이란 말이야....한계점이 있다고...!!!.....
  알아들어 !!! 너 내말 알아 듣는거야 !!...알아 듣냐고..이 새끼야 !!!...''

마치 야수처럼 달려드는 지용이...
나는 그를 막을 힘이 없다..
아니 막을 의지력 조차 내게는 없다....

하지만...형이....
나의 형이...............후후........

지혜......................
그때 죽였어야 했는데...................
고등학교 시절...그때 죽였어야 했는데.............

이런 마음 들면 안되는데....
이런 마음 들어서는 절대 안되는데......

형이...그 여자를 안았구나...

나를 안듯이 그 여자를 안으며 형이 웃고...즐거워 하고....

그래서...형의 아이까지......

그 여자를 안으며...........웃고.......즐거워 하고......

그 여자를 안으며......

나의 형이.....

그 여자를 안으며......

웃고.......

즐거워 하고.....

형이....

나의 형이....

그 여자와 뒤엉켜서.....

``아아악......아악....!!!........아아악....!!!''

``성...성훈아....!!...성훈아...'''

``아아악.....!!!!!.........아악...!!!!!''

``너...너 왜이래 !!!....강성훈 정신차려 !!!...야 강성훈 !!!...''

난 착한 인간이 절대로 될수 없나봐...
난 사악한 인가인가봐...
난 이렇게 살면서...
난 이렇게 살아가고 있으면서...

형의 행복 !!!....
형의 행복을 빈다고...!!!...
웃기지도 않는 소리였어 !!!...
개소리였단 말이야..!!!...하하하하하....

용서가 안돼 !!!
용서할수가 없어 !!!!!
미쳐버릴것 같아.......
다 죽여버리고 싶어...
하나도 남김없이 ... 다 죽여 버리고 싶단 말이야 !!..

``아아악...!!!!.......아악..!!!!!....아악...!!''

``야 !! 정신차리라니깐 !!!...성훈아....성훈아.....성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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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이후로 날 한번도 안아주지 않는 그대...
남들이 들으면 내가 거짓말 하는줄 알거예요...

하지만...
그대옆에서 잠들수 있다는 것 이것 하나만으로도 만족해야겠죠....
먼저 잠든 당신의 얼굴을 이렇게 만져볼수 있고...
음미할수 있고...
이것만으로도....신께 감사를.....

``훈...훈아.....내 강아지....''

하지만 먼저 잠든 당신을 보며 느끼는 행복감과
동시에 느껴야 하는 이 비애감 !!!!
지금 당신의 입 속에서 흘러나오는 이름..
훈이.....그대와 나의 아이 이름은 아니죠.....
3 년의 세월동안 밤마다 들리는 그 이름...
그 이름이 듣기싫어 애써 먼저 잠을 청하지만...
그래도...이렇게 당신의 모습을 하나하나 천천히 볼수 있다는
시간의 유혹이........그것을 덮어버리고 말아요...
하지만 괴롭네요..
들을때마다....괴로운 것은 사실이네요....

" 지혜....널 책임 지겠다....남편으로서 널 책임지겠다...
  하지만 ... 그 이상은 내게 바라지 마라.. "
  널 안으면서 다른 사람 생각한다면 ...
  그건 너를 모독하는 거야 !!!
  난 그러고 싶지 않다..."

" 몰랐는데.....지금까지는 몰랐는데...
  네 모습에서 그 아이 모습이 느껴져......
  너에게 그렇게 이질감 없이 다가갈수 있었던 것은. .......
  그래 !!! 네 머리를 이렇게 하면....넌 정말 많이도 닮았어....
  마치....그 아이를 보는것 처럼......아주 많이 닮았어...."

" 네 모습에서 그 아이를 찾으려고 한 건지도 몰라...
  정상적인 삶과 비 정상적인 삶 !!! 사회가 만들어 놓은 그 통념속에서..
  난 끝없이 허우적 거린건가봐....이제야 조금은 알것 같아.......
  하지만...결코...넌 그 아이가 될수 없어.....
  이제서야 그것을 깨닳다니....."

" 난 보편적인 인간이였어....세상에서 가장 보편적인...
  안락한 삶 !!...평범한 삶 !!....굴곡없는 삶을 원하는...
  보통적인 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콱 박혀 있었나봐..
  나의 가정은 편모 슬하였다해도 어쨌던 ...정상적인 가정이였으니..
  난 그 속에서 행복했어.....만족했고......"

" 눈...그래..어쩌면.....사회가 나를 바라보는 눈이 두려웠던건지도 몰라..
  그랬던것 같아......
  난 이제 남들이 보기에 가장 지극히 평범한 남자로서 살게 될거야...
  남의 눈을 의식할 필요도 전혀 없는거야... "

" 널 책임질께.....지혜...너를 책임질께....
  하지만...그 이상은 바라지마라 !!!....
  난...말이지...널 안으며 웃고 살 자신이 없어 !!!..
  그건 내게 고통일것 같아.....
  널 안을때마다 그 아이의 우는 모습이 떠 오를것 같거든..."

그대의 그 비수같이 날카롭게 꽂히던 말들....
하지만 다 이해할수 있었어요...
모든것을 다 포용할수 있었어요...

그대와 이렇게 함께 누워 있을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나는....

``훈아..........훈아........''

하지만...점점 욕심이 생기네요...
지금까지 3 년을 기다렸지만.....요지부동인 그대..
하지만 5 년 .... 10 년 ..... 전 기다릴수 있어요....
끝까지 기다릴수 있어요...

그대와 내게는 우리둘의 아이가 있잖아요..
언제가는 내게 돌아오리라 믿어요...
그대는 나를 절대 버리지는 못할테니.....
그래요...나 밖에는 없어요....지금도 ... 미래도 ..
당신이 머무를수 있는곳은..........나 밖에는 없는거예요....

그래서 오늘 밤도 당신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그 이름을
눈물없이 듣고 있나봐요......
이렇게 가슴끝이 절절히 아파오는데도 말이죠...

나 당신을 사랑해요....
지원씨.....나.......당신을 참 많이도 사랑해요....
당신도 언제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 주리라 믿어요...
그래서....오늘 밤도 나 이렇게 당신 곁에서 모질게 숨을 쉬고 있어요...


``훈이.....내 이쁜 강아지......나의... 훈이.....
  보.고.싶.구.나........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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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형.........
형...............

``비가 많이 내리네요....운전 조심해야겠어요....''

``빠빠...쪼심 !!!...쪼심 !!!...''

``후후후....우리 이쁜 강아지...
  그런데.....비 맞겠다....얼른 들어가야 겠는걸..''

``저...오늘은 직접 운전 하는것 보다는...''

``됐어.....난...뒷좌석에 앉아서 멍청이처럼 있는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적응이 안돼...자...훈아...뽀뽀..''

``빠빠...뽀뽀....훈이...빠빠 뽀뽀 조아.....뽀뽀....쪽...''

``아웅...우리 이쁜 훈이...뽀뽀도 엄청시리 잘 하는 우리훈이...''

``꺄르르...빠빠....빠빠......''

``그럼...아빠 갔다올께.....''

``우웅 !!...시러....빠...가지마.....빠빠....히잉....''

``지..지원씨...빨리 가세요...훈이 울음보 또 터지겠어요....''

``빠빠...빠빠...히잉....빠빠...''

``미안..훈아...아빠..회사 빨리 갔다올께....자..울지말고...''

형.......
형...............
형......................

``후후...훈이녀석 !!!....언제 그렇게 자란거지...
  하루하루가 이렇게 다르니......우리..훈이.....
  우리....이쁜....훈이.....내 강아지...''

형......

형..............

[부릉...부르릉.....]
[스윽...슥....스윽...슥....]

``흐음....비가 꽤 내리는데..... ''

``가만......뭐지 ?!!....사람인가 ?!!...왜 비를 맞으며..저렇게...''

[스윽...슥 ...스윽...슥.....]
[끼이익.....!!!!]

빗물을 닦아가는 와이퍼의 움직임...
그 속에 보이는 사람의 모습...
그저 스쳐 가려 했는데.....

하지만 난 지금 후진을 하고 있다....
촉박한 시간 속에서 나의 차 바퀴는 뒤를 향해 움직이는 것이다..

재빠르게 움직이는 와이퍼...그래도 순식간에 유리창을 가득 덮어버리는 빗방울
그 사이로 보이는 ....비에 흠뻑 젓은....사람....

형......

형............

시간의 흐름을 잊어버린다..
어느새 물려진 담배..그리고...피어 오르는 하얀 연기....

머리가 많이 자랐구나...
녀석....언뜻보면.... 여잔줄 알겠다....

내 강아지...살아있었구나....
3 년이라는 침묵의 세월 동안 이렇게 살아 있었구나...
모진 녀석 같으니.....

필터 끝까지 타 들어간...담배를 천천히 재털이에 비벼 끈다..
시간이 멈추어졌는지 알았는데...아닌가보다..
그렇겠지...시간이 멈추어 질수야 없겠지......
네 머리카락이 그렇게 자랐듯이....

[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

``난데...오늘 내 스케쥴...다 취소시켜 !!!''

형......

형...........

형..................

----------------------------------------------------------------------

일에만 미친듯이 매달렸었다..
내 자신에 실망한 후 일에만 미친듯이 매달렸었어..
단 한번의 동물적 쾌락이 내 인생을 뒤바꿔 놓았거든..

하지만...
때때로 참기 힘든 고통에...몸부림을 쳐야했다..
너의 모습이 머릿속에 들어온 날.....
그런 날은.....

``....아...아파......형........''

``......형...그만.....이젠....그만..''

널 안았던 추억의 그림만으로 3 년을 버텼어...
나의 내부는 이미 한계점에 다다렀는지도 몰라..

``형...허억....괴로와....형.....아파......그만해.....형...''

..................................................................

형은 미친듯이 날 안아갔다..
그 고퉁으로 나의 정신이 끊어진것이 수차례...
지금이 몇번째 정신을 차린건지...알수가 없다...
하지만...이 고통은 사전에 나와 있는 그런 의미의 고통이 아니다..

달콤한 고통....
행복한 고통.......
짜릿한 고통............

세상에 이런 고통만 있다면...
난 고통속에서 헤어나고 싶지 않을 텐데..

형이...드디어 내 몸에서 몸을 떼고 옆으로 눕는다..
이젠..육체적인 고통은 사라졌지만...난 형의 손을 놓지 않고 있다...

``지용이 건강하니.....''

``으응....''

``...........''

``...........''

``얼굴의 이 상처들은 뭐야 ....''

``으응......''

``지용이가...너 때리는거니....''

``아니....''

``왜 그랬어.....''

``..........''

``왜 그런거야......''

``............''

``............''

``....내가 없어져야 형이 행복해질것 같았어.....''

``.........''

``난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것 같아...''

``..............''

``나와 함께 있는 사람들은.........모두 불행해져....''

``바보같은 녀석......''

``형도...나랑 살면서 갑자기 몹쓸병 걸리고......''

``넌...바보야.....바보중에서도...구제불능.....바보....''

``형은 .....''

``...........''

``형은.........''

``난...결혼했다...''

``으응....''

``아이도 있어....''

``으응.....''

``하지만...내겐...예전이나 지금이나...네가 가장 소중하다....''

``.............''

``네가...가장 소중해.......''

``형....으음.....''

형이...또 나를 안아간다...
이로인해....또다시...커다란 육체적 고통이 휘몰아 칠 것이다..

하지만....그 고통은.....
으깨어진....사과사이로 흘러내리는.....달짝지근한...사과즙같은...고통...

