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속엔 물관이 있다 잦은 바람 속의 겨울 감나무를 보면 그 가지들이 가는 것이거나 굵은 것이거나 아예 실가지거나 우듬지거나 모두 다 서로를 훼방놓는 법이 없이 제 숨결 닿는 만큼의 찰랑한 허공을 끌어안고 바르르 떨거나 사운거리거나 건들거리거나 휙휙 후리거나 모두 다 제 깜냥껏 한세상을 흔들거리는데 그 모든 것이 웬만해선 흔들림이 없는 한 집의 주춧기둥 같은 둥치에서 뻗어나간 게 새삼 신기한 일이다. 더더욱 그 실가지 하나에 앉은 조막막한 새 한 마리의 무게가 둥치를 타고 내려가 깜깜한 땅속의 그중 깊이 뻗은 실뿌리에까지 거기 흙살에까지 미쳐 그 무게를 견딜 힘을 다시 우듬지에까지 올려보내는 땅심의 배려로 산 가지는 어느 여린 것 하나라도 어떤 댑바람에 도 꺾이지 않는 당참을 보여주는 것인가. 아, 우린 너무 감동을 모르고 살아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