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호크 다운(BlackHawk Down)에 관해서
이 영화는 리들리 스캇(Ridley Scott)이라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영화를 만들어내는 감독의 작품입니다. 그의 가장 최근작이 Gladiator(글래디에이터)였지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소말리아의 독재정부에서 체포한 죄수(정치범)들이 갇혀 있는 곳을 알아낸 미군부대가 그들을 구출해내려고 출동합니다. 어마어마한 병력을 동원해 현장에서 작전을 수행하지만, 비정규군인만으로 구성된 게릴라들의 개인화기에 의해 블랙호크라는 헬티콥터가 추락하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결국 죄수들은 구해내지만, 이제는 미군부대원들을 구해내어야 되는 처지에 몰리게 되지요. 그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소설에 바탕을 두고 있고, 그 소설은 1993년 10월 3일날 실제 있었던 미군 작전에 참여한 군인들을 인터뷰한 작가가 쓴 것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미군부대 및 미국무부로부터 많은 자료 및 실제 상황에 대한 점검을 통해서 만들어진, "진짜 전투란 바로 이렇게 진행되는 것이다"-라는 걸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전쟁에서 개죽음을 당한다는게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영화이지요.
전쟁영화이기 때문에-정확히는 전투영화라고 해야겠지만- 잔인한 장면이 곧잘 나오고, 미군은 미군을 버리지 않는다는-시체마저도 부대로 갖고 가기 위해 여러 사람이 희생되어야 하는 좀 웃기는 발상이긴 하지만-그런 강박관념도 좀 보이곤 합니다. 그러나 종래의 헐리우드 영화처럼 초영웅주의 같은 건 보이지 않습니다.
아쉬운게 있다면, 이 영화엔 조연급 배우들이 대단히 많이 나오는데, 전투씬에 모든 게 묻혀버려서 배우 각자의 개성이라던가 하는 것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헐리우드 배우들을 잘 모르는 사람이 영화를 보면 누가누군지 헷갈릴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특히 이름이 불리울 때, 그 사람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해두도록 하십시오-거의 불가능한 요구란 거 압니다. 두번 째 아쉬운 점은, 전투씬 말고는 이 영화가 얘기하는게 없다는 거지요. 꼭 리들리 스캇의 에일리언 2를 연상시킨다고 할까요. 에일리언 2는 처음부터 끝까지 죽을때까지 에일리언에 대항해 싸우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소말리아라는 제 3세계에서 일어나는 전투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3세계라는 것에 대해 모르면 영화 자체는 그야말로 전투씬-눈요기거리 말고는 볼 게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 3세계라는 게 어떤 것인지 아는 사람이라면 몇몇 대사가 가슴에 와닿을 겁니다. 주인공 하사가 말하는 지극히 도덕적인 대사말고도 놓치지 말아야 할 대사가 곧잘 나옵니다. 무지막지한 폭력과 그것에 길들여진 사람들의 비극이 계속해서 보여집니다. 장소는 소말리아이지만, 인디아 주변이나 베트남 또는 아프리카 중부지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사정과도 별 다르지 않습니다.
전투씬만으로도, 전쟁의 비극을 알아본다는 것만으로도, 제 3세계의 비참함을 들여다본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big screen으로 볼 값어치가 있습니다
평가
이야기 4/5
영화 Twister를 싫어하는 사람들중엔, 도대체 그 영화는 스토리가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은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 영화는 제 3세계에서의 전투에 관한 이야기말고는 아무 얘기도 안 한다.
배우들 연기 3/5
상당히 중량급 배우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영화 자체에 묻혀버려서 그들의 매력을 거의 드러내지 못했다. 맘에 드는
건 조연급이나 주연에 반하는 악당 같은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 4/5
제 3세계를 아는 사람들은 많은 메세지를 읽을수 있을 것이다. 단, 전투영화이므로 그 밖의 다른
것들-군대라던가, 미국우월주의라던가, 제 3세계 고유의 의사라던가-이런 것들이 아예 안 드러나거나 너무 미약하게 다루어졌다. 그런 내용이 좀더
다루어졌어도 영화 전체의 흐름을 방해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편집 5/5
무지무지하게 잘된 편집-전투씬은 완벽하다. 단 음악 편집은 썩 좋지 못하다. 한스 지머의 이번 음악은 별로였다. 전혀
알아들을수 없는 소말리아 민속요는 정말 가슴 속에 와닿는다.
재미 4/5
대부분의 영화는 바보 같은 조연급이라던가, 주인공을 괴롭히는 주인공과 같은 편에 선 사람이라던가, 주인공을 능가하는
적이라던가 하는 식의 눈에 보이는 설정이 있다. 이 영화는 그런 설정이 없다. 그저 순수하게 싸움만 보여주는 영화다. 그래서 아주 재밌는
영화라고는 할수가 없다.
이 영화를 한 마디로 말한다면 "전쟁 다큐멘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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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2.mybc.com/movies/movies/38734a.html
이 영화의 한국마케팅 담당자는 내 허락 없이 이 글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인용하거나 paraphrase 할수 없습니다. 그랬다간 나한테
주거~!
2002년 1월 17일
방문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