아픔이 와도......
아픔이 아닌......
아름다운 고통..........

난...그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이겠어.....
내게 있어 이 고통은 ......최절정의 기쁨이니....

-----------------------------------------------------------------------

햇볕이 창문을 타고 내 얼굴을 자극한다....
무심코 본 벽에 걸린 시계의 시침이 숫자 1 을 지나쳐간다...
그럼 하루가 지난건가...

내 강아지를 미친듯이 탐한 후..
난 의식을 느낄수 없을정도의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그런데....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렸다..
어젯밤의 그 뜨겁던 방안 온기들도 이젠 냉랭한 공기로 뒤바뀌어져 있고..

내가 꿈을 꾼 것인가 ?!!!

그런건가.....

------------------------------------------------------------------------

``하...하.....하하하하하하....깔깔.깔깔깔.........''

``나 뿐이였어....!!...나 뿐이였다고.....''

``형이 잠든 순간 부터....방 안 가득 나즈막히 울려퍼지는 나의 이름...''

``후후.....꺄르르르.....하하하하.....''

``형........형.............''

[끼이익..!!! [슈우웅..~~.....탁..!!]..]

``뭐..뭐야..?!!..놀랬잖아...''

방으로 들어오자 마자 나를 맞이하는 것은...
벽에 꽃히는 칼 ~!!!

``지용아....장난도 정도껏 해줘.....''

``장난이라...푸후후...이젠 간뎅이가 배밖으로 나오나봐....강성훈.....''

``미안해....밥은 먹었니 ?!!....조그만....기다릴래....지금 차려올까...''

``지금 네 얼굴이 외박하고 들어온 여편네의 얼굴이 맞는건감....''

``여편네...!!...지용아..왠만하면 그런 표현은 삼가해줘....
  그다지 듣기가....안좋아.....''

``뻔뻔의 극치야 !!!....''

``화나니 ?!!....화나면 때려 !!..오늘은 얼마든지 맞아줄수 있을것 같아..''

``호오........이것 세게 나가는데......''

[끼이익...]

``야 !! 어딜 나가려고 해 !!...이리 와 !!!''

``상 차려야지...''

``너 바보야 !!!....백치야 !!!...지금 그 따위 밥이 문제야.....''

``알았어....''

``거기서봐....그래 거기...이젠......벗어봐..!!!...''

``.........''

``벗어라고 !!!!!''

``...........''

``후후...현란하군..!!!...죽이는데....
  개새끼....!!! 내 반쪽 신장 가져가더니....힘을 주체 못하나 보지...''

``.........''

``좋았겠어....강성훈.......너 미쳐있는 모습이 눈에 선해....''

``이젠 입어도 되니....''

``...왜.....왔어.... 날른김에 아얘 거기 눌러살지.....왜 온거야 ...''

``프흣....''

``아쭈....이젠...웃어......비웃는 거냐....강성훈...''

``....만약....내가 안왔으면...너...미친듯이..나 잡으러 왔을것 아냐...
  널..미치게 하고 싶지 않았어.....''

``파하하하하하하........죽이는데....강성훈...만만치 않아...
  갑자기....태도가 샤악 변했어....마치...처음의 너를 보는것 같은데..
  그 겁나게 당돌하면서.......인간같지 않았던 그때의 모습처럼....''

``너도 내 예상을 빗나가고 있기는 해 !!!
  난 들어오자마자...머리가 다 쥐어 뜯기던지....
  복날 개 맞듯이 맞을줄 알았는데.....
  뭐..처음에는 칼이 날아와서 좀 섬찢하긴 했지만서도...''

``진짜...왜 돌아온거야...''

``....너에게 잡혀가기 싫어서.....''

``장난치지 말고....''

``정말이야...''

``....이해할수가 없구나....''

``그래.....너나 나나...이해하기 힘든 인간 부류겠지...''

``이리와봐....''

``................''

``이것 참...기분이 상당히 나빠지려고 하네..
  내 여편네...몸에...왜 이리 자국을 많이 남겨 논거야....
  하나도 남김없이 다 도려내고 싶을 정돈데...''

``....이 자국들......다 도려내며......나 죽어....''

``쿡쿡....하하하하....이것..마치...6 년전으로 돌아간것 같아...
  무서울것 없는 나의 공주님.....''

``....프흣...그래...그때는 진짜...무서운게 없었어....''

``...........''

``지용아.....미안해......''

``............''

``............''

``이것 참...이상해...지금 이 상황은...내가 이렇게..킥킥 거리고
  있을 상황이 아닌데.......널 작살을 내야 할 판인데...
  사실 네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오늘 끝장을 내리라 그리..생각했었는데..''

``그런데.....?.....''

``그다지 화가 나지 않아....왜 이러지....프픗픗..''

``그래 ?!!....그렇다면...나의 대한 네 사랑이 식었나보다.....''

``하하하하...맞아 !! 바로 이거야....
  너의 이런 반응 때문이야....!!!...드디어..나의 진짜 공주님을 보는것 같아
  3 년동안의 너는 네가 아니였어.....절대 네가 아니였어...!!!
  그런데...오늘의 너는....네가 맞아 !!!......''

``아앗....가만...씻고 올께......''

``됐어...괜찮아.....''

``그래도...내가 싫어....''

``괜찮다니깐....''

``넌 괜찮아도 내가 싫어...!!.....조금만 기다려....''

[끼이익..]
[샤...샤...샤샤샤.....]

형의 흔적들이 흐르는 물에 씻기어져 간다...
하지만...마음속의 형의 흔적은......그 무엇도 씻어낼수가 없다..
나의 형도 그럴 것이다...
형의 마음속에도........
오직 나만이...

몸은 떨어져 있는다 해도...형과 나는 영원히 함께....있는 것이다...
영원히....
영원히........

``으음.....언제 들어왔어....''

``지금.....''

``푸훗...간지러워..그러지 마.....''

``솔직히 그놈 만나고 들어와서..네가 이렇게 변한게 좀 껄쩍지근은 한데..
  그래도 ......키득키득....''

``사는것 진짜 별거 아냐......그렇지 지용아....''

``그렇지.....''

``심각하게 살 필요가 전혀 없는것 같아....''

``그걸 이제야 알았어...''

``으응.....난 삶은 참 심각한거라 생각했어......''

``푸훗...천하의 바보가 여기에 있었군.....''

``내가 울면...세상이 다 울었어....네 말대로 내가 칙칙하면...
  세상이 다 칙칙했고......그러니깐...내가 웃으면 세상이 다 웃겠지...''

``글쎄....그건 장담 못하겠는데....''

``.........''

``어엇...뭐야...?!!...왜 갑자기 그런 눈으로 쳐다봐 !!''

``지용이...너 참 멋있는 놈이야 !!!...아마도 나는 복이 많은가봐....''

``뭐 ?!!...하하하하....강성훈..이제 개그도 할줄 아네......''

``진심이야 !!!...만약 형 보다 너를 먼저 만났었다면...그랬다면...
  널...무척이나 사랑했을거야.....''

``............''

``이젠...나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
  즐기면서......웃으면서.......그렇게 남들처럼....
  나에게도 그럴 자격 충분히 있잖아....''

``....그래........''

``날 행복하게 해줘....지용이 네가 날 좀 행복하게 해줘....
  나....네 품에서 행복해지고 싶어...''

``.........그래..............''

형....

이것이 자만인건가...
형에 대한 나의 자만...!!!!....

하지만.... 행복해지고 싶은것은 사실이야...
나 지금까지.... 너무나도.... 고통스러웠거든...

형....

이해해줄거지...
이런 나.....형은 이해해 줄거지....

----------------------------------------------------------------------

``이름은 강성훈....다른 자세한 것은 그 봉투에 다 들어있습니다..''

``네 !!!....''

``몇일정도면 찾아낼수 있을까요 ?!!!''

``글쎄요.....하지만...사장님의 예상보다는 빨리 찾아 낼 겁니다....''

``그렇습니까 !!!''

[삐익 ~!!!...!!...사장님....1 번 전화 훈인데요.....''

``알았어.....[삐익..!]....''

``빠빠.....보고시쪄......빠빠...''

``으응..훈아...''

``어제...빠빠..안드러와쪄....후니...슬퍼쪄....히잉....''

``미안....미안...훈아....''

``엄마도...슬프쪄....후니랑..엄마....마니...슬퍼쪄.....''

``그래...아빠가...미안....오늘은 일찍 갈께....''

``아빠...빨리..드러와...빨리....''

``그래....아빠...빨리 들어갈께....그래......그러니깐...울지말고...
  .....그래....우리 훈이 착하지...알았어....으응....아빠 빨리갈께.....''

--------------------------------------------------------------------

``음...이번에 몰 줄까 ?!!''

``거기..시퍼런 줄기 같은건 모냐 ?!''

``앗...이것 ..ㅤ 미역 !!''

``미역 ?!!...미역이 왜 글케 생겼어...미역은 넓죽한것 아냐 ?!''

``이런 미역도 있어...맛도 썩 괜찮아...아직 못 먹어 봤니 ?!!''

``흠....''

``미역이...몸에 좋데...자 아해...''

``푸후...야 .. 이것 상당히 닭살스럽다..
  안하던 짓 하니깐...괜시리 막 볼따구 같은데가 화끈화끈하고..''

형...
나..행복해...

``이제부터 지용이 너 마음 굳게 먹어야 할거야..
  나...화악 변할거다....완전 여우같은 마누라가 될거란 말이야...푸후후..''

``뭐어 ?!!..여우 ?!!...오홋.....이것 참...
  우리 공주님이 죽으실래나....도대체 왜 이러신데...''

``우리 멋있는 지용님 !!!...입 벌리세요...미역이 들어갑니다..''

``오 !! 노 !!! 스탑 !!!...성훈 !!!......스탑 !!!!!''

``우..깜짝이야 !!...왜 그래 ?!!..갑자기 ...''

``너 부터 먹어봐..''

``왜 ?!!''

``글쎄...너 부터 먹어봐...''

``후우...모야 ?!!...내가 여기에 독이라도 넣었을까봐 ?!!
  웃기지도 않아...고지용...!!!..자...먹었다...으음...너무 맛있는데..
  내가 다 먹어야지...너 고지용...진짜...넘 웃겼어....''

``진짜 맛있어 ?!!..''

``으음...꼬들꼬들한게......아주 맛있어...''

``정말 ?!!''

``그래 !!!....아웃....모야 ?!!....밥 먹다가 왜 이래..으음...지..용..으음''

``히히...가만 있어봐...''

``하지마...으음....''

``쭙쭙.....음..거 괜찮네....생각보다 괜찮은 맛인데...''

``이..짐승 ...!!!''

``무시기 ?!!...짐승 !!...내가 ???...이 고지용이..!!!''

``그래...!!..이 야만인 !!''

``하하하하하....아~~..그래도 난 마냥 좋다..
  사실 나 말이야...미역 딥따리 싫어하거든...
  그 끔찍하리 만치 소름끼치는 미끄덕 거리는 감촉하며....으흐.....
  그런데..네 입속의 미역은...전혀 안 느끼한데...또 먹고싶어..''

``야...이 더티..고지용...!!!...너..정말...''

``어엇 !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배게냐 ?!! 너 이제 초능력에까지 도전하는거냐 ?!
  멋있는데.....강성훈....아얏...!!...아구...!!....아프다...하하하...히히''

``넌 더티해 !!!...최고로 더티해 !!!....''

``그래...나 한 더티야...그것 이제 알았어....아구야 !!...이것 고지용 맞아죽네
  성훈아...아프다.....고만...제발..고만해라 !!!....우헤헤헤헤..''

