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개념과 정보사회의 의미


  

 차 례

    1. 서론 
    2. 정보의 개념 
    3. 정보사회로의 이행 
    4. 정보사회로의 이행에 수반되는 사회 문제들 
    5. 결론 

  

Ⅰ. 서론

       우리는 지금 격변의 시대를 살고 있다. 국제화, 지방화, 정보화, 개성화 등등 무수한 변화들이 한꺼번에 몰아 닥치고 있다. 이중에서도 정보화의 물결은 모든 변화를 주도하는 큰 흐름으로 부각되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 사회, 아니 세계는 정보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보사회가 가져다 줄 장밋빛 미래를 그려내고 있다. 재택 근무, 홈쇼핑, 원격교육/의료, 화상전화 등 일상 생활에서부터 산업 및 행정·정책에 이르기까지 전혀 새로운 정보기술 덕분에 이 고달프고도 불안한 산업사회로부터 벗어나 안락한 사회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선진 각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정보화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공공 부문을 막론하고 그 비중이 더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정보사회는 산업사회가 드리운 어두운 그늘을 걷어 줄 수 있는 ‘새로운 사회’일까? 정보사회는 무엇인가? 왜 정보사회가 되어야 하며, 될 수밖에는 없는 것인가? 우리에게 있어서 정보사회가 지니는 의미는 무엇일까?

       정보사회의 도래를 점치거나 그 사회가 우리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 가능성에 관한 논의는 분분하지만 막상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뚜렷이 주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정보화, 정보사회의 개념은 논자의 편의에 따라 단편적으로만 제시됨으로써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의 삶에 있어서 정보화가 중요하면 할수록 그 개념과 의미, 접근 방법 등을 깊이 있게 성찰해 볼 필요가 커진다.

       이 글에서는 정보와 정보화, 정보사회 등의 개념과 의미를 간략히 고찰해 봄으로써 정보사회의 실체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고, 정보사회로의 이행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검토함으로써 정보사회의 의미를 재성찰 할 수 있는 문제 제기로 삼고자 한다.

       

Ⅱ. 정보의 개념

       정보사회의 개념과 의미를 보다 포괄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는 우선 ‘정보’의 개념부터 정리해 보는 것이 순서일 듯하다. 정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바로 정보사회를 어떻게 보느냐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보의 개념은 다양한 학문 분야나 접근 방법에 따라 각각 상이하게 정의되어 왔다(Braman, 1989: 233).1)

       그러나 정보를 보는 관점에 따라 이들 개념을 분류할 때, 대체로 정보이론, 정보사회론 및 정치경제학을 대표적인 것으로 들 수 있다(Schiller, 1994).2)

       

1. 정보이론

       컴퓨터가 등장한 이래 정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1950년대부터 나타난 정보이론이 정보의 개념화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Shannon, Weaver, Wiener 등으로 대표되는 수학자들이 초기 정보이론의 기틀을 잡은 이래, 수학자 또는 시스템 이론가들은 정보를 모든 종류의 시스템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요소로 정의하였다. 정보는 사물의 불확실성을 감소시켜 주는 요소이며(Shannon & Weaver, 1949), 불확실성으로 말미암은 시스템의 혼란성을 경감시킨다는 의미에서 엔트로피(entropy)의 감소를 가져온다.3) 정보의 증가는 문명화의 상징이며 숨겨져 온 세계의 비밀을 밝히는 작업이 된다.

       실제로 이들 이론을 수용하는 학자들은 자연적, 기계적, 사회적 시스템 등 모든 시스템의 정보적 구성 요소를 발견하였으며 이러한 작업들은 커다란 성공을 거두어 왔다.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를 비롯하여 의사 결정론(Decision Science), 조직이론,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유전공학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연구 대상을 일종의 정보 체계로 파악함으로써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였다.
      4)

       시스템 이론이 간명한 비유 체계와 광범위한 적용 가능성 때문에 각광을 받은 것과 같이, 정보이론 또한 양적 측정 가능성과 광범위한 적용 가능성으로 널리 받아들여졌다. 또한 정보이론은 정보가 생산·유통되는 과정과 특징을 현실적으로 그릴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 이론이 비역사적·정태적·기능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것처럼 정보이론 역시 정보가 확대되고, 정보기술이 발달하는 사회적 원인이나 그 귀결에 대해 별로 말해 주는 것이 없다는 약점이 지적되어 왔다(Schiller, 1994).

