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중년기 위기론
중년기 위기는 중년기로의 변화와 적응과정에서 긴장감이나 실망감 등의 증세를 보인다는 것으로 적어도 자신의 인생에
대해 회의감을 나타낸다는 것이며, 과거 및 현재의 삶과 활동에 대한 부정적 견해로 정의 할 수 있다. 융이나 레빈슨 등은 중년의 전환기에
발달과제를 해결하는 과정 자체를 위기로 보고, 여기에는 혼돈과 고통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고 보았다.
중년기 개인은 개별화 과정을 통해
이제까지 외부세계로 향하던 관심이 내적인 탐색과 삶의 의미 추구로 변모하게 되고, 억압되었던 자신의 일부분이 분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달적 위기를 경험하게 되나 이러한 위기감은 조화로운 성격으로 발달해 나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융의
개별화에 대한 통찰은 자크에 의해 지지되고 있는데, 중년기 위기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자크(1965)는 인생의 유한성에 대한 인식이 중년기
위기감의 주된 주제라 하였다. 자크는 위기가 35세경부터 시작된다고 보았으나, 개인에 따라 위기가 발생하는 시기는 다양하다고 보았다. 즉
연령상으로 인생의 중반에 이르렀다는 단순한 사실보다는 생의 목표와 성취의 절정에 이르러 이에 따른 한계를 인식하게 되고, 또한 노화와 함께
자신의 사망에 대한 인식으로 위기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 이후 페룸과 빌바이(Perum & Bielby, 1979)가 보다
정교화된 개념으로 발전시켜 중년기 위기가 보편적이라는 관점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우리 나라에서도 1986년에 공연한 <위기의 여자>등
많은 대중매체를 통해 중년기 위기가 기정사실화 되었으나, 이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트롤(Troll,
1982)은 중년기 여성의 위기감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카산드라(Cassandra), 탄탈로스(Tantalos),
프로크루스테tm(Procrustes), 페넬로페(Penelope)라는 4인의 신의 특징과 관련시켜 설명하였다. 즉 카산드라는 염려를 많이 하는
신으로, 오늘날 중류계층의 중년부인은 자녀가 올바른 직업생활과 바람직한 결혼생활을 할 것인가에 대한 염려, 남편의 실직·건강·사망 등에 대한
염려, 노부모에 대한 염려, 자녀가 독립해 나간 뒤 자신의 역할에 대한 염려 등이 많다는 것이다. 탄탈로스와 관련된 문제로는, 현대의 중류층
중년 여성은 자아실현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 사회생활로부터 고립된 가정 부인으로 보낸 지난 세월에 대해 회의에 빠져,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자 하나 현실적 여건이 여의치 못하기 때문에 심리적 위기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또한 프로크루스테스와 관련해서는, 중년기 부인은
자신의 경직된 기준에 당면문제를 맞추려 하나 변화를 요하는 전환과정에서 이에 따르는 현실적 긴장감.초조감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또한 중년기의
새로운 생활추구는 오랜 기간에 걸쳐 창조해 온 인간관계망.활동 등의 구조를 재조정함을 뜻하며, 항상 변화에 가치를 두는 오늘날의 문화풍토가
중년기 부인의 과거 경험에 중요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데서 기인하는 위기감이 페넬로페와 관련된 문제이다. 결국 이러한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중년기 위기감은 인생의 유한성과의 대결이라는 실존적인 면, 노부모와의 관계변화, 자녀독립에 따른 역할변화라는 가족관계면 등이 복합된 문제인 바,
위기감의 해결은 새로운 가능성이 자신의 한 부분으로 인식될 때에 가능하다.
중년기가 특히 긴장과 갈등·상실감의 시기라는 부정적 견해를
지지하는 연구에서는 중년기를 '제2의 사춘기(middlescence)', 또는 노부모와 성인 자녀의 중간에서 이중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양쪽에서 협공받는 세대'등의 용어로 표현하고 있으며, 자녀 독립에 따른 부모 역할의 감소라는 관점에서 '빈
보금자리기(empty-nest period)'로 표현하기도 한다.