형....
나..아주 많이 행복해...

``아앗...이러지마 !!..지용아...''

``네가 이뻐 죽겠어....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다 이뻐 죽겠어 !!!...''

``지용아..''

``너....진짜 내것 맞지 ?!!...너 정말 이 고지용것 맞는거지 ?!!''

``지용아.....''

``진작...이렇게 살걸...왜 그렇게 살았을까 ?!!
  이렇게 사나...그렇게 사나...세월은 계속 흐르는 건데...
  어째서....바보같이....''

``지용아....''

``그만.....아무말도 하지마....''

지용이가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미소 짓는 모습에....
난 가만히 그의 앞머리를 쓸어 올려준다..

``행복하다......성훈아....나 아주 많이 행복하다....''

머리카락을 쓰다듬던 손가락이 이제 그의 얼굴선을 어루만지고 있다..

``성훈아...........

  ..........행복하게 해 줄께.................

  이젠 .....다시는........

  네 눈에서 ...눈물같은것이 흐르지 않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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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 !! 보고 싶었어 !!...
  정말 짱은 몰인정한 사람이야 !!!...어떻게....그 날 이후로 단 한번도..''

``허허...장수원....내가 말했었지...짱짱 하지말라고....''

``그런건 이젠 상관없어...내가 부르고 싶은대로 부를거야...
  나도 예전의 장수원이 아니란 말이야....''

``허어...이런이런...장수원....이런.....''

``짱.....짱....''

``야...덥다...달라붙지 마라....그렇잖아도....더워 환장할 지경인데...''

``미스터 김...여기 빨리 시원한것 !!.....그런데..짱..무슨 좋은 일 있어 ?!!
  분위기가 전과는 상당히 다른데.....''

``오옷...그러냐 ?!!...네가 보기에도 내가 그렇게 표가 팍팍 나냐 ?!!''

짱...
그때의 짱 모습은.....
내게 기대라는 것을 갖게 해 주었어..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내가....조금만.....더 노력한다면...

그런데...
오늘 짱의 모습은...
......내 모든 기대를 무너지게 하는......그런........후우............

``....수...원아...''

``.......''

``야...장수원 !!!''

``으응 !!!....앗..왜 ?!!''

``자식...사람두고 모하는거야 ?!!..''

``아앗...미안...미안....''

``흐음....''

``......''

``흠흠.....흐음...''

``짱...내게 무슨 할 말 있어 ?!!''

``으음....그게.....''

``말해봐...뭐라도 괜찮아....개의치 말고 어서 말해...''

``에라잇 !!...모르겠다....야 !! 장수원 !! 나 일할데 없냐 ?!!
  뭐라도 상관없다.....이 고지용 !! 한번 멋있게 일할수 있는....그런곳이라면''

``짱 ...?!!''

짱이..내게 이런 말을 하는 날이 오리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었어..

``돈 벌어야 한다...
  내게 .... 책임질 사람이 있거든...''

거짓말 같아...이런 말이 짱의 입 속에서 나오고 있다니..

``그 녀석....지금까지 너무 고생했어...
  이젠....그 녀석 더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

성훈이...이 개자식 !!
네가...짱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 버린거니......

``그럴러면 내가 변해야 해 !!!
  푸후후.....예전의 놈들...내가 네게 이런 말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겠지
  날 무슨 대단한 놈으로 알던 녀석들이였는데...''

``짱은...대단한 사람이야...!!! 누구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야....!!!''

``푸훗....''

``웃지마 !!...나 지금 울고 싶어...!!!.....그러니...제발 웃지마 !!!..''

``어랏....장수원 !!!  너...왜 이래 ?!!''

난...떨어지려는 눈물방울을 참기위해 필사적으로 아랫입술을 깨물고..

``이런...너 뭐하는거냐 !...수원아...''

눈물대신 흐르는 입가의 피를 혀로 닦아내며..짱을 노려 본다....

``어쭈...장수원..진짜 많이 컸는데.....나를 똑바로 쳐다보다니..
  거기다...그 표독스런 눈빛을 더해서 말이야....파하하하하...''

``어떤 일을 원해 ?!!''

``상관없어 !!!...''

``상관없어 ?!!''

``막노동을 할까 했는데.....
  그건 집에있는 토끼녀석이 자기 때려 죽이고 하라고 해서 못하겠고....
  푸훗...사실..나 말이야...지금 일 구하지 못하면..
  그 녀석이 벌어오는 돈으로 살아야 할 입장이야 !!!...
  그런데 그 짓은 정말 싫거든.....진짜 그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그 녀석이랑 함께 칵 !!! 죽는게 더 낳을것 같아 ''

``..........''

``무리한 부탁이면 못 들은걸로 해라...네게 부담 주기는 싫다...''

``알았어.....알아볼께......''

``흐음....그래......그럼...나 간다....''

``짱 ?!!...''

``왜 ?!!''

``이..이대로 가려고 ?!!''

``그럼 !!...''

``안자고 가...?!....그..그냥...''

``자기는 몰 자....이 벌건 대낮에.........''

``짱....''

``집에서 토끼가 기다려 !!!...그 귀여운 앞니를 오물거리면서...''

``짱....''

``자...이것 !!....일 되면은...이쪽으로 연락해 줘 !!...그럼 수고하고...''

``.........''

성훈이...네가...
우리 짱을..저리 만들다니...

불행해 지려면 혼자 불행해 질 것이지...
왜... 우리 짱까지..네 불행에.... 동참 시키려고 하는거야 !!!?!!!

강성훈....

차라리 죽어버렷...!!!!!...
죽어 버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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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는거냐 ...''

``보면 몰라....''

``쭈아식 !! 이 더운 날 ... 그 북실북실한 실로 뭐하는거냐고 ....''

``뜨게질....''

``뭔질 ?!!''

``뜨게질....''

``그걸 왜 해 ?!!''

``후후....''

``쿨룩 !!! 쿨룩 !!!...캑캑...야 야...먼지난다...집어쳐라...''

``싫어...''

``거참..너라는 인간은...벗기면 벗길수록 더 아리송해진단 말이야 !!!
  도대체....무슨 생각으로 사는 인간인지 도통 모르겠어.........''

``왜 ?!!...그래서 짜증나 ?!!''

``.............''

``어엇...진짜 그런가보네.....왜 대답이...!!! 지용아!!!...왜 그래 ?!!''

``됐어....갑자기 핑 돌아서리....''

``머리아파 ?!!''

``아아...됐다니깐....아프긴 어디가 아파...''

``지..지용아....''

``어...왜 그래 ..?!!...''

``나..네게 바라는 것 없다...
  네가 돈 펑펑 벌어서 날 돈바다에서 허우적 거리게 하는것..
  이런것 절대로 안바래...!!!....
  하지만 단 한가지....제발 아프지만 마....!!
  너만 아프지 않으면......난 어떤 상황이 닥친다 해도 다 견딜수 있어..
  그러니....아프지만 말아줘.....정말 아프면 안돼 !!!..그것만큼은..제발...''

``모야 ?!!...왠 오버야 ?!! 누가 아프데 ?!!...''

(언제 부터 이런 증상이 있었습니까 ?!!)
[뭐예요 ?!! 심각한 병입니까 !!!]
(지금으로선 확실하게 알수가 없습니다....검사를 해봐야...)
[검사 ?!!...아 됐어요...!!...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게 뻔 한데..
 무슨놈의 검사는 ...]
(병은 일찍 밝혀내야 합니다...조기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은 아시죠 !!!)
[저 건강합니다...가끔씩 이러는 것 뿐이지...
 쓰잘데기 없는 말..고만하고....처방이나 얼른 해주쇼....
 하여간 이 놈의 병원쪽은 정이 안가서리...]
(검사 한번 받아 보십시오...)
[술 끊으면 낳는 병이라는 것 압니다...]
(하지만..그렇게 쉽게 넘길 문제가....)

멍청한 의사 같으니..
왜 그런 말을 해서 사람 마음 생숭하게 만드는 것이여..
하여간 그 쪽 놈들 ...다 도둑놈들이란 말이야..!!!....
대단치도 않은 병 가지고 호들갑 떨어 사람 돈 쓰게 만드는것들...쩝쩝쩝

하지만...
...술 !! 딱 끊었는데......아직도 이러다니...
젠장.....기분 탓인가.......

``지용아...''

``지용아....''

``지용아......''

``으응 ?!!.....어엇..왜 ?!!''

``........''

``모야 ?!!
  왠 또 칙칙이야....얼굴 좀 펴라......난 칙칙이는 정말 싫어...''

``지용아....''

``왜 그래...공주님....''

``너...........''

``그래...''

``나 버리면 안돼 ....''

``모냐 ?!!....왠 강아지 소리를...''

``나 혼자 버려두면 안돼.......''

``야..........''

``....아프지 마 !!!..절대로 아프지 마 !!...자...나랑 약속해..손가락 걸고...''

신이시여..
저 행복합니다....
그러니.....제발 저를 모른척 해 주세요...

이젠...저에게 더 이상의 관심도 사랑도........주지 마시고..
이대로.....그저 이대로.........

``지용아....나 내일부터...고아원이나 양로원 같은 곳에가서..
  봉사활동 해야 겠어....''

``푸후후...무슨 소리야 ?!!...너 자꾸 왜 이래...''

``약속을 지켜야 해 !!...''

``무슨 약속 ?!!''

``착하게 살겠다는 약속...''

``뭐 ?!!''

``나 지금.....너무 행복해.....이대로 계속 살고 싶어.....''


``.........''

``나...더 이상....불행해 지고 싶지 않아...
  나도 웃으면서 살고 싶어......''


``.........''

``내 행복 같은것은 상관없다고 했는데......그랬는데...
  자꾸 욕심이 생겨 !!....행복해 지고 싶어....
  지용아....이런 내가 욕심장이 같니 ?!!''

``아니...전혀....''

내가 행복해 지려면 누가 대신 불행해 져야만 하는 것인가...
내 아픔을 누가 대신 아파해줘야 하고...
내 고통을 누가 대신 짊어져야 하고...

형이...아팠어...
내 대신 형이 아팠어...
내가 행복했던 만큼...형이 고통스러워야 했어...

그런데...이젠 너니...
내가 행복한 만큼 ....지용이...네가 고통스럽게....그렇게... !!!

차라리...저를 미워해 주세요...
차라리......저를 증오해 주세요......

아니 이것이 당신의 방법인가요 ?!!!
제게 고통을 주는 ....당신의 방법......!!!!

잔인하시군요....
당신은.......무섭도록 잔인하신 분이예요.....

``아프지마...지용아....제발 아프지마...''

``모야 ?!!...너 !!...누가 아프데....진짜 왜 이래....?!!''

느낌이....와....

그때처럼 느낌이........

그....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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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점점 더 이뻐지는데...  사랑이라도 하는건가 ?!!''

``어...어르신...''

``사내는 질투가 많은 동물이지...그건 나이와는 상관없는 거야...''

``........''

``요즈음..... 네 눈빛이 무척이나 공허하게 느껴지는구나....''

``죄....송...합.니.다...''

``......수원아.........''

``네.....''

``넌...내가 선택한 사람이다...''

``네....''

``잊지 말아라....''

``네....''

``그럼....시작 해 볼까.....''

``네...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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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장수원 !!...놀라워...어떻게 이런곳을 운영하게 된거냐 ?!!''

``짱....그것에 대한거면 별로 말하고 싶지않아...''

``어어.......그래....그럼 관두고...''

``아아..짱....어때 !!....일은 할만해 ?!!''

``자식...!!! 할만하고 자시고 할게 뭐있냐...허구헌날 이러고 있는데.''

