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아담스 내한 공연 HOT MUSIC '94 3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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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FAR SO GOOD' FINAL DAY
BRYAN ADAMS IN SEOUL
사상자까지 발생했던 뉴 키즈 온 더 블럭(NEW KIDS ON THE BLOCK)의 한국 공연이 역사적인 사건이라 불릴 만큼 우리나라의 공연문화는 아직도 미개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다. 우리는 이렇다 할 록그룹의 공연은 꿈도 꾸지 못한 채 '몇 월에 누가 온다더라'라는 말과 함께 '그런데 취소되었다'라는 문장들만 되풀이하여 세월을 보내야 했다. 때문에 어떤 록커가 공연을 갖게 될 것이라는 소문은 설레임보다는 '늑대와 양치기 소년'을 머리에 떠올리며 '한 번은 속지 두 번은 안 속는다'라는 생각을 앞서게 했고 이웃나라 일본이나, 심지어 생활수준이나 문화적인 면에서 우리보다 후진국인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에서 공연하는 록커들을 바라보며 군침만 흘리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이제 우리에게도 광명이 비치니 그것이 바로 브라이언 애덤스의 한국 공연 소식이었다. 처음 그 소식을 접했을 땐 1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에도 그저 지나가는 소문이려니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거짓말같던 이야기는 시간이 지나며 구체화되고 기정사실이 되어 대망의 94년 2월 22일 우리는 그의 공연을 직접 눈으로 불 수 있게 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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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장 주변에는 이른 시각부터 브라이언 애덤스를 보려고 몰려든 관객과 차량들로 교통체증을 일으키며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기다란 열을 형성한 관중들의 입장은 공연 시각이 넘어서까지 계속되었고 좌석 구역조차 어리숙하게 나뉘어져 있는 어수선한 장내 분위기와 함께 관중석 양 옆으로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경찰들과 안전요원들은 마치 데모 개시 5분 전을 연상시켰다.
자리 정돈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내의 모든 조며이 꺼지고 오프닝을 맡은 김종서가 무대에 등장했다. 빨랑 체크무늬 조끼와 재킷,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백밴드 없이 MR(반주 테입)에 맞추어 <주머니 속의 사랑>과 <겨울비>, <이제 그만>을 열창했는데 김종서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그에 대한 관중들의 환호도는 굉장한 것이었다. 그는 곡 중간에 브라이언 애덤스와 같은 무대에 서게 되어 영광이라는 말과 함께 테입 플레이를 하게 되어 죄송하다는 사과도 잊지 않았다.
약 15분 간의 오프닝 연주가 끝나고 크루(Crew)들이 등장해 간단한 무대 세팅과 악기 점검을 했는데 팬들은 공연이 시작된 것일 줄 알고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으나 이내 잠잠해 졌다. 오프닝 공연 후 금새 시작될 것으로 보였던 공연은 계속 입장하는 관객들로 인해 다소 지연되었고 긴 시간이 지루했는지 의자 위에 올라가 춤을 추는 외국인들도 더러 있었다.
이윽고 시계바늘이 8시 45분을 가리킴과 동시에 흰색 T-셔츠에 블랙 진바지와 재킷을 입은 브라이언과 그의 밴드가 <Houst Arrest>의 기타 스트링을 울리며 모습을 나타냈고 관중들의 엄청난 환호성과 함께 장내는 이내 뜨거운 열기로 가득찼다. 좌석없이 앞 부분에 몰려 있었던 일부 관객들은 공연 시작과 동시에 무대 앞으로 몰려 나갔고 안전요원과 서로 밀고 당기는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세 번째 곡인 <All I Want Is You>가 시작되고 얼마되지 않아 결국 문제를 발생시키고 말았다. 무대 앞으로 뛰쳐나갔던 남성 관객이 두 명의 안전요원에 의해 바닥에 끌려 나갔고 그것을 본 브라이언이 연주를 멈춰 버린 것이다. 무대 가장자리로 걸어 나온 브라이언은 자신의 관객을 잇던 그 자리에 돌려 보낼 것을 요구했고 그가 제자리로 돌아온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중단되었던 브라이언의 연주를 다시 들을 수 있었다. 4번째 곡 <I'm Parking You In>을 열창한 후 브라이언은
"Oh! Korea! 난 이번이 첫 번째 한국 방문인데 특히 오늘 밤 여러분들에게 재미있는 인상을 받았어요. 1년 전의 공연이 취소되어 여러분들이 굉장히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지금은 가까이 있거든요. 공연장에는 무척 많은 경찰이 와 있군요. 그들은 우리가 파티를 즐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지만 난 개의치 않고 공연을 할 거예요. 그것 때문에 이곳에 왔고 TV에 나오는 것처럼 얌전하게 보이려고 온 것은 결코 아니니까요. 내가 이곳에 서 있는 것은 여러분보다 커 보이려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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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말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Can't Stop This Thing We Started?>와 애절한 기타음으로 이어진 <Please Forgive Me>를 연주했다. 두 곡이 연주되는 동안 브라이언은 기타 대신 물병을 들고 나와 노래를 하는 중간중간 무대 앞에 몰려 있는 관객들에게 물을 뿌렸고 (열광한 관객의 기절을 막기 위해) 장내는 라이터를 켜든 사람들로 마치 촛불 축제를 하는 듯했다. 다시 기타를 멘 브라이언은 무대 앞의 관중들에게 서로 밀지 말고 진정할 것을 당부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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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5천여명의 관중들이 모인 것 같은데 다음 노래를 위해 손을 이렇게 들어주세요!"
