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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들의 자아찾기


오경아씨의 백년동안의 잠이란 단편의 내용입니다. 유명한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동화를 다시 되세겨 보는 내용입니다.


백년 동안의 잠


청춘의 시간 2 * 오 경 아 *
여러 단편이 묶어 있는 책입니다. 주로 20대 여성의 자아찾기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그녀의 책이 그러듯 잔잔한 흐름의 사색적인 색체를 띠고 있습니다.


백년동안의 잠 스토리


출구는 없다.
영원한 비밀을 간직한 가시덩굴은
너무도 빈틈없이 엉켜 있기에...


출판사에 이야기가 시작된다. 삽화가인 우리의 주인공(양향지)에게 출판사의 담당자(이동욱)이
향지가 그려온 '잠자는 공주'의 삽화에 대해 시비를 거는 장면부터.

"현실에 불만이 많으십니까?
보십쇼-. 이렇게 위협적으로 가시덩굴이 꽉 차 있으면 어떤 왕자가 여길 뚫고 들어가겠어요?
세상에 둘도 없는 미모가 잠들고 있다 한들-."

향지는 10년전 아버지를 여의고 책임감이 없는 어머니와 세동생을 거느리며 살고있다. 그녀는
어머니를 돌보고 집안 청소, 빨래, 식사 챙기고 설거지, 동생들 돌보기 등 가장과 주부의 역할을
혼자 도맡고 있다.

그녀는 집에 돌아와서 철없는 구는 어머니와 부딧히며 의문을 떠올린다.

'공주를 백년간이나 잠들게 한건
마녀의 저주로만 이루어졌나...

그토록 긴 잠속에 공주의 의지는 조금도 없었던가...
백년 동안의 잠은 공주의 운명이었으니까...?
그 긴 잠을 깨우러 와준 왕자는...
공주가 기다린 건 깨어남일까, 왕자일까."

그녀는 가족들의 시중에 삶을 소비하지만 가족들은 그녀에게 고마워할줄 모른다.

"그래!! 난, 엄마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냐. 그냥 식모지.!
내가 늬들 종살이 하는 거냐? 이게 대체 뭐냔 말야. 필요한 거 있음 전부 나더러
달래면서 뭐?"

"언니... 그런 소리 할 때마다 꼭 시어머니 같애. 어떻게 스물넷 밖에 안된 여자가
꼭 40대 같은 소릴 할까 몰라."

그렇게 살던 중, 어머니에게는 남자 친구가 생기고 여동생 현지가 결혼하겠다고 말한다. 여동생 왈,
"난 이집에서 나가고 싶어. 언제까지나 불안한 엄마나 언니를 보면서 살고 싶지 않아.
결혼이 쉬운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이집에서 지내는 것보단 나을 거야.
난 절대 엄마처럼 무책임하게 살진 않을 거야. 내 인생을 전부 남의 손에 맡기고
살진 않을 거라고."

아버지가 살아게실 때, 그는 어머니를 못미더워 하며 아이돌보듯 보살폈었다.
아버지가 출장하실 때, 그는 맏이인 향지에게 "향지는 어른이다. 엄마도 동생도
다 향지가 보살펴다오"라고 하며 떠났고 그길로 사고로 죽었다. 향지는 아버지의
말대로 해왔고 가족들이 점차 아버지를 잊어 가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어머니가 결혼하겠다는 현지의 말에 건성으로 대하며 갈등은 고조에 달한다.



(다음에 이어지는 대사) "아빠는 돌아가셨다. 알겠니?
너 한테는 엄마하고 동생들 밖에 없어. 그러니 서로 이해하면서 돕고 사는
거지- 너, 혼자 네 아빠를 등 뒤에 세워두고 내 앞에서 자꾸 상기시키지
말란 말야!"



가족들이 아빠의 기일을 잊은 일로 상처를 받은 그녀는 동욱의 전화에
무작정 따라 나서고 작가를 만나러 간 시골에서 길을 잃고 헤메다가
새벽에 들어오게 된다.

'길고도 긴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 어리둥절한 서먹함이란...

어떤 순간이라도 절대 맛보고 싶지 않은 절망과도 같다.

그래서...

그 절망을 피해가기 위해 무슨 수를 써야만 했을까...?'

새벽에 향지를 집앞에 내려 주면서 동욱은 그녀의 그림의 문제점을 지적해준다.
그녀의 그림에는 출구가 없다고.

'백년간이나 잠들어있던 공주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었을까...
답이야 물론 키스로 깨워 줄 왕자님이라고 나와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야기꾼의 시각일 뿐이고, 진짜 공주의 마음은
아무도 모르는 거죠.
생각해 봐요. 눈을 뜬 공주를 기다리는 건 백년 후의 세상입니다.
그건 잠들기 전의 익숙한 세계는 아니지요.
바로 백년간의 공백 자체가 마녀의 저주였던 겁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주술은 단지, 깨어남이 아니라, 전혀 생소한
그 인생에 눈을 뜰 수 있는 용기지요.




향지는 어머니와, 어머니의 친구와, 동생들과, 동욱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잊지 않고 붙들어 놓고 있기 때문에 어머니 역시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머니는 향지에게




주인공 향지는 동화를 통해서 자신을 돌아보고 동화의 의미를 재해석하지요. 물론 기냥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읽어 보았자 아무것도 얻는 것은 없지만요. 이링 페처의 책은 그 동화를 달리 보긴 하지만. 현대적인 의미에서는 점차 왕자가 의미가 없어지고 공주들의 주체적 자각 쪽에 촛점이 가는군요. 물론 이 만화에서도 향지를 깨우려 하는 사람은 남자긴 하죠. 그러나 만화에서 강조하는 필요한 것 '생소함에 눈 뜰 수 있는 용기'니까.


More Info
우리나라에서는 오 경아씨 외에도 강경옥씨의 '퍼플 하트'가 나름대로 동화의 재해석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퍼플 하트는 이미 있던 동화가 아니라 강경옥씨의 창작품입니다. 그리고 옛날에 '미르'라는 잡지에 연재했었는데 완결이 안되었고, 단행본으로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빨랑 완결되어 나왔으면 좋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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