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 사랑하는 이들에게

아내가 사랑스런 이유

"차고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강아지가 차고로 향해 뛰어간다. 아이도 아빠를 보겠다고 뛰어나가 차고 문을 열자 아이와 남편의 짧고 가벼운 인사가 이어진다.

그런데 집으로 들어선 남편이 속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흰 종이 한 장을 꺼내 내게 건네더니 곧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결혼 13년째, 편지를 주고받은 적이 오래였기에 카드영수증일 거라는 지레짐작으로 내심 벼르며 종이를 펼쳐 들었는데, 그런 내 마음을 나무라기라도 하듯 이렇게 적혀 있었다.

「‘아내가 사랑스런 이유 20가지’ 1. 내 아내는 키가 크다 2. 내 아내는 날씬하다 3. 내 아내는 예쁘다 4. 내 아내는 마음이 착하다 5. 내 아내는 남편을 많이 이해한다
6. 내 아내는 부모님을 잘 공경한다 7. 내 아내는 아이들에게 매일 책을 읽어 준다
8. 내 아내는 아이 교육에 대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 9. 내 아내는 요리를 잘 한다 10. 내 아내는 언제나 많이 참아 준다…. 11. 지금은 스무 가지만 생각나지만 시간만 주어지면 백 가지, 천 가지, 만 가지도 더 쓸 수 있다. 왜냐하면 난 아내를 너무 사랑하니까.」

남편이 쓴 그 이유들은 모두 나에게 해당이 안 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예쁘지도 않고 마음이 착하지도 않으며 솜씨가 좋지도 않다. 어쩌면 그건 나에 대한 남편의 소망이자 아내를 끊임없이 사랑하며 살겠다는 남편의 노력일지도 모른다. 가끔 남편을 원망하며 불평을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내 평생의 친구인 남편이 하늘만큼 높아 보였다. 아니 하늘도 그만큼 높지는 못할 것 같았다. 난 그 꼬깃꼬깃한 종이를 반듯하게 다림질해 머리맡에 붙여 두고 매일매일 감동한다.

이렇게 살면 좋겠다.........

From :Yu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