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를 받은 여자
- 마르가리따의 자서전 -
고독한 기다림
다시 혼자가 되었다. 가끔 예수님이 돌아오셨다. 그리고 하루는 매일 미사에 참례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정성스럽게 성체를 모셨고, 그래서 힘과 위로를 얻었다. 약 석 달 가량은 우리 집에서 아침에 내가 나가는 것을 숨길 수 있었다. 그러다가... .
남편이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일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하마터면 가족들이 모두 나를 미친 사람 취급을 할 참이었다. 그들은 내 행동으로 인하여 창피를 당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꿋꿋이 견디어냈고, 여러 차례 말다툼이 있은 후에 그들은 굴복하여 내게 귀찮게 하지 않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내 신심의 댓가를 톡톡히 물게 하기는 하였지만...
결국 아무도 다른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기 자신의 생활을 꾸며 나가는 것을 막을 권리가 없으므로 아무것도 내 결심을 버리게 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내 생활은 무엇보다도 하느님이시다.
틀에 박힌 행위에서 나오는 방법은 하느님이시고, 하느님 한분 뿐이시고, 하느님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이다.
Y신부님의 지도를 받을 때에도 벌써 예수님께 내 사랑을 증명해 드릴 실제적인 필요를 느꼈는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게 될지를 몰랐었다. 내가 몹시 약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채찍을 장만하여 날마다 사용하였다. Y신부님은 그것을 적당히 사용하는 일밖에는 허락하지 않으셨다. 나는 복종하였다. 나는 맛있는 음식을 잘 먹었다. 사탕 봉지를 곁에 놓고 편안한 안락의자에 앉아서 때로는 수상한 책을 읽던 것이(여기서 말하는 것은 물론 내가 회개하기 전의 이야기이다) 내 즐거움이었던 것을 기억한다. 나는 예수님께 내가 식도락을 만족시키는 데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어내지 못하도록 그 후로는 맛있는 모든 것에 쓴맛을 많이 넣어주시기를 청하였다. 예수님은 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주셨다.
그렇지만 그것은 참으로 힘드는 일이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고통이었다. 과자가 먹고 싶어 죽겠는데 그것을 거절하고, 그 앞으로 지나가면서 얼굴을 돌리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다니.
그러나 예수님이 거기 계셨다. 그래서 내가 유혹에 넘어가는 일이 있으면 나는 거기에서 후추와 소금 맛을 맛보게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 식도락을 만족시키면 오히려 내게 고행을 더하는 것이 되었다. 그리하여 내 식도락의 기쁨이 되던 것을 사랑으로 포기하기 시작하였다.
비록 여전히 영적 지도자를 가지지 못하였지만 - 우리 본당신부님에게 어쩌다가 좀 마음을 털어놓는 일을 빼고는 - 하루는 묵상기도를 하는 중에 마음의 평정에 잠기는 것을 느꼈다. 온통 사랑에 불붙어 땅바닥에 쓰러졌고 마음 속에 이런 말을 들었다. "나는 죄의 보속과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전세계적인 기도와 조배의 하루를 원한다." 나는 이 메시지를 활활 타오르는 마음 속에 받았다. 이튿난 나는 고해소로 본당신부님을 뵈러가서 전날 내게 일어난 이야기를 하였다.
신부님은 상당히 난처하여 그것은 자기 소관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그 문제에 대하여 총대리 X주교님을 만나보라고 권고하였다.
그래서 주교관으로 가서 X주교님을 만나게 되었다. 나는 그분에게 내가 무슨 일로 찾아 왔는지를 더할 수 없이 솔직하게 말하였다.
몇 마디 평범한 말을 한 후에 주교님은 교묘하게 쫓아버렸다.
주교관에서 나올 때에 나는 창피해서 얼굴이 새빨개졌다. 나는 그 순간 가장 가혹한 모욕을 겪었다. 나는 아직 사랑으로 끄덕없게 되어 있지 않았었다. 그래서 나는 이 거절을 마음 속으로 괴롭게 느꼈다. 나는 그것에 대하여 우리 주께 원망을 하며 이렇게 말씀드렸다.
"예수님, 제가 그 때문에 무슨 일을 당했는지 보세요. 그것은 예수님을 위해서였습니다. 그 모욕을 당신께 바칩니다. 그렇지만 얼마나 괴로운지 모릅니다."
나는 두방망이질하는 가슴을 안고 낙심천만해서 무의식적으로 걸으면서 다시는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하였다. 나는 얼마나 불완전하였는가! 나는 예수님을 위하여 그 모욕을을 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대하여 그분께 감사했어야 옳았었다.
그러나 내가 방금 당한 거절로 인하여 결정적으로 결말이 지어진 것으로 내가 생각한 이 문제에 대하여 나를 조용히 내버려 두시리라고 상상한 것은 주님을 아주 잘 모르는 일일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여러 달이 지났다. 그러나 예수님이 내게 맡기신 임무를 잘 해내지 못하였다는 생각이 점점 더 못살게 괴롭히는 것이었다.
하루는 사랑하는 Y신부님의 무덤에서 기도하려고 X에 가서 Y신부님과 나 사이를 갈라놓은 그 묘석을 뚫어지게 내려다 보면서 꼼짝 않고 있었다. 내 마음은 크나큰 슬픔에 잠겨 있었다. 울고 싶었다. 그러나 눈물조차도 거절되었다. 착하신 우리 신부님이 나를 불쌍히 여기셨다. 그 때에 Y신부님이 다른 지도자, 내가 지금 모시는 지도자를 발견하는 은총을 하늘에거 얻어 주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런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우리 신부님의 무덤을 찾아간지 며칠 후에 어떤 신부님이 B성당에서 강론하는 일종의 전도회에 D부인과 같이 갔었다. 왠지 모르게 이 신부님이 깊은 인상을 주셨다. 나는 그분에게 대화를 청하라는 영감을 따랐다. 신부님은 내 말을 매우 주의깊게 들으시고 질문을 하시고는 마침내 내가 처하여 있는 상황에서 지도자 없이 있을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자기 자신을 브뤼셀에 살고 있고 그 지방은 그냥 지가 가기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임무를 맡을 수가 없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L에 사시는 R신부님을 가르쳐 주셨다.
나는 매우 격려가 되어 일러준 주소를 찾아 갔더니 R신부님은 나를 지도하기로 동의하셨다. 그러나 그분은 아직 섭리가 나를 예비해 두신 분이 아니었다.겨우 몇 달이 지나서 신부님은 C에서 본당을 맡게 되었다. 그래서 그분을 만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되었다.
그 얼마 후 그분은 나를 내 영적 지도신부님이 되신 분에게 맡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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