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사랑 : 가톨릭 메신저 ; 성심의 메시지 56

 

성심의 메시지 56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17) ; 예수보다 바라빠를 더 낫게 여김

    요세파야, 저들 중에 교오 때문에 그릇되는 영혼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듣게 하기 위하여 계속하자. 가시관을 쓰고 자홍색 용포를 입고 빌라도에게 끌려간 것이 다 이것 때문이다.

   빌라도는 내게서 처벌할 아무 죄도 찾지 못하고 다시 심문하였다. 그는 나에 대해서 전권이 있다면서 왜 대답하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그때 나는 침묵을 깨뜨리고 그에게 말했다.
"네가 하늘에서 권한을 받지 않았다면 나를 어떻게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경이 맞아야 할 것이다." 나는 다시 내 아버지께 온전히 의탁하고 다시 입을 굳게 다물었다. 빌라도는 자기 아내가 한 말이 걸려 양심에 걱정이 생기고, 백성이 폭동을 일으키려 하자 번민하다가 나를 구해 줄 방법을 찾았다. 그래서 실로 보기 참혹하게 된 나를 백성들에게 내보이며 나는 놓아 주고 그 대신 유명한 도둑 바라빠를 처벌하자고 하였다. 그러나 군중은 모두 "죽이시오, 예수를 죽이고 바라빠를 살려 주시오"라고 고함질렀다.

   나를 사랑하는 자들아, 악도들이 나를 어떠한 죄인처럼 취급했는지 보아라. 저들이 나를 악인 중에서도 가장 악인보다도 얼마나 낮추었는지. 나를 거슬러 나를 죽이라고 고함치던 성난 사자같은 소리를 들어라. 나는 모욕을 피하려고 하기는커녕 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또 이 사랑이 나를 단순히 죽게만 하였을 뿐 아니라... 아주 부끄러운 죽음을 당하게 했다는 것을 가르치려고 그 모욕을 받았다.
그때 내가 인성에서 나오는 생각 고통 등을 느끼지 못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희가 당할 모든 고통을 받으려 하였다. 이리하여 내 표양으로 너희를 강장하게 하며, 또 하느님 뜻에서 나온다면 모든 고통을 어떻게 받아야 할 것인지를 알리려고 하였다.

   지금 어제 말하던 영혼, 완덕의 지위에 불려 있으면서 내 은총과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자꾸 주저하고 세상의 평판을 꺼려 내가 지시하는 겸손의 길에서 후퇴하며 내게 봉사하고 내 영광을 위하는 데 자기 힘을 더 믿는 그 영혼들에게 다시 말하고자 한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겠다. 내가 가난하고 비천한 부모에게서 마굿간에, 본고향과 본집에서 멀리, 일년 중 가장 어려운 계절, 가장 추운 밤에 태어나게 되었을 때 주저하였느냐? 사양하였느냐?

   그 후로 나는 30년 동안이나 내 양아버지 요셉께서 일해 주시던 자들에게 본체만체하거나 무시 천대하는 그런 모욕을 받아 가며 어렵고 천한 일을 하며 살았다. 나는 어머니께서 가난한 집에서 천한 일을 하시는 데 도와 드리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다. 벌써 열두 살 때 성전에서 학자들을 가르친 내가 목수 일을 하지 않았어도 좋지 않았겠느냐? 그러나 내 아버지의 거룩하신 뜻이 그러하였다. 따라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버지께 가장 큰 영광을 드리는 방법이었다.

   나자렛을 떠나 공생활을 시작할 때, 곧 내가 메시아라는 것과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존경하고 내가 가르치는 것을 잘 듣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내 유일한 원의는 모든 일에서 아버지의 뜻만 따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또 내 수난의 시기가 이르러 어떤 사람에게서는 모욕을 당하고, 내 제자들에게서는 버림받고, 군중에게서는 배은 망덕을 받을 때, 육신에는 형언할 수 없는 치명, 영혼에는 맹렬한 반향을 받을 때 얼마나 더 뜨거운 애정으로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좇았는지 보아라.
   이와같이 너도 본성에서 오는 서러운 마음, 세속에서 오는 반대 위를 통과해야 할 때 하느님의 뜻에 기꺼이 복종한다면 하느님과 친밀히 결합하여 형언할 수 없는 지극한 감미로움을 맛보게 될 것이다.

   겸손하게 스스로 낮추고 숨은 생활을 하는 영혼들이 받게 된다고 말한 그 혐기(嫌忌 : 싫어하여 꺼림)를 숨은 일을 하며 고요하게 살 소질은 있으나 세속에서 살 게 되는 그 영혼들에게도 말한다.

   선택된 영혼들아! 너희 행복과 너희 완덕이 너희 재미와 너희 경향을 따르는 데도 있지 않고 사람에게 알리며 살거나 모르게 사는 데 있지도 않고 너희가 받은 기능을 사용하거나 감추는 데 있지도 않다. 하느님께서 당신 영광과 너희 성덕을 위하여 명하시는 것과 완전히 일치하며 하느님의 뜻 만을 사랑으로 따르는 데 있다.

   요세파야, 오늘은 그만두고 내일 또 계속하자. 내 뜻을 사랑하며 어서 따라라. 모든 일에 사랑으로 나아가는 길을 가르쳐 주는 것이 이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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