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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참 좋은 봄” 진정한 봄은 40대부터

    매화며 산수유,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의 꽃 그늘이 우리가 사는 산과 들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다.
    추운 겨울을 이기고, 약속을 지키며, 순리대로 피어나고 있다.
    억지 부리지 않고 순리대로……어김없이……
    이모든 시끄러운 세상사를 뛰어넘어, 약속을 지키는 자연이 눈물겹도록 고맙다.
    짖궂은 황사로 희뿌연 하늘과 선명치 못한 시야 때문에 봄바람이 반갑질 않고 얄궂게만 느껴지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하여튼 봄은 왔다.

    내 마음속에서 “야! 참 좋은 봄” 이렇게 느껴진 건 40대 후반부터이다.
    원래 나는 꽃보다는 나무다.
    쓸데없이 꽃을 잘라 이런저런 모양새로 다듬어 꽂는 게 (그 예술성까지 폄하하는 건 아니고……) 불편하고 부자연스럽게 보였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 그 자리에서 볼 일이지 왜 꽃을 못살게 구나……싶었다.
    그런데 그만 꽃이 좋아지다니……
    그 꽃을 가까이 두고 보고 싶어서 심지어 돈을 지불하고 사기까지 하다니……
    게다가 꽃을 주제로 노랫말까지 쓰다니……
    세상 살면서 장담할 일이 하나도 없구나 싶다.

    최근에 내가 쓴 노랫말이다.(일본에서 시판 중)


    봄이면 산에 들에 피는 꽃들이
    그리도 고운지!
    나이가 들기 전엔 정말로
    정말로 몰랐네
    내인생의 꽃이 다 피고
    또 지고 난 그 후에야
    비로서 내 마음에 꽃 하나
    들어와 피어 있었네.

    나란히 앉아서 아무 말 하지 않고
    고개 끄덕이며
    내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하나, 하나 있다면

    나란히 앉아서 아무 말 하지 않고
    지는 해 함께 바라봐 줄
    친구만 있다면
    더 이상 다른 건 바랄게 없어
    더 이상 다른 건 바랄게 없어


    어린 날에 나는 여름이 아니면 겨울을 좋아했었다
    그렇지만 봄과 가을이 눈물겹게 아름다운 줄은 나이가 들면서, 정말 뱃고래속에서 부터 알게 되었다.
    찬란한 젊음이 사라질 때쯤에야.
    젊음이 얼마나 아름다운 지를 아는 것처럼……
    봄이…… 미치도록 아름다운 계절이라는 것도 인생의 가을쯤 와서야 알게 되었다.
    다시는 되돌아 갈수 없으므로……

    어제도 하루 종일 연습을 했다.
    희경이도 녹화를 끝내고 지독한 피곤으로 버벅거리면서 연습에 합세했다.
    우리들이 5월 1일부터 16일까지 같이 만드는 콘서트의 제목은 「언제나 봄날」이다.
    인생의 가을에 접어들면서 <언제나 봄날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다.

    양희은


391번 사진: home0.gif (1k) 384번 사진: list0.gif (0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