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부름에 응답하여 주어 고맙다3
기름진 땅
메주고리예의 잠재력
메주고리예는 언젠가는 영적 회심을 위한 기름진 땅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수백 년간의 혼란과 투쟁을 겪어왔지만 그곳 마을 사람들은 자기들이 천주교 신앙을 지켜왔다. 1933년 그들의 믿음을 나타내는 표시로써 그 마을의 비옥한 골짜기를 내려다보는 산정에 시멘트로 커다란 십자가를 세웠다. 십자가를 세우게 된 그들의 공적인 동기는 1900년째를 맞이하는 그리스도의 수난인 십자가를 공경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적으로는 그곳 사람들의 살과 피가 되는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신앙과 미신이 혼합된 생각에서 세웠을지도 모른다.
매일의 발현이 계속되면서 다음과 같은 의문들이 제기되었다. " 그 발현을 통하여 천국의 계획 중의 하나로써 지구상의 인류에게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쇄신시키기 위해 이 십자가를 세웠는지?" 또는 "그곳 마을 사람들이 믿어온 신심의 소행 때문에 영적 추수를 위해 이 땅을 선택하셨는지?" 믿는 이들에게는 어느 쪽으던 긍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심하는 사람들은 당연한 질문을 들고 나왔다. 그 질문 중에는 "왜 천국은 놀랍고 초자연적인 메시지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이와 같은 있음직 하지 않은 곳을 택하셨는가?" 그리고 "왜 그와 같은 엄청난 책임을 영세 농민들의 자녀들 손에 맡기셨는지?" 이 질문에 대한 믿는 이들의 대답 또한 분명했다.메주고리예는 작은 시골이며 그곳 산정에서 산골짝을 내려다보고 있는 십자가를 제외하고는 산악지대 전역에 흩어져있는 수많은 마을들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무게가 15톤에 높이가 약11미터 되는 콘크리트 십자가 기둥은 그곳 마을 주민들의 특성과 신앙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원래 십자가의 진짜 유적을 그대로 밑바닥에 깔아놓았다고 한다. 수십 년간의 거센 날씨로 인하여 십자가는 낡고 퇴색되고 가장자리에서 시멘트 조각들이 떨어져 나가있지만, 그 십자가가 지닌 내부의 아름다움과 미치는 영향력은 외관상의 모양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 마을과 마을 사람들에게도 같은 표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헤르체고비나의 서부지대 대부분을 가난하고 산업이 거의 없는 미개발 지대다. 메주고리예가 속해있는 브로튼요는 토질이 단단하고 돌이 많은 지역이지만 일단 개발이 되면 농작물을 재배하는데 좋은 경작지가 된다. 손으로 힘들게 가꾼 땅에서는 품질이 우수한 담배, 맛이 뛰어난 과일 나무 그리고 뛰어난 포도주를 생산해내는 좋은 포도나무들이 재배되고 있다. 그 땅에서 수십 년간 노동을 해온 그곳 주민들은 강하고 인내력이 있으며 자급자족을 해왔다.
1981년 6월에 메주고리예에서 살던 주민들로서는 그러한 인내성이 꼭 필요했으며 또한 이런 인내성은 가톨릭 신앙을 강하게 지켜온 뿌리가 되고 있다. 세르비아인들이 지배하는 마르크스주의 정부는 종교생활을 마지못해 허용할 정도였고, 학교에서는 정식으로 무신론을 교육시켰으며 믿는 집안의 아이들은 조롱을 당했다. 오직 공산당 계열의 골수분자들만이 중요한 공직에 오를 수 있다. 공직에서 가장 천한 일을 하는 신자들을 제외하고는 마을 사람들의 생계는 대부분 농경지와 약간의 가축에 의존하고 있다.
