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릿광대의 가면

 

1

내가 나이기 위해선

더 이상 나여선 안된다.

흩어지나가는 비존재의 시간위에

나는 여전히 어릿광대의 가면을

깊숙히 덮어쓴채

오늘도 그냥 이렇게 서있다.

 

2

혼란스러운 마음의 소음은

이미 내 귀를 뚫고 지나갔고

나에게 더 이상

주저하고만 있어서는 않되건만

나에겐 가면을 벗을 용기가 없다.

 

3

저마다의 얼굴에 씌워진 가면을

진심으로 벗어던질

그러한 시간은 이미 누구에게나

주워져 있는데

결국 누구도 벗으려 하지는 않고

나 또한 오늘도 나의 가면위에

그저 새로이 색칠을 하고 있을뿐

이젠 난 나의

얼굴조차 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