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쓰는 편지


 
          뒤돌아 보아도 보일 수 있는 친구라면 좋겠다.
          애써 발걸음을 맞추지 않아도
          어깨를 닿을 수 있는 친구라면 좋겠다.
          책 속의 주인공으로 남아줄 수 있는 친구라면 좋겠다.
          침묵 속에서 마냥 통할 수 있는 친구라면 좋겠다.
          눈을 감아도 숨소리를 찾을 수 있는 친구라면 좋겠다.
          겨울 한 모퉁이에
          눈사람으로 남을 수 있는 친구라면 좋겠다.
          진실을 마구 뱉어내는 친구라면 좋겠다.
          일기장 한 모서리에 장식될 수 있는 친구라면 좋겠다. 
          평평 울고 난 토끼 눈으로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친구라면 좋겠다.
          새벽에 눈을 비비며 편지 한 장을
          띄울 수 있는 친구라면 좋겠다.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친구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