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부들이가 죽고 힘들어하던 행운목에게 써주었던 동화





내 동생한테 준 별





까치발을 하고 하늘을 향해 손을 뻗쳐보았습니다.
왜 그러느냐고요?
동생한테 별을 따다주기로 했거든요.
조금만 손을 더 뻗치면 닿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장독대로 올라갔습니다.
아직은 별까지 내 손이 미치지 못했습니다.
깡총 뛰어보았습니다.
쪼금만 더 뛰어오르면 될 것 같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깡총깡총 뛰었습니다.
갑자기 우르르 쾅 하는 소리가 나고
나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내가 정신이 들었을 때
엄마는 나는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고추장 항아리를 깨뜨렸다고 했습니다.
아빠는 내게 왜 장독위로 올라갔냐고 물었습니다.
나는 동생한테 별을 따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했습니다.
엄마는 더 이상 나를 때리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공부시간 내내 내가 생각했던 것은
어떻게 하면 저 별들을 딸수 있을까 하는 거였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내 동생한테 별을 따다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별은 낮에는 보이지가 않고
밤에는 어찌나 높이 있는지
내 키로는 손도 닿지 않는 곳에만 매달려 있습니다.
나는 공책에 별을 하나 그려넣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이 별이 저 하늘의 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 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별이니까
나보다 작은 내 동생은 분명 저 별들을 만져본 적이 없을 거라구요.
그래서 나는 공책에다 별을 그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별들을 전부 색칠한 다음 하나하나 오려서
동생한테 가져다 줄려고 말입니다.
점심시간에도 밥을 안 먹고 별만 그렸습니다.
마지막 공부시간에 선생님이 나한테 왔습니다.
내 공책을 뺏아들고는
별만 그려져 있는 페이지를 전부 찢어갔습니다.
그리고 나는 손바닥에 매를 맞았습니다.
아파서 울음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화가 나서도 울음이 나왔습니다.
내가 하루 종일 그린 별들이 전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새빨개진 두 손바닥에 호호 바람을 불으면서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동생에게 별을 가져다 주어야 하는데
이젠 손바닥이 아파서 더 이상 별을 그릴수도 없었습니다.
몸이 으슬으슬 추웠습니다.
팔에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따뜻한 햇빛을 향해 두 팔과 두 손을 벌렸습니다.
내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내 손가락 끝에 내 손처럼 생긴 것을 보았습니다.
그건 손가락처럼 생긴 나뭇잎이었습니다.
손을 뻗쳐보았지만 나뭇잎은 너무 높은 곳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어이, 부들이. 왜 그렇게 부들부들 떠냐?"
지나가던 성모 오빠가 날 보고 한 말이었습니다.
"오빠, 나 저 잎 좀 떼어줘."
내가 성모 오빠한테 한 말이었습니다.
오빠가 나뭇잎 하나를 떼어 나한테 건네주었습니다.
뾰족뾰족한 잎이었습니다.
나는 세보았습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이 잎은 별처럼 다섯 군데가 뾰족했습니다.
나는 기뻐서 깡충깡충 뛰었습니다.
그러다 어지러워서 주저앉았습니다.
성모 오빠가 깜짝 놀라 나를 안아 일으켰습니다.
성모 오빠는 나를 업고 집으로 갔습니다.
나는 나뭇잎을 구기지 않으려고
두 손바닥 사이에 놓고 살짝 눌렀습니다.

엄마가 집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울고 있었습니다.
엄마와 나는 택시를 탔습니다.
동생이 있는 병원으로 왔습니다.
나는 동생한테 별을 줄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동생은 커다란 비닐 가방 같은데 안에 누워있었습니다.
입에는 비닐 봉지 같은 게 올려져 있었습니다.
그 봉지에는 과자 같은 건 없었습니다.
동생은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의사선생님을 만나러 나갔습니다.

나는 동생 곁으로 다가갔습니다.
동생이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내가 손을 내밀었습니다.
나는 엉거주춤하다가
내 손바닥 안에 있던 나뭇잎을 보여주었습니다.
"내가 너한테 별 따다 준다고 했지. 이것 봐."
동생이 희미하게 웃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내 손바닥 안에 있던 나뭇잎이 빨갛게 변해버린 것을 보고 놀랐지만
동생한테는 아무 말 안했습니다.
그리고 내 손바닥은 더 이상 빨갛지 않았습니다.
내 몸도 더 이상 부들부들 떨리지 않았습니다.
동생이 뭐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알아들을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무슨 말을 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동생은 내가 그 별을 어떻게 땄는지 궁금해 하는 걸겁니다.
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 부들이가 따다줬어. 너 갖다 주라고."
동생이 또 희미하게 웃었습니다.
갑자기 내 옆에서 "삐익~" 하고 소리가 났습니다.
삐익 하는 소리가 그치지 않고 났습니다.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동생은 아무렇지도 않게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꼭 잠들었을 때처럼 말입니다.
하얀 옷을 입은 아저씨와 아줌마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왔습니다
커다란 비닐 가방을 열더니
동생 가슴위에다 뭔가를 얹었습니다.
쾅 소리가 나더니 동생이 침대위에서 궁둥이를 들썩 거렸습니다.
엄마가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습니다.
또 다시 쾅 소리가 나고 동생이 또 한번 침대위에서 궁둥이를 들썩 거렸습니다.
엄마가 쓰러졌습니다.
하얀 옷을 입은 아줌마 하나가 엄마한테 달려갔습니다.
또 쾅 소리가 났습니다.
또 동생은 궁둥이를 들썩 거렸습니다.
꼭 궁둥방아를 찧는 것 같았습니다.
세 번씩이나 궁둥방아를 찧었으면 아플텐데도
동생은 꼭 잠든 것처럼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그랬습니다.
내 동생은 하늘나라에 갔다고.
그래서 나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이제 내 동생은 신나게 별을 딸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집에 왔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울기만 했습니다.
성모 오빠도 왔습니다.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말했습니다.
"동생 어디있는지 알아?"
그래서 내가 말했습니다.
"응, 하늘 나라에 있어.
하늘나라에서 별 따고 있을거야.
내가 따다 준 별 같은 거."
우리 집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쳐다봤습니다.
"내가 별 따다 줬어.
하늘 나라 가기 전에."
내가 엄마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모 오빠가 말했습니다.
"별 따다 줬어. 참 잘 했네."

엄마가 성모오빠와 나한테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집을 나왔습니다.
성모 오빠가 말했습니다.
"아, 이제 단풍이 들었네."
내가 동생에게 주었던 빨간 별들이 거기 매달려 있었습니다.
"이거야, 내가 준 별이."
내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성모 오빠가 날 보면서 빙긋이 웃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동생이 하늘 나라에서 별 따다 뿌려주었나 보다.
이제 별 따러 장독대에 올라가지 말라고."
"맞아, 그랬나 보다."
내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 후로
해마다 내 동생이 하늘 나라에 갔을 무렵이면
내 동생은 항상 빨간 별들을
나무 위에다 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