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라에서 에반게리온까지

김의찬·김봉석 지음 , 한겨레신문사 1998 <7,500원>

이 책은 한국에서 출판된 몇 권 안 되는 일본의 대중문화에 관한 본격적인 안내서라고도 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에서와 같이 전통문화와 대중문화를 구별하지 않는다고 한다. 김의찬님은 상업문화와 각 인물론을 맡았고 김봉석님은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맡아서 1997년부터 작업을 시작하였다.

내용은 영화, 애니메이션, 텔레비전, 대중음악 등으로 나뉘어져 있고 권말에는 우리의 대응방안에 대한 이야기가 제시되어 있다. 이 책은 반드시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고 흥미 있는 부분에서 시작해도 될 것 같다.

일본 영화는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작되어 서서히 그 열풍이 불어오고 있다. 일본에 영화가 선을 보이게 된 것은 1896년이었다. 그 후 가부키나 노 등의 동작을 빌려온 연기나 세트장, 사무라이 영화, 야쿠자 영화 등의 특수한 장르로 발전되어 가며 소수의 관객에게 착실하게 봉사한다는 태도로 만들고 싶은 영화를 주로 만들고 이 점이 헐리우드와 다른 점이다. 초기의 연출가 오즈 야스지로는 서양인과 일본인의 감성체계가 다르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여 가족의 일상사에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고 일본 서민층의 삶을 그려낸 탁월한 영상 예술가였다.

구로사와 아키라는 1954년에 <7인의 사무라이>를 제작하였고 <황야의 7인>이라는 제목으로 헐리우드에서 다시 만들어졌다. 구로사와 감독은 1945년에 데뷔하여 시각적으로는 일본의 전통극 노에 음악은 스페인의 볼레로등을 차용하여 전통적이면서도 동시에 국제성을 갖추고 있었다. 특수 촬영을 이용한 고지라는 남태평양의 해저에서 괴수 고지라(고릴라와 고래의 합성어)가 깨어나는 스토리이다. 이 영화는 뒤에 미국에서도 괴수왕 고지라라는 타이틀로 미국의 신문기자가 고지라의 일본 습격을 취재하는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이 영화가 나오면서 특수 촬영물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게 되었다.

전후 영화계의 스타로 등장한 이시하라 유지로는 <태양의 계절>(1956)로 50년대의 일본의 시대상을 반영했고 기성세대의 반발과 젊은이들의 환호라는 상반된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최초로 일본에 청년문화를 출범시켰다는 평을 받았고 그의 작품은 유럽으로 수 출되었다.

요시나가 사유리는 14살에 데뷔한 60년대의 아이돌스타로서 멜로드라마에서 좋은 반응을 일으켰다. 야쿠자영화는 폭력과 퇴폐미학을 대표하며 의리를 중히 여기고 사무라이 영화의 후계자와 같은 위치를 차지한다.

그밖에 논쟁적이며 혁신적인 작품을 제작한 오시마 나기사, 일본식 가족 코미디 초고봉으로 평가받는 <남자는 괴로워>와 로망 포르노를 대표하는 구마시로 다츠미는 외설스러운 모습들을 일반인의 희노애락으로 자연스럽게 승화해 내는 감독이다.

그 밖에 오구리 고헤이, 모리타 요시미츠, 이시이 다카시, 하야시 가이조, 나가사키 준이치, 소마이 신지드의 뉴웨이브 감독들을 들 수있다.

이와이 슌지는 90년대의 촉망받는 감독으로 현대 젊은이들과 같은 눈 높이에서 사물을 보고 사고한다.<러브레터>는 감독의 신세대들에 대한 자기고백과도 같은영화로서 영상혁명의 최전선에 위치하고 있다는 평을 받게 했다.

수오 마사유키는 <함께 춤을 출까요?>로 1996년 일본의 영화계에 헐리우드 스타일을 체득한 일본의 상업영화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1997년의 화제작 <실락원>의 모리타 요시미츠 감독은 성애에 집착하는 중년남녀의 모습을 묘사함으로 관개들은 찬반양론으로 대립을 보이기도 했다.

애니메이션은 일본이 이룩한 세계적인 문화 상품이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생동감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와 다양한 장르에 걸쳐 CF물과 모험물, 성인물에 이른다.

데츠카 오사무의 ‘만화의 신’을 선두로 <철완소년 아톰>, <우주전함 야마토>, <건담>, 그 후 청춘만화 <내일의 조>, 가족만화 <사자에상>, 코믹만화<도라에몽> 들이 각 장르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데츠카 오사무는 일찍이 출판만화가로 출발하여 일본의 애니메이션의 기초를 다졌다. 하세가와 마치코라는 여성 만화가의 4컷 만화 연재로 시작된 <사자에상>은 1946년부터 연 재되기 시작하여 총 68권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1969년 부터는 텔레비전 방영으로 평이 한 에피소드로 가족, 사회상 환경오염에 대해서까지 다루고 있어서 청소년뿐만 아니라 노년 층까지 폭넓은 시청자 층을 확보하였다.

허리케인 조는 60년대 학생운동과 당시의 젊은 층의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감을<내일의 조>를 통해 대변하였다. 후지오 후미코가 그린 <도라에몽>은 22세기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고양이 로봇 도라에몽 과 소년의 활약을 코메디로 엮어 낸 작품으로 30여년 동안 일본 국내뿐이 아니라 아시아로 진출하였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세일러 문>, <은하철도 999>, <드래곤 볼등의 대표작이 있다. 1971년의 <팬더, 이기 팬더>,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1978년의 <미래소년코난>에 이어 다카하다 이사오와 함께 가족용 애니메이션 제작에 들어가 <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마녀 배달부 키키>, <붉은 돼지>등의 걸작을 만들어내었다.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는 캐릭터 상품과 프라모델까지 영향을 미친다.

90년대에 들어서는 미소년과 미소녀를 주인공으로 하고 첨단의 메카닉 로봇이 등장하는 모든 장르가 혼재하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1997년 부천에서 열린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선보인 콘 사토시 감독의<페펙트 블루>는 새로운 경향의 애니메이션으로 호평 받고 있다.

텔레비전은 단순히 프로그램을 방영하는데 그치지 않고 영화등의 분야로부터 많은 것을 빌려와서 유행을 창조하기도 하고 대중문화에서 가장 상업화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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