       정보이론은 정보사회의 개념이나 구성에 대하여 명시적인 관심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론이 취하는 기본적 가정들로부터 유추적으로 정보사회를 정의해 본다면 ‘정보가 대량으로 생산, 가공, 저장, 전달되는 사회’를 의미할 것이다. 정보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정보는 새로운 지식을 의미할 뿐 아니라 불확실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감소를 가져다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 확대가 바람직한 것으로 요구된다. 정보의 양적 증가가 긍정적인 현상인 만큼 정보사회로의 진전도 무조건 긍정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이 이론에서는 정보사회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그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전제한 뒤에 대량의 정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생산·처리하고 전달할 것인가가 정보화에 있어서 최대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여기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정보가 무엇을 말해 주느냐가 다분히 주관에 의존한다는 사실이다. 즉 정보는 상대적인 것이다.5) 그렇다면 단순히 정보의 양적 증가가 지식의 절대적인 증가를 의미할 수 있는 것인지, 나아가 정보의 증가가 어떤 역기능을 초래하지는 않을지가 불확실하다.6) 즉 이 이론에 의하면 정보화의 질적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정보사회의 의미를 따져 보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 유용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된다.

       

2. 정보사회론 또는 후기산업사회론

       정보를 개념화하는 또 다른 강력한 이론으로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에 등장한 ‘정보사회(in-formation society)론’ 또는 ‘후기산업사회(post-industrial society)론’을 들 수 있다.7) ‘정보사회’라는 개념이나 이 사회의 구조에 대해서 최초로 명시적인 관심을 보인 것은 바로 이들이다. Daniel Bell로 대표되는 후기산업사회론자들은 무엇보다도 산업사회(또는 이제까지의 사회)와 후기산업사회(정보사회 또는 이제부터의 사회)의 차별성을 강조하였다. 이들은 인류 역사가 사회의 기축적 재화 및 그 재화의 생산 방식의 특징에 따라 수렵·채취사회 --> 유목사회 --> 농경사회 --> 산업사회로 발전해 왔으며, 산업사회가 고도로 발달한 결과 이제부터는 다시금 새로운 역사 단계로 진입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후기산업사회 또는 정보사회라 불리는 것이다.

       정보사회론의 시각에서 정보사회를 정의한다면 ‘정보가 사회의 주된 재화 또는 생산 요소로 등장하는 사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까지는 물질적 재화가 부의 원천이었던데 반해 이제부터는 지식·정보와 같은 정신적 재화가 부의 원천이 되며, 따라서 산업사회의 양대 생산 요소였던 노동과 자본도 정보사회에서는 지식에 의해 대체된다.

       산업사회와 정보사회의 단절성은 표면적이거나 정도의 차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것이다. 그 주요한 차이점들을 정리해 보면 <표 1>과 같다.

      < 표 1> 정보사회와 그 이전(산업) 사회와의 비교  자료 : Masuda(1978: 30)  

      산업사회

      정보사회

      혁신기술

      기술적 핵심

      증기기관

      컴퓨터(기억, 계산, 제어)

      기본적 기능

      물리적 노동력의 확장, 대체

      정신 노동의 확장 및 대체

      생산력

      물질적 생산력(노동생산성의 증가)

      정보 생산력(최적 행동 선택 능력의 증가)

      사회경제적 구조

      생산물

      유용한 재화 및 용역

      정보, 기술, 지식

      생산 장소

      공장(기계, 설비 등)

      정보 설비(정보통신망, DB 등)

      시장

      신대륙, 식민지, 소비자의 구매력

      첨단 지식 이용자와 정보 공간의 확장

      주도 산업

      제조업(기계, 화학 등)

      지적 산업(정보산업, 지식산업 등)

      산업 구조

      1, 2, 3차 산업

      1, 2, 3, 4차(시스템) 산업들의 복합적 구조

      경제 구조

      상품 경제(분업, 생산과 소비의 분리)

