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두운 밤에

배인환지음

이 어두운 밤에 누가 나를 깨우는가
깨어보니 어둠은 미동(微動)도 하지 않고
별들은 어두운 밤하늘에서
아무도 보지 않아도 깜박이고 있네

이 어두운 밤에 누가 나를 부르는가
잠은 계속 오지 않고
아무도 돌봐주는 사람 없이 사방은 어둡고
잔가지를 흔드는 바람은 구름을 쫓고 있네

이 어두운 밤에 누가 나를 아프게 하는가
도시는 잠들어 어둠에 휩싸여 있고
간호하는 사람 아무도 오지 않는 병실에서
어디선가 이별을 고하는 먼 기적만이 울고 있네

이 어두운 밤에 누가 나를 떠나게 하는가
영안실의 촛불은 꺼져가고
어둠은 어둠을 살찌우고
피로에 지친 내 신경은 잠들 줄을 모르고 있네

이 어두운 밤에 누가 나를 사랑하게 하는가
먼길을 같이 걸어온 늙은 아내
여윈 아내의 조그마한 손이
겹겹으로 싸인 어둠을 조금씩 밀어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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