``그래도...힘은 별로 안들지 ?!!''

``야 !! 너 지금 나 놀리냐 ?!!
  하는 일이 있어야 힘이 들게 아냐 ...!!!''

``짱...조금만 기다려...내가 어떻게 해서든지....어떤수를 써서라도...
  짱에게 번듯한 사업체 하나 마련해 줄테니깐....
  그때까지만...더럽더라도..쪽 팔리더라도...이렇게...우리 가게에서....
  ......나 정말 미안해 죽겠어....짱에게....이런 일을 하게 하다니....''

``뭐야 ?!!...미안하긴 뭐가 미안해 !!!''

``저...지배인님 !!...아앗...사장님도 계셨네요....
  그런데..지배인님...백합실에서...좀 문제가......''

``뭣이 ?!!...백합실 !!!...[우드득 !!!..뻐걱 뻐걱 !!!]...
  호오~!! 이것 간만에 몸좀 풀어 보는건감 !!!''

``짱 !!..우선 손님 체크 부터........
  짱...!!!.....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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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모야 ?!!''

``펴봐............''

``뭐야 ?!!...푸후후...호박죽이잖아.....''

``먹어 !!...''

``후우...고마워......지용아...얼굴 이쪽으로 돌려봐...뽀뽀해줄께...''

``뭣이 ?!!...뽀뽀..?!!....그건 넘 싱거운데...
  그래도 호박죽만큼 끈적끈적하게....''

``아...됐어요...!!...우리 가볍게 뽀뽀로 끝내요...[쪼옥 ~!!!...]''

``뭐야 ?!..입술도 아닌 볼따구에..뽀뽀라니...''

``푸후후후.....''

[으앵..으앵...으앵...]

``으힉...몬 소리야 ?!!...이것 우리집에서 나는 소리 맞아 !!''

``앗참 !!!...지용아 좀 미안한데...아기 하나 데려왔어..
  아기가 많이 아픈데..일손이 딸리니..세세하게 신경을 못 써주더라고..
  그래서..내가 밤에 돌보고 내일갈때 안고가고 그럴려고....''

``뭐야 ?!!..강성훈....너 뭐야 ?!!''

``지용아...정말 불쌍한 애들 너무 많은것 있지...
  우리...지금보다 좀 더 나이들면....그런애들 몇 데려다가 키우자...
  나 그러고 싶어...''

``허걱....!!...강성훈.....너....너......''

[우애앵....우앵.....우애애애앵앵애애앵]

``지용아....빨리 씻어......아기가 열나나봐.....''

``강성훈 !!!!.......웃기지도 않아.....진짜 웃기지도 않다고...!!!''

[쏴아....쏴아....샤샤샤...]

``성훈이 ... 이 녀석...정말 변해도 넘 많이 변했어...
  나도 만만치는 않지만....강성훈.....이 녀석은.....허억...!!!
  모야 ?!!...왜 이리 가슴이 쪼여 !!!...전엔 머리가 핑 돌 더니..
  가지 가지 다하는군....허억....헉헉 !!!....''

``지용아...등 밀어줄까...''

``아아..됐어...밥이나 차려 !!...흡 !! 허억 !!...''

``지용아..왜 그래 ?!!''

``배 고파..!! 밥이나 빨리 차려 !!''

``알았어..그런데...너무 오래 있지마 !!...나 무척 외로워...''

``푸하하하...웃기는 자식같으니...저런 살 떨리는 애교를 다 떨고...흐흡..!!
  뭐야 !!! 이것 장난이 아닌데....헉헉헉헉...!!!....왜 이리 쪼이지...''

..................................................................

..................................................................

``지용아...얼굴색이 안좋아...''

[응애....응애....우앵애앵]

``저 소리 때문이야....거 자식 되게 울어대네...지치지도 않남...''

``아파서 그래..!!..아기니깐..말도 못하고....얼마나 괴롭겠어...
  ...먹고 있어....나 아기 좀 보고 올께...''

녀석이...정성들여 차려 놓은건데...
맛을 모르겠네..

마치 모래 씹는것 같아...

아아....젠장.....
검사를 받아봐야 하는건가...
아니야...술병이야...기분 좋아서 마신게 탈 난것 같아..

직장이 그러니 안 마실수도 없고...
앗참..이 놈의 담배도 있었지.....쓰불...쓰불.....

``[찰칵 !! 탁 !!...]...후우.....아....좋다....역쉬....''

``뭐야 ?!!...담배 끊기로 했잖아....''

``어엇...언제 왔어 ?!!...야 !! 딱 한가치만...피우고 끊자...''

``안돼 !!! 담배만큼은 백해무익이야..''

``그래도 이미 피운것...으읍....''

``어때....?!!....담배야....나야...''

``허걱 !!..소름끼친다...강성훈....넘 요염해...!!!...''

``더 진하게 해 줄수도 있어.....''

``우홋......''

``자...담배 내놔.....''

``아아..이것 참.......좋다..하지만..그전에...진한것 부터....''

``안돼...담배 부터 비벼꺼...잘못하면 불난단 말이야...으읍...지용아..으읍''

``쥑인다...강성훈...너 오늘 작정했냐 !!!...캬하..~!!!''

``우애애애앵...응애...응애.....으으응애앵....응애..!!!....응애...!!!''

``허걱..저 놈의 자식 !!''

``놈 아니야...여자애야...잠깐 기다려....애기 좀 보고...''

``뭐냐.....강성훈....너 정말...젠장.....이런 젠장....''

``미안...지용아....대신......이따 야심한 밤에....으흐...''

``으흐 ?!!....오홋 !!!...으흐 !!!....푸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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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흐는...무시기 으흐야....!! 그놈의 애 새끼때문에 잠만 설쳤잖아..제기랄''

``지배인님...얼굴색이 말이 아닌데요...''

``젠장....오늘 내 기분 드럽다...건드리지 마라...''

``지배인님이 기분 좋으시다 해도 ..저 절대 안건드려요...''

``푸훗...뭐냐 ...넌 ...''

``지배인님은 제 우상이셨어요...지금도 물론 그렇지만...''

``우상 ?!...푸훗...놀고 있네....아니 넌 우상 삼을 놈이 그렇게도 없냐 !!''

``멋있었어요...같은 남자지만...정말 멋있었어요...
  그 눈부시도록 화려한 휘돌려차기 !!!....새 같이 날아서 턱뼈 날리기...
  쇠뭉치 보다 더 단단한...주먹으로 사정없이 내려치기등
  말 하려면 끝이 없어요.....''

``푸후후후후...''

``금세기 최후의 짱 !!! 고지용님과 이렇게 함께 일을 할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그저 멀리서 바라볼수 있는 존재로만 생각했었는데..''

``꿈깨라..!!!...꿈은 일찍 깰수록 좋은거다..
  ...그래도 네 말 ! 사람 기분은 써억 괜찮게 만드는구나....팟하하하....''

``짱 !!!....''

``허억..뭐냐 ?!!''

``제 소원이 고지용님을 한번만이라도 이렇게 가깝게 불러 보는것이였어요..
  오늘 전 제 소원을 이루었어요.....고맙습니다...지배인님...
  저ㅤ... 그럼 일하러 갈께요....''

[타박...타박...타박.....또각...또각...또각...]

``짱...왜 그래 ?!!...그렇게 넋나간 표정으로......''

``뭐냐 ?!!...저 아이...''

``아앗..준이....왜 ?? 저 아이가 기분 상하게 했어...''

``아니...좀...웃겨서리..날 무슨 우상 어쩌구...''

``후우...짱 !! 여기 있는 아이들....
  몇몇 빼놓고는 짱을 모두 하늘같이 생각하는 아이들이야.....
  다...그쪽 아이들이지.....
  짱은 너무 위에 있어서..저런 애들은 눈에도 안들어 왔겠지만..
  저 애들에게 있어서...짱은....태양 같은 존재야....''

``태양 ?!!!....허어...그것..참.....''

``하지만....그런 인간 때문에...우리짱이...이렇게 살아야 하다니...''

``으응 ?!...뭐라고 ?!...''

``아...아니야.....''

---------------------------------------------------------------------

``언니야 ?!!...아줌마야 ?!!!..''

``으응 ?!!...''

``언니 같긴한데...하는 것 보면...결혼한것도 같고...''

``언..언니도 아니고..아줌마도 아니야...''

``그럼 뭐야 ?!!''

``그냥...으음.....그냥.... ''

``그냥이 뭔데 ?!!...하지만...말이야...내가 조언을 해 주겠는데..
  가슴 좀 키워...!!....내가 몇일 유심히 봤는데...절벽도 이건....
  그건...여자에 대한 모독이야....얼굴은 좀 되는것 같은데...
  그렇지만..대부분의 남자들이..가슴 큰 여자...좋아한다는 것 알지..
  그러다가는 남편이 허구헌날 바람 피워댈거야...''

``너..몇살인데...그런말을...''

``나....꽤 먹었지....하지만...나이도 나이지만...
  내 나이보다 조숙하단 소릴 꽤 듣는 편이야...''

``애는 애 다워야 좋은거야...그런 말은 좀 더 큰 다음 해야 될 것 같은데..''

``그 모지 ?!! 가슴 수술 !! 그것도 할만하데...진짜 같다던데...''

``그만해 !!...더 이상은 못들어 주겠어.''

``결혼했어 ?!!''

``......응....''

``잘생겼어 ?!!....''

``응...''

``그럼...아줌마 맞네 !!!...
  피식 ~!!...아줌마면서 그렇게 시치미 떼다니..
  하지만......좀 웃겨...요즘 여자 같지가 않아...
  왜 춤추러 안가고 이런데 와서 고생인거야...''

``너 정말..몇살이니 ?...''

``묻지마....난...내 나이 잊은지 오래야...''

``...?...?..?.....푸훗...''

``아기 있어 ?!!...''

``없...없어....''

``아기 낳을거지 ?!!''

``몰...몰라...''

``만약 ... 아기 낳으면..무슨 일이 있어도 그 아기 절대로..
  고아원 같은데다 버리지마 !!!...''

``............''

``못 키울거면...차라리 애랑 남편이랑 함께 죽어...
  지만 살겠다고...애 버리지 말고...''

``...........''

``저기...성훈씨....''

``아..네....잠깐만요...''

``매번 들을때 마다 느끼는거지만...아줌마 부모님은 센스가 영 제로였나봐..
  성훈이라니....어떻게 여자애에게...그런 무식한 이름을...지어줬을까...
  개명할 생각없어....내가 좋은 이름 하나 지어줄까...''

``....아아...괜...찮아....원장 선생님...원장 선생님...''

.....................................................................

.....................................................................

``처음에는 걱정 많이 했었는데...
  이렇게 잘 해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고맙습니다...''

``사회의 편견이라는 것이....참 무서운것 같아요...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

``너무나도 고마워요.......일도 고되고...힘도 많이 들겠지만..
  오래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저도...오.래.하.고...싶어요....아이들...정말 예뻐요...''

``예쁘죠...예뻐도 아주많이...저런 예쁜 영혼들이..어른들에 의해서..
  무참히 짓밟아 진다는것이.....괴로운 현실이지만...''

``앗참...그 아이...은미 ?!!''

``아..네...똑똑한 아이죠....똑똑해도 너무 똑똑한..''

``몇살이예요 ?!!''

``확실한 나이는 몰라요...어렸을때 이쪽으로 왔는데..
  부모가 흔적을 하나도 남겨놓지를 않아서...
  어림짐작으로 13 - 14 살 정도 일것 같긴 한데..''

``입양은 안시켰나봐요 ?!!''

