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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들은 그리워할 줄 모른다


이기철지음

내일 아침에는 새 신을 신고 걸어가고 싶다

오전에는 아직 못만난 사람 처음으로 만나
아이처럼 싱싱한 말로 그의 이름 불러주고 싶다

잎 핀 가지를 보면 불현듯 생의 한 쪽이 밝아 오고
언덕을 바라보면 짧고 환한 노래들이
참새처럼 공중으로 뛰어오른다

지붕들은 아무리 햇볓이 쌓여도 무너지지 않는다
처마들은 남쪽으로 기울고
복사꽃 향기는 먼 곳까지 간다

송아지 울음에서 초승달이 돋고
버들가지 흔들릴 때마다 청호반새가 날아오른다

죽은 사람들은 그리워할 줄 모른다
그리워하는 일은 산 사람의 몫이다

움돋는 나무를 보면
불현 듯 삶이 향기로워진다
언제나 아침, 언제나 5월
언제나 봄강물인 신생을 위하여
사람들은 오늘도 수저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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