      Synergetic 경제(협동 생산과 공동 이용)

      사회경제적 지도 원리

      가격법칙(수요 공급의 균형)

      목표 법칙(협동적 목표 달성)

      사회경제적 주체

      기업(사기업, 공기업, 제3섹터)

      자발적 공동체(지역 공동체, 정보 공동체)

      사회경제 체제

      자본의 사적소유, 자유경쟁, 이윤 극대화

      기반 구조, Synergy원리, 사회적 편익의 우선

      사회 형태

      계급사회

      기능적 사회(다극화, 기능, 자율성)

      국가 목표

      GNW(General National Welfare)

      GNS(Gross National Satisfaction)

      통치 형태

      의회민주주의

      참여민주주의

      사회 변화의 동인

      노동운동, 파업

      시민운동, 소송

      사회 문제

      실업, 전쟁, 독재 등

      미래 충격, 테러, 프라이버시 침해

      최고 단계

      고도대중소비사회

      고도대중지식창조사회

       <표 1>에서 보듯이 정보사회에서는 사회의 모든 국면에서 이전의 산업사회와의 근본적인 단절이 일어난다. 그러면 이러한 근본적인 단절을 불러오는 동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정보’라고 하는 재화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속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Cleveland(1985: 25-34)는 정보가 “열역학의 법칙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확대하거나 압축할 수 있고, 대체 및 이동이 가능하며, 누설되기 쉽고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타의 물질적 재화와 구분된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도 정보는 “고정비용이 큰 반면에 가변 비용은 거의 없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Thompson, 1982). 즉 정보는 무한한 생산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 자원은 많은 사람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혜택을 줄 수 있다. 예컨대 물류나 이동 비용을 줄일 수도 있고, 저렴한 가격 정보의 확보로 소비자 주권이 확립되며,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진정한 민주주의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보라는 자원의 독특한 특징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이러한 주장 속에는 역사적·사회적 조건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생략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왜 하필이면 20세기 후반에 들어와서야 정보의 색다른 특징과 사회적 유용성이 이토록 주목받게 되었는가? 이 질문에 대해 정보사회론은 사회 변화의 동인으로 ‘기술혁신’을 제시한다.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혁신적인 발달과 그에 기초한 새로운 서비스의 출현이 정보라는 자원의 특성을 개화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회 변화가 기술에 의존한다는 ‘기술결정론’에 빠지게 된다. 다시금 이러한 기술이 급격히 발달하게 된 역사적·사회적 조건이 무엇인지, 예컨대 컴퓨터·통신기술이 왜 근래 들어서, 그러한 모습과 방향으로, 선진국 중심으로 발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Mosco(1994: 14-15)의 말처럼 “기술 그 자체만으로는 사회적 관계나 사회적 제도를 결정하거나 형성하지 못한다. 오히려 기술이란 수많은 사회적 잠재력을 일깨우는 도구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욱 유용한 해석이며, 기술을 형성하고 결정하는 것은 이러한 사회적 잠재력을 현실적으로 추진시킬 힘을 가진 자들이다.”

       또한 정보사회론은 정보를 둘러싼 사회적 과정을 분석하기보다는 사회 변화의 추세를 묘사하고 예측하는데 머무르고 있다. 물론 오늘날 일반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입장이 바로 이 관점이라 할 수 있다. Toffler, Naisbitt 등 유명한 학자들이 제시하는 바 정보사회에는 어떠어떠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미래학적 예측들이 우리의 정보사회관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그러한 변화가 왜, 어떤 과정을 거쳐 일어나며 구체적으로 특정 지역·특정 조건에 처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러한 변화가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이는 소위 ‘증후군적 설명(sym-ptomatic explanation)’으로서 추세 연장적 미래 예측이 갖는 비과학적 한계를 그대로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정보사회에 대한 암묵적인 태도도 매우 긍정적인 데에 국한된다. 이들은 “사람들이 정보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둘 뿐, 그것이 인간과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관심을 덜 기울인다.”(Ravault, 1981) 실제로 정보 가치의 배분을 둘러싼 사회적·국제적 갈등, 그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회 문화적·정치적 문제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 이론이 정보사회에 대해 일정 부분 타당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할지라도 그것만으로는 정보사회의 의미를 충분히 밝히기 어렵다.

