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개혁의 이념과 방향에 대한 소고
- 탈관료주의적 패러다임을 중심으로 -
정보화사회와 행정이념의 변화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정치.행정학에서 제기된 물음 가운데 아마도 가장 오랜 것으로 생각된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단순한 정부역할에 대한 현상적인 기술을 요구하 는 차 원이 아니라 규범적인 측면에서의 정부역할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규명할 것을 요구한다는 차원에 서 시대별로 대답의 내용이 달리 나타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Donald F. Kettl, 1995: 129-131). 정부의 역할을 도식적으로 표현해 보면, 과거 도시국가(City State)의 정부가 조타수 역할을 했다면 근대국가 이후의 국민국가(Nation State)의 정부는 지배(Government)를 했다 고 볼 수 있다.
작금에 일고 있는 급격한 행정환경의 변화는 정보화시대로 요약된다. 정보화시대에는 국가간 의 물리적 경계가 무의미해지고 국가간에 지역별,이슈별로 연합하는 이른바 네트워크 국가(Network State)의 출현을 예상할 수 있는데 이런 상황하에서는 정부라는 단어도 調整府(Mediatement)로 대체되어 명실상부하게 정부의 역할은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것에 최우선 의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주도의 개발과 성장을 중요한 가치로 여겼던 산업사회에서와는 달리 정보화사회에서 는 작은 정부와 효율적인 행정에 이념적 초점을 맞추게 된다. 다시 말해서 규제와 간섭을 적게하는 정부라야 함은 시대적 조류의 명제이며, 작은 비용으로 보다 큰 만족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야 하 는 효율적인 정부여야 한다는 주장은 규범적.당위적 근거를 지니는 것이다. 산업화시대에 있어 행정이념으로 간주되었던 생산성은 무엇을, 누구를 위한 것이냐라는 물음에 대한 철학적.윤리적 해답을 설득력있게 제시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즉 생산성은 얼마나 생산됐는지만 나타낼 뿐, 생산된 것이 얼마나 판매되었으며, 또 팔린 것 이 얼마나 고객을 만족시켰는지는 나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에는 이러한 문제들이 아예 감추어졌거나, 설사 드러났다 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 다. 왜냐하면 생산자가 시장을 주도했던 시대였으므로 생산된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판매되었고, 또 불만스러운 고객들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작아서 잘 안들리거나 생산자들에 의해 무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이러한 생산성 자체의 문제가 심각하게 간주되기 시작하였다. 왜냐하면 아무리 생산성이 높아 많은 상품을 만들어내도 품질이나 서비스가 나쁘면 고객들에게 팔리지 않게 되기 때문에 재고는 늘고, 결국에는 수익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10년대부터 생산성의 혁명을 일으킴으로써 명성을 크게 쌓았던 포드(Ford) 자동차 회사가 1980년대에 품질저하로 그 위신이 땅에 떨어져 Ford란 매일 고장나서 고치는 차 (Fixed or repaired daily)의 약자라는 오명을 쓴 채, 재고가 늘고 수익이 떨어져 고전한 것은 아직도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그러므로 품질과 서비스의 향상없는 높은 생산성은 마땅히 경계할 일이 다. 그리고 산업화시대의 행정패러다임이 至高의 능률성에 뿌리에 뒀던 것이 결과적으로 사회의 통합문제라는 과제를 낳고 말았다. 이처럼 기존의 행정이념들은 새로운 행정환경에 적응하기 위 한 행정프로그램의 개발에 별로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정보화사회에서의 행정이념은 이상의 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수단들의 산파역이어 야 함 은 물론이고, 아울러 기존의 이념을 대체할 수 있는 설득력있는 것이어야 한다(정용덕, 1995 : 4). 이른바 새로운 행정이념은 봉사성(serviceness)을 지녀야 한다. 다양한 국민들의 요구에 친절하고도, 성실하게, 그리고 가장 질적으로 훌륭한 서비스로 응대해야 하는 사명을 행정으로 하여금 실천하게 해야 한다. 행정은 최대의 서비스산업이라는 일본의 이즈모시장이었던 岩國哲人의 지적은 이와 같은 주장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행정이념은 행정이 가장 바람직한 상태로 상정하는 하나의 이데올로기일 수 있다. 그래 서 행정이념은 규범적.당위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정보화사회에서의 행정서비스의 관건은 얼마나 신속하게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켜주느냐에 달려있다. 이를 위해 공급자의 입장이 아닌 이용자의 입장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원칙하에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 가운데 중요한 서비스는 산업화시대와 같은 재화.용역이 아니라 정보이다. 정보화사회에서의 富와 權力의 원천은 정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복지(welfare)의 내용도 달라질 것으로 예견된다. 단순한 물질적인 차원이 아닌 이른바 '정보복지'라 는 보다 차원을 달리하는 복지수준이 강조되는 것이 바로 정보화사회에서의 행정의 이념적 지향 내용 가운데 하나이다.
