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裸婦>

이번에도 나부(裸婦)그림(25호)입니 다. 5월달 4번에 걸쳐 그렸습니다.

주변으로부터 왜 남자 누드는 없느 냐고 짓궂은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 다.

저도 남자 누드, 그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사히문화센터에서는 여자 누드모델만 부르는 걸 어떡합니까.

혹시 개인적으로 남자 모델을 구할 수 있으면 그때 반드시 그려보겠습 니다.

이번 그림은 첫 번째 누드 그림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선생님에게 칭찬 받았습니다.

물감을 사용하는 법이 나아졌다고 요. 색깔도 처음보다는 많이 부드러 워졌지요.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인물화는 자신의 얼굴을 닮는다고 하지요. 그 래서 아주 열심히 예쁘게 그려보려 애썼습니다만 그림의 얼굴이 좀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그림을 그리면 자신의 성격이 드러

난다고도 하지요. 제가 그리면서

느낀 스스로의 성격은 어떨땐 무지

소심하고 어떨땐 무지 대범하다는

겁니다. 그림을 찬찬히 보시면 알겠

지만 모델의 몸 전체의 터치는 아주

거칠고 힘이 있지만 얼굴 만큼은 상

당히 꼼꼼한 터치가 돼버렸습니다.

하나의 그림에서 부분적으로 터치가

다르니 좀 이상하게 보일수도 있지요.

그림에서 얼굴만 가리고 보면 굉장히

남성적인 근육질 몸매같은데 얼굴은 상당히 여성적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얼굴은 조그만 공간에 눈 코 입 다그리고 표정까지 넣으려고 해서 그렇게 된 모양입니다만...

한가지, 선생님한테 배운 것인데요, 배경색깔 말입니다. 빛이 오른쪽에서 들어와 왼쪽으로 나가는데, 보통은 들어오는 쪽을 환하게, 나가는 쪽을 어둡게 그릴 것 같지요? 그러나 반대 랍니다. 들어오는 쪽을 어둡게 해서 신체의 밝은 부분이 더욱 밝게 느껴지도록 하고 나가는 쪽은 환하게 해서 신체의 어두운 부분이 더욱 어둡게 느껴지도록 한다는 겁니다. 그림 사진 에서는 그렇게 세밀한 색의 변화까지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실물을 보면 "아, 그렇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2001년 5월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