목격증인들
목격증인들은 마을 주민들의 대표적인 젊은이들이었다. 그들의 일상생활은 집안일과 학교 공부로 분주했으며 그들은 지나칠 정도로 신앙심이 깊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아주 없지도 않았다. 그들은 후일 미리야나 자신이 말했듯이, "선하지도 않았고 나쁘지도 않았으며 다른 여느 아이들과 다름이 없었지요." 미리야나는 계속해서, "발현이 시작했을 때 저의 할머니는, '왜 동정녀께서 어디 할 일이 없어 사내들과 놀러나 다니는 너희 같은 계집아이들에게 나타나시겠느냐?" 라고 말씀하시기에, '글쎄요, 그분께서는 우리가 어떤 사람이란 것을 잘 알고 계시며 잘난 체 하는 것도 원치 않고 계십니다.' 라고 말씀드렸지요."
그 아이들이 마을 사람들의 일부라는 뜻에서는 보통이었지만 목격증인으로 뽑힌 그들의 기질과 개성을 아주 달랐다. 발현이 있기 전까지는 그들 중 세 아이들만이 매우 가까운 친구로서 비스카와 이반카 그리고 미리야나는 거의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나머지 세 아이들을 서로 잘 알고는 있었으나 같은 학교에 나갔고 그들의 집이 이웃에 있었다는 것 외에는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목격증인으로 함께 모이게된 초기에는 모두 당황하였고 불안스러웠다. 발현 첫 몇 일, 심한 괴로움과 긴장이 고조되었던 동안은 미리야나와 비스카가 선두에 나서서 누가 대표자가 되느냐는 문제를 놓고 약간의 갈등도 있었다. 그러나 복되신 동정녀의 지도하에 그들은 몇 일 내로 각자 비공식적이지만 뚜렷한 임무를 띠고 곧게 맺어진 단일체가 되었다.
미리야나
미리야나는 메주고리예에서 태어났지만 현재 사라예보에 살고 있으며 그곳 학교에 나가고 있어 사실상 외부 사람이었다. 해마다 여름방학동안에는 조부모님과 함께 지내기 위해 메주고리예에 와있었다. 그녀는 총명하고 조리 있게 말을 잘하는 아주 전형적인 십대소녀였으며 세상일에 아는 것이 많았다. 자신이 고백한 바에 의하면 미리야나는 영적 면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으며 교회에도 가도싶어서 간 것이 아니고 습관적으로 나갔다고 하였다. 게다가 자기 혼자서 기도해 본적은 좀처럼 없었고 농업경제학 분야에 전문직을 희망하는 그녀는 사라예보에 있는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예쁘장한 금발머리에 사교성이 좋은 미리야나는 자연적으로 목격증인들의 대표자 겸 대변인이 되었다. 때로는 메시지에다 자기 개인의 해석을 지나치게 추가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녀는 또한 비난의 주요 대상이 되기도 했다. 왜냐하면 큰 도시에서 왔으니 틀림없이 마약을 마을로 가져와서 다른 목격증인들에게 사용하도록 만들어, 광채 속에서 신비스러운 환시를 보았다는 환각증상을 일으켰을 것이라는 소문이 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격증인들의 이야기가 일관성 있게 계속되자 그러한 헛소문은 곧 사라지고 말았다.
미리야나의 친한 친구이며 동정녀를 제일 먼저 본 이반카는 자신이 목격증인으로 선택된 것에 몹시 놀랐다. 그녀 역시 전형적인 십대소녀였다. 검은머리에다 매혹적인 이반카는 자기의 앞길을 확고히 세워놓고 있었다. 그녀는 하루 빨리 결혼하여 그 마을에 정착하여 가정을 꾸미고 자식들을 키우며 수 백년동안 거의 변화 없는 그곳 생활관습을 따라 살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반카
이반카는 어머니를 막 잃었고 발현이 시작됐을 때는 슬픔과 우울한 상태에 빠져있었다. 이반카가 맨 먼저 발현을 보았기 때문에 의심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동정녀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어머니를 잃은 허전함을 메우려는 필사적인 시도라고 추측했다. 만일 발현이 수일간만 계속됐더라면 그 이론을 믿을 수도 있었겠지만 몇 주가 지나가도 그녀의 이야기는 변치 않았다. 이반카는 발현을 계속 본다고 주장함으로써 그녀의 슬픔은 힘든 책임과 계속되는 괴롭힘으로 바뀌었다. 동정녀께서 발현하시는 순간마다 그녀의 기쁨은 솟아났으니 이는 슬픔에 잠긴 그녀를 지탱시켜주는데 충분했다.