또 하나 지적할 수 있는 이념은 서비스 내용과 관련된 것이다. 정보화 정부에서의 행정 서비스는 종래와 비교할 때 매우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서비스 전달과 관련해서 서비스의 혜택이 골고루 전달.투입될 수 있는 보장책이 중요하게 된다.
행정개혁의 '패러다임'에 대한 비교론적 검토
정부의 역할은 정부조직과 이를 둘러싼 행정환경과 교호작용 속에서 틀지워진다는 점을 고려 할 때 행정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행정이념에서의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는 주장은 역시 온당 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행정이념의 변화는 역시 행정에 대한 발상과 조직.인사 등의 구체적인 제측면에서의 실천적 요소들의 변화를 수반하게 된다. 이러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요소들의 변화전략을 모색함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행정개혁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하에서는 관료주의적 패러다임과 새로운 환경속에서 요구되는 탈관료주의적 패러다임에 입각한 행정개혁의 제측면에 대한 관점내용을 일별해 보기로 한다.
1. 행정개혁의 목표
공익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론적 논쟁이 명확하게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궁극적 목표가 공익실현에 있다는 점에 관해서는 異論이 없었다.
따라서 종래의 행정개혁의 궁극적 목표 역시 공익에 좀더 잘 봉사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의 정직성과 능률성을 강조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정부예산의 유용이나 독직, 부정부패행위를 차단하는 등의 정부의 정직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과 함께 도시의 하부구조를 개선하고, 교육과 공중보건의 증진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가능토록 하는 방안 마련이 다름 아닌 행정개혁의 과제가 되었던 것이다.
관료주의적 패러다임에 입각한 행정개혁의 시대에는 보다 다양한 사회문제의 능률적인 해결요 구와 관련하여 전문적인 기준에 따라 이뤄진 결정이 시민들의 집합적인 욕구와 필요에 부합되었다는 추정이 온당하게 옹호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추정이 더 이상 온당할 수 없게 되었다. 정부는 종종 정부내의 개별적인 전문집단이 자신들의 기준들이 공익을 규정한다고 확신하는 한 시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바람직한 결과를 생산하지 못한다. 정부의 업무가 실제로 시민들의 의지를 얼마나 압박하는지에 관해서 보다 깊은 고려를 하면서 탈관료주의적 패러다임에서는 공익이라는 구체적인 용어가 미국의 정치와 행정의 역사 교과서에나 수록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공익이란 말을 대체할 가장 바람직한 표현으로 "시민들이 가치 있다고 평가하는 결과"라고 지적한다.
공익을 대체하는 표현은 우리들로 하여금 고객에 초점을 둔 조직에 관한 새로운 개념망을 구성해 주며 아울러 투입과 과정에 우선한 결과를 강조하고 시민들이 가치있다고 보는 것이란 정 부내의 전문집단에 의해 추정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2. 행정개혁의 중요가치
20세기 초에 과학적 관리운동의 지도자들이 능률성의 원인과 결과 등에 관한 상식적인 이론을 정교화하고 유행시켰다. 이런 이론은 능률적인 행정을 위한 지식체계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점을 추론하기란 어렵지 않다.
생산공장관리자들이 생산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계서적인 감시 구조의 통제체계를 통해 능률적인 정부의 주요 구성요소들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된 것이다. 재조직화, 회계체계, 전 문기술 과 비용통제 등이 그것이다. 역할과 책임의 묘사, 집중적인 예산심사, 작업계획, 보고체계 등 과 같 은 구체적인 (생산)과정과 기법 등에 이들 요소를 도입하게 되었지만 '상품'이란 중요한 한가지 개념만큼은 산업현장에서 정부로 옮아가지 않았던 것이다.
