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대화-어떻게 내가 '내'가 될 수 있었는지




난 내가 아니었습니다. 난 내가 아는 나 자신이었을 뿐이었습니다. 즉, 미국에 오기전까진 말이죠. 이곳에서 대학을 다니려고 저는 입국사무소에 갔더랬습니다. 거기에 앉아 있던 커다란 둥근 테 안경을 낀 나이든 여자는 저를 눈썹과 안경테 사이로 흘끗 쳐다보았습니다. 저는 그 여자에게 나는 인도에서 왔고 화학전공을 하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다음은 그 이후에 생긴 일입니다.

"이름은요?"
"Dinesh입니다."
"철자가 어떻게 되죠?"
"D-I-N..."
"천천히, 천천히요, T라구요?"
"아뇨, D요."
"Tom 할 때 T예요, 아니면 Dennis 할 때 D예요?"
"아뇨, 제 이름은 Dennis가 아니고 Dinesh예요."
"알아요. 내가 물어보는 건 Tom 할 때 T냐, 저어기..그러니까.. Detroit할 때 D냐구요."
"전 Tom이 누군지도 모르고 Detroit에 간 적도 없습니다. 전 마드라스에서 왔어요."
"알았어, 알았다니까요. 알아요. T-I에요, D-I에요?"
"D, D-I요. D-I-N-E-S-H요."
"그게 성(last name)인가요, 이름(first name)인가요?"
"네? Dinesh가 제 이름인데요."
"좋아요. 그러니까 '성'이 뭐냐구요."
"그게 제 성이자 이름이에요. Dinesh라는 게."
"그럼 Dinesh Dinesh가 당신 이름이란 말요?"
"아뇨, 제 이름은 Dinesh에요."
"그럼 도대체 "성"이 어떻게 되는 거예요? 지금 당신의 "성"을 물어보잖아요."
"Dinesh라고 했잖아요. 전 태어날 때부터 쭉 같은 이름을 써왔어요. 'Dinesh'라구요. 그게 제 이름이예요."
"좋아요, 그럼 family name이 뭡니까?"
"가족이요? 가족이름도 있습니까? 우리 가족은 이름같은 건 없는데요."
"이웃들이 당신 가족(you)을 어떻게 부릅니까?"
"Dinesh요."
"당신 말고요. 당신 식구들 전체말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가족을 어떻게 부르죠?"
"Beedida bhat'rr요."
"그럼 그게 성이겠구만. 됐죠? 철자는 어떻게 되죠?"
"어떤 철자요?"
"B.D... 어떻게 발음하든 간에 다른 사람들이 당신 가족을 부를 때 쓰는 말이요."
"아. 그거요... Beedida bhat'rr이요. 왜 그런 걸 물어보시죠? 'beedis를 만드는 브라만'이란 뜻 밖에 없는데."
"그 B-Ds가 어떻게 되죠?"
"B-D가 아니에요. Beedi는 담배 비슷한 건데, 그러니까 담배를 잎사귀로 돌돌 말아서 끈으로 묶어놓은 거예요. 한 kattu에 25루피씩 하죠."
"한 뭐에 25루피라고요?"
"Kattu요. Katta라고 해도 되지요. 한 묶음이란 소리예요. 하나가 빠졌거나 더 있어도 저희 아빠는 세지 않고 알아맞출 수 있어요. 나중에 제게도 그 비법을 가르쳐 주셨지요."
"그 cutter인지 뭔지엔 난 관심없어요. 도대체-당신의-성이-어떻게-되냐구요-"
"말했잖아요, Dinesh라구요."
"알았어요, 알았어, 안되겠구만. 당신 가족들 이름에서 공통인 부분이 뭡니까?"
"모두 산스크리트어로 지었어요. 제 큰 누나는 Suneetha고, 둘째 누나는 Sumathi고..."
"무슨 말로 되어 있는지 물어본 게 아니라, 당신이 당신 이름을 쓰고 누나가 누나 이름을 썼을 때 둘 사이에 똑같은 게 뭐냐구요."
"필체가 똑같애요. 저희 아버지도 헷갈리실 정도라니까요."
"어휴, 정말! 그럼 아버지 이름은 어떻게 되죠?"
"G.K.Nettar입니다."
"G.K.는 무엇의 약자예요?"
"이름이요. Gopala Krishna요."
"그럼 Nettar는 뭡니까?"
"우리 집의 이름이에요."
"집 이름이요? 아하, 그러니까 식구들이 다 이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말이죠?"
