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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교수의 일본론은 당시 서양인들 중심으로 논의되어졌던 기성의 일본론의 테두리를 넘어 새로운 각도에서 일본과
일본문화를 분석함으로서 일본의 지식인들에게 잔잔한 쎈세이션을 이으켰다. 일본어판은 발행된 후 2개월만에 10판을 넘는 판매부수를 기록하면서
베스트 셀러의 리스트에 오르게 되었다. 그후 “Smaller is Better”(Kodansha International 1984)의 영역판과
“Miniaturisation et productivite japonaises”(Masson 1988)의 프랑스어 번역판까지 나와 있는
명저이다. 이밖에 「恨の文化論」도 일본어로 출판되었다.
전체의 구성은 6장으로 되어있다.
제1장 ‘일본문화의 출발점’에서는 전후 유행처럼 쏫아져 나왔던 천권 이상의 일본론이 대 부분 서양의 연구가들에
의한것들로서 저자들은 일종의 환상에 빠져들 뿐이며 일본문화의 알몸을 보고 논하기는 지극히 어려움을 깨닫게 되었다고 전제하고, 자신은 그러한
환상의 옷에서 벗어나 영미를 중심으로하는 서양의 관찰들의 백인문화와의 단순비교를 뛰어넘고자 하였다. 구미사회에 없는 것은 모두 일본적인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동북아시아권의 보편 적인 것이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일본의 전문가들이 일본역사의 원류를 찾기위해서
한국고대사나 언어에 관심을 보이는 경향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는 탈아입구 (脫亞入歐)에 치우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인의 특성을 ‘섬나라
근성’이라고 해서 ‘섬나 라이기 때문에’라고 하는풍토론적 사고로 그들의 축소지향성을 처리해 버려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영국의 예를 들면서
일본인의 의식 그 자체에 ‘수축’적인 상상력이 있다고 본다.
제2장에서는 ‘고메루( める밀어넣다)’‘요세루(よせる끌어모으다)’‘게즈루(けずる깍아 내다)’
‘쓰메루(つめる채워넣다)’‘가마에루(かまえる자세를 취하다)’‘니기루(にぎる응 결시키다)’와 같은 동사를 들어 일본인의 세계관을 해독하는 것이다.
이와같이 안으로 축 소하는 문화가 밖으로 확장하려고 할 때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저자는 예리하게 지적 하였다. 그리고 ‘축소지향’의 여섯
가지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제3장의 자연물에 나타난 축소문화에서는 분재, 꽃꽂이등 다양한 축소법으로 원형질에 가까 운 자연의 모습을 나타내며
일본의 춤은 인간이 신을 향해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신을 인 간 쪽으로 끌어드리려 한다고 보았다.
제4장과 제5장에서는 사회와 산업을 통해 일본인들의 주택관 , 생활공간인 다다미문화등에 대해 분석한다. 서양과는
대조적으로 일본인들은 좁은 공간에 들어가서 마음의 안정을 구하려고 한다고 보았다. 또한 1955년 2월에 동경통신공업 (소니의 전신)이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신발매 한 것을 계기로 일약 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으 게 되어 일본의 경제, 과학기술, 사회를 상징하는 키 워드가 된 사실들을
주목하여야한다. 구미의 문화가 거대주의를 지향해 왔던 것과는 정반대의 사고방식이나, 1951년에는 저개발 국이었던 일본이 1970년에 들어서서는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에 이어 서독을 앞지르는 GNP의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이나 한국의 둥근 부채가 일본에 들어가서는 쥘부채로 되었다.
일본의 소니의 스피리트는 작게 축소해서 소형화하고 고성능화하고 동시에 새로운 흥미를 주고 편리함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하였다.
축소의 경영학은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일본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로 이어져서 마지막의 제6장에서 세계무대로 국제적인
확대를 시도하는 일본을 이해하고자한다. 일본은 이제 ‘군사대국’, ‘경제대국’이 아니라 ‘문화대국’의 새로운 차원으로 역사 를 이끌어가야할
것이며 더 커지고 싶으면 , 참다운 대국이 되고 싶으면 더 작아지지 않으 면 않된다고 하면서 그의 위트에 넘친, 그러나 너무도 학문적인 깊이를
지닌 그의 일본문화 의 분석을 끝맺었다.
나의 《일본인· 일본론 20선》의 첫째번 소개를 이어령 선생의 작품으로 시작하는 이유는 80년대 초에 이책이
대단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특히 일본인들에게는 외국인에 의해서 지적된 ‘축소지향’이란 표현이 약간 충격적이었으리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일본을
잘 이 해하려면 서양인들의 관찰과 동양의 관점에서의 분석이 균형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