상품개념이 배제되었기 때문에 개혁가들이 생각하는 능률적인 정부에 대한 강력한 인식 내용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이 힘든 일이었다. 상품의 개념 속에는 여러 다양한 분화된 기능들 의 통 합을 통해 능률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통합성의 위력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를 공익개념에서 는 찾 아볼 수 없다. 요컨대 기능상의 통합으로의 적절한 지향성없이 능률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부끄러 운 일이었다.
탈관료주의적 패러다임에서는 상품이나 서비스, 또는 그것들의 질 그리고 가치 등의 개 념들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정의에 관한 논쟁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이 들 개 념규정과 관련하여 누구의 시각에서 정의할 것인가 하는 것인데 바로 소비자의 관점에서 개념규 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원칙에 따라 소비자의 요구에 일치하는 것으로서 서비스 의 질 을 규정하는 것이 용인될 수 있다.
3. 행정의 목적
관료주의적 패러다임에서는 공무원 개인 한사람 한사람이 어떻게 능률적인 행정에 기여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론을 가지고 있다. 관료주의적 패러다임에 기초한 이론에서는 행정의 목적 이 법 을 능률적으로 집행함으로써 공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이런 인식을 토대 로 분업화의 원리에 따라 기능이 세분화되고 개인들에게 직위가 부여되었다.
그러나 그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은 분명하지 않았다. 탈관료주의적 패러다임을 주장하는 이른바 정부혁신론자들은 이제 행정은 과정과 결과를 중시하는 생산이라는 개념으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산 개념이 행정에 대한 또 다른 강력한 인식내용으로 등장 하게 된 것은 최근에 유행하는 총체적인 품질관리운동(total quality management(TQM) movement)에 힘입은 바 크다(James E. Swiss, 1992: 352-262; William V. Rago, 1994: 61-64).
총체적인 품질관리(total quality management; 일명 TQM)의 원리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제품이나 서비스의 소비자가 종국적인 품질의 평가자라는 점을 인정한다는 점 이다. 모든 조직의 생산성에 대한 측정은 수요자의 평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따라서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품질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고객의 기호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목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좋은 품질의 유지에는 투입물과 생산과정의 지속적인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한편 총체적인 품질관리의 원리는 품질이 떨어지고 수요자의 불만이 높아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대부분 조직 또는 생산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개인들에게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바탕에 두고 있다. 결과물을 산출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조직전체의 생산체제 이다.
대개의 경우 특정 개인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성과가 높다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경우 그 차이가 단지 확률적인 변수로 간주된다. 따라서 오늘날 뛰어난 조직구성원이 내일의 평균적인 성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을 가정한다. 왜냐하면 조직구조를 체계적으로 잘 설계하고 운영하게 되면 구성원의 성장욕구 중심의 본질적인 동기부여를 통해 모든 조직원이 목표달성에 흔쾌히 참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능력급이나 성과급에 근거한 개인적인 보수차별은 결국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많다고 보는 것이 TQM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목표관리(MBO) 제도가 처방하고 있는 개인적인 성과측정은 객관적으로 이뤄지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관리의 방향을 잘못 인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원리는 최근의 행정관리개혁의 처방과 원리에 근본적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목 표관리 (MBO), 계획예산(PPBS), 그리고 영기준예산(ZBB)등은 모두 결과에 행정관리의 초점을 두는 개혁시도였다. 반면에 TQM은 관리자에게 정반대의 방향을 움직일 것을 제안하고 있다.
4. 효율적인 행정의 토대
관료주의적 행정개혁을 주창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통제야 말로 능률적인 행정의 생명선 (lifeblood)으로 여기고 있다. 능률적인 행정을 위해서는 한마디로 관료들의 재량권행사의 억제가 핵심이라는 사고가 이런 주장 속에 담겨져 있다. 그래서 이들의 입장에 따라 시도되는 행 정개혁 은 관료들의 재량행사를 줄이는 일련의 조치에 초점을 둔 회계제도, 예산동결, 조직개편, 각 종 업 무 보고의 요구 등이 반드시 포함되곤 했다.