       

3. 정치경제학8)

       정치경제학에서는 정보를 단순한 ‘자원(resource)’이 아닌 ‘상품(commodity)’으로 본다.9) 정보는 단지 ‘이용가치가 풍부한 자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며, 그를 둘러싸고 보다 많은 경제적 가치의 수취를 위한 사회적·정치적 갈등과 가치 교환이 일어난다. 상품으로서의 정보의 생산과 유통, 소비의 전 과정은 자본주의사회의 내적 논리에 의해 규정된다.10) 이러한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는 산업사회와 정보사회를 이질적인 것이기보다는 동질적인 것으로 파악한다. 상품으로서의 정보는 여타의 물질적 상품과 물리적 속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적 ‘상품’으로서 동일하게 기능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역사적으로 자본주의는 꾸준히 확장되어 왔다. 자본주의의 진화는 두 가지 방향에서 전개되는데 하나는 외연적 확장으로서 식민지의 개척이나 후진국 시장의 개발과 같은 비자본주의적 경제 부문의 자본주의적 경제로의 편입이고, 다른 하나는 내포적 확장으로서 사회 내의 전통적 생산 양식의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으로의 진화이다.

       정보가 상품이 되는 과정은 바로 자본주의의 내포적 확장 과정으로 설명된다. 즉 자본주의는 처음에 농업에서, 다음에는 제조업으로, 이어서 다른 영역으로 생산의 영역을 계속하여 장악해 왔으며(Mandel, 1978), 19세기까지는 비자본주의적으로 생산되던11) 여러 가지 형태의 정보 서비스들(예컨대 법률, 금융, 회계, 광고, 연구개발 등)이 오늘날 속속 자본주의의 영역에 흡수되고 있다(Garnham, 1979).

       이 이론에 의하면 정보기술의 놀라운 발전과 그에 따른 사회 변화들은 사회적 생산 관계의 구조에 의해 설명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검토는 정보사회가 엄연히 자본주의의 범주 안에 놓여 있음을 보여 준다.

       물론 자본주의 전반에 걸쳐 표면적인 변화는 뚜렷이 일어나고 있다. 예컨대 생산의 기술적 측면에서 자본주의적 생산 방식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공장제 기계 공업, 그리고 그 완성태로서의 포디즘(Fordism)은 쇠퇴하고 다품종 소량 생산, 유연 제조, 분산 처리, 탈관료화 등이 나타나고 있으며, 임노동 관계에 있어서도 집단적 노사 관계의 중요성이 점차 약화되고 개별적 고용 관계의 중요성이 커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노동 과정의 통제도 일정한 장소에 모아 놓고 시간과 동작을 통제하던 직접적 방식에서 시간과 장소적으로 분산·자율화시키되 정보 체계를 통해 감시·통제하는 간접적 방식으로 이행하고 있다(Braverman, 1974; Berman, 1986). 이에 따라 사회적으로도 계급 관계보다는 상대적으로 자립적인 계층의 개념이 더 중요시된다. 그러나 이들 변화는 표면적인 것일 뿐, 기본적인 임노동 관계와 자본 축적의 운동 법칙을 가로막는 것은 아니다. 정보의 생산은 점점 더 자본주의화하고 있으며, 자본주의적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표면적인 변화는 오히려 기존의 생산 방식이 축적의 한계를 가져옴에 따라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아야 한다. 즉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자본주의 사회는 중단되기는 커녕 그 전일화하는 힘이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12) 혹자는 이러한 의미에서 정보사회를 ‘탈산업사회(Post-Industrial Society)’가 아닌 ‘탈포드주의 산업사회(Post-Fordism Industrial Society)’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정태인, 1994: 22).

