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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을 위하여감동을 위하여
아침과 봄에 얼마나 감동하는가에
따라 당신의 건강을 체크하라
당신 속에 자연의 깨어남에 대해 아무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른 아침 산책의 기대로 마음이 설레어
잠에서 떨쳐 일어나지 않는다면,
첫 파랑새의 지저귐이 전율을 일으키지
않는다면-눈치채라
당신의 봄과 아침은 이미 지나가버렸음을
--헨리 데이빗 소로우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해가 떠오릅니다
오늘 떠오르는 해는 오늘의 해입니다
이 세상에 같은 것은 두 번
되풀이되지 않습니다
매일매일은 전적으로 새로운 창조물입니다
지구는 단지 자전과 공전을 반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주는 끊임없이
확장하며 순환하고 있습니다
태양도 지구도 이동하는 공간 속에서
운동하고 있기에 시간이 생겨나고
시간 속의 모든 사물은 날마다
변화하는 새로운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매일매일은 나날이 처음 열리는
새로운 날들이고
그 자체의 새로운 생각과 말과 행동과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단지 무디고 퇴화된 사고와 감성에 안주하는 사람만이
이 새로운 하루하루를 감동할 줄 모르는 것입니다
감동할
줄 모르는 사람은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살아 있음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큰 감사와 은총인지를
나는 몇 번씩 죽음 앞에 세워지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한 밥상에서 밥 먹는다는
게 얼마나 큰 자유인지 아십니까?
마냥 걸을 수 있고, 산을 오를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의 알몸을 만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아십니까?
감동할 줄 모르는 사람은
지금 자기가 얼마나 큰
보배를 갖고 있는지 모른 채,
그것을 즐기지도 못한 채,
봄을
찾는다고 천리만리 밖으로 떠도는 사람과 같습니다
봄은 이미 자기
집 울타리에 개나리꽃으로 살구꽃으로 피어 있는데
당신이
무 감동하게 듣는 새소리를 듣고
"저 소리가 새소리라는 건가요?
참 듣기 좋으네요 저는 오늘 새소리를
처음 들어요"라고 감동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40세가 되도록 가난한 집 골방에 누워 있다가
'장애인 물놀이'에 나온 분이었어요
침침한 관 속 같은 좁은
제 독방을 저는
<감은암(感恩庵)>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살아 있음의 감사와 은총'이라는 뜻이지요
비록 무기징역에 침묵하며
정진하는 처절한 겨울 삶이지만
살아 있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고요한
기쁨인지,
얼마나 큰 감사와 은총인지 모릅니다
하루하루가
감동입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나쁜 습성입니다
둔감하고
안이하게 그저 흘러가는 생활입니다
나날의 무의미하고 반복되는
일상생활만큼 인간을 무디게 하고
감각기관과 정신과 감수성을 퇴화시키는
것은 없습니다
두려워하십시오 쓰지 않는 감각기관은 퇴화하고 맙니다
인간의 코는 수천 가지 냄새를 구분할 수 있지만
도시 문명 생활을
하면서 그 기능을 쓰지 않아
지금은 수십 가지 냄새밖에 맡지 못하도록
퇴화하고 말았습니다
사람의 얼굴 표정을 관장하는 근육은 80종류나
되고 그것이 각각
무수한 조합을 만들어 무려7천 가지 표정을 짓는답니다
지금 당신은 몇 가지 표정으로 살아가십니까?
무엇이든 쓰면 쓸수록
진화하고 쓰지 않으면 퇴화하고 맙니다
항상 노래를 부르는
습관을 들이십시오
항상 춤추는 습관을 들이십시오
항상 웃음을
띄우십시오
항상 귀를 크게 열어놓으시고
칭찬을 해드리십시오
손으로 어루만져 드리십시오
항상 새로운 것을 찾으십시오
아름다운
것을 찾아 즐기십시오
감동할 줄 모르는 사람은 창조력을 잃어버린
사람입니다
감동할 줄 모르는 사람은 더 이상의 영적 성장이 멈춰버린
사람입니다
감동을 잃어버리고 생기와 신명이 없는 사람은 미래가
없습니다
정치적 견해나 말로는 진보라고 하더라도 감성과 도덕과
생활 문화가
봉건성에 젖어 보수화하고 퇴보하는 사람입니다
온몸과 마음과 정성으로 열심히 감동하십시오 감동을 나누십시오
리더십의 핵심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능력입니다
감동을 잃어버렸다면
감동도 학습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항상 감동에 젖어들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의 안테나를 예민하게 닦으십시오
키 큰 나무 숲을 지나니 내
키가 커졌다키 큰 나무숲을 지나니 내 키가 커졌다
생일날 새벽에 기도를 드린 후 긴 묵상의 시간을 가졌어요
눈을
감고 돌아보니 운동을 시작한지 20년,
숨가쁘게 격동하는 역사의
현장을 달려왔네요
인간 체력의 한계를 생체실험하는 듯한
끝도
없는 철야,특근 곱빼기, 지긋지긋한 물량 밀어내기
썰렁한 기숙사에서
자취 방에서
일 마치고 탈진한 몸으로 새벽까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아침이면 맨 날 세수 대야를 빨갛게 물들이던 어지러운 기억
수배 잘로 낮이면 칼처럼 긴장하다 밤이면 잠자리 걱정에 애가 타던
기억
지하 밀실의 고문과 사형, 무기징역, 무너지고 깨어짐, 침묵의
겨울 삶...
