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Wars Episode II 를 보고...







2002년 5월 21일 방문객 씀.

에피소드 1을 보고 재미가 없다는 점에 실망을 했었죠. 한국에서도 그랬더군요. 여기서도 그랬고. 이번 건 훨씬 낫습니다. 영화 끝나서 일어서면서 재미없었다-이런 생각은 안 들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부분은 참 많습니다. 영화 줄거리를 여기서 소개할순 없고, 그냥 잠깐 잠깐 짚어보는 식으로 얘기하지요.

스타워즈는 SF지 멜로 드라마가 아닙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너무 드라마가 약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애너킨 스카이워커(다쓰 베이더가 10대후반에서 20대초로 나옴)가 드디어 사랑에 빠지는데, 대사도 시원찮고, 뭣 때문에 사랑에 빠지는지도 잘 모르겠고, 김수현 드라마처럼 연기로 보여주지 않고 말로 다 때우는 것 같은... 한 마디로 소설책에서 애너킨이 사랑에 빠지는 부분만 요약정리한 것을 영화화했다고 할까요. 참 싱겁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에피소드 1에 비하면 영어대사가 무척 잘 들릴 겁니다. ^^

디지털 녹음을 디지털 앰프로 플레이한다는 것 자체가 그렇게 매력적인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이번 에피소드는 디지털 사운드를 재생할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 극장에서만 상영을 하고 있지요. 기술적으로 마그네틱 트랙에 녹음한 것을 재생하는 것과 어떻게 다른건지는 모르겠지만, 에피소드 1도 이 극장에서 봤는데, 썩 음질이 좋다는 건 못 느끼겠어요. 한국에서 7월달에 개봉하는 이유가, 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갈 때를 기다리는 건줄 알았는데, 어쩌면 한국 극장들이 장비를 새로 구입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네요. 스타워즈는 이전에는 THX 라는 사운드 시스템을 밀어부쳐서 여러 극장들로 하여금 투자를 하게 했는데, 물론 THX나 디지털 사운드 재생이 음질이 좋기는 하지만, 그런 식으로 경비를 자꾸 들이면, 결국 극장 가서 보는 사람들의 표값만 올라가는게 아닌가 싶네요. 오늘에야 그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 극장은 멀티 플렉스인데, 여전히 스파이더맨이 훨씬 자주 상영된답니다. 예전에 인디애너 존스 3 를 배트맨이 침몰시켰던 여름이 있었죠. 그 때처럼 스파이더맨의 일방적 승리는 아니지만, 스타워즈가 밀리긴 밀리는 듯 합니다.

3D 애니메이션은 정말 훌륭합니다. 특히 남자분들은 전투씬이 대단히 맘에 드실겁니다. 정말 실감나게 싸우거든요. 또다른 명장면은 도시 전체를 보여주는 씬입니다. 정말 스피드하게 잘 만들었어요. 다만 그런 것에 그렇게 관심이 있으신 분이 아니라면, 구지 극장 가서 큰 스크린으로 볼 영화는 아닐수도 있겠습니다. 한 가지 웃기는 것은, 영화에 등장하는 항공기-우주선 포함-는 대단히 선진적인데, 드로이드(로보트)와 클론(복제된 사람)의 싸움은 나폴레옹 시대의 보병전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이죠. ^^ 나폴레옹이 나오는 영화를 보신 분들은 당시의 전투신을 기억해보세요. 대포사격을 하는데도 계속 행진을 해서 사람들이 포격으로 그 자리에서 죽어가곤 합니다. 그래도 정열을 유지하면서 행진을 하지요. 즉, 엄호한 뒤 사격한다는 사고방식이 아니라, 그냥 운이 좋으면 총알을 안 맞는 것이고, 운이 나쁘면 행진하다 죽는 겁니다. 스타워즈의 전투신은 그런 경향이 있지요. 이번 에피소드에서 드로이드와 클론이 그런 식으로 싸웁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의외로 뜨끔한게 바로 드로이드와 클론의 싸움입니다. 즉 전투를 수행하는 게, 사람이 아니라 일종의 도구들이 전투를 수행하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복제된 인간인 클론이 이용됩니다. 누가 클론이냐고요? 영화 보시면 알게 되겠죠. 그리고 항상 두건을 쓰고 다니는 악마의 존재가 이번 에피소드에서 밝혀집니다. 얼마나 황당하던지요.

스타워즈의 또하나 장치는, 수많은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언제나 인간보다는 외계생물체의 숫자가 월등히 많지요. 인간과 외계생명체와의 공존이 죠지 루카스가 원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우주의 평화를 수호하는 존재는 인간이 주가 되어 있습니다. 스타워즈에는 외계생물체가 주연급으로 나온 적이 없지요. ^^ 복잡한 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기호학적으로 이걸 분석해서, 스타워즈가 지구, Republic이 UN, 제다이 나이트를 미국이라고 부르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번 에피소드에는 요다 이외의 외계생물체 제다이 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아, 그리고 처음으로 요다가 라이트 세이버-광선검-을 휘두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환상적입니다.

전반적으로 에피소드 1보단 낫지만, 보고 나오면서 '와, 재밌었다'라는 말은 안 나올 겁니다. 그렇다고 '지루했다'라는 생각도 안 들거구요. 그러나 정희씨는 보러가지 마세요. ^^ 화려한 전투신과 3D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꼭 보시구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나 흠뻑 빠질수 있는 이야기 거리를 기대하시는 분들은 좀 실망이 크실 겁니다. 좋은 예가 있네요-Lord of Ring 를 재밌게 보셨던 분들은 이 영화도 재밌게 보실수 있을테고, 별로 재미 없었다고 생각하셨던 분들은 기다렸다 그냥 비디오로 빌려보시면 될 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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