"우리 이름은 아니에요. 우리 집의 이름이라니까요. 정확히 말해서 Honnadka인데 저희 아버지께서 귀찮다고 그냥 옛날 것을 그대로 쓰고 있어요. 아버지께선 Honnadka에서 태어나셨거든요. 하지만 그래두 할아버지는 Nettar에서 태어나셨지요."
"아버지 이름이 뭐라고 했죠?"
"G.K. Nettar라고 했잖아요."
"그럼 할아버지도 G.K...뭐시기란 이름입니까?"
"아뇨. 그건 아빠 이름이구요."
"그럼 할아버지 이름은 어떻게 되죠?"
"Govinda Bhat이요. 참, 제 친척들은 저를 Mangalore Govinda라고 불러요. 장남은 할아버지 이름을 따오는게 전통이거든요. 저희 아빠의 형제들은 모두 그렇게 하셨지요. 저희 가족엔 Honnadka Govinda, Jogibettu Govinda, Kanchodu Govinda가 있구요, 저는 Mangalore Govinda예요."
"그러니까, 그렇다면 당신 이름은 Dinesh가 아니라 Manglaore Govinda겠네요?"
"아뇨. 제 이름은 Dinesh예요. Manglore Govinda는 친척들이 저를 부를 때 쓰는 이름이죠. 그건 제 '이름'이 아니에요."
"그럼 누나는 어떻게 부릅니까?"
"Ammanni요."
"뭐요? 아까는 Sooneetha라고 했었잖아요!"
"네, Suneetha는 누나 이름이고 부르기는 Ammanni라고 불러요."
"그럼 그게 별칭입니까?"
"아뇨. 별칭은 없어요. 근데 제 옆집에 사는 아저씨 딸은 별칭이 있긴 해요. 'soote'라고 부르죠. 아주 활발한 애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불러요."
"그럼 당신 형제들은 어떻습니까?"
"전 남자형제가 없어요. 하지만 아까 Govinda라는 이름을 가진 사촌들은 제 형제라고 봐도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진짜 제 형제와 다름없어요."
"알았어요, 그럼 사촌들의 이름은 뭐죠?"
"제일 큰 형은 GovindaNNa라고 불러요."
"Govind Anna요? 그럼 Anna가 성이네요."
"아뇨, anna가 아니라 ANNA예요. ANNA는 큰 형이라는 뜻이거든요."
"그 사람 '이름'이 어떻게 되냐구요."
"이름은 Govinda Bhat이에요."
"그럼 성이 But이군요."
"but이 아니라 Bhat이에요. B-H-A-T요. 하지만 Baht이 이름은 아니죠."
"그게 이름이 아니라면 뭐란 말이죠? 왜 그게 그 사람 이름에 들어가 있냐구요."
"Baht은 형이 브라만이라는 뜻이에요. 형의 아버지처럼 Rao로 쓸 수도 있고 우리 아빠의 둘째 형되시는 분처럼 Sharma로도 쓸 수 있어요."
"그럼 공공문서엔 이름을 어떻게 쓰죠?"
"Nettar Govinda Baht이요. 그렇게 쓰죠."
"그럼 그 큰 형의 아버지는요?"
"Nettar Venkata Subba Rao요."
"아하, 이제 알겠다. 그러니까 당신의 아버지는 G.K. Nettar고, 작은 아버지는 Nettar 뭐시기 Rao라고요... 그럼 당신의 성은 Nettar네요. 아, 이제 됐군."
"하지만 Nettar는 성이 아니에요. 그건 집 이름이라구요."
"상관없어요. 자 마지막으로 물어봅시다. '당신의' 성은 뭐지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제 성은 제 이름이에요, Dinesh라는 이름 하나밖에 없다구요."
"그럼, 여기다 Nettar라고 쓰죠. 그게 집 이름이건 할아버지 이름이건 집에서 키우는 개 이름이건 상관없어요. 그게 당신의 성이에요. 철자가 어떻게 된다구요? N-E-에다..."
"N-E-T-T-A-R이요."
"N-E-T-T-..요? 그게 Tom 할 때 T인가요, Dennis 할 때 D인가요?"
"제 이름은 Dinesh에요, Dennis가 아니구요."
"으으으이이이구우우우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겁니까, 지금?? 자, 여기 빨리 쓰세요."
"좋아요, 지금부터, 당신은 Dinesh Nettar예요, Dinesh는 당신의 이름이고, Nettar는 당신의 성이에요. 알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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