나도 모르게 그만 눈물이 흐르더라구요 창피하게
그래도 내 인생을 나는 참 사랑해요 너무너무 행복하고 감사해요
좋은 세상을 바라며 좋은 일 하자고 애쓰다 보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맛났어요
지금도 만나고 있고 앞으로도 만날 거구요
그
힘든 세월 동안 난 정말이지 단 한 번도 운동 그만둬버릴까,
잠시
뒤로 빠졌다 할까, 나 좀 챙기고 할까, 곁눈질 해본 적이 없었어요
내 곁엔 늘 좋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일 거예요
좋은 사람들이
함께 사는 세상이 그리워서 시작한 운동이고
좋은 사람 만나는 게
일의 전부인 운동이니 얼마나 행복한 인생이에요
그래요 좋은님
들과 함께 하다 보니 나도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만 같아요
키 큰 나무숲을 지나니 내 키가 커졌다
깊은 강물을 건너니 내 혼이
깊어졌다
마치 저를 두고 한 말 같아요
뜻이 크고 사항이
큰 사람들과 함께 하다 보니
나도 덩달아 커진 듯이 느껴져요
역사의 큰 숲을 지나고 깊은 슬픔과 함께 하다 보니
나도 따라서
깊어졌나 봐요
난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한 번씩은 가까운 성당을
찾아
한나절 동안 홀로 묵상기도를 해왔어요
너무 피곤해서
기도 중에 그대로 잠이 들기도 하고 최루탄 냄새가 배어
쫒겨 나기도
하고 내내 울기만 하기도 하고 그랬지만
서울 올라와 고등학교 때부터
나도 모르게 몸에 배인 습관이지요
그러면서 한 달에 한 번씩이지만
나를 돌아보면서 놀라곤 했어요
부쩍부쩍 정신이 커지고 깊어진
나를 보며 감사 기도를 바치곤 했어요
그게 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좋은 인연 때문이었지요
체포되기 일 년부터 내 안이 고갈되어가는
걸 느꼈어요
몸도 영혼도 사람 관계도 처음 맞는 크나큰 위기 앞에
서게 된 것이지요
아 내가 죽어가는구나, 죽어가고 있구나,
더는 나를 쥐어짤 게 없구나 하면서도
맡은 책임 때문에 시대 상황
때문에 그냥 밀고 나갈 수밖에 없었어요
하루하루 이를 악물고 버티는
날들이었지요
그걸 누구에게 말할 수 있었겠어요
너무 착해
너무 여린 좋은 벗들은 그 중압과 무미건조함과
무서운 긴장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하나 둘 떠나가도 말았지
나는 겉으로야 책임감으로
밀고 나갔지만 이미 내가 먼저 죽어 있었던 거지요
그 최악의 시간
속에서도 그나마 죽지 않고 이렇게라도 나를 다시
살려낼 수 있었던
건 그 때 만난 새로운 인연들 덕이었어요
마치 나를 구원하기 위해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와
낡은 이념 틀 속에서 기진맥진 악전고투하는
나를 보살피고
생기를 불어넣고 삶의 의욕을 불어넣으신 것이지요
그 좋은님 들이 아니었다면 지금 내가 어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무서워져요
저는 아무 가진 것 없지만 좋은님 들과 함께했기에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이지요
그게 제 행복이에요
부처님이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하셨지요
나를 좋은 벗으로 삼으십시오
그러면
늙어야 할 몸이면서도 늙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병들어야 할
몸이면서도 병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죽어야 할 몸이면서도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고
고뇌와 우수를 지닌 몸이면서도
고뇌와 우수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그때 아난다가 이와
같이 말했지요
그 말을 듣고 곰곰이 헤아려보니 착한 벗이
있고 착한 동지와 함께 있다는 것은
이 성스러운 길의 절반에 해당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요 절반에 해당한다고 봐야겠지요
부처님이 말했지요
아난다 그것은 잘못입니다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됩니다
착한 벗이 있고 착한 동지와 함께 있다는 것은 이 성스러운
길의 전부입니다
맞아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이
길의 절반'이 아니라
'이 길의 전부'인 게예요
좋은님 들이
있어 나는 힘을 얻고
좋은님 들이 있어 나는 날로 새로워지고
좋은님 들이 있어 내 키가 커지고 혼이 깊어지는 거예요
아무리
내 앞날이 험하다 해도 좋은님 들과 함께 라면
앞으로의 내 인생도
늘 감사와 은총의 시간일 거라고 나는 믿어요
그래서 미래가 얼마나
희망차고 가슴 설레 이는지 몰라요
내가 할 일은 따로 없어요
내가 좋은 친구, 좋은 동지가 되어드리는 것밖에 다른 것은 없어요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어서 나를 알고 나와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이
더 커지고 더 맑아지고 아름답고 착해지도록 하는 게 내 할 일의
전부이지요
지금까지 나를 키우고 나를 이끌어주신
사랑하는
나의님 들 한 분 한 분께 감사의 입 맞춤을 보내요
앞으로도 변함없이
나를 키우고 나를 움직이고 이끌어주실 벗들께,
또 아직은 알지
못하지만 새로운 인연으로 다가오실 나의님 들께도
사랑의 입 맞춤을
보내요
내가 살아 있음이 감사와 은총입니다
다 시 희망 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뱃속이 환한 사람내가 널 좋아하는 까닭은
눈빛이 맑아서만은
아니야
네 뱃속에는 늘 흰 구름이
유유히 흘러가는 게
보이기 때문이야
흰 뱃속에서 우러나온
네 생각이
참 맑아서
네 분노가 참 순수해서
네 생활이 참 간소해서
욕심마저 참 아름다운 욕심이어서
내 속에 숨은 것들이 그만
부끄러워지는
환한 뱃속이 늘 흰 구름인 사람아
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그토록 애써온 일들이 안 될 때
이렇게 의로운
일이 잘 안 될 때
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뜻인가**
길게 보면 다 하늘이 하시는 일인데
이 일이 아니라 다른 일을 시키려는
건 아닌가
하늘 일을 마치 내 것인 양 나서서
내 뜻과 욕심이
참뜻을 가려서 인가
**능(能)인가**
결국은 실력만큼 준비만큼
이루어지는 것인데
현실 변화를 바로 보지 못하고 나 자신을 바로
보지 못해
처음부터 지는 싸움을 시작한 건 아닌가
처절한
공부와 정진이 아직 모자란 건 아닌가
**때인가**
흙 속의 씨알도 싹이 트고 익어가고 지는 때가
있듯이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이루어지는 것인데
세상 흐름에
내 옳음을 맞추어내지 못한 건 아닌가
내가 너무 일러 더 치열하게
기다려야 할 때는 아닌가
쓰라린 패배 속에서 눈물 속에서
나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쉬는 것이 일이다 잘 쉬는 사람은 매사를 '쉬움'으로 대한다
몸이 훈훈해지고 편안함이 스며들어
제왕이 된 듯 남에게 기꺼이
양보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다
그리고 그의 삶은 날로 단순 미를
얻는다
그런 이는 남과 더불어 있을 때 비로소 '줄 게' 있게 된다
그것은 작은 미소일 수도 있고, 속에 품은 연만일 수도 있다
'홀로'있을
수 없는 자가 베푼다는 서비스는 기실 자신의 병을 전염시키는 것이요,
남을 식민지화하려는 계략일 뿐이다
하느님이 '홀로'계시다는 것은
그가 그득하다는 의미요,
그 때문에 만유에게 후히 주실 수 있는
거이리라
- 곽노순님의 글에서
지치고 몸이 아프면 의지도
기력도 다 빠져나간 텅 빈 몸이
저 홀로 어엉어엉 울립니다
쉬어라! 몸이 하는 말에 귀 기울여 몸이 던지는 화두를 받습니다
쉼, 휴(休)!
