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ERT IN SEOUL / 마감취재                                                              GMV  '94 3월호

 

폭발적인 록의 진수 맛보게 한 우리만을 위한 무대

 

브라이언 아담스

 뚝딱뚝딱.

 삑-삑-

 2월 22일 오후, 공연이 벌어질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 임시로 마련된 무대에서는 몇 시간 후면 시작될 역사(?)적인 브라이언 아담스의 서울 공연을 위한 마지막 점검이 한창이었다. 무대는 브라이언 아담스의 전세계 순회 공연이 이루어진 다른 곳과 같은 형태로 다만 크기가 다를 뿐이었다. 정면에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 단순한 형태의 중앙 무대가 있고 경기장 중앙쯤에 정사각형의 작은 무대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미 체조경기장 밖에는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온 관객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 있었다. 대부분 대학생이나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고 외국인들도 많이 보였다. 간혹 아이들을 데려온 부모들도 있었다. 오후 6시가 약간 지나자, 추운 날씨로 인해서인지 입장이 시작되었고 지정좌석제가 아니었던 관계로 중앙 무대 앞쪽으로부터 차례차례 차기 시작했다.

 오후 7시, TV<지구촌 영상음악>과 함께 브라이언 아담스 인터뷰를 위해 경기장 안의 귀빈실로 갔다. (브라이언 아담스는 22일 오후 3시 50분, 서울에 도착했다.)

 

'다음 투어에도 꼭 오고 싶습니다.'

 

"한국에서의 첫 공연인데 굉장히 기분이 좋습니다. 공연을 아직 시작하지 않아서 뭐라고 말 할 수는 없지만... 다음 투어 때도 오고 싶습니다."

짧은 시간의 인터뷰였기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그는 차분하게 응해주었으며 GMV에 대해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

" 지난해 발표된 앨범 <So Far So Good>은 나의 음악 생활 10년을 결산하는 앨범으로 그동안 낸 앨범 가운데 큰 인기를 얻었던 곡들을 수록했고  새롭게 신곡 'Please Forgive Me'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부를 노래 역시 이 앨범에 수록된 곡이 대부분이죠. 그리고 몇 개의 리메이크 곡이 있습니다. "

 또 음악이 자신에게 있어서 어떤 존재냐는 질문에 그는 '말하기는 어렵지만 선생님과 같은 존재'라고 설명하고 자신은 '초창기에는 비틀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또 '60년대 말에서'70년대 초의 록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일 좋아한는 아티스트로는 너무 많아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제니스 조플린을 들었다. 그는 이번 서울 공연을 끝으로 아시아 투어를 끝내고 4,5개월 정도 더 투어를 계속한 후 새 앨범 제작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또 브라이언은 인터뷰 끝에 GMV 가족들에게 꼭 전해 달라며 부탁하는 말을 했다. 그것은 그가 이번 순회공연에서 일관되게 호소했던 '남극 고래 보호캠페인'. 고래 보호지역 설정을 위한 제안에 한국, 일본을 비롯한 소수의 국가가 반대해, 현재 고래가 멸종 위기에 처했으니 남극의 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포경금지구역의 설치를 제안하는 엽서를 김영삼 대통령에게 보내자는 이야기였다. 그것은 환경보호를 위해 좋은 메시지이기는 하지만 당사국인 우리의 입장에서는....

 

최근,'All For Love'로 최고의 인기 누려

'All For Love'의 스타, 록의 즐거움 선사하다!

 

 브라이언 아담스는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가지고 우리를 록 음악의 세계로 인도했고 록의 기쁨을 알게 해 주었다. 관객과 가수 그리고 음악이 하나가 된 공연. 그는 계속해서 관객들에게 공연에의 참여를 호소했고 결코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았던 사람들까지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

-인터뷰에 들어가기 전, 브라이언에게 GMV를 보여주었더니 기사들을 살펴보며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자신과 셀린트 디온의 기사에...

