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데이

오월은 첫 날부터 신이 났었죠.

결혼 전까지는요.

 

물론 결혼후라고 특별히 잘 하는 건 없지만 그래도 가정의 달인 만큼 행사가 많지요.

 

국가적인 행사 더하기

하니랑의 결혼기념일과

수차니의 생일까지.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5월 1일 근로자의 날

5월 5일 어린이의 날

5월 8일 어버이의 날

5월16일 결혼기념일

5월26일 수차니 생일에다가

 

5얼 24일은 써니 이모의 생일과

음력 4월 초파일인 석가탄신일까지~~

 

히야~

수차니가 좀더 크면 스승의 날까지 챙기자면

머니가 무지 마니 필요하겠군.

 

사설이 길고

2002년 오월은 참 특별하지요.

대한민국에 태어난 이유로 말이예요.

월드컵이 딱 30일 남은 5월 1일.

아직 Boom이 덜 일고 있는 월드컵을 느껴보고자 날도 너무 좋고 해서

상암동으로 향했습니다.

실은 남편이 쉬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나들이까지 가게 되니 복권 당첨된 것 같더라구요.

날은 또 어찌나 좋은 지~~

 

원래는 오거나 가는 길에 양화대교 중간에 선유도 공원에도 들를 생각이었는데

기냥 한 번 들러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엔 월드컵 딱 30일 전 행사가 한창이었습니다.

한강에 뿌려지는 높다란 분수도 인상적이었구요.

 

 

날이 너무 좋아서 일까요.

경기장이 더 눈이 부시더라구요.

아직 나무가 마니 자라진 않았지만

연초록의 나뭇잎이 더 싱그럽게 느껴지고

주차장도 여유가 있고

집에서 보던 방송을 잠시후 직접 볼 수도 있었구요.

 

수찬이는 집에서 가져간 씽씽카를 몰고 종횡무진 경기장 앞 공원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인공호수로 이어지는 비스듬한 경사길은

인라인 스케이트나 킥보드를 타기엔 안성맞춤이더라구요.

 

광명 천원짜리 김밥과 당산동 한솥 도시락집에서 사온 도시락을 까먹으며

요기도 하구요.

잡상인 없어서 깨끗하긴 했지만 마땅히 사먹을 데가 없는 터라

사오길(담번엔 싸와야지) 잘했다 싶더라구요.

옆 돗자리 아줌마가 김밥 어디서 사왔냐며 묻길래

한 줄 팔았습니다.

좀 붙여서 팔 걸 그랬나요.

 

쩌~~어 쪽에 하나 있는 매점엔 물이 없어서 음료수로 갈증을 달랬는데요.

아마 다 팔려서 이겠죠.

설마 물을 안 파는 건 아닐테죠.

공중화장실은 생각보단 작고 깨끗하지 않았습니다.

세면대 주위는 물 투성이구요.

화장실 입구에 쉬고 있는 아줌마들이 아마 청소부인 것 같아

큰 소리로 불평을 했더니 얼른 치우러 가시더라구요.

치우는 사람도 성실해야 겠지만

세면대 주위나 바닥의 물은 쓰는 사람의 잘못이 백프로지요.

 

경기장 안에는 못 들어가겠다 예상했는데

사람들이 들어가는게 보이지 않겠어요.

검문을 받고 안으로 들어가니 입장권을 달래더라구요.

글쎄 30일전 엠비씨 축하방송이 있다나요.

 

어찌어찌 들어가 본 내부는 이야~  정말 가까워요, 잔디밭이요.

전에 목동이랑 안양에서 축구경기를 두 차례 보았는데

솔직히 전 텔레비젼에서 보는 것보다 못하더라구요.

골 장면도 리플레이가 안되고 선수 얼굴도 보이지 않고..

 

5월 26일 수원에서 열리는 한국 프랑스전에는 꼭 가보고 싶은데

표를 구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어요.

 

두시간 가까이 기다려 본 공연은 재미없었어요.

사춘기 여학생들은 꺄꺄 소리 지르며 가수들 이름만 나와도 환호성이지만

늙긴 늙었는지 또 수찬이랑 수현이는 너무 어려서인지

맛만 보고 집으로!

 

함흥냉면 들러서 냉면이랑 영양돌솥밥으로 간단히 끼니 해결하고

진짜 집으로!

 

계절의 여왕 오월도 곧 무더워져 다니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 SooSoo 훌쩍 커버려 엄마빠랑 다니기 싫어하기 전에

마니 함께 시간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