푸른 나무[木]에 몸 기대인 사람[人]하나
아름드리 나무 그늘 아래 잠시 짐을 벗고 맑은 솔바람에 땀 씻으며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단전에 힘을 주며 긴 호흡으로
다시 저 먼
길을 바라보는 모습이 평화롭습니다
나는 나를 쉬지 못했습니다
내 슬픈 불덩어리를 쉬지 못했습니다
밤낮 일하고 달리고 싸우고
열심이 지나쳐 한순 욕심이 되어
내 속의 푸르름과 밝음을 이토록
갉아먹을 때까지
나는 진정 나를 쉬지 못 했습니다
쉬어라!
쉰다는 것은 곧 버린다는 것
버리고 또 버려 맑은 소리 날 때까지
쉼 없이 나를 돌이켜 비워 내리는 것
텅 빈 내 안에서 다시 세상의
아픈 소리, 내일이 싹트는 소리,
나직한 하늘 소리가
새벽 종
울림으로 울릴 때까지
쉬어라!
쉬는 것도 일입니다 쉬지
말고 쉬어야 합니다
밤의 시간이 있어야 내일 다시 해가 뜨고
겨울 삶이 있어야 푸른 봄이 자라나듯
쉬어야 차오르고, 쉬어야
깊어지고, 쉬어야 멀리 내다보며
끝까지 진보할 수 있습니다
쫓기는 삶을 돌이켜 쫓는 삶이 되어야 이 복잡해진 세계 속에 숨어 있는
참사람의 푸른 길을 함께 걸아갈 수 있습니다
지나 불의 시대가
그랬습니다 쉴 틈도 없었고 쉴 생각도 못했습니다
눈 뜨면 투쟁이었고
앉으면 논쟁이었고 사건과 역 동의 연속이었습니다
우리가 세계를
모두 책임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스스로 전위임을 자임했고
시대의 고통과 과제를 다 지고 쓰러지는 순간까지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고 나면 싸움이고 매일 울분에 젖고 매일 결단하고
밤을 지새고...
그때는 홀로 쉬고 자기를 돌보는 시간이 '또 하나의
생산'이 아니라
나약함과 불 철저 함이었습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이제 불의 시간은 저만치 흘러가고 그 헌신, 그 열정을
그대로
내면화할 때입니다
불덩어리를 안으로 품어 내 온몸 구석구석에서
내 삶의 바창 뿌리에서
우리가 놓쳐온 작은 생활 하나하나에서
푸르게 되살려내야 할 때입니다
참혹하게 무너진 나는 근본
자리로 돌아가 나를 열고 나를 비움으로
천 골짝 만 봉우리 물이
흘러 들어 이 물 둥지가 차오르기를
가득 차오른 물이 다시 저
들녘으로 기쁘게 흘러가기를
하루하루 치열한 기다림으로 살고 있습니다
소 걸음의 때벽 앞에 바로 앉아 고요히 숨을 고르면
어는 순간 살며시 내가 내 몸을 빠져 나와
벽 속의 나를 지켜보곤
합니다
내가 나를 보니 울안에 갇힌 일소 한 마리입니다
움머어 움머어 봄 일 가자고 풀밭에 가자고
이 문 좀 열어줘 이
고삐 좀 풀어줘
일어섰다 안았다
뿔로 쿵쿵 밀어보았다
고삐 줄 당겼다 놓았다
푸르러 오는 앞산 보고
움머어 움머어
창살 안에 말 달리던 사내 하나
벽 앞에 눈 감고 앉아
일하러 가자고 빈 들판에 가자고
움머어 움머어
속 울음 웁니다
해 그림자 기울어도
어둠 깔고 앉아 그대로 입니다
산에
들에 꽃 피는데 꽃 피는 봄날인데
아! 말 달리던 때는 저만치 흘러가고
지금은 소 걸음의 때
호랑이 같은 눈으로 앞날을 뚫어보고
소 걸음처럼 견고하게 나아 가리*
산벚 나무 꽃잎하나 파르르
날아들어
여윈 어깨 위에 가만히 내려앉습니다
(*호시우행,虎視牛行)
두 여자가 누구게요수녀님들이 접견 오셔서
무기 징역살이 힘들어
죽겠는데
아주 날 가지고 돌리고 논다
야 생각보다 날씬하네
참 섹시하네
아깝다 어째 종신 서원하는데 뒤가 땡기더라니
예수님한테 시집가지 전에 만났으면 내 껀데
히히히 수녀님들이
막 웃긴다
예수부인 바람났네다
나도 한 마디,
요즘
문민정부 감옥에서는요
홀수 날엔 무지 잘 빠진 비키니 아가씨가
와서요
절 잡아보세요 나 잡으면 니꺼어
그래서 하루 종일 쫓아다니다
보니까
짝수 날에는요 씨름 선수 같은 아줌마가 와서요
니 잡히면
내꺼 하고 막 쫓아다녀서
하루 종일 도망치며 뛰어다니다 보니까
내가 날씬해진 건가? 섹시해진 건가?
수녀님 그런데요
절 날마다 못살게 하며 치열하게 정진하게 하는
그 두 여자가 누구
누구게요?
21세기 미래와 20세기 과거?
우리 첫 마음과
닫힌 옛 이념?
새로운 진보와 무서운 욕망?