``어렸을때 몇번 했었죠...하지만...그..결과가......
  상처가 많은 아이예요....그렇지만....대단한 아이죠...
  저 아이가 학교에서 전교 1 등만 하는 아이예요...
  선생님들도 하나같이 놀라는..
  좋은 부모님 밑에서만 자랐다면 부러울게 없는 아이일텐데...
  이 곳에서는 한계가 있어요...''

나의 엄마도 고아였다고 들은것 같은데...

엄마라....

전에는...그 단어만 떠올리면 악감정 뿐이였는데...

엄마라.....

날 낳으려고 자신의 목숨을 걸다니....

날 사랑했던건가....

그런 엄마라면...무슨 일이 있어도 날 버리지는 않았겠지....

흐음............엄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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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아....''

``으응...''

``너 후회 안할것 같니 ?!!''

``무슨 후회 ?!!''

``네...분신...그러니깐...으음.....네...아이......
  나 말이야....너의 아이..... 낳아 줄수 없어....''

``컥컥 !!...무슨 소리야 ?!!''

``나....그리고......가슴도....없어....''

``하하....하하하.....푸하하하하........캬하하하하하하하하.......
  강성훈...너 ...너무 웃겨 !!!....지금 그말...네 입으로 나온 말이라곤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아......하하하하하하....''

``야...그렇게...심하게 웃지마...사람 무안해지잖아.....''

``너 왜 이러냐 ?!!...나 죽일려고 작정했냐 !! 왜 이렇게 귀엽게 굴고 난리야..''

``오늘 꼬마애 한테...조언을 들었어...
  가슴 좀 키우래...안 그러면 남편이 바람 피운다고...''

``푸하하하하하........미치겠다...!!...미치겠어 !!!....이건....이건....
  세상에..그말 들었을때의 네 얼굴을 봤어야 하는데...푸카카카카카카....''

``너...바람 피울거니 ?!!''

``파하하...웃겨 !!...넘 웃겨서 말이 안나와...''

``지용아...너 ... 정말 네 아이 필요 없어 ?!...후회 안할 자신 있어 ?!!''

``세상에나...내가 이런 말을 듣고 있다니....신이시여 !! 정말 고맙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세상....신이 안만들어 주셨다면...우짤뻔 했습니까...
  미치게 재미있습니다....아주 좋아요.....''

``야..고지용 !!..난 지금 진지하단 말이야....''

``.......입양하자 !!!....전의..네 말대로...세월이 좀 흐른다음.....
  그때 ...네가 키울수 있을만큼 다 데려와 !!!....
  까짓것 !!!.....우리도....그렇게 한번 살아 보는거야 !!..
  그런데....그럴러면....성실한 아버지가 되어야겠지...
  안그래...?!!...공주님 !!!''

``지용아...''

``왜 ....''

``지용아.....''

``왜......''

``.............''

``뭐야 ?!!..불러 놓고 뭐하는거야..''

``지용아..............''

``그래....''

``나...널...사....사.........[허억..헉헉.!!!...우욱욱.]..지용아..!!''

``왜 그래 ?!!...지용아 !!...''

``물...물좀...숨..숨이...헉..헉 !!!...''

``지용아 !!!....지용아...!!!...''

---------------------------------------------------------------------

``도대체 어떻게 된겁니까 !!...그렇게 큰소리를 치더니...''

``곧 찾아 낼 겁니다...''

``이미 제가 예상한 시일은 지났습니다...''

``찾아 냅니다....''

``...............''

[삐익...사장님 ...1 번전화 사모님 이십니다...]

``없다고 해 !!!...''

[네...?!!...네...알겠습니다....]

[찰칵 !!...탁 !...후우.....]

``또 다시 저를 기다리게 한다면 이 일은 없었던 것으로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그럼.....''

[저벅..저벅...저벅..........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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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병실의 하얀 블라인드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네 웃음 만큼이나 환하게 쏟아지는구나..

왜 여기에 누워 있는거니 ...
네가 왜 여기에 누워 있어야 하는거니..

난 말이지..
평온하게 잠든 너의 모습을 보며 나를 저주할수 밖에 없단다..

형을 위해서만 기도 했었어..
너를 위해서는 기도 하지 않았단다..

형의 행복만을 끊임없이 빌었어..
너의 행복을 위해서는 빌어주지 못했단다..

형이 아프지 않기만을 바랬어...
그런데....너의....아픔에 대해서는.....

만약....너 이대로 가 버리면...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걸까..
살기는 살아야 하는걸까..

예전처럼...
우리 형...행복하게 해 주세요....
우리 형...그렇게 산다해도 나를 잊지 않도록 해 주세요...
우리 형...몸은 나와 떨어져 있지만..그 마음만큼은 내 곁에 머물게 해 주세요..

이리...눈물로 기도하면서...
그렇게....하루 하루를.....

하지만....지용아.......
정말 그렇게 되버린다면....난......내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것 같아......
너만 홀..로 외로이 떠나 보내고 나서....
내가 그렇게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살아간다면...

내가 생각해도...내가 징그러울것 같아.....
아마도 죽여버리고 싶을거야....
이건 ... 진.심.이.다........
단 1 % 의 거짓도 없는 나의 진심...

``여.기 어.디.야 ?..''

너는 왜 나를 좋아한거니..
세상의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왜 하필이면... 나를.....

``여기 어디냐고 ?!....야...너 눈 뜨고 자는거냐 ?!''

첫 만남 부터 심상치 않았던 것은 사실이야..
하지만..설마 이렇게 까지 너와 나의 인연이 연장될줄은 생각도 못했었는데..

``야...강성훈..너 뭐하는거야 ?!!..성훈아....성훈아...''

나..말이야...
널..사랑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
내가 너라는 인간을 이렇게 사랑하게 될 줄은 꿈에서라도 생각 못했다고...

``성..성..훈아...너....나를 쳐다보고 있는거냐 ?!!''

형의 모습을 볼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였다..
난 네게 죄의식 같은 것을 느낄 필요가 없었어..

형만 생각하면...조여드는 불안감 !!!
형의 비해 너무나도 더럽고 추악한 내 자신에 대한 혐오스러움 !!!

이런 느낌을 너에게는 느끼지 않아도 되었었다
너에게 있어서는 난 언제나 당당할수 있었던 거야

``너 지금 날 보고 있는거냐고 ?!!...푸후....
  진짜 ..나만 보고 있네....언제나 허공만 쫏는듯 하더니..
  짜식.....드디어ㅤ날 보고 있네....''

불안한 마음 전혀 가질것 없이....
그저..내 모습 그대로...내 생각 그대로...
아무 꺼리낌 없이 살아가기만 하면 되었었는데..

그래ㅤ.... 그래서 몰랐나봐..
...네가 얼마나 소중한 녀석인지를 그래서 알수가 없었나봐......

``그래 ! 보고싶은만큼 실컷 쳐다봐라.. 얼굴 뚫어져도 괜찮으니..푸하하하하''

형...
나의 소중한 형....
형은 나 없이도 잘 살아갈거야...
내 소원대로 형은 평생을 그렇게 행복하게 잘 살아갈거야...

``성훈아...너 그런 표정 어디 딴데가서는 절대로 짓지마라...
  나 이외의 사람에게 그런 표정 짓는 것은 죄악이야 !!..알겄냐 ..성훈아..''

널 혼자 두지 않을께...

너를.....더 이상은...

......절대로.......혼자.......두지 ..... 않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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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원하는대로 해야만 해 ...''

``알고있어...''

``........''

``........''

``천사는 결코 할수 없는 일이야...''

``후후.....나 천사 아니야...''

``나야 .. 네가 천사가 아니란 것을 진작 알고 있었지...
  하지만...짱은.....''

``지금 내게는.....돈이 가장 필요해 .... 그 뿐이야...''

``......후우........야 한대 필래...?!!''

``아니 됐어....''

``....얼마 필요해 ?!!...어느 정도까지는 내가 융통해 줄수도 있어..''

``말은 고마운데.....괜찮아......여기서 일할수 있게만 해줘...
  그것만이라도 수원이형에게 고마운 마음뿐이야...''

``착각하지마 !!! 네가 좋아서 이러는 것 절대 아니니깐....!!...
  다만 짱이....만약 ... 짱이....알게되면.....
  그렇게 된다면....우리짱....무척...괴로워 할거다.....''

``이런 말....우습게 들릴지도 모르고....미친 놈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지용이....순수한 내 힘으로 살리고 싶어...
  누구의 도움없이 순수한 내 힘으로...''

``하하하하하하.....미친놈 !!!...
  아직까지도 그 같잖은 프라이드로 똘똘 뭉쳐 있다니...''

``프라이드 ?!!....
  수원이형....나 그런 말 잊은지 오래전이야...내게 이젠 그런것 없어...''

``그럼 뭐야 ?!!.....도와 주겠다는데...
  이러는 이유가 도대체 뭐야 ?!!''

``말했잖아...내 힘으로 지용이 살리고 싶다고...''

``웃기지도 않는군....... 행여나 짱이 네가 이 짓하면서
  자신을 살려 준다고 하면 기뻐서 통곡이라도 할것 같냐 ..''

``지용이는..... 내 몸을 사랑하는것이 아니야...''

``!!!앗!!!....뜨거라......제기랄....''

``어쨌던 내게 있는거라곤 이 몸 밖에는 없고...
  이걸로 지용이 살릴수 있다면..나 그 자체로 만족해...''

``푸훗...강성훈....철학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넘 웃기는 것 같아...''

``누구의 도움도 받고 싶지 않아...
  지용이는 내가 살리고 싶어...하다 하다...안되면...어쩔수 없지만..
  되는데 까지는....''

``도대체 우리짱 !! 무슨 병인거야 ?!!''

``몰라.....의사도 확실한 말을 못해......''

``그런 병일수록 약값이 많이 든다고 하던데..''

``응...장난은 아닐것 같아...그러니...수원이 형이 나 좀 돈 많이 벌게 해줘..''

``짱이 알게 되면 나 가만히 안둘것 같은데...''

``수원이 형만 입 다물면 되는거야.....''

``...........''

``............''

``내가 짱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너 알지....''

``응.....''

``......내가....널 얼마나 증오하는지도 너 알고있지 ......''

``후후....알아....''

``난...네가 죽기를 매일 밤마다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기도한단다...''

``그래 ?!!...그 정도 까지인지는 몰랐었는데....''

``몇달전에 짱이랑 처음 마주친 날.....나 짱이랑 잤었다...''

``............''

``아주 황홀했었지.....행복하고....  역시...짱은 짱이였었어 !!!...
  거기다......그 날의 짱은 내게 희망이라는것을 던져 주었었거든..
  하지만.....그 희망이 또다시 곱을 더한 절망으로...
  그것도...살을 후벼팔정도의 처절한 절망으로.............''

``............''

``왜 !! 반드시 너 여야만 하는거니 ?!!....
  세상이 널 중심으로 돌아가는듯한 이런생각을 왜 계속 해야만 하는거냐고 ?!
  도대체 뭐 때문인거냐 !!  도대체 뭐 때문에.....!!!..''

``...............''

``젠장.....신경질나서 못 살겠어....이 놈의 세상...
  왜 이렇게 성질나게만 돌아가는건지.....
  너...우리 짱 !! 살려내라 !!!...
  맥 없이 ...우리 짱 !! 저 세상으로 보내버리면..
  정말 가만 안 둘거란 말이다..
  젠장.......널 만나지만 않았어도.......
  너 같이 불길한 놈만 만나지 않았어도 우리짱이 이렇게 되지는...후우~~~''

``돈은 많이 벌수 있는거야 ?!!''

