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학교의 상황 

(4) 소풍과 수학여행

 60년대 말과 70년대에는 중, 고의 수학여행이 자유롭게 이루어졌다. 수학여행은 중학교가 속리산과 현충사, 또는 부여의 백제 문화권으로 다녀왔고, 고등학교는 주로 설악산, 속리산 등이었다. 설악산으로 가는 경우에는 3박4일의 일정으로 월정사, 오죽헌, 경포대, 울산 바위, 비선대, 금강굴, 낙산사, 한계령 등을 돌아보았다.

 또한 소풍은 봄, 가을에 실시되었는데 본교는 주로 화계사, 금곡, 북한산 등으로 갔다.

 다음은 1975년도 고2 원종철군의 기행문의 일부다.

 설악에서의 마지막 밤, 비선대의 기억과 비룡폭포의 추억에 마냥 아쉬운 우리는 에델바이스가 아름다운 권금성에 하얀 달이 질 때까지 이야기를 했다.

 여행의 마지막 날 여관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들고 우리들은 아쉬운 마음으로 설악을 떠났다. 설악을 떠난 버스는 속초를 지나 낙산사로 향했다. 구멍이 뚫린 바위 밑을 타고 내려가면 살아오지 못한다는 전설의 홍련암을 구경하고 의상대에서 기념 촬영을 하였다. 그리고 수천 수만의 흰 말들이 뛰노는 낙산 해수욕장에 들렀다. 문득 벅찬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서 성큼 발을 내딛었다. 싸늘한 바닷물이 싫지는 않았다.

 깜박 졸다 보니 차는 장병들의 피와 땀으로 쌓인 한계령에 서 있었다. 108계단을 지나 정상에 오르니 때이른 흰 안개가 차갑게 느껴졋다. 서울로 돌아오면서 버스 안에서 그간 느낀 것을 정리해보았다.

 당시 본교 재학생들은 이러한 소풍과 수학여행을 통하여 국토의 소중함, 자연의 위대함을 깨닫고 또한 명승고적에 깃들어 있는 조상들의 삶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교실에서의 교육보다도 구체적인 역사와 삶의 현장에서 학생들은 더 많은 것을 깨닫고 체득하는 기회를 가졌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