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의 메시지 62
골고타에 이르렀다. 시각이 박두하였으므로 군중이 소란하다. 나는 아주 피곤해서 간신히 걸을 정도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23) ; 십자가에 못박히심
나는 도중에 세 번 넘어졌다.
첫번 넘어짐은 악습에 뿌리박힌 죄인들에게 회개하는 힘을 줄 것이다. 두번째 넘어짐은 근심과 불안의 습격을 받아 열성을 다시 발하지 못하고 덕행의 길을 다시 잡기 어려울 만큼 눈먼 나약한 영혼에게 힘을 줄 것이다. 세번째 넘어짐은 죽을 때 죄를 벗어나도록 영혼들을 도와줄 것이다.
저 흉포한 자들이 지금 얼마나 난폭하게 나를 둘러싸고 있는지 살펴보아라. 어떤 자는 내 십자가를 땅 위에 놓고 나를 못박을 준비에 분주하고, 어떤 자는 내 상처를 건드려 다시 터뜨리며 내 옷을 벗기느라고 부산하다... 내 피는 다시 흐른다. 사랑하는 영혼아, 내가 군중 앞에 이렇게 나타나게 되었을 때 얼마나 부끄러웠겠는지 생각하여 보아라. 내 육신에는 어떠한 고통이며, 내 영혼에는 어떠한 부끄러움인가! 어머니께서 저렇듯 애써 만들어 입혀 주시고 어려서부터 나와 함께 부드럽게 자란 두루마기, 저 포학한 병사들이 벗겨서 제비를 뽑는다. 이 역겨운 장면을 목격하시는 어머니의 고통은 어떠할까! 지금 내 피에 흠뻑 젖은 이 두루마기를 얼마나 갖고 싶어하실까!시각은 왔다! 악도들은 나를 십자가 위에 놓는다. 내 손을 끌어 구멍을 낸 자리까지 잡아당긴다. 내 온몸은 지독히 당겨졌다. 십자가가 흔들릴 때마다 항상 가시관을 쓰고 있는 내 머리는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래서 가시는 더욱 깊이 박혔다... 내 바른손을 뚫는 망치의 첫소리를 들어라... 땅속까지 울린다...! 또 들어라. 내 왼손을 박는다. 이 처참한 광경에 하늘도 부르르 떨며 천사들도 엎드러진다! 나의 침묵은 더욱 깊어지며 내 입에서는 한마디 탄식의 소리도 나지 않는다.
내 손을 못박은 다음 내 발을 막 잡아당긴다. 상처가 다시 터지고 힘줄이 끊어지고 뼈가 드러나며 내 고통은 더욱 심해진다. 내 발은 진무르다고 내 피는 땅을 적신다. 잠깐 동안에 구멍이 나고 피투성이가 된 이 손과 발... 옷을 벗기우고 상처에 덮인 이 몸... 날카로운 가시에 찔리고 먼지와 땀, 피에 흉하게 된 이 머리를 생각하여라.
침묵, 인내, 이 잔혹한 고통을 받는 희생심을 기묘히 여겨라. 고통을 당하는 그는 누구며 이런 모욕의 희생자는 누구냐? 예수 그리스도다. 하느님의 아들이다! 하늘과 땅과 바다를 창조한 그, 초목을 자라게 하고 존재하는 모든 것에 생명을 주는 그, 사람을 조성하고 우주를 지배하는 능력을 가진 그다. 그가 지금 여기서 모든 것을 빼앗기고 꼼짝 못하고 있다. 그러나 머지않아 무수한 영혼이 저에게 영광을 드리고 저에게 마땅한 사랑을 증거하기 위하여 재산, 안락, 영예, 가정, 고향, 그의 모든 것을 버리고 그를 따를 것이다.하늘의 천사들아, 또 나를 사랑하는 영혼들아, 정신차려 생각하여라. 병사들은 뒤로 나간 못끝을 구부리기 위하여 십자가를 뒤집는다. 이렇게 하는 것은 내 몸무게에 못 견디어 못이 빠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십자가를 뒤집는 바람에 이 거룩한 육신은 땅에 닿았다...
망치 소리가 이쪽에서 저쪽으로 울리는 동안 골고타 절정은 광경 중에 더욱 기묘한 광경이 연출된다. 이 역겨운 광경을 힘없이 보시며 아버지의 인자를 간구하시는 어머니의 기도에 천사들의 무리가 내려온다. 저 무리는 내 몸이 땅에 닿지 않게 -십자가에 찍어눌리지 않게 떠받들러 온 자들이다. 병사들은 난폭하게 친다. 이 광경에 우주가 전율하고 하늘이 침묵하며 모든 천사들이 엎드려 숭배한다.
하느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셨다!
십자가에 달린 네 예수를 생각하여라! 저는 움직임도 없고, 옷도 없고, 여겨 줌도 없이, 존경도 없이, 자유도 없이 있다! 저는 다 빼앗겼다! 아무도 그를 불쌍히 여기는 이 없고 그 고통에 동정하는 이도 없다. 오히려 조소와 고통이 더욱 갈마들며 혹독한 고통을 더할 뿐이다.
너, 참으로 나를 사랑하거든 모든 것에 나와 같아지도록 준비하고 있고, 내게 합하는 것은 하나도 거절하지 말고, 나를 위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아끼지 말고 해라.
지금 너는 땅에 엎드려 나 네게 말하는 것을 들어라.
내 뜻이 네게서 개선하며
내 사랑이 너를 파괴하며
네 가련함이 나를 현양하게 되어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