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랑 자
방랑자 한 사람이 밤의 어둠 속을 걸어가고 있다.
정확한 발걸음으로
구부러진 골짜기와 긴 산길...
그는 그 길을 더듬어 간다.
밤은 아름답도다.......
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 걷고 있으나,
그 길이 아직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있다.
밤의 어둠을 뚫고 한 마리의 새가 노래부른다.
"아, 새여, 무슨 짓을 했느뇨!
어찌하여 내 마음과 걸음을 방해하느뇨,
감미로운 가슴의 역정을
나의 귀에 울리게 하여, 나를 멈추게 하는가.
어찌하여 노래와 인사로 나를 유혹하느뇨?"
그 착한 새는 노래를 그치고 말했다.
"아니오, 방랑자여, 나는 당신을
나의 노래로써 유혹하는 것이 아니지요....
내가 높은 가지에서 유혹하고 있는 것은 암컷이라오....
당신에게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이오?
나에게만 밤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요, 당신은 가야만 하는데.
결코,결코 멈추어서는 안 되지요!
어째서 아직도 서 있는 겁니까?
피리로 부는 나의 노래가 당신에게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겁니까.
방랑하는 그대여?"
그 착한 새는 침묵을 지키고서 생각했다.
'피리로 부는 나의 노래가 그와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어째서 그는 아직도 서 있는 것일까?
가엾은, 가엾은 방랑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