이처럼 차갑고 기계적인 사고가 능률적인 행정을 옹호하는 사람들에 의해 숭배된 데에는 통제가 관료주의적 개혁 패러다임에서 중요한 개념이라는 점에 있다. 통제는 통일적인 행정부의 목적을 실현하는데 필수적이었다. 왜냐하면 통제를 통해 행정의 의사결정에서 특수이익을 추구할 목적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제가 거대규모의 조직을 능률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데 있어 하나의 토대가 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JoAnne Yates, 1989:1-20) (Yates에 따르면, 통제나 체제에 대한 관점들이 관리철학으로 발전된 것이 1890년대를 거 치면 서라는 지적이다. )
법적-합리적 관료제의 관념에 영향을 받은 관료주의적 패러다임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중앙집권적 통제를 받는 규율체계를 제도화함으로써 질서, 합리성, 비정의적 행정, 능률성, 정치적 책임성의 목적을 추구해 왔다. 규칙, 집권, 강제적 집행의 확보에 초점을 둔 행정 속에서 국민들 이 가치를 인정하는 행정결과로서의 서비스창출이 가능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사고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
그러므로 시민들이 가치있다고 평가하는 결과를 성취하기 위한 방법에 관한 혁신적인 사고가 일반화되는 작금의 상황하에서는 통제의 개념 대신에 위임, 분권화, 간소화(sreamlining), 유인에 기초한 규제, 자발적 복종 등의 개념이 중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어떤 용어가 탈관료주의적 사고를 구성하든지간에 그 개념은 원리와 같은 규율보다는 의미를 조 망할 수 있어야 하고, 기관이 고수할 규범들을 형성하고 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서 행정관료가 지켜야 할 규범이 행정규칙과 절차의 제정 그리고 그것의 엄격한 집행을 통 해서가 아니라 자연적으로 체질화되고 확산될 수 있게 하는 다른 어떤 원리를 찾아야만 한다. 규칙의 자발적 준수가 보다 효과적이라고 해서 강제적 집행을 완전하게 배제해야 된다는 말은 아니 다. 다 만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개인과 조직이 규범에 자발적으로 순응하려는 의도와 능력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대단히 복잡하고 다양한 조세행정에 있어서 세무공무원 이 징세업무를 정직하고 확실하게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감독과 통제를 강화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이들로 하여 조세행정과 관련된 중요한 규범을 잘 이해하고, 이 규범 을 자발적으로 지켜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보다 중요하다고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Jeffrey A. Roth and John T. Scholz, eds., 1989).
5. 조직역할에 대한 관점
관료주의적 패러다임에서는 조직을 기능의 분담, 권한의 위임, 위계적인 공식적 구조를 대변하는 것으로 정의해 왔다. 기능은 수행될 업무의 추상적인 범주라고 말할 수 있다. 권위는 의사결정이나 복종요구의 권한인 셈이다. 공식구조는 상관과 부하간의 관계체계를 지칭하는 것이다. 기능에 초점을 둔다는 것은 조직을 조직구성원들로 하여금 목적달성에 몰입하도록 하기보다는 기술적인 도구처럼 보이도록 한다. 권위에 초점을 둘 때에는 다른 사회적 통제로서 설득이든지 교환등이 지니는 위력을 숨기게 된다. 공식적인 구조에 초점을 둔 결과 조직의 목적과 전략과 조직수단과의 관계에서 본말을 전도하는 결과를 낳았다.
탈관료주의적 패러다임의 관점에서 볼 때 조직에 대한 중요한 도전은 인간 에너지를 사회적으로 유용한 일을 계획하고 수행하는데 연결짓는 일이다. 관료들은 기능이나, 권위 그리고 구조보다 더 나은 범주를 요구한다. 사명, 서비스, 고객, 그리고 산출 등의 개념들이 가치있는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조직은 어디까지나 서비스의 생산지요, 서비스를 전달하는 기구 또는 도구로서 인식하는 것이다.
6. 조직책임자와 부하의 관계
관료주의적 패러다임에 따르면 행정가들의 주요 역할은 부하에 대해 책임성을 강제하기 위 하여 권위를 이용하는 것이다 (Herbert A. Simon, Donald W. Smithburg, and Victor A. Thompson, 1950 : 513). 책임성에 대한 공식적이고 계서적이며 교정적인 개념인식은 많은 문제를 야기하였던 것 이다. 공식주의는 정서와 조직몰입, 동료집단의 규범이 내적인 동기와 행태를 형성하는데 행사하 는 역 할을 무시했으며, 계서제에 초점을 맞춘 것은 부하들의 상호의존성의 네트워크를 관리하 는데에 주목하지 못하도록 했다. 책임의 강제는 차발적인 책임의식을 과거지향적이고 결함발견- 처벌의 방향으로 이끌었다.