       이러한 정치경제학적 관점은 정보를 둘러싼 가치의 사회적 배분 문제에 관심을 둘 뿐 아니라, 그것을 시장과 같은 순수한 경제적 현상으로서가 아니라 정치적·사회적 현상으로 연장시켜 포괄적으로 분석하는 시각을 제시해 준다. 물론 이 관점에 대해서도 방법론적 문제와 지나친 ‘음모(conspiracy)적 시각’에 대한 비판이 주어질 수 있지만 정보사회의 ‘의미’를 고찰하는데 있어서는 가장 적절한 관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13) 따라서 이하에서는 이러한 관점에 입각하여 정보사회로의 이행 과정과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간략히 살펴봄으로써 정보사회의 의미에 대한 성찰의 자료로 삼고자 한다.

       

Ⅲ. 정보사회로의 이행

       ‘정보가 상품화되는’ 이러한 변화는 왜, 그리고 어떻게 일어나는 것인가? 기존의 산업사회의 생산에서는 에너지와 환경을 비용 요소로 고려하지 않았다. 또한 교통 체증에 따르는 물류 비용, 생산성의 고도화에 따른 시장의 협소화 등도 초기 산업사회에서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이 모든 문제들이 심각한 생산 장애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우선 20세기 중반까지 계속되어 온 자본주의의 황금기는 1950년대 후반부터 ‘구조적 불안정성’을 드러내었다(박현채, 1978: 11-41). 구체적으로는 포디즘의 전형인 규모의 경제에 기초한 대량 생산 방식이 초래한 자체 시장의 포화(菰田, 1991), 일본·유럽 등의 전후 회복과 자유 무역에 따른 개발도상국에의 기술 이전이 가져온 세계적 과잉 생산 능력의 축적, 오랜 고성장에서 온 임금 상승과 포디즘적 강제 동원에 따른 생산성 정체가 초래한 수익성의 위기(Glyn, 1990), 값싼 에너지 공급의 장애와 수송 비용의 증가로 인한 부품 공급의 애로(Roobeek, 1990), 1960년대 중반부터 거세게 일기 시작한 환경·안전 등 시민적 삶의 질에 대한 요구 등이 동시에 작용함으로써 자본주의의 ‘축적의 위기’가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국제적으로는 국제적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의 기능 약화로 전후 안정적인 성장을 가능케 했던 IMF 체제가 변동환율제로 이행하고, GATT 체제가 신보호주의로 인해 약화되는 등 국제경제의 틀이 붕괴되었고(Marglin, 1990), 전후 자본주의의 모순을 치유하는 듯이 보였던 케인즈주의의 수요관리 정책이 스태그플레이션, 갤로핑인플레이션 등을 야기함으로써 국민 경제적 틀 역시 붕괴하였다(Aglietta, 1978).

       이제 기업들은 새로운 상품과 그것을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 새로운 상품과 기술은 에너지 소모나 환경 파괴를 최대한 적게 하면서 최대한의 생산성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면에서 커다란 기대를 사고 있는 기술로는 정보통신, 신소재, 생명공학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저비용과 초고생산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공통적 특징이다. 이중에서도 정보통신 기술은 엄청난 발전 속도로 인해 미래 사회를 이끌어 나갈 대표적인 기술로 부상하였다. <표 2>는 정보통신 기술이 포디즘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간략하게 나타낸 것이다.

      <표 2> 포디즘의 문제점과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효과
      자료 : Roobeek(1990: 60)

