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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Sat, 21 Oct 2000 09:07:17 +0900 (JST)
발신: 풀 잎 <is0630@yahoo.co.kr>  | 주소 차단
제목: 아침이 밝았어요.
수신: js063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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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주무셨어요?
저도 잘잤어요.
즐겁지도 않은 주말이네요.
그러나 당신께는 즐거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으시니 
다행이예요. 
즐겁게 보내세요.
건강 아니 감기 달고 오시지 말구요.

행주산성 일기 보냅니다.
어제 밤에 정리 했거든요.

행주산성에서의 또다른 느낌...
 
아직 이른 시간이어선가?
누군가 지나간 흔적이 느껴지질 않았다. 
해는 구름속에 있어서 맑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흐리다는
느낌은 없었다.
우리의 마음이 해처럼 쨍쨍해서일까? 아마 그럴꺼야....
낙엽이 한두잎쯤 나뒹굴어도 좋을 것을...
말끔한 길이 조금은 불편 한듯 했지만 상큼한 아침 공기는
마음을 가지런하게 해주었다. 
그대로 맞아도 젖지 않을 빗방울이 톡톡 거렸지만 큰 우산
속에 우린 숨었다.
시샘하는 나무들에게 까지도 들키고 싶지 않을 우리
사랑이었기 때문에 우린 더욱 꼭 끌어안고 길을 따라
올랐다.
중간 지점에 위치한 작은 박물관에서 병기(兵器)들을
보았다.
꼬마들이 전쟁놀이에서나 쓰일 법한 저런 화살 나부랑이로
왜군과 맞서 죽이고 죽고 했다니 웃음이 날일이다. 
400년이 지난 지금을 생각해 본다. 또 다시 400년 후면
지금의 핵과 미사일이 저리 우습게 보이듯 유리 상자안에 
갖히고 전시되어 새로운 신종 무기들과 비교가 되겠지?
정말 여기서 더 발전한 괴력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인간의 파멸임을 알면서도 개발하는건 또 뭐야?
우리 인간도 핵같은 것쯤은 끄떡없는 질긴 인간으로
진화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이구 무서워라.
나즈막하면서도 오르고 나니 한강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게
아주 가슴이 탁 틔었다.
우린 잠시 강건너도 바라보고 국제 공항으로 연결되는
방화대교의 완공을 앞둔 아취 탑을 바라다 보면서 
" 히야 좋다 " 라고 같은 말을 했다.
아 ! 저 도로를 따라가면 비행기를 탈수 있겠구나.
나 어디 가고 싶어했더라?.
그래 맞아 ! 그 어디든지 갈수만 있음 가고 싶은
마음이지.
당신과 함께라면 더욱 좋으련만....
아무도 아직 달려보지 못했을 방화대교의 아스팔트를 
바라다 보고 있노라니까
어릴적 새 운동화의 바닥을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고무 냄새에 취해 새 것임을 확인했던 그 느낌처럼 
탄력있는 운동화 밑바닥 같은 저 길에 달려가 코를 디밀어
보면 아마도 그런 고무 냄새가 날것 같다.
우린 마냥 좋기만 했다. 
정자에 앉아서 두손을 맞잡아 보기도 하고 술 한모금에 
감자 튀긴것 한개를 서로 입에 넣어주면서 웃고 사랑했다.
그러다 당신은 날 일으켜 세웠어요. 그리고 키스를
퍼부었어요.
마치 영화처럼요. 그런 당신께 빨려 들어가고 있었어요.
어디 까지 갈지도 모르게요. 
다행히도 인적이 도왔어요. 멈출수 있게 해주었거든요.
우린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서 대첩비가 있는 정상에
섰어요.
그리고 아무도 없음 좋을 그런 토성길로 내려왔구요.
우린 산성에서 벗어나기 싫었지요?
꽁꽁 산성에 숨어 살았으면 좋겠지요? 그럼 우리 뭘먹고
살아요?
도토리요? 사랑만 먹고도 살수 있는 요정이었음 좋겠네요.
아주 가까이에서도 우린 추억의 한페이지를 남겼어요.
행주산성을 지날때면 당신이 그려질거예요.
당신을 사랑하는 풀잎입니다.

이천년 시월 십일 화요일  
=====
당신과 함께하는 시간이 꿈은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당신과  잠들어 깨어나고 싶지 않습니다.당신도 그러세요?
당신을 생각할때가 가장 행복합니다.늘 행복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