이쁜 수녀님만
꼭 찝어서 맞춰보셔요
꽃 피는 말 우리 시대에
가장 암울한 말이 있다면
**남 하는 대로**
**나 하나쯤이야**
**세상이 그런데**
우리 시대에
남은 희망의 말이 있다면
**나 하나만이라도**
**내가 있음으로**
**내가 먼저**
길 잃은 날의 지혜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
세상을 닮지 마십시오
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
작은 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
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요
작은 것 속에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
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입니다
현실 속에 생활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세상을 앞서 사는
희망이 되십시오
셋 나눔의 희망 생명농사 지으시는 농부 김영원님은
콩을
심을 때
한 알은 하늘의 새를 위해
또 한 알은 땅속의 벌레들을
위해
나머지 한 알은 사람이 먹기 위해
심는다고 말씀하십니다
지금도 만주들판에는 삼전(三田)이 전해오는데
일제 때 쫓겨
들어간 우리 조상님들이
눈보라 속에서 맨손으로 일궈낸 논을 3등분해
하나는 독립운동하는 데 바치는 군전(軍田)으로
또 하나는 아이들
학교 세우는 데 학전(學田)으로
나머지 하나는 굶주림을 이겨내는
생전(生田)으로
단호히 살아내신 터전이 바로 삼전인데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오늘
내가 번 돈
나의 시간
나의
관심
나의 능력
어디에 나눠 쓰며 살고 있는가요
지금
나는 콩 세 알의 삶인가요
삼전의 뜨거움, 삼전의 푸르름,
셋
나눔의 희망을 살고 있는가요
나눔과 성장언 땅이 풀리는 해토(解土)의 절기가 오면 흙
마당 가에 쪼그려 앉아
얼음 발 속에 뜨겁게 자라는 여린 새싹들을
지켜보느라 눈 빛이 시립니다
언 흙을 헤치고 나온 새싹들은 떡잎이
둘로 나뉘면서 자랍니다
나뉘어야 자라는 새싹들
그렇습니다 나누어야 성장합니다
커지려면 나누어야 합니다
새싹도 나무도 나뉘어야 자라납니다
사람 몸도 세포가 나뉘어야
성장합니다
커진다는 것, 성장한다는 것은 자기를 나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모든 생명체의 본성입니다
커 나가는 조직은 정보와 지식,
비전과 자유와 책임을 잘 나누어
함께 공유하는 만큼 멈춤 없는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나누어야 커지고 하나 될 수 있습니다
나누어야 서로 이어지고 함께 모여들어 커질 수 있습니다
크다는
것은 하나를 이루어낸다는 것이고
큰 사람이란 나누어 쓰는 능력이
큰 사람이고
크게 나눔으로 하나를 이루어내는 사람입니다
자기를
잘 나누어 상대를 키움으로 자기도 커 나가는
, 지공무사(至公無私)의
사람이 아닌 지공지사(至公至私)의 사람입니다
나누지 않으면 성장이
정체됩니다
시들어가고 뒤처지고 부패하고 적대합니다
나누지
않을 때 싸움이 생기고 분열이 생깁니다
나눔만이 나뉨을 막을 수
있습니다
나누려면 나눌 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늘 새롭게
나누어줄 삶의 감동과 이야기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새로 학습한
지식과 정보가 있어야 하고 새로운 깨달음이 있어야 하고
보살펴줄
시간과 물질과 건강이 있어야 나누려는 마음도 자라납니다
함께
나눌 가치 있는 일과 희망과 능력이 생겨나야 합니다
그러면 나눔과
동시에 자기를 열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크게 나누기 위해서는 먼저
나눔과 함께
자기 자신이 세상과 이어지고 몸통하여
내 몸과
내 큰 몸이 하나로 창조적 맴돌이를 이루어야 합니다
천 골짝 만
봉우리 물을 받아들여 큰 물둥지를 이루어야
너른 들녘을 푸르게
피워낼 수 있는 것입니다
자기 선 자리에 뿌리를 깊숙이 내리고
땀흘려 일하고 공부해야
자기 안으로 흘러 드는 물길을 낼 수 있습니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맑은 눈 뜨고 자기를 불살라가는 투혼의 불덩이여야
나눈 만큼의 새로운 창조가 이루어집니다
나눔은 돈을 많이
번 다음에, 성공한 다음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눔은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가난을 나누는 것입니다
지금
나는 가난하고 힘이 없어서 나눌 것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나누려는 마음'이 가난하고,
'나누는 능력'이 결핍되어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돈을 많이 번 다음에,
성공한 다음에 나누겠다는 굳센 다짐이 아니라
지금 있는 그대로를
잘 나누어 쓰는 능력입니다
두텁게 언 흙을 헤치고 나온 저 작고
여린 새싹은
여유가 있어서 떡잎을 나누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자기가 바로 살기 위해서, 자기가 바로 크기 위해서,
그 작고 여린
자기를 처음부터 나누는 것입니다
나누는 능력도 생명체와 같아서
쓰지 않으면 퇴화하고 잃어버리게 됩니다
나누는 삶의 외피와 삶의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삶의 속살과 목적,
아니 삶 자체를 삶의 껍데기와
바꿔버린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누는 능력이야말로 인간 삶의
핵심 능력이고
인간성의 본질인 사랑과 영성을 성장시키는 유일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인간으로 바로 살기 위해서는, 내가
인간으로 바로 크기 위해서는,
내 삶의 핵심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바로 나누어야 합니다
가나함 그대로를 나누어야 합니다
나누는 능력이 커 나가는 만큼 나눌 거리도 커지는 것이
진정한
성장이고 참된 성취입니다
그것만이 멀리 가고 오래 남는 창조적
맴돌이인 것입니다
사랑이란 지금 그대로의 자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나눔을 통해 자기 자신이 성장하고 상대를 성장시키고
모두가 진보해 나가는 것입니다]
자기를 나누어 자신과 상대를 함께
키워내지 못하는 것은
사랑도 정의도 진보도 아닙니다
함께
하나 되어서도 성장하지 못하고, 나누어도 성장하지 못하는 건
진보가 아닙니다
성장하지 못하는 나눔, 성장하지 못하는 성숙은
진보가 아닙니다
창조적 맴돌이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눔을 통한 성장과 성숙의 긴장된 떨림,
그 살아 움직이며 이동하는
균형점이
참된 사랑의 자리이고 진정한 진보의 자리입니다
잘
나누어 보살펴야 성장함으로 성숙할 수 있고
성숙함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나눔의 손은 보살핌의 손이기도 합니다
자기를 다 나누고 마침내 고목처럼 부드럽게 쓰러지는 생이 있습니다
쓰러져 돌아감으로 다시 새싹처럼 부활하는 생,
그래서 죽음마저
최후의 나눔이고 사랑이고 희망인 생,
그런 일생이기를 기도하는
신생(新生)의 시간입니다
언 흙을 뚫고 치열한 숨결로 자라나는
새싹들을 바라보며,
나눔으로 빛나는 작고 여린 얼굴들을 묵묵히
들여다보며,
내 안에서, 세상에서, 나눔으로 자라나는 푸른 희망
하나하나를
뜨겁게 지켜봅니다
고개 들어 해동청(解冬靑)하늘
바라보는 눈빛 시려옵니다
인간의 기본 성철 스님이 임종을 앞두고 고통스런 숨을 내쉬고
있는데 절박한 심정의 제자 하나가
&34;스님, 깨달은 사람은
지금 죽음 앞에서 고통의 경계가 어떠하십니까&34;하고 물으니
성철이 철썩 뺨 한대를 올려 붙이더라 그래도 이 제자는 깨닫지 못하여
얼얼하기만 하더라
열정 어린 청년들이 먼 길 찾아와 투명
창 너머로 반갑게 얘기를 나누다
선생님, 지금, 가장 절실한 게
뭐 예요?