라고 말한 뒤 <Touch The Hand>를 열창했다. 브라이언과 정장차림의 키보디스트 토마스 맨델(Thomas Mandel)을 제외하고 기타리스트 키스 스콧(Keith Scott)과 베이시스트 데이빗 테일러(David Taylor) 그리고 드러머 마이클 커리(Michael Curry)는 매우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열정이 뻗치는지 청바지에 반팔 남방이나 T-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그들 중 무대를 열심히 뛰어 다니며 관객들의 흥을 돋군 이는 기타리스트 키스와 키보디스트 토마스였다. 브라이언이 가만히 서서 노래만 하는 반면 기타리스트 키스는 무대를 열심히 뛰어 다니며 자신의 기타를 관객들이 만져볼 수 있도록 내밀었고 토마스는 마치 한 마리 나는 제비처럼 마이크 위치까지 바꿔가며 너무나도 열심히 키보드를 연주했는데 신이 나다 못해 공연장 지붕을 뚫고 나갈 정도였다. 노래 중간에 브라이언은 관중들에게 'Stand Up"이라고 말했고 이에 맞추어 준비해 온 폭죽을 터뜨리는 관객들도 있었다. 뜨거운 열기 속에 <Cuts Like A Knife>와 <One Night Love Affair> 그리고 <Heat OF The Night>을 연이어 부른 그는
"한국팬 여러분! 사실 여러분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는 데 한국말을 못해서 정말 미안해요. 배울 시간이 없었거든요. 난 사실 정치인이 아닌 보통 사람이지만 한국 대통령에게 무자비하게 포획되고 있는 돌고래의 보호를 위해 국제 돌고래 협회를 지지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세요. 만약 여러분들을 위해 그 일을 할 수 없다면 날 위해 해주세요."
라고 말한 뒤 메시지가 적힌 종이를 관객 중의 한 명에게 넘겨주었다. 그리고
"다음 부를 곡의 비디오는 굉장히 특이했죠. 돌고래가 푸른 들판을 뛰어 다니고 있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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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소개하면서 조용하게 흐르는 어쿠스틱 기타의 선율 아래 <Thought I'd Died >를 연주했는데 키스와 브라이언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잠시 퇴장했다가 중간에 다시 연주에 가담했고 관중들이 코러스 부분을 담당했다. <It's Only Love>에 이어 어둠 속에서 <(Everything I Do) I Do It For You>의 키보드 연주음이 들리자 장내는 떠나갈 듯한 환호성과 비명 소리가 진동을 했고 마이크 상태가 좋지 앟아 노래 중간중간 삑삑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던 영화 '로빈 훗'의 주제곡 <(Everything I Do) I Do It For You>의 감동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박진감 넘치는 드럼 소리와 함께 시작한 <There Will Never Be Another Tonight>을 연주하던 중 브라이언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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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공연을 하는 이곳은? 아! 체육관이라구요. 지금 노르웨이에서는 동계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데 한국의 성적은 괜찮은가요?"
라고 물으며,
"한국에선 하룻밤 밖에 묵질 않는데 쇼가 끝나면 무엇을 해야 할지 좋은 의견 있으면 말해 주겠어요?"
라고 물은 후 남성 관객 한 명을 무대 위로 끌어올렸다. 관중들은 부러움읠 환호성을 질렀고 브라이언은 무대 위로 불려 올려진 관객과 어깨 동무를 하고 듀엣으로 80년대 중반의 히트곡 <Heaven>의 1절을 불렀다. 토마스의 에스코트를 받은 관객이 무대 뒤로 퇴장하고 나서 브라이언과 키스, 그리고 데이빗은 한 마이크에서 다시 <There Will Never Be Another Tonight>의 나머지 부분을 시작하여 공연에서의 모든 노래를 마친 후 멤버 전원이 작별을 고하고 무대 뒤로 사라졌다.
