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 "표나"님에게
방문객 씀. 2002년 11월 14일
방문객으로부터
사회심리학을 배우면, 제일 처음에 나오는 내용중에 이러한 것이 있습니다.
연극을 같이 하는 배우들끼리 모여서 연출자를 욕하는 것이, 연출자와 배우들간의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면서 동시에 배우들간의 정서적인 결합을 돕는다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실험이, 오래 전 "멋진 만남"이라는 프로그램의 "신 해석남녀" 코너에서도 다루어진 적이 있습니다.
치킨버거는, 다른 연예인에 관한 비방글이 올라오는 것을 원하지 않고, 제재를 하겠다는 글을 올린 적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문제는 자체적으로 정화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위에서 언급한 인간심리를 받아들여서, 다른 배우에 대한 욕 (내지 거부감)은 심은하 팬 간의 결속력을 높이기 때문에 제재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 사람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원색적인 욕설은 제3자에게도 받아들여지기 힘들고, 읽는 사람도 짜증나게 만듭니다. 그래서 데일리 심은하가 결국은 회원제 게시판으로
변했고, 회원제 사이트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최근에 장나라와 성유리에 대한 회원들간의 선호도 때문에도 게시판이 과열되었었는데, 소모적인 논쟁이 확대되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의 아이디 "표나"의 글에는 문제될 만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지적을 한 것입니다. 한 가지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난 신은경 정말 싸가지 없는 것 같아서 싫어요.
이런 표현은,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입니다. 이 곳 회원들중에도, 신응경씨 팬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표현때문에 장나라/성유리에 관한 다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 표현은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참조하십시오.
>좀 떴다고 이렇게 거만해지나?
위에서 언급한 내용과 동일선상에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다음 표현은 문제삼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못배운것들이 더해!!
우선, "표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기서 못 배웠다는 말은 학교교육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이 표현이 그렇게 쓰이지 않는다는걸 명심해야 합니다. "표나" 개인의 표현은 남들에게도 똑같이 받아들여지는게 아니라는 것이죠.
>은하씨 고등교육까지 받지 않으셨나요?
"고등교육"이라는 단어는, 한국어 문화권에서는 대학교육을 의미합니다. 중고등학교 과정은 중등교육과정이라고 부릅니다. 못 배운 사람이라고 하면, 대학을 못 간 사람을 의미합니다. 약 30년전에는 고등학교를 못간 사람을 의미했지요.
"못 배운 것"이란 표현은, 대학졸업을 못한 신은경씨한테 쓸수 있는 욕이고, 안티 심은하 세력이 고스란히 심은하씨에게 써먹을수 있는
표현입니다. 내가 제일 우려한 것은 이 점입니다. "표나"가 신응경이라는 배우를 싫어하는 것을 표현하는 걸 문제삼은 게 아니라, 안티 심은하
세력이 써먹을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우리 한국은 학벌사회라고 서로들 개탄하지 않습니까? 못배웟다고 왜 꼭 학벌로 먼저 의식되어야 하는지....
평소에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못 배운 것이라는 표현도 써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제가 "못배웠다고" 말하는 것은, 주제도 모르고 인간성이 거지 같다는 뜻입니다.
다시 한번 반복되는 내용이지만 ; 그렇게 생각하고 쓸수도 있었겠지만, 일반적으로 말할 때, 못 배운 사람이라고 하면, 대학 못 간 사람이라는 걸 의미합니다.
유교문화권인 한국에서 학벌처럼 내외적으로 인정받을수 있는 가치는 매우 귀중할뿐만 아니라, 필요한 선택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표나"의 주장도 깊게 파고들면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은하씨나 한석규씨 (혹은 송강호, 설경구씨외 여러 의식있고, 깊이 있는 연기자들 제외하구) 처럼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난후의 당당함과 파워가 아닌, 그저 그런 인기로 인한 "싸가지 없는" 시건방이 전 "못배웠다"라고 생각합니다.
정신과 의사 정혜경씨의 말처럼, 심은하씨는 연기에 몰입하는 프로폐셔널 타입이 아니라, 내면적으로 캐릭터를 소화해서 그걸 자기 내부로부터
끌어내는 타입니다. 즉,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속에서부터 뿜어내는 스타일입니다. 따라서 "최선을 다한다"라는 표현은 설경구나 특히
안성기 같은 배우한테는 적절한 묘사일수 있지만, 심은하라는 배우에게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표나"의 주장은 논리적으로도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나는 데일리 심은하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이 논리적으로 적법한가는 따지지 않습니다.
다만, 안티 심은하세력이 심은하씨에게 써먹을만한 표현을 심은하 팬이 다른 연예인에게 쓰는 것은 곤란하다는 측면에서, "못 배운 것"이라는
표현을 문제삼았던 것입니다.
나는 나보다 먼저 태어났거나 먼저 학교를 입학했다는 이유만으로 버르장머리 없이 행동하는 사람들을 지긋지긋하게 봐왔습니다. 그래서 나는,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을 가리켜 "나보다 어리다"고 하지 않고, "나보다 나이가 적다"고 합니다. 누가 나를 형이나 오빠로 부르기 보다는 내 이름을 부르게 합니다. 가급적이면 대등한 위치에서 나에게 말을 할수 있도록 배려하려고 합니다. 물론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한테는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저번주에, 난 한국의 CF 대행사에서 온 사람과 얘길 할 기회가 있었는데, 심은하라는 이름이 거론되자마자, 심은하씨와 동갑내기인 그 사람은 심은하씨 고등학교 때 얘길 하더군요. 사람들은 의외로 잘 변하지 않습니다. 의외로 쓸데없는 선입관에 오랫동안 묶여 있습니다. 그래서 심은하씨가 일주일에 두세번씩 들른다는 이 곳에, 심은하씨 가슴을 도려낼만한 표현이 심은하씨는 물론이거니와, 심은하씨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쓰이는 것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단순한 욕설은 무시할수도 있지만, 선입관으로 작용할 레이블(label)은 한번 붙으면 떼어내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나의 이 긴 답변이, 요즘 게시판에서 일어나는 논쟁거리를 해결하는데 이용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