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숙<안개비 속에서> 나무들은 자기 심장의 박동대로 새를 날린다. 급히 지나쳤으면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으리라. 붉은 신호등 앞에서 겨우내 먼지에 싸여 그 옆의 제설용 모래 상자와 다름없어 보이던 쥐똥나무덤불이 여릿여릿 숨쉬는 것을. 아직도 제설용 모래 상자와 별 다름은 없어 보이지만. 보이는 대로 보지 말아야지. 그녀가 어떻게 보이고 싶었을까? 바로, 봄. 왠지 그러리라고. 붉은 신호등 앞에서 발을 멈추고. 그녀의 잠든 얼굴 위에 오는지 마는지 한 빗소리에 귀기울이며 이제사 내 머리칼도 젖어들고 있다. -휴식같은 친구이고 싶습니다.- 휴식같은 친구이고 싶습니다 그대의 고단한 슬픔 앞에 풍경이 되고 싶습니다 거르지 않는 아픔의 진실이 있더라도 물러서지 않는 희망의 빛을 꾸려주고 싶습니다 그대가 어눌한 빛으로 괴로워 할 때 서슴치 않는 눈물이고 싶습니다 머물고 싶은 순간이면 언제든 자리를 펴는 쉼터이 듯 기대어 울 그대라면 가슴살을 고르며 숨결에 안고 싶습니다 아픈 상처의 덫을 내리지 못한 채 떠도는 그대의 울림이 그토록 슬픔이었다면 그저 곁에 서서 어수룩한 세월이고 싶습니다 어둠 앞에 기도하는 이 그대라는 이름 한결같은 마음으로 불러주고 싶습니다 터울을 벗고 가슴의 진실로 다가서고 싶습니다 거울에 비친 그대의 천진스런 얼굴을 닮고 싶어함도 가슴은 알 것입니다 -들꽃(사붓이)-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고 싶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잎보다 먼저 꽃이 만발하는 목련처럼 사랑보다 먼저 아픔을 알게 했던 현실이 갈라놓은 이쪽 저쪽에서 들킬세라 서둘러 자리를 비켜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지만 애당초 가까이 가지도 못했기에 잡을 수도 없었던 외려 한 걸음 더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맨 먼저 생각나는 사람. 눈을 감을수록 더욱 선명한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내가 지칠 때까지 끊임없이 추억하다 숨을 거두기전까지는 마지막이란 말을 절대로 입에 담고 싶지 않았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부르다 부르다 끝내 눈물 떨구고야 말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휴식같은 친구이고 싶습니다.-
휴식같은 친구이고 싶습니다
그대의 고단한 슬픔 앞에
풍경이 되고 싶습니다
거르지 않는 아픔의 진실이 있더라도
물러서지 않는 희망의 빛을 꾸려주고 싶습니다
그대가 어눌한 빛으로 괴로워 할 때
서슴치 않는 눈물이고 싶습니다
머물고 싶은 순간이면
언제든 자리를 펴는 쉼터이 듯
기대어 울 그대라면
가슴살을 고르며 숨결에 안고 싶습니다
아픈 상처의 덫을 내리지 못한 채
떠도는 그대의 울림이
그토록 슬픔이었다면
그저 곁에 서서 어수룩한 세월이고 싶습니다
어둠 앞에 기도하는 이
그대라는 이름
한결같은 마음으로 불러주고 싶습니다
터울을 벗고
가슴의 진실로 다가서고 싶습니다
거울에 비친 그대의 천진스런 얼굴을
닮고 싶어함도 가슴은 알 것입니다
-들꽃(사붓이)-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고 싶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잎보다 먼저 꽃이 만발하는 목련처럼
사랑보다 먼저 아픔을 알게 했던
현실이 갈라놓은 이쪽 저쪽에서
들킬세라 서둘러 자리를 비켜야 했던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지만
애당초
가까이 가지도 못했기에 잡을 수도 없었던
외려 한 걸음 더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했던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맨 먼저 생각나는 사람.
눈을 감을수록 더욱 선명한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내가 지칠 때까지
끊임없이 추억하다 숨을 거두기전까지는
마지막이란 말을
절대로 입에 담고 싶지 않았던
부르다 부르다 끝내 눈물 떨구고야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