자나깨나 혁명이란 화두이시겠지, 시대정신, 미래진보,희망
찾기, 맞죠?
가만히 웃음 짓다가 말없이 돌아왔네
그래 맞아,
하지만 지금 나에게 가장 절실한 거?
끝도 없이 걷고 싶은거,
걷다가 쓰러져 영영 잠들지라도 마냥 걷고만 싶은거
여자의 부드러운
살 비비고 싶은 거,
찬 바닥에 누울 때마다 그리운 건 여자의 따스한
온기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 밥상에 둘러앉아
오순도순
얘기하며 밥 먹는 거
좋은 사람과 향기 좋은 차를 나누며
나직이
가슴을 열고 깊은 대화를 나누는 거
아휴 요 무정한 녀석들,
영치물도 안 넣어주고 갔네
불쌍한 우리 죄수들 목 빼고 앉아 기다리는데......
다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일인데, 그게 사람 살이의 기본인데,
운동의 기본인데,
배고픔 앞에선 자유도 민주도 인권도 다 뒤로
밀리는 건데,
철없어라 종아리 한 대씩 찰싹찰싹, 깨달았니?
사랑하는 친구들아 잘 들어
꽃고 열매의 기본은 흙과 씨알
뿌리야
몸 받고 태어나 몸으로 사는 인간의 기본은 먹고 사는 것이야
나라 살림의 기본은 경제와 안보야
진보운동의 기본은 사람이고
민중생활이고 현실 삶이야
기본에 철저해야 해
기본에
충실해야 해
기본을 건너뛴 자는 반드시 무너지는 거야
그러나
기본을 넘어서야 해
기본을 뚫고 나가야 해
기본에만 붙박힌
자는 반드시 쇠망하는 거야
이건 만고의 진리이고 역사의 교훈이야
지난 시대의 성취와 패배에서 이거 못 배우면 우린 미래가 없어
자기 먹고 살 것과 사회적 힘과 성취를 이미 다 해결한 채
인간의
기본을 건너뛰고 나라 경영의 기본에는 무능한 채
절대이념에만
목청 높이는 진보 지식인을 경계해야 해
자기 먹고 살 것은 물론
사회적 기득권과 특권 까지다 누리고 움켜진 채
이념이 아닌 인간,
경제와 안보, 세계가 저런데 우리나라 꼴은,
도덕과 밥 질서, 입만
열면 기본을 팔아 기본을 사는
보수 지식인들을 경계해야 해
눈 밝게 뜨고 정직하게 삶의 안팎을 뚫어보며
기본에 충실하면서
기본을 넘어서야 해
사랑하는 친구들아
생활민중의 눈으로
보고 생활민중의 몸으로 생각해야 해
다음에 온 친구들이
선생님, 지금 가장 절실한 게
걷는 거, 여자, 밥 먹는 거, 이야기하고
싶은 거죠, 맞죠?
아휴 요 착한 녀석들, 아직도 멀었구나
다시
종아리 걷어 찰싹찰싹, 깨달았니?
몸의 진리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좋아져도
사람은 밥을
먹어야만 살 수 있다
정보와 서비스를 먹고는 못 산다
이 몸의
진리를 건너뛰면 끝장이다
첨단 정보와 지식과 컴퓨터가
이 시대를 이끌어간다 해도
누군가는 비바람치고 불볕 쬐는 논밭을
기며
하루 세끼 밥을 길러 식탁에 올려야 한다
누군가는
지하 막장에서 매캐한 공장에서
쇠를 캐고 달 두고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이 지구 어느 구석에 선가 나 대신 누군가가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을 몸으로 때워야만 한다
정보다 문화다 서비스다
하면서 너나없이
논밭에서 공장에서 손 털고 일어서는
바로 그 때가 인류 파멸의 시간이다
앞서간다고 착각하지 마라
일하는 사람이 세상의 주인이다
내 삶 속의 삶내 이념을 보지 말고 내 시를 보아주십시오
내 시를 보지 말고 내 삶을 보아주십시오
내 삶을 밀어가는 투혼을
보아주십시오
내 투혼의 푸른 불덩이 불덩이
여기 정직한
땀방울로 이 땅을 꽃피우는
말없이 빛나는 노동의 얼굴들을 보아주십시오
소중한 일부터빠르고 복잡해지는 생활 속에서 성공하는 시간관리의
핵심은
바쁜 일들을 우선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덜 급하나
소중한 일부터 먼저 하는 것입니다
빨리빨리 바쁘게 살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빠른 길은 방향을 바로 잡아가는
것입니다
삶은 시간이기에 한정된 인생을 잘 산다는 것은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부터 먼저 하는 거겠지요
여유가 생기면,준비만
갖추면, 언젠가는, 하면서
자꾸 미루다 간 영영 못하고 맙니다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변해가서
차츰 몸도 의지도 다 빛바래가고
맙니다
그게 인생입니다
그게 시간입니다
이렇게 시간에
쫓기고 망쳐지면서 돈과 여유를 아무리 추구해봐도
결국은 아무
것도 아니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내 한 생의 겉돌기를 멈추고
곧장 삶의 핵심으로 들어갈 순 없을까요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그 일을 지금 이대로 바로 시작할 순 없을까요
그대와 내가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하곤 합니다
우린 돈도 학벌도 신분도 조건도
다 제치고
오직 사람하나 보고 맑은 눈빛하나 보고
곧장 서로의
존재 깊은 곳으로 파고들었지요 참 맑고 뜨거웠지요
우린 세상의
가장 낮고 그늘진 현장에서 기다림 하나 키우며 살기로 했지요
그
약속 그 사랑으로 우리 여기까지 함께 와 있지요
준비 없는 희망 준비 없는 희망이 있습니다
처절한 정진으로
자기를 갈고 닦아
저 거대한 세력을 기어코 뛰어넘을
진정한
자기 실력을 준비하지 않는 자에게
미래가 없습니다 희망이 없습니다
희망 없는 준비가 있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해가는데
세상과 자기를 머리 속에 고정시켜
현실없는 준비에만 몰두하는
자에게
미래가 없습니다 희망이 없습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 져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산에서 나와야 산이 보인다달나라에 갔다 온 암스트롱에게 기자들이 물었습니다
달에 가서 무얼 보고 왔는가?