 

 지난 1월 16일 서구의 거물급 아티스트로는 최초로, 최근 개방된 베트남 호지명시에서 공연을 가져,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던 브라이언 아담스의 <아시아 순회공연>이 드디어  우리의 서울에 도착한 것이다.

 지난해 초 내한공연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무수한 소문만 남기고 공연이 성사되지 않아 이번 역시 '글쎄?'했던 것인데, 드디어 그의 공연이 펼쳐지는 것이다.

 브라이언 아담스는 영화 <로빈후드>의 주제곡 '(Everything I Do) I Do It For You'가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얼마 전 개봉된 영화 <삼총사>의 주제곡 'All For Love'를 스팅, 로드 스튜어트와 트리오로 불러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탈환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인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여기에 내한 공연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도 한 몫한 것. 또 베스트 앨범 <So Far So Good>의 유일한 신곡 'Please Forgive Me'(Top 10 진입)가 소리없이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그는 1959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 킹스턴에서 태어나, 15살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다. '80년 2월, 첫 앨범 <Give Me Your Love>를 발표하면서 정식으로 데뷔한 그는 이어서 <You Want It You Got It>('81), <Cuts Like A Knife>('83)를 발표한 후 그의 최고의 히트작인 <Reckless>('84)를 발표하며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Heaven','Run To You','Summer Of '69','It's Only Love' 등 지금도 사랑받는 주옥같은 명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외에도 <In To The Fire>('87), <Live! Live! Live!>('88),<Waking Up The Neighbours>('91)등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에는 베스트 앨범 <So Far So Good>을 발표했고 이에 앞서 영화 <삼총사>의 음악을 마이클 카멘, 머트 레인지와 함께 만들었다.

 

공연의 묘미 만끽케 해 준 슈퍼스타 터질 듯한 록 사운드의 열기 고조

 

오후 8시. 갑자기 체육관 안이 어두워지더니 오프닝 무대를 담당한 김종서가 무대에 나타났다. '주머니 속의 행복', '겨울비', '그래도 이제는' 등의 노래를 김종서 특유의 힘찬 목소리와 제스처로 불러 공연장 분위기를 들뜨게 만들었다.

 8시 30분, 김종서의 공연이 끝나고 브라이언을 요구하는 관중들의 소리와 함께 20여분이 흘렀다. 무대가 어두워지면서 브라이언 아담스와 밴드가 나타난 것은 8시 50분. 지루한 기다림 끝에 본 공연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관중들은 언제 기다림에 지쳐 야유를 보냈느냐는 듯 함성을 질렀다. 일어나 손을 흔들며 '브라이언'을 외쳤다. 브라이언은 흰 티셔츠에 진한 군청색 자켓과 바지를 입과 날렵한 자세로 무대로 뛰어 나왔다.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전주와 함께 'House Arrest", "Kid Wanna Rock"으로 공연의 봇물이 터졌다. 관객들은 그의 노래에 맞춰 팔을 흔들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왼쪽부터)베이시스트 데이빗 테일러, 키보두 토마스 만델, 드러머 마이클 커리, 그리고 중앙에 브라이언 아담스가 보인다. 리드 기타리스트 키스 스코트는 이러 저리 뛰어다니느라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다.

 "All I want is you".'I'm packing you in'. 'Can't stop this thing we started?', 'This Time', 'Please forgive me','Cuts like a knife', 'Heat of the night', 'Thought I'd died', 'It's only love','(Everything I do) I do it for you', 'Soul man', 'Heaven', 'Summer of '69', 'All for love'등 앨범 <So Far So Good>, <Reckless>, <Waking up the neighbours> 등에 수록되어 있는 곡을 중심으로 25곡을 불렀다.

