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보통신부문의 규제제도 개혁방향
1. 규제기관
규제기관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와 정보통신부 및 통신위원회간 규제 관할권 중복의 문제와 독립규제기관인 통신위원회의 독립성 확보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규제관할권 문제는 공동 규제권한을 보유하는 영역이 확대되는 등 규제기관간 업무구분이 사실상 어려운 측면을 감안할 때 최소한 기관간의 원활한 업무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현재 정보통신부에 소속되어 있는 통신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문제도 신중히 검토해야할 문제이다. 통신위원회는 통신사업 불공정행위에 대한 사실조사와 심의권한 및 시정조치 권한을 보유하고 있으나, 인력 및 예산의 부족, 전문성의 부족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통신위원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련 행정부처와의 구조적 분리, 규제기관장의 임기보장, 재정 및 인력의 독립, 규제기관 의사결정 사항의 번복 제한 등 제도적 개선이 있어야 한다.
2. 진입규제
진입규제 측면에서는 통신사업 역무구분 제도와 통신사업자 선정방식이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설비에 따라 제공가능한 서비스의 종류를 한정하는 역무구분 제도는 서비스별 사업자 수를 구분하지 않는 정책방향이나 기술발전 추세와 맞지 않으며, 실질적으로 사업계획서를 평가하는 현행 사업자 선정방식은 투명하고 공정한 제도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역무의 구분 제도의 경우 일시출연금 제도의 개선과 역무구분의 점진적 폐지라는 두 가지 방안을 고려할 수 있으며,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서는 경쟁입찰방식의 도입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경쟁입찰방식은 신청인이 자신의 능력과 사업성 등을 고려하여 입찰금액을 제시하도록 하고 정부는 최고입찰금액을 제시한 신청자에게 사업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가장 효율적인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고 정보의 수집/분석에 소요되는 규제 비용이 절감되며, 신규 서비스 도입을 신속히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자금력이 풍부하거나 미래를 낙관하는 기업이 사업권을 독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입찰금액의 상한을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3. 상호접속
기존 상호접속 제도에 대해서는 한국통신에 대한 동등접속 의무 유지에 관한 사항, 완전배분 원가에 의한 접속료 산정방식 유지 여부, 접속료 산정에 관련된 자료의 공개 여부 등 세 가지 사항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우선, 한국통신에 대한 동등접속 규제는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시내전화 신규사업자가 진입하였으나 아직까지 한국통신 시내망이 애로설비로 남아있는 경쟁체제로의 이행기에는 경쟁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동등접속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와 같이 정부 감독하에 원가에 기초한 접속료체계가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원가에 기반한 접속료를 유지하면서 요금과 유사하면서 원가절감의 유인을 제공할 수 있는 상호접속료제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장기증분 원가산정방식의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호접속 원가관련 자료의 공개는 공정경쟁 환경조성을 위해 필요하므로 모든 접속요청사업자에게 완전히 공개해야 한다. 다만 지나친 원가자료 공개로 해당 기업이 경쟁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공개할 정보의 구체적인 범위 및 양식 등을 신중히 설정한다는 전제하에 이를 허용해야 할 것이다.
4. 망세분화(unbundling)
신규 시내전화사업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발전으로 기존 가입자망 이용요구가 커지는 점을 감안할 때 망세분화 제도의 부재가 문제가 될 수 있다.
한국통신 가입자망의 공개와 관련해 대안별로 장촵단점이 있으나, 공동사용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시내망 공동사용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허용하는 경우보다 망고도화 경쟁을 촉진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고, 현실적으로 한국통신이 음성시내전화와의 초고속 서비스를 연계하여 불공정행위를 할 유인이 있으며, 이를 사후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단기적으로 가입자망의 공동사용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규제비용이 절감될 수 있으나 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님에 유의해야 한다.
5. 요금규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규제당국은 통신시장의 경쟁도입과 요금자율화 확대를 병행하여 추진해 왔으나, 현재의 인가와 신고라는 이분적 규제제도를 포함하여 통신서비스의 각 역무에서 경쟁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요금제도의 정립이 요구되고 있다.
요금규제 개선방식은 시장의 경쟁정도에 따라 규제의 수준이 유연하게 설정될 수 있도록 요금규제방식이 개선되어야 하며, 가격상한제를 포함한 유인규제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인규제방식은 생산성향상의 결과를 사업자가 일부 향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피규제기관에게 경영개선 유인을 부여하고, 요금변동의 유연성도 일부 부여하여 시내전화시장 경쟁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요금규제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요금변경 요청이 있을 때마다 나타나는 사업자간 논란이 불식된다는 점도 장점이 된다.