그들이 퇴장한 후 관중들은 계속해서 '앵콜'과 '브라이언'을 외쳐댔고 그 외침은 거대한 하나의 목소리로 모아져 장내는 브라이언의 이름으로 가득 채워졌다. 약 3분이 흘렀을까? 그들의 연주 소리가 다시 들렸지만 무대 그 어느 곳에서도 그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이유인 즉 메인 스테이지에서 마지막 곡이 연주되는 동안 몇 명의 크루가 1층 플로어의 끝 부분에 이미 설치되어 있던 간이무대 - 가로, 세로 5m, 높이 1m 정도로 공연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천으로 덮여있던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 에 드럼과 건반을 설치했고 관중들이 딴 곳에 정신을 팔고 잇던 사이 메인 스테이지를 빠져 나온 멤버들은 메인 스테이지 건너편의 출입구로 들어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앵콜 공연을 시작한 것이었다. 그동안 앞 사람에 가려서 제대로 공연을 즐길 수 없었던 1층 플로어 뒤쪽의 관중들과 2층의 관객들은 최상의 상태에서 그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고 세 곡의 앵콜 송 <C'mon Everybody>와 <Seoul Man>,<Rozia Blues>를 끝낸 후 <She's Only Happy When She's Dancing>를 부를 땐 흥에 겨운 여성 관객 한 명이 무대 위로 올라가 자신의 모자로 브라이언의 땀까지 닦아 주며 함께 춤을 추어 많은 여성 팬들로부터 부러움과 환호성을 받았다. |
네 곡의 앵콜 송이 끝난 후 그들은 들어왔던 출구로 빠져나갔고 다시 한번 '앵콜'을 외치다가 공연이 모두 끝났구나라고 허탈해 하던 관객들은 메인 스테이지에서 또 다시 울려 퍼지는 브라이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들의 브라이언 길동(홍길동의 사촌쯤 되나?)은 다시 한 번 메인 스테이지로 돌아와 두 곡의 앵콜 곡 <Summer Of '69>과 <All For Love>를 불러 그의 환상적인 스테이지에 거의 이성을 잃다시피한 관중들을 완전히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특히 최근에 스팅, 로드 스튜어트와 함께 불러 대단한 성공을 거둔 <All For Love>를 부를 땐 어느 것이 관중의 음색이고 어느 것이 브라이언의 음색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굉장한 반응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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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연주를 마친 브라이언은 멤버 한 명 한 명 소개했고 전원이 무대 앞에 나와 마지막 작별을 고하며 장장 2시간 10분동안 이어졌던 그의 무대는 완전히 막을 내렸다.
앵콜 송 6곡을 포함해 총 21곡을 연주한 브라이언 애덤스의 무대는 어떤 특이한 무대 조명이나 신나는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무척 단조로왔다. 하지만 그의 성의있는 무대매너와 탁월한 허스키 보이스는 그 점을 커버하기에 모자람이 없었고 특히 특이한 앵콜 공연은 지루해지기 쉬운 공연 후반부에 팬들에게 많은 재미거리와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이번 공연을 관람하면서 한가지 실망스러웠던 점이 있다면 미비한 장내 시설과 관중들의 결여된 질서의식이었다. 다행히도 아무런 사고는 없었지만 확실한 좌석구분이나 안전책 없이 사고가 일어날 만한 충분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었고 관객들의 관람 자세도 그러한 여지를 충분히 내포하고 있었다. 운이 좋게도 기회가 닿아 미국과 일본에서 록 그룹의 공연을 관람할 기회를 가질 수가 있었는데 그들의 철저한 제반 시설과 관중들의 공연장 질서에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그들은 마음껏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며 공연을 즐기지만 타인에게 전혀 피해를 주지 않으며 자신에게 부된 공간 이외의 지역을 범하지도, 눈살을 찌푸리게도 하지 않는다. 물론 많은 공연을 관람하면서 저절로 정착된 질서들이라 생각하며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록 그룹의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면 이러한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되리라 생각된다.
브라이언 애덤스. 그와 같은 록커들의 멋진 공연을 한국에서 또 다시 관람할 수 있게 되기를 다시 한 번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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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 LIST**
1.Houst Arrest 2.Kids Wanna Rock 3.All I Want Is You 4.I'm Parking You in 5.Can't Stop This Thing We Started 6.This Time 7.Please Forgive Me 8.Touch The Hand 9.Cuts Like A Knife 10.One Night Love Affair 11.Heat Of The Night 12.Thought I'd Died 13.It's Only Love 14.(Everything I Do) I Do It For You 15.There Will Never Be Another Tonight -Heaven 16.C'mon Everybody 17.Soul man 18.Rozia Blues 19.She Is Only Happy When She's Dancing 20.Summer Of '69 21.All For L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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