**지구가 아름답다는 것을 보고
왔다**
우리가 매일 그 안에 살고 있는 지구,
그래서 그
온 모습을 바로 볼 수 없었던 지구,
지구가 아름답고 소중한 푸른
별이라는 걸 느끼기 위해서는,
지구에서 떨어져 달나라까지 가서야
확연하게 알 수 있었던 것입니다
경주 남산자락 첩첩 벽 속에서
세월이 깊어갈수록
세상이 눈물 나게 아름다워 보입니다
구르는
통 속에서 나와야 통을 마음대로 굴릴 수 있다더니
이렇게 처음으로
멀리 떨어져 내가 살던 산을 바라보니
이제야 산이 바로 보입니다
숲이, 나무가 바로 보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좁고 작았는지,
닫힌 강함 이었는지,
세상이 얼마나 크고 장엄한지, 우리가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 건지.....
그리고, 그 만큼, 우리가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인지,
우리가 왜 미래의 희망인지,
우리가 무엇으로
다시 피어날 수 있는지...
시간이 흐를수록 환해집니다 눈물 나게
눈물 나게 환해집니다
산에서 나와야 산이 보입니다
나,
다시 첫 마음으로, 산으로 걸아갑니다
손을 펴라 원숭이는 영리한 동물입니다
아프리카 토인들은
이 영리한 원숭이를 생포할 때
가죽으로 만든 자루에 원숭이가 제일
좋아하는 쌀을 넣어
나뭇가지에 단단히 매달아놓습니다
가죽
자루에 입구는 좁아서
원숭이의 손이 겨우 들어갈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얼마 동안을 기다리면 원숭이가 찾아와
맛있는 쌀이
담긴 자루 속에 손을 집어 넣습니다
그리곤 쌀을 가득 움켜쥔 원숭이는
아무리 기를 써봐도
그 자루 속에서 손을 빼낼 수가 없습니다
놀란 원숭이는 몸부림치며 울부짖기 시작합니다
손을 펴고 쌀을
놓아버리기만 하면 쉽게 손을 빼내 저 푸른 숲속을
다시 자유롭게
누비며 살 수 있으련만, 슬프게도
원숭이는 한 줌의 쌀을 움켜쥔
손을 펴지 못한 채 울부짖다가
결국 토인들에게 생포당하고 마는
것입니다
손을 펴라
놓아라 놓아버려라
움켜쥔 손을 펴라
한 번 크게 놓아버려라
가벼워지자겨우내 몸이 무거워졌나 봅니다
마음이 공부
욕심을 내다 보니 몸 속에 쌓인 게 많은 거겠지요
설 맞이 단식을
준비하느라 징역 보따리 풀어 정리하는데
세월과 함께 늘어나는
짐들이 말 그대로 짐스러울 뿐입니다
조금만 더 불편하고 더 춥고
손발 부지런히 놀리면 되는 걸
가진 물건들이 자꾸 늘어만 갑니다
맨몸으로 세상에 와서 몸 하나로 사랑하고 투쟁하다
맨몸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언젠가는 맨몸으로 다시 돌아가
세상에 나 살았다는
흔적을 되도록 이면 적게 남기고
바람처럼 꽃잎처럼 가뿐히 떠나는
것인데
갈수록 무거워집니다
너나없이 쫓기듯 뛰어들어
무섭게 들 잘 살고 많이 벌고
번잡하고 사나워진 세상에서 사는
게 죄이고 짐덩이 입니다
나부터 덜 가지고 덜 망치면서 짐을 줄여
짐이 되지 말아야 겠습니다
나이 들수록 더 작게, 더 맑게, 더 단순하게,
가벼워져야 겠습니다
한 마리 학처럼 훨훨
가벼워져 떠나가야겠습니다
내 안의 아버지 마라톤을 그리 잘하셨다는 데
40언덕에서
쓰러져 그대로 저승길 달리셨나요
이 산하를 바람처럼 떠돌았는데
남도 산 자락에 누운 채로 흰 구름이신가요
판소리 가락이 절창이셨다는데
깨어진 노래 품고 이리 단호한 침묵이신가요
못다 핀 꽃, 못다 한
정, 못다 한 노래 다 비우고
어둠 속 흰 뼈로 빛나며 이 새벽
저를 부르시나요
얼굴조차 기억 나지 않는 내 아버지, 당신의
제삿날
법무부에서 지급한 볼펜으로 아버지 이름을 써서 벽에 붙입니다
사진 한 장 가진 게 없어 이름이라도 써놓고 바라보려니,
이름이
말씀을 하십니다
박정묵(朴正默)
바르게 침묵하라
정직해라
말할 때와 침묵할 때를 바로잡아야 한다
예, 아버지
독방 벽 속에 침묵 절필해온 당신의 아들이
찬물 한 그릇 떠놓고
당신 말씀을 듣습니다
목이 마르구나 목이 마르구나
예, 아버지
물 한 그릇 들어 절하고 제 안에서 목마른 당신께
드리는 물 한 그릇
제가 마십니다
꿈 속에서 감옥 문 나서자
홀로 숨어들듯 20년 만에
아버지 무덤을 찾았습니다
아버지,
무덤이 몹시 낮아졌네요
죄송해요 세월이 그리 험하게 흘렀어요
무덤이 이리 평평해지도록 돌 비석 하나 세우지 못하고
손주 하나
안겨드리지 못하고 삭발 머리에 빈 몸으로
저 이렇게 그냥 혼자
왔어요
아니다
애 많이 썼다
땅속에서 기침하며
돌아누우시는 아버지
내 무덤 높이지 말고 돌 세우지 마라
흙 속에 곱게 썩어야 흙으로 돌아가지
무덤이 점점 낮아져야 평평한
땅으로 돌아가지
예, 아버지
아가, 갖지 말고 홀가분히
잘 돌아가야지
힘들어도 낮은 자리로 어서 돌아가야지
다 놓아주어야
처음 자리도 돌아가는 거지
그래야 싹이 트고 꽃이 피고 나무가
자라지
예, 아버지
흙으로 돌아가신 만큼 제 안에
들어와 꽃이시네요
낮아진 무덤자리만큼 제 앞이 환해지네요
아버지, 저 다시 또 못 찾아 뵐지도 몰라요
이제 오늘의 현장으로
저 먼 길 떠나려 해요
용서하셔요 아버지
아니다
몸
조심 하거라
내 안에서 기침하며 돌아누우시는 아버지
흰 뼈로 돌아누우시는 아버지 아버지
몸 하나의 희망 희망 찬 얼굴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대안이