 브라이언 아담스는 절도 있게 공연을 이끌어갔다. 내내 관중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참여를 원하는 몸짓을 계속했다. 마이크를 관중석으로 돌려 놓고 따라 부르기를 요구하는가 하면 관중 가운데 한 명을무대로 끌어올려, 씩씩하게 올라온 한 남학생(?)과 함께 'Heaven'을 부르기도 했다. 또 중앙의 미니 무대로 자리를 옮겨서는 한 여자관객과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공연 초반부 자세를 굳세게(?) 유지하던 관중들도 중반으로 치달으면서 결국은 허물어지고 만다. 친근한 곡이 나올 때마다 함께 따라 부르고 손을 흔들고 환호성을 보냈다. 그야말로 록의 진수를, 비록 언어는 다르지만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순간들이었다.

 특히 밴드와 브라이언 아담스는 몸은 여럿이지만 브라이언의 손짓, 몸짓에 맞춰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이 하나인 듯 움직였다.

 이번 공연의 백미는 역시, 우리 나라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Everything I do) I do it for you'와 미니 무대 공연이었다. 공연이 절정에 달았을 무렵,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곡이 나왔다. 15번째 곡, '(everything I do) I do it for you'. 전주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숨을 죽이더니 환호성과 함께 라이터 불을 켜고 손을 높이 쳐들어 브라이언을 가리켰다. 브라이언의 리드에 맞춰 함께 노래를 부르며 록의 환상세계로 빨려 들어갔다. 록으로 함께 하는 희열! 

 그리고 미니 무대. 갑자기 공연이 끝나 버리는 듯 무대가 어두워졌다. 이어서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는 듯 하더니 중앙 무대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어 브라이언과 밴드가 미니 무대에 나타났고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며 연주를 하기 시작했고 열광의 장을 연출했다.

 

 '군인들이 나의 음악을 많이 들으러 왔군요.'

 

"한국에서는 군인들이 이렇게 나의 노래를 많이 들으러 왔다니 기쁘군요.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지 말고 나의 노래에 맞춰 즐겨 주세요. 콘서트에 온 이유가 그것 아닌가요?"

중앙 무대 바로 앞 부분은 몇 줄로 늘어서 있는 경찰들을 바라보며 브라이언 아담스가 한 말이었다. 이것이 우리 공연문화의 현재인가 하는 생각에 서글펐다. 불상사를 대비한다는 것은 물론 좋지만 몇 겹으로 둘러싸고 있는 모습들이 유쾌하지는 않았다.

 브라이언 아담스는 인터뷰에서도 말했던 돌고래 이야기를 하며 엽서를 보낼 것을 호소했다.

 브라이언 아담스의 내한 공연은 성공이었다라고 감히(?) 단정 짓는다. 물론 8천명 가량 찬다는 체조 경기장에 1/3가량만 관객이 들었지만 (이는 움직이지 않는 우리 공연 문화의 문제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고 생각된다.) 일단 공연에 만족했고 가수와 관객이 함께 한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브라이언 자신도 공연장이 한국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국인에 대해서 배려했던 듯하다. 

 앵콜 무대. 'Summer of '69', 'All I want is you', 열광!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 무대로 이제 관객과 브라이언은 함께 호흡하고 있었다. 관객들은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환호했다. 그는 그의 밴드를 한 사람 한 사람 관중들에게 소개했다. 키보드 토마스 만델(Thomas Mandel), 드러머 마이클 커리(Michael Curry:이번 공연에 사용한 드럼 스틱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그리고 베이시스트 데이빗 테일러(David Taylor), 리드 기타리스트 키스 스카트(Keith Scott).

-두 시간여 동안 계속된 공연에서 브라이언은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그의 팬들 역시 열강적인 사랑을 표현

 밤 10시 50분. 두 시간 여에 걸쳐 진행된 브라이언 아담스의 서울 공연은 대단원의 막이 내려졌다. 뿌듯한 가슴을 안고 공연장 문을 밀고 나오는데 오랜만에 내린 눈으로 주변은 화려하고 우아한 눈꽃이 피어 있었다.

 공연장을 떠나는 사람들은 아직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발그스름한 얼굴로 서로 앞다투어 공연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올해는 무엇인가 팝꼐에 좋은 일만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다.

 

 글: 김성임 사진 : 김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