``.............''

``이런 곳 !! 말은 들어봤는데...내가 버는 돈의 반은 수원이형 줘야되는거지 ''

``필요없어..!!...버는만큼 다 가져가...
  버는것은...네 행동여하에 딸린거고....알아서 해 !!!
  난 장소만 제공해 주는 것이니..너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을거다..
  네가 알아서 벌어....''

``어떻게...그렇게....?!!''

``네가 안줘도 먹고 살수 있어...! 피 터지게 벌어서 짱이나 살려내 !!!..''

``...오늘부터... 당장 했으면 좋겠는데......''

``..준아......준아....''

``네에...''

``이쪽으로 와봐라...''

``네에.....''

[타다닥닥닥닥...]

``오늘 어떻게 되니 ?!!''

``네 여기 수첩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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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첫째도 입조심 ! 둘째도 입조심 !! 이야..
  무슨 말을 들어도 들은것이 아니고..
  우리가 본 사람들을 네 기억속에 절대로 담아두어서도 안돼 !!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돈은 내가 빌려 줄수도 있어....''

[심각합니다...도대체 무엇이 원인인지 알수가 없어요..
 세포들이 서로가 서로를 죽여가고 있으니..
 아무래도 면역체계쪽에 이상이 생긴것 같기는 한데..
 거기다..심장...뇌...폐등....여러기관에서 안 좋은 반응들이 자꾸 일어납니다..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시급한 문젠데.....
 솔직히 ...이럴때는 제가 의사인것이....원망스러울 정도군요....]

(고통스러운가봐요...밤에 잠도 잘 못자요.....)

[그럴겁니다...그 고통을 완화시키려면...특별한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데..
 사실 이 약물도 근본적인 치료약은 아닙니다.....
 거기다 약값도....의료보험이 안되는 약이라....]

(그 약물을 쓰면 고통이 조금이라도 줄어드는건가요 ?!!)

[네.....하지만....그것도 어느정도 까지고... 흠........]

(만약 이대로 간다면.....얼마나 살수 있는건가요 ....)

[멈추지 않고 계속 이렇게 진행된다면.....
 솔직히.......절.망.적.입니다......]

(미국에 가면 .. 미국에서도 힘들까요...)

[.....미국에 간다해도 이 병의 원인을 찾아내기란....불가능할겁니다....]

``재일교포야 !!...한국에 올때마다 들리는데..
  매너도 좋고 매사가 깔끔한 사람이지..
  아직까지..맘에 드는 녀석이 없어서 그런지..함께 술 마시는것 외에는
  다른 특별한것을 요구한적도 없는 사람이야..''

``그런 사람이라면....돈에 인색한것 아니야...?''

``그런것은 걱정하지마 !!.. 네가 마음에만 든다면....자 ! 여기다...''

``....후우~~~....수원이형.....고마워...그럼.....''

``야...성훈아...지금도....늦지는 않았다...''

난 시간이라는 흐름속에서 언제나 한발씩 늦었었지
하지만 이젠 내게 남은 시간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은것 같아

``성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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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인가 .....''

``아...네.....''

``술 따르는 동작들이 상당히 서툴어 ...교육을 받기전에 룸 부터 들어오다니..''

``죄송합니다..다시 따르겠습니다..''

``됐어....술이야 어찌 따르던 그 맛이 그 맛일테니.......''

``..............''

``도에 지나치게 아름답군....''

``네에 ?!!....''

``어느 것이든... 과한 지나침은 모자람 보다는 생을 힘들게 만들어가는데...''

``............''

``아름다운 얼굴에 고통이 한 가득이야....''

``죄...죄송합니다...웃어 드릴께요....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그런데...그 표정이 술의 맛을 진하게 해 주고 있어...
  안주가 필요 없을 정도로.....''

``............''

``잔이 비었어......''

``아...네.....죄송...죄송합니다...''

``웃어봐 ....''

``네에 ?!! 아 .. 네.....''

``아니.. 그렇게 맥 없이 웃지말고 나를 유혹하듯 웃어봐...''

``..............''

``그렇군....예상대로 상당히 아름다운 미소야......''

``..............''

``그 미모에 그런 미소라...평범하게 살기에는 애시당초 무리였겠군..
  자 ! 너도 한잔 마셔라...''

``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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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그룹의 은 사장 ?!! 그럼 은선배 !!!..준아..이 손님 예약이 몇시냐 ?!''

``네 ! 10 시 쯤이라고 했으니 얼마 안 남았네요..
  아무래도 미국측 바이어들과 큰 계약건 문제로 오는것 같습니다..
  지상그룹이 지금까지 사장이 직접 얼굴을 내민적은 없었는데 말입니다''

``그래...''

``사장님 !! 이 은사장님을 고객으로 잡아야 합니다...
  요즘 재계에서 일대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대단한 실력가란 소문이 자자합니다
  거기다 정계쪽에서도 주시하고 있다는 말도 있고...''

``키무라상이 장미실이였나 ?!!''

``네 ! 키무라상이 장미실 !! .. 맞습니다..''

``그럼 .. 목련실 쪽은 위험한데 ... ''

``준아...''

``네....''

``이 은사장님은 목련실 보다는 매화실쪽이 낳을것 같은데..''

``사장님 그건 불가능합니다 .. 이미 목련실쪽에 준비를 다 해 놓았을 뿐더러..
  시간이 여건을 허락치 않습니다...''

``그래 ...''

``앗..! 사장님...저쪽에... 지상그룹 쪽 사람 같은데요...''

``흠...이런...''

[또각..또각...또각...]

``호호호...어서 오세요 .. 준비는 다 해 놓았습니다... 자 저 쪽으로..
  어머나 ! 요사이 경제신문에서 은사장님 얼굴을 무척 많이 뵈었는데
  이렇게 직접 보다니 ... 영광입니다..''

``아니..넌...''

``우리 구면이죠 ?! ..오늘 일이 잘 되시도록 미약한 힘이나마 제가 도움이
  되고 싶네요 ... 행운을 빌어요 ... 은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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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그렇게 말이 없나 ?.....''

``아..네..?! 심..심심하신가요 ?!.... 죄송합니다....
  ........................................
  저.... 어.. 어떻게 해 드려야 하지요 ....''

``하..하..하하하하하하...재미있군 .. 이런 곳에 와서 너 같은 사람을
  접해 볼수 있다니.. 아주 색다른데...''

``저.. 지금 제 말이 재미있었나요 ?!''

``음.. 재미있었어 .. 그것도 상당히 ..''

``감.....감..사..합니다..''

``푸훗...이것 아까운 생각이 드는데..''

``네에..?!!''

``이름이 뭐지 ?! ''

``이..름..?! `본명을 대야 하는건가 ?! 아니야 .. 그럴 필요까지는 없겠지..'
  저...저...으음....천사예요....''

``천사 ?!! 천사라.....천사... 푸후후후후 .. 천사 !!! .. ''

`아..이것 잘못 말했나 . 지용이가 하도 천사 천사 해서 엉겹결에 말하긴 했는데
 그렇다고 공주님이라고 할수는 .. 그래 공주님 보다는 천사가 낫지..'

``천사님 !! ''

``헉..!!.. 넷 ???!!''

``나와 함께 일본 갈 생각 없나 ?!''

``네엣 ?!!''

``난 운명을 신봉하는 사람이다 ..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천사님께서 이렇게 운명적으로 다가와버리다니...
  ...글쎄..이런 곳 까지 오게 될 정도면 너의 삶도 꽤 고달플것 같은데..
  어때 나를 따라가지 않겠나...''

``..........''

살다 살다 별 이상한 사람을 다 보게 되었다
내 눈을 집요하리만치 쏘아보며 단 한친의 빈틈도 없이..
이리 황당한 말들을 담담히 내뱉고 있는 이 사람...

``천사는 천사가 있을곳에 있어야 가장 천사답지.....아름답고...''

``네에..??....''

``여기는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

``정리할것 있으면 정리해라...
  너의 나머지 생애는 내가 책임져 줄테니.....''

이 사람 도대체 뭐야 ..

이 사람..진짜 웃기지도 않는 사람이야...

정말 웃기지도 않은.....

``잔이 비었어........''

-------------------------------------------------------------------------

``우욱 !!! ..머리야 ... 우욱...숨이....우욱...뭐야 ?!!
  여기 병원 맞잖아.. !! 사람이 이렇게 아픈데 너희들 뭐하는거야 !!!
  젠장....우우욱....!!! 온 몸이 다 아프잖아... !! 이것 도대체 왜 이래 !!
  날 좀 아프지 않게 해 달란 말이야 !!!...이런 쉬펄 !!!...
  성훈아 !! 성훈아 !!! ...아욱....제기랄 !!! 다 부셔버릴거야.. !!!
  이놈의 머리통 차라리 박살내줘 !!! 아파 죽겠어 !! 미치겠다고 !!!!
  성훈아......성훈아............성...훈.....아.........아아악....악악 !!!''

--------------------------------------------------------------------


``은사장님 ! 큰건을 건지실것 같아요...진심으로 축하드려요..호호호''

``.........''

``정말 이상하죠...이 놈의 세상은 잘 되는 사람만 계속 잘 되는것 같아요..
  은사장님 같은 분 말이예요...''

``...........''

``하지만......은사장님 같은 분이 계시려면 음지에서 그만큼 고통을 당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거예요....''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거야...''

``한잔 더 하실래요 ...''

``.........''

``미스터 존슨 쪽은 이제 신경 안쓰셔도 되요...우리 애들이 잘 모실테니..
  그도 이젠 은사장님 얼굴 보는것 보다는 우리애들이랑 즐기는것을 원할테니
 ..후후  .....준아.....준아.....'

``네...사장님..''

``미스터 존슨... 호텔 예약 해 놓았지...''

``네...''

``그 사람을 보니 굉장한 사람일것 같더라..애들 한 3 명은 보내야 될것 같던데''

``네..알겠습니다..''

``은사장님 ! 이 건 잘 성사되면 제 공도 크다는 것 잊으시면 안되요..호호호''

``[..벌컥 ...벌컥].....좀 전에 한 말...계속 해봐...''

``.....은사장님....아니 은선배님...지금 이렇게 저랑..술 마실수 있는것...
  우리 짱 덕분이라는 것 아시죠......''

``...........
  .......그..그녀석 있는 곳을 아는거야 ?!!..''

``흥분하지 마시고 앉으세요...
  은선배님 이러는 것 보니 아직 성훈이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아 있는것 같네요 ?
  후후후.....성훈이에게 대단한 매력이 있긴 있나봐요.....
  ...아름다운 부인이랑 토끼같은 자식도 있으신...
  은사장님까지도 이 세월까지 그 녀석을 못잊는것을 보니...[홀짝...홀짝..]''

``본론이나 말해봐...질질 끌지말고...''

``우리 짱이 아프데요.....은선배님은 이렇게 건강하게 잘 살고 계시는데...
  우리 짱은 끝없는 고통으로 몸부림을 쳐야만 한데요...''

``...........''

``우리 짱이 은선배님 살려 주었죠...
  그런데......짱이......그런 짱이....죽어가고 있어요.....
  은선배님 살려놓고.....우리짱은 죽어간다니......''

``...........''

``저 사장님...잠시....''

``왜 ?!..''

``키무라상이 사장님을...''

``뭐 ?!...키무라상이...?!!''

-----------------------------------------------------------------------

[똑똑..]

``호호호...키무라상..저를...어인일로..다 불러주시고...
  ...오늘....아이가 마음에 안드시나요 ?!!..''

