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센터'건립에 부쳐
 
 

재외동포재단이 추진하는 '동포센터'건립 문제가 새해 벽두부터
해외한인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세종연구단지 일대에 세워질 '재외동포센터'는
모국 정부가 3만평의 부지와 올해 예산지원금 5억원을 내놓고
건축비 500억원은 해외동포들의 모금으로 충당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포사회는 딱부러지게 결정을 유보한 채 어정쩡한 모습이다.

한민족의 이민사가 100년이라고는하나 한인 밀집지역에 문화회관은 고사하고
번듯한 한인회관 하나 제대로 갖춘 곳이 드물며, 설령 자체건물을 가졌다 해도 각종 부채로
목조르기를 당하는 형국인데, 데드라인까지 정해 거금을 내라니 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어떤이는 이민길에 오르던 날, 공항에서 겪었던 수모를 떠올리며
이제와서 무슨 소리냐고 불만을 터트리기도 한다.

딴은 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가지고 과민하거나 남의 일처럼 수수방관해서도
안 된다고 본다.
어쨌거나 해외동포들인 우리들의 문제인데 관심을 갖고 접근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첫째.'동포센터'건립이 해외동포들에게 환영받을 사업인가다.
당초 건립의 목적이 동포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기 위함인데,
취지와는 달리 수천만불의 건축비 전액을 동포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환영받을 사업이라고는 보기가 어렵다.

둘째.동포들에게 당장 필요한 사업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생업에 급급한 동포들의 시각으로 보면 어쩌면 전시행정과 같은 방대한 사업에
출혈을 하면서까지 당장에 필요한 사업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을'꼭 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필자는'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
지금 당장은 '그림의 떡이요',챙길 것이 없다 하여도 머지않은 장래엔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 되겠기 때문이다.

미구에 완성될 '동포센터'는 고국을 찾는 동포들의 거처로서,
무역을 위한  경제인들의 비지니스 센터로서,
또한 재외동포청소년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일깨우는 민족문화교육센터로,
그외 해외동포들의 발자취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이민박물관이나
정보교환을 위한 만남의 장소로서 그 기능과 역할이 크게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능력이 미급하다면 규모와 기간을 변경해서라도 마땅히 해야할
숙원사업이며 언젠가는 누가해도 해야할 일이요, 후대에 물려줄 값진 유산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한 때의 박대나 여타 이유로 하여 나몰라라 한대서야 될 일이 아니라고 본다.
'조국을 떠나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는 말처럼 동포들은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사업의 협력자가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한인회를 비롯한 각 단체장들도 1세기를 맞는 이민사에 빛나는 족적을 남긴다는 일념으로
앞장서서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재단은 스스로 기획한 사업에 고작 5억원을 배정받고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려는 것은,
낯간지러운 일이며 진정 이 사업을 할 생각이라면 자금계획부터 새로 짜는 등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고 본다.
또한 언제까지 안돼면 없던 일로 한다는 등,엄포성 발언은 거두었으면 한다.
2003년 12월31일까지가 아니면 이 사업은 할 수도 없고,할 가치도 없다는 뜻인가?
모금으로 세워질 '동포센터'인데 시작부터 부적절한 발언으로 의혹을 산다면,
사업의 진척과 신뢰에 금이가게 할 뿐이다.

동포사회의 여론이 채 형성되지 않아서 상당한 진통도 예상되나
이 사업을 기필코 해내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관계인들간의 협력체제만 구축된다면
이 보다 더한 일인들 못하겠는가?

끝으로 금번 '동포센터'건립과 더불어 6백만 재외동포를 위한 '교민청'이
하루속히 신설되어 실질적인 대 교민업무에 나서주기를 재외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충심으로 빌어본다.

2002.2.26 캐나다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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