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바라볼 시간이 있다
이곳에는 시간이 있다.
생각에 잠길 시간이 있고,
무서운 인내로 먹이를 노리는 왜가리를 지켜볼 시간이 있다.
별을 쳐다보거나 조개를 만지작거릴 시간이 있다.
친구를 만나거나 잡담을 하거나 웃거나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다.
그렇다. 이야기하지 ‘않을’ 시간까지도 있다.
우리는 그 동안 침묵이라는 사치를 즐길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친구와 말 한 마디 없이 마주앉아 있을 수 있고,
하루를 마감하며 석양빛 스러져가는 지평선을 바라볼 수도,
조그마한 흰 조개의 말려 올라간 나선형 돌기를 지켜볼 수도,
밤하늘을 찬란하게 가르며 지나간 별똥별의 어두운 흔적을 올려다볼 수도 있다.
말없는 정신적 교류만으로도
대화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마음의 양식을 얻는다.
-A. M. 린드버그의 <바다의 선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