``아니...!!.. 드디어 이 집에 온 보람이 생겼어..
  이 아이 몸 값이 얼마지 ?!!''

``네엣 ?!!''

``강성훈 ! 너 무슨 짓 한거야 ?..키무라상이 왜 이런말을.. ?!

``..........''

``내가 이 아이를 사고 싶어.. 이 집에 묶여있는 아이가 아닌가...''

``아아..키무라상이 무슨 오해를 하신것 같은데..
  이 .. 이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예요... 사고 팔고 하는 아이가 아니랍니다..''

``그래 ?!!....그럼...넌 오로지 돈을 벌려고 이 집에 온것이란 말이지...
  운이 좋군....!!....후후후...
  그렇다면 네가 원하는만큼의 돈을 내가 주지..
  너도 여러놈들에게 몸 바쳐가며 더럽게 살고 싶지는 않겠지..
  내가 그 만큼 주겠어...
  어때 장사장...이 천사를 내가 데려가도 상관은 없겠지.....?!!''

``네엣 ?!!''

``정말 ..웃기지도 않는 분이시군요.. !!''

``아앗 !!..성훈아..  너 미쳤어..!  어디다 술을 뿌리는 거야 ?!!
  키무라상 !! 죄송 !...죄송합니다...''

``됐어 !..  장미가 그토록 사랑받는 이유도 가시가 있기 때문이지
  이리 아름다운 장미를 가지려는데 이 정도 쯤이야....후후후..
  본명이 성훈이냐 .... 성훈이라.....넌 타고난 녀석이다..
  어떻게해야 사람을 흥분시키는지 본능적으로 알고있어...
  그리고 .... 특히 이 입술... 나를 유혹하는..이 입술이.....''

``으읍...읍...''

[철썩 !!]

``이것 놔요 !!''

``성훈아 !!..세상에..너..''

``아앗...아파요..''

``어리광은 여기까지다...더 이상은 봐줄수가 없어..
  이 아이...내가 데려가도 괜찮겠지 ....장사장...''

``키무라상 !!...키무라상...!!''

``이것 왜 이래...날 내려놔 !! 날 내려 놓으라고 !! ''

``넌 지금 네 처지를 망각하고 있구나...
  네가 왜 여기에 와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것이 좋을것 같은데..''

``...........''

[뚜벅 ! 뚜벅 ! 뚜벅 !]

``......아...알았어요...내려 주세요... 제 발로 걸어 갈께요......''

``키무라상 ! 키무라상 ! 그 사람 내려 주세요.. ''

[뚜벅 .. 뚜벅 .. 뚜벅..]

------------------------------------------------------------------------

[내려줘요...이봐요...내려달라고요..]

[내려줘요..내가 걸어갈께요....간다니깐요...]

...............................................................

...............................................................

``이런....이젠 환청까지 들리는군...''

[벌컥...벌컥]

``오래 기다리셨죠...죄송해요..은사장님..''

------------------------------------------------------------------------

네 처지를 망각하지마..
넌 공주도 천사도 아니야..

우습구나..
무슨짓을 해서라도 지용이를 살리겠다는 그 의지는 다 어디로 간거냐..

막상 닥치니....두려워 진거니 ?...

그래...두려워..
이..이렇게 까지는 살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병실에서 고통스러워 하는 지용이를 생각한다면..
이런 것은......아무것도 아닌데...

정말 .... 아무것도 아닌데..

``웃어보렴....''

``...........''

``네 웃는 모습이 나를 슬프게 하는구나...
  웃고 있는데.....왜 너의 울음소리가 들리는듯 하지....''

``...........''

``네가 고통스럽게 살았다는 것이...느껴지는구나..
  넌 아마도....아프로디테의 질투를 한 몸에 받았던건지도 모른다..
  그 질투많은 미의 여신이....널 가만두지를 않았을테니...''

``눈 처럼 하얀 몸이구나....
  이토록 아름다운 나신에 거미줄 처럼 나 있는 상처자국들...
  하지만 이젠 너의 이런 아픔들이 두번다시 재현되지 않을거다..
  넌 내 안에서 안식을 찾을수 있을거야...''

``.....믿기지가 않아요...''

``...........''

``내 삶이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된건지.....''

내 몸을 끝없이 탐닉하던 그의 입술이 가만히 내 볼에 다가온다..
그리고 조용히 귓가로 다가와 .....

``너의 이야기를 들려주렴...
  네 마음속에 응어리져있는 너의 고통스런 이야기들을......''

``....아마도....이야기를 시작하게 되면 시간이 모자라게 될거예요...''

``...........''

``...........''

``...해라.............
  ............들어줄테니...........''

[딸칵 !!.. 칙칙...!!...``후우~~~~~~~~~'']

``.....................
             ..........................
                             .....................................
  .....내 어머니는 날 낳다가 돌아가셨어요..........
  그러자 내 아버지라는 사람이 그런 날 죽이고 싶어 할 정도로 증오하고
  미워해 줬어요.....결국에는...그 아버지라는 사람이....
  날....헤어나지 못할 깊은 수렁으로 까지...끌고 가고.......
  ..................
            .............그래도...죽을수 없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거든요...........

  내가 죽지 못할 정도로....너무나...사랑하는 사람이 내 옆에......
  언제나....내 옆에 ............

  ...난 사랑했어요.....

  ....나의 형을......눈 부신....나의 형을...........

          ........끝없이...............
                                ................끝없이...........

  .............. .... ......  ... .. .. . . .    .     .      .      .''

-----------------------------------------------------------------------

``우우욱.....성훈아....성훈아....아악....성훈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이 이렇게 고통스러울 줄이야..
팔 다리를 잘라내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뚜벅 ...뚜벅....뚜벅...]

``깨어났구나...''

``...너...너는....''

``변명으로 들리겠지만...이런 일이 생길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푸훗......''

``네게...이 빚을 어떻게 해야 다 갚을수 있을까....''

[이미 .. 늦었습니다...
 보호자께는 이미 퇴원을 권고했고요..
 이젠 병원에서 해 줄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현대 의학으로는 도저히 고칠수가 없어요...]

[끼익 !!]

``후후...지용아...이젠 이 지긋지긋한 병원에서 퇴원해도 된데..
  퇴원수속 다 마치고 왔어.....아앗......''

``성훈아... 너무 반가운 손님이 오셨다... 그렇지...?!!..푸후후..
  이리와...이리와서 내게 키스해줘....''

형이 왔구나..
그래 언제쯤 이렇게 한번쯤은 만나리라 생각했었는데..

``지용아...왠 어리광이야... 손님도 계시는데...
  하지만 해줄께...어떤 키스를 원해.....으음...진하면서도 짧은 키스..
  아니면...옅지만....긴... 키스.......후후후...''

``둘다...마음에 드는데......''

``그래 ?!...그렇다면 둘다 해 줘야 겠구나...알았어...후후...''

형 .. 그렇게ㅤ보고 있지 말고...
제발....나가줘...

비 오던 날....
형에게 마지막으로 안긴 날.....

난 그날 형을 영원히 내 마음속에 묻어 버렸어...

형은 이젠 현실의 내 사랑이 아니야...
형을 영원히 사랑하지만.....내 이상의 사랑일 뿐.....

이젠...형과의 인연을 더 맺어갈수 없어....

``쿨룩....쿨룩....쿨룩...''

``지용아...왜 그래...아퍼 !!..잠깐...약...줄께....''

``이..씨팔...쿨룩 쿨룩 ..젠장....꺼져 !!.쿨룩...컥컥..
  쿨룩..쿨룩... 너 개새끼 !!...꺼지란 말이야 .. 쿨룩....
  성훈이..빼앗아..쿨룩...가려고 ..네 놈이 온건지 내가 모를줄 알아..쿨룩..
  이런 내 모습..커억...후.......보며...속으로...쿨룩..쾌재를 부르겠지..
  ....이 개새끼야....쿨룩....쿨룩......''

``지용아..그만 말해...지용아...''

``너도..쿨룩...저 놈 보니..쿨룩 쿨룩...생각이 달라지지...헉헉..쿨룩..
  저 새끼..따라가고 싶지...쿨룩..쿨룩..''

``자...지용아...빨리 먹어...여기 .. 물...''

``다 필요없어 !!....쿨룩..쿨룩..[쨍그랑...]..꺼져버렷..쿨룩..쿨룩..
  나가 !!...모두 다 꺼지란 말이얏 ....!!!!..쿨룩...쿨룩...쿨룩....''

``..형..잠깐만 여기 있어줘...의사선생님 좀 불러올께...''

``...꺼져...!...쿨룩...쿨룩....꺼지라고....쿨룩....컥컥컥....''

--------------------------------------------------------------------

``마셔라....''

``......고..마....워......''

``...........''

``...........''

``미...안...하...구....나....''

``...무슨 소리야...형이...내게 미안할것이 뭐가 있다고....''

``...........''

``...........''

``이상한 생각이 든다.....
  마치 내 불행까지...네가 다 짊어지고 살아가는 것 같아...
  어렸을때부터...........지금까지...............계속.........''

``...........''

``난 이기적인 녀석이였어....아닌척 했지만....
  난..나 밖에 모르는 놈인게 분명해....''

``..말도안돼...형은... 전혀...그렇지 않아....''

``공기 좋은 곳에...별장이 하나..있다..
  지용이랑 거기가서 살아라... ''

``아...아니야...그럴필요 없어...''

``어차피 지용이 별장이다...
  이런..젠장...[퍽 !!!] ...내가...내가 그 놈 것을 다 빼앗았어...
  아무렇지도 않게 내가 그 녀석의 운명을 모조리 뒤바꾸어 놓았단 말이다..''

``아앗....형 !!.. 왜 이래 ?!!.. 피 나잖아... 이러지마...
  제발...날 슬프게 만들지 마....
  나 ... 지금 이대로도 괴로와 죽겠어.... 미칠지경이란 말이야...
  형까지 왜 이래....왜... 형까지.....흑흑...''

``....별장으로 가라.....준비는 다 해 놓을테니.....''

------------------------------------------------------------------------

``세상에...술을 왜 이렇게 많이 드셨어요....''

``훈이는....''

``자요....시간이 이렇게 늦었는데...''

``.........''

``지원씨.......옷을 벗고...''

``지혜야....''

``네.....''

``그렇게 격식차리지 말고...우리 편하게 이야기 해보자...''

``네....?!?..''

``네...네...네... 그러지 말고... 그냥 .. 지원아.. 이렇게 부르며...''

``........''

``지혜야...날 욕해도 좋다...
  세상에 둘도 없는 쓰레기 취급해도 좋다....''

``지...지.....원..........''

``우리...이젠 그만하자....''

``........''

``네가 원하는대로 다 해줄께.....
  네 속이 풀릴때까지....나를 두들겨 패도 좋다....
  제발...우리...여기서 그만하자.....''

``.............''

``처음부터 잘못된거였어...
  내가...내가...모든 사람을 다 망쳐놓았어.....''

``...지...원.....아.......''

``지..혜.....야....''

``그...그만....''

``우리..이혼...''

``아아악...!!..그만 말해 !!...그만 말하란 말이야 !!!''

``지혜야..!!''

``날...날...차라리 죽여 !!!....
  날....차라리 죽여버리라고.........
  내...내가 너한테 무엇을 요구한적이 단 한번이라도  있었어 ?!!!....
  네가 날 인간 취급 안한다고 해서 내가 널 원망한적 있었냔 말이야!
  네가 어떻게 내게 이럴수가 있어...!! 네가 어떻게 그런말을 ......
  날 죽여 !!!.... 날 죽이고... 이혼을 하던....무엇을 하던 네 마음대로 해 !!
  ....하...하지만....은지원 !!!... 잘들어 !!!.....
  훈이는 내가 낳은 아이야... 죽어도...나랑 같이 죽어 !!...
  죽어도 나와 함께 죽는다고 !!!!.......  ''

``...지...혜.....야......''