이동전화시장의 경우에는 비록 SK텔레콤의 가입자 기준 시장점유율이 50% 이하로 낮아졌으나, 경쟁사업자의 비용구조가 안정되지 않은 등 SK텔레콤이 시장지배력이 유지되고 있으므로, 당분간 요금에 대한 비대칭규제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규제의 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해 요금규제의 인가기준, 인가여부 판정 기간 등 상세한 인가방식을 규정하는 제도적 보완책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요금설정의 자율성이 확대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차별적 요금이나 약탈적 요금을 규제할 수 있는 사후적 규제의 구체적 기준을 정립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6. 주파수 및 번호정책
통신자원 관리 면에서는 번호이동성(number portability) 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IMT2000 주파수 배분과 관련해 구체적인 추진일정이나 방식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이동통신사업자가 이용하고 있는 주파수자원에 대한 경매제도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선, 번호이동성은 신규사업자의 시장 진입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도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미 정부에서도 필요성을 인식하고, 번호이동성 도입이 용이한 착신과금서비스(“080" 서비스)부터 도입여부를 검토해 번호이동성 제도를 도입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도입 대상 서비스, 도입 일정 등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번호이동성의 실현을 위해서는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 D/B관리 및 접근, 이용조건 및 사업자간 비용분담제도 등 관련 규정의 정비가 필요하며, 대상 서비스의 범위는 유촵무선 서비스가 모두 포괄될 수 있도록 정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행 주파수 배분제도는 특정사업자에 대한 차별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파수 경매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IMT2000의 경매제도와 관련해서는 경매참가 자격 및 선정 기준 등의 투명성 확보도 중요한 문제이며, 경매제도 시행시에 사전 자격요건제도(pre-qualification system)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시장경쟁의 활성화와 신규사업자에 대한 공정한 입찰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1차 경매과정에서 지배적 사업자의 참여를 제한하는 것으로 시내망에 대해 대체관계에 있는 이동전화망이 전체 통신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제도이다.
7. 서비스 품질규제
우리나라는 이미 '99년 5월 시험적으로 품질평가를 시행하고 있으나, 이를 법제화하는 과정에서 평가대상 서비스, 대상사업자, 평가결과의 공표여부, 제재수단의 채택 등 결정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평가 대상 서비스의 범위는 유선전화와 이동전화로 대상을 한정하는 경우와, PC통신, 무선호출까지 모두 포함하는 두 가지 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유선(시내 시외 국제)통신서비스나 이동전화의 경우 가입자 규모나, 이용자 보호를 위해 평가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으나, 그 외의 서비스에 대해서는 해외사례에서도 일관성을 찾을 수 없어 정책당국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평가대상 사업자의 범위문제는 시외 및 국제전화시장의 신규사업자인 데이콤과 온세통신에 대해 평가유예기간을 적용할 것인가의 문제가 관건이 된다. 가능한 모든 사업자를 포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신규사업자의 경쟁력을 약화시키지 않는 범위내에서 제도를 시행해야 할 것이다. 평가결과의 공표는 일관된 관행을 찾을 수 없지만, 이동전화의 평가결과를 발표하는 경우에는 유선전화와 달리 이동전화는 측정환경에 따라 결과치가 상이해 진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8. 보편적 서비스제도
현행 제도가 사업자와 정책당국의 장기간에 걸친 협의를 통해 마련되었고, 아직 도입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제도적 오류를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보편적 서비스제도에 의한 고비용/저수익지역 보조금 산정방식도 회계원가 보다는 미래지향적 장기증분원가 개념을 도입하여 미래지향적 공통원가를 보상하는 합리적 원가수준을 산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통신시장의 기술발전 추세를 감안해 향후 보편적 서비스 제도의 고도화 방안에 관한 논의는 발전적으로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해 이용이 확대되고 있는 광대역 서비스가 상당수의 국민이 이용하는 보편적인 서비스가 되었을 때 이러한 서비스를 현행보편적 서비스 제도에서 포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 5 장 결 론
기술의 발전에 따른 서비스의 융합화 추세나 경제의 세계화에 따른 자유무역의 확대, 이로인한 무한경쟁 환경은 기존 규제제도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으며, 보다 자유롭고 효율적인 규제제도의 정립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상의 분석을 통해 각국의 규제개혁 과정에서 시장을 통한 효율성의 추구, 객관적이고 공정한 게임의 규칙으로서의 공정경쟁 보장제도의 수립, 사회적 형평 및 분배구조의 개선 등 기본적인 경제원칙이 준수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향후 우리 나라의 정보통신부문 규제개혁은 이러한 원칙에 보다 충실하며, 보다 다양한 선진국의 수범사례와 국제사회의 흐름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