      포디즘 모델의 문제점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분야의 관련

      노동자의 긴장과 통제의 한계, 그에 따른 생산성 정체의 문제

      수치 제어 장치, CAD/CAM 기술, 유연 자동화 체제와 계측장비

      대량생산과 (경직적)자동화에 대한 통제의 어려움에 따른

      생산성의 저하 없이 가능한 유연 자동화, 그리고 이에 따른 다품종

      과잉 설비 문제

      소량생산

      원료의 과잉 사용과 비용 상승의 문제

      전자부품, 하위 조립라인의 사용에 따른 부품 수량의 축소

      조립 라인 노동자의 고임금: 수송 비용의 증가와 정치적 불안정에 따른 저개발국으로의 이전의 어려움

      센서의 개발에 의한 조립 작업의 자동화, 고품질의 보장

      공급자에 대한 대규모 산업의 의존: 소규모 생산의 비효율성

      CAD/CAM에 의한 생산과 수송의 통제, 정보 체계에 의한 주문과 수송

      생산과 서비스 부문의 정보의 경직화와 증가

      자료와 정보의 컴퓨터 처리, 컴퓨터에 의한 정보의 집중

      국제 교류의 증가에 따른 비용 증가

      통신 체계의 발달

      생산물의 라이프싸이클 종료에 대한 대응의 미흡, 신흥공업국과의 경쟁에서의 불리

      전자 장치에 의한 품질의 고급화, 다양화

      에너지 문제 : 값싼 원유에 의존하는 체제로서의 포드주의 생산

      에너지 절약적 생산 과정

       정보통신 기술에 의해 생산·유통되는 정보재는 물질적 재화와 달리 일단 고정 비용이 투자되면 생산량의 증가에 따른 한계 비용이 거의 무시할 정도로 작다. 또한 정보재의 생산에는 환경 파괴나 에너지 소모 등의 문제도 거의 없다. 따라서 정보재의 생산과 판매는 무한한 이윤의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는 ‘새로운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선진 각국은 이러한 가능성에 주목하여 앞다투어 정보통신 기술·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들어 각국이 엄청난 재원을 투자하여 정보고속도로의 구축을 속속 추진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14)

       그러나 정보사회를 향한 이러한 노력은 정보사회론자들이 그리는 장밋빛 미래를 열어 주기보다는 새로운 국제 갈등의 불씨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우선 미국을 비롯한 선진 각국들은 케인즈주의의 수요관리 정책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공급 사이드의 경제 정책을 채택하는 한편, 국내 균형을 포기하고 대외 지향적·공격적 무역 정책을 취함으로써 미·일 무역 분쟁과 같은 국제적 마찰을 야기하고 있으며, 선진국들의 정보통신 산업의 생산력이 국내 시장의 수요를 초과할 정도로 발달하면서 세계 시장의 석권을 둘러싼 각축전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정태인, 1994: 17-18). 게다가 우루과이라운드의 타결로 WTO 체제가 출범한다고는 하나, 이는 일원화된 교역 질서라기보다는 다자간 협상 체제에 불과한데다가 미국과 같은 강대국들은 여전히 슈퍼 301조와 같은 무기를 배경으로 쌍무 협정을 병행해 나가는 등, 전후 IMF-GATT 체제가 누렸던 것과 같은 안정된 국제 무역 질서는 확립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국제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국제적 정보고속도로 구축을 둘러싼 미국 GII 구상과 일본 AII 구상의 대립, HDTV 개발 경쟁에서 첨예하게 드러난 바와 같이 국제적 표준화를 둘러싼 정치적 암투 등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급속히 전개되고 있는 정보 상품의 확산은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를 더욱 벌려 놓는 동시에 보다 확고하게 구조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으며, 저개발국의 문화적 고유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제3세계 국가들이 신국제정보질서(NIIO: New International Information Order)를 요구하는가 하면 정보 주권의 인정을 요구하는 등 선후진국간 정보를 둘러싼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이 정보사회의 정착은 결코 자연스럽고 순탄하게 이루어지기보다는 선진국 상호간, 선진국과 후진국간의 치열한 국제적 갈등을 거치면서 이루어질 것이다. 마치 산업사회가 수백 년간 수없이 많은 제국주의 전쟁을 거쳐 전세계적으로 정착된 것처럼 정보사회도 향후 오랜 기간 치열한 국제적 경제·문화전쟁을 거쳐서야 정착화 될 것이다.