-------------------------------------------------------------------------

``지용아.....정말...좋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니............''

이 정경.....이 공기의 냄새.....
기억이 난다...

그 무섭고 철면피 같은 할아버지가..날 이곳으로 데려와...
단 한번 안아준적이 있었지....

내가 그 사진을 봤다고..무섭게 때리고 난 후....
그날....밤......

그때... 할아버지의 말이.....
그때 ..........할아버지의 말이....... 헉....!!!...

``으응 ?!!...지용아...들어갈까....힘들어 ?!!...''

``..........''

``지용아....''

``푸훗...난...정말...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놈이였나봐....''

``무슨 소리야 ?!!..뜬금없이....''

``후후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지용아.....''

``성훈아....춥다...''

``그..그래....''

많이도 말랐구나...

여기서 더 마르면 우리 공주님 불쌍해서 어찌보나.....

......우리 가엾은 공주님....이제는....행복하게 살아야 하는건데.....

...............내..가..... 널....행복하게 해주려고 했는데.........

....자...신....있었는데........

...하지만...난 근본부터...살 가치가 없던 녀석이였어......

.................난 ... 그런 녀석 이였어...........



``포도가 먹고 싶다고....?!!
  그것...서울에나 가야 있을텐데...''

``먹고 싶다....아주 많이 먹고 싶어....''

``후후...지용이 .. 너 ......밝은 얼굴...정말 오래간만에 본다...
  알았어....그런데...어떻게 하지.....좀 오래 걸릴텐데....''

``혼자 있을수 있어....그리고 아주머니도 계시잖아...''

``..........''

``알이 통통한것으로 사와...네가 하나 따 먹어보고..아주 달콤한 것으로..''

``푸훗...그래...알았어...되도록이면 빨리 올께...''

``.............''

``...지용아...진짜 혼자 괜찮겠어...?!...''

``그래...어서 갔다와....''

``으응...그래...''

..................................................................

.................................................................

``지용아 ... 갔다올께....약 잊지 말고 먹고...쪼옥 ~!!''

``성훈아.....''

``으응....''

``사..랑...해.....''

``으응....나도.....''

``............''

``갔다올께.....''

``.............''

[끼이익..]

``성훈아......''

``으응.....''

``사....랑.....해.....''

``나도...........지용아....빨리올께....아주 맛있는 포도 사가지고..후후..''

[탁 !!]

..................................................................

.................................................................

[끼이익...!!]

``지용아....''

``으응....''

``나...너 사랑하는 것 알지....''

``푸훗.....하..하...하....하....응......알아....
  공주님이 나 무척 사랑한다는 것....이 고지용이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 !!!''

``갔다올께.....''

``그래....''

``빨리올께.....''

``차 조심하고.....''

``약 잊지말고 먹어...''

``알았어....''

``사랑해....''

``나도....널...사랑해....''

----------------------------------------------------------------------

``아주머니...''

``네...?!!''

``저기 사과랑 과도좀 갖다 주시겠어요...''

``사과 드시고 싶으세요 ?!...깍아다 드릴께요...''

``아니예요..혼자 있으니 좀 심심해서... 갖다 주세요...''

``네 ?!!...알았어요...가져올께요....''

......................................................................

``저 여기....''

``고마워요... 아주머니...앗참 깜빡 잊을뻔 했네..
  좀전에 전화가 왔다고 아주머니께 전해달라고 했는데...''

``무슨 전화요?!..''

``집에 일이 생겼다고 아주머니 빨리 내려오시라는 전화가 왔었데요..''

``네 ?!!...일은 무슨 일 ?!!''

``굉장히 급한 일 같다고 하던데...어서 가보세요...''

``아니..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데...''

``어서 가 보세요....''

``아니 그래도...어떻게 ...''

``저는 괜찮아요....곧 성훈이 올텐데요...
  나쁜일이 아니였으면 좋겠네요......
  어서 가보세요...''

``그..그럼..저....''

``어서 가 보세요...''

-------------------------------------------------------------------

칼날이 참 예쁘구나...
그 녀석처럼 뾰족한것이......후후후....

내가 살아있는 것은 네게 짐일 뿐이다..
진작 알고 있었어...

하지만...
억울해서 ... 네 녀석 두고 나 혼자 간다는 것이 너무 억울해서...

함께 죽을려고도 생각했지..

널 죽이고....

그리고....나도........

하지만...그건 집착일뿐이야.....
난 살수 있는 병이 아니야...
희망이 없는 병...

죽어가는 내 모습을 바라보며....네가 밤 마다 눈물 지을때....
그나마 위안이 되더라..

그래도 이 녀석이 나를 사랑하는구나..
나를 사랑해 주는구나..

끝까지..살아야지...
나 죽으면... 이녀석 그 개새끼 한테 갈텐데...

죽어서라도 그 꼴을 어찌보나...생각하니...
열이 뻗쳐서....하하하하하하....

.........................................................

............행복해라.....................................

................................하늘에서라도.............

.....널.....지켜줄테니...................................

.........................................................

............지옥에 떨어진다 해도.........................

.....너만은...............지켜줄테니.....................

.........................................................

.....널 만나서...행복했다................................

.......................성훈아...나...지금..행복하다......

.........................................................

.......아주....많이.....행복해...........................

.........................................................

.........................................................사.....랑.....해....

.........................................................


나의.........공주님..................




``휴우....그렇게 햇볕이 뜨겁더니..갑자기 비가 오는것 있지..
  오다가...비 홀딱 다 맞았어.....포도...상했으면 어쩌지.....
  지용아........빨리...씻어다 줄께................
  [샤아...샤아....]...으음...맛있다...꿀맛이다.............''

[끼이익...]

``자....맛있는 포도 대령이요....지..용..아....지...용...아....''

바닥으로 떨어진 자주빛 포도송이들이.....붉은 핏자국을 따라서.....돌고있다..

지용이의 목에서부터....흘러나온듯한......붉은 피들이......
비릿한 내음을....풍기며............
포도송이들을.....붉게 물들여 가며..........

그렇게...빙글...빙글....

바보같은 녀석....

넌....정말 바보같은 녀석이였어....

그러니...나 같은 놈을 좋아했지.....

바보같은 녀석.....

정말 바보 같은 녀석.......

끝까지 바보짓을 하는구나.........후후후.....

지용이의 머리맡에 놓여 있는 하얀종이.....

[강성훈....그래도 네 녀석을 만나서 행복했다...
 나 먼저 간다....자리 잡아 놓을테니......한 50 년 후에 만나자....
 그 개새끼...!!....은지원 ... 그 놈 말이야 !!!.....
 그래도 좋은 녀석인것 같더라......
 그래...!!!........50 년 동안은....내가 눈 감아 줄테니..
 ....행복하게 살다가 와라.......
 그런데...너 말이야...너 여기와서는 ....
 진짜 딴 놈 쳐다보면..안된다.....
 나...그때만큼은....널 절대로 가만 안둘겨...!!!..절단 낼거란 말이다....
 나....먼저 간다....울지 마라 !!!......울 필요 전혀 없으니....
 .................................................................

 ........50 년 후에....만나자.......................................]


``하하하하.....넌 참 재미있는 녀석이야 !!...
  무섭기도 하고....웃기기도 하고...이렇게 사람 뒤통수도 때리고 말이야...
  너를 어떻게 해야 좋겠냐 !!....하하하....이 미친 녀석.............
  이 천하의 둘도 없는 바보 같은... 너를.....어떻게 해야..........
  도대체...어떻게 해야.....푸후후후후후........;;;''

``너...정말 50 년 동안 기다릴수 있어 ?!!
  나 혼자 여기서 히히덕 거리며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면서..
  너 제 정신으로 50 년동안...날 기다릴수 있어......?!!.......''

``추웁....포도 참 달다.....자...내가 먹여줄께....너도 맛 봐....
  어때 ?!!.....참 달지 ?!....입에서 ....살살 녹지...?!!........
  .....이 바보......가도.....포도는....먹고 가지...............
  ..이게뭐야....힘들게...갔다 온 보람도 없잖아.................
  .............................................................
  ......바보............ㅤ이....바보같은 녀석...................
  .............................................................

  ...............바보..........................................


  ....................천하의 둘도 없는 바보.....................


---------------------------------------------------------------------


``사장님 !!...1 번 전화인데..무척 다급한 전화같은데.....
  다짜고짜 사장님 바꿔달라고 하는데요 ......''

``누군데 ?!!..''

``모르겠어요....중년 여성 같은데....별장이라고 하는데요..''

``...별장..!!...빨리 돌려 !!...''

``네....!!''

``무슨 일이시죠 ?!!....아주머니 진정하시고....천천히...천천히..''

``다...다..죽었어요....둘다....둘다....''

``무슨 말씀입니까...진정하시고...천천히 말씀해 보세요...''

``둘..둘다...목...목에서...피를 흘리고......사장님..무서워요..
  빨리 오세요......죽었어요....둘다....죽었어요..흑흑...
  사장님.....흑흑흑.....''

---------------------------------------------------------------------

``..아빠....오늘은 일찍 오지...!!
  아빠.....훈이는...아빠랑 많이 많이 놀고 싶어...
  빨리 들어와....아빠 빨리 들어와야 해....''

``후후...훈아..출근하시는 아빠에게 그리 보채면 안되지...
  자...아빠에게 뽀뽀 하고....
  ...여보....다녀 오세요........''

``아빠....아빠..오늘도 열심히 일하세요....훈이는..아빠...사랑해요....쪼옥''

``후후후....그래......아빠...열심히 일하고... 빨리..올께....
  아빠도....우리훈이...무척...사랑한단다......쪼옥.....''

``아빠...빠바이.....''

``그래......

  훈이...........

  내....강아지..........

  사랑하는..........내강아지................''



아내가 챙겨주는 따뜻한 모닝 커피...
단 것을 싫어하는 나를 위해...갓 구워낸 현미 토스트...세조각..
그리고.....건강을 생각하면서 마신 진한 녹즙 한컵...
내 사랑하는 아들의......변함없이 사랑스러운 뽀뽀를 뒤로하며...

회사를 향해가는...나....


내 사랑하는 강아지와......내 형일지도 모르는.....사람이....
죽었다....

얼굴엔 평온한 미소를 가득 띠우고....너무나 행복하다는 듯이...
그렇게 ... 부등켜 안고......죽어버렸다.....

내가 처음으로 보게 된 내강아지의 가장 평온한 모습....
내가 한번도 해 주지 못한 그런 행복한 모습으로....
내강아지가.........


그 둘이 세상에 없는데......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는데...

그런데도....세상에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제와 똑같이...

그제와 똑같이.....

변함 없는 세상이 나를 맞이하고 있다....



...........형.............사랑해............사랑해..............

........사랑해......................


내가....널....먼저 배반했어.....

........내강아지를.........내가......................




...........................이젠.....행복해져라................

내...동생........내........친구...........

그리고........내......사랑.....

이젠...정말....행복해져라....성훈아......

내 몫의 행복을 모두 다 네게 주마....다 가져가라....모두 다....

나에게도...더 이상의..행복은 필요 없단다...

네가 없는 행복.....

내게도 소용없는 것이야....

소용없는.......

아무.....소용없는...................

..................................................................



...............There is no Pain ....... never more..................



                                                   .....end......

    Source: geocities.com/soho/bistro/2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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