마리야
조용하고 마음씨가 고운 마리야도 여섯 목격증인들 중 한사람의 역할을 맡게되었지만 원래는 13세의 여동생 밀카의 몫이었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밀카는 이반, 미리야나, 비스카 그리고 이반카와 함께 첫날에 그 환상을 보았기 때문이다. 다음날 그 4명의 아이들이 밀카 집에 뛰어 와서 발현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고 알렸을 때, 밀카는 그 발현을 보았다고 주장하는 딸의 말을 믿지 않았던 어머니의 명령으로 들에 나가고 집에 없었다. 뛰어온 아이들은 밀카 대신 마리야와 야콥을 데리고 그 언덕으로 올라갔다. 이렇게 하여 매일 목격증인이 되는 젊은이들의 대표단이 완성되었던 것이다.
둘째 날에 마리야가 발현을 체험한 후에야 그녀의 어머니는 비로소 밀카가 첫날에 동정녀를 정말 보았다고 주장한 말을 믿게되었다. 마리야는 그 다음날 발현 때에 밀카가 자기 뒤에 서 있도록 당부했다. 밀카는 그렇게 했지만 안타깝게도 동정녀의 환시를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목격증인들의 인원수는 여섯 명으로 남게되었다.
마리야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타고난 재능이 있었다. 그녀는 겸손하고 소박했으며 장래 미용사가 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발현이 있기 전에는 하느님과는 거리가 멀었으나 이제는 하느님께 자기 여생을 바치겠다고 하면서 수도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발현 몇 주 후에 이같이 말했다.
비스카
쾌활하고 사교성이 풍부하며 상냥스럽고 보기에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비스카는 자연스럽게 발현의 "대사"가 되었다. 첫 번째 발현이 있었던 숙명적인 그날 전에도 비스카의 가족은 독실한 신자들로 알려져 있었다. 한 신부는 거의 매일 저녁 비스카의 가족이 큰소리로 바치는 기도 소리를 이웃사람들이 들을 수 있었다고 농담처럼 이야기 했다. 비스카에게 교리공부를 가르친 또 다른 한 사제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아이라고 말했다.
이 활발한 젊은 처녀는 교회지도자들과 마주해도 겁을 내지 않았으며 성직자나 순례자를 막론하고 발현에 관해서 묻는 평범한 질문들에 기꺼이 답해주었다. 어느 땐가 성직자 한 분이 어떤 특정한 메시지에 관해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비스카가 응답을 했으나 그 신부가 "정말 틀림없단 말인가?" 하고 다시 물었다. 비스카는 웃으면서 "물론 틀림없지요. 제가 그곳에 있었던걸요!" 라고 말했다. 또 한때는 지방 당국이 아이들을 문초하기 위해 그들을 경찰 본부로 연행하여 그곳에서 경찰관 한사람이 비스카를 위협하고자 이마에다 총을 대고 협박을 했다. 그녀는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잠시 웃고는, "지금 경제사정이 이렇게 좋지도 않은데 왜 보잘것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 총알을 낭비하려고 하시지요?" 라고 말했다.
이반
이반은 비스카와 성격이 정반대였다. 수줍어하며 심각하고 내성적인 그는 주위의 순례객들과 매스컴 앞에서는 눈에 보이게 불현해 했으며 목격증인으로서 유명하게 된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동정녀께서 뽑아주신 그 은총에 항상 경외심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가 언덕에서 발현을 처음 보았을 때 하느님을 자기 생활의 일부로 받아드리지 않았던 죄책감의 두려움으로 도망치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후일 진술하였다. 이반은 즉시 자기 방에 들어가 문을 걸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의 어머니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으며 빨래할 때 아들의 바지 호주머니에 묵주가 있는 것을 보고 틀림없이 그가 복되신 동정녀를 보았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고 나중에 이야기 했다.
2개월 후 이반은 사제가 되고싶은 생각에서 신학교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그 시도는 학업 면에서나 개인적으로 해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동정녀께서 매일 메주고리예에서 자기와 그 밖의 목격증인들에게 발현하고 계신다는 사실에 얼마나 깊이 영적으로 감화되고 있는가를 그의 갈망과 노력에서 잘 나타나고 있었다.