       

Ⅳ. 정보사회로의 이행에 수반되는 사회 문제들

       어쨌든 정보사회는 산업사회의 생산력이 ‘포화(saturated)’된 상태에서는 불가피하게 다가올 것이다. 정보사회는 틀림없이 우리의 삶을 일정 부분 풍요롭고 안락하게 해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정보사회의 장밋빛 꿈에만 젖어 있을 수 없다. 정보사회가 가져다줄 수 있는 수많은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몇 가지 중요한 문제점들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1. 국제적 경쟁의 격화

       앞에서 보았듯이 정보사회로의 이행이 국가간 제로섬(zero-sum) 게임이 될 지, 모두가 승자가 되는 win-win 게임이 될 지는 미지수이다. 세계적인 정착화 과정에서 많은 나라들이 경쟁 낙오자가 되거나 커다란 희생을 치르게 될 수 있다. 정보사회는 국제적 정보 유통을 획기적으로 촉진시킴으로써 세계화(globalization)를 동반한다. 따라서 국제적 경쟁과 협력, 이합 집산이 매우 빠르게 전개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생존하는 것 자체가 문제이며, 그를 위해 ‘국가 경쟁력’ 강화가 요구된다. 과거 국가 경쟁력은 기술, 임금 수준, 자본 비용, 지대, 환율과 같은 정태적 요인에 의해서 판단되어 왔다. 그러나 세계화되고 빠른 환경 변화가 일어나는 정보사회에서는 환경 변화에 발맞추어 기존의 제품, 기술, 조직들을 ‘혁신’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라는 동태적 측면이 중요시된다(이각범 외, 1994: 4-8).

       따라서 우리나라가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산업에 있어서 이러한 기술 혁신 체제를 갖추어야 하며,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국가 사회 전체의 개혁이 필요하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개혁이고, 둘째가 행정개혁이다. 전자는 미래 지식사회의 원동력이 될 ‘창의력 있는 인재’를 기르는 일이고, 후자는 민간의 창의력을 발목잡지 않으면서 국가적 역량을 결집시키는 일이다.

       

2. 정보 접근에서의 빈부 격차

       정보사회를 주도하는 것은 소비자인 일반 대중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기업이다. 국가의 정책도 ‘기업 국가’적 시각이 지배적이며, 공공 서비스는 속속 ‘민영화’되어 간다. 이는 정보사회에서의 대다수 국민들의 생활이 어떠할 것인가에 커다란 시사를 던져 준다.

       우선 첨단 기술 및 서비스는 소비자의 이익에 따르기보다는 기업의 이윤극대화 논리에 의해 생산된다. 논자들이 그리듯 소비자의 취향에 쏙맞는 편리한 서비스는 여간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항상 새로운 기술과 상품이 생산되지만 소비자는 여전히 더 나은 그 무엇에 목말라 하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다.

       예컨대 정보사회가 진척되면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보편적 정보서비스(universal information service)’이 실현될 것이라고들 하지만 이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오히려 정보사회가 가능하려면 먼저 정보를 이용할 자격이 있는(즉, 구매력이 있는) 사람과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보사회에서 지적재산권의 보호는 사유재산제 사회에서 절도와 강도, 사기를 금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기본적 질서에 해당하는 것이다. 기업들의 관심은 ‘무조건적인 정보 생산’이 아니라 ‘상품화될 수 있는 정보의 생산’인 것이다.

       공공재로 인식되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오던 정보의 상업화는 이러한 정보의 빈부 격차를 더욱 심화시킨다.15) 이러한 빈부 격차는 과거의 빈부 격차처럼 집단적인 행동주의를 유발하지는 않겠지만,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개별적인 사회적 일탈 행동을 부추기게 될 것이며,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의 정체성(identity)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3. 경쟁 낙오자의 사회 문제화

       정보사회는 극심한 경쟁의 시대이다. 개인과 개인의 능력 경쟁, 조직과 조직간의 생존 경쟁, 국가와 국가간 경쟁 등 사회 각 부문에서 경쟁이 심화된다. 이러한 변화를 의식하여 우리는 요즈음 ‘무한 경쟁 시대’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수한 사람들이 경쟁의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한계고용, 실업, 정보 문맹, 부적응자 등이 이에 속한다. 물론 사회 전체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사회적 부의 일부가 이전될 것이므로 경쟁의 낙오자라도 기본적인 생존은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진짜 문제는 이들의 삶의 의미 체계가 붕괴된다는 것이다. 지금도 치열한 입시 경쟁에서 낙오된 청소년들은 자신의 삶의 가치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지존파’는 구조적으로 삶의 의미가 파괴당하고 있다고 느낀 나머지 세상을 향해 분노를 폭발시킨 예이다.

