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어느 그늘진 호수 속 멀리
흔들리는 푸른 잎사귀 가운데서
졸리는 머리 하고 날개 접고서
끄덕이며 노래 부르기 좋아하는 로맨스는
내게는 찬란한 잉꼬새-
매우 친근한 새였다-
아주 영리한 눈을 지닌-아이였던 내가
황폐한 숲 속에 누워 있었을 때,
알파벳을 외우고
맨 처음 배운 말을 짧은 혀로 말하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요즈음에는 세월이 영원한 독수리처럼
우뢰를 일으키며 소란스럽게 날아가며
높은 하늘마저 뒤흔들어 놓기 때문에
나는 그 불안한 하늘을 바라보느라
마음 편할 한가한 시간도 없다.
그러나 보다 조용한 날개를 펴는 시간이
그 깃털을 내 영혼에 던지고-
그 짧은 시간을 수금(竪琴)과 운율,
이 금지된 것들로 - 보내라고 할 때,
내 마음이 현에 맞춰 떨지 않았다면
죄 지은 듯 느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