2.한국 중년 남성의 현실적 위기감
1960년대 이후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그 부산물로 가족해체의 가속화, 대인관계에서의 소외와
갈등의 증가, 부정부패의 만연 등 부조리 증가, 기타 사회병리현상 등을 유발했으며, 나아가 이러한 부작용의 하나로 중년기 남성의 정체성 위기
문제가 대두되었다. 특히 급격한 경제상황의 악화로 인해 중년기 남성이 경험하는 가장 큰 위기의식과 갈등은 조기퇴직.실직문제와 이에 따른
가정생활의 불안정이다. 이로 인해서 겪는 심리적·물질적 고통을 감내할 저력이 없는 경우에는 그 갈등의 심도는 더 깊고, 위기의식은 더 크리라
생각된다. 계속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소화하는 데 한계를 느끼는 등 직업사회의 상황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이다.
3.중년기 위기론에 대한 논의
위에서 언급한 중년기 위기론은 그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반된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발달과정이 개인의 내재화된 사회적 시계(social clock)와 병행하여 적절한 시기에 진행되는 한 정서적 혼둔이나 갈등 없이
적응이 가능하며, 이러한 기대와 일치되지 않게 진행될 경우에 위기감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다(Neugarten, 1979). 성공적인 중년
남녀는 위엄과 전문성으로 사회적 환경을 효율적으로 조정함과 동시에, 새로운 규범과 규율을 창조하며,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명령자이며
지도자로서 이사회에서 주된 정책결정자로 활약한다는 것이며, 따라서 중년기를 지도적인 세대(command generation)라 했다. 중년기가
결코 위기의 시기가 아니라 생산성과 이타심의 시기라고 보는 것이다.
베일런트는 실망감이나 위기감은 성인의 전 주기에 걸쳐 비슷한 빈도로
발생하며, 위기감은 예외일 따름이고 중년기의 보편적인 현상은 아니어서 어떤 남성은 35∼49세가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하면서, 중년기
위기는 임상적 표본에 의해 과대평가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대부분의 남성이 중년기에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며 직업을 통해 보상감을 얻는다
하였으며, 중년기 남녀 모두 자기확신감.통찰력.자아개념등이 최고조에 달하며, 긴장감에 보다 현명하게 적응하고 새로운 정보를 발전시켜 자신의
목표달성에 사용한다고 하였다. 중년기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지지하는 연구에서는 중년기를 새로운 자유감의 시기(euphoric stage),
선구적인 시기(pioneer generation), 지도적 세대(command generation)등의 용어로 표현하고 있다.
이상의
고찰로부터 추출할 수 있는 중년기 위기와 적응에 관한 결론은 중년기에 대한 이중적인 견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즉 인생의 절정기인 동시에,
인생의 끝이 보이면서 유한성에 대한 자각과 함께 내적인 혼란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또한 변화에는 심리적 긴장과 상실감이 내포되나 위기감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며, 개인의 성숙발달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4.중년기 적응 유형
파렐과 로젠버그는 38세에서 48세 남성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중년기 적응유형이 개인의
성격요인인 개방성향과 밀접한 상관이 있음을 보고하였다. 4가지 적응 유형을 제시하고 그 특징을 설명하였다.
1)탁월한 생성층
유형
-중년기를 성취나 완수의 시기로 보며, 과거와 현재에 대해 만족한다.
-인생의 주된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발견하고,
통제 능력이 있다고 느낀다.
-자신의 적나라한 감정에 대하여 개방적으로 수용한다.
-통합된 자아를 지니며, 따라서 위기 증상이
거의 없다.
2)정체감 위기 유형
-극심한 지위변동을 경험한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중류·중상류 계층에서 볼 수 있다.
-대인관계가 거의 없으며, 자기중심적이고 고립감도 높다.
-귄위적 태도가 낮으며, 자녀에 대한 통제도 거의 하지
않는다.
3)억압된 우울 유형
-긴장감이나 갈등을 은폐하고 통합하는 체하여, 표면적으로는 정체감 위기 유형과 유사하나 내재화된
실망감과 초조감이 크다.
-실망감이나 혼둔감을 은폐하기 위해 표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듯이 행동한다.
-억압된 실망감을 지닌 채
감정표현을 거부하고, 지극히 권위적이다.
-경직된 태도로 위선이 가능하나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증세가 있다.
4)처벌.권위주의
유형
-노동자나 중하류 계층에서 볼 수 있는 유형으로, 자아의 통합이 안된 경우이다.
-지극히 권위적인 증세를
보인다.
-신경증세를 보이고, 자기혐오감에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