탈관료주의적 패러다임에서는 관료들의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스스로 책임성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업무관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업 무관계 구조 속에서의 책임성을 자각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행정서비스 상품의 공급자인 관 료들은 고객에 대하여 고객의 욕구와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책임을 지게 되는 반면에 고객인 국민들은 관료들에 대하여 자신들의 욕구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시정조 치사항 을 전달할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호책임성의 확립은 행정서비스의 만족수준을 극대 화하려는 의도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다.
7. 예산에서의 초점
관료주의적 패러다임에 따르면, 예산은 매년 지출계획에 도달하려는 과정이다. 예산과정의 부분으로서 행정가들은 조직의 필요사항을 예산으로 발전시킬 책임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하여 무리한 예산을 요구하는가 하면, 주어진 예산을 소진하기 위하여 무리하게 예산을 집행하는 사례들이 적지 않았다. 이에 비하여 탈관료주의적 패러 다임의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은 예산에서의 초점은 어디까지나 예산의 책정 및 사용과 관련하여 국민들 이 관심을 갖는 것은 비용 그 자체라기보다는 예산의 사용을 통하여 얻어지는 결과의 가치라는 점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따라서 예산의 편성과 심의 과정에서 비용의 최소화보다는 예산의 사용을 통해 얻어지는 공공서비스의 질과 가치가 과연 고객의 요구와 수요에 부응하여 행정서비스의 대응성을 제고하게 되는지에 대해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비용의 정당화 차원에서 가치의 전달 차원으로 예산의 의미와 함께 예산 편성.심의 방향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8. 행정결과의 달성방법
관료주의적 패러다임에서 형성된 무한한 논쟁의 대전제는 제안된 행동노선이 기존의 규칙과 절차에 부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종래의 행정개혁이론에서는 정해진 규칙과 절차에 따라 행정이 이뤄지기만 한다면 행정이 의도한 결과는 당연히 얻어지는 것으로 전제되었다.
그러나 탈관료주의적 시각을 통해서 보면, 기존의 규칙과 절차와 관련하여 전제된 논의 사항은 상당히 회의적이다. 이런 면에서 이들은 규칙의 뒤에 숨어 있는 의도, 상황의 복잡성과 모 호성, 규칙집행자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감안하여 최선의 가능한 결과를 얻는다는 차원 에서 규칙과 절차의 문제를 재구성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관료적인 절차를 따르 는 것보다 문제해결이 업무를 위한 지배적인 정향으로 자리잡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의 논의의 초점이 절차의 개선을 통해 서비스의 질과 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방법에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9. 행정운영양식
종래 집권화된 참모조직들은 계선조직 및 기관의 효율성, 관리, 통제 등의 개념을 실천으로 옮기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러한 역할과 사명으로 인하여 이들은 효율성과 통제위주의 행정문화와 관행을 체질화하게 되었고 이들이 작성하는 지침과 규정들로 인하여 일선기관의 운영이 국민들이 가치를 인정하는 결과를 산출하고 전달하는 것을 가로막는 중대한 장애물로 작용하였다.
탈관료주의적 패러다임에서는 일선기관이 국민들이 바라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참모조직도 기관의 사명, 서비스, 고객, 질, 가치, 생산, 규범의 자발적 준수와 책임풍토, 다양한 업무관계 등의 개념을 도입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기능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행정개혁의 패러다임이 요구하는 것은 정부의 권위적 지배가 아니라 탈정부지배 (degovernmentalization)이다. 우리는 지금 행정에 대한 개념인식을 바꾸어야 하는 새로운 행정 환경에 직면해 있다. 종래에는 행정을 단순한 정책의 효율적인 집행으로 인식하던 것이 작금에 와서는 그것을 국민이 가치있다고 보는 행정서비스의 생산으로 이해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놓여져 있다.
행정에 대한 개념인식과 더불어 국민에 대한 인식 역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국민을 정책집 행의 대상집단 또는 정책비용부담집단(납세자) 정도로 간주되었지만, 지금은 행정서비스의 소비자 인 고객의 위치로 그 성격이 달라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정부의 기능변화가 현저히 요구되는 상황에서 정부행정개혁과 관련하여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이 모색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