       이러한 문제는 국가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정보와 부의 선진국은 계속 성장을 구가할 것이지만 국제 경쟁에서 탈락한 후진국들은 마약과 범죄, 전쟁 등에 시달리며 이들을 생존의 수단으로 삼게 될 것이다.

       또한 경쟁은 패배자에게만 냉혹한 것이 아니다. 승자도 이기기 위해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한다. 경쟁의 목적이 바람직한 가치와 연결되지 못할 때, 인간은 부조리에 빠져 버린다. 이러한 냉혹한 경쟁의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시킬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4. 주권과 문화적 고유성(cultural identity)의 위기

       많은 나라들이(심지어 캐나다, 프랑스와 같은 선진국들도) 정보 서비스의 개방화가 몰고 올 문화적 고유성의 위기를 염려하고 있다. 정보는 서비스 상품이다. 물질적 상품과 달리 서비스는 그것을 막을 수 있는 국경이 없다. 더욱이 정보 서비스는 공중파를 타고 온다. 이를 막는 데에는 허용했을 때의 사회적 비용 이상의 비용이 든다. 외래 문화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므로 잘 선별하여 수용하지 않았을 때, 문화 상품에 지불되는 막대한 경제적 가치의 유출은 차치하더라도 국민적 자긍심이나 공동체 의식의 파괴, 사회적 가치관의 혼란 등을 초래한다. 과거 자본주의는 총포로 세계를 개방시켰다. ‘상대적 자립’을 누리던 민족경제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세계적 전일화로 인하여 동일 차원으로 환원되어 ‘비교’의 대상이 되었고 국제적 빈부 격차의 개념이 도입되었다. 이제 정보화는 다시금 소리없이 국경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정보문화의 전일화로 새로운 국제적 빈부 격차를 생산하고 구조화시킬 것이다. 모든 것이 개방되는 시대에 우리는 우리 문화의 고유성과 삶의 가치 체계를 소극적으로 지키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계발하여 당당한 국제적 정보문화 선진국으로 발돋움하지 않으면 안된다.

       

5. 사회적 감시 체제와 민주주의의 위기

       많은 사람들이 정보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꽃피워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보기술의 덕분에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보사회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고도의 정보기술을 이용한 교묘한 대중 조작, 대중의 탈정치화와 개인주의화, 개인정보의 상업적 이용 등으로 정치 사회적 존재로서의 개인에게 담보된 고유한 ‘주권’ 개념은 허구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나아가 많은 ‘자기’들로 구성된 ‘자기 사회’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을 박탈당하고 거대한 정보통제 체제만이 감시와 통제 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이러한 정보통제 체제는 과거의 독재자와 같이 저항할 수 있는 ‘실체’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16) 컴퓨터와 주어진 정보, 그리고 ‘잘 가공된 세계상’으로부터 민주주의와 개인의 가치를 최대한 담보하기 위한 공동체적 노력이 요구된다.

       

Ⅴ. 결론

       이 글은 정보사회가 무엇인지에 대한 일종의 문제 제기로 씌어졌다. 그동안 일방적으로 전달되어 온 ‘정보사회’의 편린들에서 벗어나 정보사회의 의미를 숙고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정보사회는 어떠한 사회인가? 그것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또한 사회가 표면적으로 비슷한 모습을 지닌다 해서 사회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의미까지도 같은 것은 아니다. 정보 이론이나 정보사회론자들이 주장하듯이 정보의 생산과 유통이 폭증하고, 정보가 사회의 기축적 재화가 되는 정보사회로의 이행이 필연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그 구체적인 내용을 어떻게 그려 넣느냐, 즉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진 사회가 될 것이냐는 이제부터의 노력에 달려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선진국들의 정보화 추진 움직임에 대한 무조건적인 추종 자세와, 그에 더불은 정보사회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나 불안감으로부터 동시에 벗어나서 우리 나름대로의 건전한 사회 건설을 위한 방향 감각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정보사회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연구가 축적되어 있지 않다. 이는 정치경제학적 분석을 통해서 가장 잘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 분야에 있어서 더 많은 연구 노력이 결집되어야 할 것이다.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