야콥
많은 마을 사람들은 왜 열살 짜리 야콥이 선택받은 목격증인들 속에 끼게 되었는가 하는 의문을 갖고 있었다. 영리하고 장난꾸러기에다 완고한 소년인 야콥은 자기 나이 또래의 아이들과 다르지 않았으며 그와 같은 중대한 기적적인 일에 없어서는 안될 만한 중요한 존재가 아닌 것 같았다.
그의 취미는 기도생활이나 교회에 나가는 것과는 매우 거리가 멀었고 오히려 운동 특히 축구에 관심이 더 쏠려있었다. 심지어 목격증인이 된 후에도 한 번은 부끄럽게 여기지도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축구팀이 앞으로 참가할 최종 축구 결승전의 스코어를 알려달라고 성모님께 부탁한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해 동정녀께서는 그저 웃기만 하셨다.
야콥의 아버지는 자기 오두막집엔 좀처럼 살지 않았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오스트리아에서 뜨내가 노동자로 일하면서 항상 집을 떠나 있었으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양육을 부인에게 위탁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린 소년은 일상생활의 어려운 현실에서 도피하는 수단으로 스포츠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러나 일단 동정녀의 환시를 보는 것이 매일의 일과가 된 후부터는 야콥은 언제나 저녁미사에 참례하였다. 그는 동정녀에 관해서는 두려운 마음에서 이야기했으며 발현은 그의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그리고 사제들과 언론기관의 기자들과 인터뷰할 때에는 진지하고 공손한 태도로 대했다.
이 젊은이들이야말로 그 독특하며 초자연적이고 종교적인 현상의 목격증인들로 순식간에 유명인사들이 되었고 그 현상은 그들과 그들의 마을을 영원히 변화시키고 말았다. 그 변화는 어디까지나 영적이었고 각 개인의 성격은 변치 않았으며 마을의 특성도 역시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제 메주고리예는 새로운 성지가 되었다. 그러나 그 아이들과 마을사람들이 언제나 변함없이 간직해온 그 기본적인 본질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동정녀의 발현이 계속되면서 목격증인들은 그분의 메시지를 전하는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고 그 메시지대로 살아가는 본보기로 신속히 발전되어 갔다. 각자는 특정한 임무를 맡았으며 초기에는 미리야나와 비스카 그리고 마리야에게 더 많은 책임이 주어졌다.
미리야나는 교회의 사정에 보다 깊은 이해력을 받은 것 같고 비스카는 메시지를 통하여 세계의 운명에 관하여 말씀하신 것을 알리는 책임을 맡게되어 유력한 신비주의자가 되었다. 마리야는 순례객들과 사제들에게 주시는 특수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나중에는 일반 대중에게 주시는 메시지의 전달자가 되었다. 또 각자는 특정한 지향을 가지고 기도하는 책임을 부여받았는데 미리야나는 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비스카와 야콥은 병자들과 장애인들을, 마리야는 연옥에 있는 영혼들을, 이반은 청소년들을, 그리고 이반카는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게 하였다.메주고리예는 아주 초라하고 볼만한 것도 없는 곳이며 변화 없는 일상생활에다 대부분의 지도에도 나와있지 않은 곳인데 이와 같은 초자연적인 발현으로 인하여 새로운 그리스도의 탄생지인 베들레헴처럼 되었다. 여섯 젊은이들은 외관상으로는 어느모로 보나 보통사람들인데도 온 세계를 향하여 하늘나라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들이 되었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믿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영원히 신비스럽다. 그분께서는 당신을 보여주시기 위해 가난하고 순진하며 검소한 보통사람들을 택하신다는 점이다.
회의론자와 믿지 않는 사람들은 여전히 비웃었다. 그러나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왜 그곳과 그 아이들을 택하셨는지, 이에 대한 질문의 회답은 분명해졌다. 변화의 열매는 풍부하였으며, 그 마을에 깊은 영적 평화가 자리잡으면서 사람들도 변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설명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