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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 지방 어떤 목동의 이야기* 내가 뤼르봉 산에서 양을 치고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몇 주일씩이나 사람이라고는 통 그림자도 구경 못하고, 다만 양떼와 샤냥개 검둥이를 상대로 홀로 목장에 남아 있어야 했습니다. 이따금 몽들뤼르의 은자가 약초를 찾아 그 곳을 지나가는 일도 있었고, 또는 피에몽에서 온 숯굽는 사람의 거무데데한 얼굴이 눈에 띄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도 외로운 생활을 해 온 나머지, 좀처럼 입을 여는 일이 없는 순박한 사람들이어서 남에게 말을 거는 취미도 잃어버렸거니와, 도무지 무엇이 지금 산 아래 여러 마을이나 읍에서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는지를 통 모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기에, 두 주일마다 보름치의 양식을 실어다 주는 우리 농장 노새의 방울 소리가 언덕길에서 들려올 때, 그리고 꼬마 미아로(농장 머슴)의 그 또랑또랑한 얼굴이나 혹은 늙은 노라드 아주머니의 다갈색 모자가 언덕 위에 남실남실 떠오를 때면, 나는 너무나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던 것입니다. 그때마다, 나는 어느 집 어린이가 영세를 했고 누가 결혼을 했는지, 그 사이 산 밑에서 일어난 소식을 연해 캐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심이 쏠리는 것은 주인댁 따님, 이 근처 백 리 안에서 가장 예쁜 우리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어떻게 지내는지를 아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과히 관심을 가지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아가씨가 자주 잔치에 참석하며 저녁 나들이를 하는지, 또는 지금도 새로 나타난 멋쟁이들이 잇달아 아가씨의 환심을 사러 오는지, 이런 따위를 넌지시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만일 "네가, 산에 사는 보잘 것 없는 일개 목동인 네가, 그런 건 알아서 무었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나대로 지금도 대답할 말이 있습니다.-그때 내나이 스무살이었다고, 그리고, 스테파네트는 지금까지 한평생 내가 보아 온 사람들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었다고. -- 중략 -- 그리고 나서, 그 결혼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해 주려고 하고 있을 무렵에, 나는 무엇인가 싸늘하고 보드라운 것이 살며시 내 어깨에 눌리는 감촉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아가씨가 졸음에 겨워 무거운 머리를, 리본과 레이스와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을 앙증스럽게 비비 대며, 가만히 기대온 것이었습니다. 아가씨는 훤하게 먼동이 터올라 별들이 해쓱하게 빛을 잃을 때까지 꼼짝 않고 그대로 기대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잠든 얼굴을 지켜보며 꼬빡 밤을 새웠습니다. 가슴이 설렘을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오직 아름다운 것만을 생각하게 해 주는 그 맑은 밤하늘의 비호를 받아, 어디까지나 성스럽고 순결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총총한 별들이 마치 헤아릴 수 없이 거대한 양떼처럼 고분고분하게 고요히 그들의 운행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따금 이런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치곤 했습니다. -저 숱한 별들 중에 가장 가냘프고 가장 빛나는 별님 하나가 그만 길을 잃고 내 어깨에 내려앉아 고이 잠들어 있노라고.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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