없다, 크나큰 위기다, 전망이 안 보인다,
모두들 길을 잃고 모두들
힘 빠지고
모두들 춥고 쓸쓸한 날들입니다
우리,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길을 잃었다고 자기를 잃어버리지 마십시오
자기 선 자리에서
현실에 충실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모색과 지난날에 대한 정리와
자신을 성찰하는 일에서 균형감각을 놓치지 마십시오
상황이 어려울수록
조용한 자신감을 잃지 마십시오
*때를 만나지 못하여 세상에서
뜻을 펴가기 매우 어려워질 때는
근본의 자리로 돌아가 뿌리를 깊숙이
내리고
어려움을 잘 견디어 몸을 보존하는 것이 참의 길이다
不當時命而大窮乎天下, 則深根寧極而待, 此存身之道也 <莊子繕性篇>
몸이라니, 구차한 이 몸을 잘 보존하라니......
아닙니다 몸을
망치면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내 큰 몸'인 세상을
푸르게 살려 나갈 미래의 씨알인 '내 몸'입니다
여기 검고 작은
꽃씨 하나가 그냥 씨앗이 아닙니다
지난 한 생의 비바람과 해와
달과 인연이 고스란히 응결된
미래 희망의 '꽃 몸'입니다
그대
몸 속에도, 지난 시대의 모든 것이 들어 있고, 다시 때를 찾아,
싹이 트고 꽃 피어날 미래가 다 들어 있습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근본자리로 돌아가 뿌리를 깊숙이 내리십시오
하루하루 치열하게
'기다림'을 사십시오 멀리 내다보는 오늘을 사십시오
우리가
길을 잃은 것은 어찌할 수 없지만
자기를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잃는 것입니다
우리가 때를 잃은 것은 어찌할 수 없지만
'몸'을
망쳐버리면 과거도 미래도 다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지금은 긴 호흡으로,
'몸 하나의 희망'입니다
어떻게 사느냐고 묻거든 첫새벽에 일어나 무섭게 집중해 공부하고
사람 사는 데 하루 두 끼도 많아 아침밥은 굶습니다
철마다 단식하고
기름지고 독한 것은 아예 피합니다
창자가 가난하니 한결 몸 가뿐하고
정신이 맑아집니다
아침마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도록 좁은
운동장을 숨차게 달리고
다시 밤중까지 벽 앞에 좌정한 채 용맹정진합니다
뒤늦게 더듬더듬 영어를 익히고 록과 R&B를 따라 배우며
지구
시대의 빠른 변화를 꿰뚫고자 먼저 나를 바꾸는 중입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어 적막 옥중 몸부림이냐고
싸늘하게 보지 마십시오
의혹으로 보지 마십시오
한 번은 다 바치고 통절히 쓰러진 몸
다시 모진 겨울 삶으로 나를 묻으며
나에게 허락하신 남은 날을
무장(無藏)한 삶으로
인생의 골수만을 파먹으며 진실의 속살만을
껴안으며
급변하는 흐름 속에서 변함없는 첫 마음으로
오늘은
오늘의 현장 삶을 찾아가는 진리의 불덩어리로
더 깊고 더 치열하게
살아갈 것입니다
아아 가야 할 길이 멉니다
다시 한 번
새벽 길 떠나야 합니다
20대에 수배길 떠난 제가 어언 불혹의 나이입니다
먼 길 가는 사람의 긴 호흡으로
나이 들수록 정신과 감성과 몸과
생활을 더 새롭게
더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어떤 밥상인가 호오 호오 싫어 싫어 맵다고 도리질하는
아이에게
한사코 쌀밥 한 숟갈에 물 잔에 씻은 김치를 입에 넣어주는
젊은 신세대 엄마를 바라보다가 그만 숙연해졌습니다
그래요 밥은 생명인데,
어떤 밥을 먹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몸과 성정(性情)과 앞날이 좌우되는데
밥은 끌어 당김 인데,
어디서 심어 어떻게 지은 밥을 누구와 함께 먹는가에 따라
삶의
목표와 정신과 줏대가 그리고 쏠리는 건데
아이야 너는 이
땅에 태어난 사람이야
지구 시대를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 너는
먼저
이 땅에서 살려지고 물려 내려온 우리 밥맛을 알아야 해
은근한 불로 끓이고 다시 기다려 뜸이 잘 든 구수한 쌀밥과
갖은
양념에 정성껏 버무려 알맞게 익힌 김치와
오래 삭혀 깊은 맛이
우러난 된장 고추장 맛을 알아야 해
입맛은 가벼운 시류에 따라
무책인하고 짧은 거지만
몸 맛은 핏줄처럼 유전자처럼 뿌리 깊고
정직한 것이야
세상에는 그저 달고 기름지고 시고 맵고 짜고 떫고
쓴맛만이 있는 게 아니라
그것들을 다 포용하여 잘 어우러지게 조화시켜
더 깊어지고 새롭고 오묘하게 승화된 맛, '삭은 맛'이 있는 거야
승화시킨 삶처럼, 창조적인 정신처럼
너는 쌀밥과 삭은 맛을 몸에
익혀 네 성정과 네 지성을 그렇게
참되고 깊이 있고 섬세하고 참을성
있게 가꾸어야 해
인생이란 빵이나 피자나 햄버거처럼
즉석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달콤하고 기름진 것만은
아니란다
어쩌면 우리 인생의 더 많은 시간이
쓰고 짜고 떫고
시고 매운 맛처럼 괴롭고 슬픈 것인지도 몰라
인생에서 돈만 내면
곧바로 간편하게 취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은
대개가 껍데기란다
가족에 대한 무한책임으로
정성과 사랑으로 심고 거꾸로 다듬고
익혀 차려낸
화목한 우리네 밥상처럼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것들이
참된 것이야
아이야 네 인생의 작은 성취하나 작은 기쁨하나도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노력하며
정성을 다 기울여 이루어낸 것들만이
참된 것이란다
쌀밥과 김치와 장 맛으로 차려진 우리네 밥상처럼
삶의 고통과 슬픔과 상처를 끌어안고 치열한 투쟁과 묵상을 통해
승화 시켜낸 창조만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피와 뼈로 가는 밥이 되는
거란다
너는 우리 선조들이 살아낸 저 깊은 정신과 삶의 유산을
날마다 이 땅에서 차려진 세 끼 밥상을 통해
몸으로, 그래
몸으로 물려받아 이어가야 하는 거야
변화 빠른 21세기 지구 시대를
살아갈
너의 아름답고 건강하고 기름지고 간편하고 짜릿한
외국 음식과 즉석 가공식품은
그저 짧게 입맛 달래는 별미나 간식으로나
하고,
네 몸과 성정과 삶을 좌우하는 세 끼 주식은
이 땅에서
기르고 익혀낸 우리 밥상으로 먹어야 하리라
'아무거나 잘
먹는'사람이 되어선 안 돼
그건 먹을 것이 모자라던 생존 단계의
미덕일 뿐이야
食은 命이야 밥은 목숨이야
어떤 밥을 먹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운명이 저도 모르게 달라지는 거야
밥은 생명이고
끌어 당김 이기에
무얼 먹느냐에 따라 그리도 몸이 이끌리고
감성과 정신까지 끌려가는 거야
아무거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사람은
아무렇게나 되는 대로 살겠다는 것과 같아
잘못 길들여진 얕은
입맛을 넘어 몸 맛으로,
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올바로 잘 먹어야
해
많이 많이가 아니라 알맞게,아름하게,아름답게 먹어야 해
창자가 가난해야 뱃속이 환해지고 얼굴이 맑아지고 정신이 빛나는 거야
나는 오늘 네 밥상에서 너의 미래를, 너의 운명을 본다!
이 닦는 일 하나 새벽에 일어나 맨 먼저 습관처럼 이를 닦다가
문득
이 닦는 일 하나가 예삿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하늘에 까마득한 별빛처럼 우리 조상님들도 언제부 턴가
염전에서 지고 온 소금을 손에 묻혀가며 이를 닦아왔겠지요
그리고
나이 들면서 치통을 앓았게지요
이 단순한 치솔 하나의 발명은 얼마나
큰 건강의 진보였을까요
평등세상을 열망하듯 수평으로 치카 치카
힘차고 시원스럽게 놀리던 칫솔 질
그러나 삶이란, 인간이란 얼마나
복잡하고 섬세한 결인가요
천지간에 너와 내가 직립해 살듯 가지런한
이 하나하나를 정성껏
위아래도 닦아주는 치아 만족의 과학적 칫솔
질을 새로이 학습했습니다
TV광고처럼 첨단 생약 성분이든 치약을
듬뿍 짜가지고
상쾌하고 세련된 칫솔 질을 뽀드득 하고 난 뒤에
카악 뱉어낸 독한 치약 거품 한 모금을 정화시키는 데
무려 다섯
드럼의 맑은 물이 필요하답니다
그러니 이젠 뒤가 문제입니다
편리한 건 언제나 뒤가 문제입니다
문제는 결과에 대한 책임입니다
나는 이제부터 흰 독고품을 내뱉어야 하는 치약을 쓸 수 없습니다
첫새벽 몸 닦는 일부터 죄를 지을 수는 없으니까요
소금을 칫솔에
묻혀 위아래로 돌려주며
부드럽게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처럼
자연생태와 내 몸의 원리에 맞는 방식으로
이를 닦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왜 오른손인가?
왜 첫새벽부터
쫓기듯, 빠르게, 오른손으로만 닦는가?
그래서 또 다른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빠르고 익숙한 오른손 질에서 서툴고 느린 왼손 질로
수십 년된
고정관념과 굳어버린 몸 버릇을 바꾸기 위해,
퇴화해가는 왼손 기능을
되살리고 격려해가면서
소금 묻힌 칫솔을 왼손에 쥐고 천천히 위아래도
이를 닦으며
조급한 마음을 함께 닦아갑니다
왼손과 이어진
내 우 뇌도 자극을 받아 기뻐할 것입니다
애 하릴없는 작은
칫솔 질 하나,
또 다른 나를 낳으리라 어리석은 공상를 해봅니다
의식이 곧 행동이던 시대가 지나고 이제 나는
몸이 없는 의식
몸이 없는 말들을 별로 믿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사상과 진보고
그 사람과 몸 생활과 삶으로 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래 가지
못하고 신뢰할 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좋은 이념, 좋은 세상이란
좋은 삶과 좋은 몸 생활 습관을 낳기 위한 도구란
다름 아닙니다
좁은 벽 속에서 살다보니 이렇게 제가 참 쩨쩨하고 작아졌습니다
작아도 가치가 있다면, 사람을 바꿔낸다면,
때로[時中], 작은 것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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